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횡재
-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한 여름 태양은 이글거리며 대지를 달구고 있습니다. 여름. 무더위. 찜통 도시의 아스팔트.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내리는 땀. 에어컨이 고장 난 차는 그야말로 찜질방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가 더 더웠습니다. 업무 차 약속을 하고 사람을 만나러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 소매로 땀을 훔치고 백밀러
- 2017-06-12 13:06
-
- 안 보일 때 보이는 것
- 요새는 거울을 잘 안 보게 된다. 흐릿해서 안경을 써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번거로워 그런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석촌호수를 걸었다. 안 보는 사이 호수는 근사하게 변해 있었다. 호수를 가운데 두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와 분수를 만끽하며 걷는 길은 숲처럼 신선했다. 점점 깨끗하고 여유롭게 변해가는 서울 거리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친구
- 2017-06-09 14:41
-
- 남은 음식 포장해주세요
- 먹을 것이 넘치는 세상에 산다. 우리 시니어들이 모두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서 먹을 것이 넘쳐, 덜 먹으려고 고민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저녁 모임은 으레 술을 겸한 자리다. 술을 마시려면 저녁 식사 겸 안주를 푸짐하게 주문한다. 처음엔 배가 고프니 허겁지겁 먹지만, 이내 주문한 안주들이 남아돌기 시
- 2017-05-31 17:34
-
- 서울의 중심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진한 삶을 보다
- 마로니에 공원의 추억을 들추며 비 내리는 날의 외출이 신나고 즐거울 시기는 지났지만 때론 예외일 때도 있다. 빗속을 뚫고 혜화동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하니 역시 날씨에는 아랑곳없는 청춘들이 삼삼오오 손잡고 오가고 있었다. 참 오랜만에 와보는 마로니에 공원이지만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한때 젊은이들의 문화를 꽃피웠던 이곳에서 봄날의 파릇함, 낙엽 지던
- 2017-05-16 16:07
-
- 아스팔트를 뚫고 잎을 피우는 풀(草)
- 아스팔트 도로의 두꺼운 바닥을 뚫고 연약한 풀이 자라고 있다. 생명력의 끈질김과 그 강인한 힘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하며 지나다니는 집 주변에 있는 도로 위다. 통행량이 많지 않아도 트럭과 승용차 그리고 농업용 경운기가 가끔 다니는 곳이다. 지난가을에 도로를 넓히면서 새로 포장했기에 갈라진 곳이 없었다. 어느 날 아침 도로 한쪽에 바랑
- 2017-05-16 11:35
-
- 도봉산 Y계곡
- 몇 년 만에 도봉산 Y계곡 산행을 위하여 도봉산역에 내렸다. 단장을 끝낸 역사가 새롭다. 80년만의 7월 무더위가 미리 왔다는 기상특보가 있는 날이다. 포장도로에 들어서자 땀이 쏟아진다. 걸음을 재촉하여 광윤사를 지나서 계곡에 들어섰다. 어린 아이처럼 싱그러운 연녹색 물결이 뒤덮고 있다. 큰 바위를 지붕 삼은 만월암이 앙증스럽다. 며칠 전 석탄일 행사
- 2017-05-11 13:40
-
- 다양한 가족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 봇물
- 중견 배우 백일섭은 30여 년의 결혼생활 끝에 졸혼(卒婚)을 선언한 뒤 독립해 직접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하며 혼자 생활한다(KBS ). 마라토너 출신 방송인 이봉주는 강원 삼척시 처가에서 장인과 함께 옥신각신하며 시간을 보낸다(SBS ). 지난해 결혼한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은 강원 인제에서 달콤한 신혼생활과 신세대 부부의 문화를 보여준다(tvN ). 예능
- 2017-05-11 09:34
-
- 실망만 안겨주는 과대광고
- 오늘날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집에서도 바깥에서도 눈만 돌리면 쉽게 광고를 보게 된다. 예전에는 TV를 보다가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나오면 얼른 채널을 돌렸다가 광고가 끝날 즈음에 맞춰 다시 볼 정도로 광고를 싫어했다. 그러나 요즘 광고는 보는 재미도 있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광고이지만 영상이 수려해 마치
- 2017-04-27 14:36
-
- 꽃
- 모임에서 친구들과의 수다 중에 한 친구가 남편이 꽃바구니를 사 들고 들어온 이야기를 했다. 5명의 친구들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는데 두 명은 “어머, 좋았겠다.”였고 필자를 포함한 3명은 “아유~난 꽃 선물은 싫어,”였다. 필자를 포함 싫다고 한 사람들은 꽃바구니 선물 받은 친구가 부러워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정말 꽃을 선물 받으면 반갑지 않다
- 2017-04-04 15:27
-
- 실치회로 봄을 알리는 바닷가 마을 장고항
- 4월 초순경,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실치잡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치가 적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지만 많을 때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바쁘게 작업을 해야 한다. 흰 몸에 눈 점 하나 있는, 애써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작은 물고기인 실치가 작은 몸집 흐느적거리면서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실치는 장고항 봄의 전령사
- 2017-03-27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