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8

한국인 행복감은 최하위권… “29개국 중 28위”

입력 2026-03-27 09:38

입소스 조사결과, “세계인 60대 이후 행복감 높아져, 한국은 건강·주거에 영향”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발표한 ‘행복지수 2026’ 조사 보고서 표지.(입소스 제공)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발표한 ‘행복지수 2026’ 조사 보고서 표지.(입소스 제공)

노년의 삶은 흔히 상실과 쇠퇴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발표한 ‘행복지수 2026’ 조사에 따르면, 29개국 평균에서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82%에서 40대 73%, 50대 72%로 낮아졌다가 60대 76%, 70대 이상 74%로 다시 높아졌다. 노년이 무조건 불행한 시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60대 이후 삶을 넓게 보면 ‘행복의 재료’는 비교적 분명했다. 29개국 평균에서 행복에 기여하는 요인으로는 ‘사랑받고 인정받는 느낌’이 37%, ‘가족과 자녀’가 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신건강과 웰빙’ 27%,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 25%, ‘삶의 의미’ 24%가 뒤를 이었다. 반면 불행의 원인으로는 ‘재정 상황’이 57%로 가장 높았다. 행복은 관계와 정서에서 오고, 불행은 부족한 돈에서 온다고 이야기한 셈이다.

세계 지역별로 봐도 큰 흐름은 비슷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행복 요인으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느낌’ 39%, ‘가족과 자녀’ 32%, ‘정신건강과 웰빙’ 26%가 상위권이었다. 불행 요인으로는 ‘재정 상황’이 62%로 가장 높았다. 유럽과 북미, 중남미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계와 가족이 행복의 중심축이었고, 경제 여건은 불행의 핵심 원인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57%로 조사국 중 28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헝가리가 유일했다. 전년보다 7%포인트 올랐지만, 2011년 71%에서 2026년 57%로 14%포인트나 낮아졌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노년의 삶을 떠받치는 체감 행복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한국 고령층만을 따로 집계한 결과가 아니라 한국 전체 응답자 기준이다.

한국 응답자들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느냐”를 물었을 때 세계 평균보다 ‘마음이 편한 상태’와 ‘사는 집, 생활환경’을 더 많이 꼽았다. 실제로 한국은 행복 요인으로 ‘정신건강과 웰빙’을 39%가 꼽아 29개국 평균 27%보다 높았고, ‘주거 여건’도 32%로 평균 20%보다 높았다. 반면 ‘내 삶을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은 16%로 평균 25%보다 낮았다.

불행의 이유를 보면 한국의 특징은 더 분명했다. 한국 응답자들은 재정 상황과 주거, 건강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는데, 특히 ‘삶의 의미가 없음’이라는 응답이 45%로 29개국 평균 20%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한국에서 삶의 만족도가 단순한 소득이나 건강 문제를 넘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이 존재하고 자신의 삶이 여전히 의미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조사 전체를 놓고 보면 29개국 평균의 60대 이상 삶은 대체로 관계와 인정, 가족의 안정감 위에 놓여 있었다. 반면 한국 전체 응답에서는 여기에 정신건강과 주거, 삶의 의미 등이 행복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년의 삶을 볼 때 소득과 건강 지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읽힌다. 이런 점에서 최근 시행에 들어간 돌봄통합지원법 역시 단순한 서비스 연계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고령자가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능동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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