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잡]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직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경기능사는 중장년층의 유망 직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2020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조경기능사는 6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자격증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전문가들은 조경기능사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1위인 지게차기능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경기능사는 단순하게 나무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보다 조경은 폭이 넓은 개념이고, 예술성과 과학성을 동반하는 일이다. 조경은 사전적으로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로 정의되어 있다.
조경기능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할까. 조경설계 도면 작성과 함께 조경공사 시공에 따라서 지반 고르기, 나무 심기, 시설물 설치 등의 실무적인 업무를 주로 한다. 또한 조경 수목과 조경 시설물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조경기능사의 진로와 전망은 무궁무진하다. 조경 식재 및 조경 시설물 설치공사업체, 공원·학교·아파트 단지 내부의 관리부서, 재배업체 등 다양한 곳으로 취업할 수 있다. 정원사로 활동도 가능하다. 정원사는 특별한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지만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면 경쟁력을 갖게 된다.
중장년 취업, 빛과 그림자
조경기능사 자격은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환경 파괴로 환경 복원과 주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입됐다. 자연 파괴, 대기·수질오염 및 소음 등 각종 문제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 조경기능사에 대한 인력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도 한 해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자는 5000~6000명에 이른다. 특히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새롭게 갖고자 하는 5060세대가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추세다. 5060세대가 조경기능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년이 없고, 기술을 배워두면 계속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자가 워낙 많이 배출되고 있어 변별력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고, 임금도 최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단 관리 일을 맡게 됐다고 하면, 화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설계는 조경기사나 조경산업기사가 한다. 결국 조경기능사는 나무나 꽃을 관리하는 일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실무 경력을 쌓아 기사나 산업기사가 될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업무와 보수 모두 안정적이다.
한편 중장년층은 꼭 조경 일을 원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다른 일로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나 시설관리 쪽 일을 원하는데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우대 조건이 된다고 한다.
또한 은퇴 후 베란다 혹은 텃밭의 농식물 관리를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이나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도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에 대해 이해하고 농업 일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자격증 취득 과정
조경기능사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1년에 4번 응시가 가능하다. 응시 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연령, 학력, 경력, 성별, 지역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필기와 실기시험이 진행되며, 둘 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야 합격한다.
흥미로운 점은 필기와 실기시험의 합격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조경기능사의 필기시험 합격률은 2018년 42%, 2019년 40.7%, 2020년 46.4%다. 반면 실기시험 합격률은 2018년 90%를 넘어섰다. 2020년 합격률도 90.8%였다.
이는 필기시험이 까다롭다는 의미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은 아니지만, 공부를 반드시 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 시험에 많이 응시하는데, 암기해야 할 것이 많아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필기시험은 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총 3과목을 본다. 올해 시험 과목이 변경됐기 때문에 수험생은 달라진 점을 파악하고 정리해두는 것이 좋겠다. 객관식 사지선다형, 총 60문제가 나온다.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실기시험은 조경설계 도면 그리기(50점), 수목 감별(10점), 작업형 2종류(40점)로 구성된다. 1일 차에는 조경설계 도면 그리기와 수목 감별을 3시간 동안 해야 하며, 2일 차에는 작업형 10종 중 2가지를 임의로 선별해 실기시험을 치른다.
50·60대 교육의 장 활짝
지자체에서 조경기능사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수요를 반영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연천군 통일평생교육원은 매년 조경기능사 국가자격증 과정을 진행한다. 교육 대상자는 50·60대 20명이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수강생들의 자격증 취득을 돕는다.
경상남도 함안군은 50대의 제2인생 설계를 위한 조경기능사 자격 과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대상을 50대(1961~1972년생)로만 한정해 눈길을 끈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조경기능사 자격 대비반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고용노동부에서는 조경 관련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교육·훈련이 가능한 곳으로 총 513개 기관, 1522개 과정을 선정했다. 이 중에서 조경기능사는 20개 기관 38개 과정이 선정됐다.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은 실무 중심 교육·훈련 과정 이수 후 평가를 거쳐 합격 기준을 충족한 사람에게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조경기능사 자격은 400시간의 교육·훈련을 이수한 후 1차 객관식 및 주관식 필기시험(배점 40%), 2차 작업형 실기시험(배점 60%) 평가를 받고 취득할 수 있다.
새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과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성공으로 서울시 역시 도시정비 규제 완화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는 입주권의 양도세 절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재개발·재건축 공사 중인 주택의 입주권에 대한 양도세를 계산할 때는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알아둬야 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란 시행사가 분양 신청 기간이 끝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 전에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시장이나 군수의 인가를 받는 일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는 기존 주택으로, 이후는 주택이 아닌 조합원의 입주권으로 인정한다. 공사가 끝난 후 새로운 아파트가 완공되면 입주권은 주택이 된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주택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 판다면 그냥 주택을 파는 것이므로 양도세는 일반 규정에 따른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이후에 판다면 입주권을 파는 것이므로 입주권에 대한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입주권 양도에 대한 규정
‘조합원 입주권’은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종전 부동산의 소유자가 신축 주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당초 주택이었던 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로 바뀐 것.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정비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취득한 것에 한정한다. 이때 양도일 현재 입주권 1세대가 입주권을 판다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2년 이상 보유(2017년 8월 3일 조정대상지역 내 취득 시 2년 거주 포함)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입주권인 상태에서 팔더라도 1주택 1과세를 받을 수 있다. 단,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된다.
입주권 외에도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입주권을 팔아야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이때에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입주권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춰야 하는 건 동일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는 입주권을 팔아도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고 기본세율로 과세된다. 다만 이는 주택과 입주권 모두 2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입주권 양도세 계산법
입주권 양도세는 기존 주택의 양도소득과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부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전자는 취득일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만, 후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 않는다.
또한 입주권을 팔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지만, 아파트를 팔면 입주권을 포함해 1세대 2주택자로 중과된다. 입주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므로, 2주택자에 해당돼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중 거주를 위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또는 주택을 보유한 지 1년이 지나 입주권을 취득한 경우로서 입주권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주택을 파는 등 일시적인 경우에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원조합원(권리처분계획 인가일 이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입주권을 얻은 경우는 어떨까. 위처럼 권리처분계획 인가일 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을 승계조합원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양도일 현재 입주권 1개만 갖고 있더라도 1세대 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과세되며, 입주권을 단기간 보유하다 팔면 최대 7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IP] 재건축 동안 산 거주용 주택, 비과세 될까?
공사 기간이 최소 3년은 될 것 같아 대체주택을 한 채 사서 거주하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나중에 이 집을 팔면 2주택자로 양도세가 중과될까?
세법에서는 1주택자가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동안 거주하기 위해 다른 주택(대체주택)을 취득한 경우, 대체주택을 팔 때 1세대 1주택으로 보아 양도세 비과세를 해준다. 대체주택은 보유 및 거주 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데, 대신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1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사업시 행인가일 이후 대체주택을 취득해 1년 이상 거주할 것
2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그 주택으로 세대 전원이 이사(취학, 근무상의 형편, 질병의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 시 제외)하여 1년 이상 계속 거주할 것
3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되기 전, 또는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대체주택을 양도할 것
40세 이상 혼자 사는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가 가족과 같이 사는 다인가구 중장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였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된 홍성표 가톨릭대 조교수와 임한려 서울대 연구교수가 연구·조사한 ‘중고령자 1인가구 삶의 만족도 변화 및 영향요인 분석’에 이 같은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만 40세 이상 중장년 중 1인가구 표본 1378명과 2인 이상 다인가구 표본 6382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삶의 만족도 변화를 살펴봤다. 영향 요인은 성별, 소득, 중장년(40~64세) 여부, 교육수준, 자기존중감, 자원봉사 참여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1인가구, 다인가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르면, 중장년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 지수는 2017년 3.42→2018년 3.44→2019년 3.43→2020년 3.36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인가구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도 3.61→3.60→3.60→3.56으로 하락했지만, 1인가구보단 높게 나타났다.
성별에선 여성 1인가구 비율(79.1%)이 남성(20.9%)보다 훨씬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 수준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가구도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평균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는 1368만 원, 다인가구는 5235만 원이었다. 이번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의 초기 삶의 만족도는 높여줬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장년의 노후준비는 신체적 노후준비, 경제적 노후준비, 사회적 노후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와 결과를 도출한 결과 상대적으로 신체와 사회적 노후준비에 비해 경제적 노후준비의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자아존중감은 1인가구, 다인가구 중장년 모두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울은 1인가구와 다인가구 중장년층 모두에게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참여, 건강, 심리적 자원 등의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장년이 노년층(65세 이상)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특히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중장년 여부가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원봉사, 근로활동은 중장년 다인가구에는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인가구는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배우자와 사별, 사회적 활동 감소, 건강 악화, 노인빈곤율 증가 등 상황에 놓이는 중장년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년 1인가구의 경우 근로활동, 자원봉사 참여보다는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공동체주택 터무늬있는집의 대표인 김수동 작가는 본지에 “혼자 사는 사람 중에도 사회관계망이 잘 형성되어 있고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도 많다. 연구 결과는 사회관계망이 취약하고 고립되어 있는 1인가구의 문제를 시사한다고 보는데, 고립으로 이어지게 하는 주거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가구라고 하더라도 마을이나 지역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그런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인이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때 가족으로 인정해주는 가족 다양성이 실현되어야 한다”라면서 “즉, 주거 다양성, 가족 다양성, 지역사회 복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가 확대되고,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내외까지 치솟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탓이다. 이에 정부 각 부처가 무더위와 온열질환에 취약한 이들을 위해 예방책 마련에 나섰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 질환이다.
올해 5월 20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상 온열질환자수는 총 355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사망자가 지난 1일 1명 발생했으며, 온열질환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명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은 주로 남성(76.0%)과 5060대(38.8%)에서 주로 발생했다. 절반가량(48.3%)은 낮 12시~17시 사이에 발생했으며, 실내(22.4%)보다 실외(77.6%)에서 세 배 가량 많이 발생했다. 실외에서는 실외 작업장(31.5%)과 논밭(13.5%)에서 활동 중 증상이 생긴 경우가 많았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행정안전부는 “연이은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므로 인명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폭염 3대 취약분야 집중 관리 및 소관 분야별 폭염 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철저한 대응태세를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폭염 대응 국민행동요령’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1)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한다.
2)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보다는, 물을 많이 마신다.
3) 가장 더운 오후 2시~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피한다.
4) 냉방기기 사용 시, 실내외 온도차를 5도 내외로 유지해 냉방병을 예방한다. (적정 실내 냉방온도: 25~28도)
5)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의 가벼운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한다.
6) 축사,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춘다.
질병관리청 역시 ‘폭염대비 건강수칙 3가지’를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백경란 질병관리청 청장은 “온열질환은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만큼, 무더운 날에는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물을 마시며 주기적으로 휴식하는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 샤워를 자주 하거나,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를 착용해 햇볕을 차단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의 가벼운 옷을 입어 시원하게 지내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단가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0만 여 세대가 추가 지원 대상이 되면서 총 118만 여 세대가 에너지바우처를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에너지바우처란 경제적 부담으로 에너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취약계층에 전기‧가스‧지역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행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의료 급여 수급세대 중 더위‧추위민감계층(노인, 질환자, 장애인 등)이다. 올해는 주거‧교육급여 수급세대 중 더위‧추위민감계층까지 한시적으로 확대된다.
또한 에너지바우처 지원단가도 올해 한시적으로 인상한다. 하절기 2인 세대는 4만 4200원, 4인 이상 세대에서는 9만 35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여름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주거‧교육급여 수급대상자도 동절기 바우처 금액을 하절기 바우처로 최대 4만 5000원 당겨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사용 후 잔액은 별도 신청 없이 동절기 바우처로 자동 이월된다.
신규 지원대상인 주거‧교육급여 수급대상자는 지난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에너지바우처 홈페이지나 에너지바우처 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게 인생이다. 현재의 내 삶과 내가 원했던 삶 사이엔 얼마나 간격이 크던가. 뒤엉긴 실타래처럼 낭패스러울 수 있는 게 삶이라는 연극이다. 유바카(58, ‘유바카하우스’ 운영)는 귀촌으로 삶 전체를 거의 낙원에 가깝도록 부양시켰다. 매우 이상적이거나 진취적인 유형의 귀촌 사례다. 처음엔 개척자적인 기세로 터전을 다듬는 일에 비지땀을 쏟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여 년간 폐가로 방치된 흙집을 사들였던 것. 그러니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고치고 다듬고, 빼거나 보태고, 칠하고 도배하고, 뿌리고 심고….
집의 나이는 89살. 유바카는 파란만장한 드라마가 저장됐을 폐가를 의미심장한 공간으로 개조했다. 적절한 성형과 조형으로 어디서고 흔히 볼 수 없는 경관을 빚어냈으니 창의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유바카는 리모델링 선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부동산 컨설턴트와 공간 디자인 기획자로 일했으니까. 서울에 살다 이곳 부여군으로 귀촌한 것도 부여의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총괄감독으로 참여하면서였다. 일 때문에 왔다가 아예 눌러앉은 거다. 부여의 자연환경과 풍토에 덜미를 잡힌 셈이다. 올해로 귀촌 3년 차다.
유바카의 집은 순박미를 토대로 삼아 변신했다. 쓰러져가는 옛날 흙집의 골격을 그대로 살려둔 채 보수와 미화 작업을 했다. 따라서 본색은 여전히 옛날 흙집 그대로다. 싹 밀어내고 새로 집을 짓지 않은 건 자금 사정 때문이라기보다 전통 흙집이 지닌 담백하고 순후한 본질에 매료돼서다. 옛날 시골집에 퇴적된 세월의 고고학적 깊이와, 집을 훑고 지난 풍상이 자아내는 고색창연이라니. 유바카는 신축 건물로는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흙집의 태와 결에 반색했던 것 같다.
“집이고 마당이고 처음엔 풀 더미에 뒤덮여 험상궂었다. 전기와 수도는 물론 화장실조차 없었다. 그러나 지붕까지 뻗은 풀들을 다 뽑아내자 제법 어엿한 집의 형태가 드러나더라. 기본은 탄탄한 폐가였던 것이다. 따라서 원형을 살리며 단장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건 21세기에 알맞은 주거 환경이네! 이 집을 처음 본 순간 떠오른 생각이 그랬다. 소박한 흙집과 마당, 텃밭 등의 구성 요소와 함께 삶을 평온하게 즐길 수 있는 집이라 봤던 거다.”
‘집아! 그동안 혼자 얼마나 심심했니?’ 그는 집에게 말을 걸며 단장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낡은 양철 지붕 위에는 다시 양철 지붕을 겹으로 올려 비가 새지 않게 단속했다. 허물어진 담장과 벽면의 흙과 돌들은 보수 재료로 재활용했다. 본채 외에 대문과 사랑채와 창고도 가급적 원형을 그대로 둔 채 보완했으며, 다양한 색조의 페인트를 칠하거나 도배를 해 산뜻하게 마무리했다.
식탁 하나뿐인 초미니 레스토랑
이 집을 처음 본 사람이면 누구나 눈을 끔벅이며 감탄한다. ‘어라! 이렇게 아름다운 촌집이 있었어?’ 날랜 솜씨로 성형한 구조의 다채로움. 미감과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갖가지 꾸밈과 치레. 소박해서 다정한 정원의 나무와 화초들을 애무하며 일렁거리는 햇빛의 대열. 또 하나의 감상할 만한 정원에 해당할 싱그러운 텃밭. 아파트라는 사각 상자에서 따분한 일상을 보내기에 지친 이들 누구나 이 집에 와서는 즐거워 팔짝팔짝 뛴다.
집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 새로 짓는 것보다 더 새로운 운치와 재미를 돋운 모델이 여기에 있으니 눈요기만으로 지나치기엔 아까운 가치를 지닌 집이다. 귀촌을 해서 집을 마련하려거든 딱 나를 닮은 거처를 만들어봐! 흙집이 하는 얘기가 그렇다. 그런데 유바카는 이 기똥찬 시골집에서 무엇을 하나? 즐긴다. 삶의 오후를 안심과 자족 속에서 느긋하게 즐긴다. 자그마한 마당에 온갖 꽃을 즐비하게 심어둔 건 마루에 앉아 꽃들의 내밀한 언어에 귀를 열고서 허무하지만 진정 허무할 것도 없는 삶을 관조하기 위해서다. 이쯤이면 별 결함과 허기가 없는 삶일 테다. 생계는 무엇으로 도모할까. 식당 영업과 민박으로 해결한다. 재미있는 건 창고를 멋스럽게 개조한 식당 공간에 식탁이 단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예약을 하고 찾아드는 점심 손님 한 팀, 저녁 손님 한 팀만 받는 초미니 레스토랑이다. 민박 방도 달랑 하나다.
유바카는 자칭 ‘밥 디자이너’다. 여느 셰프와 달리 요리에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사뭇 특별한 밥상을 차린다. 이건 그가 귀촌 이후 고안한 장르가 아니다. 서울 인사동의 한식 레스토랑 ‘꽃밥에 피다’에서 이미 충분한 커리어를 쌓았으니까. ‘꽃밥에 피다’는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 주는 엠블럼인 ‘미쉐린 그린스타’를 받은 식당. 유바카의 시그니처 메뉴였던 ‘보자기 비빔밥’은 이 식당의 대표 음식이었다고 한다.
“음식을 디자인하는 건 일반적이지만 도시에서는 식재료 자체에 한계가 있다. 이미 잘 다듬어져 시장에 나온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뿌리를 제거하지 않은 대파나 원형이 보존된 재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텃밭에서 손수 가꾼 채소를 원형대로 식탁에 올릴 수 있어 한결 다양한 디자인을 구사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밥상을 디자인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훼손되지 않은 뿌리, 줄기, 꽃 등을 음식과 함께 통째로 디자인해 시각적 만족을 유도한다. 재료의 길이와 굵기를 그대로 살려내는 디자인에도 사람들은 굉장한 호기심을 드러낸다. 아주 흔한 식재료로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자연 밥상을 차려내기 때문이다.”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지 않나?
“모두들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혀를 심하게 학대했다. 짜고 강렬한 음식으로 혀를 혹사시키니까. 새로운 방식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나의 요리는 다르다. 한결 색다른 디자인과 맛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음식만을 디자인하는 건 아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디자인하자는 데 초점이 있으니까.”
마음을 디자인한다? 그건 무슨 뜻이지?
“음식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사람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를 유도한다. 음식마다 담긴 스토리텔링을 삶의 이야기와 연결해 타성에 젖은 일상을 돌아보게 하고, 사람마다 제 안에 숨겨져 있게 마련인 소중한 가치와 재능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식탁 대화를 통해 그토록 진지한 소통이 가능하다니.
“내 삶의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게 사람들을 껴안아주는 나의 방식이다. 대화는 결국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로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에 아직 끄집어내지 못했을 뿐인 뭔가 대단한 게 있다는 자기 발견에 이르곤 한다. 막연했던 꿈을 구체화하기도 하고.”
육체노동이 일상이지만
말하자면 이 집은 식당이자 사교장이며 인생 교실이다. 유바카는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데에서 나아가 고객의 생각을 요령껏 노크해 마음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리고 개개인 모두가 별처럼 빛나는 뭔가를 내장한 존재임을 상기시키기를 즐긴다. 그렇다면 그가 파는 건 다만 음식만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편집한 이야기까지 유통시키는 게 아닌가. 식당을 개업한 게 불과 2년 전이지만 이미 자리가 잡혔다. 일에 대한 몰입과 근면이 거둔 성취다. 자신이 지닌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가공해 마케팅의 원천으로 삼은 덕이기도 하다.
“먼 길 달려 우리 집을 찾아오는 이들의 고마운 마음을 늘 생각한다. 뭐 한 가지라도 더 잘해주기 위해 신경을 쓰지. 고객들 덕분에 내가 먹고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지. 난 손에 쥔 것 없이 귀촌했다. 처음 한동안은 마을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이제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지낸다.”
종이 대신 광목 헝겊을 이용한 그림 동화책을 만들기도 한다지? 헝겊으로 만든 책이라니, 기발하다.
“어려서부터 헝겊에 동화를 쓰고 싶었다. 지난 20여 년간 쓴 헝겊 동화책이 100여 권이다. 상상력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동화 역시 상상력의 소산이다. 고객들은 이 책들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대체로 하는 말이 이렇다. ‘아하, 별난 책이 다 있네! 나는 왜 이런 발상을 못 했지?’ 이렇게 되면 인생과 상상력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꽃이 화들짝 피어나기 마련이다.”
도시에서보다 시골에서 한결 만족도 높은 생활을 누리면서 사는 셈인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콘텐츠에 확신이 있다면 어디에 산들 무슨 상관이겠나? 물론 도시와 시골에서의 생활 차이는 있다. 도시에선 뭔가 타율적인 게 나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시골에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 가령 마당의 꽃이나 담벼락의 풀을 마음 안에 불러들여 이웃으로 삼고 사는 즐거움은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퇴를 앞둔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먹고살 능력이 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귀촌하라 권장하는 거다. 나만의 삶의 방식을 실현하기 좋은 게 시골이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오두막이라도 장만해 나만의 정신적 보물창고로 가꾸며 사는 건 생각보다 풍요롭고 즐겁다. 물론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 좋은 경험으로 삼으면 그만이지.”
폐가를 산뜻하게 손수 단장한 전 과정은 물론, 식당 손님을 접대하는 일 등 모든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지나친 노동에 혹사당하며 사는 건 아닌가?
“(웃으며) 울퉁불퉁한 내 손을 보라. 육체적 노동은 일상이 됐다. ‘아이고, 힘들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비명을 토하기도 하거든.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일상을 즐긴다는 점이다.”
사람이 어떻게 즐거울 수만 있지?(웃음) 고통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로 들린다.
“난 아들을 잃기도 했다. 그 상처를 아물리기 위해 귀촌한 면도 있는 거다. 하지만 이 시골에서 홀로 진정으로 즐긴다. 고통? 사실 그런 걸 느낄 겨를조차 없이 바쁘다. 가끔 출몰하는 지네에 괴롭긴 하지만.(웃음)”
유바카는 즐거워 의기양양하다. 나보다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 그리 외치고 싶다는 투로. 일상을 덮치는 풍파가 왜 없을까마는 그는 기민하게 딛고 일어서는 것 같다. 만만치 않은 근성이다.
유바카가 주는 귀촌 Tip
•시골 생활을 고려한다면 망설임 없이 귀촌하라.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헌 집을 살 경우 전기, 수도, 화장실이 구비된 집을 매입하자. 수천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시골에서도 독특한 일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농장의 잡일 등 ‘알바’가 얼마든지 가능한 게 시골이라는 점도 참고하자.
•이웃을 만나는 족족 먼저 인사하라. 특히 처음엔 무조건 베풀어야 한다. 중요한 건 진심과 정성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텃세를 모르고 살 수 있다.
해마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지만, 연령에 따라 그 이유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51만 5434명으로 전년도보다 4.2% 늘었다. 귀농귀촌 인구는 2020년(+7.4%)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귀농귀촌 가구(37만 7744)도 귀농귀촌 통계 조사 이래 최대였다.
귀농귀촌이 전 연령대에서 고루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30대 이하와 60대 가구가 전년보다 각각 5.0%, 16.4%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귀촌 사유로는 직업(34.3%), 주택(27.1%), 가족(22.2%), 자연환경(4.9%)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귀촌 사유가 조금씩 상이했는데, 2030 세대는 ‘직업’을 1순위로 꼽았다. 청년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취업난이 심화된 탓에 일자리를 얻고자 귀농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농촌에 대한 인식 변화도 달라졌다. 올해 2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0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을 한 이유로 ‘자연환경’을 응답한 비중이 30.5%로 가장 많았고 ‘농업의 비전·발전 가능성’을 꼽은 비중이 23.0%로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40대 이상부터는 ‘주택’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귀촌 준비기간 동안 가장 신경 쓴 것 중 1위도 ‘주거지 확보’(41.1%)였다. 농식품부는 이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여파, 도시 주택 가격 폭등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더불어 도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귀어인도 늘고 있다. 지난해 귀어인은 모두 1216명으로 지난해보다 25.7% 증가했다. 귀어인 평균 연령은 52.7세로 전년(52.9세)보다 0.2세 낮아졌다, 40대 이하 청년층은 34.2%(416명)로 0.5%포인트(90명)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대별 귀어인 업종 차다. 50~60대 귀어인은 맨손어업 비율이 높았지만, 40대 이하는 주로 연안·양식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하는 생계를 위해 기대소득이 높은 업종을 택한 반면 50~60대는 단순 업종에 종사하면서 여유로운 어촌 생활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고독사 사망자는 50·60 세대, 특히 남성이 많다고 한다. 100세 시대에 50·60 세대는 젊은 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의 고독사가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기술연구원 최수범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싱크탱크협의회(SeTTA) 주최로 열린 ‘빅데이터 기반 고독사 예방’ 정책세미나에서 ‘고독사 실태조사 자료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고독사로 정식 분류된 사례는 2020년 51건에서 2021년 76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고독사로 분류된 사망자 127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10명 중 8명(76.4%)은 남성 1인 가구였다.
연령대는 60대가 31.5%(40명)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50대 26.8%(34명), 70대 18.1%(23명), 40대 13.4%(17명)로 이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생계·의료·주거 등 기초생활수급자는 80.3%(102명)로 집계됐다. 나머지 19.7%(25명)는 비수급자로 확인됐다. 비수급 사망자 중 60.0%(15명)는 관리(상담) 이력조차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 위험은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세미나에서 ‘서울시 고독사 위험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송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를 978건으로 분석했고, ‘무직인 50~60대 남성’을 고독사 고위험군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1%(265건)로 가장 많았고 50대 19.3%, 70대 19%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44명으로 65.8%를 차지했고, 여성은 334명으로 34.2%였다. 무엇보다 서울시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95.4%인 933명이 무직 상태였다. 또한, 일용근로자가 18명, 자활 근로자가 1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송 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인 남성은 강제 퇴거나 열악한 노동 환경, 급격한 은퇴를 겪은 뒤 일상이 급격하게 몰락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이어졌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고독사를 한 978명 가운데 61.3%인 599명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수범 연구위원은 “현재 지원으로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어렵고, 위험군 선별에도 어려움이 있다”라며 “위험군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조사에서 데이터 기반의 위험군 발굴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올해 고독사 위험 2천 가구에 고독사 예방을 위한 스마트플러그 기기를 업그레이드해줄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 플러그를 멀티탭 형태로 제작해 낡은 멀티탭을 교체해주거나 전기요금 보조를 통해 스마트플러그 보급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표 유품관리사인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는 확대되고 있는 고독사 문제를 어떻게 볼까. 먼저 그는 한 70대 남성의 고독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교사로 일하셨던 분인데 자녀들한테 굉장히 완고한 태도를 보이셨다. 뭐든지 자기 혼자 일을 해결하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시고 나서 정리를 하는데 침대 밑에서 가방이 나왔다. 속옷, 양말, 홑이불 같은 것들을 싸놓으셨더라. 요양병원에 가게 되면 들고 가시려고 준비를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칠판에 약을 먹은 날을 기록해뒀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온 내용을 메모해둔 것도 있었다. 3년 전에 쓴 것들로 보이고 가방도 그때 싸신 것 같았다. 치매 증상이 그때부터 있었다는 사실도 추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치매 방지를 위해 혼자서 부단히도 노력하신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혼자 해결하시려고 하다 보니 안 좋은 결과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인분이 돌아가시고 자녀분들이 매우 안타까워하셨다. 자녀분들이 다가가려고 해도 고인께서 마음의 문을 안 열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김석중 교수는 “전형적인 고독사의 모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무연고 고독사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가족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통이 안 되어서 고독사를 맞는 경우가 많다. 실제 고독사의 본질 문제는 가족 간의 사이 약화다. 가족과 소통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혼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는 굉장히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있는 데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석중 교수는 “혼자 사는 50·60 세대들을 보면 이혼도 있고, 갑작스럽게 은퇴를 한다거나 자영업을 하다가 경기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패배주의가 생겨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50·60 세대 남성의 고독사가 많은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 먹어 영양 불균형이 오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김석중 교수는 고독사 예방법에 대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심신 건강 유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민거리를 털어놓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은 3.3%로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거정책 대안으로 고령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령자가 소외되고 있는 실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질적·양적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임대주택 고령자 주거환경 진단 및 주거지원 강화방안 연구’를 발간했다.
한국의 빠른 고령화
우리나라는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2060년에는 고령화율이 43.9%, 노년부양비는 9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주 기준으로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21년 488만 가구(23.7%)로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절반인 49.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 기준 ‘고령자 1인가구’나 자녀 없이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부부가구’는 각각 34.2%, 33.0%로 고령자로만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LH가 건설해 운영 및 관리까지 도맡는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계약자 3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특히 영구임대주택은 전체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고령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LH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고령 입주자들은 대부분 소득 1,2분위의 최저소득계층으로서 소득 증가 등에 따른 주거 상향이동이 거의 어려운 상태여서 주거의 질적 개선이나 주거 서비스 전달에서 공공의 관여가 절실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고령자 1인가구 혹은 고령자로만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령자 가구는 타 속성가구에 비해 노후된 주택 거주 비율이 높고 주거비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공공임대주택 개선되어야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의 문제는 청년과 신혼부부, 일반 저소득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데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 등을 통해서 생애단계별 주택 공급확대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의 절대적인 공급량이 많지 않다”라고 짚었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건설했거나 건설 예정인 공공임대주택은 90만 2000채다. 그 가운데 고령자용 주택은 5.5%인 5만 채에 불과하다.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있고 점차 비중이 증가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문의 주택 공급 및 계획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고령자가 희망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 중 장기공공임대 입주 희망은 16.3%로 타 계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공급량을 지속해서 높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질적으로도 문제가 제기됐다. 고령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성능을 검토한 결과, 조사대상의 8.9%가 고령자가 생활하기에 불편하고, 71.3%는 여전히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령자용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고령자 주거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이나 서비스 욕구에 따라 서비스 연계방식, 돌봄, 주택의 형태 등에서도 다양한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텃밭과 휴게 공간,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하고, 주택개량과 관리비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주거 외에도 보건의료, 고령자 일자리,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 자원의 연계와 협업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고령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공공임대주택 내 입주자를 고용하는 단지 내 돌봄, 노(老)-노(老) 케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6·1 지방선거 결과 서울시장에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 경기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당선됐다. 대한민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임박함에 따라 당선인들의 어르신 공약이 어떻게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21년 보궐선거 당시 ▲종합 학대 예방센터 건립 ▲경로당 회장·총무 사회공헌 수당 신설 및 식대 지원 확대 ▲경로당 내에 맞춤형 여가 및 건강 안심 프로그램 제공 ▲의료비 어르신 외래 정액제 추진(의료비 일부 서울시 지원) ▲어르신 건강을 위한 스마트 건강워치 제공 등을 5대 어르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더불어 지난 5월 7일, 오세훈 당선인은 제49회 서울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노인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투자나 정책이 성에 차지 않는다”며 “취임 직후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어르신 1인 가구 특별팀을 만들어 정책 지원에 시동을 거는 게 후보 시절 말씀드린 1호 공약이었다”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최근 6·1 지방선거 공약으로 ‘고령자 1인 가구 등 취약계층 집중 돌봄’을 약속했다. 또한 병원 방문 및 병원 내 접수, 수납, 진료 등을 돕는 ‘어르신 안심 병원 동행 서비스’를 진행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교육 지원 및 일자리 연계 사업을 확대하고, 대학과 학점 연계형 평생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건강과 행복, 활기찬 노후’에 초점을 맞췄다. 김 당선인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 7일, SNS를 통해 “어르신들은 역사의 변곡점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기여에 비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가난과 외로움에 고통받고 계시다”며 ‘어르신 5대 공약’을 발표했다.
“188만 경기도 어르신을 제대로 섬기겠다”는 김 당선인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방문 진료 병원 동행 서비스 ▲노인복지타운 조성 및 노인 친화적 주택 개조사업으로 안전 주거 마련 ▲맞춤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 및 경로당 지원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및 돌봄 매니저 확대 등 ‘어르신 5대 공약’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김 당선인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경우 병원 대신 가정에서 방문 진료, 방문간호 등과 병원 동행 안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어르신 1인 가구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안으로 미끄럼방지 패드나 가드레일 부착, 전등 교체 등의 노인 친화적인 주택 개조 사업과 노인복지타운 조성, 스마트 플러그 도입 등으로 어르신들이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약 9만 5000개인 노인 일자리를 임기 말까지 16만 개로 대폭 확대하고 이 중 인기가 많은 공익형 일자리를 13만 개, 경력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2만 개로 늘려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경로당의 안정적 운영 지원,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경기스마트경로당’ 확대, 웃음 치료 및 건강관리,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강좌 등 프로그램 마련,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돌봄 매니저 제도, AI 돌봄 서비스 확대 등 어르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인들이 안락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만족할 만한 주거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의 난제에 부닥쳤던 해외 여러 나라는 노인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을까? 지구촌의 다양한 노인 주거 형태를 살펴보자.
은퇴 후엔 거주지를 옮겨 다니기가 쉽지 않다. 질병, 노환 등 신체적으로 한계가 올수록 더욱 불편하다. 그래서 집을 고르는 기준의 변화와 새로운 거주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 병원과 시설의 상황은 만족도가 낮다.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거동이 불편해도 내 집에서 간병 관련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싶다’는 응답이 56.5%로 요양 시설 31.3%, 가족 합가·근거 거주 12.1%보다 많다.
초고령사회 초입에 선 지금, 혼자 생활하는 노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자택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수도 급증할 전망이다.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이동이 쉽지 않고 식사를 챙겨 먹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오랫동안 간병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새로운 주거 대안을 선보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노인 마을
대표적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곽에 치매를 겪는 이들이 모여 사는 호헤베이크 마을이 있다. 중앙정부와 지역 기관들의 협조, 치매 요양 전문 간호사의 아이디어로 2009년 시작됐다. 1만 2000㎡ 규모에 영화관, 카페, 마트, 헬스장, 레스토랑, 미용실 등 웬만한 편의시설을 다 갖췄다. 거주 시설은 치매 환자 개인의 삶과 취향을 조사해 일곱 가지 인테리어로 지어 선택하도록 했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방, 음악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클래식 감상실도 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250여 명의 간병인·의사·요양보호사·직원 등이 마을 곳곳에 상주한다. 이들은 평소 슈퍼마켓 직원이나 미용사 등으로 생활하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만 나선다.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요리하고, 사교 행사를 열고, 장도 본다.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최대화하고 간병인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게 원칙이다. 정신이 흐릿하고, 손과 머리를 떨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어도 일반 요양원처럼 종일 침대에 누워 있지 않아도 된다. 치매 등급을 받은 입소자들은 개인 형편에 따라 한 달 최소 500유로(약 64만 원), 많게는 2500유로(약 322만 원)를 정부에 내면 된다.
덴마크 코하우징·일본 컬렉티브 하우스
코하우징(Co-housing)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해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으로 전파됐다. 공동생활 시설과 소규모 개인 주택으로 구성돼 사생활과 공동체 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협동 주거 형태다. 일반적으로 거주하게 될 입주민이 주체가 되어 그룹을 형성한 뒤 지방정부, 건축가, 은행 등과 협조해 설립한다. 그중 ‘시니어 코하우징’은 핵가족화와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코하우징은 ‘미드고즈그룹펜 코하우징’이다. 코펜하겐의 공영주택회사 라이예보에서 지은 560채의 아파트 중 5층 아파트 단지 4개 열을 개조해 만들었다. 대부분 1인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자기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층에 공동 거실, 식당, 회의실, 부엌, 창고가 있는 코먼하우스를 반드시 거쳐야 해서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본에는 코하우징과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세대 결합 주택,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가 있다. 도쿄 아리카와구에 위치한 ‘캉캉모리’는 노인 시설과 보육원이 함께 입주한 12층 건물의 2층과 3층에 있다. 이곳에는 유아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다. 공용 주방과 식당, 게스트룸 등이 있으며,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은 거주자들의 몫이다. 사람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공동 식사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공동 식사는 월 1회 당번제로 거주자 몇몇이 날을 정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시간과 공간의 일부를 공유하는 식이다. 아이들은 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노인들은 아이들 덕에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 세대 교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목할 만한 국내 노인 주거 형태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 노루목 향기
여주시 금사면. 이혜옥, 이경옥, 심재식 씨는 자신들이 마련한 공간에 ‘노루목 향기’라 이름 붙이고 5년째 함께 살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직장동료, 친구 사이인 이들은 요양원이나 복지 시설이 아닌 마을형 노인 생활공동체를 꿈꾼다. 마을 노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많은 이들과 즐겁게 사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노인과 청년이 서로 돌보는 청춘발산마을
광주광역시 서구 발산마을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몇몇 노인만 남아 있었지만 2015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청년들이 다시 거주하게 됐다. 노인과 청년이 한데 모여 골목이웃회를 열고 거리 청소, 분리배출 등 마을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이웃 문화가 만들어졌다. 또 할머니들이 폐품을 모아 마을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청년들의 가게 일을 도움으로써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