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높고 감각적인 백팩 패션

기사입력 2017-09-08 19:07 기사수정 2017-09-08 19:07

필자는 평소 백팩을 메고 다닌다. 캐주얼 의상이든 정장이든 항상 백팩을 멘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일상적인 패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백팩이 아직 낯선 모양이다. 백팩을 애용하는 이유는 양손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양손이 자유로우면 위기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어 좋다. 원래는 댄스 하는 날 댄스용 신발과 의상을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백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필자의 백팩은 큰 편이라 쇼핑 물건을 담을 때도 편리하다. 백팩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재질이나 크기도 중요하다. 한때는 어깨에 메는 숄더백을 주로 메고 다녔으나 숄더백은 한쪽에 메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한쪽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007 백’이라 불리는 서류가방도 마찬가지다. 신체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게다가 내용물을 넣을 공간이 부족하다. 서류가방에 수박을 넣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백팩은 다르다. 내용물의 형태에 관계없이 담을 수 있어 편리하다.

필자의 백팩은 명품 가방들의 역사를 볼 때 원조 백팩에서 진화된 형태의 디자인이다. 인조 가죽으로 만들었고 윗부분을 끈으로 조인 뒤 뚜껑으로 덮게 되어 있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백팩의 디자인을 보면 99%가 지퍼 형태로 되어 있다. 그래야 가방 안의 내용물이 빠져 나오지 않을 거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러나 상단이 뚜껑으로 되어 있어도 백팩을 뒤집지 않는 한 중력의 작용으로 내용물이 빠져 나올 일은 없다. 지퍼로 되어 있는 가방은 열고 닫을 때 양손을 써야 한다. 한 손으로는 가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지퍼 고리를 잡고 당겨야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뚜껑으로 디자인된 백팩은 집어넣기도 빼기도 쉽다. 또한 옆쪽으로 지퍼가 달려 있어 아래쪽에 있는 내용물도 쉽게 꺼낼 수 있다.

필자가 메고 다니는 백팩의 단점은 인조 가죽이라 수명이 짧다는 데 있다. 인조 가죽은 늘어나기도 하고 습도 때문에 오래 쓰면 껍질이 벗겨진다. 발트 연안에 있는 라트비아로 여행을 갔을 때 같은 모양의 가죽 백팩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가격을 물어봤더니 100달러를 불렀다. 그러나 가죽 소재가 너무 무거워 결국 사지 않았다. 백팩은 디자인도 실용적이어야 한다. 몸통 바깥쪽으로 사이드포켓이 있어야 좋다. 한쪽에는 물병을 넣어 다니고 한쪽에는 삼단 우산을 넣고 다니면 편리하다. 생수병과 삼단 우산이 들어갈 만큼 깊이도 있어야 한다. 그 외의 잡동사니는 정면의 사이드포켓에 넣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면 곤란하다. 몸통에 온갖 내용물을 다 넣으면 찾기가 어렵다. 수납공간이 따로 없어 마구 뒤섞여버리는 것이다. 물건이 섞이지 않을까 우려되면 부직포로 된 별도의 작은 가방을 넣어가지고 다닌다. 필자의 백팩은 디자인 면에서는 명품 흉내를 내고 있지만, 실용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게 많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해외여행을 갈 때도 같은 백팩을 멘다. 어지간한 필수품은 백팩 안에 다 들어간다. 해외여행 때는 세면도구와 양말, 여벌의 옷가지 정도가 추가될 뿐이다. 한번은 초봄에 서울 근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날씨가 추웠다. 눈도 왔다. 일행 중 추위를 유난히 타는 사람이 있어 우산도 꺼내주고 장갑도 꺼내줬다. 가볍고 부피도 크지 않아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바람막이도 꺼내줬다. 필자는 모자를 꺼내 썼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도 잡아주고 눈발도 견딜 수 있게 해줬다. 사람들은 백팩 안에 없는 게 없다며 놀라워했다. 다만, 견딜 수 있는 무게가 3kg 정도인데 더 무거울 경우 어깨 근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주의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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