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 .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 무대를 올린 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49개 프로덕션, 440개 주요 도시에서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 이후 12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중년 여성들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2004년 조연출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해오며, 이번 공연의 국내 협력 연출을 맡은 이재은 연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맘마미아 연출을 맡게 된 계기
2004년부터 조연출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해온 작품이에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연출을 맡게 됐죠. 즐겁고 신나는 무대 연출로 주목받아온 뮤지컬이지만, 이번에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지금까지의 공연과 비교한다면?
국내 뮤지컬 중에 중·장년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고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작품이 드물죠. 배우 최정원(도나 역)·이경미(로지 역)·성기윤(샘 역)씨 같은 경우에는 2004년 공연에는 30대였지만, 이번 공연에는 실제 맡은 배역과 가까운 연령대가 됐어요. 그러면서 역할에 대한 이해도도 더 높아지고 풍부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탄탄하게 작품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배우들과 12년 동안 함께 해온 제작팀의 내공이 더해졌으니 가장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그게 이번 공연의 강점이라 생각해요.
중년 배우들의 열정을 확인하는 순간
연륜이 있는 배우일수록 열정이 훨씬 높다고 생각해요. 다른 뮤지컬에 비해 중·장년 배우가 많은 편인데, 젊은 친구들과는 다른 열의를 느낄 수 있어요. 단순히 열심히 하는 젊은이들의 패기 이런 것과는 다른 노련미가 느껴지죠. 실제로도 공연을 위해 준비도 많이 하고요.
중·장년 관객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장면
1막에 타냐와 로지가 도나의 침실에 마주앉아 “우리도 젊었었지. 그때는 그랬었지”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주인공들의 대화처럼 중·장년 관객도 저마다 추억할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함께 끄덕끄덕하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2막에는 엄마가 시집가는 딸을 위해 드레스를 입혀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도 엄마와 딸들에겐 인상 깊죠. 그 외에도 도나(엄마)와 소피(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모녀가 함께 보면 가슴 뭉클한 장면이 많아요.
아바(ABBA)의 음악으로 채우는 작품, 가장 반응이 뜨거운 노래는?
단연 ‘The winner takes it all’이 아닐까 생각해요. 20년 만에 첫사랑을 만난 도나가 “너를 보고 엄청나게 설레었지만, 그동안 난 정말 괜찮았어. 괜찮았어. 괜찮았어…”라고 해가며 참고 참다가 결국 “그런데 있잖아. 나 너무 힘들었어”라며 솔직하게 감정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죠. 애써 감정을 숨기는 도나의 모습이 안타깝고 슬퍼요. 그런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도나의 노래를 들으면 감동은 배가되죠. 실제로도 많은 관객이 꼽는 명장면이기도 하고요.
어떤 이들에게 추천하는지
모녀가 와도 좋고, 친구끼리 와도 좋지만 특히 갱년기를 겪는 어머니들이 오셨으면 해요. 도나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지금도 늦지 않았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나이야. 나도 이렇게 나이 들었지만 좀 더 젊게 살아볼까? 새로운 것을 시작할까?”하는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첫사랑이 생각날지도 모르겠어요.
공연 뮤지컬
일정 6월 4일까지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폴 게링턴/국내 협력 연출 이재은
출연 최정원, 신영숙, 전수경, 이경미, 홍지민 등
뮤지컬 ‘저지 보이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1960년대 원조 아이돌 그룹 포 시즌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저지 보이스(JERSEY BOYS)’ 내한 공연 미디어콜이 16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프랭키 밸리(Frankie Valli)역의 그랜트 앨미럴(Grant Almirall), 밥 고디오(Bob Gaudio) 역의 케네스 메이어(Kenneth Meyer), 토미 드비토(Tommy de Vito) 역의 대니얼 부이(Daniel Buys), 닉 매시(Nick Massi) 역의 임마누엘 커스티스(Emmanuel Castis)와 협력 제작자(Associate producer) 리차드 헤스터(Richard Hester)가 모습을 드러냈다.
1960년대 원조 아이돌 그룹 포 시즌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저지 보이스’는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 라스베가스, 전미투어, 캐나다, 호주, 남아공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막을 올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750만 명의 관객이 관람하고 12억 달러(한화 1조 3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이날 행사에서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는 ‘저지 보이스’에 대해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라스베가스 등 세 곳에서 모두 상연돼 꾸준히 오픈런 되는 유일한 작품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작품 10개 안에 들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저지 보이스’는 흔히 ‘맘마미아!’와 비교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나, 큰 차이점을 지닌다. ‘맘마미아!’는 아바의 히트곡을 엮는 가운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꾸며냈다면, ‘저지 보이스’는 포시즌스의 히트곡을 담아냄은 물론, 뉴저지의 가난한 촌뜨기 소년에서 순식간에 빌보트차트 1위에 오르는 성공과 그 명예를 거두기까지 여정 등 포시즌스 멤버들의 실제 이야기를 그렸다.
김용관 대표는 이 실감 나는 이야기를 ‘저지 보이스’만의 매력으로 강조했다. 김 대표는 “‘맘마미아!’는 새 스토리에 노래를 껴넣었지만, ‘저지 보이스’는 포시즌스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최초 뮤지컬이기 때문에 관객의 흥미도가 높다”고 밝혔다.
협력 제작자 리차드 헤스터 역시 작품 제작에 관한 에피소드를 통해 ‘저지 보이스’의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리차드 헤스터는 “2004년부터 ‘저지 보이스’의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 처음에 포시즌스에 대한 작품을 만든다며 캘리포니아로 와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작품이 안 될거란 생각에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순전히 바다 옆이란 것 때문에 갔었다”며 “2004년 당시, 대본도 없었고 어떻게 작품을 해야겠단 계획도 없었는데, 이렇게 썩 괜찮은 뮤지컬이 됐다. 연습 첫 날, 대본을 같이 읽고 공연을 하는데 뭔가 될 거란 생각이 딱 왔다”고 말했다.
토니상을 2번이나 수상한 연출가 데스 맥아너프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붐을 이루던 2000년대 중반 포시즌스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뮤지컬 제작 작업에 돌입한다. 이처럼 실제로 포시즌스의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지기까지는 극을 집필한 릭 앨리스와 마샬 브릭먼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작품 전에는 대중에게 알려진 바 없는 결성이나 해체 과정에 대해 듣기 위해 이들은 포시즌스의 원년 멤버들을 직접 찾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이다. 이 때, 흥미로웠던 것은 당시 멤버들 각자가 기억하는 이야기들의 관점이 서로 각기 다르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들의 상충되는 이야기는 각 멤버별로 봄(그룹의 결성), 여름(상업적 성공), 가을(각자 결혼과 삶의 방향에 대해 이견이 생기며 해체), 겨울(삶의 고단함과 슬픔)로 나뉘는 구조로 작품에 반영돼 눈길을 끈다. 더불어 ‘저지 보이스’의 음악에는 포시즌스의 멤버였던 밥 고디오가 참여하고, 포시즌스의 프로듀서였던 밥 크루가 작사를 맡아 진정성을 더했다.
리차드 헤스터는 “‘저지 보이스’는 돈도 없고 배운 적도 없고 아무것도 가능성 없던 네 남자가 모여서 성공하는 이야기다.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공을 이뤄낸 네 남자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역경과 고난을 딛고 전 세계적으로 40개 히트곡을 가진 밴드가 됐는지 알 수 있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미디어콜에는 포시즌스의 첫 성공을 이끌었던 ‘쉐리(Sherry)’, 빌보드 차트 톱10에 기록된 ‘빅 걸스 돈 크라이(Big Girls Don’t Cry)’, ‘워크 라이크 어 맨(Walk Like a Man)’과 오랜 침체기 후 차트 3위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후 러브스 유(Who Loves You)’, ‘디셈버 1963-오, 왓 어 나잇(December 1963-Oh, What a Night)’이 선보여졌다. 이 외에도 ‘저지 보이스’ 무대에는 프랭키 밸리의 첫 솔로로 대히트한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 등이 담길 예정이다.
리차드 헤스터는 “어찌보면 ‘저지 보이스’가 포시즌스보다 더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렇듯 ‘저지 보이스’가 포시즌스의 명성보다 더 커지게 된 것은 어쩌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극심한 가난과 자신들이 처한 곤란한 상황에서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네 남자의 성공 이야기를 우리가 따라가는 것”이라며 ‘저지 보이스’가 관객에게 던지는 의미를 공개했다.
‘저지 보이스’는 2006년 토니 어워즈 최고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조명상과 2007년 미국 그래미 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 등 전세계 42개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할리우드 명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아 영화화된 ‘저지 보이스’도 올해 4월 관객과 만날 전망이다. 13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상연되는 ‘저지 보이스’의 오리지널 첫 내한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맘마미아!’ 오리지널 최초 내한공연 프레스리허설이 2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진행됐다. 출연배우들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2004년 1월 25일 한국 초연이 이루어진 이후 10여 년 동안 한국공연 역사상 최단기간 12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기록을 세우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문화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첫 내한공연은 11월 26일부터 2014년 3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노진환 기자 myfix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