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의 노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법적으로 ‘노인’은 65세부터라지만,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60대까지 중장년이라고 봤다. 100세 시대에는 인생 3막을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 특히 사회공헌 활동에 50~70대 시니어들이 필요하단다.
기존 ‘사회공헌’이 독거노인, 치매 노인 등 취약 계층에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성격이었다면, 이제는 은퇴자의 인생 2막, 인생 3막을 위해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2017년 고용노동부는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50·60세대를 ‘신중년’으로 정의했다.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주역이면서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이중고를 겪는 마지막 세대이고, 이들의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봤다. 고용노동부는 보람 있는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신중년의 사회공헌 활동 수요가 많은 데 비해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신중년의 자원봉사 활동은 질이 높지만 참여율은 낮았다. 이들의 노하우나 전문지식을 활용한 재능봉사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의 실질은퇴 연령은 약 71세이며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 1위는 생활비(58.3%)였지만, 2위는 보람(34.4%)이 차지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사회공헌 활동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전 세대보다 고학력자와 전문직이 많은 신중년이 은퇴 후 더 많은 영역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는 주된 직장에서부터 인생 3모작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 활동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면서 보람과 만족을 얻는 활동이다. 크게 자원봉사와 사회공헌 일자리로 나뉜다. 자원봉사는 노력봉사, 재능기부, 프로보노 세 가지가 있다. 노력봉사는 자신의 경력과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로 ‘연탄 배달’과 같이 과거에 주를 이뤘던 영역이다. 재능기부와 프로보노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서 대가 없이 하는 것으로, 최근 이 영역이 활성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등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소정의 급여도 받고 전문성을 살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도 늘었다. 민간 기업에서는 은퇴 전 전직지원 교육을 통해 어떤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지 안내하는 곳이 많아졌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은 ‘신중년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세종시 일자리정책과 주도로 이뤄지는 사업인데,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식물 관리와 고객 서비스 부분에 신중년이 참여하고 있다. 의무실의 경우 양호교사,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신중년이라면 재능기부로 참여할 수 있다. 노동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원봉사 성격을 띤다. 권진온 수목원운영실 실장은 “비영리집단에서 신중년의 사회공헌 참여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 외국의 수목원은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시스템이 미비한 실정”이라면서 “중장년분들은 1년, 2년 단위로 오랜 시간 활동에 참여하시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목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 자료를 보면 50세 이상 응답자 중 80~90%는 봉사활동 참여 의지가 있다고 답했지만, 실질적인 매칭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아직 약하다”면서 “사회공헌 활동이 더 알려져서 더 많은 신중년이 보람도 느끼고 사회공헌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돈·시간·보람 세 마리 토끼 잡는 ‘징검다리’
그동안 쌓아온 경력·경험·노하우를 녹여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사회공헌 활동은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사회공헌 활동이 무조건 일자리로 연결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새로운 영역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이 은퇴 후의 삶을 그리는 데 사회공헌 활동이 매우 적합한 활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영록 이음길 사회공헌 뉴스타트팀 팀장은 “일단 재능기부 활동을 해보라”고 권한다. 한 달 살기를 하더라도 그곳에서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야 한단다. 취미 활동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재능기부 활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내가 원하는 단체나 기관에서 자원봉사 성격의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교육을 받아 동호회를 구성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이후에는 협동조합 등으로 조직을 구성하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거죠.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 느끼고, 큰돈은 아니더라도 노후에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목표로 삼으면서 보람도 얻어요. 사회공헌 활동은 돈·시간·보람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입니다.”
박 팀장은 중장년이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퇴장이 빠르다고 지적했다. 풀타임 근무가 생각보다 힘들어지는 나이이기에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박 팀장은 인생 3모작 설계를 하면서 차근차근 사회공헌 활동을 징검다리 삼아 신중하게 나아가기를 권했다.
프로보노의 경우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직종 중장년의 재능기부 활동이 주를 이룬다. 전오석 상상우리 프로보노팀 팀장은 “전문직 종사자라면 전문성을 살려 현직에 있을 때부터도 프로보노 활동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다”면서 “은퇴한 중장년이라면 사회공헌 활동이 재취업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재능기부라고 하면 나의 경험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이 활동을 통해 중장년분들이 많이 배워간다”면서 “대부분 직무의 최고 정점에서 은퇴하기 때문에 다시 실무 감각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기업과 라포를 쌓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드문 경우긴 하지만 기업과 합이 잘 맞아 해당 기업으로 재취업 되는 사례도 있다.
박영록 팀장과 전오석 팀장은 다만 사회공헌 활동 영역에서의 ‘매칭’이 아직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중장년의 전문성이 필요한 기업의 구체적인 수요와 실제 적용 가능한 전문성을 가진 중장년을 정확하게 이어주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간에서 이들을 연결해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고, 매칭을 위한 또 하나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앞으로 사회공헌 영역에서 중장년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60대 이후 실질적으로 주된 일자리를 이어가거나 취업 시장에서 다시 활동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기에, 돈·시간·보람 세 가지를 얻을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MINI INTERVIEW
‘경력단절’ 사회적 죽음 ‘선택’으로 살아나다
강남의 고층 빌딩이 내려다보이는, 해가 잘 드는 교육장. 이음길 사회공헌 뉴스타트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다. 교육하는 강사도, 수업을 듣는 수강생도 눈을 반짝였다.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졌다. 이곳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는 이경원(61) 씨를 만났다.
이경원 씨는 경력단절 여성이다. 육아에 전념하다가 공부를 해 사회복지사로 15년 남짓 일했다. 그리고 정년이 되어 퇴직한 순간, 이 씨는 죽음이 이런 것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사회적인 죽음 말이다.
“출근도 못 하죠. 활동도 못 하죠.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우울했고요. 내가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 아직 더 활동할 수 있고 재미있는데, 법적으로 환경적으로 정년이니까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하니 더 힘들더라고요. 나는 갈 수 있는데, 가면 안 되니까요. 다시 재취업하려니 기업이 저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나이가 있으니까요.”
어느 날 인터넷 쇼핑을 하던 이 씨 눈에 문구 하나가 들어왔다. ‘사회공헌 뉴스타트’라는 두 단어다. 이경원 씨는 “두 단어가 딱 와 닿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처음 교육을 오기 전까지 긴가민가했단다. ‘그냥 한번 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에요. 내가 120세까지 산다고 하면 살아온 만큼 앞으로 더 살아야 하는데, 어떤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지 알려주는 이 수업이 저의 인생 방향을 잡아주더라고요. 수업이 제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울하고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 저의 숨을 잠시 트이게 해주면서 ‘앞으로 내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방향성을 제시해주더라고요. 심폐소생술이랄까요?”
물론 수업을 막상 들어보니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게 쉽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사회적기업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 씨는 수업을 들으면서 ‘그럼 스스로 나의 일자리를 만들어볼까?’ 생각하게 됐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모여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돕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졌다. 사회복지사로 일했기에 사회공헌 활동에는 일찍이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고민해본 건 처음이다. 이경원 씨는 퇴직 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 혹은 60대를 맞이한 이들에게 “선택하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인터넷에서 문구를 보고 기본 정보를 입력한 후 이곳에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선택이 있었잖아요. 도전은 선택이더라고요. 도전해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선택하라고 하면 해볼 만할 것 같죠? 우리 중장년이 고집이 참 세요. 그동안 해온 것들이 있어 그렇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고집을 부리면 선택을 못 하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내가 판단하기에 좋든 나쁘든 일단 선택하고 도전해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역시 앞으로도 선택할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매일 선택하고 실행해보시면 어떨까요?”
◇사회공헌 뉴스타트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이음길HR이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기업 퇴직(예정)자들에게 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중한 성격의 강 씨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사회 초년생 때부터 다양한 보험 상품에 가입했고 유지율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은퇴 후 지출 경감을 위해 꼭 필요한 보험을 제외하고 나머지 보험은 정리할 계획이다. 강 씨가 가입 중인 보험 중에 가장 오랫동안 유지한 보험은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이다. 강 씨는 두 보험의 유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종신보험 검토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인데, 보장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종신보험의 주계약에 해당하는 사망보험금은 ‘일반사망보험금’이라고 하는데, 사망의 원인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지급한다. 강 씨가 종신보험에 가입한 목적은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강 씨가 사망할 경우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으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경제적 책임을 보전하기 위함이었다. 자녀가 성인이 된 지금도 강 씨가 종신보험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① ‘약관’을 확보하라.
보험 해약을 고민할 때는 보험 상품의 특징을 꼼꼼히 살펴보고 해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험은 대체로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로부터 주요 설명만 듣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험 상품 해약 등을 결정하기 위해 상품을 검토할 때는 해당 상품의 ‘약관’이나 ‘사업방법서’를 꼭 살펴봐야 한다. 만약 ‘약관’과 ‘사업방법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면 해당 보험사의 홈페이지 공시실에 가면 다운받을 수 있다.
② 예정이율을 확인하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은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정기보험은 보장 기간이 정해진 사망보장 상품이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 원의 10년 만기 정기보험에 가입하면 가입 후 10년 이내에 사망했을 경우에만 사망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한다. 정기보험의 보험료 구성은 위험보험료 중심이고, 해약환급금이나 만기환급금의 재원이 되는 저축보험료가 거의 없다. 정기보험은 짧은 보장 기간과 적은 저축보험료로 인해 동일한 보험 금액의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
반면 종신보험은 ‘평생보장’과 ‘장기저축’ 기능이 결합된 상품이다. 정기보험과 달리 종신보험은 적립금이 꾸준히 쌓인다. 종신보험의 보험료에는 꽤 높은 비중의 저축보험료가 포함되어 있다. 저축보험료는 예정이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예정이율이 높을수록 적립금이 많아진다. 보험회사의 예정이율은 시중 금리의 흐름에 따른다. 참고로 2000년대 초반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종신보험 예정이율은 대체로 6%대였고, 지금은 2% 전후다. 예정이율이 높은 종신보험은 해약에 신중해야 한다. 예정이율은 ‘약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③ 1급 장해 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지 확인한다.
종신보험 중에는 사망이 아니라 1급 장해 시에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지급 사유는 보험증권이나 약관에 나와 있고, 장해 등급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약관에 나와 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지급 사유는 재해로 인한 것이든 질병으로 인한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재해가 아닌 치매 또는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항상 타인의 수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종신보험의 1급 장해보험금 지급 사유가 된다. 따라서 1급 장해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이라면 고도의 치매로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 대한 보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④ 사망 시 예상 상속세를 계산해본다.
상속 개시 시점은 사망 시점이다. 사망보험금 지급 사유 발생 시점도 사망 시점이다. 따라서 상속세 납부를 대비하여 보험을 준비한다면 언제 사망하더라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이 적합하다. 상속세 납부를 일반 금융자산으로 준비한다면 이자 및 배당소득 같은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 문제도 신경 써야 하지만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은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그리고 종신보험의 계약 구조를 미리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는 계약 구조(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르게 계약)로 해두었다면 종신보험에 대한 상속세도 과세되지 않는다.
연금보험 검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적연금(국민연금 및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보전하는 ‘종신형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에서는 물가상승률까지 보전하지는 않지만 평생 정액을 지급하는 ‘종신연금형’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① 연금 수령 방법을 알자.
생명보험회사의 연금 수령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종신연금형이다. 종신연금형은 연금 개시 후 피보험자가 사망하는 시점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종신은 연금 개시 후 다음 날 사망해도 종신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보통 보험회사의 종신연금형은 ‘보증 기간’(10년, 20년, 100세 등)이 설정되어 있다. ‘보증 기간’이 설정되어 있는 ‘종신연금형’의 경우에는 피보험자가 ‘보증 기간’ 내에 사망할 경우에는 최소 ‘보증 기간’까지는 상속인이나 사전에 지정된 수익자에게 연금이 지급된다.
둘째, ‘확정연금형’이다. 확정연금형은 연금 지급 기간을 연금 지급 개시 시점에 미리 확정해두는 것이다. ‘확정연금형’은 피보험자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확정된 기간에 연금이 지급된다.
셋째, ‘상속연금형’이다. 상속연금형은 연금 지급 개시 시점까지 적립된 총액에서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 등 일정액만 수령하다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원금을 상속인이나 미리 지정된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② 연금보험 가입 당시 경험생명표를 확인하라.
연금보험의 ‘종신연금형’ 연금액은 연금보험 가입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해서 금액을 결정한다. ‘경험생명’은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의 기대수명이다. 즉 경험생명은 보험 상품을 개발할 당시 보험 가입자의 ‘종신이 언제인지’ 계산할 때 기준이 된다. 1989년에 1회 경험생명표가 제정된 후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반영하여 경험생명표는 계속 개정되었으며, 현재는 9회 차 경험생명표가 사용되고 있다.
동일한 시점에 적립금이 같은 연금보험이라 하더라도 ‘종신연금형’ 방식으로 연금을 수령한다고 하면 연금 가입 시점, 즉 적용된 경험생명표에 따라 지급받는 연금액은 달라진다. 경험생명이 길수록, 즉 수명이 길다고 가정할수록 ‘종신연금형’의 매월 혹은 매년 지급하는 연금액은 적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래된 연금보험일수록 액면에 드러난 연금 적립금보다 실제 인출할 때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오래된 연금보험일수록 해약에 신중해야 한다.
지난 2022년 6월부터 관련 규정 개정으로 국내에서도 월분배형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가능해졌다. 매월 분배금을 받기 때문에 노후 자금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 15년만인 2023년 9월 말 기준 월분배형 ETF에 몰린 자금은 2조 원이 넘었다.
월분배형 ETF는 매달 분배금을 주는 상품으로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고 목적에 따라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어 고령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투자 상품이기에 자신의 목적에 따라 잘 알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월분배형 ETF 어떤 종류가 있으며 특징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현금·재투자·변동성 잡아라
은퇴 후 대부분 고령자는 매월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국민연금 등 필수 연금으로 나오는 돈만 생각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자산 관리를 하면서도 매월 연금처럼 현금을 받을 수 있는 투자처에 관한 관심이 높다. 월분배형 ETF가 관심받기 시작한 이유다.
월분배형 ETF의 장점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현금흐름 발생, 재투자로 복리효과 추구, 변동성 관리다. 말 그대로 월분배형 ETF는 매월 현금을 받고, 얼마를 받을지 예측할 수 있어 현금 흐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한 배당 주기가 짧아 재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금을 쓰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재투자해 장기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변동성 관리에 유용하다. 요즘처럼 금리 인상 이슈와 경기 불황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주식 매매 여부와 관계없이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 점이 변동성 위험을 줄여준다.
국내 월분배 ETF, 뭐가 있을까?
2023년 10월 기준 국내에 상장된 월분배형 ETF는 33개다. 월분배형 ETF는 배당금이 어디서 나오느냐에 따라 배당주, 커버드콜, 채권, 리츠, 멀티인컴으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주 ETF 비중이 가장 크다. 이 상품은 배당수익과 주식 매매차익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커버드콜 ETF는 개념이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주식을 매매해 차익으로 수익을 낼 때는 미래에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는 개념이지만, 커버드콜은 미래 주가 상승이 불확실하기에 이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현재 확실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상품이다. 콜옵션을 매도하면서 얻는 프리미엄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채권은 ETF의 기초 자산이 채권인 상품이다. 채권에 투자하는 월분배형 ETF는 월분배금이 다른 상품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채권 발행 시점부터 향후 받을 수 있는 이자와 원금이 확정되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수월하다.
리츠는 부동산 자산으로 발생하는 임대수익으로 배당금을 준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차익과 임대수익이 기반이다.
멀티인컴 상품은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자금 원천을 2개 이상 조합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거나, 주식과 리츠를 합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월 분배금 전략을 다양하게 세울 수 있다. 다만 현금흐름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분배금, 어디에 쓸지 정해둬야
월분배형 ETF는 연금처럼 매월 일정 현금을 받는다는 점에서 노후 자산으로 활용하기 좋은 상품이다. 하지만 분배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목적을 정해두지 않으면 계좌에 머물러있거나,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르게 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금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정해두고, 그에 맞는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분배금을 생활비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현금흐름 예측이 명확한 ETF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따라서 원금이 어느 정도 보존되면서 정기적으로 분배금이 발생하는 구조를 살펴야 한다. 이때 내가 받고자 하는 월 분배금이 얼마였으면 좋겠는지도 미리 계산해보면 좋다.
만약 1억 원을 월분배형 ETF에 넣어둔다면, 연간 분배율이 6%라고 가정했을 때 세전 분배금은 연간 600만 원이다. 수익이 발생하면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약 507만 6000원이다. 이 경우 매월 약 42만 3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이 경우는 연간 분배율을 고정해 계산한 것으로, 실제로는 배당금 원천 상품이 무엇인지, 해당 원천의 수익률이 얼마인지에 따라 변동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당장 생활비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위의 계산에 따라 투자할 금액, 투자할 ETF 종류를 정해 투자하면 된다. 노후 생활비가 주된 목적이라면 주가 대비 배당금이 얼마인지 알려주는 배당률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만약 당장 이 금액을 생활비로 사용할 것이 아니고 어딘가에 적립해 두었다가 55세 이후 연금처럼 활용하고자 한다면 연금계좌로 넣어두면 세금 15.4%를 3.3~5.5%로 줄일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 인출할 때는 나이에 따라 연금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월분배형 ETF 상품 중 이름에 ‘배당킹’, ‘배당귀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상품은 각 50년 이상, 25년 이상 꾸준히 배당금을 인상해 지급한 기업들이 포함된 상품이다. 이런 종목이 포함된다면 현금흐름 안정성을 좀 더 노려볼 수 있겠다.
당장 생활비 마련이 아니라 자산을 굴리며 해당 배당금을 재투자해 수익을 더 내고 싶다면, TR 상품을 활용해볼 수도 있다. TR이란 Total Return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분배금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재투자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ETF 상품 중 이름에 TR이 붙어있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KOSPI200 ETF가 일반적인 분배금 지급 상품이라면, KOSPI200 TR ETF는 자동으로 분배금을 재투자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장기 투자를 해야 효과가 있고 투자 가능한 ETF 상품이 적어 선택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분배금을 재투자할 때 세제 혜택을 받고 싶다면 TR 상품이 아니라 연금계좌에서 재투자해도 된다. 일반적으로 배당금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지만, 연금계좌에서 월분배형 ETF에 투자하면 분배금에 배당소득세가 아니라 인출 시 연금소득세가 발생한다. 혹은 일반계좌에서 월분배형 ETF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을 연금계좌로 옮긴 뒤 재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어 분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지만, 현금성 자산도 원한다면 금리추종형 ETF를 살펴보자. 금리추종형 ETF는 금리의 일할 수익률이 ETF 가격에 반영되는 것으로, ‘매일 이자가 붙는 ETF’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어떤 금리를 추종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손실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 선임연구위원은 ‘월분배 ETF의 인기, 그 이유와 현황’에서 “국내 월분배형 ETF 상품을 보면 해외 주식과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비중이 높다”면서 “해외 지수 추종 ETF는 미국에 집중되어있다. 미국 대표 지수 S&P 500 편입 종목의 약 78%가 분기별로 분배금을 지급할 정도로 분기 배당이 일반화돼 있고, 배당일도 기업별로 달라 월간 현금흐름 만들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위원은 “월분배 ETF 투자를 하고 싶다면 일반적인 배당 투자 원칙처럼 배당 수익률만 보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금에는 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률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 안정성과 기초지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투자와 연금 12호’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작은 연못에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등양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에서 수박・가지・참외・고추 등이 자라고 있었다. 38년 군 장교 복무를 마치고 귀농・귀촌을 꿈꾸다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에 참여한 정수완 씨의 작품이다.
농촌에서 자란 정수완 씨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38년 동안 군인으로 복무하고 육군 대령으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으며 제대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56세. 아직 할 일이 많은 때였다. 인생 2막을 위해 평소 꿈꾸던 귀농・귀촌 교육을 받다가 사단법인 육군협회에 취업해 4년 동안 사무국장으로 일했고, 60세에 다시 정년을 맞아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일이 고팠다.
“국가보훈처에서 재취업을 도와주는데, 마침 보람일자리를 소개해주더군요. 군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 사회로 나오면 선뜻 다른 직업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침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던 터라 보람일자리 중에서도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느덧 등양초등학교(강서구 등촌동)로 등교한지 4년째. 정수완씨는 이맘때면 해가 고개를 내밀기 전 아무도 없는 학교 문을 열고 노지 텃밭 50여 평과 상자 텃밭 20여 개를 가꾼다. 여름 끝자락에 애플수박・참외 등은 수확을 마쳤고, 가을을 맞이하며 배추・상추・쪽파・고구마를 심었다. 그 외에도 가지・고추・깻잎・메리골드・허브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다.
일・운동・힐링・사회공헌 일석다조를 얻다
정수완 씨는 보람일자리가 60세 넘어서도 사회에 참여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특히 도시농업이 귀농・귀촌이라는 새 삶을 모색할 발판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의 기대대로 보람일자리는 많은 것을 얻게 해줬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여름이면 하루만 지나도 잡초가 무성해져 어지간한 노력과 정성 없이는 쉽지 않은 게 텃밭 관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회에 기여하면서 50평 규모의 텃밭을 가꿔볼 수 있다는 건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에게 무척 좋은 경험이 된다. 정수완 씨 역시 귀농・귀촌 교육보다 노지 텃밭을 직접 가꾸면서 농사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농사는 보통 해가 뜨기 전 일과를 마쳐야 합니다. 아침 일찍 나와 땀 흘리며 밭을 개간하고 나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또 농사 지식도 활용할 수 있어요. 토마토와 허브를 섞어 심으면 허브가 물기를 빨아들여 토마토가 더 잘 자랍니다. 토마토는 물이 많으면 열과 현상이 생겨 터질 수 있거든요. 벌써 일거양득이 되죠. 그런데 밭을 일구는 일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하면서 즐겁기도 합니다. 1석 3조예요.”
밭을 일구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이 하나둘 등교한다. 등양초 노지 텃밭에는 학년별 구역이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 자신의 작물을 하나씩 심은 뒤 관찰하고 수확하는 체험학습을 한다. 아침에 등교하면서 내가 심은 작물이 잘 자라고 있나 보고, 체육 시간에 이동하면서 헐레벌떡 뛰어와 오늘은 얼마나 자랐나 보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친환경으로 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땅이 무척 기름집니다. 구더기・굼벵이・지렁이 같은 벌레도 많거든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벌레를 보고 놀라는데, 이 벌레들이 작물이나 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려주면 신기해하면서 나중에는 익숙해집니다. 도심에서 이런 친환경 교육을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 정서적으로도 좋을 거예요. 고추 수확할 때 더 가져가면 안 되냐고 묻는 아이들을 보며 순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텃밭 뒤편에는 학교 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다니는 통로가 있다. 일하다 보면 주민들이 그곳에 서서 텃밭 구경하는 걸 심심치 않게 본다. 특히 70~80대 노인은 1960~70년대 시골 생활을 한 사람이 많아, 텃밭에서 나는 작물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단다. 주민들이 텃밭이 잘 가꿔지고 있다 칭찬하고, 인근 학교에서도 학교 텃밭을 견학 오기도 하니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고. 교직원과 아이들, 주민들이 텃밭을 보며 힐링하도록 사회공헌도 하면서 용돈도 벌어갈 수 있으니 일석다조라 할 만하다.
사심을 버리면 신뢰를 얻는다
오랜 시간 사회에서 일했어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정수완 씨는 은퇴 후 사회에 나왔을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게 대인관계라고 했다.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한다. 정수완 씨도 처음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으로 왔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교내에서 역할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환경미화 영역까지 다양한 업무 요청을 받았다. 군에서 경험한 시스템을 떠올려 학교 담당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 담당자와 함께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의 교내 역할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를 쌓는 일이었다.
“50대가 넘어 새로운 일자리에 가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겁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정직입니다. 사심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여기서 내가 돈을 좀 벌어야겠다든지, 편하게 일하다 가겠다든지 하는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면 티가 납니다. 진심을 다해 정직하게 일하면 사람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사는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시간만 보내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면 안 됩니다.”
정직한 마음으로 묵묵히 일했기 때문일까. 정수완 씨는 보람일자리 참여자 중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학교 측의 요청으로 4년째 일을 이어가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보람일자리 정년인 67세까지 계속하고 싶단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신청해도 되지만, 4년 동안 등양초등학교에서 일하며 학교와 합을 맞추고 시스템을 만들고 정도 들어 고민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등양초등학교에서 보람일자리 정년을 마치게 된다면,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듯이 “명예 졸업장을 받고 싶다”고 했다.
“한 달에 57시간, 이틀에 한 번 나와 일하고, 일 끝나면 친구들도 만나고, 일하면서 사회 참여 기회도 얻고, 체력도 증진하고, 마음의 여유도 가질 수 있는 데다, 사회공헌으로 보람도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경험과 취미를 가진 중장년 세대가 보람일자리로 지속적인 사회 참여 기회를 얻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며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에는 ‘이사님’이 4명 있다. 그들의 업무는 직원 관리·감독이나 지시가 아니다. 오히려 지사장이 요청하는 면담에 응하고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일부 분담한다. 대외적으로는 보람일자리 참여자로 불리는 ‘이사님’들의 이야기다.
널찍한 회의실에 들어서자 말끔한 캐주얼 정장 차림의 두 노신사가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의 ‘시니어 이사’ 이경규 씨, 김용균 씨가 그들이다. 업무 7개월 차,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된 두 이사는 일이 참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실은 보람일자리 참여자입니다. 보람일자리라는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일할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임원으로 존중도 받고요.(웃음)”
배려와 예우, 극강의 업무 효율을 만들다
승강기안전관리법 제6장 제55조에 따라 설치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승강기 안전인증 업무 대행, 교육 및 홍보, 시설 점검 등 승강기 안전과 관련된 일련의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올해부터 보람일자리 신규 활동처가 된 서울북부지사는 참여자 4명과 동행하고 있다.
노련한 운영은 처음답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관리로 참여자를 시스템 안에 녹여내 한 해 만에 우수 활동처로 선정됐을 정도다. 강북50플러스센터의 추천 의견은 이렇다. “참여자들을 ‘이사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사회 경험과 경력을 예우하고 있습니다. 업무 배치는 상담을 통해 하고, 그간의 경력(군인, 은행 지점장, 공무원 등)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력을 살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업무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한다는 보람일자리 사업 취지에 맞아 우수 활동처로 추천합니다.”
서울북부지사는 시작 단계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 지사장은 참여자와 1:1 면담을 통해 그동안 해온 일, 또 지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경청한 뒤 업무를 맡겼고, 이후에는 전담 직원이 밀착 관리했다. 전담 직원은 참여자가 업무를 숙지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갈무리해 전달하고 그때그때 생길 수 있는 질문에 답하며 적응을 도왔다. 이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참여자 성향과 의사에 가장 적합한 업무를 찾기 위해 월 1회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7개월이 지난 현재 참여자가 담당 업무를 예상 일정보다 빨리 끝내 쉬엄쉬엄하라는 말을 할 정도다. 실질적인 효과도 거뒀다. 법률 위반 건수와 사후 관리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이경규 씨는 서울북부지사 관계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나와 일하고 있는데, 지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줍니다. 서로 존중하고 예우하는 환경이라서 좋습니다. 업무 분담도 잘돼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에요.”
업무 이해도가 높아진 참여자들은 점점 일하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근무 3개월여가 지나면서 고령자를 위한 오프라인 안전교육 안내 및 진행을 맡았고, 최근에는 홍보 캠페인도 담당하고 있다. 시스템 안에 녹아든 참여자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그리고 있다. 또 서울북부지사와 보람일자리를 함께하고 싶냐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캠페인 전화를 돌리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행정 처리를 못 해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형님이나 누님 같아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그럼 ‘이런 연락은 처음’이라며 감사해하세요. 민원인께서 만족스러워하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보람일자리요? 기회만 되면 계속해야지요!”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
“더 빨리 활동처 될걸 그랬어요!”
“내년에도 같이 계속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은 묻기도 전에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꺼냈다. 그는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로 얻는 것이 참 많다면서 웃었다.
서울북부지사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파견받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참여자의 업무 능력과 적응력,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직원의 업무 증가는 물론 보안 문제까지, 채용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공공기관이라 다소 걱정이 있었지만 이 지사장은 한번 해보기로 했다. 직원들이 줄곧 호소하는 업무 과중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 중에는 행정 업무도 꽤 많습니다. 기술직 직원들이 현장에서 검사하고, 각자 맡은 행정 업무도 처리해야 하지요. 어떻게 하면 업무 강도를 낮춰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받기로 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 지사장은 초반에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시간을 들여 교육하는 방법을 택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은 지사장이 전체적으로 설명했고, 참여자에게 주어진 일은 전담 직원이 안내했다. 업무 분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나름대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를 드렸고, 나중에 다른 업무가 더 적합할 것 같으면 바꿔드리면서 맞춰나갔습니다. 너무 잘 해주셔서 지난 4월에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웃음)”
참여자들은 연착륙했다. 이 지사장은 수치로 드러날 만큼 업무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미션은 ‘승강기 안전, 국민 행복 실현’입니다. 관리 주체가 안전하게 건물을 살필 수 있도록, 또 법률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말씀드리는 일을 합니다. 효과는 생각 이상입니다. 일을 참 잘하시거든요. 어떤 업무를 드려도 생각보다 빨리 해내세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잘합니다.”
참여자들은 그 배경에 존중과 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희 지사장은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면서도, 되레 느끼는 바가 많다며 감사해했다. 정석에 가까운 사회생활과 업무 에티켓, 은퇴 후에도 회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모습이 사내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 지사장 본인이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한평생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몸담고 있다는 그는 은퇴 후 도전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눈을 밝혔다. “시니어 이사님들 에티켓은 완벽에 가까워요. 오랜 사회생활로 몸에 배어 있지요. 그 자체로도 본받을 만한데,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보람일자리를 비롯한 여러 일을 하시는 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저는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면 내 사회생활도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죠. 그런데 우리 ‘이사님’들 보면 정책을 살피고 신청도 하면서 인생 2막을 열 수도 있구나 싶어요.”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석정리의 ‘웰파크시티’(Wellpark City)는 한국의 ‘선 시티’(Sun city)로 불리는 곳이다. 미국 애리조나의 ‘선 시티’는 은퇴 시니어들을 위한 주거 복합단지라고 할 수 있으며, 마을 안에 병원, 경찰서, 소방서, 쇼핑센터,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웰파크시티’는 국내 실버타운 점유율 1위 기업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조성한 곳으로, 은퇴자 및 프리시니어(은퇴를 준비하는 시니어)에게 ‘설레는 내일’을 안겨주는 힐링 메디컬 리타이먼트 빌리지(은퇴자 마을)이다. 약 40만 평(약 150만㎡) 규모에 주거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을 완비했다.
도심 인프라 갖춘 전원형 실버타운
서울송도병원을 모기업으로 하는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첫 번째 실버타운(유료 노인복지주택)인 서울타워는 지난 1998년 최초의 도심형 실버타운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강서·분당·가양·강남타워 순으로 도심 또는 도심 근교에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실버타운이 세워졌다.
웰파크시티 내에는 6번째 실버타운인 고창타워(2017년 개원)가 들어서 있다. 그동안 도심형 실버타운에 주력하다 지방으로 시선을 돌린 서울시니어스타워는 그 이유에 대해 시니어의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백나영 서울시니어스타워 본부장은 “서울사람은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는 공공연한 진리가 깨졌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방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니어스타워가 만든 웰파크시티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후,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목표로 만든 은퇴자 마을이다. 전북 지역의 최대 관광단지인 석정 온천지구 내에 위치하며, 방장산에 둘러싸여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방의 실버타운 특성상 주변에 인프라가 부족해 ‘고립’ 될 것 같은 우려가 든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이를 보완하고자 다양한 인프라를 형성해 시니어가 도심에서의 삶을 그대로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웰파크시티 내에는 고창타워를 비롯해, 고급 빌라인 석정힐스, 석정파크빌, 그리고 황토펜션 힐링카운티 등의 주거 공간이 있다. 또한 석정온천휴(休)스파, 파크골프장, 요가명상센터, 면역파동욕장, 마트, 은행 등의 편의시설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시니어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이 실버타운 인근에 있는 것이 중요한데, 웰파크시티 내에는 준종합병원인 석정웰파크병원이 있다. 인근 게르마늄 온천과 방장산 편백림을 이용한 운동 치료와 자연 치료를 병행한다. 고창타워에서 도보 2분 거리로 입주자는 일반종합검진 및 특수검사를 할인된 금액에 받을 수 있다. 고창타워 내에는 24시간 간호팀이 근무하기도 한다.
저렴한 금액 포함 장점 많아
◇보증금 : 1억 6000만 원(66.84㎡)~3억 원(109.07㎡)
◇월 지출비 : 50만 원대~85만 원 예상(1인 기준)
- 의무식 30식 : 25만 5000원(1식 8500원)
- 일반관리비(공용시설 유지비, 소모품비, 화재보험료, 직원 인건비 등) : 22만 원~35만 원
- 세대관리비(난방비·상하수도 요금, 전기 요금, 전화 요금, TV 수신료 등) : 10만 원~25만 원
고창타워에 거주하면 웰파크시티 곳곳을 즐기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실버타운 거주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보증금 및 월 생활비가 수도권 지역 실버타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먼저, 고창타워의 입주 보증금은 1억 6000만 원(66.84㎡)~3억 원(109.07㎡) 정도로 층, 향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월 고정 지출 비용은 57만 원~85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고창타워는 의무식이 30식(1식 8500원)으로 25만 5000원이 든다. 공용시설 유지비, 소모품비, 화재보험료, 직원 인건비 등을 포함한 일반 관리비는 22만 원~35만 원 정도다. 여기에 세대별 관리비로 난방비·상하수도 요금, 전기 요금, 전화 요금, TV 수신료 등은 별도 부과하는데, 10만 원~25만 원 정도가 예상된다.
그러나 아무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도 도심에서의 생활을 버리고 지방살이를 결심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에 고창타워에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 실버타운 입주 전 힐링카운티에 먼저 거주해 보는 방법도 있다.
힐링카운티는 원래 여행객들이 머무는 펜션으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장기 숙박을 원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나면서 2년 임대가 가능한 장기 숙박을 진행하고 있다. 힐링카운티의 크나큰 장점은 실버타운에 비해 제약이 적다는 점이다. 실버타운은 60세 이상만 입주가 가능하지만, 힐링카운티는 나이 제약을 두지 않는다.
종합해 보면, 웰파크시티 거주의 장점은 도심에서의 생활을 자연 속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역에 있는 시니어에게는 힐링 세컨하우스로 추천된다. 물론 새로운 곳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도 있다. 주변에 다양한 시설이 많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석정힐스, 석정파크빌, 힐링카운티 등에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형 은퇴자마을로 주목받고 있는 웰파크시티는 모든 시설을 잘 갖췄다고 생각되지만,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아직 40%밖에 개발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컨벤션센터, 노인 전용 콘도미니엄, 관광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더욱 탄탄한 은퇴자 마을을 형성할 계획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23년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시 중장년의 생애설계준비도는 100점 환산 기준 63.1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 1만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단 리포트에 따르면, 지표가 된 ‘생애설계준비도’는 ‘과거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와 앞으로의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향후 목표 설정 및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이행하고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생애설계준비도는 크게 ‘생애이해’와 ‘생애영역 설계관리’로 나눠 측정됐다.
조사 결과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도는 63.1점, 생애이해 영역은 65.6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61.8점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평균을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가활동 설계관리가 59.1점으로 가장 낮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생애설계준비도는 63.3점, 여성은 62.8점으로, 여가활동 설계관리와 신체적·정신적 건강 설계관리를 제외한 영역 및 항목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약간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생애설계준비도가 가장 높은 건 만 60~64세로 63.7점이었다. 반면 만 45~49세가 62.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또, 생애이해 영역은 만 55~59세(66.0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만 60~64세(62.6점)가 가장 높았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준비가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가구 형태에 따른 세부 결과도 측정했는데, 기타를 제외했을 경우 2세대 가구가 모든 영역 및 항목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 생애이해 영역(62.6점)과 자신에 대한 이해 항목(65.5점)은 1인 가구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소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50+정책동향리포트’(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와 지원 방향)를 통해 “인생 후반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장년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현재 준비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장년 특성을 반영해 생애설계준비에 대한 정의를 구명하고 관련 이론 고찰, 선행 연구와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지표의 영역 및 항목을 구분하고 문항을 구성하여 타당성 검증을 통한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평생현역시대, 생애설계에 빠질 수 없는 '일자리 지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의 세부 항목 중 ‘일(경제활동) 설계관리’ 점수(60.4점)는 타 영역의 평균보다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여가활동 설계관리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반면 최고점은 ‘재무설계관리’(64.8점) 항목. 지표의 정의를 토대로 풀이하자면, 경제적 관리(소득·부채·금융자산·부동산)을 위한 목표 및 계획(연금·투자·저축)을 실천하고 이를 점검·관리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지만, 일(경제활동)하는 것에 대한 목표 및 계획(자격증 취득·교육훈련 참여·교류 활동 등)을 실천하고 이를 유지·개선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것이다.
한편 수명 연장으로 길어진 노후, 전문가들은 줄곧 ‘평생직업’, ‘평생현역’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은퇴 전 축적한 자산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여생이 얼마나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노후 경제적 관리를 고민한다면 일(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할 테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관리 대비 일 설계관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 다소 균형을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수 있겠다. 물론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설계하기엔 어려울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더해지면 좋다.
송민혜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해당 리포트의 분석 자료(중장년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한 경력설계상담의 현황과 시사점)를 통해 “생애설계는 직업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의 계획을 생애주기 단계에 걸쳐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관련 상담은 생애설계의 다양한 영역 중 직업, 경력 등 영역에 특화됐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서비스 대상자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도와주는 활동”이라며 “중장년의 일자리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담 시 조언이나 공감보다는 취업·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상담자의 역량을 키우고 방법을 논의·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 중장년의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생애설계상담(4대 영역, 건강·재무·여가·대인관계)은 유지하면서 경력설계상담을 강화하여 중장년의 생애 전 영역에 대한 종합지원 방향으로 상담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뉴딜 일자리로 운영되는 컨설턴트들이 생애설계상담을 제공하고 취업상담사 자격을 가진 인력은 경력설계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생애설계 다양한 영역에서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언제부턴가 마을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귀해졌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0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멸위험 지역은 총 119개로 전체 시·군·구의 52%에 이른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고령자는 늘고 있다. 지역 소멸을 해결하려면 인구를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인구 감소는 정해진 미래입니다.”
조영태 인구정책연구센터장(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말이다. 100년 역사를 지닌 공주기독교박물관 공간에서 미래가 정해졌다는 말을 들으니, 마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보는 느낌이었다.
8월 31일 퍼즐랩과 써드에이지가 주관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한 ‘2023 제민천 포럼X재도전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가 모여 인구 감소라는 정해진 미래를 지역이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국내 인구학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영태 센터장이 이날 행사에 참여한 건 큰 의미가 있다. 지역에서 인구 감소에 대응할 실마리를 봤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인구’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간다면 지역 소멸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컬’이라는 지역 공간과 ‘생활 인구’라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활 인구는 서울시가 2018년 제시한 새로운 인구 모델로, 출퇴근·관광·의료·등하교 등을 목적으로 지역에 오고 가는 인구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행사가 열린 공주는 생활 인구와 정주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지역이다. 공주는 2022년부터 전입자 수가 전출자 수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2023년(8월 기준)에는 청년 인구수가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공주 원도심에서 커뮤니티 기반 지역관리회사 퍼즐랩을 운영하는 권오상 대표는 “아주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전입자가 늘어나고 청년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실마리”라고 했다.
권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2021~2022년 2년 동안 1212명의 청년이 공주를 경험했다. 올해는 행정안전부 ‘2023 재도전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돼 ‘마을생활 튜토리얼’을 진행하고 있다. 중장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살이 프로그램이다. 특히 중장년은 귀농·귀촌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정작 지역에 내려와 마을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지내는 경험을 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생활 튜토리얼’은 지역과의 관계 맺음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내가 이 지역에 와서 산다면 어떤 생활이 이어질까’ 상상해보고 실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권 대표는 “중장년의 경우 커리어, 취향, 경험을 가지고 지역을 이동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지역에 온다는 건 마치 하나의 세계가 이동하는 것과 같았다”며 “지역에 필요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 실제로 자신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지역만 이동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드시 지역에 정착하지 않더라도 도시와 지역을 오가며 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데 중장년의 연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권오상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꿈꾼다는 건 엄청난 도전”이라면서 “현업에서 전문성을 쌓았지만 반복되는 업무가 지루하신 분,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팀으로 일할 수 있는 분, 은퇴 후 나의 재능으로 봉사하고 싶은 분들은 지역에서의 삶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년의 지역 생활을 응원했다.
100세 시대가 온 만큼 세대별 노후자산 관리 전략이 중요하다는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소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2030세대 - 종잣돈을 모으자
“이 시기엔 종잣돈 모으기를 소홀히 하지 마세요. 자산관리를 일찍 시작하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은퇴할 때 적절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4050세대 - 노후자금을 빼서 쓰지 말자
“생애주기를 봤을 때 추가 저축이 힘든 시기입니다. 그렇다고 노후자금을 당겨 쓰면 안 됩니다. 현재와 노후, 두 축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세요.”
6070세대 - 자산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자
“인출 전략을 잘 세워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등으로 현금이 계속해서 공급될 수 있도록 하세요.”
비교적 젊을 때부터 자산관리를 하자
“노후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그때부터는 현재의 나를 위한 축 하나, 노후를 위한 축 하나, 두 축을 가져가야 합니다.”
40년간 노후를 보내야 하는 4050 후기청년이라면 노후 대비 자산 마련이 고민일 것입니다.
83% ‘노후 준비 되지 않았다’
노후에는 현금성 자산이 필요하지만 자산의 64%가 부동산에 묶여있는데다 연금 준비도 미흡한 상황입니다.
퇴직 후 노후 생활,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끊이지 않는 현금흐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일하지 않고도 매달 받을 수 있는 ‘노후 월급’은 없는 걸까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준비 방법부터 관리까지 ‘노후 생존 자금’에서 알려드립니다.
매일 밤 11시, 노후 걱정에 잠 못 드는 시간, 미래를 위한 주사위
주사위처럼 여섯 개의 면으로 구성된 ‘노후 생존 자금’
다이스앳의 QR 주사위를 던져 보세요! 하나의 고민에 6가지의 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정보에 닿을 수 있도록 책 곳곳에 QR코드를 담았습니다.
‘dice@11pm’(다이스앳)의 두 번째 시리즈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 출간!
4050 후기청년의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중장년 고품격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다이스앳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노후를 위한 자금 관리 어떻게 할까?’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90세까지 40년을 보내야 할 여러분의 노후를 위한 자금 준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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