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1

[60+ 궁금증] 자녀에게 생활비 받아도 될까?

입력 2026-10-21 06:00

자녀의 용돈과 생활비 지원, 어디까지 괜찮을까? 기초연금·증여세 문제 따져봐야

“은퇴하고 나니 국민연금만으로 생활비가 빠듯합니다. 자녀가 매달 30만 원씩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받아도 괜찮을까요?”


▲이미지= 생성형 AI 제작
▲이미지= 생성형 AI 제작

은퇴 후엔 정기적인 소득이 줄고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자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자녀가 먼저 용돈을 보내주겠다고 해도 선뜻 받기 어려운 부모가 있는가 하면, 형편이 넉넉지 않은 자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녀에게 생활비를 받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매달 받는 돈이 생활비인지, 목돈을 증여받는 것인지에 따라 세금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면 수급 자격에 영향을 주는지도 궁금할 만하다.


자녀가 보내주는 생활비, 증여세를 내야 할까?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내준다고 무조건 증여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치료비 등을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양이 필요한 부모에게 자녀가 식비나 주거비, 병원비 등을 지원하고 실제 그 용도로 사용한다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생활비’라는 이름으로 송금했다고 모두 비과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올 5월 31일 공개한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에서 ‘생활비’로 메모한 형식이 아니라 돈을 받는 사람의 경제적 능력과 실제 사용처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는 부모가 직장인 자녀에게 보내는 돈을 사례로 들었지만, 부양이 필요한 부모가 받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가령 부모에게 충분한 소득과 재산이 있는데 자녀가 보내준 돈을 생활비로 쓰지 않고 모아서 주식투자나 부동산 구입에 사용했다면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생활비가 부족한 부모에게 매달 필요한 금액을 지원하는 경우는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 매달 30만 원이나 50만 원까지는 괜찮다는 식의 일률적인 비과세 기준은 없다.

목돈을 한번에 받는다면 증여재산공제를 따져봐야 한다. 자녀로부터 증여받을 때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에 따라 10년간 합산 5000만 원까지 공제된다.


자녀 용돈 받으면 기초연금이 줄어들까?

기초연금은 소득평가액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소득평가액에는 근로·사업·재산소득과 공적이전소득 등이 들어가며, 자녀가 보내주는 일반적인 용돈이나 생활비는 직접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받은 돈을 쓰지 않고 모아두면 금융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


부모도 자녀도 부담되지 않는 금액부터

생활비 지원은 부모의 부족한 금액을 계산하는 데서 시작하는 편이 낫다.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가구의 연평균소득은 3469만 원, 노인 개인은 2164만 원이었다. 이는 평균값이어서 개인마다 격차가 크다.

매달 필요한 생활비와 국민연금 등 정기소득을 비교하고, 부족한 부분을 자녀가 얼마나 부담할 수 있을지 의논하는 것이다. 자녀에게도 주거비와 교육비, 노후 준비 등 지출이 있기 때문에 부모의 생활을 돕느라 자녀가 빚을 지거나 저축을 중단해야 한다면 지원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금 대신 통신비나 병원비처럼 특정 지출을 부담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자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부모의 독립적인 삶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매달 받는 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기초연금과 각종 복지지원 등 이용 가능한 제도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돈이 오갈 때, 물론 액수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모에게는 필요한 도움인지, 자녀에게는 지속할 수 있는 부담인지 서로의 형편을 알고 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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