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 속에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지루한 삶이지만, 명색이 새해를 맞으며 마음만이라도 신선한 기운으로 채우고 싶었는데 온통 흉흉한 소식들만 난무하니 심란하기 그지없다. 북한의 핵 공갈 협박은 갈수록 완강해가고 사회의 상하좌우 대립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게다가 각종 사건·사고는 악마가 보내는 종합선물세트처럼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 사회를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 환갑을 맞이한 ‘58개띠’ 이재무(李載武·60) 시인. 음악다방에서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듣고 군대에 다녀온 뒤 청년 이재무가 만난 시는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존재였다. 자신의 20대를 무모한 소비이자 아름다운 열정의 시간이라 말하는 그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얼른 노인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이순
지난 호에 이어 또 꽃 타령이다. 해가 새로 바뀌었는데도 꽃 얘기를 멈추기가 쉽지 않다. 아내에게 배운 삶의 현장에서 꽃이 내 생각을 바꾼 한 예다.
아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꽃을 사왔다. 채 일주일이 못 가는 꽃을 사고 또 사는 아내가 신기했다. 한국을 떠나 살면서도,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어느 도시에서든 아내는 좋은 꽃시장을 잘도 찾아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지나가고 새해가 온 지 벌써 며칠이 지나가고 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세월 가는 일이 그저 찰나처럼 느껴진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60년 만에 오는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한다. 개는 인간에게 충성스러운 동물이면서 친구이자 가족이기도 하다. 소설과 영화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플랜더스의 개(A Do
필자는 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재즈, 팝송, 칸초네, 클래식 등 외국 장르를 즐겼고 우리 가요나 국악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 들면 우리 노래가 좋아질 거라는 옛말이 있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어른들 말씀에 그른 것이 하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우리 가요나 국악의 은은함이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다.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
새벽에 차 시동을 걸었다. 한탄강이 흐르는 전곡 원불교 교당을 찾아가는 길. 가는 내내 40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거대한 독수리들이 검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생소하고 두려웠다. 논길을 지나고 작은 마을의 고불고불한 길을 빠져나와 언덕을 넘으니 옅은 안개 속에 아담한 교당이 나타났다
차갑고 흐린 겨울 한낮. 집 앞 황토 구릉지 쪽에서 불어온 맵찬 바람이 나무들의 몸을 흔든다. 이미 누드로 늘어선 초목들은 더 벗을 것도 떨굴 것도 없다. 그저 조용히 삭풍을 견딘다. 좌정처럼 묵연하다. 봄이 오기까지, 화려한 꽃들을 피우기까지 나무들이 어떻게 침잠하는지를 알게 하는 겨울 정원. 봄이면 화들짝 깨어날 테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꽃들이 제전
종활(終活, 슈카쓰)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을 뜻하는 일본 사회의 신조어다. 보통 일본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공채 시기에 맞춰 취직활동(就職活動)에 노력하는 것을 슈카쓰(就活)라고 줄여 부르는 것에 빗댄 것. 발음까지 같다.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기업 면접을 위해 뛰어다니는 것처럼 죽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 두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해.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영화 ‘버킷리스트’ 속 대사다. 인생의 기쁨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지점이 같은 사람을 찾자면, 그이가 바로 배우 박인환(朴仁煥·73) 아닐까? 평생 연기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
1983년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면서 공휴일이었다. 그날 필자가 다니던 직장 내 처녀·총각들은 근교 유원지로 야유회를 갔다. 이름하여 ‘총처회’. 준비한 몇 가지 프로그램으로 게임을 즐기고, 예약해서 맞춰놓은 점심도 둘러앉아 맛나게 먹었다.
‘총처회’ 발기인이면서 주동자 격인 필자는 그들보다 한두 살 위이다 보니 모든 행사와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