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예가를 만나기가 그렇게 힘든 일이던가. 왜 꼭 그 예인(藝人)을 만나고자 했던가? 돌아보면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한구석 아릿함이 밀려온다. 청광 윤광조(晴光 尹光照· 1946~ ) 도예의 모든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싶은 열망에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으로, 경북 안강의 자옥산 자락으로 몇 차례 도요지를 찾아갔으나 바람 같은 흔적을 놓치고 매번 조
대형 마트의 범람. 깨끗한 포장용기에 담긴 식재료, 말끔한 동선, 넓은 주차장에 포인트 적립까지 모든 것이 고객에게 맞춰져 있는 곳이 차고 넘치고 있다. 이는 재래시장의 규모를 줄이거나 사라지게 만들었고 찾아가는 서비스마냥 골목으로, 집 앞으로 다가왔다. 편해지긴 했지만 뭔가 부족하다. 바로 사람 냄새, 그리고 다양함을 선택할 권리다. 는 불필요하게 쉽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마음속의 감정이 메말라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젊은 날 책을 붙들고 밤을 새우며 때로는 눈물짓던 감동의 기억이 세월에 바래 아스라한 것도 가을 낙엽처럼 건조해진 감정 탓이리라.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감동을 자아내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어쩌면 설레는 미래보다 색 바랜 과거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나
아침과 저녁이 제법 시원한 가을이 왔다. 다음 달 중순이면 단풍이 절정이라는 방송보도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맘 때 걷기 딱 좋은 자락길 몇 곳을 소개한다.
◇안산 메타세콰이어 숲길
10일 토요일 9시 독립공원에서 모여 친구들과 어울려 안산 자락길 산행을 하였다.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5.9m 나지막한 도심의 산이다. 조선시대 인조 때인 1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마음속의 감정이 메말라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젊은 날 책을 붙들고 밤을 새우며 때로는 눈물짓던 감동의 기억이 세월에 바래 아스라한 것도 가을 낙엽처럼 건조해진 감정 탓이리라.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감동을 자아내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어쩌면 설레는 미래보다 색 바랜 과거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이때가 되면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차례상에 올라갈 밤을 깎고, 전 부치고, 이런저런 요리를 계속해서 나른다. 밥을 먹고 치우기를 반복하다 밤이 되면 송편 만들기에 돌입. 힘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시간은 오랫동안 쌓아두었던 수다로 이겨 낼 수 있다. 이렇게 음식
정동 전망대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면서 오랜 역사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나를 돌아보게 되고 수많은 세월 동안 스처 간 사람들의 숨결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1동 13층에 있는 정동 전망대이다. 덕수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멀리 인왕산과 백악산이 펼쳐 보인다. 가까이 서울 신청사가 우람하게 서 있고 빌딩 숲 속에 옛 고
“집에서 엄마가 책 읽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엄마를 닮아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는 지인의 말에 아들은 정색하고 대답했다. 엄마가 책을 안 읽는다는 건지, 아니면 집에서는 읽지 않는다는 건지 분간이 안 돼 헛웃음을 웃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살면서 손에서 책을 놓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들이 엄마 책 읽는 광경을 볼 수 없었던 건 왜일까?
간혹 무심한 상태에 빠져 모든 결정을 우연에 맡길 때가 있다. 관성에 젖어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며 사는 삶이 잠시 한걸음 멈춰서 바라보면 그 또한 스트레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낄 때 더욱 그렇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치밀한 계획보다 우연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때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번에 선택한 영화 가 그런 경우이다.
평소 영
테레사 수녀의 통신에 따르면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다. 덧없고 허무한 게 삶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렇지 않던가? 부평초처럼 떠돌다 허둥지둥 저승에 입문하기 십상인 게 삶이다. 그저 따개비처럼 견고하게 들러붙은 타성의 노예로 간신히 살다가 파장을 보기 쉽다. 어이하나? 저마다 나름의 대책과 궁리가 있을 터인데, 백발의 사진가 이종원씨(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