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관전 매너

기사입력 2018-02-21 16:44 기사수정 2018-02-21 16:44

평창 동계 올림픽의 열기를 체험해보기 위해 강릉 빙상 경기장에 다녀왔다. 송파구에서 문인협회 회원들을 초대하여 간 자리였다. 스위스와 일본의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였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경기라서 자리를 채워주는 차원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본 아이스하키 경기는 TV로 보던 것과 달리 상당히 빠르고 박진감이 있어 보였다. 헬멧을 쓰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여자 하키 경기라는 설명이 없었으면 그냥 남자들 경기로 오해할 뻔 했다. 그만큼 몸싸움이 거친 경기였다.

경기장 한 가운데 천장에 스코어 및 여러 가지 전달 사항이 떴다. 경기 중에는 이동하지 말고 착석하라고 주의가 계속해서 나왔다. 관중석이 혼란스러우면 선수들이 집중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관중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움직였다. 관중석에서 볼 때에도 이런 사람들 때문에 골대가 가려 결정적인 골 장면을 놓치기도 했다.

올림픽은 프로 야구나 프로 축구, 프로 권투처럼 다른 프로 스포츠 경기와 다르다. 4년간 피땀을 흘리며 갈고 닦은 실력으로 기량을 겨루는 자리이다. 4년이라는 세월은 길다. 올림픽에 여러 번 나오는 선수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 번의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그친다. 그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기량을 갖추어야 하고 나이도 영향을 준다.

음악회나 영화관을 생각하면 된다. 음악회나 영화관에서는 시작 전에 모두 착석하고 집중해서 본다. 끝나고 나서야 좌석에서 이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올림픽 경기를 경기 중에 마구 돌아다니며 관전하는 것은 선수들의 입장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 처사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연예인이 아니다. 경기를 마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무대인 양 생각하는 모양이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경기에 지장 없게 응원해야 한다. 아이스하키 경기는 3 피리어드로 되어 있다. 각 피리어드 간에 20분간 휴식시간이 있으므로 그 때 움직이면 된다.

사진을 찍는 것은 괜찮지만, 플래시가 터지는 촬영은 금물이다.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시선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회나 뮤지컬 같은 공연에서도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하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스마트 폰으로 찍다 보면 기능을 잘 몰라서 플래시가 터지는 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평창 올림픽은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어서인지 몇 몇 정치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선수와 가족 외에는 못 들어가는 제한 구역에 들어가 얼굴 사진을 찍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치인도 있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 시간에 선수촌을 방문한 고위 관료도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자기네들은 격려나 응원의 차원이었다고 하지만, 의전에 따르다 보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방해가 된다. 경기 참관도 그렇다. 어린 선수들이 더 잘 하려다가 리듬이 깨져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최고의 기량은 연습 때처럼 자연스러울 때 나온다. 너무 무리하다 보면 탈이 나는 것이다.

관전 문화도 선진국다워야 한다. 올림픽 시설은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 비해 관전 문화는 한참 뒤떨어지는 것 같다. 관중 매너도 칭찬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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