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NHK방송문화연구 미디어연구부를 책임지고 있는 하라 유미코(原由美子, 1962년생)의 까무잡잡하고 야무진 얼굴에서 관리직의 연륜과 함께 충만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주위에서 엄격한 상사, 철저한 커리어우먼이라고 부를 만큼 한 마디로 일밖에 몰랐던 전형적인 ‘일벌레’로 해외 출장도 잦았다. 주로 미국과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 봉~” 어릴 적 이 노래를 부르면서 궁금한 점이 많았다. ‘정말 산봉우리가 1만 2천 개나 될까? 산이 대체 얼마나 큰 거야? 그 정도면 산맥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그 많은 봉우리는 누가 센 걸까?’ 등이다. 연전에 어느 신문 칼럼에서는 1만 2천 봉은 봉우리 수가 아니고 금강산 속 절들의 부처님 숫자라고 주장하기도 했
이재준(아호 송유재)
꼭 42년 전 이맘때, 설악산 장군봉의 금강굴에서 홀로 7일을 지낸 일이 있었다. 군 제대 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마등령을 오르내리며, 세찬 바람에 스쳐지나가는 운해(雲海)의 그림자 밑에 누워 마음을 비우려 안간힘을 다했다. 새벽마다 비선대까지 내려가 찬물에 얼굴을 담그고, 그 물빛만큼이나
그날따라 신촌 길을 걷고 싶었다. 봄바람이 불던 첫날.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걷던 길 멀리서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다다른 곳은 신촌 홍익문고 앞 피아노. 많은 젊은이가 멈춰 서서 익숙한 선율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피아노 앞에는 갈색 모자에 목도리를 단단히 두른 노신사가 앉아 있었다. 그렇게 밤길 위의
이재준(아호 송유재)
北風吹雪打簾波 북풍이 눈보라를 몰아 발을 치는데
永夜無眠正若何 긴 밤에 잠 못 드는 그 마음 어떠할까.
塚上他年人不到 내 죽으면 무덤을 찾는 사람 없으리니
可憐今世一枝花 가여워라 이 세상의 한 가지 꽃이여.
조선조 평양기생 소홍(小紅)이 지은 것으로 전해 오는 한시(漢詩)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새긴 김상유(1926~200
이재준(아호 송유재)
“작가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되기 위해서 달려갈 수도 없는 곳임을 안다. 촛불이 자기 몸을 태워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어쩌면 자기 자신을 처절하게 바쳐서 작업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구름의 바다 위로 동이 튼다. 나는 지금 2002년 11월, 나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하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 있다. 매일 작품이
바야흐로 봄! 강추위를 이겨낸 당신, 어디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다면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을 주목하라. 이 조사에 따르면 요즘 여행객들은 현지 주민과 체험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 현지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지역, 특별한
김 현 (전 KBS 연구실장, 여행연출가)
김현·조동현 부부의 '특별한 부부여행 코스' 세 번째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일주」
기차여행 하면 유럽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프로방스 지방 일주는 우리 부부가 참 좋아하는 여행 코스다. 우리 부부가 프로방스 지방 일주를 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 피터 메일이 날씨
각자의 비밀을 감추고 수상한 수업을 시작한 두 남자의 이야기를 2인극 형태로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극은 한 70대 노교수가 30대 젊은 연극인에게 “내가 리어역으로 무대에 설 수 있게 연기 수업을 해주게. 하루에 100만원씩, 49일 동안”이라는 제안을 하며 전개된다. 그렇게 이들은 49일 동안 무인 등대섬에서 그야말로 수상쩍은 연기 수업을 시작하
꽃은 환희의 절정이며,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축복이다. 인간 세상에 꽃이 없다면 단 며칠도 생명을 유지할 식량을 구할 수조차 없다. 꽃은 지극히 소중하고 귀하면서도, 너무 흔하게 널려 있다. 아기가 연필을 잡으면서 제일 먼저 그리는 것도 꽃이며, 출생의 축하 꽃다발에서 생일, 입학, 졸업, 결혼,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도 꽃송이로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