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재취업 과정은 녹록지 않다. 경력이 무색할 만큼 퇴짜 맞은 이력서가 쌓여가고, 면접 기회는 좀처럼 잡기 힘들다. 그마저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 일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그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없다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단계다. 이에 재취업 상황별 전문 컨설턴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장년 구직자의 행태를 짚어보고, 그 해결점을 모색해보려 한다. ‘시니어 잡:담회(Job:談會)’ 그 첫 순서는 ‘상담편’이다.
Episode_1 “대기업 출신인 나더러 중소기업을 가라고요?”
재취업은 전 직장과의 연장선이 아니다. 회사 규모는 물론, 그에 따른 직급이나 직무, 역할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전 직장의 명성에 얽매이는 구직자가 적지 않다는데.
진행자 상담하러 오는 구직자들의 과거 직군별 유형이 있나요?
권미경 커리어컨설팅 대표(이하 미경) 그럼요. 대기업 생산직 퇴직예정자 대상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는데요. 일단 번아웃을 많이 호소하시고, 1년 정도는 쉬고 싶다고들 하세요. 그러고 난 뒤에 뭐 할 거냐 물으면, 절대 중소기업은 가지 않겠다고 해요. 대기업에 대한 자부심도 크시고, 그 타이틀을 버리기 쉽지 않으신 거죠. 사실 공백기가 생기고 취업 시장에 나오면 중소기업도 어렵거든요. 열심히 인식 개선을 해드리려 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최성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성희) 아무래도 대기업은 교육이나 연수 기회가 많은 편이죠. 오히려 그만큼 (회사)안에서만 머무는 시간이 많아 바깥 상황은 잘 모르시더라고요.
황영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영희) 그래도 생산직에 계셨던 분들은 지게차운전기능사 같은 자격증이라도 따놓으시는 편이에요. 사무직은 학력도 높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차·부장급 출신이 많은데요.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 외에 개인이 주도적으로 경력 목표를 설정하거나 개발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이력서에 쓸 만한 내용은 있는데 실상 성장은 더딘 거죠.
황성철 상상우리 수석컨설턴트(이하 성철) 대기업이나 공무원 출신 분들의 특징은 일단 직장 백그라운드(배경)가 너무 좋았다는 거죠. 근데 회사의 명성을 자신의 전문성이라 오해하는 분이 많아요. 그 백그라운드 빼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도 말이죠.
미경 엔지니어 직군은 전문성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컨설턴트 이야기를 잘 듣지 않더군요. 너희가 나보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잘 아냐 이거죠. 특수 분야에 계셨던 분들을 상담할 때는 사전 공부가 많이 필요해요.
성희 저는 작년에 대전에서 고경력 과학자분들을 만났는데요. 정말 희소한 인력이거든요. 결국 이분들의 기술이 사회로 나오기 위해서는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 해석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취업 시장에서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성철 안 그래도 제가 그동안 만나왔던 분들을 토대로 출신 직군별 구직자 특성을 적어봤어요. 맞는 말인지 들어보시고 아닌 건 말씀해주세요. ① 공무원이나 군인 출신, 부지런하고 학구적이지만 유연성 부족함 ② 대기업 출신, 기업 후광에 기대어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함 ③ 중소기업 출신, 다양한 경험을 보유했으나 추후 소기업 등으로 재취업되는 상황이 벌어지며 자신감이 하락함 ④ 금융기관 출신, 고임금자가 많아 눈높이가 높고 자신감도 높음 ⑤ 교사 출신, 컨설턴트를 가르치려 들고 자신을 과대 포장함 ⑥ 고기술 경력자, 자존심이 높고 전문성이 뛰어나지만 영역이 좁아 보편적인 재취업이 어려움, 그에 따라 자칫 우울해하기도 함. 자, 어떤가요?
미경 성희 영희 맞아요, 맞아요. 공감합니다!
Episode_2“실업급여 타고 좀 쉬다 보면 누가 연락하지 않겠어요?”
청년층 못지않게 퇴직자에게도 취업 공백이 생기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퇴직 후 1~2년은 재취업을 위한 골든타임. 안일하게 스카우트 제의를 기다린다면 시간낭비일 뿐이다.
진행자 퇴직하고 리프레시할 겸 1~2년 쉬었다가 컨설턴트를 찾으면 늦은 걸까요?
미경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번아웃이 온 경우가 많거든요.
영희 마냥 쉰다고 리프레시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대개 퇴직하고 실업급여 받는 몇 개월 동안은 쉬겠다는 분이 많은데요. 그러다가 정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요. 꼭 전투적인 구직 활동을 하라는 건 아니에요. 운동을 한다거나, 요리를 배워본다거나, 기존에 결핍됐거나 못 해본 영역을 채워가는 거죠. 그러다 보면 떨어졌던 심리적 자원도 채워지고, 구직 활동에 긍정적 에너지로 쓰일 수 있습니다.
성희 당장 자기개발을 시작하기보다는 춤이든 낚시든 뭐라도 몰입하는 시간을 보내시는 걸로 충분하다고 봐요. 아무것도 안 하시고 단절해서 집에만 계시는 게 제일 위험합니다.
성철 공무원들은 퇴직하고 1년 동안 공로연수를 받아요. 그거 끝나고 나면 또 실업급여를 몇 개월 받고요. 그렇게 1~2년 동안 특별히 뭘 안 해요. 60세에 퇴직해서 결국 62세쯤에나 구직 활동을 하는데, 그땐 너무 늦죠. 근데 막상 그분들에게 교육받으시라 하면 신경질 내요. 그래서 저는 일단 ‘노시라’ 하고 대신 그 사이 생애설계도 받아보고, 여생이 기니까 뭐 하면 좋을지 검색도 좀 해보시라 해요. 막상 1년 놀잖아요. 그럼 미쳐요. 알아서들 나오십니다.
진행자 당장 전투적인 구직 활동은 미루더라도 바깥 활동은 좀 하시라는 거죠?
영희 네, 정보가 엄청 중요하거든요. 어디라도 가야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정보도 얻고 기회도 생기니까요. 아무리 스펙이 좋은 분이라도 1~2년 공백 거치면 재취업 연결은 쉽지 않아요.
성철 바깥으로 나와보면 딱 알게 되죠. 나만 놀고 있었구나. 다들 뭘 하고 있네? 근데 한편으론 이런 사람들도 많아요. 어디선가 연락이 오겠지. 같은 회사 다녔던 선배나 후배가 같이 일하자고 하겠지.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허송세월 보내는 경우도 상당해요.
영희 근데 연락이 안 오죠. 지혜로운 분들은 퇴직 전에 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자격증이나 훈련을 미리 준비해요. 제가 만난 분 중에 재직자인데 구직자 대상 교육을 듣고 싶다고 사정해서 넣어드린 적이 있거든요. 건설업 종사자였는데, 드론 수업을 듣고는 관련 자격증 4종을 모두 따셨죠. 요즘은 건설업계에서도 안전관리 측면에서 높은 빌딩이나 댐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구조물에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전망을 이해하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퇴직하고 한 달 만에 취업에 성공하셨답니다. 물론 이런 사례는 많지 않지만요.
성희 결국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상담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다음 단계로 행동을 옮기는데, 아무런 선택도 못 하시고 시간만 보내다 가는 경우도 많아요. 좀 전 사례자 역시 스스로 교육을 듣겠다, 자격증을 따겠다, 이런 의사결정이 빨랐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성철 맞습니다. 저는 이런 구직자도 봤어요.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시키는 건 잘하니까 나더러 뭘 할지 알려달라는 거예요. 근데 그건 고등학생 때나 가능한 얘기죠.
성희 유망 직종이나 괜찮은 자격증 하나만 찍어달라는 분도 계셨어요. 막상 그 하나를 말씀드려도 실행에 옮기진 않으시더군요.
성철 직장에 종속돼 눈치 보며 지낸 세월이 길어서일까. 주도적으로 하는 힘을 잃은 거 같기도 해요.
Episode_3“이력서요? 컨설턴트가 대신 써주는 거 아닌가요?”
마음이 급한지, 의지가 부족한지, 쉽게 취업 정보를 얻어가려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무리한 요구에 성의 없는 태도까지 보인다면? 컨설팅의 가치는 떨어지고 재취업은 멀어지고 만다.
진행자 컨설팅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가장 난처한가요?
성희 오시자마자 다짜고짜 뭐 해줄 수 있냐고, 내가 당장 갈 곳을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안 해주시고 말이죠.
영희 마음을 여는 게 우선이고 참 중요한데, 라포(상호 신뢰관계) 형성이 쉽지 않아요.
미경 게다가 속으로 컨설턴트를 테스트하는 경우도 많죠.
성철 맞아요. 나한테 뭘 해주는지 봐서 나도 내 것을 보여주겠다, 이런 거예요.
성희 네, 확실히 경계하시는 분들이 있긴 해요. 때론 기 싸움도 벌어지죠.
미경 기관마다 다니면서 컨설턴트를 간 보는 분도 많아요.
성희 결국 가장 난처한 건, 구직자가 개방하지 않는 상황이에요. 가령 5회 진행하면 거의 끝나갈 때쯤 마음을 터놓는 분도 계세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오시는 분들은 그만큼 얻어가는 부분이 있으리라 봐요.
진행자 그럼 컨설턴트를 찾아가기로 했다면, 효과적인 상담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게 있을까요?
영희 저는 고객분들에게 사전에 이력서를 준비해 방문하시도록 공통적으로 요청 드려요. 그것이 그 고객분의 재취업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때도 있어요. 완벽한 이력서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컴퓨터로 프린트하여 방문하시든 문구점에서 이력서 양식을 구입해서 손으로 작성해서 오시든 어떤 형태로라도 작성해서 방문하는 고객분과 아닌 분은 큰 차이가 있어요. 빈손으로 오는 분들은 ‘취업까지 오래 걸리겠구나’ 생각해요. 그만큼 간절함이 덜하다는 건데, 어떻게 질 높은 상담이 이뤄질 수 있겠어요. 워크넷 잡케어 서비스나 테스트를 미리 해보셔도 좋아요. 그러면서 스스로 상태 파악도 되고, 진단 결과를 상담 자료로 쓰면 더 효율적인 컨설팅이 가능하죠.
진행자 무성의한 분들이 오면 컨설턴트들도 의욕이 떨어지죠?
성희 숙제 같은 거 안 해오시면, 아 저분은 다음엔 안 오시겠구나 싶죠.
성철 태도와 자세의 문제니까요.
영희 사실 중장년은 잠재력이 높은데, 그 안에 오래 쌓인 안 좋은 습관이나 행동도 섞여 있잖아요. 그래도 태도가 좋으면 취업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죠.
성철 안 좋은 태도 중 하나는 ‘나이 탓’ 하는 거예요. 나이 때문에 떨어졌을 거야, 이 나이에 무슨 자격증? 그런 나이 탓은 안 하셨으면 해요. 또 남의 눈치 보는 것도 삼가야 해요. ‘이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주변 시선을 의식하느라 컨설팅해주는 직업을 탐탁지 않아 하기도 해요.
미경 그런 눈치는 보지 않되 네트워킹을 많이 하면 좋아요.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 무조건 나가서 많이 만나라. 안에서 취업 사이트만 들여다보면 결국 찾을 수 있는 건 경비, 청소, 보험영업, 다단계 이런 것뿐이에요. 그런 상황에 놓이면 더 자존감이 떨어지죠.
성희 근데 참 안 나가려고들 하시잖아요. 특히 남자분들은 상대와의 스몰토크에도 부담을 많이 느끼시고요.
성철 저도 그렇지만 한국 중년 남성 특성상 그게 쉽지 않아요. 자기 외로움이나 어려움에 대해 얘기를 잘 못 해요. 그러다 한번 터지면 난리 나죠. 우리 컨설턴트 중에서도 중년 남성분들이 펑펑 우시는 걸 본 경우가 많아요. 어쩌면 그만큼 자기 얘기를 할 곳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영희 취업을 하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상담을 통한 건강한 자아 회복도 중요하다고 봐요. 저는 상담하면 가능한 한 그 분의 강점을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컨설턴트가 그 사람 본연의 자존감을 살려주고 응원함으로써 내면에 에너지가 가득 차게끔 돕는 거죠. 그런 마음가짐이 재취업 과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합니다.
후기청년기에 들어선 40·50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다. 120세까지 산다는데, 남은 시간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나 막막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또래의 명예퇴직 소식이 들려오고, 50세가 되기 전 은퇴를 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도 있는데, 연금 수령 시기를 더 늦춘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후기청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김병숙(75) 한국직업상담협회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는 150세까지 살 테지만, 기자님은 170세까지 살 거예요. 지금부터 10년에 한 번씩 직업을 8번 바꿔도 5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남은 50년은 뭐 할 거예요?”
순간 멍해졌다. 100세 시대, 아니 120세 시대라고 하지만 내가 그때까지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사실 ‘설마 그때까지 살겠나?’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런 기자를 보며 “설마가 현실이 되는데, 다들 내 이야기가 아닌 줄 안다”는 김병숙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후기청년기를 보내는 40·50세대의 이야기를 하러 왔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150세 시대 준비하려면
김병숙 이사장은 40여 년간 직업에 관한 연구를 해왔고, 경기대학교에 직업학과를 설치해 교수로 활동했다. 직업상담사 자격제도를 도입하고 한국직업상담협회를 설립했다. 책을 25권 집필했으며, 은퇴 후에는 4050을 위한 전직 지원 등 직업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년 전, 65세의 나이로 교수직을 은퇴하면서 김병숙 이사장은 150세 인생 계획을 선언했다. 75세까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정시 근로를 하고, 95세까지는 시간제로 일하고, 100세까지는 봉사활동을 하고, 150세까지는 화가로 살겠노라고. 그리고 3년 뒤 계획을 바꾸었다. 95세까지 정시 근로를 하겠다고. 김 이사장은 2012년 ‘은퇴 후 8만 시간’이라는 책을 쓸 때부터 150세까지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가 이미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한 사회의 대다수 구성원이 실제로 사망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은 남성이 85.6년, 여성이 90년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기대수명은 평균 83.6세지만, 사고 등으로 조기 사망하지 않는다면 평균 85세 이상 산다는 말이다.
“90세 가까이 살다 간다면 지금 40·50세대는 앞으로 최소 40~5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50년 뒤면 2073년이죠? 그런데 미래학자들은 20세기에 이미 ‘2050년이면 인간 수명은 150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30년이 지나면 2050년이네요.”
150세 시대를 산다고 생각하면 이제는 60세, 80세, 100세를 각각 20세, 40세, 60세로 봐야 한단다. 40·50세대라면 한창 청년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생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프라임 시기에 일을 그만두는 평균 나이가 47세입니다. 2~3년 내에 43세까지 낮아질 거예요. 최근 은행권에서 명예퇴직한 사람 중에는 20대도 있었다고 하죠? 그런데 주된 일자리 은퇴 연령이 40대고, 노동시장에 굿바이를 외치는 시점은 73세입니다. 연금을 65세부터 받는다고 하면 47~65세까지 18년을 더 일해야 합니다. 이때 노동시장에 나가서 경제생활을 하려면 경쟁력이 필요해요. 그래서 150세 계획을 세우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나’를 잃어버린 낀 세대
2023년 현재 40·50세대를 사는 이들은 X세대다.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풍요를 동시에 누린 첫 번째 세대’라거나 ‘도무지 알 수 없는 세대이자 신(新)인류’라고 불리곤 했다. 이전 세대보다 개인의 취향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은 세대로 평가받지만, ‘낀 세대’인 이들은 정작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 안에서 40·50세대는 ‘낀 세대’죠. 최고의 생산량을 내는 시기에 회사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해요. 윗세대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회사에서 일했지만, 그들처럼 회사에 오래 남을 수 없습니다. 아랫세대인 MZ세대는 어때요? 30대는 주어진 시간에만 충실히 일하고 20대는 월급만큼만 일합니다. 그 사이에서 인적 관리를 해야 하는 40·50세대는 위아래로 치여 참 어려워요.”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지만, 사회와 조직의 문화는 그렇지 않았다. 자녀를 돌보거나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데다 자신의 노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가장 힘든 시기에 직장에도 적응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사라지고 없다.
“보통 60세까지는 사회, 가족을 위해 살다가 은퇴를 앞두고 혹은 은퇴하고 나를 위한 삶을 찾죠. 회사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와 보니 퇴직금은 3년이면 사라져요. 앞으로 50년은 더 일해야겠는데, 직업 세계가 옛날처럼 단순하지 않으니 얼마나 기가 막혀요? 그런데 별안간 ‘너 뭐 좋아해? 좋아하는 거 해’ 하니까 방향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어느 세대든 나이를 먹으며 40대, 50대를 산다. 후기청년기는 누구나 거치는 시기다. X세대라고 불린 지금의 40·50세대는 120세 시대를 맞아 후기청년기를 보내는 첫 세대가 됐다. 김 이사장은 조직에 젖어들다 보면 누구든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직업을 8번 바꾸며 살 것을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기존의 조직을 벗어나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다.
“누구든 후기청년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해요. 어느 날 삼성전자 수석이라는 분이 찾아왔어요. 회사에서 그동안 인공지능(AI)을 공부하라고 했는데 하기 싫어서 안 했대요. 이제 모든 곳에 AI가 쓰이기 시작했잖아요. 그러니 회사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는 거예요. 변화의 맨 앞에 서 있는 삼성전자 직원도 그럴진대, 우리는 어떻겠어요? 퓨처 타임 퍼스펙티브(Future Time Perspective). 미래 시간 전망을 길게 하세요. 미래 시간을 길게 보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사람이 됩니다.”
스스로 구해야 하는 시기
우리나라에는 7번의 진로 분기점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갈 때, 대학 졸업 후 취업할 때 등이다. 김병숙 이사장은 이 진로 분기점에 도달해서야 자신이 누구인지 들여다본다며 안타까워했다. 직장 3년 차에 이직하고 싶어질 때에야 닥쳐서 생각한다는 것. 40대 후반에는 또 한 번 분기점이 온다. 이때 어떻게든 버텨서 50대 초반에 회사를 나오면, 오히려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다. 40대 후반에 승부를 봐야 한다.
“분기점에 섰을 때 고민하면 늦어요. 프라임 시기 이후에는 돈을 적게 벌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내가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급여 하락세가 달라질 거예요. 10년을 분기점으로 두고 3년은 새로운 역량을 키워내는 공부를 하고, 5년은 키운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해보는 식으로 다리를 놔야 합니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청년 지원 정책이나 노인 일자리 지원 정책 등 여러 정책을 쏟아놓지만, 정작 중장년을 위한 정책은 많지 않다. 50세에 은퇴하고 재취업을 하려고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은퇴 후 퇴직금으로 창업하는 건 내 돈으로 내 직업을 사는 셈이다. 바야흐로 스스로 구해야 하는 시기다. 김병숙 이사장은 고령화 시대에는 기업들도 점차 50대 이상의 인력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하죠. 인력이 없다는 뜻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이 든 사람을 써야 할 시기가 올 겁니다. 대신 나도 그만큼 실력이 있어야 해요. 요즘은 융합 시대입니다. 세 가지 영역을 알고 통합할 줄 알아야 해요. 배움을 축적하면 나의 자본이 되는데요. 40·50세대에는 여가가 중요한 자본이 됩니다.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등산이라고들 많이 말하는데, 그냥 산에 올라 정상에서 ‘야호’ 외치고 내려오는 여가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등산하면서 보는 주변 식물에 관심을 두다가 내가 직접 키운 차나무로 차를 내려주는 찻집을 구상한다든가 하는 식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후기청년기는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시기다. 김 이사장은 이때 집에서 편하게 쉬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40·50세대의 재취업은 80% 이상이 지인 추천으로 이뤄진다. 매일 출근하듯이 차려입고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내가 이러이러한 기술이 있어서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싶은데, 관련 일자리 정보를 알게 되면 나에게 말해달라’며 나를 홍보하라는 팁이다. 더해서 건강을 챙기는 건 필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 타령을 너무 많이 해요. ‘이 나이에’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부디 호기심을 잃지 마세요. 인생 40년 살아보고 직장 20년 다녀보면 다 경험해봤다고 생각해 모두 안다고 여깁니다. 그러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워요.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 건강, 재무, 여가, 사회망, 인간관계에 관해 150세 시대를 계획해보세요.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그림에 비유해보자. 전반기는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후반기는 물감으로 채색한다. 색을 칠할 때는 가끔 연필 선을 벗어나도 괜찮다. 선을 넘나들다 보면 때론 밑그림보다 더 아름다워지는 순간도 있으니까. 박승숙 다시배움 대표 또한 과거의 밑그림에 갇히지 않고 의도적 탈선(?)을 즐기는 인물이다. 그의 그림은 하나의 모자이크 조각이 되어 언젠가 동년배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박승숙 대표가 지난해 1월 문을 연 ‘다시배움’은 중장년 세대를 위한 교육기관이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프로그램 카테고리를 보면 미술, 극, 음악, 무용 등 예술 분야 교육이 이뤄짐을 알 수 있다. 1세대 미술치료사로 활약했던 박 대표의 이력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보로 읽힐지 모르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일종의 모험이다. 이 험난한 여정은 그가 돌연 퇴직을 자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퇴직을 결심한 건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딸아이의 유학이 계기가 됐어요. 그동안 일 핑계로 엄마 노릇을 잘 못 했는데 그때라도 뒷바라지 좀 해보자 싶었죠. 일하는 내내 ‘시간 없어’, ‘바빠’라는 말을 달고 살았거든요. 그때부턴 돈이 아닌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외엔 특별한 계획 없이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하던 일만 계속 하면 무슨 의미?
퇴직 후 박 대표는 시나리오를 쓰거나 랩을 배우는 등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의욕을 갖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일상을 채워나갔지만, 그 끝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맴돌았다.
“초반에는 젊은 세대와 함께하는 수업도 많이 나갔는데, 늘 ‘고참’, ‘왕언니’라는 수식어가 붙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몹시 불편했고, 어린 수강생들 눈치도 많이 봤어요. 때론 제 열정이 그들에게 위화감을 주기도 했죠. 존재 자체가 민폐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 변방으로 밀려난 나이가 됐구나 싶더군요. 그러다 결국 중장년 대상 기관들을 찾았는데, 역시나 제가 추구하는 바를 채울 순 없더라고요.”
평생직장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중장년 대상 기관들은 일자리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박 대표도 경험 삼아 보람형 일자리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취지나 내용은 훌륭했지만, 그에겐 여전히 마뜩잖게 느껴졌다.
“몇몇 프로그램은 일종의 스펙 쌓기 식으로 흘러가더라고요. 참여자들도 과정을 음미하기보다 수료증 취득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죠. 사실 일부 관리 기관은 성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요. 제 결과물 역시 어딘가 중장년 관련 통계 수치에 머릿수로 더해졌겠죠. 물론 백세시대에 앞으로 50년은 더 일해야 한다는 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에요. 근데 한편으론 그게 좀 슬프더라고요. 그동안 돈벌이한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일할 생각을 하라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거예요. 차라리 좀 덜 먹고 덜 쓰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다른 생각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반발심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먹고사는 문제와 동떨어진 일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퇴직 후 5년간의 방황 끝에 박 대표가 찾은 건 ‘예술’이었다. 흔히 ‘배고픈 예술가’라는 표현도 쓰이듯,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면 당장 생계에 큰 도움을 얻기 힘든 분야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인생 후반전에 예술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크게 보면 전반전의 키워드 또한 예술이다.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예술을 매개로 ‘치료’를 했다면, 이제는 ‘교육’으로 풀어낸다는 것. 한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치료와 교육의 목표는 유사하다. 그렇다면 왜 박 대표는 전공인 치료가 아닌 교육을 택한 것일까?
“치료는 제게 너무나 능숙하기 때문이에요. 잘하던 걸 계속 잘하는 건 후반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전자동 전문성이랄까? 노력 없이도 줄줄 떠들 수 있고, 척하면 척 바로 해낼 수 있잖아요. 그럼 저는 계속 한쪽만 쓰는 사람이 되는 거고요. 그 노련함을 버려야 새로운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퇴직하고 이것저것 배우러 다닐 때도 일부러 초심자거나 무지한 분야만 골라서 간 거예요. 조금이라도 전문성이 발휘될 곳은 피했죠. 덕분에 더 많이 배우고 깨우칠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동년배들과 나누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다시배움을 만들게 된 겁니다.”
역사상 가장 긴 중장년을 사는 세대
박 대표가 다시배움을 선보인 이유 중에는 부모의 영향도 있다. 그의 아버지는 단색화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박서보 화백이다. 92세의 나이에도 꺼지지 않는 창작열을 불태우는 진정한 시대의 예술가다. 어머니 윤명숙 작가는 여든이 넘어 수필집을 펴내는 등 창작 활동으로 예술 뒷심을 발휘 중이다. 부모의 그런 의욕적인 삶의 태도는 박 대표에게 큰 영감을 줬다.
“최근 어머니께서 ‘내 존재의 의미는 창작 하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노년기에 그런 결론을 내리셨다는 점에 깜짝 놀랐어요. 계속해서 글을 쓰려 하시고, 책을 붙들고 계시죠. 아버지께서도 지금 식사가 힘들 정도로 불편하신데도 여전히 붓을 놓지 않으세요. 두 분의모습을 보면 몸은 늙고 불편하지만 예술로 젊고 자유로워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창작을 통해 여생을 일궈갈 중장년만의 공간도 필요하리라 여겼죠.”
중년 이후로는 부모와 함께 늙어가는 삶 속에서 더욱 배울 점이 많아졌다는 박 대표다. 한편으론 부모와 자식이 ‘나이 듦’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만나는 이 상황이 반갑기도 하단다. 그는 이러한 세대 간 동행이 백세시대가 주는 축복 중 하나라고 말한다.
“우리 부모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긴 노년을 사는 분들이에요. 이미 중장년기는 과거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지났는데 수명이 계속 늘어가는 상황이니까요. 비슷하게 저와 동년배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긴 중장년기를 보내고 있죠. 지금 65세 이상은 노인 등 몇몇 기준이 있지만, 그 또한 점점 뒤로 늦춰지리라 봐요. 그렇게 우리의 중장년기는 더 길어질지도 몰라요.”
그는 어쩌면 지금보다 더 긴 중장년기와 노후를 보내게 될 후배 세대를 위해 더 혹독하게 현재를 깨우치고 알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런 배움을 동년배들이 함께 해주길 바랐다.
“저는 사회적인 사람이라서 이런 사안에 책임을 많이 느껴요. 퇴직 전까지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일만 했는데, 다행히 그 덕에 노후 생계는 크게 고민하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대신 나 같은 사람이 그 외의 다른 고민을 해줘야죠. 근데 중장년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다 각개전투로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우왕좌왕하고 있고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봐요.”
박 대표는 중장년 교육기관을 꿈꾸며 ‘또래 만들기’에 주안점을 두기도 했다. 단순히 친목 도모를 위한 건 아니다. 그보다는 동료의식에 가깝다. 때문에 다시배움 프로그램의 과제는 개인보다는 협업 프로젝트 형태로 이뤄진다.
“상황적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동료로 뭉치는 거죠. 저희는 ‘창작 집단’이라고 하는데, 함께 창작물을 만들다 보면 계속 대화하고 시선을 맞춰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자연스럽게 도전받는 기회가 생기고, 경청하고 수용하며 집단 안에서 자신을 객관화하고 돌아보는 기회도 생기죠. 사실 다시배움의 최종 목표는 공동체 형성인데요. 지금 같은 양극화 시대에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웃? 종교? 새로운 사회를 꿈꾼다면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려면 남다른 사고를 해야 하는데, 늘 해오던 일 안에서는 같은 답밖에 안 나오죠. 그런 점에서 예술이라는 낯선 경험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답을 줄 수 있다고 봐요. 어쩌면 그게 정답에 가까울지도 모르고요.”
우울은 원동력, 취미는 감정 방패
공동체에 대한 로망은 가득하지만, 기대감은 ‘0’에 가깝다고 진단하는 박 대표다. 자신감 결여보다는 현실적인 처지가 그러하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시기에 다시배움을 열고, 어느덧 1년 차. 박 대표는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고 있다. 실수도 많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며 솔직한 심경을 들려줬다. 어찌 보면 수순일지도 모른다. 가보지 않은 길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법. 그는 자신의 ‘우울증’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세상이 참 우울해요. 너무나 슬퍼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제겐 그 우울함이 힘이 되고 있어요.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을지언정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 우울함을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정확히는 우울을 벗어나기 위한 과정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셈이죠. 그런 무력감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좀 움직이셨으면 좋겠어요. 아시다시피 우리에겐 아주 긴 세월이 남았잖아요. 지금 주저앉아 있긴 너무 이릅니다. 더 크게, 더 멀리 바라보고 현재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가면 좋겠어요.”
그는 동년배를 일컬어 ‘늙은이’가 아닌 ‘늙는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계속 늙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서글픔도 있지만, 잘 늙어가자는 응원도 담긴 듯했다. 아무렇게나가 아닌 제대로 나이 들고 싶다는 박 대표는 훈련하듯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한다. 심리치료로 오랜 시간 타인을 상담해온 그이지만 나이 들수록 제어가 잘 되지 않는 감정이 하나 있단다. 바로 ‘서운함’이다.
“예전에는 감정의 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의 카테고리로 뭉뚱그려져서 나타나더라고요. 나중엔 카테고리도 몇 개 안 남게 되는데, 그중 가장 큰 게 ‘서운함’이더군요. 거기엔 슬픔, 분노, 절망 등 웬만한 부정적인 감정이 다 들어가요. 중년 이후로 서운함은 커지고, 예전처럼 감정의 꼬리가 잘 잘라지지도 않더라고요. 정말이지 이러다 나중엔 모든 감정 중에 서운함만 남을 것 같아요.(웃음)”
그런 서운함을 온전히 사라지게 하기는 어렵다는 게 박 대표의 결론이다. 그렇다고 방치해두는 것은 아니다. 조금 뒤로 가려둘 뿐. 그럼 무엇으로 가리느냐. 그는 취미를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감정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뇌과학의 영역이라고 봐요. 즉 언젠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현상이죠. 차이는 대응에 있어요. 제 경우엔 그 서운함을 안고 가지만, 거기에 다른 무언가를 더해 완화하는 쪽이에요. 내가 몰두하고 즐겁고 기분 좋은 무언가를 찾아 계속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거죠. 그런 서운함을 이길 방법은 취미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예술도 그 일환이 될 수 있겠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취미나 예술이 돈이 되느냐고 반문하시는데요. 물론 직업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진로는 된다고 봅니다. 돈을 벌고 안 벌고를 떠나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야만 노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첫 순서로 다수의 전문가가 언급한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에 대해 알아봤다.
◇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 시니어에게 왜 유망할까?
2020년 5월부터 고용노동부의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1000명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50세 이상 퇴직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진로설계 및 상담, 재취업 알선, 취업 교육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적인 전직지원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이에 따라 전직을 지원하는 전문가의 수요가 늘고 있다. 직업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 등 유사 분야 자격증이 있다면 입직과 업무 수행에 유리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강소랑 박사
급변하는 직업 환경으로 중장년에게 매우 유망한 직업이다. 고용노동청이나 여타 공공기관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여러 일자리 사업을 한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이나 뉴딜인턴십, 보람일자리 사업 등이 있다. 이런 일자리 사업의 취지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직 당사자인 중장년과의 상담 혹은 교육을 통해 그들의 제2인생 전환을 위한 생애설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업무가 중장년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위 두 전문가를 비롯해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등이 ‘직업상담사’ 또는 ‘전직지원전문가’를 시니어 유망 직업으로 꼽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에서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생경력개발의 일환으로 중장년 퇴직자뿐만 아니라 재취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될 전망”이라며 시니어 유망 신직업 중 하나로 전직지원전문가를 선정했다.
직업상담사란 구직자나 미취업자에게 직업 및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 경력설계, 구직 활동 등에 대해 조언한다. 이와 유사한 전직지원전문가의 경우 퇴직 후 이직 또는 전직,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제2의 직업을 추천하고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최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희망하는 이가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동자 중 97.6%는 가능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욕구에 따라 퇴직 후 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중장년을 위한 상담 지원과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년 구직자의 경우 동년배인 상담가와의 공감대와 유대, 신뢰 형성이 더욱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시니어 직업상담가의 수요의 증가와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 나도 직업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직업상담사는 주로 실내에서 활동성이 적은 형태로 근무하며, 구직자와 면담하거나 검사를 통해 취미, 적성, 흥미, 능력, 성격 등을 분석한다. 구직자에게 알맞은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에 관해 조언하며, 필요 시 강의 형태의 교육이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기도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경력자 직무활용 재취업 추천직업’(2021)에 따르면 업무환경 등 직업유사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행정공무원, 심리상담 전문가, 노무사, 교육과학연구원, 사회복지사 등의 경력자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은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다. 국가공인자격인 ‘직업상담사’는 1, 2급으로 나뉘며 검정형과 과정평가형 두 분야로 응시 가능하다. 지난해 검정시험형의 필기의 경우 전체 2명 중 1명꼴로 합격했는데, 합격률이 가장 높은 건 50대로 60.1%다. 60대는 57.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기 시험에서도 50대의 합격률(52.3%)이 가장 높으며, 60대는 42.8%다. 과정평가형의 경우 전 연령대 평균 55.3%의 합격률(외부평가 기준)을 나타냈다. 합격률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전체 응시 인원을 살펴보면 검정형 2만3974명, 과정평가형 362명으로 아직까지는 검정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장년의 합격률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노력여하에 따라 연령과 무관하게 취득이 가능한 분야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은 합격 문턱이 마냥 낮은 편은 아니기에 사이버대학 등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거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자격증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건 자격증 취득 이후다. 상담사 관련 자격의 경우 취득 후 내담자를 만나며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가영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사회복지사(직업교육 담당자, 직업상담사 자격 보유)는 “직업상담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을 보면 자격증 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보다는 취득 이후 일자리로의 연계 방법에 대해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이미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후 센터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로 민간기업에서 활동하는 직업상담사의 경우 청년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시니어 직업상담사는 재정지원일자리나 공공일자리, 사회공헌일자리 쪽으로 추천하게 된다. 주로 이런 분야의 경우 지원서 작성에서부터 행정적인 절차가 많아 컴퓨터 활용 능력이 바탕이 된다고. 따라서 문서작성 능력 등이 부족하다면 이 부분을 보완해둬야 추후 구직 활동도 원활해진다.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분야라고 조언한다. 그는 “내담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직종,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마련하고 알맞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직업이나 구직 동향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며 “직업상담사 일을 하다보면 내담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거나 상담 과정을 기록하는 등 컴퓨터 문서 작업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특유의 편안함과 경험이 내담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내담자를(청년인 경우) 손주나 자식 대하듯 한다거나, 경험이나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조할 우려가 있다. 늘 상담자로서 전문성을 갖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윤영란 직업상담사 “일하는 행복 선사하는 보람이 가장 커”
한때 영재교육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윤영란 씨(펀더플드림협동조합 대표)는 53세 나이에 직업상담사 2급을 취득 후 직업상담사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는 현재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컨설턴트 겸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직업상담사가 된 지도 8년차, 윤 씨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노후 행복을 좌우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 경제적으로 소득 창출도 되겠지만, 활동성이 생기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회 활동을 하니 관계 형성에도 좋죠. 실제 저와의 상담을 통해 노후를 행복하게 할 일자리를 찾는 분들을 보면 참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사실 중장년들은 이미 능력은 출중한데 정보력이 부족하거나 제도를 잘 몰라 헤매는 분도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동년배로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상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윤 씨는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너무나 쉽게 딸 수 있는 일부 민간자격증은 피하라 당부한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만 추후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또, 시니어 직업상담사를 요구하는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자격인 ‘직업상담사’를 요건으로 하는 곳이 많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좀 힘들더라도 1~2년 정도는 자격증 공부를 하셨으면 해요.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가능하다면 늦어도 50세 초반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민간 기업을 희망한다면 보통 60세가 지원 커트라인인데, 몇 년밖에 일하지 못할 인력을 잘 뽑지 않으니까요. 물론 몇몇 보람·공공일자리 유형의 경우 반대로 65세 이상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채용 기관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은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이 많아 젊은 직업상담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만, 고령화시대 흐름에 따라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윤 씨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이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봐요. 제 경험으로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 중장년 세대가 구직 활동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격차예요. 이런 부분을 동년배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헤아리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죠. 또 과거에 비해 심리, 정신 상담 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직업에 대한 컨설팅, 상담 수요도 많아지리라 생각해요.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고 직업상담사에 도전해 많은 중장년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시길 바랍니다.”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이 주목받는 짠테크 시대. 애먼 돈을 낭비하지 않고 숨은 돈까지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절약 방법을 소개한다.
PART1 | 복지 & 금융 | 무심히 방치한 돈, 몰라서 지나친 혜택. 유심히 알아보자.
[1] 정부 보조금 찾기
정부 지원금 혜택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아까울 것이다. ‘정부24’ 홈페이지 내 ‘보조금24’ 메뉴에 접속해 연령, 거주지, 소득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 맞춤형 정부(지자체) 보조금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진행이 어렵다면 ‘보조금24 활용안내서’ 앱을 찾아보거나, 주민센터에서 ‘보조금24 정보제공 동의 신청서’ 작성 후 자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국민비서 구삐’ 알림 신청 또는 ‘보조금24 신청알리미’ 앱을 설치하면 관련 정보를 때맞춰 알려준다.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맞춤형 급여안내’(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 맞춤형 복지 정책을 생애주기에 따라 안내받을 수 있다.
[2]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
야금야금 쌓인 카드 포인트도 모이면 쏠쏠하다. 카드사마다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금융결제원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또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모아둔 카드 포인트를 확인해 현금화(계좌이체) 또는 기부도 가능하다. 금융결제원 사이트에는 카드 및 계좌 자동이체 목록도 나오니 불필요한 건은 해지 신청해 새는 돈을 막자.
[3] 숨은 보험금 받기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서는 보험 가입 내역과 미청구 보험금, 휴면 보험금 조회가 가능하다. ‘연락처 한번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추후 숨은 보험금 발생 시 안내를 받아볼 수 있다.
[4] 무료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료 법률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전국 150곳 공단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PC·모바일·전화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예약 필수, 문의 :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세무 관련 상담은 ‘마을세무사’를 이용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마을세무사 연락처를 확인한 후 전화·팩스·이메일로 상담 신청하면 된다(문의 : 읍면동 주민센터).
[5] 통신비 미환급금 돌려받기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통신 미환급액 및 유료방송 미환급액을 조회할 수 있다. 휴대전화 구입 시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선택약정 할인 25%를 받는데, 이 부분도 확인 가능하다. 그밖에 요금 감면이나 멤버십 혜택 등 통신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6] 본인부담액상한제 확인하기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한 연간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소득 구간에 따라 상이)을 넘었을 경우, 초과액은 공단에서 부담한다. 사전급여(의료기관에서 처리)와 사후환급으로 나뉘는데, 사후환급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 및 신청 가능하다. 접속할 때 본인부담금 환급금(이중납부, 착오납부로 발생한 금액)도 확인해보면 좋다.
[7]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로 의료비 할인
만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라면 월 3500원(진료비 1500원, 약제비 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질병관리청).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신청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정보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8] 틀니·임플란트 70% 지원
만 65세 이상 건강보험 대상자라면 틀니와 임플란트 진행 시 본인부담금 30%만 내면 된다. 진행 후에는 지원받을 수 없으니, 계획이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문의해보자.
[9] 휴면계좌 잔금 찾기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에 접속하면 휴면예금 계좌 목록을 알 수 있다. 확인된 잔고는 본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기부금으로 전환 가능하다.
[10]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기
자격증 취득 등 뭔가 배우려 한다면 해당 기관이 ‘내일배움카드’ 사용 가능처인지 알아보자. 카드 발급 후 5년간 300만~500만 원의 직업능력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1]약국 할증 시간 피하기
약국 조제료 야간가산제도에 의해 평일 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또는 일요일·공휴일에는 조제료의 30%가 할증된다. 일반의약품은 제외되며, 처방약이나 처방 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PART2 | 쇼핑 & 여가 | 즐거움을 위한 소비. 쇼핑과 여가 활동에도 틈새 절약법은 있다.
[12] 유통기한 임박, B급 상품 저렴하게
요즘 마트에서는 유통기한 임박 제품이나 못난이 채소·과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쿠팡 등 온라인 마켓에서도 하자 없는 반품 상품 등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B급 상품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거나 정보를 알려주는 ‘떠리몰’, ‘임박몰’, ‘이유몰’, ‘라스트오더’ 등의 플랫폼(앱)도 살펴보면 좋다.
[13] ‘1+1 제품’ 보관하기
편의점에서도 ‘1+1’, ‘2+1’ 등 덤 이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짧아 소진이 어렵거나, 딱히 당장 필요 없는 덤 제품이라면 잠시 보관해두자. ‘우리동네GS’(GS편의점), ‘포켓CU’(CU편의점) 앱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14] 기프티콘도 사고팔고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몇몇 중고거래 앱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파는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자원 활용의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최근에는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도 중고거래가 가능하다. 일상카페, 니콘내콘, 기프티스타 등의 앱을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톡으로 받은 기프티콘의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면 상품가의 9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자(선물 구매자가 아닌 수신자에게 입금, 앱 내 선물하기 메뉴에서 진행).
[15] 유류비 아끼고, 가벼운 드라이브
주유하고 나왔는데 근방에서 더 값싼 주유소를 발견했다면, 안타깝지만 손해를 본 것이다. 주유할 일이 있다면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사이트또는 앱을 먼저 살펴보자. 시도별 최저가 주유소와 가격 정보, 현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가장 저렴한 주유소 등을 알 수 있다.
[16] 비교 쇼핑 생활화
같은 제품이라도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다양한 상품의 최저가를 알려주는 ‘비교 쇼핑’ 앱을 활용하자. 쿠차, 쇼핑스캐너, 다나와 등이 대표적이다. 핫딜 노마드족(특정 시간대에만 할인하는 핫딜 제품을 찾아다니는 소비자)을 위한 ‘세일포유’ 사이트에는 실시간 할인 정보가 올라온다.
[17] 돈·건강·환경 1석 3조,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만 65세 이상이라면 지하철이 무료지만, 그 이전 세대라면 ‘알뜰교통카드’로 교통비를 아껴보자. 버스·지하철 정류장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앱과 연동),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 포함 최대 30% 대중교통비가 절감된다. 미세먼지 발령일에는 마일리지를 2배 제공하고, 모인 마일리지는 캐시백으로 전환해 교통비에 충당할 수 있다. 후불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와 선불카드(티머니, 캐시비, 원패스) 중 신청 가능하다.
PART3 | 생활 & 관리비 | 1와트의 전력, 한 방울의 물도 아끼는 절약 고수를 위한 관리비 절감 노하우.
[18] 겨울철 난방비 폭탄 막기
가스비는 온도에 비례한다. 보일러 온수 온도를 40℃정도로 설정하고, 중간 수압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온수 온도를 55℃에서 40℃로 줄이면 월 8610원가량 요금이 덜 나온다(일 온수 사용량 200kg 가정). 빈방의 난방밸브를 잠그거나(월 2만5923원 절감 예상) 보일러를 청소해도(월 1만3007원 절감 예상) 가스비를 아낄 수 있다. 보일러 실내 온도는 20℃를 기준으로 1℃ 올라갈 때마다 난방비가 15% 상승한다. 18~20℃로 맞추면 적당하다. 보일러를 끄면 재가동 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돼, 10시간 이내로 귀가한다면 외출 모드를 이용한다. 한파에는 외출 모드 대신 15~17℃ 정도로 설정하면 동파를 막으면서 집안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19] 졸졸 새는 대기전력 차단하기
세탁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의 경우 전원을 껐더라도 콘센트를 꽂아둔 상태면 전력이 소비된다. 가정 내 대기전력왕은 바로 셋톱박스. TV(1.27W)의 10배(12.27W)에 이른다. 일일이 콘센트 관리가 어렵다면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콘센트타이머나 스마트 플러그를 사용하자.
[20] 탄소포인트제(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제도다. 온라인 탄소포인트제 누리집(서울시 거주자는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또는 관할 시·군·구 담당 부서를 방문해 신청 가능하다. 과거 1~2년간 월별 평균 사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비교해 연 2회(6월, 12월) 현금,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1] 돈 내고 버리는 폐가전, 무료로 처분하기
대형 생활 폐기물을 버리려면 시·군·구청을 통해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폐가전무상배출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무료로 처분 가능하다. 회원 가입 절차와 수수료 없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후 지정된 장소에 폐가전을 내놓으면 된다.
[22] 전력피크대 피하기
전력피크대에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높게 나온다. 생산단가가 높은 발전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력피크대는 오전 9~12시, 오후 4~7시이니 급하지 않다면 이 시간대를 피하자(봄·여름·가을은 오전 10~12시, 오후 1~5시).
[23] 마트 갈 때 들르는 빈병 무인회수기
고전적인 짠테크 방법으로 알려진 빈병 팔기. 최근에는 대형마트(롯데마트, 이마트 등)를 중심으로 빈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돼 있다. 보증금액은 빈병 용량에 따라 1병당 최소 70원부터 350원까지다(하루 최대 30병). 모아둔 빈병을 마트에 가져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장 볼 때 보태면 쏠쏠하다.
올해부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지역 캠퍼스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40대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시 뛰는 중장년 서울런 4050’(이하 서울런 4050)의 일환으로, 이용대상을 40~64세로 확대한 것이다.
‘서울런 4050’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다. 5개 분야(△직업역량 강화 △일자리 지원 △디지털 역량 강화 △생애설계 노후 준비 △인프라 조성), 48개 사업을 2026년까지 총 4601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내세운 시민과의 동행을 위한 지원책 중 40대를 위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40대를 아우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간 문제로 제기된 혜택의 불균형을 일부 해소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런 4050 설명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와 어르신 일자리 사업 등의 정책을 진행해왔는데, 40대부터 64세 중장년을 위한 정책이 부족했다”며 “제2사춘기로 불리는 중장년의 직업적 안정성과 노후 준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서울런 4050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은 40대 특화 직업전환교육을 위한 인생전환지원센터 및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벤치마킹한 창업·창직 사관학교, 디지털 배움터, 중장년 활력+ 행복타운 등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연내 문을 여는 기관도 생기지만, 내년과 내후년을 목표로 하는 곳들도 있다. 따라서 당장 빠르게 문을 두드릴 공간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 지역 캠퍼스다.
이에 발맞춰 50+재단은 서울런 4050 프로젝트에 따라 40대 참여자를 맞이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조기 퇴직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40대는 직장생활로 한창 바쁠 시기다. 이러한 40대의 특성을 반영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패키지 ‘미네르바형 직업전환 서비스’를 시작한다. 온라인 플랫폼 '서울런 4050'을 통해 자격증, 취업 등 330여 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뒤 서울기술교육원, 서울산업진흥원(SBA) 등 서울 전역 108개 학습 공간과 연계해 실습, 배움을 이어나가도록 멘토링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에 재단에서 운영하던 중장년 인턴십이나 보람일자리 등의 일자리 프로그램도 올해부터는 40대부터 참여 가능하도록 대상을 넓혔다. 중장년 구직자를 위한 이직지원 프로그램, 기업연계 맞춤형 채용설명회 등 올해 진행되는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 역시 40대부터 참여할 수 있다. 중장년 재취업 활동과 경력관리를 지원하는 경력설계 상담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 컨설턴트를 통한 구직상담, 이력 분석 및 맞춤형 구인 정보 제공, 지속적인 이력관리 등 취업 컨설팅을 통해 취업 연계를 지원해나간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성수 사업운영본부장은 “4050세대의 직업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다양한 직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며 “40대뿐 아니라 중장년 세대를 위한 서울시의 집중지원 프로젝트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재단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광진구에 거주하는 40대 이재근 씨는 “집 인근에 서울시50플러스 동부캠퍼스가 개관할 텐데, 이용 대상으로 포함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전직 준비가 쉽지 않았다. 여건상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부담스러웠는데, 온라인 서비스도 마련된다고 하니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자리 교육 및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50플러스포털과 지역 캠퍼스(서부, 중부, 남부, 북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 동부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은퇴 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새로운 도전을 하려니 쉽지 않다. 새롭게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을 위해 전문가들을 만나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키워드를 추려봤다.
PART1 “계획을 갖고 실행하라”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은 “창업을 위한 지원사업에 도전한다면 실행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는 “가장 간결한 대답은 행동하는 것”이라며 “유연한 것부터 시작해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당부했다. 두 전문가는 중장년의 창업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다음 키워드와 팁을 공유했다.
1. 새로운 경험
창업을 위해서는 나이를 내려놓고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 한다. 창업 경진대회 등을 활용해 젊은이들과 경쟁하며 피드백을 받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해보면 좋다. 먼저 그 분야에 진출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해도 좋다. 현장에서 계속 부딪히다 보면 손도 못 대던 파워포인트를 작성해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2. 명확한 목표
내가 하려는 일이 무엇이고 고객은 누구인지에 대해 50자, 100자, 1000자로 써본다. 그것을 5분, 10분 안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창업한다면 한 달에 매출을 얼마나 올리면 될지, 비용은 어느 정도 설정해 순수익은 얼마여야 하는지 구체적인 숫자를 정해두어야 한다. 막연하게 ‘무조건 많이 벌어야지’라는 마음으로는 지속적인 창업 유지가 어렵다.
3. 내가 한다는 마음가짐
현직에 있을 때 가지고 있었던 자원과 인프라가 퇴직 이후까지 이어질 거라 굳게 믿는 중장년이 많다. 하지만 창업을 하면 회계, 유통, 세무, 노무, 거래처 섭외 등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해야 한다. 또한 내가 가진 네트워크 인맥이 내 일을 대신 해주진 않는다.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결국 실질적인 모든 업무를 내가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실패 전략을 세우자 창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중장년이 ‘실패’를 고려하지 않는다. 망하면 안 되고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목표를 갖는 건 좋지만, 성공 전략을 세우듯 실패 전략도 반드시 세워야 한다. 창업 성공률은 3% 미만이라는 걸 잊지 말자.
창업하고 싶은 분야를 먼저 경험하자 중장년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창업 분야 중 하나가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창업 후 미션을 수행해가며 만들어지는 것이다. 먼저 사회적기업의 일원으로 참여해 경험을 쌓아보자. 정부지원은 디딤돌일 뿐, 지속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일궈낼 힘이 필요하다.
사업계획서 쓰는 법을 반드시 익히자 지원사업에 도전하든, 창업 경진대회를 나가든, 투자자를 만나든 중요한 건 사업계획서다. 중장년 대부분이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상대방을 잘 설득할 수 있는 사업계획서 쓰는 방법을 꼭 배워두자.
고객과 시장을 관찰하자 내 사업에 대한 방향은 고객에게 있다. 고객을 인터뷰하자. 누가 나의 고객이며,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지에 대한 답은 그들에게 있다. 또한 그 고객들이 있는 시장을 꾸준히 관찰하자. 조사 데이터가 잘 나왔다 해도 현장은 다를 수 있으니 직접 상권에 가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PART2 취업, 재취업 “나를 알자”
김미진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서울서부센터 소장은 “퇴직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로 인생에서 나를 잠시 재정비하는 시간”이라며 “개방적인 사고와 유연성으로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중장년은 일자리 제공이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라고 믿는다”며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전문가가 꼽은 취업·재취업 핵심 키워드와 팁은 다음과 같다.
1. 나의 역량 파악
먼저 나의 역량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취업하려는 곳에 필요한 역량이라면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인사 업무를 20년 동안 했다’는 경험이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성과를 냈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내가 가진 역량이 사라지는 영역이어서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다면 현직에 있을 때부터 부족한 역량을 채우는 준비를 해야 한다.
2. 내가 아는 건 세상의 일부
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는 마음이다. 현직에서는 전문가일 수 있지만 그 외의 시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자원봉사나 아르바이트, 교육기관 훈련 등을 통해 참여하고자 하는 분야의 경험을 조금이라도 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는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수용해보자.
3. 네트워크 고리 엮기
워크넷, 잡코리아 같은 구인·구직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중장년 취업의 80%는 네트워킹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이 취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성실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강사나 기관 관계자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쌓아두는 것도 좋다. 취미, 동호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생각의 방향 전환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흐름을 중장년이 따라가기는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경험을 기반으로 유연한 사고 전환과 시야 확장은 필수다. 앞서 말한 네트워킹 등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연습을 하면 좋다. 이를테면 1인 기업으로 활동하거나 창직을 하는 등 ‘회사에 소속되는 것만이 직업’이라는 생각을 버리면 재취업 외에도 많은 길이 보일 것이다.
역량은 미래 지향적으로 표현하자 ‘저는 A라는 역량이 있고, 이를 귀사에서 B라는 부분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표현해보자. 나의 역량이 미래에 어떤 가치를 낼 수 있을지 설명하는 것이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보다 우리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가장 궁금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채용 공고를 공부하자 이력서에는 회사가 쓰는 단어를 쓰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회사의 언어를 공부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원하는 직무와 유사한 채용 공고 수십 개를 읽고 공부하는 것이다. 보다 보면 기업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역량도 알 수 있다.
이력서는 역순으로 쓰자 학력 사항과 이력 사항은 가장 최근에 했던 것부터 역순으로 적는 것이 좋다. 자격증은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것만 쓰자. 경력 사항 역시 시간순이 아니라 직무에 가장 필요한 경력순으로 작성한다. 직무와 관련 없는 1년 미만의 경력은 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작성해보자.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재취업 준비는 현직에 있을 때부터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혼자 하기보다는 전문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노사발전재단은 만 40세부터, 50플러스재단은 만 50세부터, 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만 60세부터 상담을 받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변화된 정책 및 제도, 서비스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연금과 세금
[1] 노령 기초연금 수령 선정기준액 상향
올해부터 혼자 사는 노인 기준 월소득인정액이 202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80만 원보다 12% 늘어난 금액이다. 부부의 경우에도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 월소득인정액 323.2만 원이면 기초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월소득인정액이란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 실제소득에 금융재산 등 재산환산액을 더하고 각종 공제액을 뺀 액수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주소지 관할과 상관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지사 방문 또는 온라인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2] 연금계좌 세액공제 최대 900만 원까지 확대
개인⸱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 원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까지 더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수령자부터는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외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3] 과세표준 실거래가 적용,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5년→10년
1월부터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2023년 증여분부터 취득세 과세표준을 '시가인정액'으로 산정한다.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적용되는 ‘이월과세’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내 양도할 경우 취득가액은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가령 아버지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 안에 팔면 자녀(수증자)가 아닌 아버지(증여자)가 직접 양도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증여와 관련된 절세가 어려워지며, 세금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4]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랐다. 1주택자라면 공제 기준이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2주택자에 대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 중과세율(1.2~6.0%)이 아닌 일반세율(0.5~2.7%)로 종부세를 내면 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최고세율은 6.0%에서 5.0%로 낮아진다. 주택 수에 따라 달리하던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은 150%로 일원화된다.
[5]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세액공제 혜택에 답례품은 덤
올해 1일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취약계층 지원 및 문화·예술·보건 증진 등을 위해 쓰인다. 기부액은 연간 최대 500만 원이며, 금액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 원 이하는 기부금 전액, 10만원 초과는 16.5%를 공제해준다.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아볼 수 도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그밖에
△복권 당첨금 200만 원까지 비과세
△제주 여행객 면세 한도 800달러로 상향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연장(6월 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25%로 축소(기존 37%)
△중견기업 통합투자세액공제율 3%→5% 인상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7월 예정)
◇ 일자리와 평생교육
[6] 최저임금 9620원, 연장근로시간 주 69시간까지 확대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9160원보다 460원(5%) 올라 9620원으로 책정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 시급 1만1555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감안해 계산했을 때 총 201만580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된다. 연장근로시간의 경우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까지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로써 하루 11.5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며, 장시간 노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7] 고령자 고용 연장 논의 시행, 경제활동인구 연령구간 세분화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 연장에 따른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60세 이상 계속고용 법제 마련 및 한국형 계속고용 제도 도입을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 시 중소기업의 공제액을 상향(수도권 1100만 원→1450만 원, 지방 1200만 원→1550만 원), 고령층 채용 지원에 나선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령구간도 고령화에 맞춰 기존 ‘70세 이상’에서 ‘70~74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한다.
[8] 생애도약기 평생학습 지원 추진, 재직경력 학점·학위 인정 도입
교육부가 발표한 ‘평생학습 진흥방안’(2023~2027)에 따라 30~50대 국민을 생애도약기로 지정, 학습 시간·비용·콘텐츠·상담 등 종합적 지원을 해나간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 민간 등과의 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직 경력을 국가에서 학점, 학위로 인정하는 ‘국가 학습경험인정제’를 도입하고 고령층, 저소득층 등 사회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또한 강화한다.
[9] 50+캠퍼스 40대부터 이용 가능, 동부캠퍼스 개관 예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플러스캠퍼스가 올해부터 만 40~64세로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 40대 서울 시민을 위한 특화 직업 전화 전문교육을 제공해 일자리 참여 기회를 증대할 계획이다. 기존 서부(은평), 중부(마포), 남부(구로), 북부(도봉)에 이어 올 하반기 동부(광진)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 ‘서울런 4050’ 운영, 디지털동행플라자 조성
기존 평생학습포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서울런 4050’을 통해 중장년의 전직,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3월부터 예정). 참여자 개개인별로 맞춤 컨설팅과 학습을 지원할 100여 명의 ‘온라인 직업훈련멘토단’을 운영한다. 종합적인 지원을 통솔할 인생전환지원센터는 내년 중구 정동에 개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추진을 위한 장노년층 중심의 디지털 교육공간 ‘디지털동행플라자’가 연내 2곳 조성된다(장소 미정).
+ 그밖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 중장년내일센터로 개편
△플랫폼 종사자 대상 특화훈련 시행(내일배움카드)
△중장년 기술창업 위한 ‘창업·창직 사관학교’ 연내 4개소 운영(2026년 6개소 확대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