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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와 함께 2] 손주 손잡고 떠나는 싱그러운 숲속체험
- 충청도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데다 바다와 산 계곡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다. 그중에서 금강자연휴양림은 금강 젖줄에 자리 잡아 탁 트인 풍경과 아기자기한 골짜기가 어우러져 다양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여름의 끝자락 귀여운 손자손녀들과 금강자연휴양림에서 싱그러운 숲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 빠져 다시 당진-대전고속도로 상주 방면으로 길을 틀었다.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공주시 반포면. 충남의 긴 젖줄인 금강이 흐르고 군데군데 울창한 자연습지도 눈에 띈다. 예전에는 황새나 왜가리, 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사시사철 이들의 날갯짓을 볼 수 있었지만 4대강 공사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쉽게도 이들의 모습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금강에 가로놓인 빨간 아치 모양의 불티교를 건너면 충남산림환경연구소 간판을 단 금강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정문에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부터 눈에 들어온다. 충청도 사람들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해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는 이곳을 생소하게 여기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금강자연휴양림은 원목 펜션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산림박물관, 동물원을 비롯해 수백 가지 희귀한 식물을 전시하고 있는 열대 온실, 여름이면 피서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는 계곡 수영장과 야영 캠프장 등 자연을 테마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니 당일치기 여행보다 주말을 이용해 숙박하는 것이 금강자연휴양림을 구경하기에 여러모로 좋다. ◇ 100명이 먹어도 남는다는 잭후르츠 입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62ha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의 수목원이 나온다. 휴양림과 별도로 주소를 가지고 있을 만큼 광활한 넓이의 수목원은 17개의 전시수목원과 7개의 전문수목원으로 꾸며져 있다. 활엽수, 침엽수, 약용수, 야생화 등과 함께 가을에 찾으면 붉은색으로 갈아입은 울창한 단풍나무 숲이 관람객들을 맞는다니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10월 중순께 이곳을 다시 찾아도 좋을 듯하다. 수목원 한가운데에는 충남산림환경연구소가 자랑하는 첫 번째 보물인 열대온실이 나온다. 마치 유리로 만든 궁전인 듯 둥근 돔의 모양을 띠고 있는 열대 온실에는 전 세계에서 자생하는 5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부처님이 득도하셨다는 인도 보리수나무와 성경에 등장하는 올리브나무, 인류 최초로 종이를 만드는 데 쓰인 이집트의 파피루스 등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꾸며진 문화식물원은 인류사에 깊은 의미가 담긴 스토리텔링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 제격이다. 바로 옆 열대화원에는 하와이언 훌라댄서처럼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을 지닌 적도지방의 식물을 볼 수 있다. 전통의상의 재료이자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선사하는 꽃다발인 플루메리아 등 열대지방 특유의 컬러풀함이 무척이나 이색적이다. 열대과수원에도 관람객들을 놀라게 하는 특이한 나무가 있다. 과일 한 개의 무게가 자그마치 50kg에 달하는 잭프루트는 100여 명이 둘러앉아야만 열매 하나를 간신히 해치울 수 있다. 열대지역에서 식량 대용으로 쓰이는 빵나무는 고구마 맛이 나며, 체리모야,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등 열대 과수들의 달콤한 향기가 아이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열대온실 바로 위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산림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인 백제 양식을 따라 지붕의 귀솟음과 기둥의 배흘림을 반영한 산림박물관은 6개의 테마별 전시실을 비롯해 시청각실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올 때쯤이면 당신도 이미 나무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엘리트 체험코스를 갖추고 있으니 산림박물관에 들어올 때는 필기도구를 꼭 준비하자. ◇ 숲길 걸으며 듣는 생생한 자연학습프로그램 금강자연휴양림이 유명해진 이유는 비단 큰 규모만이 아니다. 숲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양질의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이용객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고 한다. 숲체험은 동절기를 뺀 3~11월 내내 휴무 없이 계속된다. 단 추석연휴에는 숲체험을 하지 않으니 잊지 말고 체크할 것. 숲체험은 자연학습프로그램과 숲해설로 구분된다. 자연학습프로그램은 8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위한 유아숲체험교실, 초중고생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연휴양림 숲교실, 장애인 및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의 숲교실, 일반인과 숲속의집 이용객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명상의 숲교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개별 탐방객을 대상으로 숲해설 프로그램이 1일 3회씩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독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여름이 가기 전에 숲이 선사하는 싱그러움을 만끽해보자. ◇ 숲을 연주하는 동물들의 교향곡 금강자연휴양림에는 식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물마을은 동물의 관람 및 생태 관찰, 특히 어린이들의 생태학습과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수류와 조류로 구분하고 있다.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는 거대한 발톱과 부리만 봐도 두려움이 생긴다. 연못을 자유롭게 노니는 오리 떼는 원앙과 백조와 함께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두 발로 걷다가도 먹이를 한 손에 들고 그루터기에 앉아 맛있게 점심을 먹는 일본원숭이는 꾀도 많고 호기심도 많다. 사람들이 나타나면 이내 달려와 함께 눈을 맞추며 대화라도 하자는 듯 팔을 내밀기도 한다. 울타리가 쳐진 넓은 들판에서 사는 꽃사슴은 자태가 우아하고 수줍음이 많다. 관람객들이 주는 먹이에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이내 먼 곳으로 뛰어가더니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사슴에 비해 키는 작아도 씩씩한 염소와 양떼가 관람객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울타리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땅 속에 굴을 파고 사는 귀염둥이 토끼는 소리가 나면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사람들을 발견하곤 굴 안으로 숨기에 바쁘다. 수목원, 박물관, 동물원 등 다양한 시설을 체험하다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만다. 이제 숙소를 향해 발길을 돌릴 차례다. 숙박시설은 잣나무, 벚나무, 잎갈나무 등 다양한 목재로 지어져 있다. 나무를 비롯해 자연친화적인 황토, 자갈 등으로 만들어져 아늑한 분위기 속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크기는 작게는 6명부터 30명이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하게 꾸며져 여행의 용도에 맞도록 선택할 수 있다. 펜션 내부에는 기본적인 취사 및 취침 시설이 구비돼 있으니 간단한 먹을거리를 준비하기만 하면 된다. 금강자연휴양림은 모두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니 사전 문의 후 여행일정을 잡아보자. 주말에 이용하려면 가급적 2~3주 전 예약하는 것이 좋으며 9~10월 간절기를 대비해 두툼한 옷을 꼭 챙겨가도록 하자. ◇ 금강자연유양림(충남산림환경연구소) 홈페이지 www.keumkang.go.kr 문의 041-635-7400 위치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산림박물관 길 110 숲해설 시간 1일 3회(10:30~11:30, 13:30~14:30, 15:00~16:00) ※추석 연휴엔 휴관하며, 숲속의 집 펜션과 야영장 숙박, 자연학습 및 숲해설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서만 예약 가능 ◇ 금강자연휴양림 주변 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 - 석장리박물관 금강을 따라 발달한 선사시대 주거촌의 유적을 전시하고 있다. 구석기와 신석기시대 위주로 선사문화의 이해를 돕도록 체계적인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홈페이지 www.sjnmuseum.go.kr 위치 충남 공주시 금벽로 990(석장리동) 관람시간 09:00~18:00 문의 041-840-8924 - 국립공주박물관 화려하고 찬란했던 백제 문화의 진수를 알아볼 수 있는 공주박물관에는 무령왕릉실, 충남 고대문화실, 야외 정원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2004년 개관, 효과적인 체험을 위한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홈페이지 gongju.museum.go.kr 위치 충남 공주시 관광단지길 34(웅진동 360) 문의 041-850-6300 - 무령왕릉 백제 무령왕과 왕비의 능으로 한반도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무령왕릉은 한국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필수 체험 코스. 위치 충남 공주시 송산리 일대 >>>글 임도현 프리랜서 veritas11@empas.com 사진 김남헌 프리랜서 포토그래퍼
- 2015-10-0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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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장휴의 Smart Aging] 빈방을 공유하는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 자녀들이 출가하면 빈방이 생긴다. 이 빈방을 이용해 돈도 벌고, 외국인 여행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공유경제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해서 말이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주거지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호텔, 펜션처럼 전문 숙박업과 다르게 일반인들이 방을 내주고 빌린다. 단순히 빈방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낯선 이들과의 만남과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빈방을 나누는 새로운 문화 빈방을 공유하는 문화는 아직 우리에게 어색하고 낯설다.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도 시작할 때는 ‘이 사업이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잘 아는 힐튼 호텔의 기업 가치와 맞먹는 숙박계의 거인이 됐다. 여전히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 일부를 빌려주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비싼 호텔비 걱정 때문에 시작한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공간을 빌려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여행객이 오면 집주인이 근처 구경을 시켜주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도와준다. 여행객은 정형화된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보다 집주인과 수다를 떨면서 마치 친구처럼 지내기도 한다. 낯선 문화를 공유하면서 일상을 보내는 것 자체가 여행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것이다. ◇빈방을 공유하는 사람들 이제는 에어비앤비로 빈방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여행을 꿈꾸는 어떤 젊은 부부는 “세계여행을 가는 대신 세계 사람들을 불러 모으자”라고 생각해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다. 빈방을 예쁘게 꾸미고 내방을 에어비앤비에 등록했더니 전 세계 여행객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여행하는 사람들과 수다 떨고 함께 밥을 먹고 관심사를 공유하니 마치 자신이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바로 집에서 하는 세계여행인 셈이다. 노후 생활을 에어비앤비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 사무실로 이용했던 주택을 예쁘게 꾸며 여행객들에게 빌려줄 생각인 것. 책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방대한 책과 CD를 모았는데, 여행객들은 특색 있는 것을 좋아할 것 같아 책과 CD로 둘러싸인 독특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과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오면 서로 대화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숙소를 등록하고 금액도 내가 정한다 빈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면 좋을 것 같으면서도 걱정거리가 생긴다. 해외 여행객들이라면 언어가 안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탓이다. 하지만 안심해도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해 해외 여행객들이 자주 오지만, 호텔보다 저렴하다는 입소문에 내국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숙소를 등록할 때 할 수 있는 언어를 표시하지 않으면 여행객들도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하고 온다. 꼭 외국 언어를 알 필요는 없다. 또 하나는 내 집 빈방의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하는데 방법을 몰라 걱정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쉽게 사진과 정보를 올릴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에서 차근차근 알려준다. 마지막 걱정은 빈방을 내놓으면 시시때때로 연락이 와서 귀찮을 것 같고, 집에 사람이 없는 날에 여행객이 숙소를 신청하면 난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점이다. 에어비앤비는 내가 원할 때만 방을 빌려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일만 빌려주고 싶다면 그 날짜만 예약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집주인이 날짜와 가격을 정하면서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활용하고 낯선 문화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경제적 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글 유장휴(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 2015-09-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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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에 혼자 떠나는 여행- 당진시의 유일한 섬 '난지도'
- 충남 당진시에도 섬이 있다. 난지도(蘭芝島)다. 당진군 석문반도와 서산시 대산반도 사이, 당진만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소난지도, 대난지도를 합쳐 부르고 그 주변에는 대조도, 소조도, 우무도, 비경도, 먹어섬, 풍도, 육도 등 7개의 작은 섬들이 있다. 난초와 지초가 많이 자생해서 붙여진 섬 이름. 과연 그 섬엔 무엇이 있을까? 도비도 선착장에서도 눈가늠이 되는 소난지도가 해맑게 웃으면서 어서 오라 손짓한다. 글·사진 이신화 의 저자 www.sinhwada.com 작지만 조용하고 아름다운 소난지도, 의병들의 함성이 들리는 그곳, 언제 다시 가나? 오전 7시경. 도비도 선착장 주변엔 활기가 넘쳐난다.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 낚시객들을 태우느라 바삐 움직이는 작은 배들 사이로 하루에 세 번 운항하는 철부선(쇠로 만든 짐배)을 타려는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하나둘 모여든다. 자전거를 타고 온 여학생이 눈에 띈다. 선장의 딸이라는 여학생은 대난지도 섬의 분교로 6년간 통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7시50분, 배가 출항한다. 소난지도가 나의 첫 목적지다. 당진군내에서는 대난지도 다음으로 큰, 두 번째 섬으로 선착장에서는 10분 거리다. 눈 깜짝할 새 갑진마을에 도착한다. 낯선 곳에 대한 설렘이 앞선다. 이 섬에서 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같이 하선한 몇 사람은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선착장 주변을 혼자 배회한다. 식당 두어 곳과 가게, 교회, 경로회관과 민가 몇 채가 있다.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 두 명이 눈에 띈다. 말을 걸어볼 요량이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아흔이 넘은 할머니는 소난지도의 청아한 공기만큼이나 얼굴이 곱고 정정하다. 뭍에서 시집와 평생 이 섬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애써 캐물어야 아는 것은 아니리. 선착장 좌측으로 가본다. 길은 바다를 끝으로 끊어진 듯 보이지만 더 가보면 옛 학교터다. 1960년대에 삼봉초 소난지 분교장이었다. 점차로 사람 수가 줄어들면서 1992년 폐교됐다. 1500평 규모의 폐교엔 제법 넓은 운동장이 있고 새로 지은 듯한 마을 회관 건물이 들어서 있다. 한때 이 섬에도 사람들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슬슬 마을 안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찻길이 끝나는 도독어미 바닷가에 발길을 멈춘다. 소난지도는 과거 조운경로에 들었을 때 조운선이 정박하던 곳이다. 지방에서 거둔 세곡을 경창(서울 마포)으로 수송하면서 잠시 쉬어 가던 곳이다. 조선 말에는 이 세곡선을 털기 위해 도둑들이 살기도 해서 붙여진 지명인 듯하다. 펜션동, 식당이 한 채 있고 낚싯배 한 척이 있다. 바다로 나가, 눈을 들어보니 지척으로 대난지도다. 400m 지점이니 수영을 잘한다면 도착할 수 있을까? 해변엔 인적이라고는 나 혼자다. 옅은 파도소리가 귓전으로 쓸려 간다. 배가 들어온 흔적인 선착장은 부서져 있다. 왼쪽은 바닷물이 차 더 이상 갈 수 없다. 야트막한 산길도 올라보고 해변도 배회한다. 새소리, 풀 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만큼 사위는 고요하다. 문득 책을 펼쳐들고 싶다. 돗자리를 펴고 원 없이 못다 읽은 책을 읽고 싶다. 바닷길을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바다로 튀어나온 기암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과 조우한다. 바위 끝에 서서 낚싯대를 드리우다가 아주 작은 노래미 한 마리를 잡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초보 낚시객들에게서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우측 둠배마을 펜션단지로 들어선다. 그곳에서 의병총을 만난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전국 의병들의 반발은 거셌다. 1907년, 당진지역 최구현의 의병부대, 경기남부지역에서 싸웠던 홍일초 부대, 서산의병 김태순 부대, 홍주의병 차상길 부대원들이 합류해 소난지도로 왔다. 소난지도를 택한 이유는 전라도 일대에서 세곡을 싣고 한양으로 가는 세곡선들이 정박한다는 점이다. 세곡을 탈취해 군량미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육지와 떨어져 있으니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도 들 수 있다. 하지만 홍주경찰서에서 눈치를 채고 1908년 3월 15일 이곳을 기습 공격한다. 9시간의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결국 실탄이 떨어진 150여 명 의병 전원은 이곳에서 몰살당했다. 아프다. 가슴이 저려온다. 절로 눈시울이 젖는다. 그것을 추모하기 위해 1974년 6월, 봉분을 봉축(封築)했고 1980년 6월 의병총비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1982년 8월 5일 의병총비를 제막한 것이다. 의병총 앞, 둠배마을은 펜션 단지다. 그 앞에 폐가 몇 채가 있다. ‘소난지도의 영웅들’이란 다큐드라마를 찍겠다고 만들어진 세트장이다. 하지만 제작사 관계자들은 산지 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소나무 5000여 그루를 무단 벌채했다가 문제를 일으켰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보전산지인 이곳에 남아 있는 폐가만큼이나 창피를 당했다. 어쨌든 이 작은 섬 안에는 제법 볼거리, 할 거리, 느낄 거리가 쏠쏠함에 재미가 많다. 겨우 5~6시간 남짓한 섬과의 만남이지만 오랫동안 알던 곳처럼 친근하다.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가슴속 깊이 파고든다. 나 언제 또 이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고운 모래사장이 자랑거리인 대난지도 해수욕장 오후 1시 30분에 선착장에 도착한 배를 타고 대난지도로 향한다. 대난지도에 사람이 살아온 것은 신석기 시대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소난지도, 대조도와 함께 근접형 군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난지도는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국내 명품 섬 베스트 10’ 중 하나로 꼽혔다. 그 섬에 내가 있다. 선착장 바닷가에서는 독특하게 생긴 바위가 눈길을 끈다. 엄지손가락이 올라간 듯한 작은 기암은 이 마을에서는 ‘선녀바위’라 불린다. 선착장에서 난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간다. 약 3㎞ 정도의 거리라서 걷기에도 어렵지 않다. 민가와 횟집을 지나고 나니 대난지도에서는 가장 큰 마을인 양짓말을 만난다. 바다와 조금 떨어진 데다 산기슭에 민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바닷가 마을이라기보다는 산중 마을처럼 느껴진다. 마을을 비켜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삼봉초등학교 난지분교가 있다. 체육시간인 듯 아이들은 땡볕에서 열심히 줄넘기를 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전교생인 듯, 나이차이가 많아 보인다. 학교 건물은 마치 전원주택 같은 모습이다. 슬쩍 교실을 엿본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현대적이다. 교실이라기보다는 개인 방처럼 아늑하다. 그곳에 최신 컴퓨터, 빔프로젝터, 스캐너, 프로젝션TV, 전자오르간 등 한눈에도 도심 시설보다 나아 보인다. 이 분교는 2000년엔 학생수가 2명으로 감소, 폐교 위기에 몰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분교로 발령받은 교사들이 육지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전학시켜 오는 등 ‘학교 지키기’에 나서 폐교를 막았다. 요즘엔 ‘아름다운 학교’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아이들이 한두 명씩 늘고 있다. 최신식 시설들은 모두 대기업들로부터 기증받았단다. 분교를 비켜 고갯길을 넘어서니 드디어 난지도 해수욕장이다. 당진시의 유일한 해수욕장으로 당진 3경으로 꼽힌다. 폭 500m, 길이 2.5㎞의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이 인상적이다. 100m 이상 완만하게 연결되는 모래가 깔려 있다. 물때에 따라 물고기도 잡고 조개도 잡는 곳. 특히 수심이 완만해 해양레포츠 장소로 인기라는데 마침 청소년 수련관에서 여중생들이 래프팅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이동 중이다. 한참이나 그들의 극기훈련을 지켜본다. 멋진 추억을 만들고 있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오랫동안 바다 주변으로 퍼져간다. 해수욕장 주변으로는 넓은 소나무 숲이 있다. 북서쪽에는 바다낚시터도 있다. 팔각정 망치봉(118m) 정상에 서면 해수욕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수련원 뒤쪽으로는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팻말이 마땅치 않지만 산을 좋아한다면 올라가 봐도 좋을 곳이다. 난 이제 섬 밖으로 나가려 한다. 육지 도비도에서 오후 5시 30분에 들어오는 배를 기다리면서 선착장을 배회한다. 낚시객들도 보고, 배를 타기 위해 모여든 관광객들도 만난다. 아침에 탔던 그 배에 다시 오른다. 내 살갗은 하루 만에 벌겋게 익어 버렸다. 땡볕이 내리쬐는 섬의 하루, 난 소난지도, 대난지도를 훑듯이 스쳐왔다. 그곳을 평생 지키고 사는 할머니들도 여럿 만났고 그들의 섧디 서러운 인생사도 들었다. 그러면서 내게 묻는다. “소난지도가 좋아? 대난지도가 좋아?” 답은 하지 않으련다. 각자의 느낌이 다를 테니 말이다.
- 2015-07-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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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투어] 천혜의 오지 마을, 응곡마을
- 울퉁불퉁한 비포장과 포장 길이 4㎞ 정도. 하늘 향해 쑥쑥 뻗어나간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몇 개의 개울을 잇는 다리를 건너고 시원한 계곡 길을 따라 지루할 정도로 한참을 가야만 민가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띄엄띄엄 텃밭 주변으로 민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에서야 겨우 사람 사는 곳이라는 곳을 알게 되는 곳. 바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응곡마을(일명 통바람골)이다. 글 이신화 여행작가 마을 사람들은 뒷산에 매가 사는 골짜기라는 뜻을 지닌 ‘응곡산(鷹谷山)’이 있어서 ‘응곡마을’이라고 하는데, 지도상에는 응복산(1359.6m)으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 이 마을에는 10~11가구가 있다. 토박이들은 아니고, 10~20여 년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이다. 대부분 겨울에는 마을을 떠나 있다가 봄철 산나물이 나올 즈음에 모여든다. 4월 말에서 5월 초순경이면 얼레지 나물로 초문을 연다. 얼레지는 일명 ‘가제 무릇’이라 불리기도 하며 고산지대의 숲속 음지에 자라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이다. 높이가 25㎝ 정도 자라고 4월에서 6월에 자주색(흰색 변이도 있다) 꽃이 핀다. 잎이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 이름 붙였다고 하며 꽃말은 ‘질투’ 또는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얼레지는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피우기까지 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산나물을 뜯으러 산으로 오르는 동네사람들을 따라 함께 나서본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1시간 정도는 걸어야 한다. 나무들은 아직도 썰렁한 겨울 분위기를 내지만 산행 길에 간간이 피어난 야생화가 반갑다. 노랗게 피어난 ‘괭이눈’과 ‘꿩의 바람꽃’, ‘댓잎 현호색’ 노랗게 종 모양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한계령 풀’이 눈 속에 들어온다. 특히 한계령 풀은 무지 희귀한 꽃으로, 지리산 모데미골에서 처음 발견된 모데미풀처럼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죽 길을 지나고 능선 참나무 군락지 밑으로 귀하디귀한 야생화가 눈에 띄더니만 능선을 넘어 고갯길에 이를 즈음에는 완전히 야생화 화원이 펼쳐진다. 일부러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노란 꽃 사이로 이미 나물꾼들이 뜯어가 버린 얼레지의 보랏빛 꽃까지 합세해 더욱 빛이 난다. 생계가 아니라면 그냥 피고 지는 얼레지꽃 군락지까지 합세했다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야생화 화원이었을 것이다. 주민들은 나물이나 뜯어가라고 하지만 보랏빛 꽃이 너무나 처연해, 가늘게 봄바람 한 줌에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꽃잎이 가련해서 차마 뜯어버릴 수가 없다. ◇약수산에서 만난 신비한 철분 약수, 명계 약수터 그렇게 한참이나 야생화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싹 움트는 몸짓을 느끼면서 돌아오기 싫은 길을 되돌아 나온다. 나물꾼들이 얼레지를 채취해 내려와 나물 삶는 데까지는 몇 시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비켜 임도길 중간 즈음에서 계곡 물을 건너가면 소로가 나온다. 계곡 옆길로 난 길이라 산책하기에 아주 좋다. 가래나물, 팥고비, 풀고비, 당귀싹, 화살나물, 골담초 등 나물 새순이 뾰족하게 올라오고 애기 괭이눈과 꽃잎에 점이 박혀 보기 쉽지 않다는 ‘긴 개별꽃’도 눈에 띈다. 산나물과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10분 남짓 올랐을까? 자그마한 폭포를 앞두고 약초꾼이 지어놓은 천막이 나선다. 켜켜이 장작을 싸놓고 부엌과 방을 들여놓고 뒤편에는 연통도 있다. 분명히 사람이 살았음직한 나물꾼의 천막은 당시에도 이곳에 있었는데, 여전히 사람은 만날 수 없다. 자그마한 폭포를 끼고 계곡을 건너면 암반 주변이 철분 빛으로 벌겋게 변해 있다. 누군가 계곡물과 섞이지 말라고 돌을 쌓아 막아 두었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계곡 옆에 어떻게 이런 철분 약수터가 생겼는지 생각할수록 오묘하다. 붉은 물 사이로 뽀르르 기포가 올라온다. 물위에 떨어진 낙엽을 걷어내고 손으로 물을 마신다. 강한 철분 맛보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져 설탕만 넣으면 사이다와 같다. 이 약수를 통상 명계약수라고 하는데 통바람 약수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산 이름도 약수산이다. 약수산을 둘러싸고 남으로는 명계약수, 서쪽으로는 삼봉약수, 북으로는 갈천약수, 동으로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약수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고 하여 부른 듯하다. ◇직접 만든 아궁지에 산나물 삶아 말리고, 지친 몸에 술 한잔 두어 시간이 지난 후, 필자가 이 마을에서 맨 처음 만났던 노부부가 사는 집을 찾는다. 자루에 나물이 가득 차면 집으로 와서 곧바로 나물을 삶는다. 시멘트로 네모진 통을 만들고 뒤에 연통을 단 아궁이가 있다. 장작불을 지피고 다듬지 않은 얼레지를 넣고 뚜껑을 닿고 5분 정도 삶아주고 양철통 위에 꺼내 말리면 되는 일이다. 할아버지가 나물을 삶는 동안 할머니는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한다. 커다란 무쇠솥이 두 개, 고기도 구워 먹고 화로로 쓰는 널찍한 양철통이 한편에 놓여 있다. 깊은 산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수도꼭지는 잠그지 않은 채로 졸졸 물이 흘러내린다. 무쇠솥에 물을 한가득 넣고 군불을 지핀다. 자그마한 풀무를 돌려가면서. 가스렌지 위에서는 구수한 된장국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루 종일 나물 뜯느라 지친 몸을 얼레지 된장국에 찬밥을 넣고 김치 한 가지로 때우는 것이다. “하루 정도만 우려내면 돼. 미역국처럼 맛이 좋아서 꼭꼭 얼려 두었다가 자식들에게 주지.” 겨울이면 춘천에 살다가 봄철 나물 뜯으러 온다는 할머니는 인심 좋게 된장국 한 그릇을 퍼준다. 그 맛이 얼레지 묵나물보다 훨씬 좋아서,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뜯어오지 못한 것을 후회할 판이다. 그때 이웃 할아버지가 됫병을 들고 나타나 술잔을 돌린다. 자그마한 부엌에 옹기종기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화기애애하다. “얼레지는 귀한 나물이라서 호텔이 아니고서는 먹기가 힘들지. 말려 팔면 제법 비싸게 팔리는 산나물이야. 얼레지는 1주일 정도 후면 끝이 나고 그 다음에도 참나물, 곰취, 전우치 등 두 달 반 정도는 나물 작업을 해야 해.” 힘겨운 산나물 뜯기 작업 후에, 푸성귀로 배를 채우면 얼마나 허기질까 할 즈음 아랫집에서 전화를 한다. 이 집은 더 풍성하다. 고기에 직접 재배했다는 표고버섯과 막 뜯어 낸 곰취와 참나물, 산마늘 쌈이 차려져 있고, 여름까지 먹는다는 묵은 김치와 된장, 굵은 소금장이 있다. 막 지은 밥과 꽁치조림까지 곁들여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계속 찾아든다. 할일 없는 겨우내 모여 술잔치를 벌였다는 사람들.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면서 밤이 이슥할 때까지 술판을 벌인다. 이 지역에서 나물은 이들의 생계수단이고, 나물 철이 끝날 때까지 산길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사람은 이제 지긋지긋한 작업이 되지만 어쩌다 한 번 들르는 여행객의 눈에는 행복하기만 하다. 아직까지 이런 곳이 남아 있다니. 이것을 관광상품화한다면 덜 힘겹게 살 텐데 말이다. 돌아오는 길, 유난히 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환하다. 주소 홍천군 내면 통바람길 찾아가는 방법 영동고속도로 → 속사IC → 운두령 넘어 창촌 방면으로 난 56번국도 이용 → 창촌 → 구룡령 가는 길에 우측 명계리로 들어가는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 다리 앞에서 왼편 비포장 길로 좌회전 → 응곡마을 맛집과 숙박정보 응곡마을 통바람 산장(011~9795~1684)에서는 식사와 민박이 가능하다. 또 가는 길목인, 이승복 기념관 주변에 운두령횟집(033~332~1943, 송어회, 용평면 운두령로 825), 장수촌(033~332~7419, 토종닭, 용평면 운두령로 286)이 괜찮다. 삼봉 자연휴양림(033~435~8535~6, 홍천군 내면 삼봉휴양길 276)이나 자연속으로(033~334~0770, www.naturalpension.com, 용평면 운두령로 109-49)와 같은 펜션에서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여행포인트 얼레지 채취는 올해 끝이 났고 계절에 맞는, 또 다른 산나물이 싹을 틔울 것이다. 여행객들은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서 사오면 될 일이다. △글ㆍ사진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 2015-06-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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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RST CLASS]②뭘 좀 아는 新중년들의 은밀한 아지트'다락찻집'
-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그건 동물 본연이 가지고 있는 영역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차 한 잔을 마주하며 예술과 문화 감성을 즐기는 그들만의 공간인 ‘다락찻집’은 공간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곳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앤틱 가구, 시, 노래, 춤, 그림이 있는 다락찻집은 아는 사람만 가는 은밀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아지트이다. 한 번만 들러도 열성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는 다락찻집의 특별한 무언가를 확인해 본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bravo-mylife.co.kr 사진 이형용 MeBranding 이사 예술과 감성을 사랑하는 럭셔리 중년들의 시크릿 아지트, ‘다락찻집’은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해 있다. 청계산 옛골을 지나 있는 이 곳은 간판도 명확하지 않아 찾기가 어려운숨 겨진 장소다. 고급기생’ 의 격 있는 스킨십으로 예술과 감성이 무르익다 다락찻집의 마담 나무(Namu)가 직접 만든 문패가 걸린 문을 열고 들어 간 다락찻집 안에선 자연스럽게 예술적 아우리가 뿜어져 나왔다. 엔틱 가구와 피아노,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이뤄진 구성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치된 테이블, 시중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유럽의 명품 찻잔들, 작은 그림들이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함께 시끌벅적한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전직 앤틱 딜러기도 했던 마담이 직접 고른 앤틱 가구들은 즉석에서 판매되기도 한다고. 다락찻집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화제와 격이 있는 소통은 그동안 중년들이 그리워했던 부분을 건드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파리의 살롱 문화에서처럼 문화를 즐기고 춤과 노래, 문학을 얘기하며 저마다 갖고 있는 색깔 있는 인생이야기에 흠뻑 취하는 분위기다. 매일 온다는 한 단골 고객은 “3040세대가 와도 세대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만의 시크릿 장소로 아끼고 있는 곳”이라 말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함께 단골 고객이 된 이들은 1달에 1번 정도로 일요일에 파티를 연다. 그날이 되면 멋지게 차려입고 다락찻집에 와 춤과 음악, 문학, 그림 등 자신들의 문화를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아한 예절과 세련된 취미들을 함께 발산하며 저마다의 매너, 감성,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다. TEA ART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불현듯 누군가가 가곡에 팝을 부르면 누군가는 왈츠&탱고를 추고 누군가는 거기에 무용을 얹는다. 그리고 멤버들은 박수 치며 노래와 춤 솜씨를 감상한다. 철학이 묻어나는 대화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는 한국적 ‘살롱’ 다락찻집 마니아들의 구성원 면면은 화려하다. 시를 쓰는 60대 기업 회장, 탱고와 트위스트를 추는 70대 패션 디자이너, 모델 워킹을 가르치 고 본인 소장품을 무료 전시하는 갤러리 관장, 차 문화 보급을 위해 앞장서는 티 소믈리에&티 파티 플래너인 다도문화원 교수, 에어돔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는 식물학 박사, 시계 박물관을 경영중인 치과 원장, 중년들의 다운에이징에 힘을 쏟는 성형외과 의사, 화장품회사 CEO, 감자와 옥수수를 무제한으로 공수해 오는 강원도 슈퍼리치 등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품격은 어디에서 볼수 없는 휴먼 앤틱 자체였다. 힐링을 하러 찾아 온 예술가들과 법조인, 의학인, 기업인, 대학교수 등 다양한 고객이 자연스 럽게 한데 어울리는 자리인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 부인인 한 단골은 “철학이 묻어나는 대화를 하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여기 멤버들과 예술적인 감성을 나누면 나를 찾는 여정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파리의 귀부인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고 웃었다. 또 갤러리를 운영하는 한 단골 귀부인은 “비싼 음식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해놓고 부자들만 간다고 해서 그곳이 럭셔리한 장소는 아니다. 중년이 되면 편안하고 나만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취향이 거의 유사하여 서로 통하는 그것(?)이 많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정서를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다. 이곳이 진정 상류층이 즐기는 아지트다”라고 말했다. 다락찻집의 가족을 만드는 ‘나무 마담’의 한국적 예술 사교가 무게중심 다락찻집은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곳이라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당연히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다. 그러다 두 번째 방문이 이뤄지고 세 번째, 어느덧 익숙한 단골이 되고 하나가 되어 한 가족이 되어간다. 그 무게 중심에는 주인장인 나무 마담의 역할이 크다. 새로운 손님도 함께 어우러지도록 음식과 음악, 그리고 낭만과 예절을 꽃피우는 살롱 문화를 전파하는 나무 마담만의 리더십이 여기저기 돋보인다. 그녀에게선 한국적 예술 사교를 느낄 수 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이 살찌워지는 느낌이었다. 라디오 PD인 나무 마담의 부군이 소장하고 있는 막대한 카테고리의 음악 CD를 효과적으로 틀어주는 게 소통의 방법 중 하나였다. 한국적 살롱문화가 깃든 ‘다락찻집’의 멋과 감성 “비 오는 날에 맞는 멋진 음악을 선사해주면 고객들은 감성이 통했다고 좋아하십니다. 음악부터 대화의 첫 출발지가 되면서 유유상종 모든 예술과 문화를 공유하는 마당이 되는 것 같아요.” 다락찻집은 술은 팔지 않고 차를 판다. 찻집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 외에도, 굳이 술이 필요 없이 예술만으로도 충분히 취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일까. “차와 예술을 파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니까 옛날 기생과 다름없습디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되고, 술을 팔지 않는 서비스를 하기에 ‘고급 기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단골들이 그리 불러주니 나쁘진 않아요.” 나무 마담은 평창에 ‘아무아(a moi)’라는 자작나무 숲 펜션을 오픈할 예정이다. 자유를 즐기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자신을 찾는 시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만 멤버로 만들어 진행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락찻집이 중년들의 사랑방을 토대로 새로운삶과 지혜를 창출하는 예술문화공간의 롤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 2014-07-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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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사연] 92세 이기섭의 오스트리아 기행-④할스타트와 시골 카페의 추억
- ※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독자 이기섭(92)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두 아들과 함께 딸과 사위가 있는 오스트리아와 체코 여행기입니다. 이기섭씨 처럼 독자 여러분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연을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항상 기다립니다. ◇ 산과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인 호수마을 할스타트 잘츠부르크 근교에 있는 호수지역이며,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었다. 투명한 호수와 푸른 산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느끼며 몇 시간을 걸어보았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여기저기 한국말이 들리며 단체로 온 한국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호수마을은 평화로운 분위기로, 좁고 가파른 지형에 맞춰 오밀조밀 들어선 집들이 만드는 풍경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마을 한가운데 중앙 광장이 있고, 광장을 둘러싸고 꽃으로 창을 단장한 세모지붕 집들과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었다. 민박이나 펜션이 많은 것 같았다. 골목을 따라 집집마다 투박한 쪽문, 담장을 채색한 작은 장식들이 눈길을 끌었다. 좀 높은 곳에 위치한 가톨릭교회는 꽃과 장식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공동묘지에 둘러싸여 있었다. 중앙광장과 교회 등 여기저기에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마침 마라톤이 있다고 교통통제도 했는데,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뛰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다. ◇ 거리, 성당, 강가, 호반, 고속도로와 스키산장 그리고 시골카페의 추억 내가 방문했던 성당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가족묘지단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예배와 참배를 같이 할 수 있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공간이었다. 내가 그 옛날 전축을 처음 장만했을 때 구입한 첫 레코드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다뉴브강」이었다. 이번 여행 중 딸 부부와 같이 비엔나시(市) 다뉴브강가의 한 식당에서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식사하며 문득 옛날 생각에 젖기도 했다. 밤엔 좀 추울 정도로 서늘한 느낌인데, 거리의 옥외카페에 앉아 맥주마시며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잘츠부르크 가는 길에 해발고도 1,133m에 위치한 스키산장에서 이틀 밤을 머물렀다. 영하에 가까운 바깥온도로 좀 춥긴 했지만, 5월에 눈이 오는 것도 구경했다. 고지대에서 보이는 오스트리아 스키리조트의 멋진 전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여기저기 스키장이 있고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많이 보였다. 잘츠부르크에서 비엔나로 돌아가는 중 시골카페에 잠깐 들렸다. 마침 일요일이었으므로 성당미사 끝내고 모인 노인들이 삼삼오오 카드놀이를 즐기며 담소하는 모습이 참으로 한가롭고 느긋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호수도 여러 군데 들렀다.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로 가는 도중의 몬드호수, 할스타트 호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의 촬영지인 트랩 일가 집 앞 호수, 비엔나로 돌아오면서 들른 에벤제 호수 등은 모두 그림같이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에벤제 호반 시골 성당건물의 너무도 아름다운 경치는 지금도 깊은 인상이 남아있다. 비엔나로 돌아오는 중 호숫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한 폭의 그림 같은 성당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리 일행의 탄성을 들은 사위가 차를 그곳으로 돌렸다. 어떻게 그런 곳에 성당을 지을 수 있었을까? 호반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성당이었다. 머물고 싶었던 우리들은 성당 구내의 레스토랑에서 주방장이 솜씨를 자랑하는 점심 식사도 즐겼다. 이번 여행 중 우리들은 대개 여러 음식을 주문해 나눠먹으면서 다양한 음식의 맛을 즐겼다. 그러나 현지인들 경우 나눠먹는 것을 본적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사위 말처럼 음식 맛은 시골이나 도심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음식 맛의 지역격차 없는 평준화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 2014-06-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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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 펜션여행]그곳에 가면 특별한 여행이 있다
-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린 행복할 거고. 같이해 줄래요? 쭉 이렇게.” 지난 3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 15회의 한 장면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우영(박유환 분)은 정희재(윤승아 분)와 함께 펜션여행을 떠나 이같이 프러포즈했고, 정식 연인이 됐다. 요즘 펜션여행이 대세다.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르는 사계절 추천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연에 자율이라는 요소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무대로 내 맘대로 추억을 스케치할 수 있지만 야영이나 비박처럼 수고스러움은 없다. 이제 펜션은 누구나 선호하는 여행지가 됐다. 최근에는 각종 스파와 브런치, 프러포즈 이벤트, 바비큐 메뉴 등을 갖춘 낭만적 분위기의 펜션이 늘면서 단순 잠자리에서 벗어나 펜션 자체가 훌륭한 여행지가 됐다.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의 프러포즈 장면을 꿈꾼다. 가족은 새삼 가족애를 느끼는 계기가 된다. 또 동아리나 직장 동료 간 펜션여행은 팀워크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펜션 하면 로맨틱한 단어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통나무·모닥불·바비큐파티 등이다. 통나무집에 모여 앉아 준비한 음식을 함께 해 먹으며 숨겨뒀던 요리 솜씨를 발휘하기도 하고, 장기자랑이나 게임을 통해 끼를 발산하기도 한다. 의외로 섬세하고 꼼꼼한 동료의 모습이 듬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국내에는 특색 있는 펜션이 많다. 아름다운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비치펜션을 비롯해 자연휴양림 안에 조용히 자리한 펜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젊은 남녀의 눈길을 사로잡는 펜션, 고급 빌라가 부럽지 않은 럭셔리 펜션, 각종 스파를 만끽할 수 있는 스파 펜션 등 다양하다. 그러나 펜션 선택에 앞서 확인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취향과 목적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펜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또 각종 단체를 통해 떠나는 여행이라도 수련회, MT,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여행 목적에 부합한 시설을 갖췄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숙박 시설과 바비큐 파티도 합리적 가격에 제공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절에 상관없이 주변 즐길거리가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펜션여행이라고 해서 펜션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일부 펜션은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각종 할인권을 제공하는 등 패키지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을 100% 충족시키는 펜션은 없다. 완벽에 가까운 시설(환경)을 갖췄다 해도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결국 이 같은 기준에 최대한 부합하는 펜션을 선택하는 것이 후회 없는 펜션여행의 비결이다. 목적지를 결정했다면 예약에 신경 써야 한다. 일단 펜션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무턱대로 예약하는 것은 바람직한 습관이 아니다. 우선 계약 시 환급 규정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펜션은 휴가철 등 성수기에 예약이 집중된다. 성수기에는 학교 MT 등 단체 숙박 예약이 많은 만큼 숙박 예정일에 임박해 계약을 해지하면 사업자는 기회비용을 이유로 환급을 거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해당 펜션 홈페이지에 환급 규정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시 환급 내용을 미리 확인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규정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를 통해 시설물 등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홈페이지에 안내된 시설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홈페이지 광고 외에 숙박 경험자들의 후기도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불만사항이 많거나, 아예 없거나 또는 관리가 안 되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입금은 소재지를 정확하게 확인한 후 해야 한다. 펜션과 관련된 소비자피해 유형 중 유령 사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계약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다. 펜션은 농어촌정비법 제86조(농어촌민박사업자의 신고)에 따라 시·군·구에 신고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해당 펜션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2014-03-0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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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겨울제주,두 계절 동시에…볼수록 탐나는 제주도여행
- 해마다 겨울이면 제주도를 찾는 사람이 많다. 온화한 기후와 그림 같은 풍광, 풍부한 먹을거리, 거기에 호텔·리조트·펜션 등 충실한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활짝 연 제주도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의 휴양·레저 천국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제주도는 아직도 미지의 땅이다. 수려한 풍광을 갖추고도 알려지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다. 최근에는 TV 등 미디어를 통해 재조명되면서 유명 관광지로 거듭난 곳도 있다. ‘미국엔 할리우드, 한국엔 제주우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드라마 인기로 인한 최대 수혜 지역은 서귀포 안덕면의 안덕계곡이다. 드라마 ‘추노(2010)’에 이어 ‘구가의서(2013)’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제주도의 숨은 명소 중 한 곳이다. 봄·가을 폭포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겨울철에도 눈 쌓인 계곡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국내에 이런 곳이 있었네”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색의 길’ 등 트레킹 코스와 연계돼 있어 도보 여행을 계획해도 좋다. 드라마 ‘올인(2003)’을 통해 재조명된 관광지도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의 섭지코지다. 1970년대부터 제주도 신혼여행객들의 필수 코스였던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제주도하면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섭지코지는 찾는 사람이 많아 낮 시간보다 이른 아침에 이용하면 한적한 산책로를 경험할 수 있다. 푸르른 봄날에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차가운 겨울 바다의 강렬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안성맞춤이다. 광치기 해변, 성산일출봉, 우도 등 동부권 여행지와 함께 여행 코스를 계획해도 좋다. 제주도 서남쪽 산방산 앞자락에 위치한 용머리해안은 겨울철 바다와 해안가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일품이다. 여름에 해수욕장을 찾는다면 겨울에는 용머리해안과 같이 바다가 만들어 주는 절경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단 풍랑 주의보가 발생할 경우 입장이 제한될 수 있어 인근 송악산과 산방산, 모슬포 등과 연계해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유명하다. 지난해 오픈한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아시아 최대 프리미엄 해양 테마파크다. 흥미로운 공연과 희귀한 해양 동물까지 모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물고기를 만져볼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특히 비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철에도 따뜻하게 둘러 볼 수 있는 실내 공간이어서 겨울 여행지로 인기다. 최근 뜨는 제주도 여행지하면 단연 올레길이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을 뜻한다. 도보여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 올레길은 언론인 서명숙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제주올레에 의해 개발됐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교~광치기해변·15㎞)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까지 총길이 422㎞에 이르는 21코스가 완성됐다. 각 코스는 15㎞ 이내로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으로 연결되며, 제주 주변의 작은 섬을 도는 코스도 있다. 특히 21코스는 해녀박물관에서 시작해 별방진, 토끼섬, 하도해수욕장, 지미봉을 거쳐 종달리 해변까지 이어지는 10.7㎞ 구간으로 3~4시간이 걸린다. 이 일대는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큰왕애오름 등 제주 특유의 화산체가 집중돼 있다. 이 외에도 겨울철 제주도 산행을 계획한다면 한라산 영실코스를 걷는 것도 좋다. 만약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사려니숲길에서 끝없는 숲길을 경험하는 것도 제주도 겨울철의 백미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제주도가 신년을 맞은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 2014-01-08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