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총 9회에 걸쳐 알아봤다. 이번 호에는 연재 마지막 순서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인기·유망 분야에 대해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9년 6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의 응시자와 취득자는 매년 늘고 있다. 중장년층 역시 제2직업을 위한 스펙 마련을 위해 다양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추세다. 2018년 기준 50대 자격증 취득자 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60세 이상의 경우 무려 30%가 증가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취업 지원 누리집 워크넷 기준 자격증과 관련된 구인 건수는 28만1675건(23.8%)으로 4건 중 1건가량은 채용 시 자격증을 요구하거나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구인 건수가 많은 자격이 대체로 취득자도 많은 상황이다. 이를 토대로 고용노동부는 취업이 잘되는 자격 10선(구인 공고가 많은 자격 기준)을 [표1]과 같이 발표했다.
구인 공고와 별개로 2018년 기준 자격 취득 현황을 보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 취득이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더라도 50세 이상의 취득 종목 1위는 지게차운전기능사였다. 한식조리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은 그 뒤를 이었다.
PART1. 국가공인자격
상위를 차지한 자격에 해당하는 업종들의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자격증 취득자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목록에는 없지만 근래 들어 주목받는 국가공인자격 중에는 ‘드론(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교통안전공단)가 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직업 찾기’ 등에서도 드론전문가는 유망 직업으로 손꼽혔다. 단순히 촬영 도구의 일부가 아닌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수색하거나, 먼 섬에 택배를 보내고, 논밭에 비료를 뿌리는 등 다양한 업무에 접목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드론 자격 취득자, 드론 장치신고 건수, 사용자 업체 수 등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자격증 돋보기] 드론전문가가 하는 일은?
크게 드론조종사와 드론개발자로 구분한다. 드론조종사는 드론에 부착된 촬영 장비를 조작해 항공 촬영 및 측량, 농약 살포, 택배, 군사용 무인기 조종 등의 업무를 맡는다. 드론체험교실 등 관련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드론개발자는 새로운 드론을 개발하거나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힘쓴다. 군사, 촬영, 스포츠, 관측, 정보통신,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응용 장치를 개발한다.
2018년 각종 자격증 취득 현황에서 1순위를 기록한 지게차운전기능사의 경우 전체 취득자 3만6441명 중 남성이 3만5819명으로 98%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여성의 경우 상위 5개 종목 중 1위 한식조리기능사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모두 미용사 자격이었다(미용사 일반, 네일, 피부, 메이크업 순). 물론 두 자격증 모두 젊은 층이 주를 이루지만, 제2직업이나 창업을 위해 관심을 두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 다만, 합격률이 높지 않은 편이고, 실기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기술을 익히고 실전에서 발휘하기까지는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3D 프린터 관련 자격에 주목하라
지게차운전기능사나 미용사의 경우 오랜 세월 익히 알려진 자격이라면, 드론처럼 새롭게 뜨는 자격이 있다. 바로 3D프린터운용기능사다. 3D 프린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제조, 건설, 의료, 로봇,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모형 제작이나, 부품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하며 응용 분야가 확대됐다. 이에 관련 제조업체나 콘텐츠 사업도 많아졌고, 3D 프린터 산업 시장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3D 프린터 산업 육성과 전문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며, 2018년부터 3D 프린터 관련 자격증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회 시험 결과만 놓고 보면 아직 중장년에겐 자격증 취득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전도유망한 분야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PART2. 민간자격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달하면서 매해 새로운 직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 유망했던 직업들은 하나둘 퇴보하거나 사라지고,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중장년들은 더 이상 경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에 자신의 커리어에 접목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다양한 민간자격을 준비하는 이가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를 살펴보면 신체 건강을 넘어서 정신과 마음 건강까지 살피는 직업들이 눈에 띈다. 웰빙, 힐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건강관리코치, 음악치료사, 식생활지도사, 라이프코치, 수면컨설턴트, 자살예방상담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중장년의 경우 직업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취미 또는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해 이러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가 많다. 그 밖에도 애견산책도우미, 김치소믈리에, 유품정리사, 조부모-손자녀 유대관계 전문가, 층간소음관리자, 디지털장의사 등이 새로운 직업으로 소개됐다. 이들 직업에 도전하려면 관련 민간자격을 찾아보게 되는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홈페이지 민간자격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면 수많은 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들이 나온다. 이 중 취득을 목적으로 한 자격을 고를 때 다음 사항을 확인해보면 좋다.
민간자격 취득 시 꼭 확인할 사항
첫째,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공인 여부, 광고에 나온 문의처가 해당 자격을 등록한 업체와 동일한지 확인하기.
둘째, 검정료 외 교재비나 수강료가 있는지, 취득 이후 별도의 등록비나 회비 등을 요구하지 않는지, 변심 또는 불만 등의 이유로도 환불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셋째, 광고 내용과 같이 실제 자격이 활용되고 있는지 본인이 취업하려는 곳에 직접 문의해 확인하기.
◇ 제2의 직업 (신상진 저ㆍ한스미디어)
커리어컨설턴트인 저자가 적성과 비전에 최적화된 생애 두 번째 직업 찾기 노하우를 소개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수명 연장으로 평생직장과 정년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60대 이후에도 안정적이고 유익한 노후를 보내려면 제2직업에 대한 고민은 필수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장기적 둔화와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가치관을 고려하기보단 빠른 취업을 목표로 하는 이가 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경우 이직이나 전직을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책의 초반부에는 자신의 특성을 분석하고 제2직업을 탐색하는 방법이 담겨 있다. 이어 대표 유형별 직업 특징을 정리하고, 자기주도형 직업인 창업, 창직, 프리랜서에 대해 소개한다. 후반부에서는 주목할 만한 새로운 직업과 성공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 염두에 둘 점들을 일러주며, 제2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조언한다.
◇ 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 (심방골 주부 저ㆍ청림Life)
유튜브 구독자 32만, 누적 조회수 6000만 뷰에 빛나는 심방골 주부의 집밥 요리책. 40년 차 주부의 내공을 살려 건강한 식재료로 맛을 낸 엄마표 밥상 비결을 공개한다. 기본 반찬부터 일품요리, 김치까지 간편한 레시피로 풀어냈다.
◇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웨인 W. 다이어 저ㆍ토네이도)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심리학자, 영성가로 알려진 웨인 다이어 박사의 유고작이다. 삶의 현자로 불리는 작가, 철학자 등 다양한 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발밑에 있는 죽음’을 기억하라고 강조하며 현재의 순간을 사는 데 집중하도록 한다.
◇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원제 저ㆍ불광출판사)
2011년부터 블로그와 SNS에 수행기를 올리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원제 스님의 글 모음집이다. 수행은 곧 수많은 물음을 열어젖히는 과정이라 강조하며 저자는 끊임없는 갈등과 성찰을 통해 ‘알 수 없는 삶’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 고양이와 할머니 (전형준 저ㆍ북폴리오)
길고양이와 할머니들의 교감을 그린 포토 에세이다. 저자가 5년 넘게 부산 곳곳에서 촬영한 수많은 길고양이의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또 투박하지만 정겨운 부산 할머니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A(89·남) 씨는 1970년대에 회사를 설립해 연평균 매출액이 2000억 원가량 되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A 씨는 형식적으로 아직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지만, 건강 문제로 6여 년 전부터 실질적인 경영은 사내이사인 장남 B 씨가 담당하고 있다. A 씨는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고, 평생을 바친 회사가 자신이 은퇴한 뒤에도 잘 운영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했던 지인들로부터, 높은 증여세와 상속세 때문에 가업승계를 포기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A씨는
가업을 승계한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상속세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높다. 상속세 최고세율인 50%에 더해, 대기업의 경우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돼 65%까지 세율이 치솟는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세법 지식을 지닌 회계사 또는 세무사라 해도, 상속세와 증여세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주된 타깃인 고액 자산가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왔지만, 과세관청이 그에 맞춰 세법을 개정하거나 제도를 보완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가업승계를 위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IBK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분석(2019)’에 따르면, 창업자가 CEO인 중견·중소기업 5만1256개사 중 CEO가 60세 이상인 잠재적 가업승계 기업은 1만7021개사로 약 33.2%에 달한다. 만약 구체적인 가업승계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주식 이전이 어려워져 후계자가 회사를 물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가업승계가 이루어질 때 부과되는 막대한 세금 때문에 회사의 주요 재산을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승계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가업승계의 첫걸음은 기업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종업원 수와 현금흐름, 리스크와 전망, 보유 주식, 개인 명의의 부동산과 부채, 후계자의 경영 소질, 소유 주식과 경제적 능력, 예상 상속세와 증여세 액수 및 이를 부담할 수 있는 현금 등의 자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계자 외 가족들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현황을 살펴본 다음에는, 아들딸 등 친족에게 회사를 물려줄 것인지, 전문 경영인 등 외부 후계자에게 승계할 것인지, 기업인수 또는 합병 등을 통해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장남에게 물려주고 싶은 A 씨의 사례처럼 친족에게 회사를 승계하기로 결정했다면, 다른 후계자 후보들, 회사 임직원들, 거래처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들에게 경영자의 결단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족 간 갈등이 생기면 상속 분쟁, 유류분 분쟁 등으로 이어져 가업승계가 복잡해지고 가족관계가 해체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다음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소유권과 경영권 이전 절차다. 이 시점에서는 절세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후계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기업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위한 절세 방안에는 중·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전략이 있다. 중·장기적 절세 방안의 가장 일반적인 예는, 1세대가 오랜 기간을 두고 2세대에게 부동산이나 주식, 현금 등을 증여하는 것이다. 사전에 주식 등을 증여하지 않고 회사가 크게 성장한 뒤에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목적으로 가업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100억 원 한도)을 증여받을 때는, 일정한 조건과 범위에서 증여세를 10%(과세표준 30억 원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20%)로 낮춰주는 과세특례가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중·장기적 절세 방안도 있다. 기업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마친 후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분리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후계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이다. 이밖에 후계자가 세운 별도 법인과 기존 회사를 합병하는 방법,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법, 신설회사를 세우고 기업공개를 기대하는 제3자 투자를 받는 방법,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국내외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한편 가업승계와 관련한 단기적인 절세 방안으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가업상속공제가 있다. 예컨대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서 오랜 기간 피상속인이 경영한 기업은, 그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 상당의 가업상속재산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가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다. 기업의 존속, 장인정신 계승, 고용시장 안정과 같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안이다. 가업승계를 잘 연구하고 미리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판사로 활동. 2015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개시사건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상속재산분할사건, 이혼과 재산분할 등에 관한 가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합의부 재판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상속, 후견, 가사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이번 호에는 ‘컨설팅·중개’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고용정보원(한국직업전망 2019)
현역에서의 직무 경험을 살려 경영 및 기술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퇴직자가 늘고 있다. 직장에서의 오랜 경력이 무기가 되지만, 컨설팅에 대한 기본 지식과 영업 능력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활동이 가능하다.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업무 패턴이나 자기계발 면에서는 ‘중개사’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관련 법률이나 제도는 물론 꾸준히 업계 동향을 살펴야 하고, 개인의 역량과 더불어 고객(거래처) 확보와 실적 등에 따라 수입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PART1-1. 국가전문자격 '컨설팅 관련 분야'
경영·기술 컨설턴트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전문자격으로는 경영지도사와 기술지도사가 있다. 경영지도사는 마케팅,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재무관리 등으로 나뉘고, 기술지도사는 기계, 생명공학, 생산관리, 정보처리, 전기전자, 환경 등으로 세분화된다(2차 시험의 경우 지도 분야별로 구분해 실시).
응시 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1차에서 경영학을 비롯한 관련 법령 및 외국어 등 객관식 시험과, 2차에서 전문 분야 논술(약술) 시험을 치러야 해 공부 분량이 만만치 않다. 관련 분야 종사자라면 유리하겠지만 자격시험을 위한 이론을 익히고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와는 또 다른 맥락이다. 지난해 경영지도사 합격자는 215명, 기술지도사 합격자는 21명이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합격률(2018년 경영지도사 18.6%, 기술지도사 28%) 역시 저조해 도전이 쉽지 않은 분야로 예상된다.
자격증이 없더라도 경영·기술 컨설턴트로 활동은 가능하다. 그러나 근래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 투자, 영업 관리 등의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대부분 국가전문자격을 요구한다. 더불어 인공지능, 스마트사업 등 신산업이 등장하면서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경영·기술 컨설턴트의 인력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젊은 세대와 경쟁에서 중장년이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대기업이나 고수익을 내는 프로젝트에 욕심내기보다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대상 컨설팅, 또는 청년기술창업 멘토 등에 참여하며 전문성을 쌓는 것이 경력관리에 효율적이다.
PART1-2. 국가전문자격 '중개 관련 분야'
흔히 알려진 중개 관련 분야 자격증으로는 ‘보험중개사’와 ‘공인중개사’가 있다. 두 자격증 모두 취득 후 나이 제한 없이 직업으로 연계가 가능해 중장년층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먼저 보험중개사는 보험회사를 위해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리하는 보험설계사와 달리, 보험회사별로 상이한 상품의 담보내용 및 요율, 조건 등을 비교해 보험계약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더불어 독립적으로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사이에서 계약 체결을 중개하거나 그에 따르는 위험관리 자문 업무 등을 담당한다. 보험중개사 시험은 생명보험, 손해보험, 제3보험 등 세 종목으로 나뉜다. 응시 자격에 제한은 없으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이 저조한 편이라 취득 과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중개사가 되려면 국가전문자격인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 후,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나 대학에서 위탁받아 시행하는 실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대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여는데, 실무 경험이 없고 영업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부동산중개법인이나 부동산중개사무소에 소속공인중개사로 취업해 경력을 쌓으면 도움이 된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합격자 통계를 보면, 50대 이상의 합격률은 16.7%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응시자 수로만 보면 40대(2만5964명) 다음으로 50대(2만863명)가 높았다. 합격률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청년층에 비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전문가로서 원활한 활동을 위해 관련 대학이나 대학원, 민간학원 등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PART2. 민간자격
최근에는 창업 및 취업 컨설턴트,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이미지메이킹 컨설턴트 등의 민간자격이 늘어났다. 대부분 일정 시간 교육 이수와 시험 등을 통해 취득이 가능하다. 다양한 민간자격 중에서도 중장년층이 주목할 만한 분야는 귀농·귀촌 컨설턴트, 정리수납 컨설턴트 등이 있다.
‘귀농·귀촌 컨설턴트’는 반드시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민간에서 발급하는 축산컨설턴트, 농업경영컨설턴트 등을 취득하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 주로 정부(지자체)와 귀농귀촌종합센터 등의 정책 사업에 참여해 귀농·귀촌자의 정착을 위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한다. 귀농·귀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밟고 자격관리를 하면 안정적인 직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다.
직장 경력이 적거나 전무한 주부들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정리수납 컨설턴트’ 분야의 민간자격도 인기가 높다. 관련 업체나 협회, 여성인력개발센터, 평생교육원 등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주로 업체에 소속돼 일하거나 SNS 등을 통해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다.
신중년들의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 수명은 길어지고 건강나이는 늘어 정년 후에도 뭔가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찾을 것인가? 틈새나 새로운 시장을 창의적으로 개척해 성공한 신중년들의 경험담은 더없이 좋은 사례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이재흥)은 “창의와 도전으로 시작하는 인생 3모작” 신중년 창직 포럼을 9월 17일 aT센터(서울시 양재동)에서 개최했다.
꿈과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인생 3모작에 성공한 신중년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포럼이다, aT센터 세계로룸을 꽉 채운 방청객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과 의미 그리고 인생 3모작을 앞둔 신중년들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새롭게 경력개발을 시도한 신중년 4인의 사례 발표와 질의응답 토크쇼로 이어졌다.
기조 강연에 나선 백만기(67세) 인생학교 교장은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과 마음가짐, 일을 통해 가치를 추구하는 방안을 들려주었다. “30년 가까이 금융회사에서 일한 뒤,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인생학교를 설립했다”며 “먹고 사는 일, 재미있는 일, 의미 있는 일, 이 세 가지가 부족함 없이 균형을 이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사례발표는 수다나무협동조합 홍성화(58) 이사장은 “꿈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완성하는 인생 후반”을 주제로 취약계층 관련 시설과 학교 등 공공시설 환경 개선을 위해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발표해 도움을 주었다. 창직은 “내게 필요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으로 나와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의미 있는 것에 대한 자기성찰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표는 더 쇼퍼(웨딩카운전) 노경환(68) 대표의 “경험과 역량을 살린 인생 3모작”를 주제로 이어졌다. 노 대표는 호텔리어, 대리운전 기사 경험 등을 살려 웨딩카 운전 전문 업체를 운영하고 호텔리어로 일하면서 익힌 고객 응대 노하우를 살려 결혼식 신랑신부의 웨딩카를 운전해주는 웨딩카운전원을 창직했다.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이동 서비스에 영감을 받아 창직했다”며 “틈새시장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세 번째 사례발표는 유품관리사 김석중(51) 대표가 나섰다.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에 대비한 유품관리사의 전망을 소개하고 신 직업에 진출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지속적 도전의 원동력을 들려주었다. 일본 NHK 방송 유품정리회사 다큐멘터리를 보고 회사대표를 직접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등을 겪은 일본의 경험을 바탕으로 패키지 형식으로 유품 정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단순히 유품을 치우는 청소업이 아니라 지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농업협동조합 정년 후 취미로 텃밭 가꾸기 시작해 도시농업전문가로 거듭난 오영기(66) 회장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신중년이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선 과거의 모습과 지위 등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기를 권유하면서 새로운 분야의 틈새를 공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일러주었다.
포럼을 주관한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신중년의 경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직업, 창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알리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인생 후반을 완성하고 싶은 신중년에게 다양한 경력개발 사례로 창직과 사회 가치 구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러한 포럼을 비롯하여 신중년을 위한 다양한 채널의 지원제도가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월드프렌즈코리아에서 보내는 해외 파견 인력 중에서도 가장 전문성을 요하는 집단이 바로 월드프렌즈 NIPA자문단인 듯싶다. 50대 이상,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잔뼈가 제대로 굵은 검증된 전문가를 찾기 때문이다. NIPA자문단에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전체 직위가 공고되더라도 그 자리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면 탈락할 수 있다. 외국생활을 해야 하니 신체검사 또한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두 번이나 거쳐 NIPA자문단원 활동을 완벽하게 소화한 사람이 있다. 바로 우간다와 아제르바이잔에서 NIPA자문단원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수현 씨다.
“전자정부 분야로 지원해 우간다에서 1년간 NIPA자문단원 활동을 한 후 1년 들어와 쉬었다가 그다음 해 아제르바이잔으로 갔습니다. 스타트업 지원과 관련한 업무를 보면서 2년 동안 있었습니다. 작년 8월에 들어왔어요.”
IBM에서 20년간 근무한 이수현 씨는 이후에도 덱(Dec), 델(Dell), 어바이어(Avaya) 등 다양한 외국 기업의 한국지사장을 역임하다가 2013년 은퇴했다. 세일즈 기술지원, 파트너 기업 관리, PR, 광고 등 전반적인 경영 노하우를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가 바로 이수현 씨다.
“35년간 쉴 새 없이 뛰어다녔습니다. 이 회사 일을 마치면 다음 날은 다른 회사에 출근할 정도였죠. 제가 독일 통신회사 지사장을 할 때였습니다. 후배 혹은 동료가 NIPA자문단원으로 해외에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알아보니 은퇴한 전문가들이 개발도상국으로 ODA(공적개발원조)를 하러 가는 거더군요. 경영만 하던 사람이, 기술직이 아닌 내가 가서 할 일이 있을까? 생각했 습니다. 그런데 발휘할 기술이 없어도 정확하게 상황 판단을 해서 그 나라에 맞는 정책을 제시하고 반영해주는 것 또한 자문단원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역처럼으로 발 빠르게 뛸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NIPA자문단에 적극 지원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제가 몸소 경험했던 좋은 것들을 개발도상국에 가서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죠. 만약 NIPA자문단원이 되면 제 머리로 그렸던 것을 실천할 수 있으니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외국 기업에서 줄곧 일해온 덕분에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인터넷으로 NIPA자문단에 지원했고 서류 및 면접 평가를 통해 직무 이해도 등을 평가받았다.
“우간다의 전자정부 자문단에 지원할 때는 면접관이 전자정부 업무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에 지원했을 때는 스타트업 관련 업무를 봐야 하니까 스타트업 정책이라든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물었습니다. 10분 정도 분량의 발표도 면접관 앞에서 했습니다. 당연히 영어 능력 테스트도 했고 소통 방법 등 복합적으로 보더라고요.”
물론 NIPA자문단원이 되고 수원국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려면 언어는 필수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업무를 쭉 해온 최적의 전문가라 해도 영어가 안 되면 못 가는 사례가 많다고. 절실하게 언어가 요구되는 이유는 소통의 기본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라고 이수현 씨는 말한다.
“제가 아제르바이잔 ADA대학교의 스타트업 정책 분야로 파견됐을 때 도착하고
3개월 후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한 설명회를 이 대학 총장 앞에서 했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이렇게 했고 정책적으로 어떻게 했다. ADA대학교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책이 요구된다’고 발표했더니 총장은 ‘본인이 아니라 정부 인사들이 들어야 할 것 같다’며 각 부처의 장관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전달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하려면 친밀한 소통이 필요하니 언어 능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ADA대학교 총장 추천으로 한 국제콘퍼런스에서 스타트업과 관련해 주제발표도 했죠. 이런 저의 경험으로 볼 때 언어는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NIPA자문단원 임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1년. 쉴 만도 한데 여전히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인터뷰 날 직전까지 남미 도미니카 공화국에 출장을 다녀왔단다.
“NIPA자문단 파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면 할 게 좀 많습니다. 귀국 보고도 하고 다음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에서 강의도 하고요. 이번에 다녀온 도미니카공화국은 카이스트가 코이카로부터 프로젝트를 따서 그 나라에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창업의 기술사업화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왔습니다.”
NIPA자문단으로 아제르바이잔에 갔다 온 덕분에 그 나라 전문가로 통한다. 상반기 NIPA자문단으로 아제르바이잔에 9명을 보낸 것이 최근 이수현 씨가 자랑할 만 한 업적이라고 했다. NIPA자문단 활동이 끝났음에도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두드리면 결국 열린다고 봅니다. 은퇴 인생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말을 꼭하고 싶어요. 70세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새 인생을 느끼게 해준 NIPA자문단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국가 세금을 받아서 생활한 적은 이번에 처음이에요. 우리나라 ODA 자금이 2조 정도 된다고 합니다. 국민 세금이죠. 이 돈이 앞으로도 잘 쓰이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제대로 지원하는 나라로서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으면 합니다.”
활동 국가 아제르바이잔파견 기간 2016년 8월~2018년 8월(2년간)
자문 분야 Technology Innovation 및 창업 육성
자문 내용
•대학교의 Technology Innovation에 대한 전략 및 비전 수립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 교육 및 배양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
•우수 예비 창업 팀에 대한 멘토링
활동 기관 외교부 산하 ADA대학교.
“국내 중장년 취업에 대한 지침의 상당수는 가짜 뉴스 수준입니다.” 2005년부터 한국과 미국계 전직지원(轉職支援) 회사를 통해 중장년 재취업과 인생 2막 설계 컨설팅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돈·일·꿈 연구소 간호재(簡鎬宰·49) 소장의 일갈이다. 현재 인력수급기업 ㈜에이치알맨파워그룹에서 4050 재취업컨설팅 사업부에 소속돼 활동 중인 그는 40~50대의 재취업을 위한 제도가 빈약하고,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중장년들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서 ‘4050 재취업 성공의 비밀’을 통해 중장년 재취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 그를 만나 40~50대가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아야 할 5가지 원칙에 대해 들어봤다.
소극적인 태도를 바꿔라
간 소장은 우선 퇴직 후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랜 직장생활로 굳어진 몸과 마음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조직생활은 사람을 경직시키고 수동적으로 만들어요. 특히 공기업, 대기업 출신이 더 심합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직장을 원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또 원하는 직장과 새로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스스로 알아보고 기본 조사활동 등을 해야 하는데 수동적인 태도가 발을 떼기 어렵게 만듭니다. 퇴직자들이 일자리 관련 기관에서 무턱대고 좋은 직장을 소개해 달라고 하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에 현혹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는 현장에서 구직자들을 만나보면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을 뿐, 대다수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간 소장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거나 관심 분야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는 사람, 심지어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받게 돼요. 그동안 쌓아온 인맥도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방 안에서 인터넷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넷 정보는 한계가 있다
간 소장은 “갈 곳이 없다며 푸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구직자들을 만나 구직활동에 하루 몇 시간 투자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2시간도 채 안 돼요. 중장년 구직자, 특히 공기업·대기업 출신자들은 그렇게 해선 원하는 직장을 찾기 어려워요. 그 나이의 재취업은 부장급 이상을 바랄 텐데, 중견기업도 그 정도 직급은 채용공고를 통해 선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가 권하는 방식은 “나를 마케팅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일을 잘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을 골라 해당 기업의 임원이나 대표에게 직접 접근해보라는 얘기다.
“수십 년간 직장생활을 해왔으니, 자신이 조직에 얼마나 이바지할 수 있는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 점을 기업이 알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지요. 부장급 이상 직원 채용에 관여할 만한 임원이나 회사 대표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회사에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제안서’를 보내보라는 겁니다. 물론 정성을 들여 작성해야겠지요. 특히 우편을 통해 전달된 서류는 의사결정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결원이 생겼을 때 자연스레 후보 대상이 될 수 있지요.”
임원 채용 시에도 자소서를 본다
그는 재취업 과정에서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십 년 전 입사해 지금까지 일만 해온 분들이라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 성장 과정 등을 작성할 때 빈칸 채우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기업에서도 임원 채용을 할 때 자소서를 봅니다.”
간 소장은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할 때 중요한 원칙이 있다고 했다. 바로 회사 입장을 생각하면서 쓰라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데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작성하고 마는 것이죠. 하지만 서류에 들어갈 내용은 회사가 듣기 원하는 것들이어야 해요. 자신이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 태도와 가치관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줘야 해요. 그러려면 성장 과정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기업에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눈높이 낮출 필요 없다
중장년 취업과 관련된 기관이나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한다. 부족한 일자리에 경쟁도 심하니 설령 낙오되더라도 좌절감에 빠지지 말고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 확보부터 하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간 소장은 반기를 든다. “그동안 전문성을 갖고 기업이나 기관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왔던 40~50대라면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춘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최저임금 정도로 급여 수준이 낮다면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요? 또 연봉을 낮춘다고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연봉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보다 재취업할 기업을 위해 어떻게 이바지할까를 고민하는 게 훨씬 합리적입니다.”
그는 만약 연봉을 낮춰야 한다면 그 마지노선을 전 직장의 70%로 잡으라고 조언하면서 100일 안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발적인 준비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할 경우 취업 요령이 생겨 원하는 시점에 회사를 옮길 수 있는 능동적인 삶의 기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간 소장은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할 때 “돈부터 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돈부터 쓸 생각 버려라
“창업 업계에서 공무원, 군인, 교사 등의 퇴직자는 주요 고객입니다. 금전적 여유도 있고 돈으로 투자하는 결정을 쉽게 내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지요. 퇴직 후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6개월 정도는 무작정 쉬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여행도 하고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잘 보내다가 어느 날부터 주변 눈치를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취업이나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무턱대고 자격증부터 따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겪게 되는 초조함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체면을 세우기 위해, 창업이나 자격증 취득을 위해 돈부터 쓸 생각을 해선 안 됩니다. 잘못된 결정으로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 남은 삶을 포기할 수도 있어요.”
창업을 하고 싶다면 자산 규모에 맞춰 실패를 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고려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가 기술·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소자본 창업을 추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40~50대가 여생을 설계할 때는 일보다 삶을 우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금의 중장년들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요. 조직에서 오래 생활했던 사람은 의존적인 태도를 버리고 온전한 독립을 이뤄내야 하고,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책임이 끝날 때는 완전한 해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 이 시점에 이루고 싶었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도 고려 사항이 되는 것이죠. 일이 인생을 결정했던 평생직장 시대와 달리 지금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고 나서 그에 맞춰 직업을 고민해야 합니다. 충분한 사유를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가는 현재 우리는 ‘나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나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지?’ 등의 주제로 남은 인생에 대한 희망 또는 고민을 하게 된다.
2018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퇴직 평균 나이는 49.1세라 한다. 이때부터 다시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암울한 현실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이미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층이나 곧 퇴직을 앞둔 퇴직 예정자들은 노후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일자리위원회·관계부처 합동)’을 보면, 신중년 대상 장기근속을 위한 개선방안, 전직 지원 및 신규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 고용창출장려금, 장년고용안정지원금, 고용안정장려금, 장년고용안정지원금 등 장년층 이상의 고용 및 일자리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책들은 대부분 만 45~60세 이상의 연령을 대상으로 신규 고용과 정년 연장 또는 임금 보전 형태의 지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보다는 일자리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 2018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64세인 중장년층은 평균 49.1세에 실직을 하게 되지만 이들 중 64.1%가 생활비에 보탬(59.0%), 일하는 즐거움(33.3%) 등의 이유로 평균 72세까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고용 유지를 위한 정책 대상의 나이와 일하기를 희망하는 나이와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혹자는 60세 이상의 중장년층에도 정책 지원이 계속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정년이 60세인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59세 김OO 씨. 정부의 고용안정 관련 지원금을 받아 정년을 62세까지 보장을 받았다. 김OO 씨는 일하고 싶어도 62세에 퇴직을 하면 실업자가 된다. 이 경우 김OO 씨는 62세 이후 정부지원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자리가 고용유지 기간이 짧거나, 계약직 등으로 불안하다면 김OO 씨는 계속해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김OO 씨의 사례처럼 중장년, 특히 60세 이상의 시니어(여기서는 60세 이상을 시니어로 칭하겠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많은 시니어가 소득 단절과 노년기 여가 및 사회활동 부족 등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2016년부터 정년 연령을 넘기 시작해, 2024년에는 정년을 초과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가 현실화되면서 더 커질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55세 이상의 인구는 1389만 명, 2024년도에는 1843만 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 인턴 제도, 희망인가?
대안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사업이 진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만 45~60세 내외의 고용유지 중심 정책을 지원하고 있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6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2004년 도입 당시 공익참여형과 공익강사형, 인력파견형과 시장참여형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활동 유형이 세분화되고 신규 사업 유형이 개발되어 2011년 시니어 인턴십, 고령자 친화 기업 등과 같은 시장자립형 노인일자리사업, 2014년 재능나눔활동, 2017년 기업연계형 사업 등으로 나눠진 일자리 지원 사업이 작동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만 60세 이상인 사람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해 직업 능력 강화 및 재취업 기회를 촉진함과 동시에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을 도모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60세 이상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에게 인턴기간(3개월) 중 월 급여의 50%의 급여를 지원(전략직종형 최대 월 40만 원·일반형 최대 월 30만 원)한다. 인턴기간 종료 후 계속근로계약(6개월 이상) 체결 시 최대 3개월간 급여의 50%를 추가 지원(전략직종형 최대 월 40만 원·일반형 최대 월 30만 원)한다.
시니어 인턴십은 인턴형과 연수형으로 나뉜다. 인턴형은 단기 근로자 신분으로 고용되어 3개월간의 정부 지원 종료 후 기업이 계속고용 여부를 결정한다. 연수형은 기업이 직접 근로자와 계약을 맺고 해당 직무 연수생으로 3개월간 교육을 시킨 후 신규 채용하는 방식이다.
인턴 채용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나 시니어 인턴십 운영기관에서 신청한 뒤 해당 운영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기업 상담을 거쳐 결정된다. 현재 전국 100곳의 사업장에서 운영 중이다.
[표1]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시니어 계층이 ‘일하는 즐거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표2]와 [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이 강화된 지원 사업 분야는 지속적으로 증가(단, 2017년은 기업연계형이 새롭게 진입해 실적이 하락)하고 있으며, 취업유지율과 계속고용율, 1인당 월평균 소득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시니어 계층에게 긍정적인 일자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노인일자리사업 통계에 따르면, 시니어 인턴십의 경우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 도매 및 소매업 등 단순 기능직 중심의 일자리 연계가 55.1%를 차지하고 있다는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시니어 인턴 일자리가 대부분 경비 아니면 운전밖에 없는 것이다. 일자리 지원 사업이 기존 일자리를 기반으로 저숙련, 진입장벽이 낮은 직무로 연계되는 현실은 대체 가능한 인력이 많은 시니어에게 여전히 고용불안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니어만이 할 수 있는 직무 중심의 일자리 창출
그렇다면 시니어 인턴 제도를 디딤돌로 새로운 일자리에서 시니어의 다양한 경력과 역량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17년까지 고용노동부에서 수행해왔던 중장년 인턴제는 근로조건, 직무불일치(43.7%), 고령자 고용을 꺼리는 편견(34.8%), 건강상태(20.8%) 등의 문제가 지속되어 ‘신중년 적합 직무 고용장려금 사업’으로 대체했다. 이는 청년창업기업,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 신중년의 노하우가 필요한 기업을 선발해 우선지원대상기업 월 80만 원, 중견기업 월 40만 원 등의 수준으로 고용지원을 하는 제도다. 이 사업은 신중년의 적합직무 유형을 경력활용, 역량강화, 신직업 도전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지원된다. 서울시도 이와 유사한 50플러스 보람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 50~67세까지 월 57시간 이내(월 52만5020원) 근무하는 인턴을 위한 공헌형·혼합형 중심의 일자리 지원 체제다.
[표4]에서 보듯이 시니어 계층의 경험과 역량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선택을 통해 직무와 직업을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 분야를 보다 전문화, 세분화해 취업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니어 세대가 바라는 취업처를 모두 포괄하지 못할 수도 있고 너무 전문적이어서 다른 세대와의 일자리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 근력 등의 저하가 발생해 높은 노동 강도를 유지해야 하는 기능직 분야도 제한적일 수 있다.
시니어는 주니어가 경험하지 못한 직무 경험과 노하우를 가졌다. 그리고 퇴직 후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직무 경험과 노하우를 유지한 채 타 직무로의 전직을 해야 하는 노동생산성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 지원 정책이 직업 또는 고용유지 정책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역량을 일자리 관련 정책과 연계해야 할 시점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각 정부 및 지자체는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부족한 인력이 각 분야에서 활동 경험과 역량이 출중한 산업 현장 전문가들일 것이다. 시니어는 이러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직업 중심의 일자리 지원보다 시니어가 보유한 직무 능력을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대안이 직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직업 발굴과 지원이다. 우리나라 기업은 품질, 마케팅, 경영, 인재선발, 해외진출, 생산관리 등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직업훈련을 받거나 예비 창업자들은 경험이 풍부한 각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중장년 또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사업’은 청년창업기업,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 시니어 계층의 노하우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니어의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용 유지 기능만으로는 안 된다. 일하고 싶어 하는 순간까지 일할 수 있는 지원 정책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대안으로 시니어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청년창업자와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결을 위한 문제해결 및 대안제공 전문가, 자문 및 경영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산업별, 직무별 전문가 직업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시니어 인턴십 사업과 고용노동부의 장년 인턴제 등을 포함한 시니어 인턴 제도가 복지수혜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도 정착되어야 한다. 시니어 일자리 정책은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부처를 통합한 컨트롤타워를 통해 좀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겠다.
고령화 미래 직업을 고민해야 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가 창의융합형 인재라 한다. 그리고 프리랜서의 역할이 더 증대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현재 시니어 대상 일자리 지원 방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오늘날에 앞으로 사라질 직업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일정 교육 과정을 거치고 실무현장에서 은빛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시니어 인턴들에게 재취업 혹은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시니어 개인으로서는 앞으로 다가올 직업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시니어의 축적된 노하우와 기업의 융합은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니어 인턴 제도의 일자리 정책은 시니어가 보유한 노하우나 자원을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무 기반 직업 마련을 위해 펼쳐나가야 한다.
글 김대중 본부장(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본부)
새해가 시작되었다. 늘 그래왔듯 연초가 되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지원 기관들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연말에 퇴직한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받거나 취업을 위해 구직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공공근로가 끝났거나, 계약기간이 종료되었거나, 기업에서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이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재취업을 해야 할지, 창업 또는 귀농·귀촌·귀어를 해야 할지, 봉사활동을 하며 살 것인지, 취미생활이나 하며 쉴 것인지 삶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취업을 할 것이냐, 창업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2019년은 창업보다는 적극적으로 재취업에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 있다. 창업은 ‘운7 기3’이라고 말하곤 한다. 즉 창업의 성공은 기술이나 능력, 아이템보다 운이 더 크게 좌우한다는 의미다. 창업을 시작하며 실패를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 역시도 대박의 꿈을 안고 시작한 사업을 1년도 채 안 되어 접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준비도 오래했고 도와주겠다는 지인도 많았다. 그런데도 실패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국내외의 경기 불황 때문이었다. 경기가 안 좋으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외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출을 줄인다. 소비나 구매에 대한 사고도 ‘있으면 좋겠네, 하면 좋겠네’에서 ‘없어도 되겠네, 안 해도 되겠네’로 180도 바뀐다. 개인들이 하는 사업 중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니어가 취업을 선택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직 건강한 정신력과 체력, 그리고 그동안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더 나이가 들면 육체적 문제나 고령자 일자리 한계 등의 이유로 취업이 매우 어려워진다. 필요하다면 창업은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많은 중장년 퇴직자가 재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면서 무모한 창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물론 이 세대의 재취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만큼 어려운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준비하고 도전해야 성공한다.
최근 통계상으로 봐도 구직단념자가 증가하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고, 개인 상황이 안 좋다고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나라 시니어 계층의 가장 큰 장점은 사회경제적으로 온갖 역경과 고난이 닥쳐도 이를 극복해내고야 마는 불굴의 의지다.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가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쳤고, IMF 외환위기도 지혜롭게 헤쳐 나갔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도 겪었다. 그야말로 만고풍상을 다 겪은 세대다. 이러한 경험과 연륜이 있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준비하고 도전한다면 재취업은 충분히 가능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청년실업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모순의 해결을 위해 청년들에게 무조건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유도한다고 해서 욜로(YOLO)족을 꿈꾸는 세대에게 통할 리 없다. 따라서 청년들에게 적합한 일자리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는 부모 세대인 중장년들에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시니어의 재취업은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가장 빠른 방법은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퇴직자가 지역아동센터나 사회적 기업 등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도 있고, 민간 취업이나 창업이 어려운 고령자와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공익형 일자리도 있다. 이외 민간 지원 내실화를 통한 시니어 인턴십 사업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신중년 경력 활용 지역 서비스 일자리 사업이 신설되는 등 다양한 취업 지원 제도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거나 참여 방법이 궁금하면 정부가 운영하는 각 지역 고용복지플러스센터나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에서도 중장년 일자리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다양한 대책들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72세까지 일한다는 통계가 있다. 정년퇴직 후 무려 20여 년을 더 노동하는 셈이다. 앞으로 이 기간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이제 나이에 대한 기존의 인식 틀을 깨야 한다. 정년퇴직 연령과 기대수명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50대는 30대, 60대는 40대, 70대는 50대로 봐야 한다. 신체나이와 사회적 나이를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년퇴직이나 일반퇴직을 앞둔 분들에게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로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시절, 졸업과 함께 첫 번째 취업 준비를 하고 노력했듯이, 이제는 퇴직 후의 두 번째, 세 번째 재취업을 위해 더 노력하라는 의미의 말이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버려야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공공형 일자리, 시장형 일자리, 시간제, 인턴제 가릴 것 없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으면 된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현재 자신에게 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재취업을 준비한다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시니어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대중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본부 본부장
고려대 및 동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중앙대 HRD정책학 박사(수료). 노사공동 전직지원센터 본부장,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 본부장, 노사발전재단 국제노동센터장, NCS 및 일자리위원회 전문가 활동 중. 저서로는 춘추전직시대(春秋轉職時代), 전직으로 당신의 인생을 환승하라가 있다.
저마다 살아온 인생 속에서 ‘고수’라 불릴 만한 영역은 존재한다. 스스로 고수라 자부할 만한 재능이 있다면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재야에 숨은 고수들을 널리 알리고, 고수들의 손길이 필요한 소비자를 매칭해주는 O2O플랫폼 ‘숨고’를 소개한다.
도움말 숨고(soomgo)
최근 ‘재능거래’, ‘재능마켓’ 등으로 불리며 전문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늘어났다. ‘숨은 고수’를 뜻하는 ‘숨고’는 이러한 전문가들을 ‘고수’라 칭하며 900여 분야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900가지라는 숫자에 놀라겠지만, ‘반려견 산책’, ‘주례’, ‘게임레슨’ 등 그만큼 소소한 영역까지 폭넓게 아우르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장년 고수들 환영합니다!
은퇴 후 경제활동을 위해 그동안의 경력이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이때 회사에 입사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고객유치를 위한 홍보비용이나 중개수수료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 ‘숨고’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수에게 수수료 차감 없는 수입을 보장한다. 게다가 온라인과 앱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홍보하면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까지 가능해 부담 없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고수들을 선정하는 기준도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 타 플랫폼과 다르게 소비자에게 고수들에 대한 선택과 평가를 맡기는 시스템. 덕분에 누구나 자기 노력에 따라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수는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오랜 경력을 지닌 중장년층. 각종 외국어 과외, 번역, 인테리어, 청소, 컨설팅, 출판 등 대부분 주요 서비스에서 시니어 고수가 주목받고 있다. ‘숨고’ 박성현 마케팅 담당자는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정도 사용하는 시니어라면 충분히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은퇴 후 경제적 부담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고민했던 일에 도전하거나 창업 전 소규모 비즈니스를 시험해보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고수들의 공통점 ‘경험×노력’
‘숨고’를 통해 고수로 활약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거 청소의 고수 김해수(60) 씨. 과거 30여 년 동안 인테리어 관련 중소·중견 기업의 관리직으로 일한 경험과 유난히 꼼꼼한 성격 덕분에 퇴직 후 제2직업으로 ‘주거 청소’ 분야로 전향할 수 있었다. 청소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내 집 아닌 고객의 집을 청소해 만족감을 주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즉, 고수라 자부했어도 타인에게까지 인정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 김 씨는 “청소는 손기술이 전부라 생각하지만, 공부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관련 분야 다른 고수들의 기술을 관찰하거나 새로 나온 세제나 약품 등을 조사하고, 자신만의 청소법을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주거 공간 외에 빌딩이나 공장 등으로 영역을 넓혀 진정한 ‘청소 고수’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오랜 세월 주부생활로 갈고닦은 살림 노하우를 살려 ‘정리수납’ 고수로 활동 중인 류현숙(57) 씨. 주거 청소와 더불어 중장년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 분야다. 류 씨 역시 평범한 주부였지만, 건강만 유지된다면 노후 자금 마련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에 ‘숨고’에 자신의 재능을 알렸다. 정리수납 전문 자격증도 취득한 그는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경험치”라며 “정리수납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를 통해 활동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프리랜서로서 개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리수납 일은 거의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어린 자녀를 둔 사람은 힘들 수 있다. 자녀가 독립한 중장년 주부들이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LG전자 연수원장과 LG플레이 총무팀장 등을 지내며 인사 관리와 교육 관련 일을 해온 권규청(58) 씨는 직장에서의 이력을 바탕으로 ‘취업 컨설팅’ 분야의 고수가 됐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 세대에게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었고,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심리 상담이나 멘탈코칭 등 관련 공부를 해나갔다. 그는 “취업 컨설팅 관련해서는 젊은 코치들도 많지만 조직생활 경험이 적어 부서별, 업무별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자들도 사회생활 노하우가 풍부한 시니어 고수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숨고’ 담당자는 “청년 고수들과 비교해 오랜 경력을 자랑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 고수를 신뢰하는 편”이라며 “꼭 직장 경험이 아니더라도 오랜 취미나 특기를 살려 고수로서 제2의 커리어를 찾길 바란다”고 시니어 고수들의 활약을 독려했다. 숨겨두기 아까운 재능이 있다면, ‘숨고’의 고수가 되어 필요한 이들에게 한 수 발휘해보는 것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