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이스크림, 팥빙수, 청량음료 등 시원한 여름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위를 쫓기 위해 과도하게 먹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강하고 맛있게 더위를 식히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팥빙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재평가 받고 있다. 레트로 감성이 인기를 끌면서 기성세대가 즐겨 먹던 양갱, 약과 등의 전통 과자가 2030세대에게 새롭고 참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팥빙수는 잘게 부순 얼음에 팥과 콩고물, 떡, 우유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 먹는 음식이다. 설탕에 절인 팥과 연유가 필수 재료인 팥빙수를 자주 먹다보면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이 팥빙수에 대한 한의학적 견해를 제시했다.
팥은 그 자체로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한의학적으로도 팥은 해열에 효과적인 약재이며, 이뇨작용을 도와 열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한의학계에서는 ‘최고의 해열제’로 불리기도 하며, 팥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비타민B는 여름철 기력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사계절 중 여름철에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가장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당류 섭취량을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여름철 당류 섭취량 전체 연령대 평균 39.2g였다. 또한 12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음료류, 특히 탄산음료로 인해 당류를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빙수에 올라가는 팥은 설탕에 절여 사용하는 것으로, 이 역시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김 병원장은 팥과 함께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견과류를 추천했다. 견과류는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혈당 상승을 막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아몬드, 캐슈넛 등 마그네슘이 함유된 견과류는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혈당 수치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팥빙수에 고소함을 더하는 콩가루 또한 완전영양식품이라 불릴 정도로 우수한 식재료다. 한의학에서 ‘대두’라 불리는 콩은 성질이 평(平)해 누구에게나 탈이 없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3대 필수 영양소는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이 균형 있게 함유돼 있어 ‘밭의 소고기’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다.
이처럼 팥빙수는 건강에 좋은 재료들을 곁들여 먹는 간식이지만, 시판되고 있는 빙수는 초콜릿, 시럽 등을 첨가해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카페의 빙수 제품 대부분 열량이 밥공기(300㎉) 2.2공기에 맞먹는 667㎉를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당 함량은 84g으로, 1일 당 섭취 권장량인 50g을 훌쩍 넘긴다.
김 병원장은 과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조절할 것을 권했다. 팥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온 불균형 상태가 심해져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토핑과 시럽이 가미돼 당도가 높은 간식인 만큼 과다 섭취 시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어 특히 당뇨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연령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과일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높았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에도 당이 적잖이 포함돼있는 경우가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지난 6월 열린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BRAVO! 2022 헬스콘서트’에서 “시중에 있는 고령자 영양식 제품을 선택할 때도 당분이 함유된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장년층의 경우, 무설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인전문의사 양성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취약함이 드러난 노인의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인의학 전문가들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를 통해 본 노인의료’ 심포지엄에서 기저질환, 만성질환으로 감염에 취약한 노인을 위해 대비해야 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노인의학세부전문의 추진관리위원회를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요양병원협회, 대한노인병학회와 보건복지부가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노인의료의 취약점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 손기영 울산대 가정의학과 교수, 윤종률 대한노인병학회 회장이 발제를 맡았다.
정기석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난 이후 노인,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와 같은 건강 취약 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커졌다”며 “65세 이상,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비만‧당뇨‧심장질환‧만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자가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될 확률이 높고, 실제 사망률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 대면 진료 결여, 입원 대기, 중환자실 부족 등의 치료 부분과 요양시설 속 종사자 교육 미비, 감염관리 취약, 의료 연계 부족 등 미흡한 보건의료 정책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황. 이에 정 교수는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종률 대한노인병학회 회장은 ‘노인 주치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인 주치의는 노인병 전문의사로서 노인 만성질환과 다약제 복용 등을 관리하고, 허약 노인 건강 증진 사업을 수행한다. 또한 ‘노인 포괄평가’를 실시해 노인의 신체적, 정신‧심리적, 사회 환경 정보 등을 파악하는 일을 맡는다.
윤 회장은 한 명의 노인 주치의가 아닌 다수의 전문의사가 개별진료를 하는 ‘진료의 분절화’를 지적했다. 이로 인해 총 진료비, 즉 노인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가 증가하고, 다약제나 부적절한 약물 복용 횟수가 증가해 부작용 위험이 커지고, 치료 효과나 만족도가 감소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평생 지불하는 의료비의 절반은 64세 이후에 지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60대(61~70세)에 1903만 원, 70대 이상은 2422만 원을 지출하며, 전체진료비가 전년대비 11.9% 증가하는 동안 노인진료비는 14.7% 증가했다.
윤 회장은 “노인 주치의를 통해 노인의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이나 약물 복용을 예방할 수 있다”라며 노인 주치의 양성과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에서 만성복합질환 통합 관리, 다약제 복용을 관리하고 허약(노쇠)노인 건강 증진, 요양시설입소 감소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단순한 질병 관리만으로는 노인의 건강권을 향상할 수 없다”라며 “인체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노인이 집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노인을 위한 의료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인 전문의‧주치의와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 신설 등 새로운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국내에선 대부분의 선진국과는 달리 노인 전문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노인병을 전담하는 진료과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의료계에서 노인 전담 진료과목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일부 병원에서 진료과를 자체적으로 신설하기 시작했다. 2007년 분당서울대병원이 ‘노인병센터’를 설립했고, 2009년에 서울아산병원에 노년내과를 신설했다. 현재는 국내 10여 개 진료과에서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과장은 “노인건강과 관련된 과가 없어 이에 대한 전문적 사업 추진이 현재 어렵다는 점은 복지부도 인지하고 있다”라며 “다만 현재 건강정책과에서 추진하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을 이와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은 궁극적으로 어르신이 갖고 있는 모든 질병에 대한 노인 주치의 제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커뮤니티 센터에서도 노인 의료‧돌봄 통합 체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음료 섭취량이 최근 10년간 2배가량 증가한 가운데, 서울시가 혈당 관리에 더욱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플러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당 섭취량(57.2g) 중 21%(12.1g)가 음료를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 섭취량은 점점 늘어 10년 새 2배가 됐다. 2011년 하루 평균 119g을 마셨으나, 2020년엔 230g이 됐다.
액상과당이 포함된 과일주스, 탄산음료, 커피, 요구르트 등 더운 날씨에 자주 찾게 되는 음료는 당 과잉 섭취의 주범으로 꼽힌다. 당류는 에너지원으로 꼭 필요하지만, 과량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과 비만을 유발하고, 당뇨병 등 질병 위험이 커진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에도 당이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지난 28일 열린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BRAVO! 2022 헬스콘서트’에서 “시중에 있는 고령자 영양식 제품을 선택할 때도 당분이 함유된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장년층의 경우, 무설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의할 점은 제품에 ‘무첨가’라고 적혀 있어도 원재료에 설탕·과당이 들어 있는 제품이 있다는 것이다. 당을 전혀 먹지 않는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준에 맞춰 스스로 하루에 섭취하는 가공식품의 영양 정보에서 ‘당류’를 확인하면 좋다.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첨가당)이 1일 섭취 열량의 10%(2,000kcal 기준 50g) 이내가 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당류 저감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SNS를 통한 ‘#작심삼일 감당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작심삼일 감당일기’는 6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약 2개월간 감당일기 총 3건을 개인 SNS에 게시하는 방식이다. 시는 “즐겨 먹는 가공식품은 생각보다 많은 당류를 포함하고 있다”며 “건강한 당류 섭취를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고, 당류 함량이 낮은 음료와 간식을 선택하는 등 일상에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건강한 시니어를 위한 사회공헌행사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브라보! 2022 헬스콘서트’가 오는 6월 28일 오후 2시 포스코타워 역삼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본지 독자와 중장년 세대를 대상으로 올바른 건강정보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신개념 문화 공연이다. 건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시니어에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명의와 사회자가 질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이후에는 즐거움과 여운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축하 공연으로 행사를 마무리한다.
이번 행사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중년 활력 찾기’이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중장년층의 건강 지표가 악화됐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근육량의 감소는 노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또 홈술·혼술 문화는 간 건강에 무리를 주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중장년 독자들이 활기찬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헬스콘서트는 1부 초청 강연과 2부 축하 공연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1부에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중장년층에게 유용한 건강·재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거리두기가 만든 근육 빨간불 극복하기’ 강연을 시작으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권정현 교수의 ‘홈술·혼술이 만든 간 건강 빨간불 이겨내기’, 신한은행 이관석 은퇴솔루션 컨설턴트의 ‘100세 시대 5대 장수 리스크를 이겨라’ 등이 이어진다.
2부 순서에서는 한국의 젊은 테너 10명으로 이뤄진 프로젝트 그룹 ‘그룹 더 텐테너스’의 공연이 열린다. 성악에서 진성으로 가장 높은 음역을 소화하는 테너 10명의 하모니가 어우러지는 성악과 팝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행사에 참여한 관객들에게는 기념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로 6회째 열리는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발행하는 이투데이피엔씨가 주최하고 신한은행이 후원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대한민국 프리미엄 시니어들의 삶과 꿈, 지혜와 품격이 가득한 문화 지성 플랫폼 역할의 국내 유일 온·오프라인 시니어 전문 매거진이다.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대한민국에서 노년의 삶을 준비하고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노후 행복을 사유하는 길잡이로서 흥미진진한 정보를 전한다.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우수콘텐츠 잡지로 뽑힌 바 있다.
행사 참가신청은 전화(02-799-6713) 등록이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최근 물러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이임식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우리 사회의 노력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코로나19 치명률을 기록하면서 방역 분투기 1장을 마무리했기 때문. 그러나 의료 현장에선 방심하긴 이르다고 경고한다. 후유증이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과학 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재미있는 논문 한 편이 소개됐다. 스페인과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413명과 건강한 미감염자 232명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해본 것.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고 알려진 분자생물학적 방법 등 6가지 과학적 방법을 동원했다. 놀랍게도 차이가 있었다. 자료상으로는 코로나19가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가속화한다는 결과가 나타났고, 완치된 후에도 회복되지 못했다. 특히 피부 쪽 노화는 더 심각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는 “혈액만으로 단기간에 이뤄진 연구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이 되돌릴 수 없는 노화를 만든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감염 이후 몸이 완전히 회복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고, 후유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 이력 있다면 체중에 주목해야
그렇다면 국내 의료 현장에서 바라보는 코로나19의 감염, 특히 고령층의 감염은 어떨까?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후 체중 감소, 식욕 저하가 동반된 심한 쇠약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고 말한다.
“아직 코로나19 감염 이후 신체 기능의 변화 등을 확실히 분석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없어 단언하긴 어렵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 중 이런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감염되었을 때 증상이 가볍거나 없었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몸에 생채기를 남기는 이유는 이 병의 증상이 염증 물질인 여러 사이토카인에 의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몸은 사이토카인을 잘 없애지 못해 더욱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가장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부분은 체중이다. 사이토카인은 근육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고 분해를 증가시킨다. 즉 몸의 근육량을 줄인다. 또 코로나19는 후각과 미각을 떨어뜨리면서 식욕까지 낮춰 충분한 영양 섭취를 어렵게 만든다. 감염으로 인한 격리 역시 근육량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증상이 심한 경우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은 근단백을 빠르게 소실시킨다.
문제는 이러한 근육 감소가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 즉 노쇠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근육이 줄면 기운이 없어지고,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수면장애를 불러오기도 한다. 체내에 염증 사이토카인이 많은 상태에서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인지기능 저하와 우울감을 초래한다. 이러한 영향은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고령자의 활동량을 낮춰버려 근육량 보존조차 어렵게 만든다. 노쇠의 깊은 골짜기로 떨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정 교수는 “일상적인 건강관리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한다.
“어르신들은 단순히 걷는 시간을 늘리고, 세 끼 식사를 챙겨 먹는 수준으로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자칫하면 하루아침에 생물학적 나이를 5~10살 정도 더 먹게 됩니다. 멀쩡히 걷던 사람이 지팡이를 찾거나 휠체어에 의지해야 할 수도 있어요. 달걀이나 두부뿐만 아니라 단백질 보충제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보충해주어야 하고, 걷기 운동 외에 근력 운동을 추가로 해야 노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 질환으로 5가지 이상 약을 복용하던 분 중 코로나19 감염으로 체중이 줄었다면 만성 질환 상태가 악화되진 않았는지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올해는 우리에게 우울한 추석 될 수도
또 하나의 문제점은 국내 고령자들이 코로나19를 겪은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기록된 국내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월 초를 기점으로 1일 감염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고 3월 17일 62만 1328명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온 국민이 동시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물론 치명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후유증이라는 제2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그 시작을 올가을쯤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회복 이후에 체중이 빠졌는데도, 식사량이 줄었는데도, 우울감이 생겼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평소처럼 생활한다면 후유증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은 별다른 불편이 없어 무심히 넘기기 쉽지만, 신체적 기능 저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반년이나 1년 후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쇠약해질 가능성이 있죠.”
즉 3월에서부터 계산하면 6개월 후쯤인 추석 전후로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쩍 쇠약해진 부모님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인지기능 저하와 우울증은 치매 등 심각한 질환으로 확대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은 잦아들었지만, 아직 우리는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라도 더 늙은 나를 마주하지 않도록 힘껏 노력해야 할 때다.
근감소증이 노인 천식 환자의 폐기능 저하와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며 근육과 근력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노년기 삶의 질 악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노년내과 장일영,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를 실시, 65세 이상 노인 4천 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천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천식을 앓는 노인이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앓는 노인에 비해 폐활량이 현저하게 저하된 비율이 약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 폐쇄를 보인 비율도 약 2배가량 높았다.
또한 천식 노인 가운데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에 비해 폐활량 저하와 기도 폐쇄로 호흡곤란을 겪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천식이 있는 노인이 폐기능 저하를 느낀다면, 근감소증을 동반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기에 진단해 근육량과 신체활동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대규모 노인 인구에 기반해 근감소증과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 천식 환자의 근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체조,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병원을 자주 들락거린 사람이라면 소아과 간판 앞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의문이 있다. ‘왜 노인과는 없는 거지?’ 실제로 병을 달고 사는 것은 노인인데 말이다. 정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노인과는 존재한다. 몇몇 병원을 중심으로 소소하게 운영되고 있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곱씹어보니 고령화라면 세계 최고로 꼽히는 우리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일임을 금방 알게 된다. 이에 대해 정희원(39)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의학’ 도입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한다.
“선진국에서는 고령화사회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년내과가 생겨요. 최근에는 정부가 주도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죠. 나이가 들면 만성질환이 늘고, 노화를 부르는 요소들이 축적되죠. 신체 기능도 떨어지고요. 한꺼번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죠. 이럴 때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서 치료하면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어요. 섬망, 욕창 같은 것이 대표적이죠. 안고 있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전문 치료과에서 각각 치료받으면 약이 많아지고 몸에서 섞이죠. 그러다 부작용이 생기면 또 그에 대한 약을 처방해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면서 비효율적이죠.”
노인의학은 생물학적 노화의 결과인 노쇠와 여러 가지 질병, 신체적·정신적 기능의 변화가 혼재된 상태에서 환자에게 맞춤 의료를 제공하는 전문 분야다.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몇 살부터 노년내과에서 담당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생리학적으로 노쇠의 특성을 가지는 인구 집단을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분야다.
정 교수는 설명 과정에서 ‘약을 정리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말 그대로 현재 복용 중인 약 중 꼭 필요한 약물만 복용할 수 있도록 수를 줄이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과정을 말한다. 각기 다른 전문의가 처방한 약은 나름의 목적이 존재하지만 이것들이 충돌을 빚어 부작용이 생길 경우 이에 대한 또 다른 약을 처방하기보다는, 복용 중인 약물에 변화를 주어 불필요한 약을 줄이고 부작용도 없앤다는 뜻이다. 얼핏 보면 간단하고 단순한 일이지만, 모든 질환에 대한 경험과 약물 부작용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하지만 만나기 힘든 ‘노인의학’
물론 기존의 의료기관이나 진료과가 이런 부분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건강보험제도 구조상 환자가 처방전을 직접 가져다주지 않는 이상 다른 병원에서 내 환자에게 어떤 약을 처방했는지 의사는 알 길이 없다. 노년내과에서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에게 맞는 맞춤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니까요. 같은 80대라도 사람마다 상태가 너무 달라요. 기대여명이 짧은 상태라면 무리하게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처방하는 약을 유지할 필요는 없어요. 부작용만 생기죠. 노인의학은 일종의 정밀의료로, 생물학적 상태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까지 고려해서 치료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합니다. 치료와 함께 돌봄 계획도 수립하고, 연명의료도 논의하죠. 어디에 사는지, 환자분의 의향은 어떤지, 보행 속도나 악력은 어떤지도 고려해요. 물론 이 과정에서 약도 정리합니다. 이렇게 환자의 이런저런 일들을 챙기다 보면 환자 1명당 진찰 시간이 30분을 훌쩍 넘어가죠. 상업적인 병원에서 노인의학을 외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물론 환자 입장에선 ‘속 시원한’ 경험이다. 하루에 먹던 수십 개의 약이 정리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약값 부담도 줄어든다. 또 환자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혹은 부모를 어떻게 모셔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도 찾을 수 있으니 걱정이 줄 수밖에 없다.
정 교수는 앓고 있는 질환이 여러 개여서 다니는 병원이 많고, 신체 기능이 떨어진 것 같다면 한 번쯤 노인의학 진료과를 찾아 전체적인 신체 건강 상태나 치료 방향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노쇠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점검하는 기회를 가지라는 것이다.
국내에 노인의학 진료과가 등장한 것은 2007년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노인병센터’를 설립했다. 이어 2009년에 서울아산병원에 노년내과가 생겼고, 2010년에는 신촌세브란스에 노년내과가 들어섰다. 짧은 기간에 연이어 노인의학 진료과가 신설되면서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의료계 내에서 진료 영역에 대한 갈등으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노인의학의 필요성 때문인지 관련 진료과 설립은 계속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과 전남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은평성모병원 등 국내 10여 개 진료과에서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 처음으로 시도됐다가 잘 안 됐죠. 공공의료가 잘 되어 있는 영국에선 내과 의사의 10%가 노인내과 간판을 달고 진료하고 있어요. 영국 정부는 각 과별로 따로 진료하고 처방하는 것보다 노인병을 전담하는 사람이 맡아보는 것이 효율적이고 보험 재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개인과 사회 모두 중요한 지속가능한 나이 듦
정희원 교수는 최근 책을 한 권 출간했다. ‘지속가능한 나이 듦 :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다소 긴 제목의 책이다. 노인의학 의사이자 생명과학 박사까지 취득한 정 교수는 나이 드는 것을 노화 메커니즘이나 나이라는 숫자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노화의 생물학적 정의와 메커니즘을 다룬 ‘시간 : 노년을 맞이한다는 것’과 노인의료의 문제점과 사례를 다룬 ‘질병 :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고령화에 대한 이야기 ‘사회 : 초고령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그것이다.
‘지속가능한’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 이 단어는 지난 몇 년간 경제 분야의 화두였다. 의료와는 다소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정 교수는 “나이 듦이라는 것을 극복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에 대한 반감에서 이 표현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티에이징이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마치 나이 듦을 재앙처럼 여기려 하지만, 실제로 노화는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이에요. 노화를 받아들이고, 본인이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그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요. 질병이나 노화의 축적을 예방함으로써 덜 고통받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젊어서 만성질환을 관리하지 않고 운동 부족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면 노쇠는 남보다 빨리 오기 마련입니다. 살아가면서 장애가 생기는 것을 지연시키고, 노화를 맞이하더라도 삶의 질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나이 듦이라고 봤어요.”
정 교수는 이러한 관점이 단순히 개인의 삶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복지사회 정책이나 고령화를 맞이한 한국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언론에선 마치 고령화가 사회의 종말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회에서 고령의 구성원이 늘어나는 것이 파멸적인 것은 아니에요. 우리 사회는 지금 복지정책을 디자인할 때 과거의 기준과 잣대를 들이미는 실수를 하고 있어요. 65세가 도움이 필요한 약자였던 것은 수십 년 전의 이야기고, 지금의 65세는 그 기준이 세워졌던 시절 50대 수준의 신체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의료나 복지정책을 수립할 때 기준으로 삼는 ‘노인’에 대한 정의를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노인의 기준을 무조건 나이로 가르려는 연령주의적 발상은 문제가 있어요. 65세가 되었다고 그 순간부터 갑자기 다른 종족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나는 적어도 늙지 않았다는 분리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부적절한 기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관료적인 생각은 변화될 필요가 있어요. 이제 나이는 많지만 건강 상태가 좋고 독립적으로 오래 살 수 있는 분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정 교수는 그 이유를 삶의 폭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결혼을 하고 첫아이를 갖는 시점도 과거에 비해 10년 가까이 늦춰졌고, 지금의 86세대나 X세대가 65세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면 10년 전의 65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 적응 역량이 높을 것이라고. 나이라는 숫자는 같지만 생애 주기의 위치와 능력, 역할이 달라지는 변화를 정 교수는 ‘스냅샷의 오류’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 것이 좋을까. 정 교수는 노화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상황에 처한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획일화된 노화 예방 상식으로 접근하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처한 노화 스펙트럼에서의 위치에 따라 그에 맞는 건강 증진 활동을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0대는 만성질환 관리를 잘하면 뇌졸중 등 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이나 혈당 등을 철저하게 관리시키지만, 이미 노쇠한 어르신들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낙상이나 섬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단백질 섭취도 마찬가지예요. 젊은 성인은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노화 시계가 빨라져요. 그러나 운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근감소를 막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권해야 하죠. 이렇게 생애 주기에 따라 예방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다른 목표를 설정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보호자 ‘효자’ 되지만, 병원에선 ‘불효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노인의학을 다루는 의료기관도 많지 않고, 병원 내에서도 입김이 셀 수 없는 진료 과목이다. ‘돈 잘 버는 효자’ 노릇은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런데 왜 정 교수는 ‘노년내과’를 선택했을까.
“본과 4학년 때였어요. 섬망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온 노인 환자가 있었죠. 일반적으로 내과 의사는 환자를 드라마틱하게 바꿔놓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선배 의사가 환자가 복용하던 약들을 종이에 끄적이더니 정리해주었어요. 그러고는 며칠 만에 멀쩡해져서 걸어 나가시는 걸 보았죠. 노인의학의 매력을 느꼈어요. 알아야 하는 분야의 폭도 넓고 깊은 데다, 복지정책이나 보험제도 등 사회의 기능적인 내용까지 알아야 하니까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것이 진짜 내과 의사가 아닐까 생각했죠.(웃음)”
정 교수는 내과 전문의이자 생명과학 박사이기도 하다. 그가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 역시 노인의학과 관련한 목마름 때문이었다고 한다.
“전공의 과정을 통해 노화와 노쇠, 근감소증에 대해 공부했는데, 아직까지 노쇠와 근감소증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나이 듦에 따른 이런 변화가 생물학적으로 어떤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궁금했죠. 또 영양 섭취나 운동 등으로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지만, 모델 동물을 통한 생물학 연구에선 노인의학적 접근이 활발하지 않아 임상 의사로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사람의 노쇠는 복합적 요인이 오랜 기간 축적된 결과이기 때문에 단순화된 실험으로는 쉽게 답을 낼 수가 없더라고요.”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노인의학 의사로서 노인의학 클리닉의 장점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혼잡한 종합병원에서 휠체어를 끌고 5~6개 진료과의 외래진료를 다니시던 분들이 통합된 한 곳에서 진료받으면 드시던 약을 정리할 수 있고 병원에서 고생하시던 시간과 진료비도 줄어듭니다. 몇몇 분들은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는 것이 직업처럼 되어버리거든요. 이런 분들은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줄면 무척 기뻐하세요. 많은 분들이 이런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실시한 세계 병원 평가에서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은 43위, 서울대학교병원은 55위, 세브란스는 70위를 기록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87위로 평가받았고, 서울 외 지역에서는 성남시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8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뉴스위크는 글로벌 조사 기관인 스타티스타와 함께 27개국 8만여 명의 의료전문가에게 받은 추천과 환자 만족도 등을 종합해 ‘2022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순위를 뉴스위크 공식 사이트에 최근 발표했다. 올해는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조사대상 국가가 3개국이 더 추가됐다.
뉴스위크는 전 세계 2,200여 개 병원 중 우수 병원 250곳을 뽑는 이번 조사에서 세계 1위 병원으로 미국 메이요클리닉을 선정했다. 이어서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캐나다 토론토종합병원, 독일 베를린대 부속 샤리테병원이 세계 2~5위를 차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작년 34위에서 4계단 상승한 세계 30위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평가 항목은 △27개국 8만여 명의 의사, 병원 관계자, 보건전문가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55%) △의료성과지표(30%) △환자 만족도 조사(15%)로 구성됐다. 국내 병원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중환자실·급성질환·암·약제에 대한 적정성 평가와 의사·간호사·병원환경 등에 관한 환자경험 평가가 심사에 반영됐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989년 문을 연 이후로 암, 장기이식, 심장 등 중증질환 치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전 세계 의료를 선도하는 상위 30위권 병원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중증질환 중심의 진료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국내는 물론 해외 중증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병원홍보협회가 지난 12월 28일, ‘2021년 제6차 세미나 및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도 협회를 이끌 회장·부회장·감사 등 새로운 집행부의 출범을 알렸다. 행사는 COVID-19 대유행 상황에 따라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시행됐다.
2022년 한 해 동안 협회를 이끌 제23대 회장에는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홍보팀 김휘윤 팀장이 선임됐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홍보팀 신대성 팀장이 부회장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국제교류팀 박미순 팀장과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 최정식 팀장이 감사에 각각 선임됐다.
2021년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2022년도 트렌드 전망, 라이프트렌드에서 찾는 새로운 기회(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 ▲헬스케어 메타버스의 현황과 미래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김상윤 교수) ▲병원CEO PI를 고려한 홍보실전 TIP (가천대 길병원 홍보실 안명규 파트장) ▲홍보전문가의 말에 병원의 격과 결이 달라진다 (굿커뮤니케이션 박혜은 대표)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정기총회에서는 2021년도 올해의 홍보인 상과 더불어 사보 및 콘텐츠 대상, 그리고 공로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의 홍보인 상은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홍보팀 이미종 팀장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제대학교 백병원이 발행하는 '인제대학교 백병원보'가 올해의 사보 대상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홍보팀의 영상물이 올해의 콘텐츠 대상을 각각 받았다.
한 해 동안 협회발전에 크게 공헌한 회원에게 주어지는 공로상 주인공으로 명지병원 대외협력실 안광용 실장과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홍보팀 고혜선 과장이 선정됐다.
이날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휘윤 홍보팀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쉽게 물러나지 않은 상황 협회를 대표하게 되어 더욱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 협회가 병원 홍보인들의 업무 역량을 확충해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움을 추구해가는 ‘발전의 장’, 같은 영역에서 비슷한 업무를 진행하는 회원끼리 서로 즐겁게 교류하며 필요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감의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이 50~64세 사이 중년 여성의 근감소증과 비만, 심혈관질환 사이 관계성을 밝혀냈다. 폐경 전 중년 여성이 근감소증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고 심혈관질환 관련 위험 지표 수준이 높으며, 칼슘·칼륨 등 영양소 섭취 상태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일대 식품개발학과 김미현 교수가 2009년~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64세 여성 20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가 이와 같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경 전 정상 그룹, 폐경 전 근감소증 그룹, 폐경 후 정상 그룹, 폐경 후 근감소증 그룹 등 총 4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별 식생활 상태 등을 분석했다. 50~64세의 신중년 여성 중 근감소증 유병률은 6.5%였다.
그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중년 여성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근감소증이 없는 여성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병의 진단 지표인 당화혈색소와 혈중 비타민 D 농도 역시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낮았다.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칼슘, 칼륨, 니아신(비타민 B군의 일종) 섭취량도 적었다. 근감소증이 있는 폐경 전 여성의 칼륨·칼슘 섭취량이 특히 부족했다.
또한 근감소증이 있으면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복부 비만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이 정상 그룹 여성보다 체중·허리둘레·체질량지수(BMI)가 높았던 것.
얼굴·종아리 주목하고 앉았다 일어나기 해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육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노년기 만성질환의 원인이다. 노인의 운동능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신체기능을 감소시키며 낙상과 골절 위험을 키우는 등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건강한 노년 생활의 적, 근감소증을 간단하게 진단해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얼굴 살이 유독 많이 내렸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평소 영양 섭취가 골고루 이뤄지지 않으면 얼굴의 피하 지방이 빠지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져 턱 근육이 빠지고 얼굴이 갸름해 보이기 때문이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볼살이나 줄어드는 것은 근감소증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며 “이때 턱 근육과 저작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삼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신체에서 근육 감소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 종아리다. 전신의 근육량이 종아리 둘레와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었다. 성별이나 키에 관계없이, 65세 이상의 어르신 중 종아리 가장 굵은 부위 둘레가 32㎝미만이라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것을 조언했다.
종아리 둘레를 재는 방법은 간단하다. 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각각 맞대 넓게 만들어진 원, ‘핑거링’으로 종아리 가장 굵은 부분을 감싸면 된다. 이는 도쿄대 노인의학연구소가 개발한 ‘핑거링 테스트’ 방법으로 일반 성인의 핑거링 둘레는 30~32㎝다. 이때 종아리가 얇아 핑거링이 남는 사람은 근감소증 위험이 종아리가 핑거링보다 굵은 사람보다 6.6배 더 높았다. 핑거링이 종아리에 딱 맞는 사람은 2.4배 가량 높았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간단한 운동으로도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5회를 15초 안에 하지 못하면 근감소증으로 진단한다. 이는 유럽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근감소증 새로운 진단 기준’에 포함됐다.
하체 근육 운동시키고, 단백질·비타민 D 섭취해야
근감소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근감소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다.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 등 꾸준한 관리를 해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체 근육 키우는 데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의 70%는 하체에 있으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 곳이기 때문에 하체 근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전문가들이 중장년층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이나 비탈길 오르기 등이다. 산책할 때도 평소 걸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골절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중년 여성의 근감소증과 비만,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경일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의 경우 뼈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계란·우유 등 비타민 D가 함유된 식품을 자주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운동할 때도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좋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경일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하루에 20~30분은 야외에서 햇볕을 쬐어줄 것을 권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선크림을 두껍게 바르면 비타민 D가 생성되지 못해 결핍 증세를 보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단백질, 칼슘, 칼륨, 니아신 등 근육 대사와 관련 있는 영양소가 충분히 포함된 음식을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연구에 참여한 김미현 경일대 식품개발학과 교수는 논문에서 “중년 여성의 적절한 칼로리 섭취, 신체활동을 병행한 비만 관리, 건강 체중 유지가 근감소증 위험을 낮추는 데에 이롭다”며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