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난립 막아야 한다

기사입력 2017-05-16 10:04 기사수정 2017-05-16 10:04

늘 그래왔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 등록자들 사진이 길게 걸렸다. 몇 명을 제외하고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고 당선 가능성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길거리 사진 외에도 투표 설명문, 투표용지 등 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종이만 해도 서울시 가로수 세 그 루 중 하나 정도의 나무가 소모되었다는 말이 있다. 현수막도 다 태워 없애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공해가 발생한다.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낭비가 계속되는 것은 대통령 후보 등록 기준이 너무 만만하기 때문이다.

후보자 등록 요건은 너무나 간단하다. 후보자가 정당원일 경우 소속 정당의 추천을 받으면 된다. 무명의 후보 등록자들은 거의 자비로 정당을 만들고 자천해서 후보 등록을 받을 것이다. 제 돈 써서 후보 등록하겠다는데 말릴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들어보는 정당 이름도 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한 시·도에서 선거권자 500명 이상, 5개 시·도 이상 추천 요건을 채우면 된다. 그러므로 최소 2500명이다. 물론 한 개인이 이만한 추천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종친회나 기업가, 조합 등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그다음 필요한 것이 선거기탁금 3억 원이다.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해야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으므로 이 사람들은 그냥 날리는 돈이다. 서민들에게 3억 원은 큰돈이지만, 돈이 많은 사람이거나 자기 돈이 아닌 경우 3억 원은 만들 수 있다. 요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억~ 20억원 하는 세상이니 그런 집에 사는 사람에게는 큰돈이 아닐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노리는 것은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을 평생의 명예로 삼거나 선거 후의 인지도 상승, 입지조건 상승이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도 않은 사람이 명함이나 이력에 ‘대통령 선거 출마’를 했다 하여 존경심을 나타낼 사람은 없다. 오히려 코웃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각자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소위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 정당은 만들어놓았는데 대통령 후보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당의 존재나 자존심이 문제될 수 있다. 할 말이 있어서 출마했다는 사람도 있는데 상위권 후보들 외에는 국민들이 들을 기회가 없다.

매슬러의 인간 욕구 5단계에 보면 명예욕이 4단계에 있다. 3단계인 소속,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면 스멀스멀 명예욕이 생기는 모양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기에 비석에 ‘대통령 후보’ 글자를 새기고 싶을 수도 있다. 명예욕은 무섭다. 특히 남자들에게 그렇다. 이번 선거에서도 출마자 1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이었다. 개인의 명예욕 때문에 국가적 낭비가 발생되고 전 국민이 쓸데없이 피곤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탁금을 10억원쯤 올려야 한다. 추천인도 현행 2500명에서 10배쯤 올려 2만5000명은 되어야 한다. 유력 출마자라면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기준이다. 대통령을 뽑는 것이 목적인데 그에 편승해서 이름이나 알리자는 것은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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