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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원치 않았는데…” 실버타운 예찬론자 된 입주자
- 시니어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직접 살아본 후에는 어떤 부분에 만족감을 느낄까. 이러한 궁금증을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에 거주하는 이용승·민신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봤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이용승(81)·민신자(80) 부부는 지난 2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이하 분당타워)에 입주했다. 함께 산 시간이 반백 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손을 꼭 잡고 다니는 그들은 애정이 넘쳐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손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헤어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아왔어요.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한 사람이 먼저 떠날 테고, 그러면 남은 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된 거죠. 그래서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실버타운을 생각하게됐습니다. 준비부터 입주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실버타운 살았더니 회춘 이용승·민신자 부부는 실버타운 전문 유튜브 채널 ‘공빠TV’를 통해 ‘실버타운’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거주하던 부부는 그때부터 서울·경기 지역의 실버타운을 가능한 한 많이 다녀보면서 공부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분당타워다. “실버타운에 입주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집을 팔고 전세로 살았어요. 그리고 입주 신청을 한 실버타운 네 군데에서 연락 오기만 기다렸죠. 만약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전셋집을 2년 더 연장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분당타워에서 자리가 났다고 연락이 온 거죠. 분당타워에서 연락이 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입주 전부터 생각한 분당타워의 장점은 자연환경이 좋고, 분당서울대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희 경제 수준과 제일 잘 맞는 곳이기도 했고요. 직접 살아본 후 느낀 만족도는 최상입니다.” 사실 이용승 씨는 실버타운 입주를 원치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를 민신자 씨가 열심히 설득했다. 자식들의 반응도 달랐다. 딸은 부모의 뜻을 바로 존중해줬지만, 아들은 계속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모가 실버타운에서 만족스런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단다. “실버타운에서 살겠다고 했더니 아들이 ‘그냥 아파트에서 사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우리 부부가 외부와 단절될 것 같고, 적응을 못 할까봐 걱정이 됐나 봐요. 그러다가 추석 때 아들이 왔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마음이 좀 달라진 것 같았어요. 여기 직원분이 추석 연휴 전에 가족이 몇 명 방문하는지 조사했어요. 그리고 명절 당일 혼자 계신 분들은 먼저 식사하도록 했고, 가족이 오는 분들은 인원수에 맞게 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준비해놨더라고요. 가족이 10명 정도 온 팀도 있었죠. 그걸 보면서 아들이 느낀 바가 많아 보였어요.” 부부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면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건강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민신자 씨는 남편의 머리를 만지면서 “이것 봐, 이렇게 머리카락이 났다니까”라고 장난스레 말하다가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 이용승 씨는 남들에게 허락된 ‘건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터였다. 40대 때 간경화가 발병한 이용승 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그때는 체중이 43kg까지 내려갔다. 지금은 60kg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에 퇴직한 이용승 씨는 취미를 살려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민신자 씨는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했는데, 3년 전부터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이는 부부가 실버타운에 입주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남편이 아프면서 건강관리의 첫 단계인 식사가 중요해졌어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제가 아프면서는 식사 준비가 힘들어진 거죠. 남편이 밥을 하고, 반찬은 아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해주는 걸로 먹었어요. 아무래도 건강한 식사는 힘들었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제가 실버타운에 가자고 한 거예요. 실제로 여기 와서 영양 잡힌 맛있는 식사를 하다 보니 우리 부부는 건강을 되찾았답니다. 남편은 살도 찌고 머리카락도 나고요. 저도 친구들이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파트+노인복지관 장점 모여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식사뿐 아니라 취미·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승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외출한다. 거주지였던 죽전에서 수영을 10년간 배워온 그는 현재도 그곳을 찾는다. “수영도 하고, 사람들과 저녁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용승 씨는 외부 활동을 이어서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심에 있는 실버타운의 장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민신자 씨는 실버타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라인댄스, 오카리나, 일본어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공동체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기독교 자조 모임 활동을 한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함께 입주한 동기들이다. “여기 사시는 분들이 350명 정도 된다고 해요. 만약 여기에서 트러블이 생기면 오래 살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같은 시기에 들어온 입주 동기생들과 친해졌어요. 부부 네 팀, 총 8명인데 그분들과 가끔 외식도 하고 산책도 나가요. 비슷한 삶을 살면서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용승·민신자 씨는 요즘 ‘실버타운 예찬론자’로 활약하고 있다. 건강하고 외롭지 않게 노년의 시기를 보낼 수 있는 곳. 부부가 직접 살아보고 느낀 실버타운의 장점이다. 더불어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기이기에 양질의 실버타운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같은 부부에게도 물론 좋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에게 실버타운은 천국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실버타운을 ‘아파트 플러스 노인복지관’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곳에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처럼 독립된 공간이 있고, 수영장・헬스장 등 복지관의 시설이 다 있어요. 집 안에서 복지관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실버타운에 들어오고 싶어도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못 오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국가에서 노인을 위한 시설, 복지주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2023-11-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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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자생한방병원, 저소득 여성청소년에 1000만원 상당 위생용품 지원
- 인천자생한방병원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소재 만월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을 위한 ‘자생 엔젤박스’ 100개(1000만 원 상당)를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는 우인 인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임경임 만월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비롯한 양 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자생 엔젤박스는 위생용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복지 사각지대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건강 키트로서 박스당 1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여성용 위생용품이 담겨 있다. 이날 기부된 100개의 자생 엔젤박스는 만월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지역 내 여성 청소년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전달식 이후 인천자생한방병원과 만월종합사회복지관은 건강 증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도 진행했다. 협약에 따라 인천자생한방병원은 만월종합사회복지관의 한방 주치의로서 복지관을 찾는 청소년 및 노인들에게 척추·관절 질환 정보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치료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또한 양 기관은 적극적인 상호 협력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펼치기로 했다. 우인 인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추워진 날씨로 건강 관리가 어려워지는 요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과 노인에 관한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만월종합사회복지관과의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공헌 활동의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자생한방병원은 보건복지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3주기 연속 인증을 받은 인천 지역 유일한 한방 척추 전문병원으로, 목·허리디스크,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한·양방 협진 및 통합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 가정 청소년을 위한 희망 드림 장학금 전달, 지체 장애인 의료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의료사업 수익의 사회 환원과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 2023-11-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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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팍팍 올리는 ‘시니어 이사님’을 소개합니다
-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에는 ‘이사님’이 4명 있다. 그들의 업무는 직원 관리·감독이나 지시가 아니다. 오히려 지사장이 요청하는 면담에 응하고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일부 분담한다. 대외적으로는 보람일자리 참여자로 불리는 ‘이사님’들의 이야기다. 널찍한 회의실에 들어서자 말끔한 캐주얼 정장 차림의 두 노신사가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의 ‘시니어 이사’ 이경규 씨, 김용균 씨가 그들이다. 업무 7개월 차,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된 두 이사는 일이 참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실은 보람일자리 참여자입니다. 보람일자리라는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일할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임원으로 존중도 받고요.(웃음)” 배려와 예우, 극강의 업무 효율을 만들다 승강기안전관리법 제6장 제55조에 따라 설치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승강기 안전인증 업무 대행, 교육 및 홍보, 시설 점검 등 승강기 안전과 관련된 일련의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올해부터 보람일자리 신규 활동처가 된 서울북부지사는 참여자 4명과 동행하고 있다. 노련한 운영은 처음답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관리로 참여자를 시스템 안에 녹여내 한 해 만에 우수 활동처로 선정됐을 정도다. 강북50플러스센터의 추천 의견은 이렇다. “참여자들을 ‘이사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사회 경험과 경력을 예우하고 있습니다. 업무 배치는 상담을 통해 하고, 그간의 경력(군인, 은행 지점장, 공무원 등)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력을 살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업무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한다는 보람일자리 사업 취지에 맞아 우수 활동처로 추천합니다.” 서울북부지사는 시작 단계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 지사장은 참여자와 1:1 면담을 통해 그동안 해온 일, 또 지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경청한 뒤 업무를 맡겼고, 이후에는 전담 직원이 밀착 관리했다. 전담 직원은 참여자가 업무를 숙지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갈무리해 전달하고 그때그때 생길 수 있는 질문에 답하며 적응을 도왔다. 이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참여자 성향과 의사에 가장 적합한 업무를 찾기 위해 월 1회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7개월이 지난 현재 참여자가 담당 업무를 예상 일정보다 빨리 끝내 쉬엄쉬엄하라는 말을 할 정도다. 실질적인 효과도 거뒀다. 법률 위반 건수와 사후 관리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이경규 씨는 서울북부지사 관계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나와 일하고 있는데, 지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줍니다. 서로 존중하고 예우하는 환경이라서 좋습니다. 업무 분담도 잘돼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에요.” 업무 이해도가 높아진 참여자들은 점점 일하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근무 3개월여가 지나면서 고령자를 위한 오프라인 안전교육 안내 및 진행을 맡았고, 최근에는 홍보 캠페인도 담당하고 있다. 시스템 안에 녹아든 참여자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그리고 있다. 또 서울북부지사와 보람일자리를 함께하고 싶냐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캠페인 전화를 돌리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행정 처리를 못 해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형님이나 누님 같아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그럼 ‘이런 연락은 처음’이라며 감사해하세요. 민원인께서 만족스러워하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보람일자리요? 기회만 되면 계속해야지요!”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 “더 빨리 활동처 될걸 그랬어요!” “내년에도 같이 계속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은 묻기도 전에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꺼냈다. 그는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로 얻는 것이 참 많다면서 웃었다. 서울북부지사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파견받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참여자의 업무 능력과 적응력,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직원의 업무 증가는 물론 보안 문제까지, 채용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공공기관이라 다소 걱정이 있었지만 이 지사장은 한번 해보기로 했다. 직원들이 줄곧 호소하는 업무 과중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 중에는 행정 업무도 꽤 많습니다. 기술직 직원들이 현장에서 검사하고, 각자 맡은 행정 업무도 처리해야 하지요. 어떻게 하면 업무 강도를 낮춰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받기로 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 지사장은 초반에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시간을 들여 교육하는 방법을 택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은 지사장이 전체적으로 설명했고, 참여자에게 주어진 일은 전담 직원이 안내했다. 업무 분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나름대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를 드렸고, 나중에 다른 업무가 더 적합할 것 같으면 바꿔드리면서 맞춰나갔습니다. 너무 잘 해주셔서 지난 4월에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웃음)” 참여자들은 연착륙했다. 이 지사장은 수치로 드러날 만큼 업무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미션은 ‘승강기 안전, 국민 행복 실현’입니다. 관리 주체가 안전하게 건물을 살필 수 있도록, 또 법률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말씀드리는 일을 합니다. 효과는 생각 이상입니다. 일을 참 잘하시거든요. 어떤 업무를 드려도 생각보다 빨리 해내세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잘합니다.” 참여자들은 그 배경에 존중과 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희 지사장은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면서도, 되레 느끼는 바가 많다며 감사해했다. 정석에 가까운 사회생활과 업무 에티켓, 은퇴 후에도 회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모습이 사내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 지사장 본인이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한평생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몸담고 있다는 그는 은퇴 후 도전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눈을 밝혔다. “시니어 이사님들 에티켓은 완벽에 가까워요. 오랜 사회생활로 몸에 배어 있지요. 그 자체로도 본받을 만한데,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보람일자리를 비롯한 여러 일을 하시는 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저는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면 내 사회생활도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죠. 그런데 우리 ‘이사님’들 보면 정책을 살피고 신청도 하면서 인생 2막을 열 수도 있구나 싶어요.”
- 2023-11-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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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했던 중년의 일상, 보람 더하자 활력으로
-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중년 이후 찾아온 여유. 그러나 무료하게 보내는 ‘빈 시간’이 계속되자 일상은 무기력해졌다. 나를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마침 보람일자리 도서관지원단이 눈에 띄었다. 접수 마감 1시간을 남긴 때였다. 정신없이 서류를 작성하면서도 망설임은 없었다. 결과는 합격. 김요경 씨는 “이 일을 하게 된 건 운명과 같다”고 말한다. 더브릿지 작은도서관. 아담한 공간에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도서관 업무는 난생처음이지만,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은 낯설지 않은 김요경 씨다. 두 자녀의 엄마이자 수학학원 강사로 지낸 경험 덕분이다. 최근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그는 소위 말하는 ‘경단녀’(경력단절 여성) 시절을 겪었다. 본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당시는 개인용 PC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로,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였다. 전산통계학과 졸업 후 공장자동화 프로그램을 주로 개발했는데,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자녀 친구들을 가르치다 학원 강사까지 했지만 원하던 길은 아니었다. 그렇게 그의 경력은 쓸모를 잃어가는 듯했다. “프로그래머나 수학 강사나 해온 일은 이과 쪽인데, 도서관지원단 일은 문과에 가깝잖아요. 막상 내 적성에 맞을까 걱정되더라고요. 사실 여기 관장님께서도 보람일자리 파견을 처음 받아보신 터라, 제게 어떤 일을 맡겨야 할지 고민하셨죠. 일단 제가 잘하는 일이면서 도서관에 도움이 될 일을 찾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보니까 도서관 홈페이지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제가 만들어보겠다고 했죠. 관장님께서도 만족해하셨고, 그렇게 만든 홈페이지가 지금 쌩쌩 잘 돌아가고 있답니다.” 자신감 심어준 ‘보람’일자리 물론 그는 도서관 본연의 업무인 서가 정리 및 도서 관리, 북큐레이션 지원 등의 업무도 소화한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홍보물을 직접 제작하고, 도서관과 연계된 그룹홈 아이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등 그간의 경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자신의 모든 걸 할애하면서도 역으로 더 많은 걸 얻어가는 요즘, 하루하루 보람을 채워가고 있다. “보람일자리에서 ‘일’도 중요하지만, ‘보람’이 주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특히 관장님이나 담당 사회복지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어요. 사실 노후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거든요.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 선택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나도 작은도서관을 한번 만들어볼까, 어떤 봉사활동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노후 계획도 결이 많이 달라진 셈이죠. 그렇게 보람일자리는 저를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해줬어요.” 보람일자리 참여 후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묻자 “바로 지금”(인터뷰하는 것)이라 답했다. 그렇게 매 순간 새로운 경험과 마주하고, 새록새록 호기심이 생겨나며 무력했던 일상도 활력으로 가득해졌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존감도 생겨났다. “여기 와서 관장님께서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 담당자분들도 북돋아주신 덕분에 상당히 자신감을 얻었어요. 잘한다고 하니 어린애처럼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동기부여도 되더라고요. 앞으로 꼭 뭐를 하겠다고 정해두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둘러보고 배워가며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긴 노후, 실현 가능한 도전을 향해 젊은 시절 못지않은 의욕을 불태우지만, 아무래도 나이 때문에 체력의 한계는 무시 못 한다는 김요경 씨. 인생 1막과 2막의 차이를 ‘건강’에서 느낀다고 했다. 무모한 도전보다는 심신을 돌보며 차분히 노후를 준비하겠다는 다짐이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엄청나게 무리했어요. 어지럽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갔다가 뇌경막하수종 진단을 받았어요. 그때 비로소 나이를 체감했죠. 인생 1막과 2막의 경계도 아마 그런 것 같아요. 뭔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있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의욕과 달리 체력이 부족해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테다. 자칫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는 오히려 욕심을 비워내고 감사하는 마음을 들여놓기로 했다. “저희 시어머니께서 103세까지 장수하셨는데, 100세 때 그러시더군요. 마음만큼은 열여섯이라고요. 제 마음도 그래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마음이야 그렇지만 무모하게 도전해서 건강 잃으면 손해잖아요. 이제 노후는 길게 봐야 하니까요. 욕심을 내려놓고, 어떤 목표나 기준점도 살짝 낮추려고 해요. 대단하지 않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감사히 여기고, 앞으로도 성실하게 살아가려 합니다.”
- 2023-11-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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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화된 서비스로 무장한 실버타운, 케어닥 케어홈
- 케어닥 케어홈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상태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케어 서비스를 강화한 주거형 요양시설 브랜드다. 일상 속 가벼운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폭넓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전문 인력을 강화한 새로운 실버타운 케어닥은 기존의 요양시설과 프리미엄 실버타운 외에 전문적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주거 복지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주목, ‘케어닥 케어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병원 입원 및 자택 퇴원, 전문 요양시설 입소 등으로 이어지는 돌봄 여정에서 중간 단계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곧 신도시점을 시작으로 송추 포레스트점, 용인 더퍼스트점이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세심한 거주 환경 운영 인력은 사회복지사, 간호사, 영양 및 조리사, 간병인 등 돌봄 환경에 꼭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면회실, 상담실, 운동실, 커뮤니티실, 프로그램실, 물리치료실, 재활 공간(워크메이트), 찜질방 등 공용 시설을 포함해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취향에 따라 개인 가구나 필요한 가전제품을 놓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한 높낮이 조절 세면대, 낙상 방지 알림 및 비접촉식 생체정보 수집 시스템 ‘실버가드’, 스마트 기저귀 등은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개인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1관은 장기요양급여 비수급자, 2관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문화 및 여가(텃밭 가꾸기, 노래교실 등), 가정간호, 응급케어, 촉탁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각 관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모든 입소 어르신은 케어닥 케어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비용이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1관 입소자가 2관, 2관 입소자가 1관 이용 가능) 은행 업무, 쇼핑 등 외부 활동이 필요할 때는 전문 인력과 동행 가능하다.
- 2023-11-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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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과 함께 누리는, 시골 카페의 소박한 나날
- 창으로 들어오는 풍경이 보기 좋다. 비경이 펼쳐져서가 아니다. 새파란 하늘과 금빛으로 일렁거리는 가을 논,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초록 산….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관이지만 안락감을 불러일으키며 눈에 살갑게 다가온다. 여긴 충북 괴산군 소수면에 위치한 카페의 창가다. 오가는 이도, 차량도 드물어 종일 고즈넉한 시골에, 조막만 한 동네에 모던한 카페라니. 대체 무슨 묘한 역발상에 이끌려 차린 찻집일까? 다들 눈을 끔벅거리며 의아해하기 십상이다. 카페 주인은 2020년에 이 지역으로 귀촌한 이지영(66, ‘카페 산이다’ 대표)이다. 지난 5월 개업했다. 그러니까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장사는 잘되나? 잘된다. 이지영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한 호조다. 이지영에게 시골은 낯설지 않다. 그는 서울에서 주로 살았지만 한때 남편과 함께 전북 무주군으로 내려가 시골살이를 했다. 부부가 합심해 산골에 대안학교를 설립하고서였다. 남편 김경남 목사는 교장직을 맡았고, 이지영은 조역처럼 뒤에서 거들었으며 때로는 농부처럼 논밭에서 일했다. 그러다 불운이 닥쳤다. 2019년 김경남 목사가 심혈관 질환으로 타계한 것. 이지영의 고통이 자심해 더 이상 무주에 머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대안학교 교사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하나. 미국에 사는 자식들은 어머니를 불러들여 함께 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지영은 오랫동안 해온 일을 지속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일본을 드나드는 걸로 전환점을 삼았다. 일본은 그에게 익숙한 나라다. 오랫동안 해온 일이란 사회운동이다. 그는 일찍이 민주화운동의 전위에 섰던 김경남 목사와 가치관을 공유하며 노동, 인권, 복지 분야 활동가로 활약했다. 일본 여성 활동가들과 연대해 위안부 문제나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일본을 빈번히 드나들었던 거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가로막혀 일본행이 어려워졌고, 그는 숙고 끝에 이곳 괴산 땅을 정처로 삼아 무주에 이은 두 번째 귀촌을 했다. 숱하게 생긴 좋은 인연들 “괴산 소수면엔 귀촌을 원하는 지인들의 공동체 단지가 이미 마련돼 있어 이주가 쉬웠다. 집터에다 집을 짓기만 하면 됐으니까. 공동체 구성원들은 모두 김경남 목사가 만든 ‘들꽃마을 협동조합’ 멤버들이다. 대부분 서울에서 사회운동을 했던 사람들로, 귀촌을 통해 자연과 함께 살고 싶다는 동일한 의도를 가지고 하나둘 이곳에 내려왔다. 현재 11가구가 거주한다. 앞으로 더 늘어나 30가구가 모여 살게 될 것이다. 난 3번 타자로 입주했다.” 공동체라면 입주자마다 지켜야 할 기본 룰이 있겠지? “하나가 있다. 집에 대문과 담장을 설치하지 말자는 거. 나머지는 다 자유롭다.” 귀촌 직후엔 어떤 일을 했나? 살아온 이력으로 보면 산골에 홀로 산다 해도 아무 일 없이 지낼 것 같지는 않은데. “처음부터 바쁘게 살았다. 그게 성향에 맞는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공동체에 먼저 들어온 아낙들이 있어 지루하거나 외롭지 않았다. 그들이 말하더라.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넌 이제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웃음) 그들과 함께 텃밭에서 웃고 떠들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고는 했다.” 사별의 아픔은 깊은 곳에 새겨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짝을 잃은 상심은 대부분 오래간다. “가슴 한쪽이 텅 빈 것 같고, 원망도 생기고, 심란한 게 있긴 했다. 반면 뭔가 새로운 기분에 들썩이기도 했다. 왜 사람에게는 이런 거 있지 않나? 혼자 좀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 말이다. 여행가방 하나 들고 떠돌이처럼 살까? 그런 생각도 잠깐 했었다.” 떠돌이 대신 텃밭을 택했다? 처음엔 텃밭 농사를 즐길 만하지만 시간이 가면 귀찮아질 수 있다. 늘 풀을 뽑아야 하니까.(웃음) “내겐 여전히 즐겁다.(웃음) 지난봄엔 강낭콩 씨앗 3000원어치를 사다 심었다. 그런데 엄청나게 많은 수확이 나와 놀랐다.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주고도 남더라. 야, 이거야말로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구나! 속으로 찬탄했다. 그런데 텃밭 농사는 일상의 일부일 뿐 내겐 더 분주한 스케줄이 있었다 어떤 일을 했기에? “평생학습매니저 자격증을 딴 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학습과 상담 활동을 했다.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를 통한 공부 역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다. 초등학생부터 노인대학 어르신들까지, 2년여 동안 참 많은 이들에게 강의를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괴산 전역을 샅샅이 알게 되었고. 더 즐거웠던 건 좋은 인연이 숱하게 생겼다는 데 있다.” 노력으로도 쉬 얻을 수 없는 게 좋은 인연이다. 그러나 이지영에겐 인연이 자주 맺어진다. 순해 보이는 인상의 후원을 받은 덕분일까? 아니면 타고난 사교성으로 상대를 일거에 무장 해제시키나? 그의 얘긴 이렇다. “내겐 왠지 사람이 잘 꼬인다.” 괴산뿐만이 아니라 좋은 지인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 원래 많단다. 그는 24평짜리 집에 산다. 집 앞으로 냇물이 흘러 졸졸졸 명랑하게 노래한다. 기분이 밝아지는 집이다. 하지만 그는 좀 후회스럽다. 왜 더 작은 집을 짓지 않았나,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가급적 단순하게, 가급적 소박하게, 가급적 실용적으로 살자 했건만 다소 오버해서 집을 지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집엔 작은 방이 여럿이다. 화장실도 두 개다. 이건 지인들의 방문을 고려한 구성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좋은 배려가 좋은 삶의 비결이라고 여기는 이지영의 신념이 반영된 집인 셈이다. 그는 귀촌의 날들을 웃음과 함께 느긋하게 누리고 있다. 이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타자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선의로 자연스럽게 거둔 결실일지도 모른다. 그가 카페를 차려 단기간에 일군 안정적인 상황도 평소의 좋은 인간관계가 데리고 온 행운의 산물일 테다. 지인이 측근이 되고, 조력자가 되는 법이며, 그들은 어떤 일에든 관심과 지지를 보내 힘을 실어주지 않던가. 그런데 카페를 차린 연유가 궁금하다. “이곳 소수면 소재지엔 지난날 다방이 네댓 개나 있었다지만 주민 수가 급감하면서 다 사라졌다. 그렇다면 뭔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할 만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카페 운영을 구상했다. 나에게도 좋고 주민들에게도 좋은 일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 마침 한 식품회사 건물에 적당한 공간이 있어 오래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을 중심에 둔 건 아니었나? “수입원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장사가 될지 미지수였기 때문에 기대를 걸진 않았다. 뭐든 머리 싸매고 궁리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좋은 쪽으로만 생각을 모았다. 그런데 예상대로 잘 돌아가지 않더라. 손님이 별로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처음 두어 달에 그친 부진이었을 뿐이다. 뜻밖에도 손님이 늘면서 석 달째부터 수익이 늘기 시작했다. 빠르게 자리 잡은 셈이다. 오픈한 지 반년이 지난 현재는 직원 두 사람과 함께 일하고 있다.” 소수면 인구는 겨우 2000여 명에 불과하다. 괴산군청 소재지는 멀리 있고, 인근에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로 어떤 이들이 카페에 오나? “대부분 면내 주민들이다. 동네 중년과 노년들이 찾아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데,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하다. 요즘은 읍내나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입소문이 나는 것 같다. 얼마 전엔 시골에서 좀체 볼 수 없는 차림새를 한 청년이 혼자 들어와 노트북을 펼치고 커피를 마시더라. 그건 내게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웃음) 머잖아 청년들을 자주 볼 수 있으리라는 예감도 들었다.” 불편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여 이지영은 카페의 매력과 개성을 돋워 문화공간으로 가꿔나갈 참이다. 시골 사람들도 문화 향유 욕구가 강하다는 걸 확인하기도 했다. 이미 두 차례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영화 상영을 위한 스크린도 설치했다. 미술 전시회나 북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민이 생산한 농산물이나 공예품 등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채널로 카페를 개방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판이 커질 조짐이 완연하다.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함께 이루고 함께 걸어가는 일의 기쁨을 추구하는 이지영은 카페의 활력에 힘입어 물 만난 고기처럼 생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귀촌 생활에 만족을 느낀다. 만족은커녕 귀촌을 통해 우울증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까지 있지만 그는 차원이 다르다. 시골에 적응하지 못해 원점으로 돌아가는 귀촌인들도 있다. 원주민과 불화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아 고통을 겪기도 한다.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자세를 좀 낮추면 된다. 내가 먼저 낮추면 상대방도 낮추게 마련이다. 이건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던가? 내 경험으로 보면 시골의 인심엔 여전히 순박성이 깔려 있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 단순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게 시골이다.” 독신 여성의 귀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위험요소가 적지 않은데. “상황을 헤쳐나갈 강한 의지가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그러나 심사숙고하는 게 좋다. 가능하다면 지인이 있는 곳으로, 또는 친구나 선후배와 동반 귀촌을 하는 게 한결 안전하다.” 물신을 주님으로 섬기는 세상이다. 이건 시골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흔히 소박한 시골살이를 권장하지만, 믿을 만한 자금력이 없을 경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적은 소유로도 좋은 시골 생활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나? “가능하지 않을 이유가 뭘까. 자연에서 느끼는 행복감이라든가, 돈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서적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시골이다. 난 물질이든 욕망이든 덜 가지고자 했다. 그게 정직하게 사는 방법이라 믿는다. 내겐 오랫동안 통장과 휴대폰이 없었다. 이런 나를 두고 아이들은 ‘대책 없이 사는 엄마’라며 걱정한다. 아닌 게 아니라 가끔은 아하, 내가 너무 허당으로 살았나? 이건 좀 그렇네!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웃음) 하지만 이미 몸에 붙은 생활방식이다. 적게 가진 불편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능력도 생긴 것 같고.” 이미 가졌으면서도 더 가지기 위해 진땀 빼다가 무너지는 게 인생이다. ‘모름지기 소박한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걷는 게 어떤가?’ 이지영의 얘기를 난 그런 제안으로 들었다. 이지영이 주는 귀농•귀촌 Tip •낭만적인 전원생활에 관한 동경은 버려라. 시골 역시 냉정한 삶의 현장이다. •귀농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풍부한 자금력과 강인한 도전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귀농보다 귀촌을 하는 게 현명하다. •귀농•귀촌지를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자. 후보지에서 미리 살아보고 정해야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한 달 살아보기’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골살이의 물정부터 익히는 게 필요하다. •귀농•귀촌에 따른 사전준비는 철저할수록 정착이 쉬워진다. 특히 귀농의 경우엔 농산물 유통에 관한 공부를 미리 해두는 게 중요하다. •시골 생활은 당당한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보는 사람’에서 ‘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 2023-11-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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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서 어려워” 중장년 재취업 시 챗GTP 도움될까?
- 요즘엔 구직 활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중장년이 사회초년생이던 시절에는 이력서 정도만 준비하면 됐지만, 최근에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구직자의 역량을 심층적으로 살피는 기업이 늘며 필수 자료이자 중요 자료가 됐다. 그런데 재취업을 위해 뛰어든 중장년 중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하는 이가 적지 않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게 쉽지 않고, 기업마다 요구하는 인재상에 적합한 내용을 파악해 정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본지 ‘시니어 잡:담회’ 취재 당시 중장년 취업 컨설턴트들은 “새로운 업종이나 직업에 도전하려면 연대기식 이력서보다는 기능형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필요한데, 중장년의 경우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를 특히 어려워한다”며 “자기소개서를 잘 작성하려면 회사에 대한 정보와 지원하는 직군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 홈페이지나 관련 뉴스, 채용 공고 내용 등을 잘 살펴보면 좋다”고 조언한 바 있다. 또, 중장년들이 컨설턴트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샘플’(자기소개서 예시)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에 관련한 정보를 주고 대신 작성을 부탁할 때도 있단다. (물론, 직접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업에서 원하는 내용이나 글의 맥락에 도움을 얻기 위함인데, 이는 챗GPT(대화형 인공지능)로 일부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가령 대화창에 ‘OO 기업 채용 핵심 전략 알려달라’, (관련 정보 입력 후)‘자기소개서를 작성해달라’ 등으로 제시하면 관련 내용을 답으로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은 올해 ‘AI 자소서 초안 생성’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는 챗GPT를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자기소개서 문항과 지원 직무 등을 기입하고, 그에 맞는 자신의 경험 및 이력 등을 키워드로 넣으면 AI가 문장 초안 마련해준다. 또, 사람이 자기소개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절 검사 및 ‘AI 면접 코칭’과 연동한 면접 예상질문 답변까지 받아볼 수 있다. 위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당부를 덧붙인다. 공통된 주의사항은 2가지인데 ‘답변으로 제시한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지 말 것’ 그리고 ‘AI가 작성해준 자기소개서를 그대로 제출하지 말 것’이다. 챗GPT는 거짓된 정보를 기반으로 그럴듯한 답변도 내놓기 때문에 참, 거짓에 대한 추가 점검이 꼭 필요하다. 잘 아는 정보를 정리해주는 용도로는 별무리가 없지만, 잘 모르는 내용이라면 무턱대고 신뢰하지 않는 편이 좋다. 가령 자기소개서처럼 자신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이를 문장화하는 형태라면 스스로 사실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기업에 대한 정보 등을 확인할 때는 유의해야 한다. 챗GTP는 꽤 유려한 수준으로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에, 글 솜씨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어떤 상황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울 때 활용하기 좋다. 다만, 어디까지나 ‘자기소개’에 대한 부분이기에 어느 정도 갈피를 잡는 정도로만 쓰고, 스스로 수정하고 다듬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한편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최근 챗GPT 등 AI 프로그램이 자기소개서 작성 및 구직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 사이트 Resume Builder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46%)가량이 챗 GPT를 사용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해당 보도에서 AARP는 중장년이 구직 활동에서 AI의 이점을 제시했는데, 다음과 같다. △AI는 채용 공고를 찾는 데 유용하다. △AI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샘플 텍스트 제공) △AI는 연혁·주가·최신 뉴스 등 채용 기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정리하는 데 효율적이다. △AI를 활용해 면접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볼 수 있다. 아울러 “효율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신뢰할 만한, 완벽한 결과를 얻긴 어렵다. 조금이라도 정확도를 올리려면, 프롬프트(질문 값)를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또, 챗GPT로 특정 데이터를 물을 때는 해당 내용에 대한 출처를 함께 요구하면 사실 확인 시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 2023-11-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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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치아픈 무릎 관리, 콜라겐이 답일까?
- 아픈 무릎은 시니어에게는 일종의 훈장이다. 좁은 부엌에서 땡볕이 내비치는 밭에서 혹은 도심의 높은 계단을 열심히 오르며 치열하게 살아온 탓이다. 통계만 확인해 봐도 무릎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남성 환자 140만 명에 그친 반면, 여성 환자는 277만 명으로 2배가량 많은 수치를 보였다.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은 퇴행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으로 ‘연골’을 지목한다. 무릎 연골은 우리가 걷거나 뛸 때 충격을 완화해주는 핵심 조직이다. 뼈와 뼈가 맞닿으며 마모되는 것을 방지하고, 관절이 빠지지 않도록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남성보다 여성이 무릎 질환에 취약 그 중요한 역할과는 달리 연골에는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거의 마모돼 그 충격이 뼈에 전달되기 전까지 연골이 손상되거나 얇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연골이 손상되어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알아챈 이후에는 회복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연골에는 혈관도 존재하지 않아 닳아버린 조직이 재생되거나 상처가 회복되지 않는다. 두께 3mm 남짓의 얇은 조직이지만 소중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무릎 연골에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바닥에서 식사부터 수면까지 모든 일상이 이뤄지는 좌식생활이 무릎 건강에는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양반 다리’라고 부르는 바닥에 앉는 방식 역시 연골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화도 무릎에 건강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여성의 50대 이후에서부터, 남성은 60대 이후서부터 환자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연골이 더 얇기도 하고, 운동부족이나 비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폐경’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호르몬의 변화가 연골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치료과정 고통스러워, 미리 예방해야 무릎 건강이 시니어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삶의 질이 급속도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무릎 통증이 심해지면 살림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외부 활동도 자연스레 피하게 된다. 걷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생계유지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질환과는 달리 쉽게 수술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심각하게 악화된 무릎 관절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선택하게 되는데, 말 그대로 무릎관절을 잘라내고 그 자리에 금속 관절을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당연히 수술 후 통증도 적지 않고, 일정기간 물리치료도 견뎌야 한다. 수술을 경험해 본 환자들은 “치료 효과는 뛰어나지만, 그 과정이 출산에 비교될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증언한다. 치료가 끝나도 금속으로 만든 관절이다 보니 사람의 무릎만큼 자연스럽게 움직여주지도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제대혈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연골 재생 치료도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은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 보편적인 치료로 꼽힐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받는다. 건강기능식품 ‘관절’기능성 확인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가장 좋은 무릎 건강관리 방법은 ‘예방’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치명적으로 무릎 건강이 나빠지기 전에 연골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 연골은 기본적으로 콜라겐과 관련이 있다. 연골에서 수분을 제외하면 75%는 콜라겐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연골의 탄성은 콜라겐에서 나온다. 마치 연골 속 수분을 감싸고 있는 질긴 풍선같은 성질을 띤다. 연골 세포를 단단하게 묶어주고 무게를 견디는 기둥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노화로 인한 콜라겐의 상실이다. 노화가 시작되면 콜라겐은 급속하게 감소한다. 20대부터 매년 상실돼 40대에는 20대의 절반 밖에 남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연골 속의 콜라겐도 노화의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한때 우리 사회에서 돼지 껍질이나 소의 연골, 닭 날개에 콜라겐이 많다며 피부 미용과 관절 건강을 위해 무턱대고 먹는 일이 늘어났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음식 속 콜라겐 성분은 소화과정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뿐 피부나 관절까지 도달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저분자 콜라겐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알려져 많은 콜라겐 제품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저분자 콜라겐이라고 모두 피부와 관절까지 도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식품 콜라겐은 분자구조가 크거나 체내콜라겐과 구조가 달라 실제 흡수와 도달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인체동일구조인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형태로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과 효과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많은 연구를 통해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섭취 후 피부, 관절 등 각종 조직에 콜라겐이 도달됨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콜라겐을 먹어 관절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면 원료를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아니면 식약처의 기능성 평가를 따져보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기능식품 중 ‘피부’가 아닌 ‘관절’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받은 콜라겐 원료는 시중에 많지 않아 잘 따져봐야 한다.
- 2023-11-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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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문턱’으로 차별화된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
- ‘더 클래식 500’은 국내 실버타운 중 보증금이 최고가로 유명하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방송에서 ‘드림 타운’이라고 평가한 이후 인기가 치솟았다. 입주 대기 기간은 평균 2년. 그곳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건대입구역, 지리적 특장점 ‘더 클래식 500’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의 ‘스타시티’ 상업지구 내 위치한다. 시니어는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가 중요한데, 더 클래식 500 입주 회원은 건국대학교병원 진료 시 필요한 행정지원 서비스 및 최적화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건국대학교병원 헬스케어센터와 연계한 건강검진 서비스와 스포츠의학센터를 통해 과학적이고 차별화된 운동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더 클래식 500 측은 “높은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접근성 및 편리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강북뿐 아니라 강남까지 빠르게 이동 가능한 건대입구역에 위치해 가족 및 지인과의 편리하고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또한 반경 200m 안에서 대학병원, 백화점, 영화관 및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높지만 서비스는 ‘고품격’ 더 클래식 500은 지상 50층과 40층의 A, B 두 개 동 초고층 건물로, 고품격 호텔식 주거 서비스와 헬스케어를 제공한다. 특히 2300㎡ 규모의 최고급 피트니스 클럽과 스파, 골프존 등의 부대시설은 실제 입주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만큼 비싼 실버타운이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보증금이 9억 원이나 되지만, 입주 대기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측은 “선호하는 층과 방향, 조망권을 갖춘 해당 세대의 공실 여부에 따라 입주대기 신청부터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달라진다. 1년에서 3년까지 소요될 수 있으나 평균 소요 기간은 2년이다”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시니어 문화 교류의 장 더 클래식 500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60세부터 8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액티브 시니어가 거주하고 있다. 직업군 역시 기업인, 전문직, 학자, 법률가 등 다양하며,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다. 액티브 시니어답게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은 이와 같은 입주자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부 나들이 행사, 음악회, 패밀리 파티 등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또한 스포츠·예술 관련 동호회를 운영해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한다.
- 2023-11-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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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60 여성들은 어떻게 임영웅의 ‘팬덤’이 됐을까
- 연예인 쫓아다니는 자녀의 등짝을 때려 말리던 여성들이 변했다.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시니어 팬덤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곳엔 반짝 유행도, 반짝 스타도 없었다. 거대한 흐름이 된 시니어 팬덤의 형성 과정과 심리학적 이유를 추적했다. “최종 보스 컴백 확정.” “우리는 살았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컴백하는 그룹 너무 안타깝네요.” “아, 이런….” 한 틱톡(동영상 공유 플랫폼) 게시물 속 글로벌 K팝 아이돌 팬들의 대화다. 누군가의 컴백 소식에 한 팬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또 다른 팬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세계 속 K팝 팬들을 웃고 울리는 이는 가수 임영웅이다. 임영웅 컴백 소식은 하나의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자리 잡았다. 한 오랜 K팝 팬의 말이다. “임영웅이 컴백하면 ‘숨스밍’(숨 쉬듯 스트리밍)해야 한다는 말이 돌아요. 보통 오후 6시에 음원이 나오잖아요? 첫날에는 아이돌이 1위를 하기도 하는데, 유지는 힘들어요. 어머니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거든요. 임영웅 팬덤의 존재요? 글로벌 K팝 팬들 다 알 거예요. ‘우리 아이돌 그때 컴백하지 않게 해달라’고 비는 걸요.(웃음)” ‘영웅시대’(임영웅 팬덤)로 대표되는 시니어 팬덤의 입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견제 또는 의식의 대상이 된 그들은 빠르게 대중 시장 지형을 바꿔나가고 있다. 은퇴하는 오팔 세대, 트롯맨을 만나다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 Fanatic(퍼내틱)에서 따온 ‘Fan’과 영토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인 팬덤(Fandom)은 한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로 소비돼왔다. 백과사전에도 ‘어떤 대중적인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지나치게 편향된 사람들을 하나의 큰 틀로 묶어 정의한 개념’이라 실릴 만큼 인식은 형편없었다. 1990년대 이른바 ‘빠순이’로 불리며 노골적으로 비하받았던 이들에게 오랜 시간 쌓인 편견은 성숙한 팬 문화가 자리 잡고 팬덤 소비가 위력을 드러내면서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팬덤 문화에 시니어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건 2020년 전후로 지목된다. 바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과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즌1이 방영된 시점이자 ‘오팔(OPAL) 세대’가 트렌드로 부각된 시기다. 오팔이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로,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처음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 개띠’와 발음이 같아,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5060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오팔 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탄탄한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을 기반으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 2010년 즈음 노동 시장에서 은퇴하기 시작한 이들은 2020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에서 고령층(65세 이상)으로 접어들었다. 때마침 막이 오른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은 시니어 팬덤이라는 전에 없던 문화를 만들어낸 기폭제가 됐다. 중장년 여성이 팬덤이 된 진짜 이유 시니어 팬덤이 써낸 기록은 역대급이다. 그중에서도 2020년 방송된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즌1은 독보적이다.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아무도 넘지 못했던 ‘마의 시청률’ 30%를 깨며 최고 시청률 35.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38.5%에 달했다. 최종 결선 7인 중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문자 투표에는 773만 1781표가 쏟아졌다. 광풍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임영웅은 새 디지털 싱글 ‘Do or Die’ 발매와 동시에 국내 차트를 석권했고, 김호중은 영화 ‘바람 따라 만나리: 김호중의 계절’로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장민호는 ‘호시절(好時節): 민호랜드[MIN-HO LAND]’ 서울 공연 티켓을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시켰다. 심리학자 김은주 박사는 이를 “일대 특이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일본의 ‘욘사마 신드롬’(배우 배용준이 이끈 2000년대 초중반 한류 붐)과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평행이론처럼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김 박사는 그 기저에 중장년 여성들의 복합적인 심리가 깔려 있다고 말한다. “오팔 세대 여성들은 희생의 아이콘과 같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가 되기까지 그들 역시 엄청난 공을 세웠어요. 남성은 경제활동을 하고, 여성은 육아를 담당했지요. 아무리 뛰어난 여성이라도 대개는 가정에서 살림을 담당해야 했던 게 지금의 60대 여성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아이도 키우고, 부모 봉양도 마치고 나니 ‘빈집 증후군’ 같은 게 생긴 겁니다. 뒤돌아보니 사회적 권리도, 힘도, 소속감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거예요. 인생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치열하게 살아온 뒤 남은 주름진 얼굴과 아무도 몰라주는 헌신. 그 우울과 불안 그리고 헛헛함을 마주했을 때 등장한 것이 장르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음악을 하는 스타라고 김은주 박사는 분석한다. 중요한 건 ‘트로트’가 아니라 ‘스타’라는 것이다. 시니어 팬덤이란 사회적 통념에 맞춰 사느라 돌보지 못했던 욕구를 스타를 통해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박사는 시니어 팬덤이 자체 미디어 교육을 통해 조직적으로 스타를 지원하고, 아예 팬덤 이름으로 기부와 봉사를 하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고 했다. “시니어 팬덤은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길러냅니다. 1등을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지요. 그렇게 생애 첫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희생만 했다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하는 거예요. 심리학적으로는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3단계(애정과 소속의 욕구), 4단계(존중 욕구)가 함께 충족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김은주 박사는 시니어 팬덤 활동이 결국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5단계(자아실현)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임영웅 팬을 자처하는 그는 부친을 잃은 슬픔을 신간 ‘영웅앓이’를 집필하며 이겨냈다고 했다. 김 박사의 말이다. “사실은 다 스스로를 위해 하는 행동이에요. 행복해지기 위해서요.”
- 2023-11-08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