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도심 속 7일장- 연남동 동진시장

기사입력 2016-05-23 09:08 기사수정 2016-05-23 09:08

젊음의 거리 홍대. 개성 넘치는 오색 길을 따라가다 보면

유유자적 걷기 좋은 길을 만나게 된다. 최근 ‘핫’한 장소로 떠오른

서울 마포구 연남동이다. 그런데 겉만 보면 그냥 사람 사는 평범한 동네다.

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고 사랑하는지 알고 싶다면

용기 내어 뒷골목에 발 디디라. 바로 그곳에 동진시장이 숨어 있다.

▲이곳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만 문을 연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돌아온다 해서 ‘7일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만 문을 연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돌아온다 해서 ‘7일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남동 동진시장(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8)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만 서는 7일장이다. 이곳에서는 각종 액세서리를 비롯해 생활한복, 디퓨저(방향제), 가죽 제품, 잼 등이 판매된다. 평일 내내 조용하던 공간은 주말이 되면 사람들이 와서 정을 나누는 다정한 장소로 변한다.

▲처음 모자란 협동조합이 이곳에 왔을 때 방앗간, 간판집, 미용실 등이 있었다. 서울 시내에 옛날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정말 좋았다. 잘 유지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2년 있다가 보니 다 바뀌었다. 철물점과 떡집이 남아 있고 나머지는 다 바뀐 것이 안타깝다.
▲처음 모자란 협동조합이 이곳에 왔을 때 방앗간, 간판집, 미용실 등이 있었다. 서울 시내에 옛날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정말 좋았다. 잘 유지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2년 있다가 보니 다 바뀌었다. 철물점과 떡집이 남아 있고 나머지는 다 바뀐 것이 안타깝다.

동진시장은 원래 연남동 주민들이 애용하던 작은 재래시장이었다. 채소를 비롯해 소소한 생활필수품을 팔던 곳.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다.

시간이 흘러 이웃하던 홍대 상권은 포화 상태가 됐고, 옆 동네로 상권이 번지다 연남동까지 카페와 술집들이 밀고 들어왔다. 그 사이에도 동진시장은 여전히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로 먼지만 쌓여갔다.

이곳이 다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사회적 기업이 모여 만든 ‘모자란 협동조합’이 동진시장을 찾아냈다. 싸늘한 감은 있었지만,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따뜻한 시장 모습 그대로였다.

공정무역이나 농산물 유통, 재활용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협동체 ‘모자란 협동조합’은 애초에 자신들의 물건들을 팔기 위해 이 장소를 임차했다. 또한, 지역 예술가나 홍대에서 밀려난 작가들과 협업해 재미난 장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각종 채소 재활용 물건을 판매하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젊음의 거리 한편에서 농산물을 팔아 이익 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을 좀 달리했다. 시장에서 일할 판매자 이른바 ‘셀러’들을 모집했고 플리마켓(벼룩시장) 형태를 갖춘 지금의 동진시장으로 모습을 바꿨다. 대신 재래시장 원형을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젊은 취향의 제품을 채워 넣었다. 처음 취지처럼 예술가들의 전시도 꾸준히 하고 있다.

▲시장 중앙에 ‘불!불!불! 불조심!’이라적힌 구호가 인상적이다.
▲시장 중앙에 ‘불!불!불! 불조심!’이라적힌 구호가 인상적이다.

한동안 열지 않았던 농산물 판매는 4월 말 재개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엔 ‘팜 페스트’라는 이름의 농산물 판매장이 선다. 문화와 사람이 어울려 매일이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 바로 이곳 아닐까.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5월, 에코팩 하나 들고 동진시장으로 향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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