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1945년 8월 15일, 한 사상가의 표현대로 ‘도적처럼’ 찾아온 해방은, 고통스러운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새로운 가능성과 맞닥뜨리게 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준 이날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박탈당했던 모국어의 근원적 회복을 가져다주었다. 이때는 일제 강점기에는 간행되지 못했던 이육사, 윤동주, 심훈 등의 유고시집이 간행되었고, 여러 종의 사화집도 잇달아 출간됨으로써 역동적인 문학 출판 시대를 열게 된다.
해방 직후 출간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의 『청록집』과 서정주의 『귀촉도』는 우리 나라의 정상 시편으로 손색이 없는 위상을 보여주었다. 특별히 『청록집』은 자연을 근대시의 주요한 시적 대상으로 아름답게 재현해내면서 우리 말의 가락과 이미지를 높은 예술적 형상 속에서 구현함으로써 이 시대의 가장 화려한 사화집으로 등극되었다. 더불어 김영랑, 김광균, 유치환, 김광섭, 김현승, 신석정, 김상옥, 이호우 등이 우리 서정시의 미적 경지를 우뚝하게 올리는 가편들을 쏟아냈다.
소설 쪽에서는 해방 전후의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 염상섭, 이태준, 채만식, 김동리, 계용묵, 허준, 황순원 등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당대적 상황 인식으로서의 소설은 8·15가 외세에 의한 불완전한 해방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념 대립과 남북 분단을 낳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족사적 출발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증언하였다. 그 불충분한 해방이 분단과 전쟁을 곧 야기한 것은 우리가 두루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순수서정에 뿌리를 내리다
1950년대 벽두에 터진 6·25전쟁은 우리 역사를 근원에서부터 바꾸게 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물리적 충격을 주었던 이 전쟁은 이후 우리 문학의 가장 강력한 존재 근거이자 동시에 한계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과 가난, 반공과 서구 추수라는 공통된 체험을 통해 이 시기의 문학적 주체들은 문학적 아비를 상실한 채 폐허 속을 거닐게 된다. 이때부터 우리 시의 주류 미학은 ‘순수서정’에 뿌리를 내리게 되는데, 특별히 서정주는 독자적인 상상력과 탁월한 시적 의장(意匠)으로 한국 시의 정상으로 우뚝 서게 된다. 공동사화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1949)을 펴낸 ‘신시론’ 동인들은 모더니즘 시운동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이 시기의 소설은 전쟁을 직접 겪은 작가들의 경험적 증언으로 채워졌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방향 상실과 불안 의식 등에서부터 생활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매우 섬세한 심리적, 현실적 리얼리티를 담게 되는데 김동리, 김성한, 이범선, 오유권 등이 그 사례일 것이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 의식의 치유 과정을 그린 손창섭, 서기원, 반전 이념을 담아낸 박영준, 황순원, 선우휘, 오상원 등도 기억할 수 있다. 이밖에도 장용학, 이호철, 임옥인, 박경리, 강신재, 박연희, 오영수 등이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작가들이 절대 가난과 싸우면서 소중한 기록을 남긴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흐름에 불을 지피다
1960년대에 일어난 4·19혁명은 민주주의의 경험과 가치를 인식시키는, 호환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시기의 시문학은 대개 세 가지의 흐름을 형성한다.
하나는 당대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그에 대한 저항의 저류로서 김수영과 신동엽이 주축을 이루었다. 이들을 통해 우리 시는 4·19혁명이 가져다준 이념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 민족주의의 상보적 형상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 다음 하나는 인간 내면과 형식 탐구의 흐름으로서 김춘수가 대표적이다. 김춘수의 시는 관념의 배제를 노리면서 존재와 언어의 관계에 대해 천착하는 일관성을 보였다. 마지막 하나는 전봉건, 김종삼, 천상병처럼 전 시대로부터 창작을 꾸준히 이어온 시인들에 의해 구축된 현대적 감각의 세계였다. 김남조, 박재삼, 박용래, 김관식 같은 서정의 흐름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소설 쪽의 대표적 사례는 최인훈의 『광장』이었다. 이 작품은 남과 북의 이념적 대립과 주인공 이명준의 자살로 상징되는 절망, 자유와 평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시하였다. 그런가 하면 분단과 외세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남정현의 『분지』는 이 시기 최대 문제작으로 거론되었다. 그리고 분단 문제는 박경리, 이호철 등의 작품에서 심화된 형상을 얻는다. 특유의 감각적 문체로 도시적 삶의 위선을 그린 김승옥의 서사는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별칭을 받을 정도로 1960년대 문단을 강타하였다. 그만큼 이 시기는 우리 문학의 다양화가 비로소 이루어진 때라고 할 수 있다.
민중적 서정시와 노동현실 소설화
1970년대의 문학적 감각과 상상력은 ‘유신’이라는 정치 체제와 전태일 사건이라는 충격적 사건으로부터 그 형식과 내용이 시작되었다. 이 두 가지 축은 당시의 작가나 시인들로 하여금 권력에 대한 문학적 관심의 본격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시에서는 민중적 서정시가 경제 발전의 불균형과 그에 따른 민중의 피해 과정을 가장 본격적으로 그려냈는데 신경림, 고은, 김지하, 조태일, 정희성, 문병란 등의 시가 주목되었다.
그런가 하면 황동규, 정현종, 마종기, 김광규, 김명인 등이 보여준 음역은 현대 사회의 메커니즘이 주는 소외와 내적 파탄을 증언, 가시화함으로써 한국 시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주었다.
이 시기의 소설은 현실적 삶에 초점을 맞추는 양상이 본격화하였다. 그 대표적 형태가 농촌 공동체의 해체와 근대화에 대한 비판이었고 이문구가 그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노동 현실의 소설화는 황석영, 윤흥길, 조세희 등이 주도하였다.
또 이 시기에 비로소 씌어지는 대하소설 박경리의 『토지』, 권력을 비판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분단 문제를 다룬 윤흥길의 『장마』 등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역사소설이 호응을 얻었다는 점인데, 이는 4·19로 비롯된 역사의식의 성장과 급격한 시대 변동에 따른 역사적 단절감의 회복 욕구가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1970년대는 대중소설이 폭넓게 출현하였다. 한수산, 최인호, 조선작, 조해일, 박범신 등이 그 구체적 목록이다. 이 시기는 우리 문학의 사회적 상상력이 깊어진 시기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창작과비평’ 그리고 ‘문학과지성’
1980년대는 광주민주화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 안에 구비된 강한 기억과 저항의 힘은, 창작과 비평 모두에서 정치적 상상력의 만개를 가져왔다.
시 부문의 대표적 흐름은 노동시라고 불린 일군의 경향으로서 박노해와 백무산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또한 김남주는 줄기찬 저항성으로 한 시대의 가장 뜨거운 전사 시인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일정한 대타적 영역을 형성한 해체시는 기존의 시문법에 대해 강렬한 도전을 보냈으며, 정치적 전위가 아니라 미학적 전위로 나섰다. 특히 황지우는 언어 실험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탁월성으로 문학적 성가를 누렸다. 이어 박남철, 김영승, 장정일 등이 더욱 급진적인 실험적 해체시를 양산했다. 또한 정치적 격변의 와중에서도 개인사의 굴곡을 통한 사회 반영 혹은 인간의 존재 탐구에 매진해온 시인들로는 이성복, 최승자, 최승호, 기형도 등이 있었다.
소설 쪽에서는 1980년대를 휩쓴 진보의 열기에서 비켜선 자리에서 문학을 했던 작가들도 있는데 그 대표 격이 이문열이다. 소설 기법의 새로움을 추구한 작가군으로는 이인성, 최수철이 있다. 그리고 기법 실험의 극점을 보여준 서정인의 『달궁』, 역사소설의 기법으로 현실을 우회적으로 그려낸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등도 소재 확대를 가져온 예에 속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여준 작품들도 많이 창작되었다. 문순태, 임철우, 윤정모, 최윤 등은 그러한 유에 속하였다. 해방 직후의 삶을 통해 역사적 비극의 원천을 형상화한 김원일의 『겨울 골짜기』와 조정래의 『태백산맥』도 이 시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성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시민의 삶을 구체적으로 쓴 소설이나 언어 자체를 탐색하는 소설들도 다수 나왔다.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등이 그 실례일 것이다. 이 시기는 매체와 작가군이 폭증한 시대로서 대중이라는 개념이 본격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여성 작가들의 대활약
1990년대에 들어서는 여성적 감각에 뿌리를 둔 시쓰기 방식이 크게 대두하였다. 그 주자로 우리는 유안진, 천양희, 신달자, 노향림, 김승희, 최문자, 김혜순, 황인숙, 허수경, 정끝별, 나희덕, 박라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생태적 상상력의 시편들이 쏟아진 것도 괄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이시영, 이하석, 고형렬, 고진하 등의 시나 『녹색평론』 같은 근대적 기획에 대해 의혹과 도전을 보내는 패러다임이 이에 중요한 흐름을 이루었다. 이러한 지향은 ‘정신주의’라는 명칭을 부여받는 일군의 시적 경향으로 나아가기도 하였는데 조정권, 최동호 등이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
현실인식에 바탕을 둔 시적 발언은 김정환, 도종환, 박영근, 최두석, 이재무, 안도현 등에 의해 이어졌다. 이른바 ‘몸’의 시학이라고 불리는 일군의 경향은 정진규, 김기택, 채호기, 박주택 등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는 주체, 권력, 이성, 중심의 언어에서 타자, 탈권력, 감성, 주변의 언어가 목소리를 얻어가고 있는 것을 실증하였다.
소설 부문에서는 여성성의 잠재적이고 대안적인 가능성을 문학적 감수성과 결합시켜 풍요로운 형상화가 이루어졌다. 공지영, 오정희, 신경숙, 은희경, 이혜경, 김향숙, 공선옥 등이 주도한 이러한 패러다임은 관용과 너그러움, 희생, 포용성으로 그 정서적 지향을 움직여갔으며, 어떤 것도 절대 구심이 될 수 없다는 융통성 있는 사유를 보여주었다.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과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이 지나간 시대의 오래된 기억들을 독자 앞에 되불러주었으며, 구효서, 정찬, 성석제, 김영하, 김연수, 한강, 전성태 등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하며 새로운 언어들을 갈무리하였다.
이러한 복합적 흐름을 20세기에 형성했던 우리 문학은 21세기에 들어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그 외연과 실질을 확장하고 심화해가고 있다.
시에서는 이른바 ‘미래파’로 상징되는 새로운 시적 경향이 중요한 비평적 대상이 되었고, 소설 쪽에서도 다양한 작가군이 들어와 새로운 창작 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해방 후 70년 동안 우리 문학이 일구어온 역사는, 이렇게 가파른 역사와 삶을 비추어온 별자리처럼 한편으로는 선연하고 한편으로는 흐릿하기만 하다. 하지만 여기 거명된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아득하지 않은가?
젊은 날의 무기가 톡톡 튀는 감성이라면, 연륜의 무기는 직감이나 종합적인 판단 능력이다. 인간의 직감과 판단능력은 연륜이 쌓이고 인생의 경험치가 더해질수록 단련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뇌과학 연구를 통해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나이가 들어 신체 노화가 진행되더라도 뇌는 충분히 젊게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년 이후 머리가 나빠졌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익숙한 일상으로 인해 뇌의 활동이 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눈, 코, 입, 귀, 피부 등 오감을 이용해 잠자고 있는 뇌를 깨우는 두뇌훈련을 소개한다.
도움말 양영애 인제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
참고 요네야마 기미히로 · 전나무숲 출판사
STEP 1. 오감자극으로 젊은 뇌 만들기
Q. 당신의 라이프 스타일은?
1. 일주일에 한 번은 처음 가보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2. 음악은 항상 새로운 장르를 번갈아 듣는다.
3. 최신 유행어를 알고 있다.
4. 자신의 전문분야 말고도 다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5. 가끔 10분 이상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A. 당신의 두뇌 상태는?
위의 항목 가운데 2개 이상 체크되지 않았다면 당신의 뇌는 쿨쿨 겨울잠을 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소개할 두뇌 훈련을 열심히 실천해서 뇌에 생기를 팍팍 불어넣자!
1) 눈 감고 밥 먹기
시각 정보를 차단해 공간감, 후각, 미각, 촉각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먼저, 눈을 감고 상상력을 총동원해 반찬이 어디에 있는지 식탁 위를 헤매라. 공간과 관련된 상상은 우뇌를 자극한다. 반찬을 찾았다면 젓가락으로 집어 그것이 무엇인지 촉각과 후각을 이용해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입으로 가져가 맛과 향으로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최종 확인한다. 이처럼 시각 정보를 차단하면 평상시 쓰지 않던 뇌 기능을 그만큼 의식해서 쓸 수 있다.
2) 주머니 속의 동전 알아맞히기
잠자고 있는 촉각을 깨워 두뇌를 자극해보자. 우리는 시각 덕에 평소 손으로 물건을 만져보고 형태를 파악하는 일이 드물다. 촉각이 뇌 속에서 가장 깊이 잠들어 있는 감각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머니에 10원짜리 동전과 100원짜리 동전을 각각 5개씩 넣고 그것이 얼마짜리 동전인지 만져서 알아맞혀 보자. 크기나 무게로 금방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쉽지 않다. 이처럼 손가락의 미묘한 감각을 더듬어 보는 일은 바로 대뇌피질의 자극으로 이어진다.
3) 귀 막고 계단 오르내리기
우리는 소리에서 힌트를 얻어 정보를 추측한다. 물건을 내려놓을 때 나는 ‘쿵’ 소리만 듣고도 그 무게를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자신의 발소리로 계단의 높이와 간격 등을 짐작한다.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면 귀마개를 하고 계단을 오르내려 보자. 발가락 끝에 신경을 집중하는 것은 주머니 속의 동전을 알아맞히는 일처럼 대뇌피질을 자극한다. 귀를 막고 발가락으로 계단 위치를 확인하면서 사뿐사뿐 조심해서 내려가자. 소리가 차단되기 때문에 모든 감각이 발가락으로 쏠리게 된다. 평상시 거의 쓰지 않던 발가락 감각을 사용해, 뇌의 감각을 일깨우는 방법이다.
4) 코 막고 커피 마시기
커피를 마시기도 전에 달콤 쌉쌀한 향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커피의 후각적인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에서 향이 나지 않는다면 어떨까? 기존의 경험과는 색다른 감각으로 뇌를 자극할 것이다. 먼저 코를 막고 커피를 마셔보자. 평소대로라면 커피향이 코점막이나 후각을 통해 인식되지만, 향이 없기 때문에 뇌는 혀의 미각만으로 입속에 들어온 내용물을 분석하게 된다. 그러면 뇌는 돌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며 분석 작업에 더욱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된다.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도 코를 막고 먹어보자. 좀 불편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뇌는 그런 혼란 속에서 점점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5) 커피 향을 맡으며 물고기 사진 보기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의 뇌는 돌발 상황에 닥치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정신없이 움직인다. 누구든 커피 향을 맡는 순간, 커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커피 잔이나 티스푼 등 커피와 관련된 물건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커피 향은 나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커피가 아닌 물고기라면? 분명 당황하여 두뇌 회전이 빨라질 것이다. 향과 기억은 밀접하여 ‘이런 향은 이럴 때’라는 패턴이 우리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런 상식을 역으로 이용하면 뇌를 강렬하게 자극할 수 있다. 평소 익숙한 향을 준비한 다음, 그것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눈앞에 둠으로써 확실하게 속임수를 연출해 뇌를 들썩이게 해보자.
# 양영애 교수 Advice
집중력이란 환경정보보다 감각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때 필요한 각성, 집중하기 위한 노력, 상황에 따른 유연성이 요구된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크게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 오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여러 가지 감각기능이 받아들인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힘을 집중력이라 할 수 있다. ‘눈 감고 밥 먹기’ 등은 환경에서 오는 여러 자극 중 한 가지 자극을 차단 후 특정 자극에 집중하는 ‘선택적 집중력’이다. ‘커피 향을 맡으며 물고기 사진 보기’는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자극에 대해 동시에 주의집중을 유지하는 ‘동시 집중력’으로, 요리를 하면서 TV 뉴스를 듣거나 전화를 받으면서 수첩에 주소를 적는 행동도 이에 속한다.
STEP 2. 습관변화로 젊은 뇌 만들기
Q.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은?
1. 음식점에서 언제나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2. 물건을 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3. 일단 공부를 시작하면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까지 계속한다.
4. 커피만 마신다.
5. 지하철에서 항상 똑같은 자리에 앉는다.
A. 당신의 두뇌 상태는?
위의 항목 가운데 2개 이상 체크되었다면, 당신의 뇌는 이미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당장 ‘자극’이라는 비타민을 섭취해 뇌의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
자극은 뇌를 싱싱하게 만드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한다.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대뇌와 소뇌 안의 기억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갖추어졌음을 의미한다.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그 동작은 무의식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익숙해진 습관은 뇌를 지루하게 한다. 이번에는 과감하게 일탈을 시도하며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보자.
1) 점심은 다른 음식점에서 다른 메뉴로 주문해라
매일 하는 외식도 두뇌를 단련하는 훌륭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항상 먹던 음식 대신 메뉴판에 적힌 요리 가운데 가장 아래쪽 음식을 주문해보자. 아마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당신의 눈과 코와 혀를 자극할 것이다. 익숙함은 머리를 거의 쓰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하지만 편한 만큼 뇌에는 치명적이다.
2) 한 달에 한 번 명품족이 돼라
백화점에서 비싼 물건을 살까 말까 망설일 때면 누구나 가슴이 뛰고 조바심이 난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럴 때 과감하게 물건을 사버리면 스트레스에서 바로 해방된다. 명품은 가격이 비싼 만큼 이리 재고 저리 재면서 살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때 맛보는 팽팽한 긴장감이 머리가 좋아지는 특효약이다. 긴장을 하면 우리 몸에서는 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은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심장과 호흡기의 기능을 도와준다. 긴장감은 아드레날린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뇌를 활기차게 만든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긴장감은 매우 반가운 심리상태이다. 과도한 긴장감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짧고 적당한 긴장감은 뇌가 제 실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준다.
3) 외국 지하철은 최상의 뇌훈련 장소
길을 잃으면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다. 이곳저곳 이정표를 찾아 헤매면서 어떻게든 그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데, 그때 뇌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이를 훈련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의 지하철을 타보는 것이다. 외국에 나가면 언어 장벽과 낯선 환경 탓에 바짝 긴장해서 몸이 뻣뻣해지겠지만, 그건 보통 때보다 더 머리를 써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뇌가 오래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가능한 한 불편한 방법을 선택해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는 끊임없이 생각하며 자연스레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될 것이다.
4) 욕실에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면?
특별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들어보자. 평소 잠들어 있기 쉬운 우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특별히 음악을 통해 두뇌를 단련하고 싶다면 평소 잘 듣지 않는 장르의 음악을 들어라. 대중가요만 듣는 사람은 재즈를, 클래식만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트로트 등에 도전해보자. 또한, 욕실, 옥상 등 색다른 공간에서 듣게 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대중가요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는 것도 좋다. 가사를 음미할 때 우리 뇌는 우뇌뿐만 아니라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뇌에 좋은 자극제가 된다.
5) 낯선 슈퍼에서 장보기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무작정 슈퍼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레 요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게 바로 이미지 연상법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가본 적 없는 낯선 슈퍼에 가면 더욱 효과가 크다. 늘 가는 슈퍼가 아니면 상품의 진열 방식이 달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 헤매야 한다. 모르는 길을 지도도 없이 헤매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간적인 사고를 해야만 한다. 그러면, 자연히 우뇌가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부러 멀리 있는 슈퍼까지 찾아가기가 귀찮고 불편하겠지만, 그 불편함이 우리 두뇌에는 더없이 좋은 보약이 된다.
# 양영애 교수 Advice
익숙하지 않은 낯선 일 도전을 통한 두뇌 활성화 집중력을 발휘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기는 호르몬이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처음에는 뇌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생기는데 학업 성취도를 높여주고 순발력 있게 행동하도록 돕는다. 인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능력 이상의 힘을 보이는 것은 노르에피네프린 때문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극복이 가능한 일시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집중력을 높이고 삶의 활력을 준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수용체를 통해 주위의 뉴런을 조절하는데 이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생기고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좌뇌형vs우뇌형 인간 체크하기
다음 질문을 통해 만약 4개 이상의 항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우뇌형, 반대로 3개 이하라면 좌뇌형 인간이다.
1. 공식 등의 암기에 약하다.
2. 약간의 실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3. 잡담을 좋아한다.
4.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한다.
5. 미술관 관람을 좋아한다.
6. 각출해서 돈을 낼 때 계산이 서투르다.
우뇌는 오감처리, 공감각, 종합적 판단력 등에 적합하고 전체적, 감각적, 직감적인 능력이 탁월하다. 동물적 감각으로 바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우뇌형 인간의 특징이다. 학교 공부로 말한다면 미술이나 음악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는 반면 수학에는 약하다. 즉 아날로그 인간에 가깝다. 반대로 좌뇌형은 디지털 인간이라 볼 수 있다. 좌뇌는 언어, 계산, 관념 구성에 적합하고, 분석적이며 논리적이다. 수학을 잘하고 이론에 치우치기 쉽지만, 사물을 논리적으로 생각할 줄 알며 이성적이다.
손주는 약(藥)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고, 아양이라도 떨면 엔돌핀이 솟아나는 손주는 만병통치약이다. 최근 출판업계는 조부모들의 자양강장제와 같은 손주를 소재로 한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책에는 성장하는 손주에 대한 바람과 조언이 담겨있다. 애틋한 사랑과 자상한 문체에서 깊은 사랑이 전해진다.
출판업계가 차일드 붐(Child Boom)으로 들썩거린다. 아이들과의 에피소드, 소소한 일상을 담은 신간 서적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대상이 딸이나 아들이 아니다. 그 세대를 뛰어넘은 손주들의 이야기다.
손주와 조부모는 상호보완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부모는 손주에게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손주는 조부모에게서 사회에서 갖춰나가야 할 소양과 예의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부모들은 때 묻지 않은 손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잃어버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고, 가족 구성원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하기도 한다.
스타 작가들도 손주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등 베스트셀러 작가 조정래와 그의 아내 김초혜 시인이 손자들을 위해 각각 위인전과 시집을 냈다. 전직 방송인이자 정치인이었던 이계진도 손주와의 소소한 일상을 책을 통해 소개했다. (사)통일문화연구소 라종억 이사장도 손녀와의 생활을 통해 깨달은 바를 종이에 담아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이 책들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손주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것은 결코 물질적으로 풍족한 것들을 선물해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영원히 짝사랑만 하는 손주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정의롭게 살기, 상대방 배려할 줄 아는 인간되기 등 손주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것들은 크기가 원대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의 중요성을 손주들과 볼 부비며 몸소 체험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신중년들은 각박하고, 고단한 사회생활 속에서 순수함을 되찾기란 쉽지 않았다. 순수함이 주는 행복. 그 속에 피어나는 웃음이 그립다. 그리고 그 웃음의 해답은 손주다. 잊고 있던 순수함 속에 잠시 떨군 할아버지·할머니의 고개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손주의 힘이다. 그리고 그러한 손주를 보며, 우리의 지난날을 반성하기도 한다.
이제 소개할 책들을 탐독하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작가들이 손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그리고 손주들이 작가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이내 공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책 4가지를 선정했다. 작가의 일상에 공감하는 사람은 웃을 것이고, 손주에 대한 육아법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도 모르게 메모할 노트를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 김초혜, 행복이 (시공미디어)
조정래 작가와 그의 아내 김초혜 시인. 이 부부의 손주 사랑은 못 말린다. 김초혜 시인 또한 손주에 대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고 펜을 들었다. 그가 손주를 위해 쓴 ‘행복이’(시공미디어)다.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절절하다. 손자에 대한 사랑이 365일간의 기록으로 표현됐다. 저자 김초혜는 첫 손자 재면군을 생각하며 1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다. 이 책은 손자에게 쓴 365개의 편지를 엮어 잔잔한 감동이 배여 있는 내리사랑의 결정체다.
‘달은 별 중에 으뜸, 해는 밝은 것 중에 으뜸, 재면이는 사람 중에 으뜸’이라고 시처럼 표현한 시작글에서 손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진다. 구구절절하고 가슴 저린 이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 형태로 써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의 저자 김초혜는 손주가 각박한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갈 지혜를 알려준다.
이 책에는 손주가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알아야할 것들,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들, 남들을 배려하고 사회에 유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취해야 할 것에 대한 할머니의 조언이 담겨있다. 할머니가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옛날이야기를 해주듯 동화책을 읽어주듯 부드럽고, 나지막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재면아! 넌 어떻게 이 세상에 왔지? 아버지 어머니를 통해서 왔다. 그럼 아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서 왔다. 그게 역사 인식의 기본이다. (중략) 그 인식의 역사의 흐림이고, 역사의 중대성이다.’(182쪽)
저자 김초혜는 현대 사회에서 퇴색돼 가는 끈끈한 가족의 의미를 손주 재면군에게 자상하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사랑과 가족, 행복의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계진,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 (하루헌)
30년차 베테랑 아나운서, 재선 국회의원 출신 이계진. 번쩍번쩍 정장이 누구보다 잘 어울렸던 그가 이제는 똥꼬 할아버지로 돌아왔다. 이계진과 두 손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하루헌)를 통해서 말이다.
이 책에는 이 씨의 손자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난다. 손자들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소소한 일상을 관찰해 꼼꼼히 기록한 것을 책에 담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과 더불어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손자들이 바르고 배려심 있게 성장하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책에 녹아있다. 손자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말을 하길 바란다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말로 손자를 대하라는 부분은 손주 육아를 위해 저자가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계진과 비슷한 세대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고개를 끄덕거릴만한 책이다. 여느 가정의 할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손자를 사랑하고 보살피는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씨가 두 손자를 대하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할아버지의 공통적인 모습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를 대할 때 원칙과 필요한 교육 방침이 담겨 있어 초보 부모들을 위한 육아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다. 자연을 순응하고 공존하며 배려하라’는 인성교육 요령이 담겨있다.
◇ 라종억, 유지 신발이 점점 커진다 (해빗)
어린 아이들의 대답은 가끔씩 상상을 초월하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당황스러워 쭈뼛대기도 한다. 어린 아이의 순진무구한 대답과 행동에서 어른들이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사)통일문화연구소 라종억 이사장이 책으로 펴냈다, 손녀 유지의 이야기를 시집으로 발간한 ‘유지 신발이 커지다’(해빗)를 통해서다.
“손가락을 접으며 덧셈을 가르친다. ‘두 개를 접고 세 개를 더 접으면 뭐가 되지?’, 다섯이라는 답 대신 유지는 ‘주먹이 돼요’한다.” - 중
이런 뜬금없는 대답에 이내 폭소가 터진다. 라종억 이사장은 손녀 유지양과 있었던 사소한 일상에서 특별한 경험까지 꼼꼼히 메모했다. 할아버지로서 손녀에게 느꼈던 감정을 군더더기 없이 썼다. 시를 음미하는 이들도 쉽고 가벼운 향기에 빠질 수 있다.
‘유지가 밥을 한입 가득 받아먹으면 / 왜 내가 배가 부른지 몰라’. 손주가 있는 조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을 만한 감정을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독자들의 입에 한가득 잔잔한 미소가 퍼질만하다.
손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희비가 엇갈리는 조부모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이 시들 속에 담겨있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에서, ‘하부지 또는 함무니’라고 첫 마디를 꺼냈을 때의 감동까지. 이 책을 통해 그 순간을 공감하며 웃을 수 있다.
◇ 조정래, 큰 작가 조정래의 인물이야기(문학동네 어린이)
태백산맥, 정글만리 등 제목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타 작가 조정래. 그가 이번에는 손자를 위한 위인전을 만들었다.
"손자들에게 손수 쓴 책들을 읽히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어요. 사랑하는 손자들과 그들의 친구 세대를 위해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책들과는 다르다. 손주를 소재로 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손자를 위해, 손자 세대에게 바치는 위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래전부터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읽힐 책을 손수 써서 읽히고 싶었던 조 작가. 그 꿈은 아들이 아닌 손자들을 통해 이뤄지게 됐다.
안중근,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등 총 7명의 위인을 직접 선정했다. 수난의 역사 속에서도 악착같이 버티고, 곧은 삶의 방식으로 이 땅을 지켜 온 위인들을 통해 손주들에게 자존심과 의지를 갖게 하기위해 동화가 아닌 위인전을 택한 조 작가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비단 자신의 손주만이 아닌 이 조국의 모든 손주들을 향해있다.
이 책은 위인전이지만 건조하거나 딱딱하지 않다. 큰 작가 조정래답게 스토리에서도 긴장감이 흐른다. 문학적인 느낌은 물론이거니와 현장감 또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하다. 이 시대의 할아버지 할머니로서 손주들의 영혼을 살찌울 책으로 ‘큰 작가 조정래의 인물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권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