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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의 불균형, 비만
- 흔히 ‘나잇살’이라 부르는 노인 비만의 특징은 두 가지다. 근육 감소와 호르몬의 불균형. 둘 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호르몬의 원리를 알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 비만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 비만과 헷갈리기 쉬운 쿠싱증후군, 그리고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참고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국민체력 100 최근 고도비만 노인이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2020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장년층 및 노인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1.5~3.8배까지 올랐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비만은 장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나잇살’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각종 질환에 취약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악화하는 주범이기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인 비만의 특징은 근육 감소형 비만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의 영향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40대 이후부터 발생해 70대까지 10년에 8%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로는 10년마다 15%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근육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호르몬이다. 을지대학교 김정환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 비만은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성 호르몬의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인 비만의 원인은 ‘호르몬’인 것이다. 우리 몸의 시소, 호르몬 “연예인 A 씨는 살찐 덕분에 재미난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다. 살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식욕을 주체할 수 없었던 A 씨는 매일 야식을 먹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을 받아보니 ‘심근경색’이었다.” 위의 사례처럼 야식이 습관이 되면 돌이킬 수 없다. 야근 후 치맥은 정말 맛있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야식처럼 자극적인 음식은 호르몬의 교란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허기를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과 식욕을 감소시키는 렙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적절히 분비되면서 몸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액상과당과 트랜스지방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서 살이 찔 수 있다. 호르몬은 체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의 가늠자가 되는 체지방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단순히 체지방이 늘면 나쁘고 체지방이 줄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호르몬은 우리 몸에 필요하며 서로 적절하게 균형 있게 분비돼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렙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성장호르몬이 감소할 경우 비만이 생기는데, 이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신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호르몬 [1] 식욕을 늘리는 그렐린 그렐린은 일명 ‘식탐 호르몬’이라 불린다.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느끼게 하고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하는 호르몬이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 시간에 야식을 많이 먹는 이유도 바로 이 호르몬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은 그렐린이 급격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해준다. [2] 비만의 주범, 인슐린 인슐린은 살이 찌고 빠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자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보통 식후 3시간이 지나면 활성화되는데,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면 생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인슐린 수치가 낮다고 한다. 고탄수화물 음식, 설탕, 청량음료, 트랜스지방 등을 많이 먹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3] 여성을 살찌우는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은 여성 신체의 특징을 만드는 호르몬이다.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은 체지방에서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체지방이 늘어나고, 체지방이 늘면 에스트로겐도 같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부터 복부에 살이 찌는 남성형 비만이 나타난다. [4] 포만감을 주는 렙틴 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지방세포가 가득 차면 이 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된다. 뇌는 렙틴의 증가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은 렙틴이 많아도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다. 이른바 렙틴 저항성 때문이다. 렙틴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고도비만으로 이어진다. [5]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호르몬 어른들도 활력을 유지하려면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체지방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한다. 체지방과 인슐린이 많으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고 인슐린 분비가 늘면서 살이 찐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운동은 필수다. [6] 근육과 뼈를 키우는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체지방 감소, 정자의 활동, 뼈 질량에 관여한다. 많이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진다. 이 호르몬도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적게 분비되면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결혼 후 남성들이 살이 찌는 경우가 많은데, 성생활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비되면서 체지방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그렇다. 비만과 헷갈리는 쿠싱증후군 “연예인 B 씨는 젊은 시절부터 허리 디스크가 있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수술을 고민했지만 먹고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신 스테로이드 주사를 꾸준히 맞았다. 덕분에 통증도 줄고 컨디션도 좋아져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 살이 걷잡을 수 없이 찌고, 얼굴이 보름달처럼 붓더니 73kg이었던 몸무게는 93kg까지 늘어났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생긴 쿠싱증후군 때문이었다.” 비만과 비슷하지만 치명적인 질환도 있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하게 만든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되면 식욕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과식을 유발하고 혈당과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복부 비만의 주요원인이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과 관련된 신체 기관인 부신이나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기거나, B 씨의 사례처럼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때 발생한다. 쿠싱증후군 환자는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비정상적으로 목 뒤에 지방이 축적된다. 허리 부위는 뚱뚱해지는 반면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도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팔과 다리는 가는데, 복부비만이나 목 뒷부분이 두껍게 툭 튀어나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언뜻 비만처럼 보이지만 이 병은 방치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싱증후군은 위험한 질환이므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쿠싱증후군에 걸렸다면,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만일 부신 종양이 원인이라면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한다. 뇌하수체 종양도 없애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운동으로 비만 탈출 비만을 예방하거나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법 중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각종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적정한 시기가 지나면 소진된다. 하지만 분비되는 시점에서 몸의 장기를 활성화하고 컨디션을 좋게 해준다. 운동 이후 상쾌한 기분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적정한 운동은 호르몬을 자극해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스포츠 복지서비스 ‘국민체력100’ 관계자는 “식이요법으로도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비만의 경우에는 운동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율은 떨어진다. 기초대사는 신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다. 자세 유지, 심장과 뇌의 활동 그리고 각 장기의 활동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체는 기초대사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그중에 근육에서 소비되는 기초대사율이 평균 40%나 된다.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는 제일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줄어든 근육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증가시킬 수는 있다. 다만 운동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운동 상담사 A 씨는 “젊은이와 비교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연골이 취약한 면이 있어, 다치지 않도록 특별히 운동시간이나 강도와 빈도를 신경 쓰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운동 ① 심폐 지구력 운동 체중에 의한 허리와 하지 부담을 고려해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수중운동(물속에서 걷기, 아쿠아로빅) 등을 추천한다. 신체에 충격이 큰 달리기, 에어로빅 등은 삼가한다. ② 근력운동 머신 및 프리 웨이트, 밴드, 물병, 의자 등의 소도구 등을 가지고 한다. 선택은 개개인의 체력적 특성 및 선호도 등에 따라서 하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관절에 유의하며 진행한다. ③ 유연성 운동 주 5회 정도가 적당하며, 정적 및 동적 스트레칭을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몸을 움직이며, 한 동작마다 30초씩 정지하며 진행한다. 운동 시 주의사항 ① 허리 및 하지 관절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② 운동 강도는 부담스럽지 않게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③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하게 한다. ④ 수분을 꾸준하게 섭취한다. ⑤ 신발은 쿠션이 좋은 것을 선택해 신는다.
- 2021-02-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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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환 AJ가족 인재경영원장 “가족을 고객처럼, 가정은 회사처럼 경영했죠”
- 조영환 AJ가족 인재경영원장(62)은 ‘가정도 회사처럼, 가족은 고객처럼 경영하라’고 말한다. 그는 “가정은 기업의 축소판”이라며 “가족에도 회사 경영 마인드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1990년부터 가정경영계획을 수립해, 27년여 실행해온 성공적 가장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에서 26년간 인사조직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5년간 강연, 집필 등을 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현재는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으로 3막의 인생을 경영하고 있다. 보통 베이비부머 세대의 직장인은 입사~퇴직이라는 한 우물의 인생이 일반적 코스입니다. 조 원장께선 55세에 퇴직해 5년간 프리랜서, 3막 기업인으로 재기와 변신을 거듭하셨는데요. 먼저 퇴직 후 프리랜서로의 변신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퇴직 후 충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원래 자유로운 영혼의 피가 흐르고, 역마살 체질이 있어서 물 만난 고기 같다는 생각이 곧 들더군요. 특히 생활 리듬은 깨뜨리지 않으려고 유의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아침식사는 집사람과 같이하는 등으로요. 퇴직한 지 3개월 만에 책을 냈습니다. 5년 동안 책을 13권 썼으니 그야말로 왕성한 활동이라고 할 만하지요. 그때 저는 삼성출신 전직 임원보다 작가라는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했지요. 태국에서 2종, 중국에서 2종이 번역됐고요. 김구라, 이경규 등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강의를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습니다. 머리도 기르고, 넥타이도 매지 않고요. 모범 직장인의 전형인 삼성 스타일에서 벗어난 것이 자유로움을 줬습니다. 강연, 집필 외에 젊은이들을 위한 무료 취업 코칭 등의 재능기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커플이 생겨 주례도 서고… 심지어 아파트 동대표 회장까지 맡아 지역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보람이 많았습니다(웃음).”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생활하시는 동안 특별히 명심하신 사항이 있었나요. “회사 다닐 때, 하루 종일 밖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가족 간의 문제점, 약점이 눈에 들어왔어요.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아지니 잔소리가 늘어났던 겁니다. 당연히 식구들이 점점 불편해했지요.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집사람에게 슬쩍 물어보더래요. ‘아빠, 언제까지 집에 계실 거냐’고. 그 말을 듣고 가까운 헬스클럽에 등록해 2시간 운동하고 점심과 저녁 약속 억지로라도 만들면서 집에 있는 시간을 줄였습니다. 잔소리하고 싶은 것 있으면 꾹 참고요. 좋은 점, 칭찬거리만 보고 말하려 애썼지요.” 프리랜서 생활 5년 만에 다시 새장(?) 안으로 들어가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이 되셨습니다. “(웃음) 바쁜 중에도 모처럼 스케줄이 비는 날이 있잖아요. 어느 날 점심약속이 없어 오피스텔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데 ‘여기서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하는 처량한 생각이 들더군요. 같이 일할 조직과 구성원이 그리웠어요. 마침 AJ가족의 문덕영 부회장이 제 책을 읽고 스카우트 제의를 해와 응하게 됐지요.”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이후 새로운 2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공통의 당면과제입니다. 아직 조직에 있는 사람이든 프리랜서이든 준비해야 할 필수사항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전 조직에서의 좋은 평판이라고 봅니다. 평가가 실력에 관한 것이라면 평판은 인품을 포함하는 것이지요. 퇴직 후엔 평가보다 평판이 더 중요해요. 술버릇, 말과 행동, 주변과의 교류 등인데,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이 평판입니다.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2막 때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제가 2막 인생에 빨리 적응한 것도 사람농사를 잘 지어놓은 덕분이었어요. 조직생활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일을 한다면 가장 잘하는 일,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성공률이 높습니다. 어설프게 다른 사람의 권유로 원하지 않는 영역의 일이나 잘 모르는 일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화재 인사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인사기획, 이론연구, 노사관리업무를 담당했지요. 또 삼성화재 사업부장(상무이사급)을 지내셨지요. 이론연구와 현장 근무의 양수겹장 경력을 갖고 계신데요. 인사조직관리의 요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요. “인간 존중입니다. 저는 리더가 하는 일은 직원들의 일을 대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군불을 때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말만이 아니라 진정한 인격체로 대해주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일선 직원들과 같이 밥 먹고, 이야기하고, 고충을 처리해주고 산간벽지라도 경조사는 다 찾아다녔지요. 제 자동차 1년 주행거리가 6만5000km로 웬만한 택시 버금갈 정도였어요. 보험사 사업부장 때는 보험설계사 900명의 이름을 석 달 만에 다 외웠어요. 본인은 물론 배우자, 자녀 대소사까지 챙겼지요. 혼자 사는 사람은 반려동물 이름까지 외우고 예방접종 시기까지 먼저 알려주며 인사했습니다. 고성과자에겐 그 사람을 위한 맞춤형 시를 써서 액자에 담아 감사를 표했고요. 그러니 제가 보험 지식은 하나도 없어도 저절로 사기, 성과가 함께 올라가더군요.” 그는 ‘인간 존중’의 핵심은 효율보다 효과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계산으로는 손해보는 것 같지만 결산에서는 남게 돼 있다는 것. ‘작은 진동이 큰 감동의 파동을 일으키게 돼 있다’는 게 그의 수십 년 경험의 철칙이다. 조 원장은 지금도 그때 알고 지내던 직원들과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 회원 100여 명의 ‘조사모(조영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라며 자랑했다. 퇴직 후 그가 고객 감동경영의 노하우를 묶어낸 처녀작의 제목은 다. 인간 감동경영도 배우면 가능합니까? “저절로 할 줄 알면 성인이게요(웃음). 저는 신참 때도 꿈이 임원 승진보다 ‘상사한테는 신뢰, 부하한테는 존경을 받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현실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힘들잖아요. 상사한테 인정받으려면 직원들에겐 몰인정한 사람이 돼야 하고, 직원들한테 존경받으려면 상사한테는 무능한 사람으로 무시받기 쉽고…. 그래서 위아래에서 모두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람이 누가 있나 찾아봤어요. 롤모델로 삼으려고요. 책은 물론, 조직 내외의 인물들에서 찾아보고 적용하고, 실패하면 수정하고… 그러면서 제 나름의 감동경영 방식을 개발하고 만들어나갔습니다.” 직원 감동경영과 가족경영은 자칫 시소게임이 되기 쉬운데요. 어느 하나에 치중하다 보면 한쪽은 소홀히 하게 됩니다. 가족은 어떻게 감동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고객감동 방식과 가족감동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가족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가족을 너무 쉽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도 고객처럼 대하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전략과 기획 마인드를 가지고 감동시킬 방법을 연구하라고요. 가족감동도 공짜는 없어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꾸준히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요. 가족경영도 프로젝트를 세우고 예산을 배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하고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 원장께서 실행하신 가정경영의 대표적 히트작은 무엇인지요. “가족경영과 조직 인사관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1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회사 운영계획을 자세하게 수립하지요. 그러나 가정에선 그런 걸 잘 안 합니다. 저는 과장으로 지내던 시절인 1990년경부터 집사람, 두 아들 등 온 가족이 참여해 가정경영계획을 매년 세웠습니다. 먼저 가족 모두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 예컨대 건강, 재산, 가정, 친족, 문화, 지식 등으로 범주를 정해 각각 실천사항 등을 토의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노트에 기록해놓고 같이 실행할 것을 다짐하면서 서명, 관리합니다. 다음 해 초에는 결산을 해 잘잘못을 따져서 차기 계획을 수립하고요.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고 공감한 것이라 실천하기가 한결 쉽고 실행률도 높더군요. 아이들에게 계획적인 삶을 사는 습관을 키워주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출근 전 1분간 가족과의 포옹 습관도 스스로 자부하는 가정경영의 히트작으로 꼽았다. ‘포옹이 포용’을 낳더라는 이야기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거실에서 1주일 1회 온 가족 회식 프로젝트 등을 실행했단다. 덕분에 각각 가정을 이룬 두 아들은 지금도 아버지를 친구처럼 여긴다. 술친구는 물론이고 스크린 골프, 당구도 같이 치고 고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는 지피지기 1호다. 둘째 아드님이 내성적이라 친구를 못 사귀자 안방을 최고급 음향, 모니터를 갖춘 피시 장비를 설치해 오락실로 만드셨다고요. 그때 ‘예산 개념 없이 무조건 무한정 지원, 이 방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글귀를 방문에 써 붙이셨다면서요. “교육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입니다. ‘정보화 기기들과 빨리 친해지고, 트렌드를 놓치지 말고, 그리고 즐거운 학창 시절을 만들고, 친구들을 많이 사귀란 취지’에서요. 만일 내가 이것을 말로 수십 번 했다면 아이가 따랐겠어요?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 조성이에요. 왜 안 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고요.” 그는 “가정에서 부모도 마찬가지고, 조직에서 상사도 마찬가지다. 왜 못하냐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잘하려면 어떤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가를 고심하는 게 어른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내가 아닌 상대에게서 사고나 행동 규범을 출발시키는 게 필요하지요. 내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 생존 방식을 고객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대의 언어와 습관, 취미 등을 눈여겨보고 다가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소통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가장 확실한 보험은 배우자와의 금실이라는 시쳇말도 있습니다. 부부경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가슴에 안아버리는 것입니다. 따지기 시작하면 풀리지 않아요. 다 들어주고, 생각이 정말 다르면 다음에 마음이 편안할 때 다시 의견을 조율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에요. 서로 잘잘못을 따지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게 부부입니다. 나이 들어선 의식적 노력이 필요해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부부애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젊어서야 애정으로 살지만, 나이 들면 인간애로 사는 게 부부 아니겠습니까.” 조 원장은 고객 감동경영을 부인 감동경영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결혼 20주년엔 부인을 위한 글을 직접 써 감사패를 수여했고, 30주년엔 직접 끓인 소고기미역국을 비롯해 정성 어린 생일상을 진상했다. 동시에 30주년 숫자에 맞춰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30가지 이유’를 작성해 헌정했다. 처음엔 ‘쓸 것’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아내의 장점들이 소록소록 떠오르더란다. 이런 패키지 상품을 선사하니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이 술술 잘 풀리더라고. 배우자 몰래 만들어놓은 비자금 내지 비상금이 간혹 문제가 되곤 하는데요. 조 원장께선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비자금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있지만 저는 찬성 입장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가정살림에서도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거든요. 살다 보면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요. 비자금은 숨겨둔 돈이라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긴급할 때 활용할 수 있어 남자나 여자나 어느 정도의 비자금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이 들수록 경조사비 부담도 만만찮고, 긴급 용도로 써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 비용을 배우자에게 구구절절 설명해 그때그때 손을 벌리려면 궁색합니다. 구태여 비율로 이야기하자면 총소득의 20% 정도는 비자금으로 비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 들으니 조직관리의 노하우를 가정경영에도 잘 접목시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가장 행복하셨을 때는 언제인지요? “후배들이 멘토라고 많이 찾아와줄 때입니다. 책을 출간한 뒤 여기저기서 후배와 친구들이 서점이나 가판대에서 사진을 찍어 보낼 때도 그렇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면접토론 때 참고서적으로 제 책 을 제일 위에 꽂아놓았을 때도 행복하더군요. 다만 이순(耳順)이라는 육십을 지나니 잘났다고 뻐기거나 욕심내는 것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익어가는 징조인지, 기운 빠지는 징조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는 앞으로 인생 4막의 꿈은 집필하고 강의하고 코칭하는 생활이라고 말했다. “역사기행이나 문화기행 같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젊은이나 후학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 사람부자가 되면 잘 사는 삶 아니겠습니까?”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현재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채용-인사기획-노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경제 연구소 인사조직실 컨설팅 등을 수행했으며 삼성화재 인사담당 임원으로 부임, 상무이사 승진 후 삼성화재 사업부장을 지냈다. 당시 ‘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로 뽑혔다. 저서로는 , , 등 다수가 있다.
- 2017-09-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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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조용경&오선희 부부, 사진과 놀다
- 은퇴 후 늘어난 시간에 취미생활을 하면 상실감 해소와 부부 관계 개선에 좋다고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남편 조용경(趙庸耿·64), 아내 오선희(62·吳仙嬉) 부부는 야생화 사진과 새 사진을 찍으러 국내외 산과 강을 찾아다니며 더없이 풍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과 함께하는 은퇴 후 삶의 즐거움, 그리고 부부가 함께 누리는 행복의 비결을 살펴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강원도 춘천에 있는 김유정문학관을 가기 전에 있는 삼포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자마자 산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전원주택이 나타난다. 건설업계에서 30년 동안 활동했던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과 아내 오선희 부부의 집이다. “부부는 시소를 함께 타는 것이죠. 내가 올라가면 다음엔 아내를 띄워줘야 하잖아요. 내 과거를 버리고 나니 조금은 편해지더군요. 제가 내려놓는 훈련을 하는 동안 적응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아내가 있어 고맙고 든든합니다.” 부부는 시소를 함께 타는 사이 새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한 아내인 오선희씨처럼 사진으로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유유자적 누리고 있는 조용경씨에게 요즘 삶의 에너지와 영감을 주는 것은 두 명의 손주들이다. 그는 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손주들을 위해 할아버지의 추억을 기록하는 일도 하고 있다. 에세이는 세상 그 어떤 순간보다 행복한 찰나를 담아낸 가족사진, 손자 사진들과 글로 만들어져 큰 울림과 흐뭇함을 선사하고 있다. 조용경씨는 이를 손주에게 할아버지가 남겨주는 영원한 선물이라고 믿으며 훗날 가족 자료로 남기는 것을 지상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조용경, 오선희 부부는 손주들과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며 사회활동에 바쁜 부모들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담당해왔다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가족 내에서도, 사회에서도 새롭게 역할을 정립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는데, 조부모로서의 활동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b>아내와 손잡고 산과 강을 휘젓고 조용경씨는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 머물 때 6개월 동안 사진 아카데미를 수강했다. 주로 실기 수업이었는데, 학교에서 20㎞ 정도 떨어진 베니스 비치에 가서 망원렌즈로 사람을 촬영하곤 했다고 한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는데 그때 촬영한 사진이 학교 캘린더에 실려 작품료로 25달러를 받게 됐다. 사진가로서 프로페셔널이 될 수도 있었던 인생의 한 분기점이었으리라. 그가 피사체 가운데서도 유독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꽃을 좋아하는 아내의 영향이 컸다. 어느 날, 아내가 가꾼 마당의 꽃들이 비로소 그의 눈에 들어왔다. 꽃에 사진기를 들이대며 촬영하던 그는 어느새 아내의 손을 잡고 꽃을 찾아 전국 곳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강원도 정선 석회암 지대의 동강할미꽃이나 바닷가 바위틈에 피는 해국에서 놀라운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흙 한 줌 안 되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려 꽃을 피우는 동강할미꽃이나 절절 끓는 바위 위에서 염분과 비바람에 시달리며 꿋꿋하게 견디는 해국을 보면 감동스럽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왜 나만 힘들다고 불평해 왔는지 싶더군요.” 꽃과 눈높이를 맞추자 지나온 세월이 보였다 그는 하기 싫은 작업을 억지로 하면 진정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쫓는 우직함 역시 사진을 하는 작가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확신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꽃을 찍기 위해 자신이 찍을 꽃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주기로 했다. “꽃을 제대로 찍으려고 꽃과 대화를 했어요. 눈높이를 맞췄죠. 그런데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를 찍기 위해 이렇듯 공을 들이는데, 그간 내가 회사 직원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만한 정성을 갖고 대했는지 반성이 되더군요. 사진을 하다가 사람 소중한 것을 배웠어요.” 새치름하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오대산의 흰금강초롱꽃, 강원도 매봉산의 솔나리, 강원도 홍천의 깽깽이풀, 선운사의 꽃무릇, 한라산의 노란제비꽃, 태백산의 참기생꽃, 함백산의 투구꽃…. 우리나라 자연 곳곳에 숨어 있는 들꽃을 찾아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포착해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한 꽃을 200장, 300장씩 찍어 그중 최고의 컷을 뽑아낸다. 그래서 좋은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수고를 필요로 한다. 옆에서 아내인 오선희씨가 그의 말을 거들었다. “꿈이 있다면 알래스카에 가서 흰 올빼미를 찍고 싶어요. 기다리고 기다리며 생명과 교감하는 수많은 작업을 통해 나를 찾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찍으면 찍을수록 자아가 풍성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흔히 ‘뱁새’로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나뭇잎 밑에 숨어 까만 눈동자를 빛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덕소에서 촬영한 오색딱따구리의 색도 곱다. 오선희씨는 “돌아보지 않아 그렇지 우리 주변에 예쁜 새들이 많다”고 했다. 이 부부에게 시대가 변하고 나이를 먹는다는 건 크게 의미가 없었다. 사진 가방을 메고 들로 산으로 쏘다니는 그들은 오히려 상상력과 호기심이 나날이 커져만 간다고 했다. 야생화 사진에서 기다리는 삶을 배웠다 나이를 먹어 사진을 하니 좋은 점이 무엇일까? 그는 우선 주말마다 산으로 들로 헤매고 다니게 되니까 운동량이 적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카메라를 메고 나가면 그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스트레스를 깡그리 잊게 된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건 인내를 배우게 된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다 ‘빨리빨리병’에 걸려 있는데, 야생화 사진은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좋은 작품을 만들 수가 없거든요. 저도 그전에는 성격이 꽤 급한 사람이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사람이 참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빠져 주말이면 몇 박 며칠 집을 비우는 부부들이다. “그러다 보니 며느리들이 우리를 보려면 미리 전화하고 와야 해요. 우리가 너무 바쁘거든요. 다른 부모들은 자주 왕래 안 해서 걱정인데 우리는 그런 걱정 없어요” 하며 오선희씨가 말을 덧붙였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있지요. 부부가 매일 비슷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소재가 반복되거나 단답형으로 대답하게 되죠. 이렇게 은퇴 후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은 늘었음에도 서로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침묵’으로 부부 사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어요. 은퇴 후 더 이상 나눌 대화가 없는 무미건조한 부부가 되고 싶지 않다면 공동의 취미생활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해봅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보길 서로 많은 시간을 같이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대화의 기회도 많아지고, 더구나 같은 취미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부부가 함께 운동을 즐기거나 동호회에 가입하고, 악기를 배우거나 동물을 키우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공통의 대화 주제가 생겨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거든요.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려 노력한다면 대화의 질도 높아지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어요. 하루에 한 번씩 ‘고맙다’거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마음속에 있는 말을 밖으로 꺼내 표현해 보세요.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보세요.” 말로 표현하지 않았을 때보다 속마음을 표현했을 때 부부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진다고 말하는 아내 오선희씨의 말 속에는 뼈가 숨어 있었다. 이들 부부에게도 늘 밝은 날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아내는 일생 동안 나의 허물과 부족함을 모두 받아주었다”라고 털어놓는 조용경씨의 말처럼 아내에게 남편은 서운함을 많이 안긴 사람이기도 했다. 부부는 2005년,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들꽃마을(www.flover-vill.net)’에 가입한 다음 주말마다 들꽃을 찾아 전국의 산과 들을 다니기 시작했다. 일반 회원 2000명, 정회원 100명이 활동하고 있는 들꽃마을 회원들과 어울려 다녔다. 그 때문에 좋아하던 골프는 포기했다. “들꽃을 만나러 다니면서 생명의 존귀함에 대해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날이 맑은지 흐린지, 빛의 방향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따라 카메라에 포착되는 들꽃의 모습은 달라진다. 그는 답답하고 서글퍼질 때 주말마다 들꽃 촬영을 나가면 그동안의 답답함과 아득함을 잊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고. 평생을 홀로 있게 했던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큰 보람이다. 현장에서는 각자 촬영에 몰두하느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지만, 이심전심 통하는 게 많아졌다고 한다. 그동안 개인전도 했고, 매년 연말에는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은퇴한 우리들에게 ‘행복한 삶’의 제1조건은 ‘아내와 함께 화목하게 사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욕심이 많아 크든 작든,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생활이 더 활기차죠. 은퇴 후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공통점은 나누고 나쁜 점은 모른 척 덮어주는 것입니다.” 공감하면 행복해져요 “행복해지는 법을 찾은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눈뜨자마자 엄청난 용기가 솟아나서도 아니고 누군가가 알려줘서도 아니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손대기 시작한 사진, 아내를 위해 카메라 들어주기, 사진 올리기, 동호회 사이트 회원들과 커뮤니티 등등 이런 ‘딴짓’ 속에서 행복의 단서가 보였어요. 내가 무얼 할 때 즐겁고, 무얼 잘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과정 속에서 말이죠.” 그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찍을 때처럼 아내와 같은 생각, 감정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보려고 노력한다. 함께 목적지, 가는 방법, 하고 싶은 일 등을 적으며 여행 준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출사를 다녀온 후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느낌을 적는다. 두 부부는 이런 활동을 같이 하면서 공감의 폭이 넓어지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과정 속에는 서로를 아끼고 보듬으며 살아가는 부부의 진심이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 내내 좋은 사진이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해줄, 그리고 ‘좋은 작품을 나누니 행복하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부부였다. 큰 욕심 없이 나누면서 살고 싶다는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하고 나니 마음 한쪽에 뜨거움이 느껴진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가을의 어느 날, 큰 수확을 얻고 돌아가는 기분이다.
- 2015-12-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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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자도 쉽게 다가가는 정원조성(2)] 정원에서 무엇을 할까?
- 1편에서는 정원조성의 1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인 관찰하기에 대해서 말했다. 콩심은데서 콩나고, 팥심은데서 팥나듯. 관찰하기는 정원의 전체적인 큰 틀을 잡는데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뿐만아니라 관찰하기는 정원조성이 끝나더라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원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1단계인 관찰이 끝나면 이제는 정원에 대해서 상상해 본다. 정원을 계획함에 있어서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관찰하기가 끝났다고 혹은 좋은 재료를 원예상에서 보았으니 빨리 적용할까라는 생각은 오류로 접어드는 지름길이다. 그렇다고 너무 머뭇거리는 것도 별로 안좋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서 몇가지 미리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1. 나는 정원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2. 정원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인 무엇인가 3. 정원을 조성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위의 내용은 상상하기의 가장 기본이다. 위의 내용들에 대한 답변의 깊이에 따라 정원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상상하기에 앞서서 정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하기때문이다. 정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흙·돌·물·나무 등의 자연재료와 인공물 및 건축물에 의해 미적이고 기능적으로 구성된 특정한 구역”이라고 두산백과사전에서 말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백과사전인 브리테니커에서는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거나 또는 특별히 조경(造景)이 된 공간”이라 정의하고 있다. 위의 정의에서 보듯이 정원은 미와 실용(기능)이 기초로 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원은 아름다워야 하며, 동시에 매우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무조건 보기에 좋은 것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기호에 맞는 정원을 실용적인 정원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 그럼 보기에 좋고 이용이 편리한 정원인 나만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정원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나는 정원이 만들어지면 정원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정원안에서 식물들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수확물을 얻기를 위해 땀흘리는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1. 기능에 대해 고민하기 : 정원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다. 조그마한 운동장을 원한다면 잔디정원이 어울릴 것이며, 평화로운 티타임을 원한다면 디테일이 아기자기한 시소그네도 좋다. 또한 바비큐를 사랑한다면 안방 창문앞에 파타일로 한껏 치장한 화덕도 괜찮다. 이렇듯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상상하다보면 정원의 기능은 저절로 정해진다. 2. 형식에 대해 고민하기 : 정원은 일반적으로 형식정원과 비형식정원으로 나눈다. 형식정원은 프랑스의 자수화단이 대표적이고, 비형식정원은 우리나라 전통정원을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원은 형식정원의 형태를 이루어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은 후에 정원의 전체적인 틀을 정할 수 있다.
- 2014-06-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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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라이프]베이비부머 인생 2막 지원 ‘풍성’
- 최근들어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장년층들이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위한 재취업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고령자들이 가장 오래 근무한 ‘생애 주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의 평균 연령은 만 53세였다. 이는 정년연장은 고사하고 55세 정년에도 못미치고 있는 수치다. 때문에 은퇴전부터 인생 2막을 위한 체계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지자체 및 기업들간의 지원 프로그램이 점점 증가하면서 이들을 돕기위한 지원이 다양화 돼 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베이비부머 세대의 제2의 인생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열였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옛 국립보건원 건물로 1300m²(390평) 규모다. 강의실, 정보검색 공간, 커뮤니티방, 자원봉사실, 북카페 등을 갖췄다. 시는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의 시민에겐 재취업·창업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하는 시민에겐 재능기부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신노년층의 다양한 사회·경제활동 욕구를 반영해 연령별, 소득·지식수준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바리스타, 경로당코디네이터, 통합사례관리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직업교육을 한다. 교육은 사흘 내에 끝나는 단기 교육부터 한 달 넘게 진행되는 장기 교육, 실습, 현장 방문, 워크숍 등까지 다채롭다. 교육비는 무료지만 출석률이 90%를 넘어야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지난달 초 퇴직자 혹은 퇴직예정자의 재취업을 지원할 ‘대한상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열었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에서는 구직자들이 직접 중소기업 현장체험 기회를 갖는 ‘기업 현장방문단’을 운영하고 즉석 면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센터는 40대 이상 중장년의 재취업을 비롯해 창업, 생애설계 지원, 교육·훈련 등의 종합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외에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구직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기존 노사발전재단 등 19개센터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대한상의를 비롯해 고양상의, 목포상의, 충남북부상의, 평택상의, 대한은퇴자협회 등 6개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은퇴자들을 돕기위해 기업들 역시 동참했다. SK텔레콤은 만 45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브라보! 리스타트(BRAVO! Restart)’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베이비붐 세대 경험과 지식, SK텔레콤의 ICT 역량을 결합해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발굴하고 ICT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선정된 10개 팀(또는 개인)은 2000만원의 창업준비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공간, 멘토링, 기술, 마케팅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술개발자금이 최대 1억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KT는 향후 3년간 총 10만명의 은퇴자에게 정보기술(IT)활용교육을 실시하고 1000명의 전문강사 ‘드림티처’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 ‘시소’를 운영하고 있다.
- 2014-01-13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