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4

“죽음, 그리고 자유” 속박이 싫었던 황후, 뮤지컬 ‘엘리자벳’

입력 2026-10-04 06:00

[관객의 시선] 2026년, 새롭게 돌아오다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기억되는 엘리자벳. 그의 삶을 ‘죽음’이라는 존재와 함께 그려낸 뮤지컬 ‘엘리자벳’이 2026년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무대와 미장센에 변화를 더해 돌아왔다. 황실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갈망했던 엘리자벳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무대 위에서 다시 살아 숨 쉰다.

◇공연 소개

▲뮤지컬 ‘엘리자벳’ 포스터.(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엘리자벳’ 포스터.(EMK뮤지컬컴퍼니)

일정 11월 15일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

연출 권은아

출연 •엘리자벳 : 린아, 박지연, 이지혜, 이지수 •죽음 : 카이, 김준수, 서경수, 고은성 •루이지 루케니 : 박은태, 강홍석, 노윤 외

러닝타임 16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료 VIP석 18만 원,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9만 원

◇관람 포인트

ㆍ새 프로덕션으로 달라진 무대와 미장센.

ㆍ엘리자벳과 ‘죽음’이 펼치는 매혹적인 관계.

ㆍ ‘나는 나만의 것’, ‘마지막 춤’ 등 명곡의 향연.

ㆍ 새로운 얼굴들 캐스팅, 골라 보는 재미.

◇REVIEW

(EMK뮤지컬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은 뮤지컬 ‘엘리자벳’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번 시즌에는 무대와 의상을 대대적으로 바꾼 새 프로덕션을 선보인다. 완전히 달라졌다기보다 기존 작품의 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모습이다.

‘엘리자벳’은 실존 인물의 서사에 판타지 요소를 더한 작품이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던 오스트리아 제국을 배경으로, 황후 엘리자벳의 삶과 그의 곁을 맴도는 초월적 존재 ‘죽음(Der Tod)’의 관계를 그린다. 엘리자벳을 암살한 루이지 루케니가 화자로 나서며, 엘리자벳과 죽음이 서로 사랑했다고 주장한다.

자유분방한 ‘씨씨’는 16세에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결혼해 황후가 되지만, 엄격한 황실 생활과 시어머니의 간섭에 끊임없이 부딪힌다. 자녀 양육조차 뜻대로 할 수 없었던 그는 자유를 갈망하고, 이후 아들 루돌프의 죽음까지 겪으며 슬픔에 빠진다.

작품은 여기에 ‘죽음’을 사람의 모습으로 등장시키는 독특한 상상력을 더했다. 어린 시절 죽을 고비를 넘긴 엘리자벳 앞에 처음 나타난 죽음은 평생 그의 곁을 맴돌며 유혹한다. 그러다 루케니의 암살로 마지막 순간을 맞은 엘리자벳은 죽음의 키스를 받아들인다. 엘리자벳은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에 마침내 다다른 모습이다. 즉 죽음은 엘리자벳의 외로움과 고독, 자유를 향한 갈망을 비추는 또 다른 얼굴로도 읽힌다.

무대는 합스부르크 황실의 화려함과 위압감, 그 이면의 쇠락을 함께 보여준다. 당시 제국은 여러 민족의 독립과 자치 요구로 흔들리고 있었고, 작품에는 헝가리 민족주의와 민중의 불만 등 시대상도 녹아 있다. ‘나는 나만의 것’, ‘마지막 춤’ 등 유명 넘버도 귀를 사로잡는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합류했다. 엘리자벳 역은 이지혜·린아·이지수·박지연이 맡으며, 이지혜를 제외한 세 배우는 처음 합류했다. 죽음 역은 카이·서경수·고은성으로 모두 뉴 캐스트다. 여기에 김준수가 10월부터 합류해 힘을 보탠다. 각기 다른 매력의 엘리자벳과 죽음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다.

1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엘리자벳’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타인의 시선에 갇히지 않고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한편, 엇갈리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높은 싱크로율 엘리자벳, 린아

▲엘리자벳 역의 린아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엘리자벳 역의 린아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엘리자벳 가운데 린아는 캐스팅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국적인 외모와 우아한 분위기가 실제 엘리자벳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린아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제 이국적인 비주얼이 빛을 발하는 때가 오는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전부터 ‘엘리자벳’ 출연을 꿈꿔왔던 린아에게 이번 작품은 더욱 특별하다. 그는 “40대 중반에 대작 ‘엘리자벳’의 타이틀롤을 맡은 것이 배우 인생의 정점인 것 같다. 제 인생의 축제 같은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인 점도 엘리자벳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특히 2막에서 아들 루돌프를 잃은 엘리자벳의 감정에 더 깊이 공감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모만으로 이러한 호평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린아는 가수 출신다운 탄탄한 가창력에 안정적인 연기까지 더해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엘리자벳을 완성한다. 실력으로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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