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 33년 동안 많은 제자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문학과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와 감성이 잘 통해 따르는 제자들이 여럿 있는데 희영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제자다.
1997년 4월, 필자를 무한히 감동시킨 제자는 바로 희영이다. 햇님이 사랑스런 4월 하순 무렵이었다. 손에 꽃을 한아름 안고 희영이가 우리 집을 찾아왔다.
"아니 희영이가 웬일이니? 그
운명을 말하는 이상용(李尚龍·48)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이기도 한 ‘운명’을 새삼 되새겼다. 평택에 있는 작업실에서 은둔하듯 기거하며 1만 점이 넘는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그는 드로잉, 판화, 벼루, 조약돌, 바큇살, 의자, 상여 등 독특한 오브제들을 사용하며 남들과 다른 고유의 영역을 개척해가는 중이다. 한
서울시 지하철 1호선 동묘역과 6호선 창신역 사이의 창신동은 최근 예쁜 옛 동네로 주목받고 있다. 낡고 오래되면 ‘뉴타운’이라 이름 붙여 첨단 건축물을 세우고 땅값을 올리는 것이 불과 몇 년 전까지 도시의 운명이었다. 창신동은 개발을 거부하고 주민들의 푸근함을 담아 이른바 재생의 길을 택했다. 창신동 구석구석 남아 있는 기억 중 하나가 바로 동덕여자중·고등
산중에 눈이 내린다. 폭설이다. 천지가 마주 붙어 눈보라에 휘감긴다. 어렵사리 차를 몰아 찾아든 산간 고샅엔 오두막 한 채. 대문도 울도 없다. 사람이 살 만한 최소치의 사이즈를 구현한 이 갸륵한 건물은 원시적이거나 전위적이다. 한눈에 집주인의 의도가 짚이는 집이다. 욕심일랑 산 아래 고이 내려놓고 검박하게 살리라, 그런 내심이 읽힌다. 대한성공회 윤정현
요즘은 관계를 맺거나 끊는 것이 아주 쉽다고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해 한 줄 보내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만남도 쉽지만 이별할 때도 카톡으로 통보를 한다고 하니 기성세대가 살았던 시절과는 참 많이 달라진 세상이다.
어느 사진작가는 나무 사진을 찍을 때 나무 둘레를 천천히 한 바퀴 쭈욱 돌아본다고 한다. 사진 찍는 걸 나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만나자고 전화를 할 경우, 이 전화를 '콜드 콜(Cold Call)'이라고 한다. 사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일도 없고 만날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 조차 모른다. 누군지도 모르고 왜 만나자는 건지도 모르니 반가울 리 없다. 그래서 높은 사람들은 직접 전화를 받지 않고 비서를 통하게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매번 사전 약속을 하고 사람
그냥 개띠가 아니다. ‘58년’ 개띠라야 진짜다. 개띠 앞에 ‘58년’이 붙으면 마치 대단한 인증 마크를 받고 태어난 것만 같다. 전 세대를 아울러 태어나면서부터 기 쎈(?) 아이콘으로 살아가고 있는 58년 개띠가 올해 벌써 환갑을 맞이했다.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한국 사회 속 이야깃거리이자 사회 현상 지표가 됐다. 이들의 특별했던 인생
“58년 개띠입니다.” 어느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첫마디다. 개띠의 당당함과 그들의 파란만장한 세월이 그 한마디에 포함되어 있다. 1953년, 전쟁이 끝나고 아기가 많이 태어났는데 그 절정기가 1958년이다. 개띠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뺑뺑이 추첨으로 배정받아 들어갔다. 58년 개띠라는 말은 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전 세대와 차별되고, 이후 세대와도 분
필자는 58년생 개띠다. 당시 대학에 입학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미팅이었다. 미팅하러 대학에 들어간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시절 대학 1~2학년생들에게 미팅은 대단한 로망이었다. 내성적이어서 미팅을 기피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미팅을 수십 번이나 한 친구도 있었다. 한창 이성에 눈을 뜰 때니 그럴 만도 했다. 이성과 교제하고 싶어 안달이 난 친구들은 입학
30년 동안 부부동반으로 만나는 모임이 있다. 원래 7커플이 모였으나 지금은 4커플만 모인다. 죽은 사람도 있고 이민 간 사람, 스스로 탈퇴한 사람도 있다. 그동안 국내 여행은 몇 번 다녀 왔다. 각 집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보니 거칠 것 없이 친하다. 송년 모임을 하다 보니 또 단체 해외여행 얘기가 나왔다. 그동안 수없이 해외여행 얘기가 나왔으나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