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칼바람이 맵차게 몰아치는 산골이다. 마을의 품은 널찍해 헌칠한 맛을 풍긴다. 산비탈 따라 층층이 들어선 주택들. 집집마다 시원하게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할 게다. 가구 수는 50여 호. 90%가 귀촌이나 귀농을 한 가구다. 햐, 귀촌 귀농 바람은 바야흐로 거센 조류를 닮아간다. 마을 이장은 김종웅(76) 씨. 그는 이 마을에 입장한 1호 귀농인이다.
아침 식사로 남편에겐 질냄비에 끓인 스트로가노프와 구운 생선 그리고 고기 감자조림에 나무 수저를 준다. ‘감자’라는 말만 들어도 속이 더부룩해지는 아내는 바삭하게 구운 빵에 직접 만든 블루베리 잼을 발라서 먹는다. 그리고 후식으로 뜰에서 딴 과일을 먹는다. 서로의 소소한 차이를 존중하며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노부부의 일상이 화면 가득 잔잔하다.
우리가
“신이시여 저를 죽음이 바로 옆에 있는 이곳에서 무사히 작업을 끝내고 내려가게 해주십시오. 저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식구들이 나의 슬픈 소식을 전하여 듣고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젊은 시절 전기에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이다. 직접 고압송전탑에 올라가 보지는 않았으나 말만 들어도 작업환경의 상황이 생생히 느껴졌다. ‘윙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보기는 이미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다. 그런 풍경을 볼 때마다 이제 새로운 문화에 발맞추어 의미가 퇴색한 ‘경로석’보다 차라리 ‘스마트폰 안 보는 자리’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 보곤 한다. 요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만 열중하자 지하철 창문 위쪽의 광고란이 텅 비어 버렸다. 그러자 틈새를 노린 새로운 광고 수법이 등장했다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끝내고 신체 조직이 쉬는 동안 원기를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시간이 바로 잠이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몸은 최소한의 기초대사를 위한 혈액순환을 하게 된다. 뒤척이는 것 이외에 꽤 오랜 시간 몸이 정지해 있으니 밤새 경직되기 마련. 잠에서 깨고 난 뒤 몸의 근육을 유연하게 풀어주기 위한 간단한 운동을 하면 하루를 좀 더 활기차게 보낼
어디로 귀촌할까, 오랜 궁리 없이 지리산을 대번에 꾹 점찍었다.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단다. 젊은 시절에 수시로 오르내렸던 산이다. 귀촌 행보는 수학처럼 치밀하고 탑을 쌓듯 공들여 더뎠으나, 마음은 설레어 일찌감치 지리산으로 흘러갔던가보다. 지금, 정부흥(67) 씨의 산중 살림은 순조로워 잡티나 잡념이 없다. 인생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딱 1년만 있다 돌아가자’ 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타국에서의 시절이 호락호락할 리 없었다. 체념도 희망도 아닌 시간들이 안간힘을 쓰며 흘러갔고 20대 네팔 청년은 어느새 40대 중반이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토끼 같은 아이들도 태어났다. 섬유공장 30여 만 원 월급으로 시작해 인도·네팔 요리전문점 ‘두르가’를 7호점이나 연 네팔인 비노드 쿤워(
여행을 좋아하는 까닭에 각 방송사의 여행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과거에 가본 곳은 추억을 되새기고, 새로운 곳은 마음 갈피에 담는다. 최근의 문화 트렌드가 여행임을 증명하듯 식욕을 주제로 한 ‘먹방 여행’, 돈 안 쓰는 ‘짠내투어’, ‘패키지여행’ 등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방송사마다 넘쳐난다. 그중 가장 역사가 오래고 호들갑 떨지 않아 오롯이 여행에만
유행이 돌고 돌아 올가을에 호피무늬가 대유행이라고 한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치타 여사(라미란 역)가 즐겨 입던 호피무늬 옷을 거리에서 종종 보게 될 줄이야.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복고 열풍은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 학자들은 이 현상을 ‘삶이 고달파서’라고 해석한다. 사람들이 옛것을 통해 행복했던 시절
전대미문의 발견이었다. 대작이 전시장에 걸려도, 이번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한 예술품이라고 소리 높여 말해도 콧방귀도 안 뀌던 전문가 집단이 수군거렸다. 흔하디흔한 골동품이라며, 귀신 붙은 그림이라며 내다버리고 없애버린 민화. 곱게 단장하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던 순간 사람들은 바로 무장해제돼 버리고 말았다. 고집불통 깐깐한 개인의 취향에 몰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