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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환자 좋은 의사 되기] 간암과 사투를 벌인 바닷가 사내와 암 잡는 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의 라뽀
- 거친 바다 마을 출신의 사내라 해도 이 우주선 같은 치료기는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폭풍우 속 배 위가 더 속 편하지 않았을까. 돌아가는 기계 위에 누워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욕지거리가 나올 것 같았다. 낮은 목소리의 소음은 조용했지만 시끄러웠다. 임재성(林在聲·56)씨는 그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기계가 큰 병을 낫게 해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암(癌)이라는 큰 병을 말이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보통 암이라고 하면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던 어떤 사람이 느닷없는 선고에 당황하게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많다. 그런데 국립암센터에서 만난 임재성씨는 그에 반해 억울한 구석이 많은 경우다.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주유소 사업을 하던 그는 교직에 있는 아내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평탄하게 꾸려나가고 있었다. 사업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유지됐고, 그의 활달한 성격에 주변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자녀도 1남 1녀다. 마치 동사무소 입구에 꽂혀 있는 홍보물 표지 사진 속 가족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해도 믿을 정도였다. 이 반짝이는 가족의 삶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989년부터다. 별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건강검진에서 B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매년 빠짐없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원래 건강에 자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간염 환자가 겪는다는 식욕부진이나 피로감 같은 것은 하나도 느끼지 못했어요. B형 간염도 어머니를 통해 받은 것이니 크게 동요할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정기적인 검사만 제때 받으면 되겠지 하고 평소처럼 생활했어요. 주변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면서요. 그때만 하더라도 주(主)님이 아닌 주(酒)님을 모실 때였죠(웃음).” 그 시절부터 그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B형 간염은 까딱하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어왔기 때문에 건강검진만큼은 반드시 지키는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은 균열은 조금씩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 말, 광주에서의 건강검진 결과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간암일 수 있다는 의사의 말. 하지만 그를 더 화나게 한 것은 정기검사 때마다 만났던 의사의 태도였다. “간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아직 B형 간염 약을 먹을 단계는 아니라고 했거든요. 그랬던 그 의사에게서 느닷없이 암 진단을받았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요. 그 상황에서 요즘 의술이 좋아져 초기 간암은 치료된다고 이야기하는데 위로가 위로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당연히 암 선고는 그에겐 충격이었다. 여느 암 환자처럼 그 역시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부정과 분노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쳤다. 죽기 전에 손주는 볼 수 있을까, 죽음을 준비해야 하나, 고통은 어느 정도나 될까, 더 괴로워지기 전에 차라리 생을 끝내는 것이 나을까. 말도 안 되는 걱정과 의문들이 그를 괴롭혔다. 심지어 검게 변해 죽어 있는 물고기들이 바닷가로 잔뜩 밀려오는 악몽을 꿀 정도였다. 그렇게 암 선고에 당황해하고 있을 때 처가 쪽 친척으로부터 일산으로 올라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일산에 국립암센터가 있으니 진단이든 치료든 그곳이 가장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곳 아니겠냐는 조언이었다. ‘약사님’ 친척의 조언이었기 때문에 의심할 필요도 없었고, 믿어보기로 했다. 그 길로 바로 서울로 향했다. 그러고는 국립암센터의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김태현(金泰現·46) 교수를 만났다. 비장의 카드 ‘양성자치료기’ 김태현 교수는 “임재성씨는 간암 환자 중 우리 주위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의 환자예요”라고 설명했다 . “B형 간염은 한국 사람들에게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독 한국과 중국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어요. 이에 반해 일본과 서양인들은 C형 간염 보균자가 많죠. 최근에는 간염 예방 백신의 보급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그 수가 줄고 있지만, 그래도 B형 간염 보균자는 우리 주위에 적지 않습니다. 이 간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염증이 일어났다 나았다를 반복하는데, 이러다 암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아요.” 임씨의 경우 간암 초기였기 때문에 경동맥 화학색전술로 치료를 했는데, 원하는 만큼 예후가 나오지 않아 간암고주파열치료술까지 시도했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간 전체에 여러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도록 약을 뿌리는 방식이고, 간암고주파열치료술은 특정 암세포에 고주파를 쬐어 높은 마찰열을 발생시켜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문제는 임재성씨의 증세가 다발성(多發性)이라는 것이었죠. 암세포가 또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그 위치가 애매했어요. 접근이 무척 어려운 부위라 수술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양성자치료였어요.” 400억원 넘는 꿈의 치료기 양성자치료기는 CT나 방사선치료기와 같은 ‘의료기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료시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립암센터의 양성자치료기도 장비가 먼저 자리 잡은 뒤에 그 위로 건물이 지어졌다. 지어진 건물 안으로 장비를 넣는 것이 불가능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양성자치료 장비는 가속기 반경이 4km 정도였다. 우주의 기원을 좇는 입자가속기와 유사한 가속기를 통해 수소 원자의 핵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키면 튕겨져 나오는 방사선을 받아 암세포에 쏘이는 방식이다. 의사들에게 이 장비가 꿈의 장비로 불리는 이유는 일반적인 방사선치료 장비와 달리 주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일반 방사선 장비는 방사선을 투과할 때 암세포 앞뒤의 정상 조직이나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방사선 조사각을 이리저리 돌려 쪼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에 양성자치료기는 정확히 암세포에만 조준사격이 가능하다.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미미하다. 암세포를 죽인 뒤 몸을 통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소멸한다.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은 셈이다. 일반적인 방사선치료가 식욕부진이나 설사, 두통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암센터의 양성자치료기는 2007년부터 본격 치료를 시작했고, 지금은 삼성서울병원에 한 대가 더 도입돼 국내에 2대가 운용 중이다. 국립암센터의 양성자치료기 도입 예산은 약 480억원이었고, 삼성서울병원이 밝힌 양성자치료기 도입 예산은 1000억원 선이다.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치료 시설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60대가 안 되는 귀한 장비다. 치료비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예전의 10분의 1 수준이 됐다. 암종, 치료기간, 치료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0만~800만원 수준이다. 김 교수는 “최대한 건강한 간 조직을 유지시키는 데 가장 주의를 기울였어요. 임씨와 같이 만성 간변병증이 있는 경우는 낮은 백혈구·혈소판 수치 때문에 출혈이 잘 멈추지 않아 수술을 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치료가 잘되어 이제는 더 이상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됐어요. 다행이죠.” 암 환자 더욱 위험하게 하는 건 ‘얇은 귀’ 임씨가 양성자치료기를 통해 본격적인 치료를 받은 것은 2016년 2월부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의사들은 가능성과 확률을 이야기하지만, 기본적으로 B형 간염 보균자는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편이 도움이 될 거예요. 우리나라에 이렇게 B형 간염 보균자가 많은데, 그에 비해 경각심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싶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와 함께 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곳이 있어요. 바로 언론이에요. 요즘 종편에서 의학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믿어선 안 될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암 환자는 기본적으로 귀가 얇아질 수밖에 없어요. 마음이 다급하니까요. 이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 엉터리 프로그램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는 주변의 다른 암 환자들과 등산을 하거나 모임을 갖는 등 활동을 해왔는데, 불필요하게 효과도 없는 건강식품에 돈을 쏟아 붓는 사람을 적지 않게 목격했다. 효과가 좋다고 암 환자들을 유혹하는 각종 식품들에 대해 김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말한다. “흔히 암에 좋다는 음식 중 상당수는 몸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되레 간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간암은 간을 보호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인데 간을 쉬지 못하게 만들어요. 그러니 예후가 좋을 리 없죠.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간 수치가 나빠져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원인은 음식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난 운이 좋은 사람” 임재성씨는 그래도 스스로를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간암이라는 장벽을 만났지만 남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위기를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비교적 일찍 암을 발견한 것이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덕분에 초기에 치료를 받았잖아요. 또 간암에 효과적이라는 양성자치료기를 알게 되어 혜택을 받았는데, 치료를 받기 직전에 건강보험 적용이 돼서 혜택을 많이 받았어요. 치료 과정에서 임상시험 대상자로 뽑혀 치료비 부담도 줄였고요.” 양성자치료는 아직 모든 암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일부 암종을 대상으로 2015년 9월부터 국민건강보험 급여화가 됐다. “워낙에 가무에 능했는데, 이제는 술과 이별을 해서 대신할 만한 것이 필요했죠. 그래서 드럼연주를 시작했어요. 절로 흥이 나면서 즐거운 마음이 되더라고요. 보통 큰 병에 걸리면 주변 사람들에게 왜 신경 안 써주냐, 왜 이건 안 해주냐며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자신의 병은 자신이 챙겨야 해요. 스스로 아무것도 안 하면서 몸이 좋아지길 바라면 그게 이뤄지겠어요? 또 이런저런 주변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에 따르는 것이 제일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 2017-01-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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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브라보 기획] 시니어 세대, 우리의 소망은요~!
-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어수선하고 복잡했던 일들이 올해는 꼭 정리되고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렇다면 우리 시니어 세대의 마음은 어떨까? 새해를 여는 시니어들의 마음도 한번 열어보았다. 취재협조 강남시니어플라자 은막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서임철(서대문구 홍은동·76) 저는 시니어 배우입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 제가 출연한 작품이 출품된 적도 있어요. 연극부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데 활동이 좀 더 활기찼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단원이 열일곱 명인데 올해는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각 지역 노인대학이나 단체를 방문해 공연 봉사를 하고 싶어요. 노인 연기자를 위해 정부 차원의 문화 관련 분야 지원이 늘었으면 해요. 제가 노후에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기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영화 주인공을 꼭 한번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난타 여왕을 꿈꾼다! 윤상민(강남구 개포동·66) 작년 8월부터 난타를 시작했어요. 10월에는 재능기부 공연도 했고요. 아직 미흡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전문 공연자만큼 난타를 잘하고 싶어요. 왕성하게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일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완벽하게 잘하고 싶어서 올해는 더 열중해서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2017년 나는 댄싱퀸 문혜경(강남구 청담동·69) 젊을 때는 운동도 많이 했는데 10년 정도 안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 4~5년 전부터 많이 아팠어요. 혈압, 신장, 부정맥 이런 걸로요. 아프면서 버킷리스트를 한번 써야겠다 생각했죠. 그중에 무용을 좀 배우고 싶었습니다. 우선 라인댄스를 배웠어요.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너무 좋아요. 올해는 차밍댄스도 하고 고전무용에도 도전할 겁니다. 줌바댄스도 할 거예요. 신나는 음악에 다양한 스텝과 세련된 춤 동작이 멋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춤을 추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 대상에 도전한다! 남궁유선 (강남구 방배동·69) 즐겁고 재밌게 사는 것이 소망 아닐까요? 더 늙기 전에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시니어 워킹을 배우고 있어요. 어렸을 때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어요. 사는 것에 급급했고 아이들 키우느라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어요. 다 끝났으니까 이제 열심히 나를 위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제 꿈은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에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입상하면 좋겠어요. 올해 도전하려고 합니다. 딸? 결혼하면 안 되겠니? 구신자(관악구 삼성동·70) 제가 허리가 많이 아픈데 치료 꾸준히 받고 더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딸이 올드미스예요. 마흔셋인데 시집을 안 가요. 시집 좀 갔으면 해요. 그런데 딸은 이대로가 좋다고 하네요. 굳이 등 떠밀고 싶지는 않아요. 혼자 사는 게 행복하다면 말입니다. 제가 강남 시니어 모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2014년부터 TV, 신문, 잡지에 많이 나왔어요.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데 욕심이라면 일인자는 아니더라도 내 이름 석 자가 알려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글 쓰는 남자 기대해요! 송영섭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72) 우선 풍전등화 같은 우리나라가 빨리 안정을 되찾고 바람직한 지도자도 뽑고 평화통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평화통일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외교통일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30여 년 했어요. 국제정치나 남북통일에 관한 책도 내고 논문도 많이 썼습니다. 올해는 수필 같은 부드러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동안 유머와 관련한 책을 두어 번 낸 적은 있어요. 또 제가 한국검도협회 고문으로 있는데, 기 수련에 관련한 책도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거 다 떠나서 순수한 삶의 철학이 담긴 수필을 쓰고 싶습니다. 화려한 외출은 이제부터다! 한명희(강남구 역삼동·62) 연극을 시작한 지는 몇 개월 안 됐어요. 그래도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전에는 주부였어요. 그러다가 환갑이 지나 나를 위해 산 적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울해하고 있을 때 친구가 연극을 권하더군요. 연극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완전 초보자인데 주연이셨던 분이 안 나오시면서 얼떨결에 주인공이 됐습니다. 지금 연기에 푹 빠져 있어요. 바람이 있다면 시인으로 등단을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비전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족들이 제가 하는 활동을 인정해줬으면 해요. 우선 가족한테 칭찬을 듣고 싶어요. 제2인생에서 다시 청춘인데 제가 집에만 있으면 되겠어요? 어느 날 외출을 하고 보니 화려한 외출이었어요.첫 공연 때 가족을 초대할 겁니다. 장한 나를 보여주고 잘했다는 소리를 꼭 들을 거예요. 발길 닫는 대로 떠나는 해가 됐으면… 이주현(중랑구 중화동·72) 남편 병간호를 14년 동안 하면서 저도 허리 수술을 두 번 했습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소리 지르고 두들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춤이랑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어요. 힐링도 되고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제가 자세가 좀 엉거주춤하거든요. 불량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도 무용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해주신 말씀이 생각나면 자세를 다시 잡아요. 올해는 혼자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남편을 챙겨야 했고 저도 아팠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못 다녔어요. 국내 여행도 많이 못해봤는데, 더 늦기 전에 제주 올레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혹시 여유가 생기면 유럽 여행도 꿈꿔 보려고요. 그러나 꿈으로 끝날 거 같아요. 허리가 아파서 비행기를 오래 못 타거든요.
- 2016-12-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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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부탁해 PART3 ]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
- 잠은 누구에게도 예외없는 일상이다. 그러나 수면을 연구하는 수면의학은 쉽게 접하기 어렵다.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개인 병의원에서 수면의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전국에 열 군데가 안 된다. 부산을 제외하곤 모두 서울에 몰려 있다. 전문성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면 수면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개인 병의원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다. 대중화되지 않은 이유는 돈이 되지 않아서다. 환자가 잘 알지 못하니 수익이 늘기 어렵고, 이 분야에 몰리는 의사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수면의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이번에 만난 신홍범 원장이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신홍범 원장은 현재 국내 수면의학을 이끄는 이른바 황금세대 중 한 명이다.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수면의학 분야의 전문가 중 대부분이 신홍범 원장 또래다. 수면의학에 대해 매력을 느낀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마 다른 친구들도 비슷할 거예요. 제가 서울대 입학하고 얼마 안 된 1993년이었어요. 아직 예과생이라 좀 여유가 있을 때이기도 해서 책을 볼 시간이 있었는데, 당시에 잠과 관련된 일본 책들이 번역되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아무래도 당시만 해도 일본이 수면의학에선 많이 앞서 있었으니까요. 그때 수면분야 책들을 많이 접하면서 흥미를 갖게 됐어요.” 재미있는 것은 국내에서 수면의학을 대표하는 대한수면의학회 역시 1993년에 창립됐다는 점이다. 수면에 대한 관심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셈이다. 그러다 한국사회의 수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2000년대 중반 무렵이다. 당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Well Being)’ 바람이 불었는데, 이 중 수면은 핵심분야 중 하나였다. 신 원장의 특이한 이력 중 하나인 미국수면전문의 자격 획득도 이 시기였다. 미국수면의학회가 일시적으로 타국의 의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응시 기회를 준 적이 있었다. 당시 국내에서 7명이 지원해 4명이 합격했는데, 그중 한 명이 신 원장이다. 2006년의 일이다. 현재는 미국수면의학회가 자격 수준을 세부전문의로 높이면서 외국인의 지원을 막아 놓고 있는 상태다. 그의 수면의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자연스레 학회로 옮겨갔다. 지금 그가 학회에서 맡은 역할은 보험이사다. “스승이신 정도언, 문화식, 김진 교수님들이 계신 곳이니까 당연하죠. 국내 수면의학은 이분들의 피와 땀이 바탕이 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 학회가 정립하고 체계화한 내용들이 수면분야가 익숙하지 않은 타 분야 의사들을 교육하는 데 쓰이고 있으니까요. 단순히 수면제만 처방받다 환자가 몇 년 동안 차도 없이 고생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겠죠.” 보험이사? 일반인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직함이다. 이 보험이사의 역할은 수면의학의 대중화와 연관되어 있는데, 바로 국민건강보험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 수면질환을 본격적으로 치료하는 데 걸림돌은 비싼 검사비와 치료비예요. 특히 수면질환은 일단 환자가 잘 때 나타내는 뇌파나 호흡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인데, 이 검사가 보통 60만~70만원 내외로 무척 고가예요. 검사 자체가 비싸니 환자 스스로도 자신이 무슨 질환이 있는지 알 수 없게 되는 셈이죠. 다행히도 학회와 복지부 측의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어서, 연말쯤에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면다원검사의 급여화(건강보험 혜택 적용)가 이뤄지면 다음 목표는 수면무호흡 치료에 필수적인 양압기(陽壓器)의 급여화입니다. 이 양압기도 250만원이나 되는 고가여서 환자들이 질환을 알고도 치료 못 하는 경우가 있어요.” 신 원장은 국내에서 수면관련 서적을 가장 많이 출간한 저자 중 한 명이다. 이렇게 책이 많아진 것에 대해 그는 수면의학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수면의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책을 내놓았어요. 그랬더니 예상 외의 반응이었어요. 예를 들어 기면증 환자는 불면증에 관심 없고, 불면증 환자는 수면 무호흡증에 관심이 없는데, 이 내용을 한데 묶어 놓았으니 관심이 없을 수밖에요. 게다가 국내에 수면의학이 대중화가 안 된 상태여서, 질환 때문에 고생했던 환자들은 웬만한 의사 이상의 지식을 갖게 되신 분들도 많아요. 심지어 외국 논문까지 찾아 읽으시는 분도 봤어요. 이렇다 보니 더욱 전문성을 갖춘 내용을 전달할 필요가 있겠다라고 느꼈고, 그래서 한 가지씩 내놓다 보니 6권이나 됐죠.” 그 과정에서 그가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꼽는 책은 다. 교대근무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과 조언이 담겨 있는 책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쪽에 개원하고 있을 때였어요. 유난히 근처에 있는 한국전력이나 한국수력원자력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 거예요. 공통점은 교대 근무자들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교대 근무자들의 수면장애에 관심을 두고 해외 쪽 자료도 자세히 살펴보게 됐죠. 실제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수면의학 교과서는 개정돼서 ‘직업수면의학’이라는 분야가 새로 생겨날 정도니까요. 외국은 직업 안전 관련 부처에서 교대근무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고 상세한 지침을 전달하고 있지만, 국내 자료는 간단한 2페이지짜리 팸플릿 수준이에요. 그래도 최근에는 수면장애가 산재로 인정받은 사례도 나타나고,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소방관이나 경찰, 군인, 의료인과 같이 교대근무를 멈출 수 없는 직군들도 있잖아요. 그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교대근무를 중단하고 은퇴하거나,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불면 증상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암연구소가 2007년 교대 근무를 2급 발암원인(물질)으로 규정했을 정도다. “실제로 교대근무를 하다 은퇴한 50~60대 시니어들이 여전히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많이 봐요. 수면 리듬이 망가져서 그래요.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을 하다 수면 중추가 리듬을 잃어버려, ‘잠에 들라’는 신호가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이렇게 교대근무로 인한 불면에 대한 서적을 출간하면, 노동자들이 불면 대책을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생각했죠. 또 한편으로는 기업체에서 교육용으로 대량 구매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약간 있었고, 이 기대로 출판사 측을 설득하기도 했는데 결국 팔리진 않았어요.(웃음)” 이렇게 많은 책을 내게 된 배경에는 글쓰기가 어색하지 않은 그의 성향 탓도 있다. 한미약품에선 매년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미수필문학상을 시상하는데, 그는 장려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 “처음엔 뛸 듯이 기뻤죠.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런데 장려상만 세 번 반복되니까 되레 내 밑천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친한 동료는 한 번에 대상도 받던데. 나중엔 부끄러워서 가족에게도 숨겼어요.(웃음)” 그가 수면의학분야에서 꾸준히 일을 해 나가는 이유는 수면의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는 수험생의 생활패턴이 사실은 공부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수험생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야간자율학습이 제도적으로 단축된다든가, 현대자동차가 밤샘근무를 폐지하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것도 수면의학이 영향을 미친 분야라고 생각해요. 또 얼마 전 봉평터널 버스추돌사고를 일으킨 기사가 기면증이라고 주장하면서 기면증 환자들이 생활에 불이익을 받을까 불안해했잖아요. 제대로 치료만 받는다면 사고 날 확률은 거의 없어요. 이런 분들을 돕는 것도 수면의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겠죠. 이렇게 수면의학은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사회에 도움 을 줄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시니어들에 이렇게 당부했다. “요새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 많이 쓰잖아요. 이렇게 적극적이고 활달한 삶을 사시는 분들이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많지 않아요. 낮에 활동이 많은 분은, 자연스럽게 피로도 늘고, 낮잠 잘 시간도 부족하니 밤이 되면 쉽게 잠에 들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반해 낮에 활동이 적으면 풀어야 할 피로도 없고, 시간이 남으니 졸거나 낮잠을 자게 되고, 결국 밤에 잠이 안 와 수면제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거예요. 그러니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삶을 사셨으면 해요.”
- 2016-08-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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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6]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 상위 1%를 위한 프라이빗 시니어타운의 신세계를 열다
- 투박하지만 솔직한 화법. 박동현(朴東炫·60) ‘더 클래식 500’ 대표의 말투가 그렇다. 그러나 그러한 순박한 인상 속에는 맡은 지 2년여 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수완 좋은 경영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을 거치며 호텔업계의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만년을 맞이하여 시니어타운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몸담은 박 대표는 최근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한 그의 행보에는 시니어 주거공간의 필요성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꾸는 의지마저 담겨 있었다. 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는 “시니어업계의 삼성전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시니어 사업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입장에 어울릴 법한 야심이라면 야심이다. 하지만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도심형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의 성공적인 런칭과 운영을 보면 그의 말이 단순한 홍보용 문구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즐겁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시니어타운의 적절한 입소 시기를 물었다. 나이가 많아 건강이 나빠진 후에 들어가려면 건강 문제로 입주가 허락되지 않아 요양원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골프연습장, 당구장, 헬스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서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즐기고 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라는 신세계 1990년대 시니어타운 초창기에는 전원 속 '나홀로 단지'의 성격이 강했지만 요즘은 도심형이 대세다. 도심형의 특징은 1차원적 주거공간이 아닌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형’이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도심형 노인주거복지시설인 더 클래식 500은 실버타운이 아닌 ‘시니어타운’으로 명칭지어져 있다. 실버라는 말보다는 시니어라는 말이 더 듣기가 좋더라는 박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버타운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실버타운으로 각광받는 게 도시형입니다. 처음에 실버타운 개념이 나왔을 때 삼성도 뛰어들었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했습니다. 아는 것, 깨닫는 것,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고 하죠. 아는 것만으로 실행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자연 속에서 깨끗한 공기와 함께 지낸다’는 게 시니어타운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신이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 입장에서, 사회로부터 은둔된 실버타운으로 가면 고립된 느낌을 받게 되고 생활 면에서 안 좋을 수밖에 없어요.” 박 대표는 과거 실버타운들의 실패 사례를 토대로 더 클래식 500을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콘셉트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서 광진구에 위치함으로써 가지게 된 교통, 쇼핑, 문화시설 등 주변의 인프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시 생활과의 연계점들을 마련하여 사회와 동떨어진 느낌을 받지 않도록 고려했다. “외국은 시니어타운이 대학교 주변에 많아요.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게 시니어들의 멘탈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합니다. 우리도 그런 시도를 해서 다행스럽게 성공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요.” 그 무엇보다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더 클래식 500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하우스키핑, 컨시어지 서비스와 같은 생활 지원 서비스,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한 체계적인 의료 지원 서비스, 문화 및 여가 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여가 지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주거 단지 내 시니어들을 위한 모든 생활 편의 환경이 갖춰져 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의 서비스가 이뤄져서 여성층의 만족도가 높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체력이 약한 시니어는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된 전문 메디컬 서비스를 받으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했다. 또한 29개의 동호회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서로 소통하며 배움의 열의를 갖게끔 설정했다. “그런 것들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여타 실버타운과 다를 게 없죠.”라는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90세가 넘으셨는데도 건강한 분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우리 직원들의 친절성과 정직도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핵심가치가 네 가지인데 합쳐서 ‘HEAD’라고 불러요. Honesty(정직), Excellence(탁월함), Accuracy(정확), Differences(차이)가 그것입니다. 병원도 호텔도 우리보다 나은 데들이 있는데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니어 사업, 연륜의 힘이 필요하다 신라호텔과 조선호텔 등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호텔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박동현 대표는 시니어 사업의 CEO로 일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깨닫는 점이 많았다고 말한다. “제가 올해로 60인데, 부모님이 돌아가셨지만 옛날에 불효했던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시니어 사업의 CEO는 인생을 경험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남자가 출산의 고통을 안다고 말해도 실은 몰라요. 여자가 아니고 겪어보질 못했으니까. 마찬가지로 연세 드신 분들과 함께하려면 아무리 유능하다 하더라도 젊은 경영자라면 해결하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의 운영에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설립된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는 약 50여 회원 기관들이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상호간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취임 후 2년 여만에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이야말로 그가 회장으로 뽑힌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 사회는 완전한 고령화 추세입니다. 우리 협회가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제도를 바꾸는 일 말이죠. 최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중인데 현실을 너무 몰라요. 정책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어요. 안타깝습니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노인복지법에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주거복지시설과 복지주택의 두 종류로 나뉘어 있다. 그렇게 분류되어 있는 이유는 노인복지법에 의한 노인복지시설은 요양보호사 등의 필요 법적인원이 있기 때문이다. 주거복지시설은 그런 필요 법적인원을 요구하는 반면 복지주택은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거복지시설로 신청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가 주택복지로 바꿔서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사실상 둘은 같은 것인데, 법제가 이원화되어 불필요한 행정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책에 답답함 느껴 박 대표는 요우커(遊客) 유입에 따른 대기업들의 호텔 건축도 문제라고 보고 있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호텔은 포화 상태예요. 재앙이 될 겁니다.” 흔히 관광업에서는 요우커의 증가 추세를 객실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그러나 그것만 따지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요우커들은 하이 클래스에는 안 들어가요. 십만 원 안쪽 비즈니스 호텔에 주로 들어가죠. 그리고 그들은 일단 도착한 다음에는 쇼핑하느라 바빠요.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호텔 점유율이 80% 이상이었으나 요즘은 50% 안팎밖에 안 됩니다. 많아야 60% 내외예요. 그런데 또 짓는다고 하니….” 박 대표는 직접 통계를 보이며 설명을 이었다. 2014년에 내한한 요우커는 약 613만 명이고 2015년에는 598만 명으로 20여만 명가량이 줄었다. 그런데 서울만 봤을 때 2012년도의 호텔 수는 151개에 객실 수가 2만 5710개였는데 2015년에는 295개 호텔에 4만 2444개의 객실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군다나 이 통계에는 일반 숙박업인 모텔이나 여관, 게스트하우스 등의 시설들은 빠져 있다. 소비 대비 공급 과잉의 이러한 현실에서 실제적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수치는 올라갈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 문제, 위기감 느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시의 사업 수행 계획을 보면 호텔 184개를 추가함으로써 객실 수는 2만 8926개가 늘어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대로 하면 2019년에 서울에는 479개 호텔에 7만 1370개의 객실이 생기게 된다. 가히 ‘호텔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될 막대한 숫자다. “그러다 보니 가격 인하 정책을 남발하게 되고, 당일 ‘땡처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되는 거죠.” 지나친 호텔 포화 상태에 대한 대안으로 박 대표는 호텔 건축에 있어 객실을 150실 정도로 줄이고 시니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자체로 사회적 기여도 되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데 정치인들은 싸우고만 있어서…. 사람이 없으면 소비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고령화 문제는 국가 존립의 문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다 연결되는 문제인데, 답답합니다.” 박 대표는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회장으로서 3년 임기동안 반드시 하고 싶은 4가지 일을 강조했다. “첫째, 시니어 세대가 검증된 노인 주거복지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둘째, 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효율적, 비현실적인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하겠습니다. 셋째, 한국의 첨단 IT기술과 접목한 노인 주거관리시스템 및 고령친화 IOT 개발에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국내 노인 주거복지시설들의 해외 시장 교류 확대와 발전을 위해 주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시니어 세대들의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해 전문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여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하고자 주력하겠다고 한다. 또한 입주 100%·만족도 200%·재입주 94%를 달성한 더 클래식 500 시니어 타운에서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한 시니어 라이프 트렌드’를 리드하는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라이프 케어를 넘어 체계적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로 이처럼 고령화사회로 인한 문제 발생, 그리고 수요 발생에 대비하여 더 클래식 500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저희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벨트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수평적으로는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대전 등등 일곱 군데 정도에 수평적 벨트를 구축하는 겁니다. 수직적으로는 여기 계신 분들이 몸이 더 안 좋아지시면 갈 수 있는 다음 장소를 마련하여 그야말로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노년의 삶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인식의 변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시니어타운 사업을 하면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서비스는 항상 어제보다 나아지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항상 계속적으로 나아지는 서비스를 위해 아이디어 생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관심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지요.”
- 2016-04-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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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참 걸을만 하구나 PART5]서서 진료하는 ‘걷기 전도사’ 박용우 리셋의원 원장
- 실로 생경한 풍경이었다. 십여 년간 취재를 위해 수많은 병원을 들락거렸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의자가 없는 원장실이라니. 몸을 기댈 곳이라고는 서 있는 상대방 앞에 앉기 민망할 만한 높은 홈바 의자가 전부. 알파고를 바라보는 이세돌의 심정이 이랬을까. 상식을 깨는 리셋의원 박용우(朴用雨·53) 원장이 말하는 ‘건강한 걷기’ 역시 파격적인 그의 업무 공간을 닮아있었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박용우 원장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1990년대 후반부터 언론을 통해 이름이 오르내린 덕에 스타 의사나 국민 주치의로 불리기도 하고, 최근엔 연예계를 중심으로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해독주스의 창시자로도 손꼽힌다. ‘걷기 전도사’ 역시 그가 가진 별명 중 하나다. 그가 처음 의대에 입학했을 때 꿈꾸었던 미래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고 했다. “처음부터 의대를 목표로 공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이 기술을 익혀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이과를 선택했고, 성적이 좋은 이과 학생에게 선택지는 몇 가지로 좁혀지니까요. 그래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진학했는데, 눈이 좋지 않아 외과는 포기해야 했습니다.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용의 꼬리보다는 낫겠다 싶어 가정의학과를 공부하게 됐죠.” 가정의학과에서 그는 처음엔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운동선수들의 체형 관리에 관한 연구를 하다 자연스레 비만 치료로 연구분야가 옮겨갔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연구를 고민하던 차에 제안을 받고 덜컥 개원을 결정하게 된다. 그때가 1991년이다. 국내 최초의 비만클리닉 메덱스. 위치가 강남인 데다 운동 처방이 가능하고, 임상 영양사까지 갖춘 병원. 요즘의 병원이라고 해도 파격적이라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앞선 의료기관이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당시는 의사가 반말하고 환자가 높임말을 쓰던, 환자를 고객이라 표현하면 손가락질을 당하고, 인테리어라고는 깨끗한 흰 벽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잘될 리가 없었다. 이후 강북삼성병원 교수 재직 시절 그는 비만 연구에 대해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미컬럼비아대학 비만연구소에서의 연수과정이 그것이다. “영양과 비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의사, 영양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동등한 발언권을 갖고 토론하죠. 임상뿐만 아니라 역학이나 통계학, 기초의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2008년 비만 치료 분야의 중심이 대학에서 개원가로 넘어오면서 그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그 역시 개원을 택해 지금의 리셋의원을 열게 됐다. 그런 그에게 환자들은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할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가장 궁금해하시죠. 과연 저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겠죠. 저의 경우는 모든 분에게 권할 만큼 100% 완벽하게 하고 있진 않거든요. 술을 좋아해서. (웃음)” 그가 건강 관리에서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앉는 시간을 줄이라는 것이다. 시간을 내어 공기 좋은 곳에서 걷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일정 시간 이상 공들여 걷는 것만이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의 근무 공간에서 의자를 아예 치워버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휴식을 취하다 짬을 내어 걷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서 있다 지칠 때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많이 걷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걷기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 과정에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이 심장에 신선한 피가 돌 수 있도록 펌프질(pumping)을 해줘서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근육으로, 걷기는 이 근육들을 강화해 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은 사냥을 위해 걷고 뛰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앉아 있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죠. 해외에서는 앉아 생기는 병(sitting disease)이란 표현도 씁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 단 1분이라도 하체를 자주 움직여야 합니다.” 일정 시간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는 그동안의 상식과는 다소 다르다. 그는 이에 대해 인체에 새겨진 유전자와 생활 환경의 불일치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몸이 본능적으로 가진 것을 깨워야, 암 예방 물질 생성과 같은 몸속 유전자 정보가 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있거나 걸을 때의 자세도 조언했다. 의식적으로 상체를 들고 쫙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근육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화와 퇴화는 다른 개념입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 몸의 변화는 당연하다고 하지만, 관리하지 않아 몸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노화와는 다른 것이죠. 이것은 퇴화입니다. 스스로 몸을 관리하고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퇴화는 분명히 막을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야 하는 환경이라면 30분에 한 번씩이라도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거나 가볍게 걷기를 잠깐이라도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그의 건강관리 비법 중 또 하나는 영양제다. 술을 좋아하는 그가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습관이다. 음주로 인해 소모되는 각종 영양성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음주 후 2, 3일은 간을 쉬게 해 주고, 술을 마실 땐 해산물 중심의 안주를 고르려 노력하는 것도 그가 선택한 방법이다. “서구식 식습관으로 바뀌면서 대장암 같은 질환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산균 보충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를 권합니다. 여기에 비타민과 칼슘, 마그네슘, 오메가3 등을 보충한다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박용우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과 가정의학과 석사를 마치고,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국내최초 비만클리닉 메덱스를 개원했다. 이후 1993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에서 13년간 교수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비만연구소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2008년 리셋클리닉을 개원했다. 방송활동이 활발해 MBC 과 MBN , 올리브TV 의 고정 패널로 활동 중이며, KBS , , JTBC 등에도 출연했다. 저서로는 가 열풍을 이끌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외에도 , 가 있다.
- 2016-04-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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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외없이 찾아오는 눈의 변화 ‘노안’
- 나이가 들면 반드시 찾아오는 신체의 변화 중 하나는 노안(老眼)이다. 노시안(老視眼)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증상을 중국에서는 노화안(老花眼)으로 부르기도 한다. 될 화(化)자를 사용하지 않고, 꽃 화(花)자를 쓰는 이유는 이 증상이 인간이 가장 성숙하고, 지혜가 꽃 필 때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노안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는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원가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신촌연세안과의원의 최영주(崔泳珠·52) 원장과 GS안과의원 김무연(金武然·46) 원장을 통해 노안을 알아본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안과의사들의 모임인 대한안과학회는 최근 흥미로운 의견을 내놨다. 안과 관련 질환 중 일부 명칭이 최근 상황과 맞지 않거나 환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워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지목된 것이 바로 ‘노안’이다. 대한안과학회가 노안을 지목한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노안을 더 이상 시니어만의 증상으로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이유다. 눈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에 30~40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 돼 ‘노안’이라는 명칭은 어울리지 않게 됐다. 이렇듯 노안이 더 이상 노화를 상징하지 않더라도, 노안은 피할 수 있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변화다. 수정체 조절 모양체 근력저하가 원인 기본적으로 노안은 어떤 병이고 왜 생길까? 이에 대해 김무연 원장은 조금 다르게 노안을 이해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노안은 넓게 보면 나이가 들어 생기는 안과 관련 질환을 통틀어 생각하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모양체 근육의 힘이 떨어져서, 아주 가까운 물체를 보기 위한 수정체 조절이 어려워져 발생하는 원시가 흔히 생각하는 노안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백내장이나 황반변성과 같은 질환도 노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년안’이라는 명칭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만큼 예방은 쉽지 않다. 최영주 원장은 수축과 반복운동을 통해 모양체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고 말한다. “운동선수처럼 모양체 근육의 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모양체 근력 저하로 인한 노안이 오는 시기를 늦출 수 있겠습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한 눈 질환 없으면 ‘안경’을 노안의 치료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돋보기’다. 안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노안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중년이라면 가장 피하고 싶은 물건이지만, 노안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기도 하다. 최영주 원장은 눈에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안경’이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개원가를 중심으로 노안 치료를 위한 다양한 수술법이 시술됩니다만, 기본적으로 눈에 문제가 없는 정시(正視) 상태에서 노안이 왔다면 수술을 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근시이거나, 백내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과정에서 노안치료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수술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흔히 하는 얘기로 그 수술에 대해 평가하려면 의사도 그 수술을 받았는지 확인해 보라고 하잖아요? 저는 시력을 위해 라섹 수술은 받았지만, 가까운 곳을 볼 땐 돋보기를 낍니다.(웃음) 물론 안경이 싫어 수술을 고집하는 환자들도 많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돋보기보다 선명해지는 수술은 없고,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 크게 3가지 방법이 거론된다. 백내장 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면서 노안을 치료하는 방법과 근시 치료를 위한 라식을 진행하면서 노안 치료까지 고려하는 방법, 그리고 최근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선보이고 있는 인레이 삽입술이다. 백내장 수술은 비교적 간단 보통 사람이라면 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고 겁부터 나기 마련이 아닐까. 이에 대해 김무연 원장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백내장 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의 사용은 1948년에 시작된 오래된 시술입니다. 그만큼 안전성이 확립된 수술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치과와 한의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이 시술되는 수술이 백내장 수술입니다. 인공수정체라는 명칭이 환자들을 겁먹게 하기도 하지만, 마취는 안약 몇 방울로 끝나고, 수술시간은 15분도 안 되는 간단한 수술이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최근에는 노안 치료를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사용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백내장 수술에서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나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초점 조절 능력이 없는 단점이 있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곳과 먼 곳이 모두 다 보이는 장점을 갖고 있다. 수술에 대한 개인부담 비용도 크게 차이가 나는데,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한쪽 눈 기준 30만원 수준인 데 반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한쪽 눈 기준 200만~400만원 정도다. 그러나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은 가격 말고도 또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고 최영주 원장은 경고한다. “아마 국내에 백내장 수술을 시술하는 의사 중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의사들도 꽤 될 거예요. 기본적으로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에서 먼 곳까지 동시에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빛 번짐이 생긴다거나 초점이 이중, 삼중으로 맺혀 보이는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선명도가 100점이라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심한 경우 80점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좌·우 초점 다르게 맞추는 방식도 평소 근시나 원시가 있는 환자가 노안이 생긴 경우에 라식으로 시력과 노안을 한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일반인들이 쉽게 상상하는 것과 다소 다르다. 이 경우 양쪽을 다르게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무연 원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노안을 고려한 라식수술은 왼쪽과 오른쪽의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라식 수술 장비에서 소프트웨어로 수술을 계획할 때 한 쪽은 가까운 곳을 중점적으로, 다른 쪽은 먼 곳이 잘 보이도록 정해놓는 방식입니다. 라식 경험이 있으신 분도 가능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라식이 만능은 아니다. 각막 상태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가 달라지고, 좌·우안의 시력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입체감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원시의 경우 근시에 비해 그 효과가 덜할 수도 있다. 최근 시력교정수술을 주력으로 하는 안과들 사이에서 노안 치료의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인레이 삽입술’이다. 인레이 삽입술은 각막에 인공물을 삽입해 노안을 개선하는 방법인데 일부 안과에서는 ‘노안 임플란트’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흔히 ‘캄라(KAMRA) 인레이’라고 불리는 카메라 인레이 방식과 ‘물방울(Raindrop) 인레이’로 대표되는 하이드로겔 인레이가 있다. 새로 등장한 ‘노안 임플란트’ 캄라 인레이는 레이저를 이용해 근시, 난시, 원시 정도만큼 시력을 교정한 뒤 직경 3.8mm의 작은 링을 각막 내에 삽입해 노안 시력을 개선하는 수술이다. 이 작은 링 안에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는데, 마치 핀홀카메라처럼 이를 통해 가까운 곳이 잘 보이게 된다. 물방울 인레이는 방식이 다소 다르다. 마치 자동차 사이드 미러에 사각을 없애기 위해 작은 볼록거울을 붙이는 것처럼, 아주 작은 볼록렌즈를 각막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서는 수정체가 볼록해져야 하는데, 모양체 근력 저하로 볼록한 모양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함이다. 이 두 가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오랜 기간 테스트된 결과는 나와 있지 않다. 지난해 발간된 대한안과학회 학회지에는 이 두 가지 타입에 대해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 연구팀의 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결론에서 연구팀은 물방울 인레이가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연구 표본이 되는 환자 수가 적고, 두 방식 모두 나안 시력은 비슷하게 나와 결론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보수적인 안과에서는 사용에 적극 나서지 않고 두고 보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인레이 삽입술은 실시할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로워 적용 가능한 환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좋은 안과 제대로 선택하는 방법은? 최근 안과분야에서는 시력교정 수술만 중점적으로 하는 안과들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라식 공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가 됐다. 또 수술 과정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좋은 안과, 착한 안과를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최영주 원장은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는 의사, 다른 의사와 의견 교환을 많이 하는 의사가 좋습니다. 이 부분에선 아무래도 병원에 의사가 둘 이상인 병원이 유리한 편입니다. 내부적으로 진료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니까요. 또 시력교정 수술뿐만 아니라 일반진료도 하는 의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수술 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질환에 대해서도 익숙해져 있어야 안전합니다. 또 병원에서 수련을 통해 경험을 많이 쌓은 의사가 아무래도 바로 개원을 한 의사보다는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반 환자들 입장에선 이러한 부분을 판단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안과를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2016-04-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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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4] 건강·문화·여유가 흐르는 즐거운 시니어타운
- 내 집만큼 편한 곳이 없다지만, 은퇴 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루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수십 년을 가사에 시달린 주부들에게 집은 곧 은퇴 없는 노동의 현장과 같다. 그런 시니어의 삶에 활력을 주고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바로 시니어 주거 복지시설(실버타운)이다. 문화센터, 피트니스클럽, 병원, 약국 등이 집 울타리 안에 있고, 생활의 편의와 안전을 집안 곳곳에서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래 입주민들과 친목 도모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는 주거 공간, 서울시니어스타워(가양), 삼성노블카운티, 더 클래식 500에 대해 알아봤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사전 조사만 3년간 했다. 생활비와 관리비를 따져보니 일반 아파트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각종 건강·편의·안전 서비스 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실, 당구장, 노래방, 동호인실, 대형 아트홀, 병원까지 갈 수 있다. 동선이 짧고 가기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다. 집안에서도 갑작스러운 현기증이나 비상시에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단지 내 24시간 대기 중인 간호사가 달려와 응급처치를 해준다. … 오전도 참 빨리 가지만 오후는 더 바쁘다. 아내는 요가와 한국무용, 노래교실, 보드게임 등을 통해 신체와 두뇌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뒤늦게라도 아내가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식사와 청소 등 가사에 관한 전반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윤재건(92)씨의 후기 中 ◇ 17년 실버타운 운영 노하우가 곳곳에 ‘서울시니어스타워(가양타워)’ 위치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유형 도심형 입주방식 분양 및 임대 면적 39~164㎡ 분양가 (영구임대) 1억7257만~8억7852만원 월 생활비 (1인 기준, 식비 포함) 약 88만~160만원 문의 02-3660-7700 서울시니어스타워는 1998년 서울타워(서울시 중구 신당동)를 시작으로 강서타워(2003년,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분당타워(2003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가양타워(2007년,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강남타워(2015년,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인 서울송도병원이 가까이 있어 24시간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식사·청소 등 살림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마련해 생활의 여유를 더했다. 20여 종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어 30여 개의 사회·여가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고, 주거시설과 공용시설에 비상호출, CCTV,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해 안전하게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양타워는 서울타워, 강서타워, 분당타워 세 곳의 노하우를 집약한 공간으로 부대시설이나 취미 활동 공간에 대한 시설 이용·운영비 선납 제도가 없어졌고,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식사 등은 쿠폰제로 바뀌면서 원하는 만큼 비용을 내는 합리적인 생활비 운영이 가능해졌다. 대학병원급 전문 재활치료센터와 요양원·주간보호센터(day care center), 내과, 재활의학과 등의 클리닉센터가 단지 내 있다는 것도 가양타워만의 특징이다. 최근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전북 고창 석정온천지구에 가족 건강 리조트 ‘고창 웰파크시티’를 건설 중이다. 레저·의료·펜션·콘도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가족과 함께 건강과 레저의 즐거움을 누릴 만한 시설이다. (2017년 입주예정, 문의 063-563-9300) ◇ 전원생활의 여유와 도심의 편리함을 동시에 ‘삼성노블카운티’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유형 반(半)전원형 입주방식 임대 면적 99~238㎡ 입주보증금 3억~9억6000만원 월 생활비 (1인 기준) 128만~222만원, 식비 57만원 별도 문의 031-208-8000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개원 당시만 해도 전원형에 가까웠으나,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개설과 분당선 개통으로 반(半)전원형 실버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도심 접근성이 좋아 도심형과 전원형의 매력을 고루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실버타운은 거동이 자유롭고 신체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입주가 가능하고, 신변 자립이 어려워지면 퇴거해야 한다. 하지만 노블카운티의 경우 일반 입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타워동 외에도 건강이 나빠져도 거주할 수 있는 너싱홈(치매·중풍 등으로 재활이 필요한 노인에게 24시 간호·간병 제공)과 프리미엄세대(타워동과 너싱홈의 중간단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주거시설이지만 ‘3세대 공존’을 추구하는 만큼 문화시설이나 스포츠센터 등의 부대시설을 모두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어린이집과 유아체능단을 운영해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세대 간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노인만이 생활하는 공간이 아닌 어른·아이가 어우러지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6성급 호텔 서비스의 품격을 누리다. ‘더 클래식 500’ 위치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유형 도심형 입주방식 임대 면적 184㎡ 입주보증금 9억2000만원 월 생활비 (2인 기준, 식비 포함) 400만원 내외 문의 02-2218-5000 더 클래식 500은 400여 개의 가구 모두 단일 평수로 구성돼 있다. 구조와 인테리어에 따라서는 A 타입과 B 타입으로 나뉘지만 184㎡로 동일하다. 더 클래식 500은 호텔이 한 공간에 있는 만큼 입주민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위트룸·주니어 스위트룸·스탠더드룸 등 구성원에 알맞게 선택해 자녀, 손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입주민과 자녀들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다. 아울러 교통, 백화점·마트·영화관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 시설이 인근에 있다. 이러한 호텔식 서비스 외에도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스파, 실내 골프 연습장, 도서관 등 일반적인 실버타운 내 시설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건국대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메디컬 전문의와 전담 건강 관리팀(의사·간호사·운동처방사·물리치료사·영양사 등)이 개인별 맞춤 건강·운동·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다양한 의료 서비스 중에서도 전담 간호사의 케어 서비스에 크게 만족스러워 한다. 전담 간호사는 입주와 동시에 배정되는데, 입주자의 생활 질환부터 식사, 운동 등 전반적인 케어뿐만 아니라 외래진료 예약, 진료 상담을 연계해주며, 이후 투약 방법 교육 및 체크도 진행한다. 노인 복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더 클래식 500의 메리트다.
- 2016-04-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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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강남스타일은 나눔, 봉사, 참여로 살아가는 것!”
- 자타가 공인하는 노인복지전문가 이호갑(李鎬甲, 59)씨는 이렇게 자기를 소개한다. “10년 삼성의료원 짓고, 10년 삼성 노블 카운티 짓고, 10년 운영했습니다.” 간단하지만 한 문장에 30년 노하우가 들어 있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선택한 곳은 또 다른 노인복지의 실험장이 되는 강남시니어플라자다. 30여 년 노인복지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강남시니어플라자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이호갑 관장과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인연은 7년 전, 강남구가 노인복지시설 건립을 위해 자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관장은 삼성생명 공익재단 상무로 재직하고 있었다. “강남구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남은 모든 게 달라야 할 것이다. 다른 지역 노인복지관이 경로잔치를 열어주는 등 혜택만 주는 서비스를 해왔다면, 강남은 노인 나름대로 재능을 펼치고 활동적인 노후를 위해 즐길 수 있는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자문역할을 해줬던 시설이 이 관장이 몸담은 강남시니어플라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곳에 오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삼성생명 공익재단 상무 자리에서 물러나고 6개월 뒤인 2014년 8월 14일. 강남시니어플라자 관장으로 첫 출근했다. “처음 왔을 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제일 큰 문제가 타성에 빠져 있는 운영방식이었습니다.”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설립 목적은 노인이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활동적인 노후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 와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운영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출근 첫날 이 관장 눈에 보였던 것은 융통성 없는 사무실 배치였다고. “조그만 건물에 사무실이 세 개였습니다. 첫날 오자마자 벽을 부숴 사무실을 트고 세 개였던 사무실을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소통이 빨라졌죠. 회원들에게도 눈에 보이는 변화를 드린 겁니다.” “왜 난 자꾸 대기 번호에서 밀리는 거요?” 이 관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부임 일주일 뒤에도 이어졌다. 바로 강남시니어플라자 회원들과 가진 간담회였다. “이곳에서는 회원이 즉 고객인데 고객의 소리를 종합적으로 들어본 적이 없더군요. 180개 강좌의 반장과 총무 등 60여 명이 모여 그간 필요했던 것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물리적으로 안 되는 것 빼고 웬만한 의견은 수용했다. 간담회 이후 이 관장의 집무실도 회원과 소통을 위해 개방했다. “회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수업 등록 대기자 관리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언젠가 다른 지역에서 온 노인이 ‘하모니카가 배우고 싶은데 세 번이나 밀려서 배우지 못했다’면서 삿대질을 하고 막 화를내시더라고요. 강남구민은 정회원, 다른 지역 구민은 준회원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각각 85퍼센트와 15퍼센트입니다. 정회원 우선으로 강좌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대기자 관리를 제대로 안 하다 보니 강좌 등록을 몇 번 해도 수강이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대기자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비좁은 공간에 이용할 수 있는 교실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였다. 생각보다 이 관장이 제시한 방법은 간단했다. 강남시니어플라자 주변 카페나 기타 공간들을 찾아 비어 있는 시간에 시니어들을 위한 교실로 이용했다. “회원들의 소리를 최대한으로 반영해 드렸어요. 그랬더니 회원들도 ‘뭔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구나’ 생각하시더라고요.” 두바이에서 찾아낸 ‘강남스타일 에이징’ 30여 년 노인복지전문가로 살아온 이호갑 관장. 삼성을 나온 이후에도 노인복지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강남시니어플라자 취임 한 달 뒤인 2014년 9월, 아랍 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열린 메디컬시티 국제상업학술대회에 초대돼 ‘고령화 현상과 한국의 사례, 삼성 노블 카운티’에 관한 연설을 하게 됐다. “관장 취임 전에 초청됐고 발표자여서 꼭 가야 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40분 동안 영어로 발표했습니다. 영어가 늘 쓰는 언어도 아니고 말입니다. 발표하고 나서 바로 질문받기 전에 무대에서 나오려는데 한 사람이 ‘I have a question.(질문 있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터번을 두른 아랍사람이었다. 당황도 잠시,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뒤 질문을 이어나갔다. “한국의 장기요양보험에 관해 물어봐서 답을 해줬더니, ‘감사합니다’라 말하고 앉는 겁니다.” 한국어로 질문했던 사람은 알고 보니 사우디아라비아 국립병원장이었다. 그는 한국인 수간호사 두 명과 함께 일하는 것도 모자라, 아침마다 한국어로 회의한다고 했다. “그때 나를 소개할 때 ‘나는 강남시니어플라자라는 노인시설 CEO고, 강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는 강남에 살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학술대회 끝나고 나왔더니 나를 다 알아봐요. ‘강남 스타일’이라며 말입니다. ‘강남 스타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문득 ‘강남시니어플라자는 노인종합복지관의 선두주자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념을 ‘강남스타일 에이징’이라 부르고 이 안에는 ‘나눔, 봉사, 참여’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정의를 내린 것이다. 쉽게 말해 강남스타일로 늙어가려면 나누고, 봉사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남시니어플라자에는 사회에서 득을 크게 본 사람들이 많아요. 자기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었든지 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거죠. 나눔을 실천해야 그게 진정한 행복입니다.” ‘강남스타일 에이징’을 확립하고 강남시니어플라자 홍보를 시작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최근에 은퇴한 60대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복지관은 7, 80대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젊은 60대 은퇴자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강남시니어플라자가 그 소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과 사랑, 사랑과 일 이 관장은 ‘관장님과 함께하는 문화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매월 회원들과 가깝게 만나고 있다. “지난번에는 회원 7명과 함께 영화 을 봤습니다.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첫마디가 ‘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입니다. 은퇴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일입니다. 사랑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여행하고, 자원봉사 다니는 겁니다. ‘일’은 활동을 하는 거죠. 이렇게 시니어들의 노후에는 그런 사랑과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 이 보여주더군요. 그게 바로 나눔, 봉사, 참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관장은 강남스타일에이징에 걸맞은 사업을 펼치기 위해 작년 3월 ‘강남스타일시니어봉사단’을 만들었다. “회원 수가 1만 명이 넘는데 봉사하는 인원은 100명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 ‘강남스타일시니어봉사단’입니다. 그리고 버스 두 대를 대여해서 음성 꽃동네 견학을 갔습니다. ‘자원봉사를 진짜 이런 마음에서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음성 꽃동네 견학 이후 봉사단 배가운동을 펼쳐 지금은 봉사단원이 300명에 달한다. 또한 자원봉사단 규모를 1004명까지 늘리자는 의미에서 ‘1004 프로젝트’도 펼치고 있다. “물론 별 관심 없는 분들도 있고 관장이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루아침에 될 문제가 아니고 서서히 의식을 바꿔드리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시니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봉사단을 300명으로 늘려놓기는 했는데 봉사할 곳을 개발해야 한다. 이곳 강좌에서 배운 능력으로 다른 곳에서 가르치는 것 또한 봉사다. 봉사의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요즘 큰 관심사라고 이 관장은 말했다. 롤모델은 언제나 아버지, 아버지 이 관장 주위에는 이렇게 노후에도 자원봉사와 꾸준한 사회 참여로 건강한 삶을 사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아버지다. 이 관장의 아버지 이형재(李衡在, 90)씨는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으로 은퇴한 이후에도 꾸준히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자원봉사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교사 시절 좋아하던 술도 끊고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관장은 아버지께 용돈을 드려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들이 삼성 상무였는데 말이다. “언젠가 서울역 근처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데 방송인 송해씨와 아버지가 스쳐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도 BMW(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삶, B 버스, M 지하철, W 걷기)를 실천하며 사시잖아요. 매일 일하고 자원봉사하니까 90세가 되어도 정정하다는 걸 새삼 알았습니다. 노인이 돼서 일하고 자원봉사하는 게 건강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구나, 집에서 느끼는 거죠. 물론 내가 노인복지에 관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산 모델이고 그렇게 살아야겠다 생각합니다.” 이 관장은 강남시니어플라자 관장 자리에서 내려와서도 노인복지와 실버타운 전문가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실버타운 건설과 운영에 관한 전문 서적을 집필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분야가 노인복지 분야가 아닌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노인복지현장을 누빌 이호갑 관장의 미래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드리는 바이다.
- 2016-02-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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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는 주고받음이다 PART 7] "제 소원이요? 이제 이뤘는걸요"
- 나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아픈 아이들의소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기부를 하면 그것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바로 ‘기부의 마법’이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이처럼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찾아 그에 맞는 재능기부자를 연결하는 곳이다. 재단의 도움을 받아 소원을 이룬 아이들의 따뜻한 사연을 모아 봤다. 도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www.wish.or.kr ◇돌고래를 좋아하는 혜서의 소원은… “저는 커서 돌고래 사육사가 될 거예요.” 유달리 동물을 좋아하는 여덟살 강혜서양은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껏 힘을 준 목소리로 대답한다. 또래보다 어휘력이 풍부하고 자기표현이 확실한 아이다. 혜서의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유치원 입학 후부터였다. 병원에서는 뇌종양의 일종인 ‘수모세포종’이라고 했다. 100만 명 중에 5명 정도에게 생기는 병인데 원인조차 알 수 없다고 했다. 작년에만 서른 한 번의 방사선 치료를 했고 올해부터는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동물을 직접 보러 가보고 싶지만 밖에 나갈 수 없었다. TV에서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혜서는 눈을 떼지 못했다. 혜서는 특히 돌고래를 좋아했다. 돌고래를 보면 기분이 밝아졌다. 조련사의 말을 알아듣고 재주를 부리는 모습이 신기하고 사랑스러웠다. ‘돌고래를 돌보는 사람은 매일 돌고래와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혜서에게는 돌고래 사육사가 되고 싶다는 소원이 생겼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 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혜서의 소원이 전해졌다.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비영리단체와 기부 참여자들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인터넷기업 ‘11번가’가 후원을 약속했고 약 1만1000명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주도에 위치한 한 아쿠아리움에서 혜서를 돕겠다고 나섰다. 소속 사육사가 재능기부에 나섰다.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실내는 웅성거렸다. 다소 낯가림을 하는 혜서는 굳어 있었다. 하지만 돌고래 ‘세나’를 만나자 이내 긴장감이 사라졌다. “돌고래도 충치가 생기나요?”, “돌고래도 감기가 걸려요?” 아프지 않길 바라는 혜서의 아이다운 질문이었다. 혜서는 직접 돌고래를 지휘했다. 많은 이들의 바람이 돌고래 세나에게도 전해진 것일까. 세나를 매일 돌보던 사육사는 평소보다 더 활발한 세나의 모습이 놀랍다고 했다. 그토록 좋아했던 돌고래를 만난 혜서가 까르르 웃었다. 혜서의 웃음소리가 공연장 곳곳을 채웠다. 많은 이들의 따뜻한 ‘관심’이 모여 동물을 좋아하던 한 아이의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퍼레이드 지난 9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퍼레이드는 아주 특별했다. “예쁜 공주가 돼서 멋진 왕자님과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던 여섯살 김연우양의 소원이 이뤄지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연우가 세살이었던 2012년, 연우의 아랫배에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졌다. 병원에서 ‘난소종양’ 진단을 받았다. 활발하지만 눈물이 많은 아이였다. 6번의 항암치료를 거치며 참 많이도 울었다. 만화 속에 나오는 공주처럼 항상 예쁘고, 항상 행복하게 웃고 싶었다. 삼성전자 부품사업부(DS)가 후원하는 대학 봉사팀 ‘위시 엔젤(Wish Angel)’이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연우를 만났다. 연우는 금발에 분홍 드레스를 입고 왕자님과 퍼레이드를 하고 싶어 했다.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나눠 주는 착한 공주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과 에버랜드가 연우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섰다. 연우의 소원이 이뤄지는 날의 기억을 사진으로 남겨 주기 위해 황영철 사진작가가 재능기부에 나서기로 했다. “공주님, 이제 백성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왕자님과 함께 퍼레이드에 오르실 시간입니다.” 원하던 대로 공주가 된 연우가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달리던 차가 잠시 멈추자 연우는 차에서 내려 가방 속에 담아 온 과자와 사탕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연우가 자라는 동안 큰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모아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낸 어머니 박윤서(가명)씨가 딸의 손을 꼭 잡았다. 박씨는 “이 정도까지 우리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공주가 되고 싶다던 소원을 이뤘으니 이제 앞으로 연우가 커서 무엇을 하든지 다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드론으로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요 김규현(15)군은 또래의 평범한 아이들처럼 활발한 소년이었다. 2013년 1월, 스키캠프에서 다리가 부러져 병원을 다닐 때까지도 뼈가 붙기만 하면 다시 두 발로 뛸 거라고 생각했다. 치료 3개월째가 되던 때였다. 갑자기 고열이 생기고 염증수치가 높아졌다. 황급히 찾아간 큰 병원에서 뼈에 악성 종양(골육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뒤로 세 번의 큰 수술과 여섯 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전처럼 걷거나 뛸 수 없었지만 규현이는 장애진단을 원치 않았다. 규현이는 차분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성격이지만 ‘레고’ 이야기가 나오면 눈망울을 빛냈다. 자유롭게 날고 싶은 규현이의 방에는 레고로 만든 비행기가 많았다. 규현이는 ‘드론(무인비행기)을 갖고 싶다고 했다. “다리를 다쳐서 산에도 못 올라가고 움직이는 게 불편하니까 저 대신 드론을 높이 띄워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보고 싶어요.” 9월 어느 날, 한 식당에서 규현이를 위한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하러 밖으로 나간 규현이의 눈에 무언가 보였다. “저거 새야?” 맑은 하늘에 떠 있는 낯선 물체는 규현이에게 선물하기 위해 준비한 드론이었다. 규현이의 사연을 들은 한 드론교육 전문가가 재능기부로 조종법을 알려 주기 위해 경기도에서 청주까지 달려왔다. 드론 조종기를 손에 쥔 규현이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소원이요? 이제 이뤘는데요.” 규현이는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드론을 조종하는 동안 자신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기부자가 먼저 알아야 할 사실 10가지 기부 문화는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다. 빌 게이츠는 사회로부터 얻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기부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부자들은 의미있는 일, 관계하는 일, 확실한 목적에 쓰여지는 일에 기부를 원한다. 기부자들의 동기부터 따져보자. 1. 기부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부에는 먼저 기부자가 특별한 용도를 지정하지 않는 ‘순수 기부’가 있습니다. 반면 기부자가 특정한 사업을 후원할 목적으로 지정해서 기부하는 ‘조건부 기부’도 있고요. 또 개발사업 등을 진행할 때 시행자들이 국가나 지자체에 제공하는 ‘채납형 기부’,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 예술작품을 제공하는 ‘기증형 기부’도 있습니다. 2. 우리나라 기부 현황이 궁금해요 아름다운재단 ‘기빙코리아’의 기부금 집계를 보면 2011년 한국인의 연평균 기부금액은 21만9000원으로 직전 조사년도인 2009년의 18만2000원에 비해 20% 이상 늘었습니다. 기업의 경우 상장기업(1700개사)의 한 해 평균 기부금은 8억3700만원, 비상장기업(1만5651개사)의 평균 기부금은 4500만원 수준입니다. 3. 개인들은 어떤 동기에서 기부를 하나요 아름다운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기부 동기로 ‘동정심’이 62.1%로 가장 높게 나타나 ‘불쌍하다’는 감정이 여전히 기부 동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감’의 비중이 2009년 54.8%에서 59.4%로 상승하여 기부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우리나라에서 기부액이 많은 기업은 어디인가요 기업의 기부금(2012년 재무제표 기준) 지출 1위는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는 2353억49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2위는 현대중공업(1329억2700만원), 3위는 삼성중공업(1115억2430만원) 등입니다. 이밖에 케이티,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 한국전력공사 순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5. 정부에도 기부할 수 있나요 우리 법률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모금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개인과 기업에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어 이들 기관이 모금활동을 한다면 암묵적인 강요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은 어느 정도입니까 먼저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기부금대상 민간단체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곳에 개인이 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소득금액의 30% 이내에서 15%의 세액공제, 3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에 대해서는 30%의 세액공제를 합니다. 법정기부금 단체의 경우 기부자의 소득금액 100% 한도에서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7. 기부금 영수증만 있으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영수증을 발급한 기관이 ‘지정기부단체’나 ‘기부금대상민간단체’로 등록돼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단체를 세제적격단체라고 부릅니다. 당국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한 단체라고 해도 세제적격단체 선정을 받으려면 별개의 자격과 등록이 필요합니다. 모집단체가 세제적격단체가 아니라면 기부금과 후원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없습니다. 8. 현물기부의 경우 기부금액을 어떻게 산정하나요 기부금 단체에서도 현물의 기부금품 가액의 기준을 얼마로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현물의 기부금은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정당한 매매가격’으로 계산합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당시의 진도군과 안산시, 태안기름유출사고 등에서의 태안군처럼 법률상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그 곳에서의 자원봉사도 기부금으로 산정될 수 있습니다. 9. 기부금을 받은 단체가 돈을 손에 쥐고 있지는 않나요 기부금은 2년 내에 반드시 사용하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습니다. 만약 정해진 기한 내에 기부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모금단체는 기부금을 기부자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등록관청에서도 기부금품을 어떻게 모금하는지,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10. 기부금을 받은 단체의 활동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싶어요 원칙적으로 기부금을 받은 모든 단체는 기부자에게 기부한 내용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보고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기부자를 일일이 접촉할 수 없어 대부분 ‘연차보고서’를 공개·제공합니다. 또한 모금기관은 모금액의 사용결과 ‘나눔포털’과 단체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기부금 모집결과 및 사용결과를 게시 공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자료제공 서울시 기부 길라잡이
- 2015-12-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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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는 주고받음이다 PART6] 김종욱 (사)CEO지식나눔 공동대표의 생활에 밴 기부 실천
- ‘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김종욱(金鍾郁·70) CEO지식나눔 공동대표는 그러한 기부의 힘을 믿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는 기부가 그 무엇보다도 생활 속에서 굳게 자리 잡혀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말하는 삶을 가꾸는 재능기부의 힘이란 무엇인지 들어보자. 슬쩍 지나간 그의 노트에 적힌 글이 인상적이었다. ‘남자는 다 애 아니면 개다.’ 주변에서 그를 가리켜 ‘유머와 재치가 많은 어른’이라고 부르는 게 이상하지 않을, 촌철살인으로 다가오는 문장이었다. ‘경이로움에 대한 매혹, 어린아이와 같은 탐구심, 삶에 대한 환희만 있으면 늙지 않는다’는 새뮈얼 울먼의 시구를 평생 실천해 왔다고 말하는 김종욱 CEO지식나눔 공동대표가 그 사람이다. 아름다운 삶을 전수하고 싶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 외국부를 시작으로 도쿄, 런던,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며 한빛은행 부행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우리금융지주회사 부회장, 우리투자증권 회장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다. 2007년에 은퇴한 후 한미글로벌 기업에 경영 자문을 하고 있는 그는 기부의 기쁨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CEO지식나눔을 운영하면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가진 지식이나 지혜를 젊은이에게 전수하자는 의도로 모였습니다. 모임을 열자 한국장학재단에서 멘토링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죠.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로 가족적인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안타까웠고,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좋은 마음과 긍정적인 태도를 후대에 계속 전달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전수하고 싶어서 CEO지식나눔을 열었다는 김 대표는 나이 든 사람의 지식과 지혜로 건전한 젊은이로 거듭날 청년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이며 기부라는 것이다. 돈이 아닌 삶을 전달하여 더 좋은 삶을 살게끔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은 아직도 거부감이 있는 국내의 기부 문화에 대한 하나의 돌파구처럼 들려왔다. 기부는 저축처럼 미리 떼어놓고 해야 하는 것 “제가 처음 은행에 들어갔을 때, 선배가 ‘너희들은 저축을 해야 한다. 저축할 돈을 미리 떼어놓으면 저축이 된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제가 기부를 해보니까 기부라는 것도 저축처럼 먼저 떼어놓고 해야 기부가 되지, 남는 걸로 기부한다고 하면 안 됩니다.”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 기부는 미리 떼어놓고 하는 것. 그것은 기부란 생활 속에 배어 있어야 가능함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완전하게 증명하지 못할 세 가지’라고 전제하며 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했다. “첫째, 누구나 살다 보면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매일 조금씩 아프지만 참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그게 운동이 되고 큰 아픔을 분산시켜 줘요. 저는 아침마다 108배를 하는 것으로 그 고통을 나눠서 체감합니다. 둘째, 살다 보면 크게 피 흘릴 일이 생겨요. 수술을 해서 피를 흘리거나 단순히 피를 흘리거나, 어떻든 피를 흘릴 일이 생깁니다. 그렇게 흘린 피는 못 쓰니 다 버려야 해요. 그런데 일종의 기부인 헌혈을 해서 다른 삶을 살려 보세요. 신이 그걸 보면서 ‘좋은 일을 많이 했구나. 내가 더 피 안 흘리게 해야지’ 합니다. 그래서 헌혈을 많이 한 사람은 자기 가족의 피 흘림도 신이 막아준다고 봐요. 셋째, 살다 보면 큰돈을 쓸 일이 있어요. 그런 일이 닥치기 전에, 조그맣게 각 사회단체에 자동이체로 한 달에 만 원, 삼만 원 정도 소액으로 보내면 신이 보면서 ‘돈 좀 썼네. 억울하게 돈 쓸 일 막아줘야지’ 하면서 막아줄 거예요. 증명은 못하겠어(웃음). 하지만 제 믿음입니다.” 기부는 조금씩 피를 흘리는 일과 같다 기부란 ‘조금씩 피를 흘리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기부를 경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이자 기부를 당연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표현이 아닐까? 그런데 기부를 하면 언젠가는 도움을 받는다는 김 대표의 신념은 그저 무턱대고 생긴 긍정적인 생각일 뿐일까? 아니다. 김 대표의 삶이 그러한 자신을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상대를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혜택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온 고마움을 기억하는 힘이야말로 김 대표가 가진 기부 신념의 기반이기도 했다. “회사는 날 해외에 보내줬으니까 그게 너무 고마워서,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후배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쳤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부란 거기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1980년대에 영국에 가서 본 기부의 생활화가 무척 부러웠어요. 우리나라는 기부라고 하면 반짝하고 어떤 기간에만 할 뿐인데, 영국은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죠. 거기에 우리가 가야 할 기부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씩 기부를 위해 쓰는 걸 생활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사실 기부라고 표현할 것도 없이, 나누는 것이 바로 그거예요.” 지혜의 자산 사회에 환원 김 대표는 손주에게도 나눔의 교육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다가 지체부자유자나 어려운 사람을 보면 손주에게 돈을 줘서 그 사람에게 주도록 한다고 한다. 받기만 하면 쓸 줄 모르기에, 주는 걸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주는 걸 안 가르치면 어른이 돼서도 받으려고만 합니다. 받고 싶으면 먼저 주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사는 원리예요. 그래서 기부가 세상을 사는 원리의 기본일 수가 있는 거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타인에게 뭔가를 줘서 뿌듯한 마음을 알게끔 해야 합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자식들에게는 사랑하는 연습, 베푸는 연습, 소통하는 연습을 많이 시켜야 한다고 믿어요.” 기부를 세상을 사는 원리라고 말하는 김 대표의 사고의 기반에는 세상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당연한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당연함은 심지어 물리법칙으로서의 중력에 대한 고마움으로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살고 있는 중인데 만유인력의 법칙, 그러니까 중력을 고마워하며 살아야 한다고 봐요. 모든 것의 기본이 이 중력에서부터 비롯되거든요. 중력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다들 붕 떠서 지내야 하죠. 중력만 봐도 우리는 기적 속에서 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걸 당연시해요. 아인슈타인이 말했습니다. ‘사람은 기적을 믿는 사람과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나는 믿는 사람이다. 나는 매 순간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기적 같다.’” 매 순간 세상을 살아가는 게 기적 같다 자신이 노력한 것보다 세상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받았다는 마음. 김 대표의 강점은 그곳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저는 전생도 있다고 믿어요. 사람은 다 다르게 태어나기 때문이죠. 태어날 때부터 남들보다 50미터 앞에서 뛸 수 있는 사람과 50미터 뒤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이 나뉘거든요.” 김 대표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가, 나빴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어보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나빴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좋았다고 생각해야 나중에 더 좋아집니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후배들을 가르치고자 했고 지금도 그래요. 그런데 무조건 달콤한 얘기를 들려주는 사람, 그들은 다 사기꾼들이에요. 조심해야지. 가끔씩 저에게도 뭔가 당첨됐다는 전화가 와요. 그러면 저는 그 사람에게 ‘그거 당신이 다 가지세요’, 그러지(웃음).” ‘냉정한 긍정주의자’로서의 김 대표가 꿈꾸는 CEO지식나눔의 미래는 모양이 차차 갖춰지고 있다. 우선 새터민 교육이 있으며, 오너의 2세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컨설팅은 계속 추진 중이며 최근에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재능기부는 특히 자존감이 저절로 높아진다 김 대표에게 은퇴 후의 멋진 삶에 대해 물어봤다. 생활화된 기부가 주는 저축된 힘 외에 그의 은퇴 후에 활력을 주는 힘에는 무엇이 있을까? “누군가가 ‘자기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이는 74살이었다’라고 말한 게 있어요. 저는 ‘가장 행복한 나이’보다 조금 모자란 나이죠. 그런데 이제는 의무가 없고 손자는 귀여워만 하면 되니, 저도 행복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가끔씩 내게 젊어지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데, ‘지금 행복한데 왜 젊어져?’라고 대답하죠. 행복의 첫째는 자유예요. 를 쓴 그리스의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자신의 묘비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바라는 게 없다. 두려운 게 없다. 나는 자유다.’ 과거에는 역할에만 충실하느라 어려웠던 일이지만, 나이가 든 이제는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게 있는 법이에요.” 은퇴하면 많은 게 사라진다. 그 대신 얻는 것은 자유다. 나이가 만들어낸 자유와 생활 속의 기부로 축적된 힘을 김 대표는 고마운 마음으로 누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영혼처럼, 이렇게 늙으면 안 된다는 그의 말에도 당당한 자유가 배어 있었다. “나이를 먹는 것이 훈장 받는 일은 아닙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젊은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건 기본적으로 안 돼요. 19살을 넘어 성인이 되면 100살과 똑같은 성인입니다. 그러니 나이로 누르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돈을 벌었다고 거만하게 행동한다든지 행동이 바뀌는 일부 사람들은 꼴불견이에요. 좋은 사람하고 함께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돈을 쓰는 자유보다 기부하는 자유를 가져보세요.” 김 대표는 CEO 멘토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성숙한 생각을 나누고, 취업과 창업 지도를 통해 사회진출의 장애를 슬기롭게 넘어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작은 일을 왜 ‘기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인지 몹시 미안하고 쑥스러워했다. 그는 돈이 아닌 다른 자원(resource)도 자원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돈이 아닌 서로의 전문성을 모두 돈과 똑같은 가치로 여기는 그에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헌신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진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CEO지식나눔에 대하여… 2010년 30명으로 출범한 (사)CEO지식나눔의 회원은 전·현직 국내 기업 임원 및 대표급 인사들이 강연을 통해 지식나눔 활동을 전개한다. 2015년 현재 75명으로 지난 5년간 대학생과 사회인 멘티를 1500여 명 지도했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630여 회 CEO 특강을 통해 연인원 6만여 명을 교육했다. 아울러 회원들이 강의 등 활동으로 모아진 기부금과 후원금으로 대학생과 유학생 8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보조기구 구입에 기부했다. 회원들은 500만 원의 입회비를 내고 CEO지식나눔 모임에 가입해 모든 활동을 무상으로 하고 있다. 각종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전액은 법인 운영금으로 사용하며, 남으면 사회복지재단 등에 다시 기부한다. LG화학 사장을 역임한 노기호 상임대표를 필두로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민경조 前 코오롱그룹 부회장, 김수근 차병원그룹 고문, 김기용 前 카길한국대표 회장, 강정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금융전문대학원 원장, 박문화 前 LG전자 사장, 박종식 前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이방주 ㈜JR투자운용 회장, 허남석 포스코ICT 상임고문 등이 나눔 활동에 참여한다. 이 외에도 박주철 前 SK글로벌 사장, 신원기 前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윤봉태 GS칼텍스 상임고문,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 최동수 한화그룹 고문, 최길선 현대중공업 총괄 회장 등이 주요 회원이다. 김종욱 대표는 은퇴 후 재능 기부를 하게 된 궁극적 이유에 대하여 “작게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게 되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이태인 기자
- 2015-12-31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