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단 말이야. 데구루루… 너무 아팠어요.” “어디 보자. 우리 채소들이 얼마나 잘 자랐나. 허허, 녀석들 예쁘구나!”
목을 쭉 빼고, 깍지 낀 손가락 위에 턱을 괴고, 고개를 갸우뚱. 점점 빠져든다. 입가에 웃음이 배는 건 어쩔 수 없다. 입담에 알록달록 교구와 손 유희가 어우러지니 잠시 잊고 있었던 동심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세대와 세대를 잇겠다
50년 전쯤 편지를 주고받았던 짧은 인연에 기대어 그대에게 다시 편지를 씁니다. 그 사이 어떻게 지내셨나요? 벌써 반세기 전의 일이 되어서 그대나 저나 서로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사이가 되고 말았지만 밤잠을 설치며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편지를 이어가던 까까머리 시절의 기억은 아직 저의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답니다.
그때의 청소년들은 참 답답한 오
처음에는 “무슨 추모공연이냐” 반문하며 차갑게 돌아섰다. 공간예술을 하던 이를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추모한다는 말인가. 의미 없다며 외면하려던 찰나 불현듯 생각났다. “선배님이 이 연극에서 연기 참 잘했지.” 좋은 작품을 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평소 성격답게 세상과 쿨(?)하게 안녕하고 떠난 그녀를 대신해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조명이 켜진다. 카
이자연은 최근 여성 최초로 대한가수협회장에 당선되었다. 호칭을 회장님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자연의 대표곡 ‘찰랑찰랑’을 부를 때 그녀의 목소리와 몸짓을 떠올리면 회장님보다는 찰랑찰랑대는 맛깔스러운 가수가 훨씬 더 어울린다. 대외적인 그녀의 나이는 63년생이지만 사실은 58년 개띠. 이봉규와 갑장이어서 더 말이 많았다.
그녀가 데뷔할 당시 여
한 번쯤은 들어보고, 한 번쯤은 이뤄야겠다고 다짐하는 버킷리스트. 그러나 막상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애써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도 어떻게 이뤄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매달 버킷리스트 주제 한 가지를 골라 실천 방법을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앞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버킷리스트 서베
작년 초, 2기 동년기자 발단식에 범상치 않은 여인이 나타났다. 망사와 레이스로 된 코사지를 머리에 올려 쓰고, 화려하게 빛나는 공단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박애란 동년기자였다. 상냥한 어투로 자신을 핑크레이디라고 소개하던 그녀는 어느새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없어서는 안 되는 대표 인물로 자리매김하는 중. 최근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영상 제작에도 참
“붉고 통통한 볼에 눈이 맑은 여자 같은 술이여!” 한산 소곡주에 취한 그가 감흥에 못 이겨 한밤중 끼적였다는 한마디다. 주선(酒仙) 이백이 그 모습을 봤다면 그냥 가지 못하고 배틀 한번 붙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술 향을 맡았다가 낯선 길로 들어섰다는 허시명(56) 씨. 우리 술 찾아 20여 년간 유랑하듯 전국을 떠돌더니 어느 날 술 얘기 좀 해볼
엄마 친구 집 대문을 열다
7월의 뜨거운 열기조차 서늘하게 느껴질 만큼 사무친 그리움을 안고 고향 순창으로 갔다. 얼마 전 뇌졸중이 재발되어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였다. 한적한 골목길을 거닐다 어느 집 앞에 멈춰 섰다. 엄마의 오랜 친구 정봉애(89) 씨가 사는 집 앞. 한참을 서성이다가 대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반갑게 맞
선생님,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그동안 강녕하신지요? 무엇 하나 순조로울 것 없는 세상에 날씨마저 이러하니 주위의 장삼이사의 삶들이 무척이나 걱정됩니다. 언젠가 읽은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 “부조리한 인간은 자기의 고통을 주시할 때 우상을 침묵케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려울 때마다 이 말을 주문처럼 외며 저는 정치가 통계수치로 제시하는 장밋
시대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예술이다. 토양의 기운과 그 땅을 디디고 사는 사람들의 기질이 조화를 이뤄내는 것은 전통예술이다. 역사의 질곡에 이은 현대사회 전환기에 살았던 한 소년. 그는 음악에 눈뜨면서 막중한 임무처럼 국악계의 문을 두드렸다. 전통음악의 한계를 허물고 한국 예술 전반에 주춧돌을 쌓다 보니 어느덧 30여 년 세월. 우리 음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