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송가인이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했다.
지난 19일 한국 소비자 포럼에서 발표한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임영웅과 송가인은 각각 남자 광고모델 부문·남자 트로트가수 부문, 트로트 가수 여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임영웅은 지난해 ‘2020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도 같은 부문에서 수상해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치킨, 피자, 음료 등 식음료부터 화장품, 자동차, 패션 브랜드, 시계, 보일러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CF 스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 브랜드 평판 1위를 이어가고, 각종 음원 플랫폼 트로트 부문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송가인 역시 브랜드 대상을 거머쥐며 식지 않는 인기를 입증했다. 트로트 가수 여자 부문 대상을 받은 송가인은 “꾸준하고 변함 없이 저에게 사랑을 주신 AGAIN(송가인 팬클럽)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빨리 팬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AGAIN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팬클럽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송가인은 음원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등 시니어를 비롯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매년 대국민 투표로 한 해를 빛낸 최고의 브랜드를 선정하고 시상하는 행사다. 투표는 6월 21일부터 지난 달 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이번 브랜드 대상 소비자 투표에는 61만395명이 참여해 역대 가장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 영국의 팝 그룹 버글스는 1979년 자신의 노래로 라디오의 종말을 예고했다. 그 노랫말처럼 시대가 변함에 따라 시니어의 일상에 스며 있던 라디오는 설 자리를 잃어갔고, TV와 컴퓨터,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노래가 나온 지 4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영상이 음성을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각종 오디오 서비스가 떠오르며 생태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화제의 ‘클하’…듣는 SNS 열풍
올해 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콘텐츠의 부활 가능성을 시사한 대표적인 사례다. 회원가입만 하면 이용 가능한 기존 SNS와 달리 지인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폐쇄성이 비판적 여론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희소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오히려 눈길을 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클럽하우스의 강점은 실시간, 쌍방향 음성 교류다. 이용자들이 올린 사진과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목소리로만 소통이 이뤄진다. 앱에 접속해 방에 입장하면 라디오를 켠 듯 낯선 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데, 라디오와 다른 점은 진행자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방의 성격도 다양하다. 잡담이나 성대모사를 하는 재미 위주의 방부터 비슷한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커리어 이야기를 나누는 곳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전 세계 거물급 인사들의 연이은 가입으로 유명인과도 전화를 하듯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 앱의 근본적인 열풍 원인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연사로 등장했으며,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이용자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유례없는 소통 방식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클럽하우스는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관심이 크게 줄었지만,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유사한 음성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TIP] 알아두면 쏠쏠한 클럽하우스 용어
① 초대장 클럽하우스의 가입 경로. 사전에 앱을 설치한 뒤 문자로 받은 초대 링크를 누르면 가입된다. 최초 가입 시 3장의 초대장이 제공되고, 활동량에 따라 개수가 늘어난다.
② 모더레이터 방을 만든 진행자로, 발언자를 정할 수 있다. 발언하고자 하는 이는 화면 우측 하단 손바닥 아이콘을 눌러 모더레이터에게 의사 표시를 하면 된다.
③ 박수 음소거 기능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것. 발언자의 말에 공감할 때 주로 쓰인다. 공식 기능은 아니지만, 유저들 사이에 자리 잡은 일종의 리액션 문화다.
책·전시·드라마까지 목소리로
목소리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또 다른 분야는 오디오북 시장이다. 오디오북은 인공지능(AI), 성우 등의 음성으로 책을 낭독하는 서비스로, 이미 미국에서는 전체 출판 시장의 10%를 차지할 만큼 대중화돼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최근 관련 플랫폼이 눈에 띄게 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는 지난해 동기 대비 18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밀리의 서재’는 올해 2월 누적 회원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쏟아지는 영상의 홍수 속에서 오디오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강점은 ‘멀티태스킹’이다. 영상은 그 특성상 화면에 오롯이 집중해야 하는 반면, 오디오 콘텐츠는 운전·운동 등 다른 일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다. 또 시니어의 경우 노안으로 인한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윌라는 회원 중 28%가 50대 이상으로, 중장년층의 이용이 활발하다. 윌라 관계자는 “나빠지는 시력으로 독서와 멀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중장년층 분들이 많은데, 오디오북은 이런 문제를 보완해 다른 디지털 콘텐츠보다 호응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시 도슨트, 드라마 등도 오디오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다. 또 자신의 목소리로 오디오북을 녹음하거나 라디오 채널을 개설하는 등 참여형 콘텐츠도 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9년 기준 220억 달러에 달했던 오디오 시장이 2030년 753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상의 시대에 오디오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한 시점이다.
[TIP] 떠오르는 오디오북 플랫폼
① 윌라 오디오북 전권을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실감 나게 들려준다. 다만 텍스트를 볼 수 없어 오직 두 귀로만 즐겨야 한다. 비즈니스·패션·과학 등 분야별 매거진과 제휴를 맺어 오디오 매거진도 제작하고 있다.
② 밀리의 서재 10만 권의 전자책을 보유해 텍스트와 오디오를 함께 제공한다. 일부 콘텐츠는 배우 이병헌, 조정석, 한지민 등 유명인의 목소리로도 감상할 수 있다. ‘내가 만든 오디오북’ 서비스로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책을 만들고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③ 오디오클립 2만여 권의 오디오북과 4600여 개의 다양한 팟캐스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재혼황후’,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자사의 유명 웹소설·웹툰을 음성으로 구현한 오디오 드라마로 차별을 꾀하고 있다. 대형 미술 전시의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50대 주부 A씨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가한 오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좋아하는 B패션브랜드의 온라인 쇼핑몰을 훑는 일이다. 온라인쇼핑몰에는 철 지나고 저품질 상품들만 즐비하다고 생각해 항상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했던 A씨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이 같은 태도를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각종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에서도 만족스러운 쇼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온라인 쇼핑의 큰 장점이다. 처음에는 제품 질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믿고 사는 쇼핑몰도 여럿 생겼다. 주변 반응도 좋아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몰을 더욱 애용할 예정이다.
A와 같이 시니어들의 쇼핑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크게 변하고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식이다.
실제로 여러 통계 지표에서도 시니어의 쇼핑 장소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와 신한카드가 서울 소재 74개 업종에 대한 소비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온라인 소비는 2019년에 비해 3조9000억원으로 18.4%가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소비는 7조 4000억원으로 7.5% 감소했다. 특히 50대의 온라인 소비 증가율은 22.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5060세대는 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터넷 쇼핑 이용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50대는 2016년 31.2%에서 2020년 60.2%, 60대는 2016년 12.7%에서 2020년 60.2%로 크게 증가했다. 5060세대의 월 평균 구매빈도도 1.8회에서 4회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장기화함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작한 비대면 쇼핑 형태인 온라인 쇼핑에 시니어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었다고 생각했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온라인 거래가 새로운 소비채널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시니어의 소비행태가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강한 구매력을 지닌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달 시니어 여성 패션 앱 ‘퀸잇(Queenit)’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는 총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니어 여성을 위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시니어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여성복 브랜드들 역시 앞다투어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에 나선다. ‘앤클라인(ANNE KLEIN)’은 올해 초 자체 온라인몰을 열고 라이브 판매방송을 시작했다. ‘쁘렝땅(PRENDANG)’을 운영하는 부래당 역시 올 하반기 내 자체 온라인몰 오픈을 목표로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온라인 매출을 올리는 데에 힘쓰고 있어, 시니어 패션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니어들이 다양한 업계와 기업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광고 모델은 젊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이 같은 시니어모델은 동년배인 시니어뿐 아니라 MZ세대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 4월 배우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세웠다. 지그재그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광고 영상 ‘니들 맘대로 사세요’ 영상은 468만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최근 광고 중 가장 인상 깊고 가장 힙하다’, ‘내 손으로 찾아서 본 광고는 처음이다’ 같은 호평을 받았다.
지그재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온 윤여정의 삶처럼 패션이든 인생이든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직접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모델로 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5060 시니어 모델 8명으로 구성된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와 손을 잡았다. 시니어 패션 콘텐츠를 다루는 ‘더뉴그레이’가 기획한 아저씨즈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팔로워는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다.
아저씨즈 멤버 8명은 바버·시리즈·라코스테 등 브랜드 8곳에 각각 매칭돼 각자 담당한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화장품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2월 배우 강부자와 함께한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자자의 ‘버스안에서’라는 노래를 개사해 ‘부자의 버스안에서’를 탄생시켰으며, 강부자는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과 마주했다.
시니어의 영향력은 유통업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햇반컵반은 지난 4월 배우 나문희를 모델로 발탁해 ‘명탐정 컵반즈’ 캠페인을 선보였다. 탐정이 된 나문희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형 콘텐츠다.
광고 영상 마지막에 나문희의 대표 출연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유명한 대사인 ‘호박고구마’를 오마주한 ‘햇반컵반햇’이라는 음성이 나오는 재미 요소를 더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시니어 모델들의 인기가 치솟는 까닭은 은퇴 후 사회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세에서 75세까지의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 인구가 크게 늘어난 데 있다. 또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재미를 쫓는 20-30대 취향까지 저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배우 나문희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 “나문희는 최근까지도 거침없이 하이킥 명대사로 유튜브 내에서 주목받고 있었다”며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 특히 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 모델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MZ세대는 세계관(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이라는 개념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광고를 시리즈로 구성했다”며 “기대한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사전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오래되고 낡은 것 등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지던 중고 거래가 매력적인 쇼핑 창구이자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에는 남의 손을 탄 물건이라는 인식 때문에 알음알음 이용되곤 했지만, 최근 ‘N차 신상’(여러 차례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이색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시즌이 바뀔 때마다 ‘신상’을 외치던 백화점조차 중고 거래소를 들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상보다 개성·희소성
요즘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MZ세대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앱으로 꼽힌다. 그만큼 중고 거래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3월 보험 관리 플랫폼 굿리치가 2030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중고 거래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 10명 중 8명이 중고 거래를 해본 셈이다.
이 같은 인기 요인으로 MZ세대만의 가치관이 중고 거래의 성격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란 MZ세대는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고, 취향을 탐색하는 데 거침없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구매력을 따져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원하는 것은 많지만 잔고가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행위는 지지리 궁상이 아닌 ‘가심비’ 높은 선택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고 명품’ 거래가 활발하다.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턴백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대 여성 절반 이상이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고 1년 이내 되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온전한 소유보다는 순간의 경험과 개성 표현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 상품을 웃돈 붙여 사고파는 ‘리셀’(Resell)도 시장에서 막대한 거래액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키 등에서 선착순이나 래플(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출시하는 한정판 운동화가 대표적인 품목이다. 대부분 출시와 동시에 품절대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평균 10만~20만 원을 웃돌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시중에 풀린 수량이 적을수록 가치가 급등한다. 이에 운동화 마니아뿐 아니라 재테크를 목적으로 구매 전쟁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한정판 모아놓은 ‘리셀숍’ 인기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위치한 브그즈트랩(BGZT랩)은 이 같은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열풍을 타고 새롭게 떠오른 핫플레이스다. 번개장터에서 선보인 국내 최대 오프라인 리셀숍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00명에 달해 입장을 위해 줄을 설 정도지만,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300여 종의 운동화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휘황찬란한 운동화로 가득 찬 벽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16족의 한정판 운동화를 모아놓은 ‘스니커즈 월’이다. 이곳에 자리한 운동화의 평균 가격은 약 150만 원. 바로 옆 ‘포디움 존’에는 국내에서 가장 희귀한 12켤레의 인기 운동화가 전시돼 있다. ‘나이키 덩크 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존’(시세 약 7000만 원), ‘나이키 에어 조던1 하이 OG 디올’(시세 약 1250만 원) 등 자동차 한 대 가격을 호가하는 제품들이다. 가격은 신발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한쪽에 마련된 ‘커뮤니티 존’이다. 한정판 스니커즈 전시 존과는 별도로, 중고물품 판매자가 물건을 로커에 넣어놓으면 구매자가 픽업해 갈 수 있는 곳이다. 번개장터 앱의 핵심 기능인 개인 간 중고 거래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온 것이다.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라이프스타일 사업팀장은 “이제는 구하기 힘든 물건을 찾거나 취향을 탐색하는 차원으로 중고 거래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거래 환경이 마련될수록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물 더 알아보기
한정판 스니커즈는 어디서 들여오나? 주로 국내외 개인 컬렉터를 수소문하거나 비딩으로 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이키 슈크림 SB 덩크 로우 화이트 시멘트’를 가장 어렵게 소싱했다. 2002년 500족 한정판으로 발매된 제품인데, 출시한 지 19년이 지나 손상·변색된 것들이 많았다. 상태가 양호한 제품을 찾기 위해 세 달 넘게 비딩하고 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가치가 급등하는 스니커즈의 특징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나이키 ‘마스야드’는 지드래곤의 착용으로 화제가 되면서 가치가 높아졌다. 또 아디다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카녜이 웨스트가 과거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 이지’는 앞으로 나올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가격이 결정되는 기준은? 대부분 가장 최근 거래된 가격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브그즈트랩은 국내외 각종 플랫폼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시세를 반영해 일주일 단위로 가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도움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라이프스타일 사업팀장
지난 8일 하나카드는 다가오는 봄 시즌을 맞아 다양한 해외 직구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해외여행 및 쇼핑 관련 특화 플랫폼인 ‘글로벌 머스트 해브’의 해외직구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설날과 졸업 입학,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등 가족과 연인에게 선물을 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월에는 국내 유일의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인 ‘캐치 패션’과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 Visa카드로 상품 결제 시 18% 캐치패션 캐시백을 받을 수 있고, 하나카드로 상품 결제 시 16% 캐치 패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구매 할 수 있다.
하나카드 해외직구 라운지에서 2월 내 합산 30만 원 이상 결제 손님 중 추첨을 통해 국내 최고급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1박)을 5분께 증정한다. 합산 10만 원 이상 구매 손님 중 선착순 100분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T) 1매가 제공된다.
이밖에도 하나카드 해외직구 라운지에서는 해외 직구 관련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해외 직구 보험 무료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 ‘해외 직구 보험 무료서비스’는 미배송·파손·반품 3가지 부분에 대해 1인 기준 구매 건당 최대 30만 원, 연간 3회 범위 안에서 무료로 보상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단순 변심에 의한 반품에 대해서도 보험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카드 글로벌마케팅섹션 조경록 과장은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비롯해 각종 기념일과 새 학기를 바삐 준비하는 요즘 사랑하는 가족, 연인에게 부담 없이 선물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올해도 하나카드 해외직구 라운지를 통해 손님에게 보탬이 되는 많은 이벤트를 기획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배우 이광기(52)를 보면 여전히 소년의 이미지를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지만 천진한 외모와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젊음, 그리고 호기심과 도전의식의 천성을 보여주는 행보가 그렇다. ‘태조 왕건’, ‘정도전’ 등의 작품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요즘 아트 디렉터로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중이다. 유튜브 개인 채널에서 예술 경매라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예술과 종합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결합한 릴레이 라이브 ‘온라인 아트쇼’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모든 상황을 지배하는 듯한 세상이지만, 엄혹한 가운데에서도 미래를 위한 삶과 변화를 추구하는 분야들이 하나씩 생기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예술 분야.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예술의 특성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가치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현장에 아트 디렉터로 제2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배우 이광기가 있다.
2000년부터 일찌감치 작품 수집을 시작하여 콜렉터로서 자신의 기반을 닦은 그는 요즘 한창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될 온라인 아트쇼 준비를 위해서다.
예술과 공연, 온·오프라인의 결합, ‘아트쇼’를 만들다
“이 위기의 시대에 어떻게 하면 예술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까 해서 제가 기획했어요. 마침 아트경기에서 프로그램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연락이 와서 기획안을 올렸는데 다행히 통과가 돼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죠. 물론 그 돈으로는 부족하기에 옥션에서 일부 수익금, 그리고 후원해주시는 지인들에게 후원금을 받아서 진행하게 됐어요.”
200평 규모의 이광기가 소유한 스튜디오 ‘끼’에서 전반적인 이벤트들이 진행되는 아트쇼는 예술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 이벤트로서 기획되었다. 김미경 강사의 팬데믹 시대 분석 강연과 함께 첼리스트 김규식, 피아니스트 조윤성 등 연주자들이 클래식부터 트로트까지 포괄하는 장르의 음악 공연을 한다. 또한 음악 치유 명상 콘서트와 젊은 작가들의 디지털 미디어 아트 및 라이브 경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사전예약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스트리밍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긴 장마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현재, 위기를 예술로서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아트쇼를 통해 말 그대로 다원예술을 실천하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걸 하나의 롤 모델, 브랜드화해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트 디렉터’ 이광기를 만나다
수년 전만 해도 배우 이광기가 순수예술계에서 아트 디렉터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저도 사실 지금이 행복해요. 그러나 연기자였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역할을 해봤고, 연기나 예술이나 맥락에 있어 뿌리는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순수예술 분야의 일을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다. 10년 전에 아이티 봉사를 다녀오면서 삶의 전환점을 갖게 된 그는 그때 처음으로 월드비전과 함께 그림으로 자선 전시회를 해서 기금을 모았다. 그리고 좋은 그림들이 낙찰될 때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며 그의 제2의 인생도 열렸다.
“나중에 이걸 공중파에서 해서 대중들에게 예술을 접할 기회를 늘리고 작가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예능으로 가야겠다 싶어서 몇몇 제작사와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모험하기를 어려워하더군요. 이해합니다. 워낙 요즘은 시청률에 민감한데 미술로 시청률이 나오기는 힘드니까요.”
그렇게 노크만 하다가 작년부터 뭔가 슬슬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가 만든 1인 방송국 ‘광끼채널’에서 중점으로 하는 콘셉트는 미술 경매와 쇼를 결합한 새로운 포맷이다.
“이건 경매를 차용한 쇼다. 나는 작가들을 소개하자. 물론 팔리면 작가도 좋으니 열심히 하고.(웃음) 그렇게 매주 해서 벌써 20회가 됐어요. 너무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 백 퍼센트 낙찰되었다는 점이죠.”
행복하게 만드는 게 가장 가치 있는 투자
아트 디렉터로서뿐만 아니라 유튜버로서도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광기. 다수의 사극에서 유독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이렇게 얼리어답터적이고 프런티어적인 사람이었나 싶다. 그의 이런 ‘진취적인 정신’의 이면에는 예술에 대한 사랑이 굳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보면 행복해야 해요. 그렇지 않은 그림을 가지려고 하면 투기가 되는 거죠.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지, 작품이 주인공이 되면 투기가 되는 겁니다. 그 균형을 잘 잡아야 해요.”
그는 그림이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다르게 눈으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은 그 무엇보다 분명한 유형의 가치라는 것이다.
“아침마다 볼 수 있고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고 같이 공유할 수 있고. 그림처럼 내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게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문화를 또 다른 투자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어떤 투자보다 가치 있는 투자예요.”
작품은 많이 볼수록 보는 눈이 생겨
올해로 콜렉터로서 어느새 20년 차. 이쯤 되자 이광기가 미술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많이 보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과감할 때는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내가 좋아야 해요. 남이 좋다고 해도 내가 싫으면 굳이 살 필요 없습니다. 저건 소장가치가 있다고 해도 내 집 벽에 걸지 못하면 뭔 소용인가요. 나와 교감되는 작품을 찾아야죠.”
그는 상업성, 예술성, 역사성으로 볼 때 작가가 이 중 한 가지만 갖고 있어도 성공했다고 본다. 이 기준을 보면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들 중 사고 싶은 게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받고 있는 사람이 백남준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미디어 아트의 대가 백남준이 저평가받고 있다니 의외의 말이었지만 그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백남준 선생님 작품은 상업성, 예술성, 역사성을 다 가지고 있죠.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로 미술사에 기록됐고, 백 선생님이 퍼포먼스의 귀재였으니 스토리와 상업성도 있고, 예술성도 있죠. 이런 작가는 흔치 않은데 그에 비하면 저평가된 셈이죠.”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남준의 작품이 어렵다고 여기지만 잘 찾아보면 그렇지도 않다며 자신이 소장 중인 백남준 작품을 보여줬다. 놀랍게도 판화 작품이었다. 백남준이 판화 작업도 했다니 의외였고 “잘 찾아보면 있다”는 이광기의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백남준 작품을 미술관에 대여도 해주고 있어요. 그러면 뿌듯하죠. 뭔가를 공유하기란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미술품으로는 그게 가능하니까요. 어마어마한 가치라 생각해요.”
50대, 또 다른 삶을 선물로 받았다
이광기는 요즘 앞으로의 기대 때문에 설렌다고 한다. 아트 디렉터로서, 유튜버로서 50대를 맞이한 그에게 미래는 넓게 열려 있었다.
“아직까지는 투자인 셈이죠. 별것 없어요.(웃음) 적자가 안 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이 어려운 시기에 저와 손잡고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그렇고요. 적절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도모하면 좋을 듯해요.”
사실 작금의 코로나19 상황은 과거에 자식을 잃은 그의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 면이 있을 것이다. 그때 그는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했고 아이티로 봉사를 떠났으며 현재의 이광기로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이했다.
“십 년 전 큰 상처가 없었고 아이티에 가지 않았다면 방송인 이광기로 남아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을 거예요. 오십이 될 때, 요즘은 백세시대니까 인생의 반을 산 거라 생각했어요. 또 다른 삶을 선물로 받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받은 선물이니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나눔을 생각해요. 십일조를 하는 마음으로 하면 어렵지 않더군요.”
내가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해
이광기에게는 요즘 미션이 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다.
“매주 실시간으로 60여 명이 들어오는데 100~150명 정도만 되어도 좋을 거 같아요. 구독자 수는 1900명 조금 못 되는데 모두 충성 구독자예요. 여기서 조금 더 늘어나려면 콘텐츠를 다양하게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테리어, 부동산, 요리,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을 찾아가는 시도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영상 콘텐츠를 개인이 직접 만드는 세상이 됐기에 그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플랫폼 공간만 있으면 방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콘텐츠로 무엇을 할 것인가다. 그는 당분간 그 부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유경제에 기반한 블록체인 구조가 보편화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그는 그 생각을 따라 공유가 만드는 새로운 가치에 대해 계속 파고들 계획이다.
“중요한 건 내가 주체가 되는 거죠. 스스로 모든 걸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예술 분야에선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 가치를 더 크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는 2020년 국내 소비 트렌드로 ‘INSIDE’를 제시했다. 귀차니즘 소비(I), 큐레이션 마이 라이프(N), 마이 데이터 수집가(S), 팝업 경제(I), 디지털 힐링(D) 그리고 ‘젊은 취향의 시니어’(E) 등 각각의 의미를 담은 영문의 철자를 따온 것이다. 특히 젊은 취향의 ‘뉴시니어’를 ‘Especially Lively Senior’라 일컬었고, 이를 축약해 ‘Senively’(시니블리)라 표현했다. 에이지리스, 그야말로 나이를 떠나 트렌드의 중심이 된 그들의 소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아이디병원 장우석 원장, 현대백화점
과거 노인 세대와는 다르게 요즘 중장년 세대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생활과 여가를 즐긴다. 이른바 ‘젊은 시니어’라 불리는 이들은 본인의 경제력으로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주체적인 소비자로 평가받고 있다. 시니어 특화 프로그램 및 에이지리스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그랜플루언서(그랜드파더·마더와 인플루언서를 결합한 용어로,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한 노인을 의미) 및 라이블리 시니어에 주목한 문화 콘텐츠가 확대되는 추세다. 아울러 요즘 시니어들은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가격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며, 금액에 상관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있으면 바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소비자 집단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시니어의 젊은 취향을 고려하되, 그들만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시니어가 입어야 신상이 된다
액티브 시니어의 증가로 이들에 대한 분석은 오늘날 패션 산업에서도 필수요소가 됐다. 중장년 소비자의 경우 늙음을 인식하지 않고 멋지게 나이 들길 원하며, 노인으로 보이는 것을 지양하면서 보다 젊어 보이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이들은 쇼핑을 단순히 구매 목적이 아닌 사회활동과 더불어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로 여기며, 감성을 자극하는 서비스와 감각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니어의 특성에 따라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소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일부 기업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에이지리스’ 브랜드를 만들고 시니어 모델을 내세우기도 했다. 최근 이목을 끌었던 시니어 모델 김칠두, 최순화 씨 등은 젊은이에겐 트렌디한 존재로 여겨지고 동년배에게는 공감의 대상이 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한편, 최근에는 시니어 모델 없이도 나이의 벽을 허문 에이지리스 패션을 선보이며 주니어와 시니어 세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브랜드들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패션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르베이지’, 한섬의 에이지리스 브랜드 ‘레트바이티’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목동점, 판교점에 이어 올해 미아점에 에이지리스 편집숍 ‘코너스’를 열었다. 4월엔 신촌점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너스는 ‘엄마와 딸이 함께 휴식하는 공간’을 콘셉트로 잡았다. 30대에서 60대를 아우르는 에이지리스 패션 상품은 물론 패션잡화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까지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체험형 매장에 주안점을 두고 가죽공방 ‘토글’, 드라이플라워 클래스 ‘플라워 온실’ 등도 함께 운영 중이다.
마음까지 젊어지는 ‘안티에이징 성형’ 원해
‘자기 나이로 보이면 노안’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근에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안미모를 자랑하는 시니어가 많다. 사실 건강과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나이와 시대를 초월해 모든 이들의 본능이다. 때문에 노화로 인한 외모 변화는 자존감 하락 및 심리적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요즘 시니어들은 젊음을 유지하고 자기만족 및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모를 가꾸고 아낌없이 투자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피부과, 성형외과를 비롯해 피부관리실, 미용실 등에 소비하는 시니어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성형외과·피부과’의 경우, 과거에는 흉터 제거나 치료 등을 위해 방문했다면, 근래에는 미용 목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부각하고 자신감을 충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애용한다.
안티에이징 성형 Q&A
아이디병원 장우석 원장은 “요즘 중장년은 외모를 위해 시술과 수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투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장 원장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시니어 성형에 관한 트렌드와 조언을 들어봤다.
Q. 중장년 사이에서 떠오르는 뷰티 트렌드는?
남녀 구분 없이 80대까지 다양하게 찾아오신다.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이가 많아, ‘빠른 일상의 회복’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른바 안티에이징 수술은 조직을 끌어올리고 부족한 볼륨을 채워주는 수술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피부 절개와 박리를 하고, 중력과 맞서기 위해 어딘가에 고정하기 때문에 멍과 붓기가 생겨 대부분 일정 기간 회복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편 해소를 위해 최소한으로 절개, 박리, 고정하는 다양한 수술 방법이 고안되었고 눈 처짐, 볼 처짐, 무너진 턱선 수술 등에 적용하고 있다.
Q. 시술이나 성형을 통한 기대 효과는?
간단한 시술, 즉 보톡스나 필러, 레이저 시술들은 비교적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기간은 수개월에서 1년 남짓이다. 수술적인 방법은 개선 효과의 폭이 더 크지만, 이 역시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보다 훨씬 젊어 보이고 외모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동안 관리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앞서 말했듯 안티에이징 수술은 확실히 효과는 있지만 영원히 젊어지는 마법은 아니다. 중력이나 노화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과도한 개선을 바라고 계획하거나, 수술 효과가 영원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소한의 절개, 박리, 절제 등의 수술이 유행하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Q. 에이지리스 뷰티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상담을 하다 보면 나이보다 유난히 젊어 보이는 분들이 있다. 대체로 성격이 온화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유형들이 그렇다. 또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인스턴트 음식을 피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피부 노화를 예방하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셔야 한다. 그게 가장 기초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디지털 소비에 익숙한 ‘테크노부머 시니어’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젊은 시니어들의 영향으로 디지털페이 이용 고객 중 중장년층 비중이 증가했고,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운로드와 달리 인터넷 기반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전달되는 서비스)의 이용률도 크게 높아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서도 ‘현재의 중장년층도 젊은 세대만큼 디지털을 잘 활용한다’라는 항목에서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전 세대)이 55.3%인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 못지않게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 익숙한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이나 모바일 앱 등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중장년의 디지털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서비스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시니어의 주요 관심사가 ‘건강’이라는 점에 착안해, 헬스 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더불어 시니어의 고립감 해소와 사회적 유대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와 데이트 서비스 등을 적극 개발하는 추세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관계를 맺지 않아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팔로우’하며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도전장을 내민 시니어가 있다. “62세 새로운 인생 시작.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인생은 길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인스타그램의 고수 김석재(63) 씨다.
“‘그레이네상스’라는 표현처럼 시니어가 지는 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같은 새로운 채널을 통해 다시 피는 꽃이 되길 희망합니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며 그레이네상스를 맞이한 김석재 씨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는 ‘그레이(grey)’와 ‘르네상스(renaissance)’를 합친 용어로, ‘노인 전성기’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김석재 씨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녀들과 더 가깝게 지내기 위해서였다. 평소에도 자녀들과 격의 없이 지내지만, 더 많이 소통하려면 젊은이들이 쓰는 언어,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8년 10월 9일 자택인 한옥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그는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반응은 놀라웠다. 첫 게시물을 올린 후 단 두 달 만에 25만4000여명의 팔로워(소통망 서비스에서 특정한 사람, 업체 등의 계정을 즐겨 찾고 따르는 사람)가 생겼다. 팔로워 연령대도 10대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했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전 연령대를 사로잡으며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오른 비결은 뭘까.
“‘희소성’ 때문인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이 20~30대 젊은 세대들이 주로 소통하는 SNS잖아요. 외국에는 꽤 많은 여성 시니어가 인스타그래머(인스타그램 사용자)로 활동하지만, 국내에는 시니어, 특히 남성이 인스타그래머로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제가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인스타그래머로 활동하는 시니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도 그가 인스타그램 시니어 스타로 떠오르게 된 것은 단순히 희소성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저는 나이가 들었어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오래전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몸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김석재 씨의 패션은 남달랐다. 세련된 검정색 코트에 붉은색 머플러로 포인트를 주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멋을 연출했다. 모델 경력이 있는 건 아닐까 할 정도로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그는 모델 활동을 해본 적은 없지만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고수로서의 자기계발 비결을 묻자 ‘고수’라는 명칭은 부담스럽다며 “인스타그램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굳이 비결을 꼽자면 자신만의 콘셉트를 만들어나가면서도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지나치게 애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볕이 잘 드는 집 앞마당에서, 동네 돌담길 앞에서, 여행지에서의 사진 등 일상에서 틈틈이 기록한 모습들을 꾸준히 업로드한다. 그래서일까, 김석재 씨 인스타그램 게시글엔 ‘일상’과 관련한 해시태그가 많다. 해시태그란 단어나 문구 앞에 ‘#’ 기호를 써서 다른 사용자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그는 매일 소소하게 일상을 공유하며 팔로워들과 짧은 인사를 주고받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도 두려움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컸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스마트폰 사용도 어려워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 즐겁습니다.”
김석재 씨는 인스타그램에 입문하는 중장년층에게 자녀들 또는 젊은이들과 자주 소통하는 게 SNS 활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SNS 같은 새로운 문화에 대해선 당연히 젊은 세대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유튜브’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제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유튜브에서는 좀 더 활동적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오랜 기간 건설업에 종사했는데 ‘건설’을 주제로 영상도 제작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으로 진정한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그의 새해 소망은 노년층을 대표하는 ‘트렌드리더’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보고 더 많은 시니어가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2019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레이네상스’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더 소통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지 10여 년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시니어 역시 스마트폰 보유율과 SNS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50대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약 90%에 달한다. 또 50대의 SNS 이용률도 2014년 21.5%에서 2016년 33.4%로 1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60대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시니어가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현대인의 일상, ‘SNS’에 있다
최근 시니어도 빠르게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사진이나 건강 정보를 공유하고,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가족 간에도 단톡방을 만들어 대화를 나눈다. 또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에서 취미와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도 많다. SNS의 가장 큰 순기능은 바로 ‘소통’이다. 온라인은 연령과 성별을 초월한다. 그래서 시니어가 많이 이용하는 SNS도 중요하지만 다른 연령층에서 이용하고 있는 SNS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7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위 ‘인스턴트메신저’를 이용하는 사람의 99.4%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SNS 이용자 10명 중 6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그 뒤를 카카오스토리(47.6%), 인스타그램(30.5%), 네이버밴드(29.7%)가 잇고 있다. 이들이 SNS를 하는 이유는 ‘친교(76.5%)’가 가장 큰 목적이었다. 또 다른 사람이 올린 콘텐츠를 보거나(55.3%), 취미나 여가 등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43%) 이용하는 사람도 다수였다. 이들은 SNS를 이용하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68%), 최신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고(66.4%)도 생각했다. 또 직접 만나지 않아도 SNS를 통해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일하는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돌봐주는 조부모가 늘고 있다. 특히 저출산으로 ‘식스포켓(six pocket)’, ‘에잇포켓(eight pocket)’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에 더해 이모, 고모, 삼촌까지 모두 아이 한 명을 위해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손주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을 접하는 모태 디지털 세대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들과 소통하려면 인터넷과 SNS 활용은 필수다.
SNS가 주는 3가지 장점
SNS는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첫째, 돈을 벌 수 있다. 요즘은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올린 영상이 인기를 얻으면 수익으로 연결된다. 일상생활, 반려동물 이야기, 먹방(먹는 방송) 등 다양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다. 조회수에 따라 광고 수익도 들어오며, 유명한 크리에이터는 제품 협찬 등으로 수익원이 다양하다. 또 창업을 하거나 소규모 자영업을 할 경우 SNS를 통한 홍보가 가능하다. 입소문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SNS는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SNS의 또 다른 장점은 가족을 비롯해 다른 세대와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36년 만에 브라질에서 귀국한 이찬재(76)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내 손주들을 위한 그림들’이라는 SNS 계정을 운영한다. 브라질에 있을 때 한국과 뉴욕에 사는 손주들이 그리워 2015년부터 SNS에 매일 그림을 올렸다. 이러한 사연이 영국 BBC에 소개되며 그는 유명인사가 됐다. 사실 그는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돌보던 손주들이 한국으로 귀국한 후 그림으로 손주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기로 결심했다. 한국의 옛 모습에서 최근의 평창동계올림픽까지 그가 그린 그림은 700여 점을 넘어섰다. 그에게는 33만여 명의 팔로워도 있다. 전시회도 개최하고 그림도 판매한다. 그는 늦은 나이에 SNS를 시작해도 충분히 배울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점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셀카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일본인 니시모토 키미코(90). 72세에 사진을 배운 그녀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거나 개구리 분장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현재 약 8만 명의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녀의 유쾌한 사진을 보면 구순의 할머니라는 상상이 전혀 안 된다. 사진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책도 출간했다. 이외에 노부부의 커플룩, 먹방 등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노후를 즐겁게 보내는 시니어도 많다.
SNS를 시작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SNS는 더 이상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SNS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먼저 어떤 SNS를 이용할지 결정하기 위해 각각의 특징부터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는 프로필을 기반으로 지인들과 연결된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 특정 관심사를 올릴 수 있는 이미지 기반의 서비스다. 만약 그림이나 패션 사진을 주로 올리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이 적합하다. 각 SNS 앱은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음은 계정 만들기다. 사용할 SNS를 결정했다면 가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이름과 휴대폰 번호 또는 이메일, 생일, 성별을 입력한다. 또 시니어가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을 사용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SNS 활용 교육을 무료로 하는 시도별 지자체도 많다. 가까운 지자체의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등록하면 된다. 교육 참가가 어렵다면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SNS 사용법을 검색하면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용어와 사용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하다 보면 신비한 SNS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시니어는 다양한 삶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창업에서 취미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외로움은 시니어의 4대 고통 중 하나라고 한다. SNS에서는 멀리 사는 자녀, 친구와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아직 SNS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디지털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이번에 시도해보면 어떨까.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