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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벽 타기 즐기는 고산식물, 바위구절초!
- 어느덧 11월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인가 아직 겨울의 찬 기운보다는 가을의 그림자가 길게 그리고 더 짙게 남아 있음을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구절초꽃 피면 가을 오고 지면 가을 간다는데, 구절초꽃 한 송이 소개 않고 가을을 맞았으니 이제라도 구절초 꽃다발 한가득 내밀며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높은 산 바위 절벽에 피는 희귀한 구절초 한 다발 치켜들며 가는 가을에 작별인사를 합니다. 이름하여 바위구절초가 그 주인공입니다. 구절초, 이화구절초, 울릉국화, 포천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신창구절초, 산구절초 등과 함께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9종의 국내 자생 구절초 가운데 하나입니다.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 능선에 주로 자라며, ‘바위’란 단어가 이름의 앞자리를 차지할 만큼 암벽을 유난히 좋아하는 전형적인 북방계 고산식물입니다. 당연히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고향’인 백두산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데, 수목한계선 위 화산석이 바닥에 깔린 평원지대에서 흔히 자랍니다. 백두산의 가을이 이미 시작된 8월 초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원형의 능선 주변 암벽에 핀 꽃도 바로 바위구절초입니다. 생존 환경이 열악한 암벽에 붙어사는 바위구절초는 돌마타리나 바위떡풀, 산솜다리, 벌깨풀 등 비슷한 여건에서 사는 다른 고산식물들과 마찬가지로 악조건들을 이겨내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진화했습니다. 세찬 바람과 추위를 견디기 위해 키를 낮추고 줄기나 잎 등 전초를 가는 털로 감싼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실제 바위구절초는 전초의 높이가 20cm 안팎에 불과한데, 이는 구절초 중 가장 작은 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위 겉이나 좁은 틈새에 붙어사는 만큼 땅속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고 옆으로 뻗으며 번식합니다. 8월에서 10월 사이 한 뼘 정도 길이의 꽃대 끝에 백색 또는 연한 홍색의 꽃이 하나씩 달리는데, 지름 3cm 안팎의 머리모양꽃차례는 전초나 화경에 비해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돌려나는 잎은 가늘고 깊게 깃꼴 모양으로 갈라집니다. 바위구절초는 가늘고 긴 잎 때문에 ‘가는잎구절초’라고도 불리는 산구절초의 일종인데, 바위구절초와 산구절초를 같은 종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구절초는 깊은 산 중턱부터 자생하며, 키가 높게는 60cm까지 자라 바위구절초의 3배 정도 됩니다. 높은 산 정상에서 만나는 바위구절초는 대개 고산식물의 꽃들이 그러하듯,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꽃색으로 눈길을 끕니다. 산구절초는 물론 낮은 곳에서 자라는 여타 구절초에서 느낄 수 없는 고졸한 기품과 기상이 엿보인다고 할까요. Where is it? “한국 북부, 중국 동북, 러시아 극동지구에 분포한다. 전국의 고산지대 산정에서 자란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분포지 설명인데, 막연하다. “강원도 금강산·설악산, 함경남도 부전고원, 함경북도 관모봉 등지에 분포한다.” 국립공원공단의 식물종 정보인데, 역시 아쉽다. 백두산 이외, 남한 땅에서 바위구절초를 손쉽게 만나는 곳은 석병산(石屛山)이다.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해발 1055m의 석병산은 정상 일대를 석회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쌓았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 바위구절초는 물론 두메닥나무, 바위솜나물, 시호, 큰제비고깔 등 희귀 북방계 식물의 보고로 유명하다. 바위구절초는 정상인 석병산 표지석 주변 일월문, 일월봉 등 암벽까지 올라야 만날 수 있다.
- 2020-10-2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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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푸른 한탄강의 가을 친구, 강부추!
- 옛사람들은 유장한 강이기도, 깊은 계곡이기도, 땅으로 곤두박질하는 폭포이기도, 때론 굽이치는 파도이기도 한, 그 물을 보면서도 그 뿌리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즉 “물을 보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봐야 한다(觀水有術 必觀其瀾)”라는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만사의 근본을 깨치려 애썼다지요. 깊어가는 가을 수천만 년 동안 강물에 쓸려 반들반들한 돌 위에 배 깔고 턱 괸 채 날로 짙푸르러지는 한탄강을 보며,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 강의 시원까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 해발 590m의 추가령에서 발원한 한탄강. 현무암 평원이 갈라지며 만들어진 수십 m 높이의 협곡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데 총연장 140km 가운데 60km를 북녘에서 흐릅니다. 이어 남으로 내려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연천 일대 80km를 굽이친 뒤 임진강과 합류합니다. 깎아지른 주상절리와 검은 현무암, 짙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한탄강에 가을이 오면 우리의 가을꽃들이 피어나 그 어떤 문인화도 흉내 내지 못할 무위자연의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포천구절초, 산국, 개미취, 패랭이꽃, 투구꽃, 서덜취, 용담, 배초향, 미역취, 고마리, 가시여뀌, 강부추 등등. 특히 한반도 내륙의 유일한 ‘화산하천’으로 유난히 계곡이 깊고 휘돌아가는 곡선이 날카로운 한탄강에는 현무암뿐 아니라 유연하고 부드러운 화강암 바위가 많기로 유명한데, 억겁의 세월 이리저리 휘도는 물살에 마모되고 둥글어진 거대한 화강암 바위 틈새마다 해마다 4월 새로 돋았다가 11월이면 스러지는 가냘픈 풀꽃이 있어 유난히 눈길을 끕니다. 강변에서 자란다고 강부추라 불리는 여러해살이풀인데, 불과 달포 전만 해도 장맛비와 폭우에 전초가 잠겼을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내닫는 급류에 수없이 이리저리 휩쓸렸을 텐데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보랏빛 꽃을 화사하게 피우니 참으로 대견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는산부추에서 한라부추까지 국내에서 자라는 27개 부추속 식물의 하나인데, 파 뿌리 모양의 비늘줄기를 땅속에 묻고 그 위로 쇠젓가락 정도 굵기의 꽃대를 20~50cm가량 곧추세운 뒤 9~10월 그 끝에 탁구공 모양의 자주색, 또는 드물게 흰색 꽃을 피웁니다. 이른바 산형 꽃차례라 불리는 둥근 꽃차례에는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80개까지 꽃이 달립니다. 잎은 길이 10~40cm, 폭은 꽃대처럼 가늘어 2㎜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5개가 돌려나는 잎의 단면이 원통형이거나 뒷면이 다소 눌린 형태이며, 속은 비었으며 잎줄기는 없습니다. Where is it?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설명의 전부다. 2003년 최혁재 충북대학교 교수 등이 한탄강 강변에서 자라는 종이 지금까지 중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Allium longistylum Baker로서, 기존에 명명했던 실부추나 한라부추와는 뚜렷이 구별된다며 강부추란 국명을 신청하는 논문을 발표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강부추는 이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주변은 물론, 충북 등지에서도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호인들이 강부추를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은 강원도 철원의 직탕폭포와 송대소 등 한탄강 일대 명승지다.
- 2020-10-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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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살아난 남한강의 명물 단양쑥부쟁이!
- 10월 하늘은 맑고 높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짙푸릅니다. 하늘과 강 어느 편이 더 파란지 내기라도 하듯 날로 그 푸름이 짙어가는 가을날, 강변에는 연보랏빛 꽃들이 가득 피어나 단연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일순 저 멀리서 모터보트 한 대가 정적을 깨고 달려와 하늘과 강, 연보랏빛 꽃 무더기 사이를 무심히 지나쳐갑니다. 작은 배에는 고기잡이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 사내와 아낙이 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더없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강촌 마을의 전형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그림 같은 풍경의 정점을 찍은 것은 다름 아닌 단양쑥부쟁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자생지가 파괴돼 자칫 ‘야생 절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시끌벅적한 ‘뉴스의 꽃’이 되었던 단양쑥부쟁이. 그 단양쑥부쟁이가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한가롭고 목가적인 강마을 풍경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난 것입니다. 중장비 소리 사라진 강변에 이파리가 솔잎처럼 가느다란 단양쑥부쟁이가 가득 피어난 것을 보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납니다. 물론 예전의 자생지는 당시의 지적과 우려대로 상당수 파괴되고 사라져, 지금 우리가 보고 만나는 단양쑥부쟁이는 대체지에 옮겨 심거나, 증식한 씨를 인위적으로 뿌려서 키워낸 것들이 대다수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전, 복원된 단양쑥부쟁이가 몇 년간의 ‘이사 몸살’을 이겨내고 다시 야생의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이니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단양쑥부쟁이. 충북 단양에서 처음 발견돼 ‘단양쑥부쟁이’란 이름을 얻었으나, 1980년대 충주댐이 건설될 때 단양과 충주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그곳의 자생지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2005년 남한강 여주 일대에서 자생지 몇 곳이 발견돼 큰 환영을 받았는데, 4대강 사업으로 최대 자생지가 또다시 사라질 위기를 맞게 됐다고 야단법석이 벌어진 것입니다. 모래와 자갈이 적당히 섞인 강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첫해는 줄기가 15cm까지 크고, 이듬해 꽃대가 계속 자라 높이 30~50cm까지 이릅니다. 키나 꽃은 다른 쑥부쟁이에 비해 큰 차이가 없지만, 잎은 한탄강 바위틈에서 자라는 포천구절초나 높은 산 바위 절벽에서 자라는 가는잎향유 등과 마찬가지로 솔잎처럼 가늘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9월에서 10월까지 지름 4cm 크기의 머리 모양 꽃이 꽃대마다 여러 개씩 달립니다. Where is it?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한국(경기도 여주시, 충청북도 단양군과 제천시)에 분포한다고 돼 있다. 즉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데, 여주는 물론 단양과 제천에서도 자란다는 뜻이다. 일본인 우치야마가 1902년 수안보에서 처음 발견해 채집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안보, 단양, 제천에서 단양쑥부쟁이의 자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남한강이 흐르는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일대가 단양쑥부쟁이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생육지다. 강천섬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연보랏빛 꽃잎과 노란 꽃술을 가진 단양쑥부쟁이가 가을 인사를 한다.
- 2019-10-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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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에 몸과 맘이 따뜻해집니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 김 서린 다관 속에서 따뜻한 잠영을 하는 총천연색 꽃들을 나른하게 바라본다. 꽃다발을 받는 느낌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향긋한 기운과 느긋함이 찻잔 속에 한아름 안겨 담긴다. 추운 겨울 얼었던 손에 꽃차가 담긴 잔을 감싸쥐고 한 모금, 또 한 모금. 몸도 마음도 봄날 꽃처럼 활짝 핀다. 아름다운 모습만큼이나 순하고 착한 꽃차의 매력에 빠진 이들을 만나봤다. 고혹한 색감에 빠져들다 서울시 광진구의 잘 익은 주홍색 감이 탐스럽게 열린 단독주택.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라는 문패가 달린 것을 보니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초인종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니 형형색색 잘 덖어 말린 꽃차들이 집 안 가득하다. 아카데미 진열대에 모아놓은 꽃차만 해도 100여 개 정도. 잎차나 뿌리차까지 더하면 훨씬 많다. 꽃차는 말 그대로 꽃잎을 따서 다양한 제다법(차를 만드는 방법)을 통해 음용할 수 있는 차로 만든 것이다. 물감을 썼나 싶을 정도로 강렬하고 맑은 색깔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못해 신기하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는 송주연 원장의 이름을 따 ‘송주연꽃차문화아카데미’로 시작했다. 2016년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로 개칭하면서 영역을 더 확장했다고 송주연 원장은 말했다. “15년 전쯤 꽃차를 처음 알게 됐어요. 몇 년 후부터 문하생을 한두 명씩 만나 가르치고 공부한 것이 시초였습니다. 지금은 꽃차는 물론이고 잼이나 수제청, 디저트, 티플래닝 등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꽃차 잎 면면을 들여다보니 마치 생화가 그대로 담겨 있는 듯 고운 색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 벽에 거꾸로 매달아 말린 장미꽃과 판이하다. 꽃 원형을 간직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팬 위에 한지를 깔아 간접 열로 꽃을 덖는데 열을 오래 가할 수도 없다. “잎차는 몇 번만 덖고 난 뒤 건조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데 꽃은 그럴 수 없어요. 네 번을 덕어도 수분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덖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마음에 드는 꽃차가 나옵니다.” 계절마다 지역마다 피고 지는 꽃이 각양각색인 데다가 꽃마다 특징이 다르니 몇 번을 덖는지 평균치를 말하는 게 쉽지 않다. 그저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섬세함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만 머리에 새기면 될 듯싶다. 꽃잎의 결은 물론이고 노란 수술도 살아 있는 꽃차도 있다. 정성으로 만든 꽃차는 눈이 즐거울 뿐만 아니라 안정감을 주는 향과 맛, 효능까지 듬뿍 머금고 있다. 이리도 예쁘고 몸에도 좋은 차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과정을 밟아 자격증을 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이름을 걸고 제주를 비롯해 전국에 35개 지회가 생겨날 정도이니 말이다. 취미는 물론이거니와 창업과 함께 인생 2막을 열고자 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길을 제시해주고 있는 셈. 최근에는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내에서 전 교육 과정을 이수한 차 전문가인 티큐레이터들이 모여 꽃차 브랜드 ‘화려한 수다’를 출시, 11월 열린 ‘2018카페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꽃차를 만나면서 인생의 색깔도 알록달록해진 이들이 모여 있으니 향긋한 이야기가 쌓여갔다. 누워만 있던 엄마가 꽃차를 덖다 6년 전 우연히 TV에 나온 송주연 원장을 보고 꽃차와 인연을 맺었다는 윤정희 씨. 윤기 나는 피부에 꼿꼿한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꽃차를 처음 알았을 때는 지금처럼 몸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수술을 많이 했어요. 병원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또 들어가고 할 정도로요. 병원에 있을 때 송 원장님 얼굴을 TV로 한 번 봐서 기억이 나는데, TV에 또 나오시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주소만 확인하고 무조건 찾아갔어요. 인연인지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아카데미가 있었거든요.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했는데 또 잘못돼 맨날 울던 시절이었어요.” 첫 수업 날, 다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었지만 7시간 내내 수업을 받았다.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그만해야지 다짐했다가도 일주일 후면 몸이 회복돼 수업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꽃차를 예쁘게 만드는 것에만 신경 썼어요. 잡념도 없어지고 아픈 것도 서서히 잊히더라고요. 병원비도 많이 썼고 가족들한테 미안해서 꽃차 배우는 것을 그만두고도 싶었어요. 그런데 병원에 있는 것보다 좋은 것 같다며 남편이랑 딸들이 도와줘서 자격증 코스도 다 밟았어요. 지금은 서울 1호 지회장을 맡고 있고요.”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꽃길 경기도 하남에서 커피숍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수 씨도 꽃차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커피숍만 10년 정도 한 것 같아요. 너무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딘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조금 우울했어요. 그러다 엄마가 신문에서 약용작물협회에서 강의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2년 전이었는데 거길 다녀오고 나서 곧바로 꽃차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제가 카페를 하니 더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꽃을 몰랐고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게다가 비염으로 꽃을 만지면 콧물이 나와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이때 김은수 씨의 어머니 김영숙 씨가 딸을 대신해 차 만드는 일을 돕게 됐다. “꽃을 덖는 것은 기본이고 멀리 경북 영주에 있는 땅에 예쁘다는 꽃은 무조건 심어봤어요. 메리골드, 달리아, 한련화를 심었고 내년부터는 더 많은 꽃을 심으려고요.” 힘들게 꽃차를 만들면서 김은수 씨는 큰 꿈이 생겼다고 했다. “지금은 커피만 다루지만 언젠가 영주에 내려가서 직접 재배도 하고 덖어 만든 차를 제 이름 걸고 납품하고 싶어요. 그래서 ‘화려한 수다’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제2인생 꽃차로 열다 경기 7호 지회장인 김명례 씨는 전업주부로만 살아오다 꽃차를 알게 됐다. “노년을 어떻게 살아갈까 구상을 하고 있을 무렵 친구인 송주연 원장이 권했습니다. 커피를 배워볼까 하고 있었어요. 제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꽃을 보면서 그냥 기분 좋은 상상도 할 수 있고, 예쁜 꽃을 만지면 너무 행복해요. 노년이 좀 재밌을 것 같아요.” 간호사였던 박상숙 씨는 아프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잘 먹고 잘 지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마시는 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인체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고 물을 어떻게 먹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그리고 꽃차의 매력은 색깔이 아닐까요? 다관에서 우러나는 색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꽃 자체가 매력입니다.” 동생과 함께 노인재가사업을 하는 양미순 씨도 꽃차가 사업에도 새로운 힘을 줬다고 했다. 그냥 커피를 타서 내는 것보다 꽃차가 사무실에 진열돼 있고 또 그 차를 꺼내 마시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는 이도 많다고 했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는 본원과 함께 전국의 지회가 꽃차 레시피 등을 공유하고 교육 프로그램 연계를 하고 있다. 창업의 신호탄인 브랜드 사업은 물론 꽃차를 대중적으로 보급하고 알리는 차원에서 예약제로 운영하는 꽃차 쇼룸을 1월 중 강남에 오픈할 계획이다. mini interview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송주연 원장 멈출 수 없는 ‘꽃차’를 탔습니다 ‘2018 서울카페쇼’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1월 11일, 송주연 원장을 만났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구성원들과 힘을 모아 만든 꽃차 브랜드 ‘화려한 수다’를 세상에 내보이는 중요한 자리였다. “지금까지 교육에만 집중하다 제품은 처음 내놓았어요. 꽁꽁 숨겨놓고 있다가 이번에 드디어 공개했습니다.(웃음) 10년 넘게 만들어왔던 꽃차를 제품으로 승화시켰어요. 교육 프로그램에서 나아가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박람회장에 커피 향기와 더불어 향긋한 꽃차 내음이 은은하게 퍼졌다. “꽃차는 가벼워요. 순수한 차입니다. 갱년기에 좋은 차 등 사람들 각자에게 맞는 것이 있어요. 두통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분은 남색 계열, 위장이 좋지 않은 분들은 노란색 계열의 꽃차가 잘 맞아요. 체질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송주연 원장이 꽃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여 년 전. 그때는 꽃차가 아닌 꽃집 주인으로 꽃을 대했다. “지금 아파트가 쭉 늘어선 왕십리 쪽에서 플라워숍을 2~3년 정도 했어요. 꽃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꽃차에도 눈을 뜬 것 같아요. 계기는 남편의 당뇨와 혈압이었어요. 약차에 관심을 갖다가 꽃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배울 생각으로 찾다 보니 서울에는 배울 만한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여행 간다 생각하고 지방으로 다녔습니다. 꽃차를 배우는 데만 처음에는 1~2년 걸렸습니다.” 꽃으로 시작해 또 다른 꽃길로 갈아탄 송주연 원장이다. 꽃차가 주는 남다른 재미도 있다고 했다. “꽃집을 하던 시절에는 꽃 이름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꽃차는 하나하나씩 만들다 보니 이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만들면서 이건 무슨 맛이 날까? 무슨 향이 날까? 설레고 두근거려요. 연인이 바뀌는 거처럼요. 지루함 없이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꽃차 관련 강의가 최초로 개설된 곳은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이곳에서 강의할 당시 송주연 원장이 매스컴을 타면서 꽃차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송주연 원장에게 꽃차를 배우려는 이들도 점차 늘었다. “이곳을 거쳐 간 분들이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더 많이 꽃차를 알리고 이 분야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도 제가 할 일이죠.” 58년 개띠, 올해로 환갑이 된 송주연 원장은 기념 삼아 우롱차로 유명한 대만에 차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차에 대한 전문가로서 한 발짝 더 앞서가기 위해 원광 디지털 대학교에서 차문화학과 학위를 따고 현재는 대학원 휴학 중인데 내년 복학할 계획이다. 시간이 좀 나면 언젠가 꼭 하고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꽃을 따라서 가는 꽃차기행을 하고 싶어요. 강원도 삼척에 해풍 맞은 구절초, 영주 소백산 자락의 국화꽃, 봄이 되면 해남의 목련꽃도 보고 제주는 동백꽃 필 때 가고요. 지회장들도 만나 한마디 인터뷰를 해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아직 젊으니 할 일이 많고 지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때까지 저도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2018-12-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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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구절초·산용담 만개하고 들쭉 열매 익어가는, 가을 백두산
- 수은주가 40℃까지 치솟는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2018년 8월 4일부터 5박 6일간 ‘민족의 성산’ 백두산과 그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백두산 탐방의 목적은 단 하나.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 등에 등재된 엄연한 ‘우리 꽃’이지만 자생지인 북한 지역에는 갈 수가 없어 만나지 못하는 야생화들을,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마지막 안식처라고 하는 백두산에서라도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언젠가 북녘 땅에 직접 가서 반갑게 만나야 할 우리 꽃을 마음에 담아놓고 기억하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생각 때문입니다. 백두산에서 가장 가깝다는 연길(延吉)공항 기온은 서울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역시 36℃ 정도여서 뜨거운 열기가 한반도에 못지않았습니다. 도심을 벗어나자 곧 들녘에 노란색 마타리가 줄지어 핀 게 우리 산이나 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으로 한 발 들어서자 ‘북부 지방에 다소 생산되나 중·남부 지방에서는 별로 볼 수 없다’는 방풍과 ‘서흥(황해도), 회령(함경도) 및 경성(함경도) 근처에서 자란다’는 실쑥을 비롯해 원지, 절국대, 금혼초, 좁은잎사위질빵, 황금 등 남한에서는 멸종됐거나 드물게 자라는 북방계 식물들이 불쑥불쑥 나타납니다. 동행한 탐사대원들이 처음 대면하는 우리 꽃에 환호성을 지릅니다. 날이 바뀌어 백두산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자, 서울과 진배없던 날씨가 서서히 바뀌더니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새벽녘부터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해 백두산 정상까지의 셔틀버스 운행은 끊겼다는 소식. 일단 중간 지점인 왕지(王池)까지 가서 주변을 돌아보며 추이를 보기로 합니다. 해발 1400m 지점인 왕지 일대에는 참취와 민박쥐나물, 도깨비엉겅퀴, 분홍바늘꽃, 조밥나물, 각시취, 그리고 여러 종의 산형과 식물 등이 가득 피어나 ‘야생화 초원’이란 명성을 뽐냅니다. 서너 시간을 보내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 악천후로 그 이상은 올라갈 수 없다는 비보가 전해집니다. 대신 다음 날 새벽 2시 재도전을 약속합니다. “아무리 일기가 불순한 고산이라 해도 설마 한여름에 1박 2일간이나 비가 오겠느냐”고 큰소리쳤지만, 잠을 설치며 애태운 보람도 없이 다음 날에도 빗줄기는 긋질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탐사대를 태운 차량이 일단 정상 바로 밑까지 올라가겠다고 합니다. 새벽 3시 20분,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1432개 계단을 올라 2750m 서(西)백두 정상에 섭니다. 비는 쏟아졌지만 서서히 날은 밝아, 최정상 능선에 핀 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흰색과 연한 분홍색을 띤 바위구절초 행렬입니다. 그 곁에 실타래 모양의 흰 꽃을 곧추세운 산오이풀의 풀빛 군락이 펼쳐집니다. ‘단 5분만이라도 열렸으면….’ 오전 6시 무렵까지 2시간 반 넘게 빗속에서 기다렸으나 끝내 안개는 걷히지 않습니다. 내려오는 길 계단 옆에 산용담이 서너 송이 보이더니, 9부 능선 아래로 내려서자 가파른 초지에 삐죽삐죽 돋아난 산용담의 미색 꽃봉오리와 비로용담의 보랏빛 꽃봉오리가 빼곡합니다. 그 곁에 검게 익어가는 들쭉나무 열매와 꽃이 진 두메분취, 돌꽃, 가지돌꽃, 구름범의귀, 좀참꽃 등이 나란히 엎드려 백두산에는 8월 초순 이미 가을이 닥쳤고, 눈이 펄펄 쏟아져 켜켜이 쌓이는 겨울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알려줍니다. 바위구절초를 에워싼 안개 너머 짙푸른 천지를 보지 못한 그 큰 아쉬움은 유령란과 쌍잎난초, 큰송이풀, 대송이풀, 왕별꽃, 실별꽃 등 남한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북방계 식물들이 있어 한결 누그러졌습니다. 특히 ‘부전고원에서부터 백두산 지역까지 북부 지역 침엽수림 밑에서 자란다’는 유령란은 만나기도 어렵고 개화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데, 만개한 개체를 여럿 만났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리처드 포티가 “낯선 환영을 본 것처럼 전율이 일었다”고 말한 바 있듯, 유령처럼 나타났다가 유령처럼 사라져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말입니다. 콩팥 모양의 잎을 마주 단 쌍잎난초 또한 백두산 지역 침엽수림에서만 자란다는데, 다행히 스러지기 직전의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서울신문 기자로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ickim.blog.seoul.co.kr)'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야생화 화첩기행' 저자.
- 2018-08-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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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소리 높이 외치는 보춘화!
- “자연은 이미 완성되어 있건만 예술가는 또 다른 완성을 꿈꾼다.” 어떤 책에서 읽은 글귀가 이 산 저 산 깊 섶에, 골짜기에, 벼랑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야생화들을 만날 때면 문득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너도바람꽃과 변산바람꽃, 복수초 등으로부터 시작해 쑥부쟁이와 구절초, 좀바위솔 등등 늦가을까지 피는 산꽃 들꽃을 쫓아다니며,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쓰지만 과연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자연의 미를 제대로 전달하고는 있는지 회의가 들곤 합니다. 예로부터 매화와 국화, 대나무와 함께 4군자의 하나로 꼽혀온 난초,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야생난인 보춘화(報春化)를 대할 때면 그런 생각은 더 깊어집니다. 흔히 춘란(春蘭)이라고 불려온 보춘화는 이름 그대로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야생의 모습보다는 예쁜 모양의 도자기 화분에 담긴 모습에 익숙하다 보니, 으레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원예종 식물인 줄 알고 있지만,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 있는 3~4월 야산에서 피는 야생종 난초입니다. 고급 도자기에 담긴 원예종 난초가 제아무리 우아미를 뽐낸다 한들 겨울의 끄트머리 수북한 낙엽더미 속에서 날렵하게 삐져나온 청초한 초록색 이파리 사이에 연황색 꽃대를 곧추 들고 선 야성적 아름다움에 비할까 싶습니다. 투명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가 배경이 되고, 눈부신 햇살이 무성한 잎과 꽃송이에 쏟아지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자연의 미를 제아무리 고가의 난초인들 감히 흉낸들 낼 수 있으랴…. 오랜 세월 숱한 묵객들이 그려온 난 그림들이 자연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제멋대로 핀 보춘화의 고졸한 풍치에 버금이나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주로 서·남해안 숲에서 자생하는 보춘화는 지역의 특성, 생육 환경 등에 따라 잎이나 꽃 등에서 많은 변이가 발견되는 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변이가 보춘화의 남획과 훼손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변이종의 가치를 높게 사던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많은 판매상들이 마구잡이로 채취하기 시작했고, 국내 난 동호인들이 변이종 채집에 덩달아 나서면서 서·남해 해안지역에 흔하게 자라던 자생난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글머리에서 밝혔듯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자연의 미’를 그저 바라보고 즐기면 되는 것을, 어리석은 인간들이 집으로 가져다 고가의 자기에 담아 더 멋지게 만들어 보겠다고, 저 혼자만 독점하겠다고 헛된 객기를 부리다 ‘야생난 멸종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걸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는 내용의 ‘세한도’가 유명합니다. 그런데 한겨울에도 늘 푸른 기상을 간직하고 있는 게 어찌 소나무와 잣나무뿐일까요? 하얀 눈으로 덮인 산기슭을 무심히 오고가는 투박한 등산화에 속절없이 짓밟히면서도 송백(松柏) 못지않게 푸르른 잎을 유지하는 풀들이 여럿 있습니다. 보춘화는 물론, 전국의 산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는 감자란도 비록 혹독한 추위에 질린 듯 검푸르지만, 여름철과 진배없이 푸르고 무성한 잎을 유지합니다. 특히 날렵하고 기품 있게 뻗은 잎이 일품인 보춘화는 땅속 알뿌리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고고성을 잉태한 채 한겨울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Where is it? 남부 및 중·서부 해안가, 도서 지역은 곳곳이 보춘화의 자생지이다. 보춘화의 북방 한계선이라고 일컫는 충남 안면도까지만 내려가면 안면도자연휴양림 앞산·뒷산 산책로 주변에서도 야생의 춘란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알려진 곳은 갈수록 개체수가 줄고 있어 풍성한 자생지를 만나려면 더 먼 남쪽이나 섬으로 가야 한다. 전남 고흥 봉래산이나, 가의도 등 남해 및 서해 도서지역에 가면 아직도 손때 묻지 않은 무더기를 볼 수 있다.
- 2016-02-18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