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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삭바삭한 여자, 배우 박정수가 만난 딜레마
- 카랑카랑한 목소리에서부터 이 사람은 싫고 좋은 게 분명할 것이며 그 점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으리라는 인상을 준다. TV 밖 현실 속에서 만난 배우 박정수의 첫인상은 어떤 단호함 혹은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이가 주는 강인함이었다. 얼마 전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를 끝낸 그녀는 마침 인터뷰를 한 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생
- 2018-07-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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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간 딸의 임신
-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당신 어제 혹 좋은 꿈을 꾸지 않았느냐”고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말한다.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 얼굴이다. “아니 아무 꿈도 꾸지 않았는데 무슨 좋은 일 있어?” 하고 물어보았다. 자꾸 말을 빙빙 돌리기만 하고 통 말할 생각을 안 한다. 표정으로 봐서는 좋은 일이 분명한데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말하라 독촉하면 재
- 2018-07-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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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돌고 돌아 소설가 되다, 한보영 MBC 전 복싱 해설위원
- 만나고 보니 꽤나 독특한 삶이다. 마치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완벽하게 전문적이고 색다른 인생담. 전생과 현생을 말하는 듯 세대를 넘나드는 사건 전개. “내가 무슨 인터뷰할 게 있어”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특별하고 치열한 역사 드라마를 고스란히 감상한 느낌이랄까? ‘선데이서울’ 전 방송사 출입기자이자 MBC 전 복싱 해설위원
- 2018-07-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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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며 '그대 그리움에'
- 중학교 2학년 여름, 사춘기라서 감성에 젖어 있을 때였다. 원고지를 묶어놓고 토요일이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를 지도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감정에 취해 생각나는 대로,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다. 그마저도 여름 한 계절밖에 쓰지 못했다. 3학년 때, 작문시간에 글짓기를 해서 제출했는데 작문 선생님이 부르셨다. 영문도 모른 채 갔더니 이미
- 2018-06-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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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라 문화유산 답사기② 전남 나주 향교(鄕校)
- 향교(鄕校)는 고려와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한 국립 교육기관이다. 지방에 세운 향교는 국가가 유교 문화이념을 수용하기 위해 중앙의 성균관과 연계시켰다. 교육의 기능 외에도 지방 단위 유교적 행사를 치르는 문화기능을 담당했다. 또, 생원·진사 시험을 거쳐 성균관에 입학하고 문과 시험을 통과하여 중앙의 정치권에 진입하는 정치기능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나
- 2018-06-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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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가와 히데코의 폭신 달달하고 왁자지껄한 요리 이야기
- 구르메 레브쿠헨(Gourmet Lebkuchen). 나카가와 히데코(中川秀子·51)의 요리교실 이름이다. 연희동 주택가 골목을 헤매다 한참을 헉헉대며 올라가다 보면 2층 집 파란 대문이 보인다. 요리 스튜디오가 있는 그녀의 집이다. 이곳에 드나드는 수강생만 한 달에 200여 명, 대기자도 수백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일본에서 셰프의 딸로 태어나 독일과 스페인
- 2018-06-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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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의 휴대폰 기능
- 손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여덟 살이다. 밑으로 두 살 터울인 여섯 살 남동생과 네 살 여동생이 있다.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다 보니 며느리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전업주부로 돌아섰는데도 늘 바쁘다. 우리 세대가 아이들을 키우던 방식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 교육 환경이 참 많이 변했다. 나는 유치원도 못
- 2018-05-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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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딩숲 강남에서 오롯이 음식 전통 지켜온 ‘원주추어탕’
- 1981년. 어렵게 마련한 임대료를 손에 쥐고 며칠 영동(지금의 강남)을 헤맨 김옥란(80) 씨의 마음은 다급했다. 실패하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 같았다. “한 달만 참으면 평생 먹고산다”고 호언장담하던 점쟁이 말도 큰 위안이 되진 못했다. 몫이 좋은 가게 터는 가진 돈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복덕방에서 추천해준 곳은 번화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
- 2018-05-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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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브로 숙성하는 와인, 바야흐로 꽃피는 가족愛
- 충북 영동 심천면. 물이 깊다[深川] 하여 이름 붙은 이곳에 뿌리 깊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150년이 넘는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위 나란히 자리 잡은 두 개의 새 둥지.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은은히 퍼지는 술 익는 내음. 이 고즈넉한 풍경과 꼭 닮은 ‘시나브로 와이너리’ 소믈리에 가족을 만나봤다. “아가, 와인 한 모금 마셔볼래?”
- 2018-05-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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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지 팔아 훈련했죠” 썰매에 미친 남자, 강광배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두 썰매 종목에서 한국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메달 소식과 함께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체육대학교 강광배(姜光倍·45) 교수다. 그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모든 썰매 종목(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에 출전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후 썰매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제자를 발굴하고 육성
- 2018-04-09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