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이프@] 착한 마음은 덤,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터 ‘마르쉐@’
- 대형 마트의 범람. 깨끗한 포장용기에 담긴 식재료, 말끔한 동선, 넓은 주차장에 포인트 적립까지 모든 것이 고객에게 맞춰져 있는 곳이 차고 넘치고 있다. 이는 재래시장의 규모를 줄이거나 사라지게 만들었고 찾아가는 서비스마냥 골목으로, 집 앞으로 다가왔다. 편해지긴 했지만 뭔가 부족하다. 바로 사람 냄새, 그리고 다양함을 선택할 권리다. 는 불필요하게 쉽고 간편해진 장보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장터 두 곳을 2회에 걸쳐 둘러보기로 한다. 글·사진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9월 11일, 추석 명절을 앞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아침부터 북적북적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뜨거웠던 여름, 잠시 쉬어가던 도시형 농부 시장 ‘마르쉐@(엣)’이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알 굵고 맛도 좋은 유기농, 친환경 사과와 귤이 산지에서 농부와 함께 상경했다. 다양한 농법으로 기른 착한 먹거리가 마르쉐@ 안을 가득 채워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 보였다. 수·공예품, 도자기 등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물건들도 이곳에서는 한눈에 차고 넘쳤다. 사람들의 웃음이 넘쳐나고 시끌시끌 친구와의 인사도 길어진다. 사는 사람은 생산자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이 때문에 마르쉐@ 이용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중. 누구든지 기꺼이 좋은 마음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 도시 장터의 대표선수 마르쉐@이다. 마르쉐@은 4년 전인 2012년 10월 대학로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한 달에 두 번(두 번째 일요일, 네 번째 토요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중구 명동의 ‘명동성당 1898 광장’ 등지에서 장이 선다. 마르쉐@은 현재 마르쉐 친구들을 이끌고 있는 이보은(李保垠·48)씨가 옥상 텃밭을 일구던 중 자연주의 식당 수카라를 운영하는 김수향씨, 다양한 농부와 요리사, 예술가와 함께 만들었다. 마르쉐@의 모든 먹거리에는 슬로푸드 정신이 담겨 있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시마무라 나쓰가 에서 ‘슬로푸드란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을 통해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천천히 되묻는 작업이다’라고 한말과 마르쉐@의 생각은 많이 닿아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직접 거래하는 시장, 그래서 소비자의 질문도 생산자의 대답도 사뭇 진지하다. “살 거면 사지 말이 많냐”는 식의 말다툼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마르쉐@의 매력이다. 매회 평균 참가하는 생산자(혹은 판매자)는 60명 정도다. 이중 농부집단은 30개 정도이고 전국 농부 200여 명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 서울 경기권의 도시 농부와 전국의 귀농 귀촌인들이 활동 중이다. 건강하고 맑은 마음이 모여 마르쉐@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귤이랑 사과랑 싣고 마르쉐@으로 고고~ 경북 영주에서 유기농 사과를 재배하는 윤건(尹健·52)씨. 20년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6년 전 귀농해 지금은 서울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다. 서울에서도 10년 정도 도시 농업을 했고 생활협동조합 활동을 꾸준히 했다고. 유기농 사과 재배를 위해 영주에서도 산꼭대기에 자리 잡아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마르쉐@에는 사과를 팔러 오는 것 외에도 가족과 친구들 만나는 재미에 빠지지 않고 온다. 윤순자(尹順子·53)씨는 제주에서 갓 나온 친환경 하우스 감귤과 한라봉잼을 가지고 서울을 찾아왔다. 추석을 맞아 제주에서 올라온 알알이 큰 하우스 감귤. 얇은 초록색 귤껍질을 까면 달콤한 과즙이 시원하게 터진다. 거의 매회 마르쉐@에 참여하는 윤순자씨. 10월에는 달콤함이 예술인 레드키위를 들고 올 예정이다. 홍대 도시텃밭 자란다는 4년 전에 마르쉐@서울역으로 시범운영했을 때부터 참여했다. 이곳에서 잘 되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꾸준히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홍대입구 카톨릭회관 옥상과 합정동, 상암동 비빌기지 상자 텃밭도 운영하고 있다. 도시 텃밭에서 자란 농작물을 이용해 페스토 등 가공품을 만들어 마르쉐@에서 판매한다. 10월에는 생강을 수확해 시럽을 만들 계획이다. ※마르쉐@ 어떻게 읽죠? 마르쉐(marche)는 프랑스어로 장터라는 뜻입니다. 거기에 ‘~에서’를 의미하는 영어 전치사 @(at)을 사용한 것이죠. ‘마르쉐@대학로’는 ‘대학로에서 열리는 장터’라는 뜻이고, ‘마르쉐 엣 대학로’라고 읽으면 됩니다. ※마르쉐@ 어디서 열리나요? 상황에 따라 장 서는 곳이 달라집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비롯해, 명동성당 지하 ‘1898 광장’, 어린이 대공원, 양재 시민의 숲, 상암동 석유비출기지(일명 비빌기지)에서 장이 열립니다. 마르쉐@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장소를 확인하면 됩니다. 마르쉐@ 홈페이지 marcheat.net 마르쉐@ 페이스북(facebook.com) 검색창에서 마르쉐at 혹은 마르쉐@을 검색하세요.
- 2016-09-29 10:34
-
- [꽃중년@] 압구정동 그녀들의 은밀한(?) 성지 ‘은성탕’
- 10월호 // [꽃중년@] 압구정동 그녀들의 은밀한(?) 성지 ‘은성탕’ 90년대 ‘오렌지족’, ‘X세대’라는 말이 생겨나면서부터였을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그저 다른 동네였다. 성형외과 간판이 줄을 잇고, 고급 브랜드 상점과 높고 넓은 빌딩이 빽빽한 곳. 사람 냄새가 사라진 이곳에서 특이하게도 정감 있는 장소를 하나 발견했다. 럭셔리(Luxury)란 말로 포장한 듯한 압구정동 한복판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 같은 ‘은성탕’이 있다. 10월에는 압구정동에서 발견한 동네 목욕탕 정취에 빠져 볼까? 압구정동에서 목욕탕을 검색해 간 곳이 은성탕이다. 압구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모든 게 달랐다. 시간이 멈춘 듯 크고 작은 소도구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이곳을 지키고 있었는지 말해 주고 있었다.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여름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해 한결 깨끗해졌지만 정감은 그대로다. 이곳의 단골손님들은 ‘꽃다운 나이’ 자랑하는 50에서 70대 사이 ‘언니’들. 새벽 5시 ‘땡!’하면 출근해 물에 몸을 담그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목욕탕 멤버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문봉숙(74)씨는 H백화점 VIP고객인 재스민 회원이다. 여전히 건강하고 돈 잘 버는 남편에게 사랑받는 여자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단골손님 중 1등으로 목욕탕에 도착해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한 언니다. 오랜 친구인 김양순(71)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목욕탕으로 출근(?)하는 문씨의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또한 살뜰하게 친구들도 챙기는 문씨. 취재 당일도 아침 목욕을 끝내고 H백화점 VIP라운지에서 시간을 즐기러 갔다가 점심시간 쯤 친구들과 함께 먹을 밥을 준비해 다시 목욕탕으로 돌아왔다. 목욕탕에서 왜 선글라스 같은 안경을 벗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최근 안검하수 수술을 받았다는 문봉숙씨. 눈 위에 살들이 쳐져 불편했는데 수술 뒤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청록카바레 주름잡던 우리 젊은 우리 50대 시절 김양순 내가 느꼈어. 인물이 예쁘면 시집을 잘 가. 나도 인물이 받쳐줬기 때문에 은행원한테 시집 간 거야(웃음). 문봉숙 얘 젊었을 때는 예뻤어. 지금은 망가져서 그렇지(웃음). 김양순 김신조가 넘어왔을 때 1968년에 내가 육군본부에 있었거든. 나는 육군 장교하고 엮어질 줄 알았어. 그런데 은행원한테서 중매가 딱 들어오니 집에서 난리가 난거야. 은행원인데다가 집안도 좋고 대학도 좋고. 간판이 사람 죽이더구먼. 나 그래서 간판보고 시집갔잖아. 그런데 성격은 더 좋은 거야. 남편이 나 놀던 걸 전혀 몰라. 뭐 내가 카바레 가려고 거짓말하면 “왜 여자들이 저녁에 문상을 가냐고 낮에 가지” 그랬어. 모르니까. 우리는 또 그냥 집에서 나왔다가 밖에서 옷 갈아입고 그랬었어. 고속버스터미널 옆 청록카바레, 옛날 우리 때는 고속버스터미널 옆 청록카바레가 제일이었어. 우리 50대일 때 거기가 유명했다고. 20년 됐어. 그때도 참 인기 있었는데. 9월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문봉숙씨(왼쪽)와 김양순씨(오른쪽). 두 사람은 40대 중반에 자녀들 초등학교 자모회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서로 실향민 2세라는 사실을 알고 돈독해졌다고. 10여 년간 은성탕에 같이 다니면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됐다. 17년째 은성탕을 운영 중인 김은진(57)씨. 10년 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동생 사는 미국에 갈까도 생각했다. 지금은 이곳에서 오랜 단골 만나고 사는 게 좋다. “머리에 영양 주는 거예요. 머리가 뻣뻣해서. 머리는 항상 여기서 해. 편하니까 여기서 해요. 목욕탕 안에서 하니까. 머리하는 가격이 저렴해. 그냥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여기서 이렇게 하는 거야. 파마 3만원, 압구정동에서 완전 싼 거잖아. 안 그래?” “죄송하지만 뒷모습을 좀 찍고 싶은데 물속으로 들어가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랬더니 한 분은 물속으로 또 한 분은 그냥 찍으라고 한다. 욕조에 걸터앉은 분은 1주일에 3번 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한다. 병원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이곳에 와서 수다도 떨고 목욕도 하면서 몸의 순환을 돕는다고.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보니 혈액투석을 위해 두꺼운 주사바늘을 오랜 시간 꽂은 탓에 팔 혈관이 크게 부어올라 있었다. 물 안에 앉아 있는 분은 국내 유명 일간지의 언론인 출신이다. 요즘은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 대신 목욕탕에서 만난 친구들 사는 얘기에 귀 기울이며 살고 있다고. 목욕탕에 앉아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 2016-09-29 08:55
-
- [브라보가 만난 사람]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김성철 교수
-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쓰는 말로 표현하면 ‘성공한 덕후(마니아)’ 같다고. 다른 분야가 아닌 ‘불교 덕후’. 그러자 웃으며 그가 화답했다. “맞아요. 덕후는 나쁜 표현이 아니에요. 결국 한 분야에 능통하고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미래를 주도하며 세상을 바꿀 거예요.” 이렇게 스스로를 덕후라 말하고 있는 그는 바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이자 치과의사이기도 한 김성철(金星喆·58) 교수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들었어? 남일이가 죽었대. 숙명여고 애들이랑 대성리에 갔잖아. 물에서 못 나왔대.” 서울고등학교 1학년 학생 김성철은 친구의 죽음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남일이와 같은 미술반이었던 그 역시 그곳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여학교 클럽과의 비공식적인 교류는 학교에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동행하지 않았다. 그저 혼나는 것이 겁이 났기 때문에. 처음엔 무덤덤했다. 그저 교실에 빈자리 하나만 눈에 띌 뿐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 사고로 인해 그해 여름방학에 떠난 학교 해양훈련은 엄격해졌다. 선생님들은 안전사고가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엄하게 감시를 했다. 아이들은 수군거렸다. 모처럼 신나고 재미있어야 할 행사가 힘들기만 한 것이 죽은 남일이 때문은 아니냐고. 그런 일들을 겪으며 어린 김성철은 조금씩 죽음이라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죽음이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고. 김 교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마음의 병’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였다고. “그렇게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무작정 책을 보기 시작했어요. 사춘기 소년이었으니까. 알베르 카뮈의 이나 장 폴 사르트르의 와 같은 실존주의 문학 작품들이었죠. 또 엠마누엘 칸트의 같은 철학책들도 있었어요. 뜻도 잘 모르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죠.” 화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 사실 미술반에 들어갔던 것은 화가가 되고픈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절 화가를 꿈꾸는 모든 소년, 소녀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가족에게 그 꿈을 털어 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치열한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놀고먹는’ 예술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좋은 학교에 어려운 시험을 거쳐 들어간 우등생이었기에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고3이 된 김성철 학생은 이과인 전공에 미술이라는 취미를 덧대려면 건축학과가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건축이라면 그림에 소질 있는 손재주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손재주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생각은 좀 달랐다. 선생님이 추천한 것은 ‘치과대학’이었다. 그 추천에 반감이나 저항은 없었다. 무엇보다 치과의사가 되면 근무시간이 짧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치과를 하는 친구는 늦게 출근해서 오후 일찍 퇴근한데, 그리고 골프 치러 간다더라”라는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시간에 그림을 실컷 그리면 되겠다 싶었다. 그림을 그리며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는 큰 고민 없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입학했다. “치과대에 입학해서도 그림 그리기는 멈추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그림에 관심 있었던 친구들과 함께 아틀리에를 차렸어요. 대학 입학 후 우리가 다니던 화실에 매달 내는 돈만 모아도 월세 정도는 해결할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2년을 열심히 그렸어요. 학교가 있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시작해서, 전공이 다른 친구들 때문에 서대문구 북아현동까지 4번을 옮겨 다녔어요.” 마음의 병에 해답을 얻다 김 교수는 그 와중에서 가슴 한편에 풀리지 않는 무엇이 있었다. 바로 친구의 죽음에서 비롯된 마음의 병이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이다. 밀교사상과 선종 사상을 설한 대승경전으로, 그는 이 경전을 읽다 죽음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느꼈다고. “책에서 변치 않고 죽지 않는 것은 무엇이냐는 파사익(波斯匿)왕의질문에 부처는 이렇게 대답해요. 저 흐르는 강의 모습이 어릴 때와 지금이나 차이가 없듯, 그대 역시 외모는 바뀌었지만 보는 성품은 그대로라고. 원래의 나는 멸(滅)함이 없다는 설명을 듣고 하나의 깨달음과 함께 불교 교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허겁지겁 불교에 관한 책을 독파하기 시작했다. 그의 ‘덕후’적인 기질이 발휘된 것이다. 그래서 시중에 출판된 불교 관련 책들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더 이상 읽을 만한 책이 없었다. 서점에 나와 있는 책들을 다 읽고 나니 불교에 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책을 구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 단 한 곳뿐이었다. 불교학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동국대학교 도서관. 그 도서관을 편하게 들락날락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동국대학교 학생이 되는 것뿐이었다. 불교연구원을 설립한 이기영(李箕永) 교수의 강의를 청강까지 했지만, 그것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1987년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했다. 이 교수가 있었던 인도철학과였다. “치대에서 만난 아내는 처음에 이해를 못했어요. 책 때문에 대학원에 가다니. 그것도 치과의사가 인도철학과에 말이죠. 그래도 2년만 기다리면, 그 이후에는 마음껏 도서관을 다닐 수 있으니 참아 달라고 부탁했죠. 처음엔 학부 출신 학생들에 비해 많이 모자랄 것 같아 걱정했는데, 별 차이가 나진 않았어요. 알고 보니 제가 닥치는 대로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 불교학과 학부생들의 교과서였어요.” 그렇게 대학원을 다녔다. 하지만 불교라는 학문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지기만 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아내는 이번에는 선선히 응해줬다.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당시엔 이미 치과를 차려 개원한 상태였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라는 두 가지 신분을 유지하게 됐다. 번역서 통해 불교학계에서 ‘주목’받다 그가 불교계에서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그가 번역해 1993년에 발표한 이라는 책 덕분이었다. 은 나가르주나(중국에서는 용수(龍樹)라 불림)라는 1800년 전에 활동한 인도의 고승이 쓴 책으로, 나가르주나가 쓴 책들은 대승불교의 뿌리가 된다. 은 인도철학, 불교철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책이지만, 그동안 이 책은 제대로 번역돼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었다. 그가 번역하기 전까지. “일반 불교학과는 일본어 정도만 할 줄 알면 됐지만, 인도철학과는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까지 할 줄 알아야 했어요. 영어는 기본이고.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언어를 익히는 것을 잘해서, 그간 번역이 안 된 책들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가 불교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씌어진 원전을 직접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다른 학자들이 원전과 비교하며 연구할 수 있도록 해놓았죠.” 어쩌면 이 선택도 가장 ‘덕후’다운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여하튼 그동안 국내의 많은 불교학자들이 해내지 못했던 일을 현직 치과의사가 이뤘다는 점에서 불교계는 주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95년 대승불교의 공(空) 사상을 체계화한 개론서인 을 번역해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인도의 불교학자 무르띠(Murti)가 영어로 저술한 책이다. 그리고 내놓은 세 번째 책 으로 학계의 찬사를 받게 된다. 은 중론을 쓴 나가르주나가 에 대한 비판을 반박한 책이다. 이 책은 현재 산스크리트어 원전과 티베트역본, 한역본이 남아 있는데, 김 교수는 이 3가지 언어를 각각 우리말로 번역해 정확한 뜻과 번역의 배경을 알 수 있게 했다. 물론 후학을 위한 문법적 해설도 잊지 않았다. 3가지 책에 대한 번역이 끝나 있을 때, 그는 이미 불교학계에서 ‘불교에 관심 있는 치과의사’가 아닌 ‘불교학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치과 폐업하고 대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나서 그가 준비한 것은, 치과를 쉬고 인도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었다. 불교 발상지에 가서 좀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은 학문적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불교학에 대한 욕심’을 멈추게 만든 것은 가족도 치과도 아니었다. 바로 동국대학교였다. “제가 전공한 공(空)사상 분야의 전공교수님이 건강이 나빠져 퇴직하셨다면서, 그 강의를 맡아 달라고 제안이 왔어요. 사실 그 분야는 논리학과 수학이 바탕이 되어야 해서, 일반 불교학자들 중에도 능통한 사람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것을 인연으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물론 치과는 그만뒀고. 단지 강의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로, 그리고 서울에서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었지만 주저함은 없었어요.” 공사상은 의 ‘색즉시공’을 떠올리면 쉽다. 물질이 곧 비었고 빈 것이 곧 물질이니 감각과 생각과 행함이나 의식이 이와 같다는 뜻이다. 흔히 공(空)을 무(無)와 혼동하기 쉬운데, 공(空)은 아무것도 없다는 무(無)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흔히 우리가 살면서 큰방, 작은방 이런 표현을 하죠. 하지만 어떤 방을 보고 큰방이라고 부를 땐 이미 우리 기준엔 비교할 수 있는 방이 들어서 있는 거예요. 그런 이분법적 생각이 우리를 힘들게 하죠. 게다가 요즘의 승자가 독식하는 신자유주의는 이것을 더욱 부추겨 우리 삶을 어지럽게 하고 있어요. 늘 비교당하고, 경쟁하는 삶 말이에요. 이 신자유주의는 하나의 경제 원리일 뿐인데 우리는 이것을 행정과 교육, 문화에까지 도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나 같은 프로그램을 보세요. 예술을 도구로 경쟁하고 있잖아요. 그 프로그램을 통한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죠. 결국 크게 소리 지르며, 성량이 큰 사람이 이기는 구도로 변질되잖아요. 노래라는 예술이 큰소리를 내는 시합이 아닌데, 경쟁을 통하다 보니 결국 획일화되는 것이죠.”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 가장 외면 받고 있는 세대 중 하나가 바로 시니어들이다. 육체적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성과주의로 인해 설 곳을 잃고 사회적 수명은 짧아졌다. 그들에게 김 교수는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을까? 죽음에 대한 공포도 나름의 노력과 수행이 더해진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타적인 삶을 사세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종족을 보전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는데,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일종의 종족 보전 본능이에요. 나라는 개체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동족을 보존하면서 그 욕구가 충족되는 셈이죠. 거기에 수행을 통해 내가 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제2의 삶을 살 수도 있고요.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을 머리로 깨닫고, 수행을 통해 마음에서 욕심, 분노, 교만과 같은 번뇌를 지울 수 있다면 가벼워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빈자리 채워가며 기여하고파 앞으로 그의 목표는 한국 불교학에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그가 그동안 번역서들을 내놓으면서 기여했던 것처럼. 그가 2014년에 내놓은 같은 책들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진화생물학, 일반적으로 종교와 대립각을 세운다고 여겨지는 ‘진화론’을 불교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최근 각광받는 뇌과학도 불교적 관점에 분석해냈다. “뇌과학에서 밝혀내지 못한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마음’이에요. 뇌파나 뇌의 기능에 대해서 뇌과학자들은 많은 연구결과를 내놓았지만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과학적 연구 결과를 모두 포용하면서 마음이나 윤회(輪廻)까지 설명할 수 있어요. 그게 불교학의 힘이죠.”
- 2016-09-28 14:31
-
- 방아풀, 불로초다
- 먹으면 덜 늙게 하는 풀을 불로초라 이른다. 불로초를 생각하면 진시황을 떠올리게 된다. 오래 살기 위하여 몸에 좋다는 약초를 얻으려고 나라 안팎으로 신하를 보내기도 하였다. 제주에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오매불망 불로초를 찾았지만, 당신은 49세에 떠났다. 당시 백성들의 평균수명에 견주어 보면 장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시대의 조선 왕 평균 수명이 43세였으니 6년을 더 산 셈이다. 오래 살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모른다. 조선 왕 평균수명과 비교하면 대략 14% 포인터를 더 살았으니 수리적으로 장수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사람이 먹어서 늙지 않는 풀이 있을까? 나이가 들면 늙어가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그 속도를 조금 더디게 할 수 있지 싶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건강 유지다. 수명은 놀라울 정도로 늘어 100세 장수시대에서 100세 건강시대로 바뀌고 있다. 특별한 질병이나 사고가 아니면 대체로 100세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고인들의 나이가 그렇다. 근래에 다녀온 장례식장의 고인의 수명이 대부분 90세 중반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현실이다. 엊그제 조문한 상가도 백수를 석 달 남겨둔 99세로 세상을 떠난 분이었다. 그것도 건강한 상태에서 돌아가셨기에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앓다 저세상으로 간다)”였다고 상주가 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의술이나 의학의 발달로 머지않아 세계인의 평균수명이 120세에 다다른다고 예측하고 있음이다. 식물인간 상태의 수명 연장은 큰 의미가 없다. 다른 사람의 큰 도움이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상태, 즉 건강 나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타고난 체질과 사주팔자가 한몫을 하겠지만, 자기의 건강관리가 중요하지 싶다. 먹고 마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영양과 사는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공기 좋은 곳에서의 자연 친화적 환경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근심 걱정거리를 내려놓고 사는 분들이 의사들도 포기하였던 질병을 이겨낸 사례를 듣곤 한다. 필자도 그런 환경을 찾아 도심에서 가깝지만, 주변이 논밭이고 동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이사하여 살고 있다. 만 2년이 됐다. 마당에 텃밭을 만들어 그곳에서 채소를 가꾸어 먹는다. 물론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방아풀이라고 부르는 식물을 빈터에 심어 가꾸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고향 마을에서 먹고 자란 식물이어서 다소 강한 향이 나기는 하여도 좋아한다. 남쪽 지방에서 많이 먹는다. 생선 매운탕 등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조리할 때에 넣으면 비린내를 잡아주기도 하여 자주 활용한다. 특히 부침개를 할 땐 필수 보조 재료다. 상추쌈을 싸 먹을 때 한 잎 곁들이면 향이 입안에 은은하게 베인다. 이 녀석은 다른 보조재료와 달리 음식에 넣어도 주재료의 맛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점을 이용하여 지난 여름에 들깻잎 장아찌를 담을 때에 방아풀을 곁들여 그 맛을 관찰해 보았다. 상상 이상으로 깻잎 장아찌의 맛이 방아잎을 넣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여러 자료를 조사해 본 결과 이 방아풀의 성분에 노화방지제가 들어 있음을 발견했다. 세포노화방지제는 세포의 노화를 막는 기능이어서 필자는 이 방아풀을 불로초라 부른다. 번식력도 강하고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자랄 수 있다. 손가락 길이 정도의 여러 꽃송이가 달린 꽃대에서 눈에 보일 듯 말듯한 많은 씨가 달리고 땅에 떨어져 다음 해 봄에 많은 싹이 튼다.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한 포기만 심어도 한 해가 지나면 텃밭을 이룬다. 다년생이어서 늦가을이면 줄기가 마르고 다음해에 새 싹이 돋아난다. 화분에 심어 키워도 잘 자란다.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서 키워서 요리할 때 잎을 뜯어 사용할 수 있다. 방아풀 활용으로 젊음을 유지해보자.
- 2016-09-19 10:56
-
- [추석 특집] 손주와 함께 하는 문화 나들이
- 이번 추석 연휴는 바로 뒤에 주말이 있고, 그 전 주말과 연휴 사이에 낀 이틀만 휴가를 내면 9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쉬는 날이 많으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장기 일정을 잡기도 하지만, 여름휴가를 길게 다녀왔다면 어쩐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마냥 집에만 앉아 쉰다면 손주들은 지루해 몸이 근질근질할 테니, 그럴 땐 아이들을 위해 잠시 나들이 삼아 영화를 보러 가거나 전시장 등을 찾아가 보는 것 어떨까? 글 이지혜 jyelee@etoday.co.kr 판타스틱 뮤직 어드벤처 감독과 제작진이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 추석 당일 개봉한다. 뮤지션이 되고 싶은 주인공이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꿈을 위해 상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음악을 주제로 한 만큼 신나고 활기 넘치는 영화 삽입곡들이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개봉 9월 14일 감독 애시 브래넌 목소리 출연 J.K. 시몬스, 루크 윌슨, 에디 이자드 등 창덕궁 속 달빛 세계의 문이 열렸다! 우연히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게 된 소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았다. 개봉에 앞서 8월 29일 국내 최초로 창덕궁에서 야외 시사회를 가져 화제를 모았다. 개봉 9월 7일 감독 김현주 목소리 출연 김서영, 이하늬, 권율, 김슬기, 신용우 등 동물들 섬에 갇힌 인간의 생존기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엔웨이브 픽처스의 신작이다. 동물만이 살고 있는 무인도에 갇히게 된 로빈슨 크루소의 생존기를 그렸다. 를 모티브로 귀엽고 개성 넘치는 동물 캐릭터가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개봉 9월 8일 감독 벤 스타센, 빈센트 케스텔루트 목소리 출연 유리 로웬탈, 데이비드 호워드, 콜린 메츠거 등 위기에 빠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장난감들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다. 이미 해외에서는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뉴욕 국제 어린이 영화 축제 대상을 받은 기대작이다. 국내에서는 컬투(김태균·정찬우)가 더빙을 맡았다. 개봉 9월 8일 감독 후앙 호세 캄파넬라 목소리 출연 니콜라스 홀트,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티 홈즈 등 미술관 속 모래사장에서 발견하는 관찰 놀이 ‘관찰놀이터(Seek&Find)’ 기술의 발달로 직접적인 소통과 접촉에 소홀해진 시대에 ‘관찰’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새로운 관계 맺기의 방식을 모색하기 위한 전시다. 모래사장을 콘셉트로 꾸민 전시장에서 삽으로 모래를 파내어 숨어 있는 작품 이미지를 발견하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들을 수 있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관찰과 발견’도 함께 운영한다. 일정 9월 18일까지 장소 블루메 미술관 ‘파리도서전’에 간 우리 그림책 130권을 만나다 ‘7가지 마음의 모양’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파리 도서전에서 선보인 한국 대표 그림책 130권을 살펴볼 기회다. 기쁨과 즐거움, 노여움과 분노, 슬픔, 두려움, 사랑과 연민, 미움, 욕망 등 7가지 주제로 나뉜 그림책과 그림으로 표현한 마음의 모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같은 주제의 프랑스 그림책 130권도 함께 전시해 의미를 더했다. 일정 10월 30일까지 장소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상상 속 자동차를 현실에서 체험하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어린이들이 상상한 자동차를 실제 자동차보다 작은 크기의 모형으로 제작해 전시했다. 펭귄을 도와 얼음집을 지어주는 이글루 자동차, 조개를 연료로 하는 수중 자동차 등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상 자동차 그림 공모전을 통해 7300여 점 중 선발한 15개의 작품이다. 전시된 자동차는 어린이들이 직접 타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정 2017년 4월 14일까지 장소 DDP 배움터 4층 디자인놀이터 창의력과 꿈을 키우는 국내 최대 어린이 실내 놀이터 ‘텔레몬스터 대모험’ MBC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꾸며진 어린이 실내 놀이터로 1만3072㎡(약 4000평) 규모의 체험전시장이다. TV, 컴퓨터 게임 등에서 벗어나 신체 발달 및 지능 발달 놀이 등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놀이 테마존 30여 개가 설치돼 있다. 매일 2~3회 마술, 비눗방울, 풍선 공연이 열리고, 각 체험장에서는 미션을 수행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제공한다. 일정 9월 18일까지 장소 킨텍스 제2 전시장 부산에서 만나는 신비한 동물 여행 ‘판타스틱 애니멀’ 쉽게 만나 볼 수 없었던 희귀 동물들의 생생한 표본 216점을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과 놀이를 통해 동물을 이해하는 ‘사이언스 존’, 흔히 만나는 동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동물원 존’,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사파리 존’ 등 세 가지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척추동물 해부학모형 체험, 동물 페이퍼토이 제작 등을 즐길 수 있다. 일정 9월 23일까지 장소 벡스코 제1전시장
- 2016-09-08 08:43
-
- [물과 공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수기 어떻게 고를까?
- 2012년 대한민국 전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은 농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인 ‘마실 물’의 부족이었다. 당시 가뭄과 극심한 더위로 팔당호와 북한강에 남조류가 대량 번식하면서, 이곳의 물을 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엔 ‘수돗물이 정말 안전할까?’하는 의문이 커져갔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이런 의문은 실제 숫자로도 증명된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수돗물을 끓이지 않은 채 마시는 서울시민의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그만큼 수돗물을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2020년까지 개인·공동주택 37만 가구의 수도 노후관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 역시 대안을 내놨다. 각 지자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정수장에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도입했고, 녹조가 발생해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과의사를 중심으로 의료단체에서 추진 중인 수돗물 불소화사업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수돗물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역할만 하는 셈이 됐다. 불소가 함유된 물이 충치 발생을 막고, 건강에도 해가 없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지만, 일부 환경단체에선 반대하고 있어 논란만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선 불소 투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 논쟁은 수십 년 전 미국에서 점화된 역사 깊은 수돗물 관련 논쟁 중 하나다. 결국, 수돗물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이 물음표와 함께 성장한 것이 정수기 시장이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규모는 2014년에 1조95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2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예상대로 성장이 이뤄진다면 2011년 1조7004억원에서 5년 만에 시장규모가 30%가량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지난 7월에 있었다. 국내 정수기 대여 1위 업체로 손꼽히는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것.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가루가 보인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당시 코웨이는 시중에서 수거한 얼음정수기 29개 제품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검토 결과 일부 정수기 내부에서 얼음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 벗겨지면서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로 인해 코웨이는 공식 사과 후 리콜과 피해 보상 등으로 분주했다. 제품군 다양해 선택의 폭 넓어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정수기들은 업소용 대형 제품을 제외하면 크게 네 가지이다. 가장 일반적인 제품은 널리 쓰이고 있는 냉온정수기다. 정수기 본체 안에 작은 물통이 있어, 정수된 물이 수조에 담기면, 이를 차갑게 하거나 뜨겁게 가열해 냉수와 온수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얼음을 얼리는 제빙기가 합쳐진 것이 가장 인기 있는 얼음정수기. 최근 중금속 논란이 있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 문제가 된 얼음정수기가 모두 가진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초창기 제품들이 과냉각이 잦아 써선 안 될 곳에 도금 부품을 사용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 문제로 확대되진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검찰도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다. 일반 냉온정수기나 얼음정수기는 문제가 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전통적인 강자로 꼽힌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최근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가 직수형 얼음정수기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던 얼음정수기가 의외의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는 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정수기들이 있다. 직수형 정수기다. 직수형 정수기는 자체에 수조 없이 순간적인 냉각이나 가열시스템으로 온도조절을 하기 때문에 수조에서 세균이 번식 가능한 일반 냉온정수기에 비해 안전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양매직이 사용하는 광고 문구 “이제 고인 물 말고 새물 드세요”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구조도 비교적 단순해져, 크기가 작아진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직수형 정수기는 LG, 쿠쿠전자, 동양매직, 교원웰스와 같은 정수기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분야다. 이외에 언더싱크형 정수기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해외에서 직접 물건 구매를 즐기는 ‘직구족(族)’이나 설치 인테리어를 직접 하고자 하는 ‘DIY족’들이 주로 애용하는 형태다. 싱크대 밑에 설치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공사’가 필요하고, 밸브 관리가 까다롭다. 온수와 냉수 기능 없이 오직 ‘정수’만 가능하다. 하지만 필터 용량이 커 필터 교체 주기가 길고, 싱크대 아래에 숨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전기소모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내시장에선 주로 워터피아, 3M, 에버퓨어, 듀벨 등의 제품이 사랑받고 있고, 일부 다단계 기업의 인기 아이템이기도 하다. 상당수 사용자는 필터와 같은 소모품은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에서 직구하는 경우가 많다. 샤오미 정수기도 직구족들에게 최근 주목받는 제품이다. 접 관리가 어렵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간편 제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가이다. 내가 직접 정수기를 설명서대로 일부 부품을 꺼내 청소하거나, 필터 교체를 할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언더싱크형 정수기는 대부분 설치까지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지만, 만사가 귀찮거나 정수기 관리가 어렵고 복잡하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답이다. 정수기는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세균 번식도 쉽고, 물을 걸러 내는 필터의 경우 제때 교체해 주지 않으면 되레 물을 더럽힐 수도 있다. 그만큼 정수기는 구매보다는 사후 관리가 중요한 품목이다. 대부분의 대여서비스의 경우 계약 기간 내 정기적으로 업체 직원이 방문해 청소나 필터 교체 등의 업무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특히 시니어에겐 유리하다. 일부 회사의 경우 필터 교체는 소비자에게 맡기는 대신 가격을 깎아 주기도 한다.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 직수형 정수기가 월 3만~4만원 수준이고, 얼음정수기는 월 5만~6만원 정도에 대여가 가능하다. 일반 냉온정수기는 보통 월 2만원 이하 수준이다. 계약조건은 3년 혹은 4년 약정 계약에 사용 기간이 5년이 넘으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형식이다. 소음과 전기 사용량도 따져 봐야 할 부분. 사시사철 시원한 얼음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얼음정수기는 아무래도 전기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여름 이상고온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사회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가 화두가 되면서 정수기도 냉장고만큼 전기 먹는 제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냉장고와 비교할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항변한다. 의외로 소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아도 자체 살균이나 청소 등의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제품이 일부 있어, 사용자들이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구매 시 계약조건 잘 따져 봐야 마지막으로 따져 봐야 하는 부분은 대여서비스가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대여서비스 민원을 분석했는데, 전체 대여서비스 중 정수기 관련 불만이 50.7%를 차지했다. 그만큼 사용자도 많고, 불합리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민원 유형은 계약 내용 불이행이 44.9%를 차지했고, 품질 불만이 20.3%, 안내 고지 미흡이 14.3%를 차지했다. 정수기를 고르기 어렵다면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현재 10여 개가 넘는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는데, 여러 업체의 제품들의 가격이나 대여조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런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들은 엄밀히 말하면 가격비교가 목적이 아니라, 사이트 스스로가 각 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는 양판점 형태의 대리점이라고 보면 된다. 일부 회사 제품의 경우 같은 제품도 계약조건이나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어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사은품 역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요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나 제조회사뿐만 아니라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의 사용 후기, 회사 사업자번호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수기 대여는 3~4년의 장기 계약이고, 약속한 사은품 증정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회사(대리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 2016-09-01 08:33
-
- 은퇴자의 계단
- 시원한 새벽이다. 소나기 한방에 제일 무더웠던 여름도 막을 내리고 있다. 눈 깜작할 사이에 사회은퇴생활 너덧 해가 되었다.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프로필을 제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직업기재하기가 제일 곤혹스러웠다. ‘무직’으로 통용되던 직업란에 몇 년 전부터 ‘은퇴자’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은퇴자는 현역시절 직업을 바꿨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은퇴자에게도 ‘수습단계’가 필요한 대목이다. ◇‘자기명함’이 필요할 때 서랍 속에 빼곡히 쌓여있던 남의 명함을 정리하고, 남아있는 자기명함까지 다 버리면서 사회은퇴는 시작되었다. 방학을 맞은 학생처럼 홀가분하였고 영원히 자유로운 날개를 다는 것 같았다. 남처럼 가족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산을 찾았으면서 한두 해가 꿈같이 지나갔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는 오래 가지 않았다. 사회평생교육과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새 길을 찾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또래 친구들을 사귀면서 매일 즐겁게 생활하였다. 하지만 첫 인사 나눌 때 쉽게 전했던 명함이 없어서 매우 당혹스러웠다. 서로 상대방 연락처를 휴대폰에 두드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자원봉사현장에서 자기소개 기회가 있었다. 중년여성 회원이 “저는 가정주부 000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면서 명함을 건넸다. 가정주부 000, 전화번호와 이메일, 블로그, 아름다운 캐릭터도 새겨졌었다. 이른바 ‘자기 명함’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시 별다른 사회활동이 없었지만, 장래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여 예비명함을 만들었다. 그후 사회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자기 명함’이 많이 생겼다. 자기명함이 필요함을 느낄 때가 진정한 은퇴자가 되는 첫 관문이다. ◇주위에 현혹되지 않을 때 은퇴자는 명함 한 장 남아있지도 않는 과거자랑을 좋아한다. 듣는 사람이 추임새라도 넣어주면 옛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부풀어 오르게 마련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러한 행동이 허망하고 앞으로 삶과 전혀 상관이 없음을 알아차린다. 입을 다물고 남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한 계단을 오른다. 남의 말에 귀가 얇아진다. 몇 년 전부터 사회평생교육에서도 시니어를 자극한다.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하여 일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경제 불황과 저금리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에 쉽게 빠져든다. 세상에 공짜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두 번째 관문이다. ◇새로운 것 찾아 사회공헌을 실천할 때 사회평생교육에 참여하여 빛의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맞춰서 새로운 공부를 열심히 한다.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여 사회에서 받았던 은혜를 후대에 전수하려고 노력한다. ‘100세 장수시대’라고 하지만 건강하게 살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백 마디 말보다 조그만 실천이 필요한 이유다. 은퇴자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진정한 관문이다.
- 2016-08-26 16:21
-
- [건강 119] 액티브 시니어의 적 ‘족저근막염’
-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날씨는 가을을 향해 가고 있지만, 휴가철 후유증으로 아직 ‘여름 앓이’를 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이다. 특히 여름에 샌들과 같은 평평한 신발을 신고 휴가지를 누비고 다녔다면 이 병을 주의해야 한다. 샌들은 이 질환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번 걸리면 골치 아프다는 족저근막염에 대해 동탄시티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박정민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족저근막이란 종골(踵骨)이라 불리는 발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각각의 발가락을 향해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도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줘 사람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은 이 족저근막이 손상을 입어 염증이 생기며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이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고있다. 등산이나 조깅 등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많아진탓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족저근막염 환자는 17만9000명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4배 증가했다. 월별 진료 인원 현황을 봐도 매년 여름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닥이 얇은 신발과 야외활동이그 원인으로 꼽힌다. 잘못된 자세와 노화가 원인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노화’. 신체 조직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리를 꼬거나 보행 습관이 잘못되었을 때도 이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박정민 원장은 특히 여성, ‘꽃중년’들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질환이라고 경고한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때문에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호르몬의 변화로 발의 지방층이 얇아져 체중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죠. 족저근막염은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주로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는 경우가 많고, 다리를 꼬는 습관 때문입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당뇨병이나 무릎관절염을 꼽기도 한다. 오십견과 비슷하다. 당뇨병이 오래되면, 발바닥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의 신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릎관절염 환자들이 족저근막염에 쉽게 걸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충격’이다. 무릎이 좋지 않다 보니 걸을 때 발바닥에 체중이 더 실리고, 족저근막이 받는 충격은 더 커진다. 근육 관련 질환 환자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무리해서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충격 막는 쿠션 있는 신발 신어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발은 족저근막염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박 원장은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거나, 이를 예방하고 싶다면 디자인보다는 쿠션이 신발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이 편안하지 않은 신발은 발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키를 높여 준다는 키높이 깔창도 좋지 않습니다. 족저근막염 예방에 좋은 신발은 ‘쿠션’이 있는 것입니다. 발에 체중을 덜 실리게 하려면, 충분한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체중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예방방법은 체중 감량이다. 과체중일수록 발은 체중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상시 운동량이 적다면 무리하게 운동을 해선 안 된다. 발이 급작스럽게 충격을 받아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을 원한다면 꾸준하게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아플 땐 쉬고 스트레칭해야 족저근막염의 치료방법으로 먼저 고려되는 것은 ‘휴식’이다. 발바닥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운동을 멈추는 일이다. 수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박 원장은 설명한다. “수술 치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 호전되므로,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통증을 완화하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약해진 족저근막을 강화하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합니다. 통증이 심하면 주사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해결해 주지만, 계속 발바닥이 찢어질 듯 아플 수 있다. 이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오래될수록 치료가 어렵다. 족저근막염의 치료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스트레칭이다. 발바닥에 통증을 느낄 때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한다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박정민 원장은 이야기한다. “추천할 만한 첫 번째 스트레칭은 일어서서 발을 뒤로 최대한 빼는 동작입니다. 발바닥 뒤쪽 근육을 팽팽하게 만들어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를 얻습니다. 특히 이 스트레칭은 다리 근육도 함께 풀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걸으면, 발바닥과 다리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다리가 붓고 발바닥이 아픈 사람들은 이 동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스트레칭은 발바닥을 마사지해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입니다. 특히 발바닥이 심하게 아플 때는 이 방법이 꽤 효과적입니다.”
- 2016-08-23 13:10
-
- [잠 잘 자기 위한 나만의 비법] 건강한 생활
- 잠을 잘 자는 데도 비법이 있는지 잘 모른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눈만 감으면 바로 잠에 골아 떨어져 버린다고 하니 아마도 타고난 잠자기 천재인지 모른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잠을 잘 수 있는지 아내가 무척 부러워한다. 그것도 비법이라면 차제에 한 번 나의 비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단 양치질을 하고 나서 생수를 한잔 들이키는 것으로 나의 일과는 시작된다.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청소가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성공으로 이끌게 한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집 청소를 시작한다. 약간의 땀이 날 정도의 청소를 하고 나면 기분이 아주 상쾌해 진다. 또 깨끗한 집에서 하루를 생활할 아내를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간단한 아침운동을 하고 오면 아내가 준비한 건강 식단에 따라 밥을 제외한 과일과 마를 갈은 즙 한잔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신문을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한 시간 이상 읽어 본다. 가방을 들고 하루를 보내게 되는 국제계약연구소에 들러 진행되는 일들을 열심히 하는 것이 일과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블랙커피를 한잔씩 하기도 한다. 영등포에서 송파까지 출퇴근하면서 전철 2호선 잠실역에서 8호선 문정역 그리고 사무실까지 약 20분 정도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걷는 것이 주간 운동이 되는 셈이다. 퇴근 후 샤워를 하고 저녁 식사 후에 아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책상에 않아 내가 주간에 하지 못한 일이나 취미로 즐기는 블로그 활동이나 바둑을 두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아마 내가 잠을 잘 잘 수 있는 비법은 이와 같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정도로 업무에 몰두하기 때문일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이 나의 첫째 비결일 수 있을 것 같다. 잠이 들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좀처럼 잘 깨지 않는 버릇이 있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면 한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잔다고 한다. 그런데도 나에게 어떤 날은 잠이 잘 오지 않는 때도 있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거나 골치 아픈 일이 있을 때는 대개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런 때는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일에 더 몰두하거나 아니면 간단한 운동을 통해 몸을 더 피곤하게 하면 바로 잠이 들곤 한다. 어쩌다가 잠이 오지 않을 때는 건강에 좋다는 발치기를 좀하고 나면 바로 잠에 떨어진다. 해외 출장 시도 사람들은 시차 적응이 잘 안 되어 잠을 잘 못자거나 설 잠을 잔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 나는 시차적응을 위해 출장지 시간에 맞춰 잘 수 있도록 책을 읽으면서 취침시간을 늦추거나 함께 가는 친구가 있을 때는 출장업무와 관련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한다. 그 외 또 한지가 비결이 있다면 샤워와 별도로 나는 최소 7일에 한 번은 꼭 사우나를 한다. 몸만 씻는 것이 아니고 미사를 보러 성당에 가서 영적인 때도 다 씻도록 노력한다. 그것이 어쩜 내가 한 주일을 편안하게 잘 수 있는 또 다른 숨은 비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수면이란 육체적인 피로 뿐 만 아니라 영적인 피로도 회복시키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항상 잠을 밤 12시 이전에 꼭 자는 습성을 기르고 있다. 우주의 파동과 인체의 파동이 교류하면서 나를 항상 피로에서 구해준다는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면 늦게 일어나는 필자를 보고 아내는 참 신기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특히 꼭 일어나야 할 시간을 생각하면서 자면 거의 시간을 맞춰 일어나는 나는 아마도 잠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잠의 천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잠이 올 때 잠을 참지 못하고 자야 하는 것을 보면 통제의 천재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확실한 비법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 뿐만 아니라 영적인 건강과 사회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할 때 잠을 잘 잘 수가 있으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 2016-08-08 16:51
-
- 아버지의 피서
-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장마는 사라지고 연일 태양이 작열한다. 열대야로 잠을 재대로 잘 수 없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뒤척일 수 있어 그런대로 길고 더운 여름밤을 버텨낼 수 있다. 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지만 집에서는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거실 구석에 하나 서 있고 안방 벽에 하나 걸려있지만 몇 년 째 가동한 적이 없다. 전기세가 문제가 아니라 여름엔 땀을 흘려야 된다는 논리로 가동을 못하게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와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하지만 워낙 필자의 고집이 강경하므로 다들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이제 입추도 지났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하니 모두 어이없어 한다. 어제 부모님 댁에 들어서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저층 연립주택에 사시는데 앞뒤 동 간격이 좁고 저층이라 집안에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선풍기가 몇 대 돌아가긴 했지만 엄청 더웠다. 팔순을 훌쩍 넘기신 두 분이 더위로 고생하시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했더니 전혀 문제없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아침 드시고 나서 근처 중랑천 변 그늘로 가신다고 했다. 그곳에서 동네 할머니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오전시간을 보내신 후 오후에는 복지관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저녁까지 지내시다가 들어오신다고 했다.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특별한 피서를 하고 계셨다. 그것은 ‘무료 전철피서’ 아주 긴 노선을 택해서 하루 종일 시원한 전철 여행을 하고 계셨다. 우선 아버지 혼자 하는 여행은 다음과 같다.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한다. 중랑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 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탄다. 한 시간 이상 걸려서 수원에 도착하면 인천 행으로 갈아타고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소래포구 시장 구경을 하고 인근 다리 밑 그늘에서 쉬고 도시락을 드신다. 다리 밑에는 의자를 많이 설치 해 두어서 편하고 노인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셨다. 어머니와 같이 가실 때는 전철 1호선을 타고 온양까지 가신다고 했다. 온양 온천에는 전국에서 모여 든 노인들이 점령했다고 한다. 온천 후 점심 드시고 시장 구경도 하시고 느긋하게 전철타고 서울에 도착하면 저녁. 하루 여행으로는 제격이고 가고 오는 동안 시원한 전철에서 피서할 수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는 가끔 복지관 친구 두 분과 전철여행을 하신다고 했다. 일산에 사시는 분이 계셔서 일단 종로3가에서 모인다. 오전 열시쯤 만나서 서울 역으로 이동한다. 서울 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고 인천 계양까지 가서 인천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탄다. 원인재 역에서 오이도행 열차를 갈아타고 가다가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시장에서 우럭 두 마리를 구입해서 식당에 가져가면 매운탕을 끓여준다. 막걸리 한 병 놓고 식사하신 후 시장 구경하고 노선을 거꾸로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1인당 회비는 이만 원인데 몇 천원이 남는다고 한다. 전철피서의 하이라이트는 춘천 행 열차를 타는 것. 춘천 역에 내리면 인근에 닭갈비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신다. 식사 후에는 닭갈비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승합차를 타고 박사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유명한 박사동네, 소양강 처녀동상, 소양호를 두루 구경한다. 구경 후에는 춘천 역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준다는데 이 모든 서비스가 공짜란다. 단, 일행이 여섯 명 이상이라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한다. 그래서 춘천에 가실 때는 여러 명이 모여서 간다고 하셨다.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전철 무료서비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노인들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교통비 부담 없이 시원한 피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노인들의 정신과 육체건강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 2016-08-08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