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내 편이 되어준 처사(불교에서 성인 남자 신도를 이르는 말) 한 분을 잊을 수 없다. 그분을 생각하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그분과의 인연은 5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가 15세 때였다. 불일폭포 가까이에 있는 초가지붕의 한 암자에서 생면부지의 처사를 만났다. 행동과 말이 어눌한 60대 노인(지금은 한창 나이이지만
머리를 박박 깎은 녀석들이 1월의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드넓은 논바닥 옆 부대 정문 앞에서 기간병들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대열을 이룬다. 불안감을 감추기라도 하듯 허허롭게 웃으며.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녀석들과 같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열차를 탔다. 눈치껏 빈자리를 찾아 웅크리고 앉았다. 객차 한가운데 분탄 난로 근처가 최
예닐곱 어렸을 때부터 아는 소리를 입에 담았다. 열두 살부터 무병을 앓고 열일곱에 만신(萬神)이 됐다. 내림굿을 해준 이는 외할머니였다. 나라 만신으로 불리는 김금화(金錦花·87) 선생의 무당 인생 첫 장을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무당이 된 이후 세상 숱한 질문과 마주한다. 제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만사형통합니까? 크고 작은 인간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요즘은 관계를 맺거나 끊는 것이 아주 쉽다고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해 한 줄 보내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만남도 쉽지만 이별할 때도 카톡으로 통보를 한다고 하니 기성세대가 살았던 시절과는 참 많이 달라진 세상이다.
어느 사진작가는 나무 사진을 찍을 때 나무 둘레를 천천히 한 바퀴 쭈욱 돌아본다고 한다. 사진 찍는 걸 나
# 56세 직장인 김모(여) 씨는 오늘도 출근 준비 때문에 새벽부터 눈을 떴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미세먼지를 감지한 공기청정기는 알아서 작동하고 있다. 출근을 서두르느라 가스밸브를 잠갔는지, 문단속을 제대로 했는지 궁금하면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김모 씨는 스마트홈을 갖춘 집에서 살고 있다.
최근
축 늘어진 젖, 엉덩이는 뒤로 쑥 빠지고, 빠진 만큼 허리는 굽었다. 층층시하에 열 자식을 낳아 여덟을 건졌지만 그 많은 식솔들을 건사하느라 무명 저고리와 치마에 물 마를 날이 없었던 어머니.
마흔둘에 낳은 막냇동생이 불쌍하다고 늘 품에 끼고 고된 농사일과 집안 허드렛일을 했다. 단아하고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 막내의 특권인 어리광은 어
“맛이 서로 싸우는 걸 알아야 해요.” 명인의 한마디는 예사롭지 않았다.
20여 년간 커피와 함께한 삶. 육화된 시간의 두께가 느껴졌다. 엄살도 없고 과장도 없다. 오로지 그 세월과 맞짱 뜨듯 결투한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절창이다. 국내에 커피 로스터가 열두 대밖에 없던 시절, 일본에서 로스팅 기술을 배우고 돌아와 그가 문을 연 청담동 ‘커피미학’에는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
2018년 1월 2일 SBS 모닝 와이드 3부 '오늘의 별 * 그대'를 찍었다. 아침 10시부터 밤 9:30까지 하루 종일 촬영했다. 아침에 마테 차와 디톡스 쥬스 한잔만 마시고 거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쫄쫄 굶고 촬영을 해야만 했다. 피디님이 코트를 입으면 내 패션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 코트를 벗어야만 한단다. 겨울 날씨에 코트를 벗고 홑겹의 드레스 차림으
필자는 58년생 개띠다. 당시 대학에 입학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미팅이었다. 미팅하러 대학에 들어간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시절 대학 1~2학년생들에게 미팅은 대단한 로망이었다. 내성적이어서 미팅을 기피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미팅을 수십 번이나 한 친구도 있었다. 한창 이성에 눈을 뜰 때니 그럴 만도 했다. 이성과 교제하고 싶어 안달이 난 친구들은 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