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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무(無) 흙수저’로 꽉 찬 운을 뜨다
- 눈을 감고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오톨도톨한 점자혼용 명함을 손끝으로 더듬어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상생 염원을 담은 정 이사장의 평생 화두 ‘동반성장’ 의지가 명함에도 아로새겨져 있다. 그의 일생은 동반성장이란 궤적을 따라 굵고 길게 이어지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의 ‘동반성장연구소’에서 그를 만나 참 좋은 시절, 그때는 그랬지 추억 속 이야기를 꺼내본다. 운이 꽉 찬 아이, 그래서 운찬이지 ‘정운찬’, 이름을 짓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 녀석 운이 꽉 찬 놈이구먼. 사주가 이렇게 좋은데 이름이 뭐 그리 대수라고 식전 걸음을 하셨나? 세상 나올 때부터 운을 가득 차고 나온 놈이니 이름은 운찬이지.” 충남 공주가 고향이지만 7식구가 상경, 도시빈민으로 동숭동 언덕배기 단칸방에서 살았다. 식구마다 칼잠에, 한 사람은 앉아서 자야 할 만큼 방은 비좁았다. 11남매 중 살아남은 5남매의 막내, 그나마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으니 대박 운과는 애초 거리가 멀었다. 하기야 그는 태아 적 자궁이란 방마저 허락되지 않을 뻔했으니 세상 빛을 본 자체가 운이 좋았다고 할지. 당장 밥 한 숟가락이 절실했던 곤궁한 살림에 입 하나 더 느는 것이 무서워 어머니는 독한 약초를 진하게 달여 마셨다. 그런데 하필 그게 시궁창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익모초(益母草)였으니, 이름 그대로 산모와 태아를 ‘이롭게’ 하여 노산임에도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그로서는 기가 막힌 첫 운이었다. 그러나 27세 결혼 때까지 운찬은 여전히 ‘5무(無)의 흙수저’로 ‘운 찬’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키가 크나, 인물이 좋나, 부모가 있나, 돈이 있나, 장래가 있나.” 예비 장인 장모의 평가는 가혹했다. 그러나 타고난 운은 그를 저버리지 않아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컬럼비아대 교수, 서울대 총장, 대한민국 국무총리, 동반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 KBO 총재 등 올해 74세에 이를 때까지 그의 운은 숨 가쁘게 펼쳐졌다. 물론 그에게 운이란 성실성, 정직성과 같은 뜻, 다른 말이다. 어떤 학생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가르치든 대학에 맡겨야 ▶서울대 총장 시절 / 2002. 7 ~ 2006. 7 서울대를 없애려던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학교를 지킨 것을 비롯, 학원자율화 및 지역균형선발제, 소수정예화 정책을 폈다. “대학에는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어떤 학생을 어떤 식으로 선발하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든 전적으로 대학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뜻이지요. 지역 균형을 위해서는 전국 1700개 고교에서 최대 3명씩 추천받아 그중 1200명을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제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서울대 정원을 4000명에서 3000명으로 줄여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자 했다. 도쿄대나 베이징대학이 3000명대, 하버드대는 1600명대, 프린스턴대·예일대·컬럼비아대는 1300명대인 것을 감안하면 대학 수준이 양질의 교육과 비례하는 것은 자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밖에 기초교육 강화를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여 재학생들이 여유 있게 진로를 모색토록 했고, 대학 내 건물 증설보다 연구비 후원에 중점을 두었다. 삼성, 웅진 등에서 현금으로 1600억 원을 지원받아 그 가운데 100억 원을 자연과학대에 투입, 생명과학부에서 탁월한 인재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삼성의 도움이 커서 현금으로만 500억 원을 지원받았다. 한편 총장 공관을 부수고 그 자리에 교수 아파트를 증설하여 250여 세대에 삶의 터전을 보급했다. 그 일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칭찬을 받았다고 웃으며 회고했다. 세종시 총리 “한 나라에 행정부가 둘로 나뉠 수는 없다” ▶국무총리 시절 / 2009. 9 ~ 2010. 8 그가 국무총리가 된다고 했을 때 서울대 관계자들은 실망했다. 옛말로 하자면 총장은 대제학이고 총리는 영의정인데 자고로 대제학이 더 품위 있는 자리가 아니냐며. 그깟 총리가 뭐라고, 그것도 시시하게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하냐며. “당시 광우병 사태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탕평책의 일환으로 제가 발탁된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신도 서민 출신이고 나도 서민 출신이니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마음을 움직였죠. 경제, 사회 양극화 완화 기회가 아닌가. 어려운 사람 사정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었던 거죠.” 양극화 완화, 경색된 남북관계 유연화라는 나름의 청사진을 품었지만 취임 6개월 만인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남북관계는 곧바로 얼어붙었고, 설상가상 세종시 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임기 시작도 전에 ‘세종시 총리’로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반쪽 행정수도 세종시는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 한 나라의 행정부가 둘로 나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대신 세종시를 기업도시, 문화도시, 과학도시화하자고 제안했으나 수도의 꿈에 부풀었던 지역민의 반대는 거셌다. 공주 출신인 총리가 되레 고향 발전을 저지한다며 ‘매향노’란 소리마저 들었다. “그 당시 매 주말마다 15차례 이상 방문하여 지역 대표들을 설득하고, 삼성·롯데·한화·웅진 등에서 기업도시 투자 명목으로 4조5000억 원을 약속받았어요. 그런데 그 안 자체가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세종시 구상은 끝내 무산됐죠. 반대파한테서 차기 대권 노림수라는 오해까지 받으며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1년 만에 총리를 그만두게 된 거죠. 제 성정이 모질지 못하고, 무엇보다 정파적 언어를 이해 못 했던 데다 정치적 센스도 부족했다고 봅니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2010년 5월, 한 중견기업인이 찾아왔다. 연 매출이 7000억~8000억 원 되는데, 대뜸 이민을 가겠단다. 납품가 후려치기를 더는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사유였다.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 길로 대통령을 만났다. “중견기업인이 이민 가겠다고 하니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오죽하겠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아니면 이 나라 파탄난다”고 직언했다. 그해 9월 경제인들이 청와대에 모였고, 같은 해 12월에 동반성장위원회를 설립, 발족했다. 총리직을 물러난 뒤라 그가 초대 위원장이 되었다. 코로나 무풍지대 한국 야구, 110개국에 중계방송 ▶KBO 총재 시절 / 2018. 1 ~ 2020. 12 1982년 한국에 프로야구가 생긴 이래 매년 20여 회 야구장을 찾았고, 2008년에는 야구 해설도 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된 후엔 야구계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이대호의 연봉이 25억 원인 것에 반해 무명 선수는 2700만 원에 불과해요. 연 수입이 100배 가까이 차이 나는 거죠. 어떻게든 올려보려고 애쓴 결과 3000만 원으로 타결되어 미약하나마 선수 간 연봉 격차를 좁힐 수 있었지요.” 각 팀 간의 원활한 선수 교류를 위해 자유계약제를 개선하는 등 구단과 구단 간의 동반성장에도 주력했다. 세계야구연맹 총재와 미국, 일본, 대만, 호주의 커미셔너(총재)를 자주 만나 국제화에도 기여했다. 코로나 시대 최대 성과는 720회 전 게임을 다 치렀다는 것과 게임 기간 중 1군 선수 가운데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 프로 스포츠에서 유일한 경우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자국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자 미국의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이 전 세계 110여 개국에 한국 야구를 중계한 것도 뜻밖의 수확이었다. 임기 동안 2018년 아시아야구대회 우승, 2019년 세계야구대회 준우승을 한 것도 큰 보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 6월 스코필드 박사 동상 제막식 참석차 토론토를 방문해,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시구를 한 이후, 2018년 미국 올스타 게임 때 뉴욕양키스와 뉴욕메츠 경기에서 또 한 차례 시구한 것이 큰 추억이 되었죠. 메이저리그에서 한 팀의 시구자는 연 10명 정도라 제가 운이 좋았던 거죠. 여담이지만 역대 KBO 총재 중 경비원, 미화원들과 함께 식사한 유일한 총재이기도 했습니다.” 약자에겐 비둘기, 강자에겐 호랑이 ▶멘토 스코필드 박사와 조순 교수 캐나다인이면서 3.1운동 민족대표 34인으로 불리는 스코필드 박사와의 만남은 그에게 신의 선물과도 같았다.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부임한 후 1970년 국립현충원에 묻히기까지 한국의 가난한 학생들과 고아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했다. “스코필드 박사님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제게는 아버지 그 이상인 분이셨죠. 중학교 때까지 재정적 지원을 해주셨고 저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셨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입주 가정교사로 학비를 벌면서 약자에겐 비둘기처럼 자애롭고 강자에겐 호랑이 같은 기개를 보여주신 박사님을 본받고자 했습니다. 제가 평생 추구해온 동반성장의 모본이 되신 거지요.” 그의 인생에 또 다른 멘토는 조순 교수. 조 교수는 한국 대학이 반정부 데모로 어수선했던 1960년대 후반에 경제학에 대한 그의 흥미를 북돋웠고, 미국 유학길도 열어줬다. 모교 강단에 섰을 때도 그의 옆에는 조 교수가 있었고, 반대가 극심했던 결혼도 조 교수가 중간에서 부드럽게 풀어준 덕에 성사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 동반성장이 해법이다 ▶48년 해로한 캠퍼스 커플 아내와 가족 간 동반성장도 “2012년 동반성장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9년째 그 해법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76차례 현장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뿐 아니라 빈부 간, 도농 간, 지역 간, 남녀 간, 세대 간 등 사회 전반에 적용돼야 하는 희망의 가치입니다. 코로나 이후 저성장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테죠. 지금도 재택근무자들은 또박또박 월급을 받는 반면 일용직이나 자영업자들은 고통에 내몰리고 있지 않습니까. 코로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는 동반성장으로 가야 합니다.” 한편 가족은 어떤 동반성장을 해왔을까. “아버지는 어린 제게도 반말을 안 하셨어요. ‘~ 하게, ~는 아니네’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어머니는 저를 핥으실 정도로 아껴주셨죠. 가난했지만 사랑을 흠뻑 받고 자라서 저도 제 아이들을 민주적으로 대합니다. 48년째 ‘동반성장’을 하고 있는 서울대 미대 출신의 아내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는데,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존중하며 키웠습니다. ‘아빠찬스’를 쓴 적도 물론 없고요. 아들과 딸이 아버지, 어머니를 존경한다고 하니 이만하면 가정 내 동반성장도 이룬 것 아닌가요?” ‘신아연 작가와 나누는 참 좋은 시절’ 다음 호에는 서울신문사 발행인, 한국일보사 일간스포츠 사장, 국민일보 대표이사, 경향미디어그룹 회장 등을 거치고, 한국추리작가협회장을 지내며 400여 편의 장편 및 중단편소설을 낸 베테랑 신문인이자 소설가 이상우 씨를 만납니다.
- 2021-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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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 예뻐도 손목·허리 아프다면 이것 조심하세요
- 자녀를 둔 젊은 부부 상당수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남보다 가까운 가족에게 자녀를 맡기는 경향이 높다. 그러다보니 바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일은 주로 조부모인 시니어의 몫이 된다.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기는 가구는 2019년 기준 250만 가구에 달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지만 육아를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어린 손주를 돌보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다 보면 손목과 허리,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미 약해진 관절에 많은 무리가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립국어원은 여기에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한데 묶어 ‘손주병’이라고 이름 붙인 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는 일주일에 47시간을 일한다. 주 40시간 일하는 일반 직장인보다 더 오래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다보니 어느새 손목터널증후군, 관절염,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병이 조부모를 찾아온다. 손주를 돌보다보면 몸과 마음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 자주 풀어야 손주병은 조부모의 손목 관절부터 위협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이름과 달리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저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5060 여성일 정도로 시니어 여성에게 위협적인 질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손목 터널 자체가 좁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손이 잘 붓고 뼈와 근육이 약해져 발생 확률이 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을 자주 주무르거나 엄지와 검지, 중지가 자주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할수록 증세가 악화돼 자다가 잠에서 깰 정도로 손이 저리고 손가락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윤종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아이 들기, 안아주기, 기저귀 갈기, 설거지, 청소 등 어렵지 않아 보이는 일들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일상적으로 손가락과 손목을 굽히는데 사용하는 힘줄들 사이에 있는 정중신경이 심하게 눌리면서 손저림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윤 교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손저림이 사라질 때까지 손과 손목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따뜻한 찜질이나 손목과 어깨의 이완운동도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인 만큼, 중간중간 일을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를 자주 풀어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으로 허리 근육 풀어 척추관협착증 완화 황혼 육아를 도맡은 시니어의 허리는 쉴 날이 없다. 아이가 운다고 서둘러 안고 달래고 씻기다 보면, 이미 노화가 진행된 근육과 관절 등에 무리한 하중과 압력이 가해진다. 손주를 돌보다 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시니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니어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연 평균 7만 명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66만 명에 달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 발병 요인인 질병이다. 하지만 아이를 안아주고 업어주면서 오래 서있으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다리저림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등이 좁아져 허리 통증을 느끼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넓은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면 증상이 없어진다는 게 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완화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차이점이다. 30분 이상 걸었을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엉덩이가 빠질 듯 아프거나 바로 누워 자는 것이 불편해 새우잠을 자는 경우에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종현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에 걸리면 오래 걸을 때 다리저림이 발생한다. 오래 서있거나 걷지 말고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라며 "허리 주변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는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2021-07-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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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피해 실내로…7월의 문화 소식
- ● Exhibition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환경보호가 전 세계의 과제로 당면한 가운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가 열렸다. 모든 생태계의 집인 지구, 인간이 거주하는 건축물, 새와 곤충의 서식지 등 세 개의 집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 그 안에서 벌어진 참혹한 환경오염을 이야기한다. 이상 기후로 집단 고사한 침엽수, 아사한 동물, 남·북극의 해빙 등 죽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실제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 등으로 선보이며, 아파트를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산 및 폐기되는 사물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전시실뿐 아니라 마당, 로비, 건물 외벽 등 여러 곳을 전시 장소로 활용해 미술관 전체를 인간을 둘러싼 환경처럼 보이도록 했으며, 특히 옥상에는 서식지를 잃은 새와 곤충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전시 일정과 무관하게 올가을까지 남겨둔다. 기후위기에 대한 전시지만 그 자체가 탄소 배출 행위라는 모순을 고려해,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생활화했다. 배우 박진희가 국문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나무 인형의 비밀 - 체코 마리오네트 일정 8월 29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 국가 체코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체코의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협력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인형극을 중심으로 156점의 인형과 무대 배경, 실황 영상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18세기 유랑극단에서 출발한 체코 인형극은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 도시 간 소식을 전달하며 민족의식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시는 이 같은 기원을 시작으로 인형극 부흥기를 맞은 20세기 초중반, 다양한 인형극장이 탄생한 20세기 후반까지 인형극의 발전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살펴본다. 또한 단순히 역사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존을 마련해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체코에서 직접 공수해온 마리오네트 인형과 손가락 인형, 음향 장비 등을 통해 인형극을 재현해볼 수 있으며, 유랑극단이 타고 다니던 마차에 들어가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된 손주와 함께 방문하면 더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Book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 (박경이 저·도트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용감하게 오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산 등반가다. 이들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자르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산을 오르는 이유가 궁금해질 때도 있다. ‘왜 산을 오르는가?’ 어쩌면 산을 사랑하는 모든 산악인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여성 산악가 박경이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삶으로 대신한다. 에세이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는 고산 등반가의 삶과 철학을 저자가 ‘죽음의 지대’ 히말라야 고산에 직접 오르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로 현장감 넘치게 풀어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자기 존재의 참된 의미를 사유하고, 자신을 포함해 편견과 차별이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했던 세계 여러 여성 산악인의 고충을 담담히 반추한다. 책은 단순히 감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산 등반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흥미롭게 알려준다. 셰르파와 루트 개척, 베이스캠프 생활 등 기본 상식부터 트레킹 준비물, 고산병 극복 방법 등 실전에 필요한 정보까지 한데 담아 등반 의욕을 고취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죽으러 산에 가지는 않지만 죽을 걸 알면서도 산을 오른다”는 많은 고산 등반가의 마음을 대변한다. 관중도 심판도 없지만 반칙하지 않고 정직하게 산을 오르는 이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서문에서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풀린다. 등산의 진정한 묘미는 정상이란 결과보다 자신을 믿으며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생이란 산을 탈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이다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앤드) ‘풀꽃시인’ 나태주가 한국 시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역작을 갈무리해 엮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국민 시 ‘엄마야 누나야’부터 조지훈의 희귀 시 ‘병에게’까지 총 125편이 담겼다. ◇킵 샤프 (산제이 굽타 저·니들북)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을 총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뇌에 관한 오해와 진실, 구체적인 12주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는 뇌 건강 영역을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한기봉 저·디오네) 평생 세상을 뾰족하게 바라보았던 언론인 출신 저자가 평범한 중년으로 돌아와 세상살이의 단상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짧지만 강렬한 60여 개의 글이 또래 독자에게 위로를 전한다. ●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7월 13일~10월 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등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지컬로 다시 돌아온다. 올 7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때 고귀한 신분이었지만, 각종 오명 속에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삶을 통해 진실과 정의의 의미를 조명한다.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혁명을 선도했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오리지널 버전과 달리, 한국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에 비중을 실어 두 여인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특히 당대 부의 상징이었던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빈민가 마레지구를 무대 위에 재현해 계급 간 갈등 구조를 명확히 그려낸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귀부인 드레스와 다채로운 가발도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 친숙한 사건을 위주로 재해석해 공감대를 더한다. ◇렁스 일정 9월 5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연출 박소영 출연 이동하, 성두섭, 오의식, 이진희, 류현경, 정인지 등 매 순간 선한 의도로 행동하기 위해 고민하는 한 연인이 사랑, 환경, 출산 등의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좋은 사람’의 정의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환경을 위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남자의 정답 없는 갈등이 진정한 ‘선’(善)의 의미를 묻는다. 특별한 장치 없이 두 배우의 대화로만 이어지는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비틀쥬스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알렉스 팀버스 출연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김지우, 유리아 등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2019년 현지 초연 이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황당한 사고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의 신혼집에 이사 온 한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와 합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중부양을 하는 캐릭터와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등 마술 같은 연출이 놀이공원에 온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 2021-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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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퍼도, 슬프지 않아도 괜찮다”
- 죽음은 떠나는 이의 생애 마지막 과제이기도 하지만, 남겨진 이가 견뎌야 할 무게이기도 하다. 특히 배우자와의 사별은 몸의 반쪽을 떼어낸 듯한 슬픔을 초래한다. 사랑하는 남편 또는 아내의 부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천상재회’의 가사처럼 꿈에서도 그리워하며 울어야 할까,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의 화자처럼 점잖이 보내주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그저 장마처럼 퍼붓던 슬픔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반려자의 몫까지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는 것밖에. “아내가 죽었는데 괴롭거나 속상하지가 않습니다.” 한순간에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자가 있다. 홀로 살아남아 병원에 도착한 그는 불과 10분 전 아내를 잃었음에도 평온한 얼굴로 자판기에서 초콜릿을 뽑는다. 그러나 자판기는 삐걱대며 말을 듣지 않고, 돈을 잃은 그는 집에 돌아가 자판기 회사에 항의 편지를 쓴다. 고장 난 자판기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아내가 죽었는데 왜 눈물 한 방울조차 나지 않는 것인지, 아내의 환영이 수시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의식의 흐름을 따라 알 수 없는 마음을 토해낸다. 상실을 다룬 영화 ‘데몰리션’은 아내와 사별 후 감정이 고장 나버린 남자가 한 통의 편지를 계기로 자판기 회사 직원 캐런을 만나 자신의 진짜 내면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의 상황을 굴곡 없이 보여주다 마침내 ‘슬픔’을 느낄 때 마무리된다. 그에게 슬픔은 극복해야 할 시련이 아닌, 새 삶을 위해 마주 봐야 하는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슬픔의 모양은 같지 않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을 가져다준다. 모든 이별은 고통스럽지만, 특히 배우자와 사별한 이들은 극한의 괴로움과 상실감을 느낀다. 때로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는 ‘상심증후군’을 앓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의 심리학자 토머스 홈스와 리처드 라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가까운 친구의 죽음(36점), 가족이나 친지의 죽음(63점), 이혼(73점)보다도 배우자 사망(100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준석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연구원은 “사별 경험은 대개 충격과 마비, 그리움과 분노 등을 거쳐 심한 무기력과 우울감을 초래한다”며 “특히 시니어의 사별은 생애 주기 마지막 단계에서 겪는 이별이라는 점에서 죽음에 대한 무력감과 공포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사별자가 같은 단계를 밟아나가며 동일한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는 이가 있는 반면, ‘데몰리션’의 주인공처럼 공허한 감정이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경우도 있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센터를 찾아왔다. 슬퍼하는 모습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죽음에 어리둥절하고 무감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사별 후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이 아니다. 눈물에도 총량의 법칙이 있어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억울하고 섭섭한 것도 당연하다. 모두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라며 “다만 2개월 정도 지나도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그래도 계속되는 삶을 위해 사별의 슬픔을 극복하는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마주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전 생활로 돌아가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사별 경험자들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특히 어려워한다. 집 안 곳곳, 생활 면면에 배우자의 흔적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사별 전의 일상으로 80% 정도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지만, 회복이 어렵다면 시공간을 재배치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재배치’란 생활과 환경을 사별 전과 다르게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리모델링, 이사 등으로 공간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다. 단 지나치게 먼 곳으로 떠날 경우 낯선 환경에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니 평소 잘 알던 동네나 근거리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 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니어라면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워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의무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무기력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 주 2회 정도 규칙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경우 주변인의 반응으로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속감에서 비롯된 안정과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떠난 이의 몫까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양 연구원은 “우리의 삶이 상실과 사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별 후에도 계속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상황에서도 이따금 삶에는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온다. 그것이 삶의 신비다”라고 말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과 모임 서울어르신상담센터 ▶ 사별로 인한 상실, 우울감 등 생활 속 문제를 겪고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무료 상담을 진행한다. 내방 상담, 전화 상담, 온라인 상담 등 방식이 다양하다. 온라인 홈페이지 ‘상담신청예약’ 게시판에 상담 유형을 선택 후 글을 남기면 담당자의 회신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 ‘마음건강 테스트’를 통해 가벼운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건강가정지원센터 ▶ 전국 207개의 지역 센터를 운영하며, 생애주기에 따라 발생하는 가족 내 다양한 문제와 갈등, 심리적 외상 등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거주 중인 시·도와 지역구를 선택하면 지역센터 사이트로 이동한다. 해당 홈페이지 ‘사이버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사별 카페 ▶ 사별자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이다. 전문가와의 상담도 좋지만, 인터넷 사별 카페 회원들과 위로를 주고받으며 아픔을 공유하는 것도 슬픔을 덜어내는 방법 중 하나다.
- 2021-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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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치’ 한 번으로 받아보는 맞춤형 화장품
-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나이가 들면 주름, 기미, 탄력 등 깊어지는 피부 고민에 사용하는 화장품 개수가 점점 늘어난다. 스킨, 에센스, 로션, 아이크림, 수분크림, 영양크림 등 일일이 세기도 숨차다. 하지만 각종 기능을 보완하는 화장품을 써봐도 피부는 나아질 기미 없이 또 다른 골칫거리를 만들어낸다. 시니어라면 공감할 이야기다. 화장품 구독 서비스 톤28의 정마리아 대표는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비싸고 좋은 화장품’이 아닌 ‘맞춤형 화장품’이라고 말한다. 화장품 구독 서비스 ‘톤28’ “처음에는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화장품이야말로 ‘1인 1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2017년 선보인 톤28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절기의 특성을 반영해 28일 주기로 맞춤형 화장품을 정기 배송한다. 구독을 신청하면 전문 뷰티 컨설턴트가 신청자 거주 지역을 방문해 기계로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개인에게 필요한 성분만 담아 매월 하나뿐인 화장품을 만든다. 단순히 연령이나 피부 타입 등 타깃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담 피부관리사처럼 개인별로 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정 대표는 “개개인의 피부 측정값과 기후 정보 등 수년간 모아온 데이터로 제조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었다”며 “개발팀이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데이터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톤28은 계절과 기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피부 상태에 주목해 화장품의 내용물을 설계한다. 이를테면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 6월은 높아진 피부 온도를 낮추고 자외선 반응에 대한 진정 기능을 더한다. 정 대표는 “겨울에 쓰던 크림을 여름에 바르면 무겁게 느껴져 버리게 되지 않냐”며 “‘피부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피부는 유전적 요인이 30%에 불과하고 70%는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피부 상태를 수시로 진단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성분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독자가 받아보는 화장품의 성분 함량이 매월 미세하게 달라지는 이유다. 피부 부위별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것도 톤28만의 차별 전략이다. 가령 이마와 코(T존)가 기름지고 하관(U존)이 건조한 구독자는 두 부위에 바르는 화장품이 다르다. 또 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O존)과 입가(N존)는 그에 걸맞은 성분을 담는다. 여러 제품을 덧바를 필요 없이 최대 4개의 화장품만으로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정 대표는 “스킨케어 단계가 지나치게 많아 영양 과다로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처음에는 제품을 부위별로 사용하다 피부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원 타입’을 쓰게 된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으로 처방이 이뤄지는 만큼 서비스의 가격대는 만만치 않다. 1부위 기준 ‘스탠다드’는 월 3만9000원, 고가의 성분이 추가된 ‘프리미엄’은 월 10만 원이다. 얼굴 네 군데를 모두 프리미엄으로 관리받으려면 매달 40만 원씩 지출해야 한다. 서비스 특성상 시니어의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도 있다. 정 대표는 “자녀 추천 등으로 구독한 중장년층은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신청 방식이 복잡하다 보니 신규 시니어 고객의 유입률은 낮다”며 “비용과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비대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개인이 앱을 통해 피부 상태를 측정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결과를 진단하고 맞춤형 성분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집에서 터치 한 번으로 매일 아침 먹을거리를 주문하듯 화장품도 신선하고 저렴하게 구독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비대면 서비스가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비건’을 택한 이유 톤28은 영국의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원료로만 화장품을 만든다. 또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비중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종이 패키지에 담아 배송한다. 화장품을 종이에 담는다는 것은 꽤 과감한 도전인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행동에 나선 이유를 물었다. Q. 천연 성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창업 전에 화장품 성분을 개발하는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각종 화장품을 테스트하다 보니 화학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화장품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친환경 성분에 주목하게 됐다. Q. 종이 패키지 개발 계기?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용기만 녹색으로 물들이고 도색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기업을 보며 안타까웠다. 용기에 치중하기보다는 내용물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톤28 내에서 화장품을 ‘바를 거리’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우유팩이었다. 종이에 담긴 우유처럼 화장품도 신선하게 배송해보자는 취지에서 패키지를 개발하게 됐다. Q.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 스타트업이다 보니 비용 면에서 쉽지 않았다. 또 내용물이 터질 경우 불량률, 로스율을 제조업체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응해주는 거래처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중 현 거래처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준 덕분에 500번의 테스트를 거쳐 개발을 진행했고, 한국환경공단의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4년간 내용물이 터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Q. 친환경을 지향하는 이유? 개개인의 외모만 가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환경까지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미(美)를 지향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톤28이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 2021-06-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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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인센티브, 어디까지 알아보셨나요?
- 경남 고성군은 매월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준다. 울산시와 대구시는 경품으로 건강검진권을 제공한다. 전남은 해남을 방문한 여행객에게 1인당 5만 원 여행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혜택은 어떤 사람들이 받을 수 있을까? 이들은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자를 위한 혜택이다. 7월부터 59세 이하 시니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맞는다. 6월 17일 기준 70세 이상 어르신 80%는 이미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백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부와 전국 자치단체가 앞다투어 백신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다.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치고 14일이 지난 시니어나 곧 접종을 받게 될 시니어를 위해 다양한 백신 인센티브를 소개한다. 정부 정부는 지난 5월 26일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접종자가 가족 모임 인원에서 제외되는 혜택 외에도 공공시설에서 입장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자도 해당한다. 6월부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체험프로그램 입장료는 50%, 국립생태원·국립생물자원관 입장료를 30% 할인에, 국립 자연휴양림 입장료는 면제한다.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같은 인기 문화재 관람 프로그램은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회차를 편성할 예정이다. 수도권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진행하는 자체 공연과 전시에 대해 관람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한다. 연극 ‘완벽한 타인’ 등 이미 막을 올린 공연부터 연말 ‘송년음악회’까지 자체 공연과 전시를 대상으로 10~30% 할인한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백신 인센티브는 아직 준비 중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접종 인센티브 제공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자치구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 16일 서울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할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는 백신 1차 접종자가 에버랜드를 35%, 캐리비안 베이·한국민속촌를 40% 할인된 가격으로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용인자연휴양림은 주차요금을 전액 면제하고, 노상주차장을 제외한 용인시 관내 23개 공영주차장에서도 이용료 20%를 할인한다. 경기도 수원시 소상공인들은 만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음식값과 이용요금을 할인하는 ‘백신 인센티브’ 행사를 준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만 60세 이상 수원시민은 7∼8월 두 달간 음식값과 이용요금을 업소마다 자율적으로 정한 범위 내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성남·파주·광명·안산시 역시 산하 체육·관광시설과 참여 의사를 밝힌 미용·외식업소 등에서 할인을 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는 오는 12일부터 만 65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광명동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65세 미만 접종자는 50% 할인된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광명시민은 중복할인도 받을 수 있다. 7월부터는 시민회관 기획공연 20% 감면, 기형도 문학관 입장객 기념품 증정, 광명극장 기획공연 우선 예약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강원도 강원도는 어르신들의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접종 우수마을을 포상하고, 접종을 완료한 어르신에게 유명 인기 가수의 트로트 콘서트 관람 기회를 준다. 가족단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 해수욕장 코로나19 프리존을 운영하고, KTX 경강선 코로나19 프리존 연계 관광상품 등을 출시한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코킷리스트’) 공유 이벤트 등을 추진하기 위해 시·군 및 코레일과 협의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오죽헌시립박물관과 강릉통일공원 무료입장을 허용하고, 강릉시립예술단 공연 은 입장권을 50% 할인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무료 급식, 재가 복지 서비스 대기자 발생 시 백신 접종자를 우선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청도와 대전광역시 대전시는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각종 문화·체육시설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오월드(동물원)와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홈경기 입장료 20% 할인받을 수 있다. 충남 서천군은 백신 인센티브용 특별 관광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했다. 7월 20일부터 백신 접종을 받은 여행객에게 공짜로 시티투어를 시켜주고, 단체 여행은 인원수에 따라 10~30% 할인한다. 특별 관광 프로그램 중 농촌 관광 프로그램에는 차량을 지원하는 등의 혜택과 관광기념품도 준비돼 있다. 전라도 전라북도에서는 일찌감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전북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북 투어 패스’를 ‘1+1’ 체제로 특별판매한다. 투어 패스 카드 한 장으로 도내 모든 시·군의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주요 관광지에 입장 가능하며, 맛집·숙박·체험시설·주차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전북 진안군은 진안 군민에게 국민체육센터 입장료 80%와 골프연습장이용료 50%를 각각 할인한다. 전라북도 무주군 반디랜드 곤충박물관과 천문과학관, 부안군 청자 등은 입장료의 절반을 깎아준다. 전라북도 순창군 강천산군립공원과 전라북도 익산시 보석박물관은 아예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이 외에도 순창군은 8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 교통편과 체험·숙박비를 지원한다. 또 올해부터는 8명 이상 단체 관광객 익산역·남원역·광주송정역·순천역·광주공항 등 기차역과 공항까지 ‘힐링투어 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세버스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는 버스비 일부도 지원한다. 그 외 올해 처음으로 전주 한옥마을과 순창 강천산을 연계하는 ‘시티투어 버스’ 운영, 4명의 소규모 관광객에게는 1일 체험비 최대 1만 원, 숙박비 1인당 1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전라북도 군산시는 7월부터 소상공인지원과 기간제 근로자 채용 시 접종자에게 가점을 준다. 평생학습관 프로그램 수강료도 할인 또는 면제해준다. 전라남도 여수시는 농기계 임대료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사회복지시설 내 노래교실 운영을 허용한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여행사와 함께 ‘백신 안심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7∼8월 동안 1박 2일 이상 해남을 찾는 접종 완료 관광객에게 1인당 5만 원의 특별 인센티브를 지원해, 기존 19~20만 원인 여행상품을 5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경상도와 주변 광역시 울산시의회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울산시민들에게 17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5차례 추첨을 통해 135명에게 건강검진권을 제공한다. 경품 참여 병원은 울산대병원, 동강병원, 중앙병원, 울산병원 등 13곳이다. 울산박물관은 오는 24일과 다음 달 1일 두 차례 진행하는 ‘제18회 전통문화 체험교실’에 백신 접종자만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대구시는 백신 접종자에게 ‘건강검진권’ 등 경품을 선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지난 8일부터 성인 기준 3000원인 상설전시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접종 확인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무료입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시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관람에 이어 영화의 전당·문화회관 등에서도 관람료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백신을 접종한 경북도민들에게 공원 입장료를 면제한다. 엑스포대공원 상설공연인 뮤지컬 용화향도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공연 ‘인피니티 플라잉’도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백신을 맞은 국민이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경상남도 고성군은 전체 260개 마을 중 백신 사전예약률이 우수한 마을 10곳에 총 10억 원의 숙원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마을 경로당에는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100만 원 상당의 물품과 운영비를 지급한다. 또 접종을 마친 군민 중 매월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준다. 지급 대상과 방법, 형태는 군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경상남도 하동군은 옛 경전선 북천역~양보역 레일바이크와 금남면 금오산 짚 와이어 탑승자에게 이용료 50%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켄싱턴리조트와 비바체 리조트 이용자에게는 이번 달부터 향후 3개월간 숙박료 30%를 깎아준다. 이 외에 불교계가 제공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할인 혜택도 있다. 6월부터 전국 135개 사찰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참가비에서 2만 원을 할인한다. 접종자 당사자에 한해 선착순 1만 명에게 혜택이 제공된다.
- 2021-06-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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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현역] 유흥식 대주교, 사상 한국인 첫 교황청 장관 임명
-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70) 주교가 바티칸 교황청의 장관에 임명됐다. 교황청에 한국인 성직자 장관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0대 시니어도 현역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준 사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현지시간) 바티칸 시국에서 유흥식 라자로 주교를 교황청 고위직인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하고, 대주교 칭호를 부여했다. 교황청 성직자성은 세계에서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 업무를 관장하는 부처다. 신부의 사목 활동을 감독·심의하고, 신학교 관할권도 갖는다. 유흥식 대주교가 맡게 될 성직자성 장관은 교황, 국무원장 등으로 구성되는 교황청 행정 10위권 안에 포함되는 핵심 보직이다.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유 대주교에 따르면 이번 임명은 이탈리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추기경이나 대교구의 대주교가 아닌, 극동의 주교가 유서 깊고 영향력 있는 부서 장관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유 대주교는 대전교구 홈페이지에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전하는 서한’을 올려 지난 4월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당시 교황에게서 장관 제안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장관 제안을 받고 당황해하는 그에게 교황은 “교황청에는 아프리카 출신 장관은 두 분인데 아시아 출신 장관은 한 분뿐”이라며 “유 주교는 세계 보편교회에 매우 중요한 아시아 대륙 출신”이라고 설득했다. 바티칸 현지에서는 유 대주교의 장관 임명을 두고 북한이나 중국 문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유 주교는 지난 12일 세종시 대전교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북한이 교황님을 초청한다면 북한으로서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님께서도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제 자신이 교황청에 갔을 때 그러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모든 일에 참여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위상을 드높인 기쁜 소식”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오신 분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고 축하했다.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대주교는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거쳐 2003년 주교 서품을 받았다. 2005년 4월부터 지금껏 대전교구장을 맡고 있다.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소통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성직자 중 한 명이다. 2014년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충남 당진 솔뫼성지)에 교황을 초청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지난 4월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해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최양업 신부 시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이슈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흥식 대주교는 다음 달 말 교황청이 있는 로마로 출국해 8월 초부터 성직자성 장관직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장관 임기는 5년이다.
- 2021-06-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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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영업점 폐쇄...디지털 바람에 불편 커지는 시니어
-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고는 들었는데...”, “간편 결제? 모르는 새 돈 빠져나가는 거 아닌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6070 어르신들은 은행 업무를 볼 때 오프라인 영업점이 훨씬 편리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 거래 환경이 비대면으로 변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어르신들이 은행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 한숨 푹푹... 불편함 호소하는 노인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이 올해 1월부터 5개월 동안 92개 영업점(출장소 포함) 축소하거나 축소할 예정이다. 폐쇄 속도가 가장 가파른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지난해 말보다 30개(3.1%)나 줄었다. 이어 우리은행 22개(2.7%), 하나은행 17개(2.6%), 신한은행 16개(1.9%), NH농협은행 9개(0.6%) 순으로 점포 감축 폭이 컸다. 특히 은행권이 영업점 업무의 대부분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같은 비대면 채널로 처리할 수 있게 정책을 바꾸면서 주요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과 축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은행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점포 폐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리며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한다. 실제로 60대 이상은 간편 결제 같은 비대면 금융에 대한 이용률이 2030 세대보다 현저히 낮다. 2020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간편 송금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에서 60대 7.2%, 70세 이상 1.1%였다. 반면 20대는 53.5%, 30대가 42.8%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더 쉽게, 더 가깝게... 조금씩 변하는 은행 이 같은 지적에 은행들은 점포 축소에 대한 보완책으로 6070 세대가 디지털 서비스에 적응할 때까지 배려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접근성을 높여 주는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능형 자동화기기(STM)을 도입해 무인 점포나 디지털 창구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STM은 기존 금융 자동화기기(ATM)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기기로 어르신들에게 화상 상담을 통해 사용법을 알려준다. 이로써 입·출금, 체크카드 신규·재발급, 보안카드·OTP 발급, 통장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 간단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STM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디지털 데스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디지털 데스크는 '상담 신청' 버튼만 누르면 전담 직원에게 바로 연결된다. 또한 어르신들이 기계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직원이 휴대폰 화면을 함께 보고 형광펜 기능으로 클릭할 곳을 체크하며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더불어 디지털 데스크는 청약, 투자 상담도 진행하며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출력해 자료도 가져갈 수 있다. GS25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점포 구축도 논의 중이다. 금융 업무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을 시작으로 점포 내에 고객과 은행원이 비대면으로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추가로 어르신을 위한 별도 애플리케이션 ‘S뱅크 미니’도 선보였다. 최근 우리은행도 신한은행처럼 전문 직원과 화상 상담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또한 폐쇄점 직원의 일부를 통합점으로 재배치해 폐쇄점 고객에 대한 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 유관 부서와 영업점이 연계해 지역 노인정이나 주민센터를 방문, 인터넷뱅킹 이용 방법이나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공통으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은 어르신 전용 상담 전화를 운영 중이다. 전담 상담사와 더 친근하게, 느린 말과 쉬운 용어를 사용해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끔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행의 ‘몸집 줄이기’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생존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 취약 계층인 어르신들을 위해 적정 수의 점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디지털 창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고객 응대에 힘쓰는 등 ‘어르신 모시기’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 2021-06-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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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시니어 가장 높은 ‘온라인 쇼핑’ 증가율…모바일로 전환되는 시니어 소비 행태
- 최근 50대 주부 A씨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가한 오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좋아하는 B패션브랜드의 온라인 쇼핑몰을 훑는 일이다. 온라인쇼핑몰에는 철 지나고 저품질 상품들만 즐비하다고 생각해 항상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했던 A씨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이 같은 태도를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각종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에서도 만족스러운 쇼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온라인 쇼핑의 큰 장점이다. 처음에는 제품 질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믿고 사는 쇼핑몰도 여럿 생겼다. 주변 반응도 좋아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몰을 더욱 애용할 예정이다. A와 같이 시니어들의 쇼핑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크게 변하고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식이다. 실제로 여러 통계 지표에서도 시니어의 쇼핑 장소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와 신한카드가 서울 소재 74개 업종에 대한 소비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온라인 소비는 2019년에 비해 3조9000억원으로 18.4%가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소비는 7조 4000억원으로 7.5% 감소했다. 특히 50대의 온라인 소비 증가율은 22.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5060세대는 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터넷 쇼핑 이용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50대는 2016년 31.2%에서 2020년 60.2%, 60대는 2016년 12.7%에서 2020년 60.2%로 크게 증가했다. 5060세대의 월 평균 구매빈도도 1.8회에서 4회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장기화함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작한 비대면 쇼핑 형태인 온라인 쇼핑에 시니어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었다고 생각했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온라인 거래가 새로운 소비채널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시니어의 소비행태가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강한 구매력을 지닌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달 시니어 여성 패션 앱 ‘퀸잇(Queenit)’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는 총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니어 여성을 위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시니어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여성복 브랜드들 역시 앞다투어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에 나선다. ‘앤클라인(ANNE KLEIN)’은 올해 초 자체 온라인몰을 열고 라이브 판매방송을 시작했다. ‘쁘렝땅(PRENDANG)’을 운영하는 부래당 역시 올 하반기 내 자체 온라인몰 오픈을 목표로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온라인 매출을 올리는 데에 힘쓰고 있어, 시니어 패션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2021-06-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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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관의 명과 암…"제일 좋았던 곳은 프랑스 파리"
- 왕년 전성기에 누렸던 최고의 영웅담이나 에피소드. 정달호 前 대사의 외교관 그때의 시간을 되돌려본 그 시절, 우리 때는 이것까지도 해봤어. 나도 그랬어, 그랬지!! 공감을 불러일으킬 추억 속 이야기를 꺼내보는 마당입니다. 해외여행이 통제됐을 때는 여권을 받아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웠으므로 자유로이 출국하는 외교관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다양한 나라를 상대하면서 조국을 위해 일한다는 것은 외교관의 특권이자 긍지다. 외교관은 빛나는 일도 하지만 궂은일도 많이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그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대학에서 정치외교 분야를 전공한 것이 직업의 특성과 맞았고, 여기저기 해외를 다니며 다방면의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외교관이 되었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는 외교관의 기본 무기이기도 하다. 해외 근무지로는 잘할 수 있는 언어 사용국을 선호하지만 항상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노르웨이, 이라크로 시작해 세 번째 임지는 미국 뉴욕이었다. 뉴욕에서 ‘뉴욕타임스’를 매일 읽고 현지 방송을 듣고 현지인들과 영어로 대화하면서 영어에는 자신이 붙었다. 그다음에는 오래 마음속에 그리던 파리로 발령을 받았는데 프랑스어를 꾸준히 공부한 덕도 있지만 시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서양 외교관들은 일생의 꿈으로 여길 만큼 파리 근무를 희망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에 비해 출세 길이 멀다고 프랑스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대유럽 외교의 중요성에 비해 아쉬운 일이다. 첫 임지인 노르웨이에서 어느 날 한국 여성의 울먹이는 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흘러왔다. 사정을 들어보니 멋모르고 국제결혼을 해서 왔는데 몇 달 되지 않아 남편에게 구타와 구박을 당해 공포에 떨고 있으니 무조건 노르웨이를 떠나게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들어보니 사정이 딱하기 이를 데 없었다.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경황도 없이 오슬로 밖 멀리 은신처에서 피해자를 데려와 하루이틀 보호하다가 귀국하도록 도와준 일이 있다. 쉽고 편한 일은 아니었다. 이라크에서는 당시 이란과 전쟁 중인 터라 핵심 전투 지역인 바스라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우리 근로자들의 보호가 초미의 과제였다. 이라크 쪽 전세가 불리해져 근로자들이 마지막 철수할 때까지 이들과 함께 지냈는데, 상대측의 포탄이 터지는 굉음으로 방 벽에 걸린 그림이 떨어지고 물건들이 쓰러지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해외 어디서 근무할 때가 제일 좋았냐고 누가 물으면 서슴없이 파리라고 대답한다. 프랑스는 참으로 복 받은 나라다. 3면이 바다(대서양, 지중해, 북해)이면서 평야가 많고 동쪽에 알프스라는 웅장한 산이 있어 지리적 이점이 뛰어나다. 그런 만큼 먹을거리도 풍부하며, 이를 바탕으로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켜왔다. 파리 바깥 프랑스 어디를 가더라도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유명한 포도주 생산지를 방문해 양조 공정에 대한 설명도 듣고 시음도 해본 추억이 생생하다. 프랑스는 또한 파업이 빈번한 나라다. 한번은 한말숙 소설가가 이끄는 우리 시인·작가 그룹이 파리에 와서 프랑스 문인들과 문학 행사를 벌이는데, 쌀쌀한 겨울인 그날 대중교통이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몇 킬로미터인지도 모를 그 먼 행사장까지 마라톤을 해서 간 적이 있다. 도로는 차와 사람들로 뒤범벅돼 있었다. 선진국의 역설을 경험한 셈이다. 아무튼 추운 겨울날 땀 흘리며 파리의 밤거리를 뛰었던 것이 하나의 추억이자 보람으로 남아 있다. 그다음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 근무를 마치고 파나마 대사로 나가면서 생각지도 않던 스페인어를 배워 그 문화권과 친분을 맺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적지 않은 성과다. 파나마에 부임한 지 겨우 두 달 만에 우리 예술인 방문단이 왔는데 국립오페라극장 로비에서 이들을 위한 리셉션이 열렸다. 그때 양국 인사들 앞에서 대사가 연설을 했는데 일천하지만 스페인어로 했다. 물론 원고를 보면서 했지만 파나마 외무차관으로부터 연설이 아주 좋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파나마에서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대규모 갈라 디너가 열렸는데 대사들은 장관급 텐트에, 국가원수들은 별도의 텐트에서 디너를 하기로 돼 있었다. 원수급 텐트에 낯익은 모습의 신사가 앉아 있기에 다가가서 보니 영화배우 숀 코너리였다. 그는 파나마 대통령의 친구 자격으로 왔다는데 디너 자리에서 원수급 대우를 받는 것을 모두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만큼 인간적 매력과 품격이 몸에 밴 노배우가 존경스러웠다. 이집트 대사 시절에는 한 유력 가문의 혼사에서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오마 샤리프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많이 쇠락한 모습임에도 명배우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외교관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일 하나는 우리 원양어선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최초로 나포되었을 때 일이다. 선원들의 석방을 위해 인접국 케냐에 두 번이나 가서 현지 교섭을 지휘한 끝에 서너 달 만에 이들의 석방을 이루어냈다. 석방하는 순간까지 해적들이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해서 참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 몸바사 해안의 비밀스런 장소에서 몰골이 초췌한 우리 선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포옹하며 맞이할 때 그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고마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 2021-05-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