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여기저기 활동하며 바쁘게 산다고 하면 “돈 되냐?” 하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돈 안 되는 일에 왜 굳이 뛰어 다니느냐는 것이다. 이쯤 되면 대답이 궁색해진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댄스에 관해서 보면, 매주 하루는 댄스 클럽 시니어들에게 무료 강습을 해준다. 돈을 받을 수는 있으나 돈을 받으면 부담스럽다. 시설은 서울시에서 무료로 사용하고 있고 강습실 예약, 회원 관리 등은 클럽에서 회원들이 배분하여 한다. 댄스 강습을 한다고 하여 돈을 받는다는 것은 직업이 된다. 그렇다고 아는 처지에 돈을 많이 받을 수도 없다. 그러니 받아 봐야 큰돈이 안 되는 것이다. 돈을 안 받기 때문에 떳떳하고 수강생들이 고마워한다. 수강생들이 돈을 내고 강습을 받는다면, 결석을 해도 미안 해 하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돈을 냈으니 갑질하는 사람이 없다는 보장도 없다. 돈이란 그런 것이다.
장애인 댄스도 마찬가지이다. 매주 수요일, 일요일 저녁 시각장애인들에게 댄스를 가르치고 일 년에 전국체전을 포함하여 서너 번 같이 경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원래 자원봉사로 되어 있다. 그러니 돈을 요구하면 이상하다. 끼워주지도 않을 것이다. 다행히 연습이 끝나고 나면 수고했다며 밥은 얻어먹는다. 어차피 댄스 계에서 활동할 바에는 서울시 장애인 댄스 연맹에 몸을 담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연관해서 일반인 대회에도 기여하고 운이 좋으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
KDB 총동문회 활동도 시간을 많이 빼앗는다. 총동문회장이니 각종 모임에 빠질 수 없다. 원래 이 과정은 KDB 사회연대은행에서 ‘사회 공헌’ 차원에서 시니어들을 모집하여 교육하고 배출한 것이다. 그러므로 신세를 졌으니 갚아야 한다. ‘사회 공헌’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만큼 혜택을 입었으면 또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맞다.
시니어 클럽 활동도 그렇다. 일주일에 두 번 3시간 걷기 운동을 한다. 친목을 위하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인데 여기 “돈 되냐?”가 개입할 수 없다. 모임도 제 돈 내고 더치페이이다.
물론 돈이 안 되는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재능 기부를 하는 것을 이해 못할 수 있다. 시니어들을 ‘열정 페이’ 대상이라며 돈도 안 주고 부려 먹는 경우도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돈 되는 일만 찾아 나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면 나갈 일이 별로 없다. 스스로 폐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먹고 살만한 사람은 굳이 돈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잘 벌면 좋겠지만, 시니어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서 큰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좋아하는 일 부담없이 재미있게 하면서 즐거우면 된다고 본다. 보람까지 있으면 더욱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