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배 타고 가는 요양보호사, 교통비 1만5000원으로 인상

입력 2026-10-01 15:48

▲이미지= 생성형 ai 제작
▲이미지= 생성형 ai 제작


장기요양등급을 받아도 방문요양을 이용하기 어려운 곳이 있다. 육지와 다리가 연결되지 않은 섬 지역으로, 요양보호사가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탐이 크기 때문이다.

10월부터 이런 섬 지역을 찾는 장기요양 종사자의 원거리 교통비가 하루 68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2배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일 열린 제1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기관이 없는 섬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에게 지급하는 원거리 교통비를 기존 68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이 지원금은 장기요양 수급자가 받는 돈이 아니다. 섬까지 이동하는 요양보호사 등 서비스 제공자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장기요양보험에서 별도로 지급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경남 타운홀미팅에서 저인구 섬 지역의 돌봄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데 따른 후속 대책이다


장기요양 이용자는 느는데, 섬에서는 '거리'가 문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장기요양 인정자는 127만 5370명으로, 지난해 말 123만 5045명보다 4만 325명 늘었다. 2021년 95만 3511명과 비교하면 4년 반 만에 32만1859명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늘어난 인정자 가운데 4등급이 2만 6735명으로 66.3%를 차지했다. 4등급 인정자는 전체의 47.4%인 60만 4307명에 이른다. 중증 시설돌봄보다 일상생활을 돕는 재가돌봄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늘었다. 올해 6월 말 전국 장기요양기관은 3만 54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320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재가급여기관은 2만 3653곳이다.

전국적으로 장기요양 인프라는 늘고 있지만 섬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섬 안에 방문요양기관이 없으면 외부에서 요양보호사가 들어와야 한다. 배편에 맞춰 이동해야 하고 기상 상황에 따라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복지부도 섬 지역에서는 방문요양을 이용하려 해도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통비 인상은 장기요양 대상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이미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수급자에게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에 가깝다.


농어촌 요양보호사 지원지역도 늘어난다

농어촌에서 일하는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인구감소지역과 의료취약지역이 겹치는 52개 시·군·구에서는 장기요양요원에게 월 5만 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 기존 지원에서 빠졌던 의료취약지역 6개 시·군·구를 추가하고, 가족요양비 지급 대상인 섬 지역도 지원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새로 추가되는 섬은 189곳이다.

외부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려운 섬에서는 가족돌봄 기준도 완화한다. 가족인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을 제공할 경우 급여 인정시간은 원칙적으로 하루 60분이다. 지금까지는 65세 이상 요양보호사가 배우자를 돌보거나, 치매로 일정한 문제행동이 있는 수급자를 돌보는 경우 등에 한해 하루 90분까지 인정했다.

앞으로는 섬 지역 수급자가 가족인 요양보호사에게 방문요양을 받는 경우에도 하루 90분까지 급여를 인정할 예정이다.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섬 주민 등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가족요양비는 올해 월 24만450원이다. 장기요양등급과 관계없이 같은 금액이 적용된다. 올해 상반기 전국 가족요양비 지급 건수는 5401건이다. 다만 이는 실제 수급자 수가 아니라 지급명세서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등급 받았다고, 돌봄이 시작되는 건 아니야

장기요양보험은 시설 입소보다 집에서 받는 재가급여를 우선한다.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재가서비스는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가 직접 집을 찾아가야 이용할 수 있다. 같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아도 도시에 사는지, 섬이나 농어촌에 사는지에 따라 서비스 접근성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이번에 섬 지역 교통비와 농어촌 종사자 지원을 함께 확대한 것도 이런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6월 말 장기요양 인정자는 127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자가 살던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재가돌봄을 확대하려면 대상과 제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섬과 농어촌까지 실제로 찾아갈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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