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인천성모병원과 함께 ‘백세 건강 챙기는 가정용 의료기 백배 활용법’을 연재합니다. 시니어가 흔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료기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도록, 재미있는 영상과 함께 찾아갑니다. 영상은 네이버TV 브라보 마이 라이프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감수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연 안지현 인천성모병원 간호사
평생 내복 한 번 입지 않고 겨울을 지내왔다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중년 남성들이 적지 않다. 건강에 대한 자랑도 자랑이지만, 그들에겐 몸에 딱 붙는 속옷이 익숙지 않기 때문. 그랬던 중년 남성들이 달라졌다. 아침마다 부지런히 속옷을 챙겨 입는 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것도 그냥 내복이 아닌 스타킹, 게다가 입기도 까다로운 압박스타킹을 말이다.
시니어가 압박스타킹을 챙겨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하지정맥류와 노인성 하지부종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말 그대로 다리에 있는 정맥, 피부 바로 밑에 있는 표재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종아리나 오금 등에 푸른 빛이 도는 혈관이 실뱀처럼 드러나 보인다면 하지정맥류 가능성이 우선 크다. 이 질환은 50~70대 시니어들에 잘 나타나는데, 이유는 혈관이 노화로 인해 탄력이 떨어져 쉽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순환되어야 할 혈액이 제대로 돌지 않고 넓어진 혈관에 고이게 되는 것. 혈액순환을 위한 근육의 펌프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것도 문제이고, 노인비만도 원인이 된다. 특히 오래 서 있는 직종일수록 이러한 증상은 쉽게 나타난다. 만약 당뇨병이 있다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혈전이나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제대로 착용하면 하지부종에 효과
반면 노인성 하지부종은 노화의 과정에서 피부가 처지고 다리의 근육이 쇠약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정맥기능이 감소되면서 특징적으로 무릎 이하의 다리에만 부종이 생기는 증상이다. 정맥은 스스로 피를 이동시키지 못하고 주변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되는 압력에 의해 순환이 이루어진다. 하지부종은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으나 운동을 할 수 없거나 이미 발생한 상태라면 압박스타킹으로 부족한 근육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압박스타킹은 다리를 전체적으로 압박해 혈관에 피가 고이는 것을 방지한다. 실제로 스타킹 업계 관계자들은 “여성 사용자의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제품을 찾는 중장년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한다. 특히 시니어의 경우 해외여행 시 2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이라면 압박스타킹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사용하는 이코노미 클래스의 좁은 자리에 장시간 앉아 있게 되면 다리의 혈액 흐름이 억제되어 자칫 혈전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뇌경색, 폐색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압박스타킹은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해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입어서는 곤란하다. 제대로 입지 않으면 되레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도 있고, 지나치게 압력이 센 스타킹을 골라도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의료용 제품이 아니거나 너무 압박력이떨어지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의료용 압박스타킹도 신체 사이즈와 용도에 맞게 압력을 제공하므로 유의해서 골라야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압박스타킹 선택법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형태나 재질, 압력별로 무척 다양하다. 모양에 따라 종아리형, 무릎형, 허벅지형, 팬티형 등이 있고, 재질이나 색깔도 다양하다. 평소 복장이나 용도에 따라 적당한 것을 맞춰 고르고 압력도 증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증상에 맞는 형태와 압력을 골라야 한다는 것. 특히 30mmHg 이상의 중압 제품은 의사와 상의 없이 무작정 입었다가는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에는 패션을 고려한 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시중 가격은 3만~15만 원 선.
어떻게 입을까?
압박스타킹의 가장 기본이 되는 착용법은 스타킹을 완전히 뒤집은 후 발끝부터 입는 것이다. 대충 양말을 신듯 발을 집어넣다가는 제품에 손상이 갈 수도 있고, 다리에 균일한 압력을 제공하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a 스타킹을 완전히 뒤집은 후 발끝부터 뒤꿈치까지 위치에 맞게 신는다. b 발목부터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안쪽으로 넣어 스타킹을 잡은 후 차근차근 말아 올린다. c 이 과정에서 주름이 잡히지 않도록 스타킹을 끝까지 펴면서 입는다.
관리는 이렇게
제조사에서는 압박스타킹의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제품을 매일 입는 것보다는 두 개 이상을 준비해 번갈아 입는 것이 탄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한다. 또 가능하면 착용 후 바로 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세탁은 미지근한 물에 약간의 중성세제를 풀어 손세탁하되, 잘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비틀어 짜거나 세탁기로 탈수시키면 안 된다. 마른 수건 사이에 펴 넣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빨랫줄이나 건조대에 널지 말고, 그늘 바닥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늘 그랬던 일과였다. 저녁 종합뉴스가 끝나고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그날의 경기들을 정리해주는 스포츠 뉴스. 수십 년간 그랬듯이 그날도 놓치지 않고 TV 앞에 있었다. 무심코 바라보던 화면에서 머릿속을 번쩍이게 한 소식이 한 줄 지나갔다. 그는 그때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자”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푸른 잔디 위 다이아몬드에서 땀흘리는 선수들과 함께하는 일. 어쩌면 평생 기다려왔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국내 1세대 프로선수 공익에이전트 이창명(李昌明·55) 씨의 이야기다.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 군산상고, 선린상고 같은 야구 명문 고교들이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부터 야구에 푹 빠져 있었죠. 낮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업 중에도 리시버(이어폰)를 한쪽 귀에 꽂고 라디오 중계방송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고향과 모교가 경기가 열리던 서울 동대문운동장이나 부산 구덕야구장과는 멀어서 저의 유일한 낙은 중계방송을 듣는 것뿐이었죠.”
그렇게 야구에 빠져 있던 까까머리 소년. 하지만 야구와 관련한 일은 할 수 없었다. 운동도 곧잘 했고, 하고 싶은 열망은 컸지만 당장 먹고사는 일이 먼저였다. 다른 아이들처럼 대학에 진학하고 평범한 회사원이 되는 길을 걸었다. 그가 LG금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야구와의 인연은 멀어지는 듯했다. 그래도 그는 야구를 향한 시선을 놓치 않았다. 마음은 늘 그라운드에 있었다.
“야구 중계는 가능한 한 놓치지 않고 봤어요. TV와 라디오 속 야구에 푹 빠져 살았죠. 생활이 바쁜 탓도 있었지만 리플레이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는 중계가 더 좋았어요. 신문도 3대 스포츠 신문으로 꼽히는 매체의 모든 기사를 봐야 직성이 풀렸죠. 지금이야 인터넷으로 관련 기록이나 경기장 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신문에만 의존했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다시 시작된 야구와의 인연
시즌의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없는 것처럼 그의 인생에도 고비는 있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새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은 위기가 된다. 마지막 직장을 그만두고 그는 다른 퇴직자들처럼 자영업을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고, 취직을 하기도, 창업을 하기도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스포츠 뉴스를 보는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공인선수대리인을 최초로 모집한다는 기사가 떴어요. 이거다 싶었죠. 야구에 대한 상식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늘 동경했던 그라운드 주변에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공인선수대리인은 말 그대로 선수에게 필요한 여러 일들을 공인된 자격을 갖춰 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연봉계약이나 이적협상 등 주요 계약뿐만 아니라 훈련이나 출전 등 구단 내 생활까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미디어 노출이나 광고계약 등 경기 외 활동에 대한 관리도 맡는다.
“늦깎이 공부가 쉽지 않았죠. KBO의 규약과 리그 규정 등을 달달 외어야 했고, 민법과 도핑 관련 규정까지 숙지해야 했으니까요. 왜 나이 들어 하는 공부를 물 위에 글씨를 쓰는 것에 비유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자신이 어려울 때 노사발전재단 서울 서부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도움이 됐다고 이 씨는 덧붙인다. 이전 직장에 취직이 될 때도, 어엿한 에이전트로 거듭나는 과정에서도 자기소개서나 명함을 준비하는 소소한 일까지 컨설턴트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저연봉 프로선수 위한 대리인 되고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로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공익에이전트 자격 획득에 도전한 것. KBO 공인선수대리인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공익에이전트 관계를 쉽게 설명하면 국선 변호사를 떠올리면 된다. KBO의 공인선수대리인 자격이 ‘변호사 자격’과 유사하게 선수 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격 증명이라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공익에이전트는 변호사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이들이 선임하는 ‘국선 변호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에이전트 선임 비용이 부담스러운 저연봉 프로선수를 대리하면, 그 수임료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부담한다. 비용은 계약을 직접 대리했을 때와 컨설팅만 제공하는 경우에 따라 차등을 둔다. 연봉 5000만 원 미만의 선수가 대상이다. 최근 선발된 공익에이전트는 총 10명. 이 중 KBO의 공인선수대리인 자격을 보유한 이는 이 씨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이제 제도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이들은 이번 겨울 선수 확보에 나서게 된다.
“문제는 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선수를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사회생활 경험이 많은 시니어라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해요. 회사에서 바이어를 만나거나, 하청 업체와의 관계도 겪어봤고, 직원들 연봉계약도 해봤으니까요. 협상능력만큼은 오히려 낫다고 생각해요.”
올겨울 그는 누구보다도 바쁜 스토브리그를 치를 것 같다. 뜨거운 동계훈련을 겪을 선수 중 그의 도움이 필요한 인연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은 아무래도 에이전트 선임에 부담이 있을 수 있죠. 구단 눈치를 보는 입장에서 누군가를 내세운다면 자칫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에이전트의 역할은 분명히 있습니다. 선수 대신 구단에 전하고픈 이야기를 하고, 반대로 차마 선수에게 말 못하는 문제들은 대신 접할 수 있으니까요. 이 과정을 통해 선수를 성장시키고 보람을 찾아가려 합니다. 언젠가는 꼭 미국 메이저리그에 선수를 진출시키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습니다.”
1년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찾아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정비결이다. 그러나 운세를 살펴보면 여름엔 물조심을 하라는 등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뻔한 조언은 쓸모없는 것일까? 때론 그렇지 않다. 시니어의 겨울철 건강관리도 그렇다. 새로운 내용처럼 들리는 조언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당연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徐敏碩·37)를 만나 날이 추워지면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겨울철 시니어 건강관리는 왜 평소와 달라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서 교수는 ‘온도와 습도’를 이유로 지목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도 함께 떨어집니다.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잘 생깁니다. 또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건조한 공기는 눈, 코, 입 등 인체 곳곳의 점막을 마르게 해요. 점막이 마르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가 쉬워집니다. 결국 이것들이 병이 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실제로 겨울철에는 중장년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오십니다. 평소보다 더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겨울 아침 운동은 毒, 피해야
서 교수는 특히 낮은 온도와 관련해 조심해야 할 것으로 ‘운동’을 꼽았다. 겨울철 이른 아침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몸에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라는 것이 있어요. 아침에 수면에서 깨어나면 교감신경이 각성되면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줍니다. 가만히 있어도 빨라진 심장 박동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는데, 이 상태에 운동까지 하면 혈압이 위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게다가 낮은 기온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오르게 하는 또 한 가지 원인을 제공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어요. 겨울 이른 아침엔 운동보다는 집 안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서 교수는 겨울철에도 몸을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오후 2시 전후로,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을 때 움직이거나 수영, 아쿠아로빅과 같은 따뜻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집 안에서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적어도 스트레칭 정도는 꾸준하게 하셔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 풀어주는 것이 좋아요.”
서 교수는 온도는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것. 결국 영양제를 몇 알 챙겨먹는 것보다 방안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체온과 면역력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 정도만 밝혀진 상태죠. 흔히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면 기운이 없다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실제로 이런 환자들은 정확히 병명을 진단할 수 없는 애매한 증상을 호소하곤 해요. 외부 기온에 대해 체온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열이 나지는 않는데, 으슬으슬 춥다고 느끼고 피곤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의사들은 체온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더 쓰다 보니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추측하죠. 감기를 앓을 때 열이 나는 것도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체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를 막기가 더 어려워지겠죠.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추리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는 체온조절 능력이 젊은이보다 부족하고 민감해요. 그래서 체온유지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떨어진 면역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예방접종을 추천했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 중 하나라는 것. 65세 이상은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 모두 무료다. 폐렴구균 백신은 보건소에서 연중 무료접종이 가능하며, 올해 무료 접종이 시작된 인플루엔자 백신은 11월 16일부터 백신 소진시까지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다.
때수건 함부로 쓰지 마세요
서 교수는 겨울철 공기가 건조한데, 난방으로 인해 습도가 더 낮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의 몸은 외부 자극에 노출될 때 방어기전을 작동시켜요. 눈물이나 콧물, 기침 등이 그런 것이죠.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건조하면 눈, 코, 입의 점막도 건조해져 방어기전이 약해집니다. 겨울에 호흡기 질환이 잘 일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죠. 따라서 방안에 빨래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건조함이 불러오는 또 다른 건강 이상증상은 바로 피부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는데 공기까지 건조하면 더욱 심한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서 교수는 이때 필요한 것은 세정이 아니라 보습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에 하얗게 일어나거나 각질이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심할 경우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무리하게 씻거나 제거하려 하면 피부만 더 상해요. 하얗게 일어난 피부를 때라고 생각해 때수건으로 빡빡 밀기도 하는데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자주 씻는 것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요. 씻을 때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해주셔야 합니다.”
겨울엔 “잘 먹고 잘 자자”
그렇다면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서 교수가 내놓은 대답은 간단했다. 바로 ‘잘 먹고 잘 자는 것’.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가 쌓이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잘 자는 것이 중요한데,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는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낮잠이 원인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겨울철엔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운동량이 줄어 더더욱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요. 밤에 푹 잘 수 있도록 낮에 많이 활동하고, 낮잠은 피해야 합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한데 적지 않은 중장년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철엔 과일이나 야채가 흔하지 않아 김치나 젓갈 같은 밑반찬으로만 식사를 하시는 분이 많은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요. 건강보조식품 맹신보다는 평소 식사를 풍성하게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 고기도 챙겨 드시고요. 골고루 잘 먹으라는 걸 잔소리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실제로는 잘 지키지 않아요.”
또 겨울철 체온이 낮아졌을 때 몸을 덥히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고 서 교수는 경고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혈관을 확장시켜 온몸에 따뜻한 피가 잘 도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체온을 빨리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술을 마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서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역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자주 개최하는 ‘건강 강좌’에 참여하는 것도 건강한 삶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그럴 때는 건강강좌에서 알려주는 자세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장년 세대가 떠올리는 추억의 뉴스는 아마 ‘대한늬우스’일 것이다. 당시와 비교해보면 요즘 뉴스는 최첨단 기술 덕분에 시각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줄 뿐만 아니라, 앵커의 말투와 톤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그런 시대의 흐름에 역주행하며 7080 레트로 뉴스를 제작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바로 ‘스파-크 뉴우스’의 이화원(19), 정광석(33), 배욱진(34) 씨다.
서울문화재단이 각 분야 영상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만들어가는 온라인 방송국 ‘스팍TV’. 매주 요일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상 속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중 한 주의 시작, 월요일마다 독자들을 만나는 ‘스파-크 뉴우스’ 채널. 정갈한 2대 8 가르마에 금테잠자리안경을 쓴 앵커 배간지의 투박한 외모와 멘트가 압권이다.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레트로풍 뉴스를 기획한 이화원 PD는 이제 갓 미성년자 딱지를 뗀 대학 새내기. 셋 중 막내이지만 팀장을 맡아 기획을 비롯한 영상 편집 등을 총괄하고 있다. 1999년생인 그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의 시절, 그야말로 기억조차 없는 옛 감성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은 다들 차별화된 것을 추구하잖아요. 다른 것, 그 다른 것과는 또 다른 것, 그렇게 계속 다른 무언가를 찾는데 매일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세상에서는 뭘 해도 크게 차별화가 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과거를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알 수 없는 미래가 새로운 것처럼, 1970~80년대의 모습도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인 거죠. 이미 그 시절을 살아온 어른들에겐 진부할지 모르지만, 저에겐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30~40년 전 뉴스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화면 비율을 4대 3으로 맞추고, 화질이나 음질을 일부러 탁하게 떨어뜨려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앵커 배간지의 멘트와 비주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과거 뉴스 영상을 보고 스타일을 연구했고, 재래시장에서 옷과 소품을 골라 현재의 모습을 완성했다. 앵커로 활약 중인 배욱진(배간지) 씨는 “삐까뻔쩍한 것들을 보면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듯하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평소 낡고 오래된 것들에 관심이 깊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취향만으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레트로 열풍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촬영 때 쓰려고 동묘와 황학동 시장에서 1980~90년대 트레이닝복이나 ‘88올림픽’ 로고가 있는 옷들을 사려고 보니 굉장히 비싸더라고요. 이미 힙스터(hipster, 유행을 좇는 사람)들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거죠. 그런 트렌드 덕분에 젊은 친구들도 저희 영상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저 옛것을 따라 한다고 해서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표현할 수는 없다. 낡았지만 신선하고, 익숙하지만 흥미롭고, 촌스러우면서도 요즘 말로 ‘힙’(hip)한, 복합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관건. 배욱진 씨는 “단순히 오래된 것의 복원이 아닌 패러디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레트로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아예 원본 그 자체를 따라 하는 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한 번 재해석하거나 살짝 비틀어보려 했죠. 예를 들어 옛날 영상이나 광고에서 요즘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걸 보면 굉장히 원색적이거나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할 만한 내용이에요. 그런 부분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면서 웃음 포인트를 주려 했어요.”
세 사람의 고민 끝에 탄생한 ‘스파-크 뉴우스’는 올해 6월 첫선을 보이며 독특한 설정으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셈이다. 촬영을 담당하는 정광석 감독은 거듭 새로운 창작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런데 앞으로 저희 콘텐츠에 독자들이 익숙해지면 초반에 느꼈던 참신함이 점점 사라질까봐 걱정이에요. 뉴스 진행 자체가 옛날 방식이라 다소 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거든요. 리포터 영상을 더하거나 청군 백군 머리띠 하고 가을운동회처럼 야외촬영도 해서 넣어볼까 합니다.”
잠시 화제를 전환해 중장년에게 권하고 싶은 레트로 핫 플레이스를 알려 달라고 하자 입을 모아 ‘을지로 커피한약방’을 꼽았다. 배욱진 씨는 “다른 레트로 공간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해 지나치게 트렌디한 느낌이 강한데, 이곳은 자연스러운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곳”이라며 중장년 방문객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광석 감독도 한마디 덧붙였다.
“커피한약방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부모 세대(중장년)가 방문하면 커피값을 받지 않는 이벤트를 하는 날도 있는데, 그만큼 윗세대가 이러한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점에 공감하고, 많은 중장년분들이 저희 뉴스를 통해 정보도 알아 가시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리셨으면 해요.”
레트로에 열광하는 현대인, 과연 그 열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스파-크 뉴우스’의 간판 앵커 배간지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면 ‘파리의 황금기는 30년 전이었어’, ‘파리의 황금기는 그때(과거)였어’라는 식의 대사가 계속 나와요. 그렇게 계속 현대를 살면서도 전 세대를 그리워하는 거죠. 우리가 현재의 과거를 그리워하듯, 미래엔 또 그때의 과거를 그리워하게 될 거예요.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과거의 어떤 풍요로움을 상상하고 갈망하는 건 어쩌면 인간의 본능 아닐까요?”
생물학적 수명과 함께 사회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액티브 시니어에게 또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외모다. 모임이나 대인관계가 계속 유지되다 보니 여성 못지않게 외모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것. 그러나 중장년 남성의 경우 성형이나 미용시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자연스레 그 관심이 ‘다이어트’로 쏠리고 있다. “뱃살만 빼도 더 젊어 보일 텐데”라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의들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무엇이 이들의 뱃살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것일까. 비만치료에만 집중하는 365mc의 노원점 채규희(蔡圭希·42) 원장을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나이 들면 살이 잘 안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뭔가 손쉬운 해결책이 있을 것을 기대했는데, 각오하라는 경고로 시작된다. 다이어트는 역시 쉽게 볼 일이 아닌 모양이다.
“나이가 들수록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줄면서 체내 근육량이 감소해요. 또 젊을 때보다 활동량이 줄면서 근육량 유지도 어렵게 되고요. 근육이 줄어드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섭취한 음식이 가진 열량을 모두 소비하지 못하고 지방의 형태로 체내에 저장하게 돼요.”
다이어트 약 거부감 되레 병 키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을 빼고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을까? 역시 기대했던 마법은 없다. 채 원장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음식으로 발생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은 기초대사량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10%는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소모됩니다.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밖에 안 돼요.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음식을 적게 먹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셈이죠.”
의사들이 비만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렇다. 비만도의 지표인 체질량 지수는 BMI(Body Mass Index) 지수라고도 부르는데, 체중(kg)을 키(cm가 아닌 m를 기준)의 제곱으로 나눈 숫자다. 만약 키가 170cm이면서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이 있다면 체질량 지수는 70/1.72, 즉 24.2가 된다. 채 원장은 이 지수가 치료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체질량 지수가 30을 넘으면 비만으로 보고 약 처방을 합니다. 만약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있다면 27 이상일 때 처방을 시작하고요. 물론 혈압이나 당뇨 수치가 약으로 조절이 안 된 상태라면 그것을 먼저 안정화시킨 다음에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요.”
“또 약을 먹으라고?” 처방 제안을 받으면 아마 많은 중장년들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흔히 4종 세트라고 말하는 혈압약과 당뇨약, 고지혈약, 통풍약까지 챙겨 먹어야 하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여기에 약 하나를 더하라니. 하지만 채 원장은 성인병 치료를 위해서도 체중조절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혈압이나 혈당 조절을 할 때 체중 감량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요즘 나오는 약들은 장기간 복용했을 때 문제가 생겼던 약과는 다릅니다. 임상실험을 통해 장기간 복용해도 문제가 없음이 증명됐어요.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기도 하죠.”
체중감량을 위해 처방되는 약은 크게 3가지다. 식욕을 억제하는 약과 체지방분해를 촉진하는 약, 음식물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으로 나뉜다. 안전하지만 넘어야 할 부분이 또 있다. 최소 3개월 이상 복용을 해야 효과가 나고, 끊게 되면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약값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술자리
사실 남성들에게 가장 큰 다이어트의 적은 바로 술과 외식이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식사를 해보려고 해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식당밥’을 먹는 경우가 대다수라 지키기 어렵고, 잦은 술자리는 뱃살을 더욱 두둑하게 만든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중장년 남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죠. 늘 밖에서 식사를 해야 하니 다이어트 식단 같은 것은 꿈도 못 꿔요. 게다가 생맥주 3잔 혹은 소주 1병이면 밥 두 공기만큼의 칼로리와 맞먹어요. 여기에 안주까지 더하면 한 끼에 1만kcal에 육박할 수도 있어요.”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은 2500kcal. 한 번의 술자리가 미치는 여파가 가늠이 된다. 그래서 채 원장이 권하는 것은 ‘야채 도시락’이다. 방울토마토나 오이 같은 야채를 도시락으로 갖고 다니다가 식사 때 꺼내어 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여주고, 염분섭취도 낮춰준다. 이것이 곤란하다면 식사마다 밥을 3분의 1가량 덜고 조금만 식사하는 것이 최소한의 대책이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과일이나 떡과 같은 간식도 치명적이다. 송편 3개만 먹어도 열량이 밥 한 공기와 맞먹는다. 과일은 건강에 좋으니 맘껏 먹어도 된다 생각하기 쉽지만 오해다. 과일 속 과당도 엄연한 당분이다. 먹으면 살로 간다.
해야 하는 운동, 몸이 따르지 않는다면
“무릎이 나가 우리는!” 지난해 방영된 모 소화제 광고에서 소화가 되지 않으면 걸으면 그만이라는 젊은이에게 이경규는 이렇게 일갈해 화제를 모았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시니어 입장에선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릎이나 어깨, 허리 등 주요 관절에 크고 작은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 수중운동을 권합니다. 수영이나 아쿠아로빅 같은 운동이 대표적이죠.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심폐기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돼요. 복부지방을 빼고 싶다면 빨리걷기도 효과가 좋습니다. 이런 운동들이 익숙해지고 근력운동까지 더하면 금상첨화죠.”
뽈록한 배, 지방흡입 효과 있을까
중장년 남성의 다이어트 지향점은 날씬한 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배만 좀 날씬해진다면 다른 부위에 살이 좀 붙은 것쯤은 신경 쓸 거리도 안 된다. 그러니 길거리에 붙은 지방흡입 광고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운동도 싫고 약도 곤란하다면 확 들어내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채 원장은 “지방흡입도 만능은 아니다”고 말한다.
“복부는 윗배와 아랫배로 나눌 수 있는데, 윗배는 내장지방의 비중이 높고, 아랫배는 피하지방이 대부분이에요. 문제는 지방흡입 수술과 같은 방식이 효과적인 부분은 피하지방이라는 것이죠.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으로 빼는 것보다는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통한 체중감량이 더 효과적이에요. 결국 또 제자리인 셈이죠.(웃음) 지방흡입 수술은 내장지방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주는 건 아니지만, 체형 변화에 따른 동기부여 효과로 체중감량에 도움닫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남성들이 지방흡입을 주목하는 것이지요. 남성들은 시술에 대한 거부감도 여성에 비해 크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도 최근에 지방흡입 수술에 비해 간단하게 주사로 지방을 추출하는 시술이 개발되어서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합니다.”
채 원장은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스스로를 돌아볼 것을 권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환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어요. 말씀 나누다 보면 살찌는 원인을 파악하고 거꾸로 제게 알려줍니다. 갑자기 여러 가지를 뜯어 고치려 하기보다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한 두 가지 정도의 간단한 대책을 만들어 생활에 변화를 줘보시는 것이 지키기 좋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날 날씬해진 자신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올해 55세의 처가 친척 조카인 P는 등산을 갔다가 심장에 고통을 느꼈다. 함께 간 일행이 119에 급히 연락해서 헬기가 왔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뒀다. 심장마비인데 시간이 많이 지체된 까닭이다.
방송에 소개된 80대의 현직 사장님이 있었다. 쉼 없이 운동을 해서 무척 건강한 분이었다. 이 분이 산에 오를 때 배낭 속에 꼭 명함을 챙기는 것이 리포터의 눈에 들어왔다. 산에서 거래처 손님을 만날 일도 없을 텐데 명함을 챙기는 이유를 물어봤다. 대답은 간단했다. 혹 쓰러지면 누군가 발견하고 연락을 해달라는 의미로 연락처 전화번호를 꼭 챙긴다고 했다.
녹지공간과 우울증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에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23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인당 녹지공간이 적을수록 우울증과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1인당 녹지공간이 가장 적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가장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과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1.27배나 높았다. 녹지공간을 찾기 위해서 운동이라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지난해 비타민 D 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만 6천 명으로 4년 새 9배로 늘었다. 이 중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절반을 넘어 섰다는 것은 경종을 울리는 통계다. 햇볕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비타민D를 만들고 행복감과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신경 전달 물질이자 숙면 물질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는다는 것을 알려진 과학이다. 하루 햇볕은 최소 15분 이상은 받아야 한다. 햇볕을 받으며 푸른 나무 사이로 씩씩하게 걷는 것이 좋다. 햇볕만 받으며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 팔굽혀펴기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근력운동도 해야 한다. 근력운동을 꺼리면 팔다리 가늘어지고 배만 불룩 나오는 'ET'형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것이 집 가까운데 있는 공원이다. 첫째로 공원은 여러 사람이 찾기 때문에 혹 모를 위험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병원을 급히 갈 일이 생겨도 병원과 가깝고 교통편이 좋다. 둘째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운동기구가 많다. 셋째로 나무들이 많고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있다. 오래 걷고 싶으면 공원을 여러 바퀴 돌면 된다. 넷째로 의자 등 쉼터가 잘 정비 되어있다. 정신건강을 위해 적절한 자리의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어도 되고 책을 읽어도 좋다. 마음 맞는 사람과 장시간 대화도 가능하다. 다섯째 공원관리인이 있어 깨끗하고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금연, 금주 지역으로 쾌적하다.
장거리 등산을 하고 들뜬 기분에 하산주(下山酒)라는 이름으로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면 등산 효과가 반감되는 일이 많다. 오고 가고 시간도 많이 허비한다. 동네 부근의 공원은 그럴 일이 없다. 공원의 크기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배드민턴장이나 에어로빅 시설도 갖춘 곳이 많다. 가끔은 여행 삼아 먼 거리를 가는 것도 좋지만 평소 운동은 공원을 잘 이용하면 좋다.
이제야 비로소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했다. 삐걱대던 시절을 지나 생각을 바꾸고 삶을 대했더니 희망이 찾아들었다. 나이 먹고 퇴역 군인처럼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이 사람.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이유? 일이 더 하고 싶어서란다. 멋진 목소리의 DJ, 활기찬 시니어 기자 소리 듣는 게 좋다는 윤종국 동년기자를 만났다. 화창했던 어느 화요일 낮. 라디오 방송 대본을 들고 마주 앉았다.
“어젯밤에 대본 연습을 거의 새벽 2시까지 했어요. 녹음기를 놓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서울노인복지센터(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탑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만난 윤종국 동년기자는 살짝 긴장한 눈치였다. 매주 화요일 30분씩 ‘이야기가 있는 풍경’이라는 센터 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윤종국 동년기자. 이날은 입이 타들어 가는지 물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마포FM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서울노인복지센터 방송국으로 스카우트(?)돼 온 지 3개월이라고 했다. 익숙할 만도 한데 무슨 일일까?
“제 인생에 인터뷰 기회가 항상 있는 일도 아니고 또 권 기자님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하니 제가 잘해야죠.”
인터뷰 전에 제안을 하나 했다. 윤종국 동년기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출연하게 해달라고 말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함께 동년기자단에 대해 복지센터에 모인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대신 라디오 방송 대본을 제대로 써드렸다. 두 번 정도 대본을 맞춰보고 진행된 생방송은 주거니 받거니 뚝딱 하고 흘러갔다. 방송을 마치자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 안도 섞인 웃음이 윤종국 동년기자 얼굴에 번진다. 라디오 스튜디오 안에 혼자 앉아 콘솔 조절하고, 얘기하고, 음악 트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윤종국 동년기자는 작년 2기로 동년기자단에 합류했다. 첫인상부터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울시 마포구 지역 방송인 마포FM에서 DJ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저는 한국 시니어 블로그 협회 회원입니다. ‘내 고장 마포’라고 마포구청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객원기자로 일한 지도 10년이고요. ‘우리마포복지관’ 산하 ‘우리복지신문’에서 봉사기자단으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우리마포시니어클럽 커뮤니티 맵핑(지도제작)팀에서 매퍼(지도 만드는 사람)로서 장벽 없는 동네지도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마포구의 작은 도서관 지도를 만들고 있어요. 작다고 하니 어린이 도서관으로 생각하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리고 이 라디오 DJ는 재능봉사입니다. 힐링되고 마음부자가 되는 것 같아 가능하다면 계속하고 싶어요.”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정보라면 뭐든 관심 있게 보던 차에 동년기자단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됐다. 47년생, 빡빡머리, 돼지띠 윤종국 동년기자는 오늘도 내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성장해나가는 청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친구들은 벌써 은퇴해서 퇴직 연금으로 생활한다는데 정작 본인은 나이 의식해 뒷선으로 물러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렇게 저에게 기회를 준 탑 방송국과 다른 매체에 다 고마워요. 늦게나마 인정받는 게 참 좋습니다. 뭔가 인생에 큰 힘이 되고 용기도 나고 말이죠. 요즘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술로 버텼던 시간을 지워가다
“젊었을 때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방송 관련 직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울진에서 살다 고등학교 때 서울로 유학 와서 교내 방송도 하고, 대학교 때는 학보사에도 몸담았습니다. 그런데 일이 좀 복잡하게 꼬이더군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국가가 제동을 걸었다. 사회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줄줄이 부정당했다. 이데올로기 전쟁이 낳은 연좌제 피해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때 처음 느꼈습니다. 학군단(ROTC) 신청 때 신원조회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방송사 성우 시험, 국가공무원으로 있을 때도 어려움을 겪었어요. 사실 나이가 드니까 이 말 꺼내는 게 싫고 쑥스러워요. 변명처럼 느껴지고 내 자신을 모독하는 것 같고 말이죠. 얘기 안 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그냥 제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안 된 거겠죠. 가령 ‘키가 남보다 작아서 학군단 입단이 안 됐다’라든지 말이죠.(웃음)”
지금은 웃으며 옛일을 말하지만 그때는 매번 닥치는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폭음으로 이어졌다. 관계에도 서서히 금이 갔다. 젊은 시절 고무신 거꾸로 안 신고 고집 피워 결혼해준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들, 오랜 시절 아끼던 친구들이 견디지 못하고 등을 돌려버렸다.
“아주 심했던 것 같아요. 이제야 이야기를 꺼냅니다. 고통 때문에 술을 엄청 마셨습니다. 좋아서, 억지로, 서러워서, 분노를 참지 못해서요. 거리, 안주, 주량 불문하고 술자리가 있다는 연락이 오면 정신없이 달려갔습니다. 혼자 저를 키우신 어머니도 돌아가시면서까지 제 걱정을 하셨다더군요. 아내는 이종사촌 동생 친구로 만나 6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안 되는데 술까지 마셔서 저 때문에 고생 많았어요.”
급기야 몸에 이상 신호가 오고 말았다. 6년 전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대장 파열이었다.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응급수술을 받았다. 의사에게 각서까지 쓰고 휠체어에 몸을 실어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던 일화는 작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 동년기자 페이지에 게재됐다. 이 일이 있은 후 마음속부터 몸 끝까지 전부 다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제2 또는 제3의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각오로 머리부터 밀었습니다. 술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하루도 안 빠지고 마시던 그 술을 말이죠. 끊고 한 3년 힘들었어요. 지금은 잘 극복했죠.”
가끔 딸아이가 빡빡 밀어버린 머리를 쓱 만지고 가면서 “우리 아빠 사람 됐네”, “복권 당첨 확률보다 아빠 술 끊는 게 더 어려웠잖아” 라며 아버지 자리로 돌아온 윤종국 동년기자에게 칭찬 섞인 말을 건네기도 한다. 아들과는 손주가 둘쯤 생기고 나서야 부자지간이라는 게 뭔지를 좀 알게 됐다. 특히나 고마운 것은 자신이 못다 이룬 방송인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뤘다는 점이다. 아들은 모 방송사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한번은 아들이 저한테 게스트로 방송에 좀 나오면 안 되겠냐고 물었어요. 내가 뭘 그런 걸 하냐며 안 한다고는 했지만 한편으로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빠의 모습으로 나타나줘서 고맙다고 아들이 표현해준 것이죠. 정말 아빠로서,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사회인으로서, 국가의 일원으로서 내 위치로 돌아가는 것만이 살길이었습니다. 그렇게 먹고 싶은 술을 6년 동안 입에도 안 댔습니다. 제사 지내고 음복은 입에만 댔고요. 제가 왜 이걸 강조하냐면 저도 제 자신이 굉장히 예뻐 죽겠으니까요.(웃음)”
‘이야기가 있는 풍경’ DJ 윤종국입니다
술을 끊으니 얼굴색도 표정도 달라졌다. 생각이 달라지니 보이는 것도 많았다. 마포FM을 통해 시작한 DJ 활동도 술을 끊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객원기자로 활동하는 신문에 쓴 제 글을 보고 마포FM 대표가 연락을 했더라고요. ‘나의 삶, 나의 길’ 라디오 초대 손님으로 말이죠. 그때 출연하고 나서 목소리가 좋은 거 같다며 DJ 제안을 받았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 방송이 있더라고요. 제가 왜 마다하겠습니까? 덥석 시작했습니다.”
1년 정도 마포FM 라디오 스튜디오 안을 누볐다. 화요일 녹음하고 그다음 주 월요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마포구 내 집과 상점 등으로 전파를 타고 흘러나갔다.
“생각 같아서는 좀 오래하고 싶었는데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을 맞추다 보니 엇박자가 나는 듯했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은 몇 안 됐어요. 적응할 만하면 스태프가 바뀌고 말이죠. 1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다른 데가 없겠나 싶었습니다. 마침 예전에 알고 지내던 분이 네이버 밴드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 DJ 자리가 있으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검토해보라고요.”
서울노인복지센터 탑 방송국은 윤종국 동년기자의 친구이자 동년기자 1기 출신인 장혜섭 씨가 적극 추천했다.
“담당 직원이 DJ 의사를 물어보며 전화 연락을 해왔을 때 제가 건 계약조건은 단 한 가지였습니다. 한 달 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방송에 지장이 되니까 나가달라’고 미련 없이 말하라고 했어요. 서운해하거나 오해하지 않겠다면서요. 아직 제가 미약한데도 존중을 많이 해줍니다. 전파 방송과 구내 방송이라는 방송 도달 거리 차가 있지만 라디오라는 성격은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좋은 점이라면 청취자들의 취향이나 피드백을 바로바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루 평균 2000명은 된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나쁜 소리는 안 들었으니 잘하고 있다는 거겠죠?”
라디오 DJ 활동을 통해 세상과 교류한다면 손자와는 태어나기 전부터 소통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윤종국 동년기자. 어떤 방법을 사용했다는 뜻일까?
“손자는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태명 ‘둥이’라는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어 소통했습니다. 물론 실제 대화 상대는 며느리였지만 손자인 척 며느리가 대답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동네 DIY 제작소에서 버린 자투리 나무토막으로 도미노 게임을 해주면 손자가 아주 좋아해요. 제 인생을 정리해서 말해드리자면, 젊었을 때는 말 그대로 ‘고난’이었어요.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 살았어요. 답답해서 이민 생각도 해봤지만 스물일곱에 혼자되신 어머니를 두고 해서는 안 될 불효라 포기했습니다. 술에 빠져 살아보니 이러다가는 내가 가족도 잃고 남는 게 없겠다, 반성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손글씨로 스스로를 치유하다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치유의 한 방법이 펜을 들고 글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함께하는 라디오를 앞두고 컴퓨터로 작업해서 보내드린 대본도 굳이 손글씨로 써서 볼 정도이니 손글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인다.
“매일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한 주제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쓸 때가 있고, 때로는 그냥 악에 받쳐 쓸 때도 있고 말이죠. 서술적으로 쓰다가도 누가 싫으면 최대한 아주 싫다는 걸 표현합니다. 지금까지 모아놓은 일기장이 너무 많아서 아내는 좀 정리하라고 하는데 잘 안 됩니다. 그래도 딸아이는 아빠의 유물(?)을 인정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역시나 손글씨 이야기가 나온다.
“시니어만을 위한 옛 추억을 담은 손편지가 오고 가게 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동아리도 만들고 싶어요. 정착이 되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마음이 오고 가는 운동도 하고 싶고 말이죠.”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지만 시니어의 감성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줄 아는 세상이기를 윤종국 씨는 바라기 때문이다.
“글씨를 좀 삐뚤삐뚤 쓰면 어때요. 잘못 쓰면 어떠냐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가지고 손주나 며느리나 딸한테 편지를 쓸 수 있는 게 얼마나 멋집니까. 50대 이상 모든 시니어 세대를 버무려서 손편지를 주고받는 세상을 한 번 만들고 싶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했던 것처럼 편지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요. 쓴 편지는 우체통에 넣으면 좋고요. 누군가는 편지를 기다리는 맛도 있겠죠? 어떻게 하면 아날로그 감성이 제대로 살아날까 생각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이루지 못했던 윤종국 동년기자의 도전은 지금부터 제대로 시작이다.
브라보 3기 동년기자 릴레이 인터뷰를 본지 에디터가 진행합니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운동을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계절 변화에 따른 활동 반경도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의 운동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봄철 부상은 무릎관절의 부상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다리와 관련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어깨 관절이다.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은 봄철 운동에 따른 어깨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량 조절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본병원의 김민수 원장은 “어깨를 비롯한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어깨는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쉽게 손상이 될 수 있어, 어깨 강화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반복할 때는 다소 가볍다 여겨지는 무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어깨질환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운동 중 가장 쉽게 발생하는 어깨 손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힘줄로 구성된 근육으로, 어깨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탄력이 줄어들면서 딱딱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지속하면 파열이 나타나게 된다.
김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남성의 경우 어깨에 무리가 가는 직업이나 격렬한 운동이 원인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많은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과 달리 주로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픈 특징을 지닌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완전히 끊긴 상태가 아니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수술 없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다면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수술 후 약 3개월까지는 재활치료가 필수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운동을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계절 변화에 따른 활동 반경도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의 운동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봄철 부상은 무릎관절의 부상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다리와 관련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어깨 관절이다.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은 봄철 운동에 따른 어깨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량 조절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본병원의 김민수 원장은 “어깨를 비롯한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어깨는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쉽게 손상이 될 수 있어, 어깨 강화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반복할 때는 다소 가볍다 여겨지는 무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어깨질환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운동 중 가장 쉽게 발생하는 어깨 손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힘줄로 구성된 근육으로, 어깨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탄력이 줄어들면서 딱딱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지속하면 파열이 나타나게 된다.
김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남성의 경우 어깨에 무리가 가는 직업이나 격렬한 운동이 원인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많은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과 달리 주로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픈 특징을 지닌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완전히 끊긴 상태가 아니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수술 없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다면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수술 후 약 3개월까지는 재활치료가 필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화사한 봄 메이크업 제품부터 미세먼지를 걸러줄 공기청정기, 나들이 추억을 담아올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두루두루 소개한다.
촉촉하고 생기 넘치는 봄철 립 메이크업,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
봄철 메이크업을 더욱 빛나게 해줄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의 컬러 4종이 새로 나왔다. 이전에 출시된 애프리콧 세럼(1호), 블라썸 세럼(2호), 플라워 핑크(3호)를 비롯한 8가지 컬러에 글로우 오렌지(9호), 비비드 핑크(10호), 래디언트 레드(11호), 소프트 오렌지(12호)가 더해지며 총 12가지 색상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컬러감으로 생기 넘치는 립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동시에 세럼 베이스가 유수분 이중 보습막을 형성해 건강한 입술로 가꿔준다. 가격 4만 원대.
골치 아픈 혈당·식사 관리를 보다 쉽게, 당뇨 환자 위한 '당당 플래너'
당뇨병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꾸준한 건강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중 하나.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힘든 것이 많은 당뇨 환자가 겪는 어려움이다. 사단법인 한국당뇨협회는 당뇨 환자의 적극적인 혈당관리를 돕기 위해 당뇨인 전용 ‘365 DANGDANG 플래너’를 출시했다. 총 40여 개의 당뇨관리 지침, 혈당·식사·운동 기록표 등 당뇨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해 당뇨 환자 스스로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건강 플래너다. ‘365 DANGDANG 플래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각 분야의 당뇨병 전문가들이 기획부터 내용까지 감수해 만들었다. 구매는 한국당뇨협회 쇼핑몰에서 하면 된다. 가격 3만 원.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커피 캡슐 7가지,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홈카페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My Barista Kit Limited Edition)’을 출시했다. 이 키트에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커피 크리에이터이자 세계적인 바리스타 올라 퍼슨(Ola Persson)이 한국인에게 추천하는 커피 캡슐 7종과 함께 슬림한 캡슐 커피머신 미니미, 커피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레시피북을 하나의 키트에 담았다. 가격 8만9000원.
촉촉한 남자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 '헤라 옴므 매니시모 인텐시브 스킨&에멀전'
리코리스 우드의 부드럽고 감각적인 향이 어우러진 남성 전용 스킨케어 제품이다. 자작나무와 편백 유래 성분이 함유돼 건조한 피부에 보습과 활력을 부여해 촉촉하게 해주며 식물성 추출물이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리코리스 우드를 연상하게 하는 블루-그린 컬러와 도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중후함을 더해 선물용으로도 좋다. 가격 15만 원대.
낮에는 거실에서 함께, 밤에는 방마다 따로,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집진 필터기능으로 강화된 청정기능과 함께 분리·결합이 가능한 ‘모듈형 큐브 디자인’의 신개념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를 공개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배치할 수 있어 낮에는 넓은 거실에서 2대를 결합해 대용량으로, 밤에는 각각 분리해 안방과 자녀방 등으로 나눠 사용 가능하다. 신개념 디자인뿐만 아니라 0.3㎛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99.999%까지 제거할 수 있는 초순도 청정 시스템을 자랑한다. ‘무풍 청정’ 기능이 추가됐고, IoT 시스템으로 외출 시 스마트하게 집안 공기를 관리할 수 있다. 가격 80만~200만 원대.
12.4mm 안에 담긴 최첨단 GPS 기술, 세이코 ‘아스트론 GPS 솔라’ 새 모델
37년 전통의 글로벌 시계 명가 세이코(SEIKO)의 GPS 워치 브랜드 ‘아스트론 GPS 솔라’의 신모델 ‘SSE159J’가 출시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총 40개의 타임존을 자동으로 인식, 세계 어디에서든 원터치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GPS 모듈의 소형화 및 수신율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까지 선보인 모델 가운데 가장 얇은 12.4mm의 슬림한 디자인이다. 오직 빛 에너지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가격 254만 원.
가볍고 흔들림에 강해 시니어에게 딱인,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
올림푸스한국은 SNS 공유가 간편한 프리미엄 셀피(Selfie)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을 공개했다.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제품군은 가볍고 손떨림 보정기능으로 흔들림에 강해 중장년층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번에 나온 E-PL9은 PEN Lite 시리즈의 최신 모델로, 아래로 180도 젖혀지는 고해상도의 대형 터치 LCD 모니터가 편리한 셀피 촬영을 지원한다. 누구나 한 장쯤은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흑백사진이나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으로 추억에 잠겨보고 싶다면 이 카메라를 주목해야 한다. 총 16종의 아트 필터에 새롭게 추가된 ‘인스턴트 필름(Instant Film)’ 필터는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의 느낌을 강조해 추가적인 보정 없이도 감성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Wi-Fi와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편리한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한다. 특히, 후면 LCD 모니터에 새로 추가된 ‘공유 명령(Share Order)’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꺼졌을 때 앞서 선택된 파일들이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전송돼 언제든지 추억에 잠길 수 있다. 더불어 1610만 화소 Live MOS 센서로 향상된 화질과 해상도를 지원한다. 올림푸스의 최신 화상 처리 엔진인 트루픽 VIII은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적은 깨끗한 화질을 제공한다. 강력한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셔터 스피드 3.5단계의 손떨림 효과를 발휘한다. 무게 332g, 가격 미정.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은 지역사회 안에서 나이 들어서도 잘 사는 데(aging-in-place) 초점을 두고 개발된 시니어 주택 대안 중 하나다.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현대 코하우징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돼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으로 전파됐다.
시니어 코하우징은 널찍한 커먼하우스(common house, 공동생활시설)와 소규모 개인 주택(private dwelling)으로 구성돼 커뮤니티의 이념을 존중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준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주민들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며 동년배에게 시니어 코하우징을 추천할 정도로 전반적인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① 다른 시니어 주택 대안보다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적정 가격의 주택 제공
② 주민의 프라이버시와 공동생활 이익추구를 혼합한 주거 유형
③ 은퇴 후 시니어가 가진 유휴 인적자원과 사회 경험 활용
④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면서 가능한 한 노인 부양시설의 입주를 늦출 수 있어 노인 부양에 드는 사회적 비용 지출 감소
⑤ 동년배끼리 생활하며 정서적 지원과 상호 부양을 통해 노후생활의 질 향상
시니어 코하우징에 입주하려면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하고, 함께 거주하는 자녀가 없는 부부 또는 독신 노인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들어가서 거주하게 될 주민이 주체가 되어 그룹을 형성한 뒤 지방정부, 건축가, 은행 등과 협조해 설립하는 형태를 띤다. 코하우징 주민은 연금 수입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며 이웃 간 상호 부양과 사회적 교류를 통해 인지기능을 활성화한다. 국내에서 눈여겨볼 만한 스칸디나비아 시니어 코하우징 두 곳을 소개한다.
◇ 크레아티브 시니어보(Det Kreative Seniorbo)
위치 덴마크 오덴세 입주 연도 1992 건물 유형 단층 연립주택 주택 수 12개 주민 수 18명
성공적인 시니어 코하우징 사례로 손꼽히는 덴마크 크레아티브 시니어보는 설립 이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줄지어 발걸음하는 곳이다. 오덴세 중심지에서 멀지 않고 식품점, 학교, 우체국, 주택가, 버스정류장 등이 매우 가까워 접근이 용이하다. 부지 전체 면적은 3000㎡, 건물면적은 980㎡으로 이 중 주택면적이 850㎡, 커먼하우스가 131㎡를 차지한다. 12채의 단층 연립주택이 커먼하우스를 둘러싼 환경이 특징이다. 이 중 5채의 개인 주택은 현관문을 열면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곧장 커먼하우스로 이어진다. 나머지 주택 7채는 중정을 둘러싸고 배치돼 커먼하우스가 아닌 중정을 통해 출입할 수 있다.
주택마다 거실과 연결된 개인 정원과 개인 창고에는 건물이 별도로 지어져 있다. 개인 주택은 부엌과 2~3개의 방이 있는 58~82㎡ 규모로 면적은 크지 않지만, 천장이 높아 거실에 로프트(loft, 다락)를 설치해 공부방, 침실 또는 손주가 방문했을 때 놀이방 등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부엌, 식당 겸 회의실, 취미작업실, 세탁실, 손님방 등이 마련된 크레아티브 시니어보의 커먼하우스는 주택에서 접근이 쉬워 주민들이 부담 없이 자주 모인다. 이곳 주민들은 공동 취미활동을 자주 하는데, 여자들은 공동거실 취미실에서 바느질이나 퀼팅을 하고 남자들은 중정 목공실에서 목공예를 하거나 기계를 수리하곤 한다.
◇ 패르드크내팬(Fardknappen)
위치 스웨덴 스톡홀름 입주 연도 1990 건물 유형 7층 아파트 주택 수 43개 주민 수 50명
패르드크내팬은 지방정부 공영임대아파트 형태로, 몇 명의 중년 여성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들에겐 두 가지 큰 고민이 있었다. 중·노년기 사람들이 편한 환경에서 가까이 살면서 서로 돕고, 사회적 접촉을 많이 하며, 정부의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자립적으로 살 방법은 무엇일까? 자녀들이 독립하고 ‘빈 둥지(empty nest)’가 되었을 때, 넓은 아파트를 아이가 있는 젊은 가족에게 물려준 뒤 이주할 주택을 어떻게 디자인할까?
그들은 1987년 코하우징 조합을 결성하고 2년간 공동체 이념에 대한 오랜 논의를 거쳐 주민의 비전에 맞는 건물을 완성했다. 패르드크내팬은 37~75㎡의 개인 아파트 43개(부엌과 1~3개의 방)와 400㎡의 커먼하우스로 구성돼 있다. 개인 아파트는 일반 주택에 비해 좁지만 커먼하우스가 넓어 손님 접대와 파티를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주 5일 이뤄지는 공동식사는 ‘코하우징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핵심적인 공동활동이다. 순번대로 돌아가는 취사당번은 의무이지만 식사는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원할 때만 식사시간에 참여하면 된다. 이곳 주민이라면 누구나 6주에 한 번씩 취사와 청소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커먼하우스 청소, 정원관리 등을 수행한다. 주민들이 청소와 단순 유지관리 등을 하면 주택 회사가 이러한 활동에 대한 비용을 조합에 되돌려주는 형태다.
커먼하우스에는 TV가 있는 독서실, 컴퓨터실, 세탁실, 공동식당, 부엌, 목공실, 식당에서 곧장 나갈 수 있는 정원이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와 커먼하우스의 임대료를 아파트 면적 비율에 따라 산정해 지불한다. 임대료에는 건물유지비,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의 수선충당금이 포함된다. 평균적인 아파트 임대료로 넓고 다양한 공동시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형 코하우징은 어떻게?
우리나라도 은퇴 후 자녀로부터 독립해 부부 또는 독신으로 지낼 새로운 주택 대안을 강구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주택 대안으로 시니어 코하우징 운동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코하우징과 유사한 국내 동호인 주택을 살펴보면 대부분 부동산이 개인 소유이고 대지와 주택난이 극심한 한국의 특성상 개인 주택 공간을 최소화하고 커먼하우스 면적에 투자하는 것을 재산상의 불이익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주민 간 의견 차를 심화시켜 공동체 생활의 와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개인 소유의 코하우징을 계획한다면 주민 스스로 생활의 질과 물질적 이익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추구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미 시행했던 것처럼 비교적 재산권 갈등이 적은 공공임대주택 분야에 주거복지 차원에서 시니어 코하우징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 준비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1~2개 동을 우선으로 시니어 코하우징으로 개발해 보급한다면 코하우징이라는 새로운 주거 대안을 홍보하고 지원해주는 방안이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성공적일 때, 점차 민영주택 단지에서도 임대 또는 분양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다. 또는 근래 지자체에서 노후한 다세대주택을 구입해 개조 후 저소득층 가구에 임대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 중 몇 개를 시니어 코하우징으로 개조하는 시도도 신축 건물을 설립하는 것보다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서울시 주체로 시작된 공동체주택(코하우징, 셰어하우징) 보급사업을 통해 개인 토지를 가진 협동주택은 물론, 시에서 소유한 토지를 시중보다 싸게 40년간 임대해 주민 스스로 주택을 짓도록 토지임대부 공동체주택을 보급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머지않아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동체주택 개발을 수월하게 하는 다양한 지원책이 생겨 시니어 코하우징을 포함한 다양한 코하우징 개발이 시도되길 기대한다.
최정신 >>
가톨릭대학교 소비자 주거학 전공, 명예교수. 스웨덴 샬머스 공과대학교 명예공학박사. 저서 ‘굿모론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아의 시니어 코하우징’, ‘코하우징 공동체’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