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사별, 자녀의 독립 등 여러 이유로 혼자 살게 되면 밥을 ‘잘’ 챙겨 먹기가 어렵다. 영양소를 고려해 균형 잡힌 식단을 꾸리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배달음식이나 가공식품 위주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 이처럼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을 위해 국가에서는 영양 및 생활 지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모양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40~64세 1인 가구 절반가량이 직접 음식을 조리(58.1%)하지만, 가정간편식을 이용(17.4%)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음식(7.3%), 빵이나 샌드위치(5.5%), 편의점 음식(2.7%)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밥을 거르는 이유는 주로 식욕이 없거나 귀찮아서(35.9%)이지만, 혼자 먹기 싫어서(12.5%), 장을 보는 것이 번거로워서(12.3%) 등의 이유도 있었다. 지자체나 유관기관은 중장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사를 돕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요리·식사하며 소통하는 ‘소셜 다이닝’
서울시 은평구 1인가구지원센터는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건강 요리교실 및 소통 프로그램 ‘은빛싱글소다’를 운영하고 있다. 은빛싱글소다는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총 7회기로 진행하며, 요리 강좌 4회와 특별 강좌 1회로 구성돼 있다. 메뉴는 마을 기업과 연계해 은평구만의 특성을 살린 계절 보양식, 명절 음식 등으로 마련한다.
참여자들은 시작 전 메뉴와 요리법을 전달받고, 강사의 시범을 보며 만드는 순서를 익힌다. 그 후 2인 1조로 준비된 재료를 굽고 볶아 요리를 완성한다. 중간중간 대사증후군, 만성 질환에 도움 되는 식재료와 식습관 등 건강 정보를 나눈다. 서로 만든 음식을 공유하고 맛을 평가해보는 시간도 가진다. 단순한 요리 활동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매개로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게 된다.
은빛싱글소다에 참여한 40대 홍호기 씨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나에게 맞는 음식을 때맞춰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습관들이기가 어려웠다”며 “전문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주 간단한 집밥 레시피를 알려줘도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은빛싱글소다에서는 강사님이 칼질하는 법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셔서 잘 배우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매달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다”고 말했다. 60대 서판순 씨는 “집에서는 식사를 대충 때우게 되고, 매번 만들어 먹자니 숙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연어덮밥이나 비빔쌀국수처럼 우리 세대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요리를 배울 수 있어 기분이 좋고, 다음 시간이 벌써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지운 은평구청 1인가구지원팀장은 “그간 청년 혹은 노인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40~60대를 위한 복지 서비스는 부족한 실정이었기에 은빛싱글소다의 첫 대상자를 중장년 1인 가구로 설정했다”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 방향을 검토해 대상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영양 상태 체크해 식습관 개선
경상북도 포항시 가람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수입이 적어 식비로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이 제한적인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영양 불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주 1회 생활지원사가 지역 연계 식당에서 도시락을 받은 뒤 대상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고, ‘장수노트 영양편’을 활용해 1 대 1 맞춤 영양 교육을 진행한다. 매일 영양 실천 내용을 작성하도록 유도해 어르신이 스스로 영양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한 식단을 실천해 균형 잡힌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서비스를 받은 대상자들은 “평소에는 지원받은 카레나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곤 했지만, 선생님이 매주 꼬박꼬박 식사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니 챙겨 먹게 됐다”, “뭘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려줘서 장을 볼 때 어떤 식재료 위주로 구매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영아 가람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장은 “식품 지원과 영양 교육으로 매주 어르신의 식생활 변화를 기록했고, 서비스 이후 일상에서 얼마나 해당 내용을 적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만성 질환 예방과 영양 불량 문제의 개선을 도왔다”며 “더욱 체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의 코로나19 팬데믹과 1인 가구 증가는 식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음식 배달 문화가 활성화됐으며, 밀키트를 포함한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 시장이 확대됐다. 더 나아가 식품 구독경제까지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다. 중장년에 초점을 맞춰 2023년 식품 외식산업 트렌드를 알아봤다.
요즘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워킹맘’ 김진희(52) 씨. 중학생 딸아이의 생일상을 차려줘야 하는데 요리할 시간이 도통 나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딸의 생일 당일 새벽 배송이 가능한 플랫폼을 통해 미역국 레토르트, 잡채와 소불고기 밀키트를 구매했다. 그날 저녁 김 씨는 미역국, 잡채, 소불고기를 조리하고, 배달 앱에서 딸이 좋아하는 음식점의 족발을 주문해 상을 차렸다. 어쨌거나 엄마가 차려준 생일상을 맛있게 먹는 딸의 모습을 보고 김 씨는 안심하면서도 미안함을 느꼈다. 자신의 생일 때 엄마가 차려주던 손맛 가득한 미역국이 그리워지면서….
중장년 소비자는 집밥을 선호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알고 보면 중장년은 외식산업을 주름잡는 큰손으로 통한다.
지난 5월 KB국민카드가 회원 2000만 명의 온·오프라인 주요 업종별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온라인 쇼핑몰 및 배달 앱에서 높아진 소비 영향력을 보였다. 이들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 증가율은 38%였고, 배달 앱 매출액 증가율은 37%였다. 반면 20~49세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 증가율은 13%, 배달 앱 매출액 증가율은 7%에 그쳤다.
더불어 50·60 주부들의 밀키트, 즉석섭취식품 등 간편식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멤버스와 신한카드가 데이터 분석 교류 결과 발간한 ‘가정간편식 소비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2022년 상반기 오프라인 마트와 슈퍼에서 50대와 60대 이상의 간편식 구매 비중은 각각 26.3%와 14.3%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각각 5.0%p 4.3%p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 보면 여성(70.4%)의 구매 비중이 남성(29.6%)보다 높았다. 남성의 구매 비중 역시 매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구매량 1위는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집밥의 대표 메뉴인 즉석 국쪾찌개가 차지했다. 이어 냉동 만두, 냉동 튀김, 즉석 카레쪾짜장, 냉장면, 즉석 밥, 즉석 죽, 냉장 밀키트, 냉장 간편 떡볶이 등의 순으로 구매가 많았다.
간편식으로 건강도 챙기자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5조 원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잦아든 후에도 간편식은 여전히 인기지만, 올해 들어 이전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띤다. 가정식과 외식의 대체재가 아닌 새로운 식품 소비 형태로 성장했다. 즉 ‘한 끼를 때우는’ 간편식 개념에서 ‘식사’ 개념으로 변모한 것이다. 여기에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지며 케어푸드(Care-Food)도 간편식 형태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케어푸드란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차세대 먹거리를 말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씹고 삼키기 편한 식품이 떠오른다. 그러나 점점 케어푸드의 개념이 넓어지고 있다. 당뇨, 신장 질환 등 환자식도 나오고, 건강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중년부터 젊은 20·30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CJ프레시웨이, 풀무원,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 주요 식품업체는 케어푸드에 대해 대용식이 아닌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초점을 맞췄다.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케어 식단은 식사 목적에 맞춰 영양이 설계된 반찬과 샐러드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3대 영양소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고려하며, 암·당뇨 등 질환별 전문 환자식도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이 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풀무원식품의 ‘디자인 밀’은 생애주기별 영양 기준과 생활 주기별 건강 정보를 기반으로 식사를 설계한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칼로리를 조절한 ‘300 샐러드 및 라이스 meal’과 ‘500kcal 맞춤 식단’을, 소화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게는 ‘궁중섭산적’과 ‘7Days 영양진밥’ 등을 제공한다. 올 1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노령층을 위한 케어푸드(25%)보다 일반 성인을 위한 영양균형식(30%)의 매출이 더 높았다. 케어푸드 소비자가 전 연령대로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만들어 즐기는 ‘홈스토랑’이 인기를 끌며 외식 브랜드, 호텔, 가전업계까지 간편식 시장에 진입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ESG, 기후 위기, 가축 전염병 등 공급망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간편식을 출시하고 있다.
중장년에게도 이와 같은 식문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맡은 바 있는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적으로 55세부터 75세까지, 골드 제너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60세 전후로 은퇴했지만, 이제는 80대까지도 일하는 시대다. 이에 따라 현재의 중장년층은 소득이 높아졌고 취향이 고급스러워졌으며, 프리미엄 식품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배달 앱 이용 감소와 구독경제 활성화
간편식과 반대로 소비자의 배달 앱 이용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 3사의 지난 3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2898만 명으로 전년 동기(3532만 명) 대비 18% 줄었다. 지난 1월 이용자 수(3021만 명)에 비해서도 123만 명이나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이 자유로워진 가운데,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배달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요기요는 최근 업계 최초로 월 9900원 배달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앱 내 ‘요기패스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1만 7000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도 요기요에 자극을 받아 구독 서비스를 시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우리의 일상에 구독경제가 깊숙이 자리 잡았는데, 배달 앱까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눈여겨볼 일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을 말한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 1000억 원으로 4년 동안 무려 55%나 성장했다. 2025년에는 최대 100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5~6명은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20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식품 구독경제 이용실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7.2%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66.2%가 ‘편리함’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비용 절약’(28.4%), ‘선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어서’(21.9%)라는 답변도 뒤를 이었다.
식품 구독 서비스 하면 풀무원의 녹즙, 서울우유의 우유,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배달 등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반찬, 샐러드부터 빵,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가능하다. 아워홈은 개인별 건강 맞춤 정기 구독 서비스 ‘캘리스랩’(Kalis lab)을 통해 개인별 맞춤 식단과 함께 다양한 건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에서는 반찬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서용구 교수는 “이제 모든 시장은 구독 서비스로 갈 것”이라면서 “구독경제에서 중요한 포인트 두 가지는 구독자 수를 얼마나 많이 늘리느냐, 어떻게 재구독을 하게 만드느냐에 달렸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MZ세대가 환경·동물보호 등의 ‘가치소비’를 한다고 알려졌는데, 중장년 또한 가치소비를 하고 있다. 소비의 큰손인 중장년의 마음을 사로잡아 구독까지 이어지게 하려면 우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염병이 극성이던 지난 설날. 강력한 거리두기 지침에 경북 칠곡군의 한 종가에서는 ‘음복 도시락’을 마련했다. 제사 말미 종친들이 함께하던 음복을 각자 집에서 예를 다하는 방식으로 대체한 것이다. 같은 시기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영상통화로 손주들의 세배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비대면 명절 문화의 모습이다.
올해로 코로나19 5년 차, 일상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명절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제사를 지냈고, 온라인 성묘, 사이버 차례상 등 언택트 명절 서비스가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보다 앞당겨졌을 뿐,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했으리라 말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명절 스트레스와 가족 갈등 문제를 해결할 긍정적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비대면으로 조상을 모시는 상황을 성의가 부족하다거나 전통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석연찮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민속·사회학 박사는 “옛 풍습 중에 ‘망제’(望祭)라고 있다. 명절이나 기일에 멀리 타향에 있을 때 고향이나 조상의 무덤 쪽을 바라보고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연초에 유학자나 선비들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세배를 올리기도 했다. 쉽게 말해 조선시대에도 비대면 제사와 세배가 행해졌던 것”이라며 “전통을 따져 비대면을 거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현 시대의 문화로 이해해야 할 비대면 명절. 어떤 방법으로 즐기면 좋을지 상황별로 자세히 알아보자.
STEP 1 모임 ▶ 우리 가족 설날 생중계
자녀 또는 손주와의 영상통화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특별히 명절에는 일가친척까지 모이는 만큼, 여럿이 함께할수록 즐거운 분위기가 더해질 것이다. 최근 비대면 회의나 강의 용도로 쓰이는 ‘줌’(Zoom)에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이를 가족 모임 수단으로 활용해보자. 한 사람이 회의방을 개설하고 링크를 공유하거나 초대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그밖에 ‘구글 미트’, ‘팀 뷰어’ 등 줌과 같은 방법으로 이용 가능한 플랫폼이 다양하다. 이러한 화상회의 서비스는 각각의 창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다는 게 장점이다. 때를 맞춰 함께 집안 어른께 세배를 하거나 담소를 나누기에 적절하다.
만약 한 화면으로 제사나 성묘 과정을 보여주는 정도의 서비스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라이브톡’을 추천한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포함된 이들을 대상으로 주최자가 특정 상황을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다. 라이브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화 주고받기가 가능하고, 서비스 종료 후 카카오톡 채팅방에 기록이 남아 추억을 곱씹기에도 좋다. 김미영 박사는 이러한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최근 유튜브 영상 애청자의 나이가 50대 이상이라고 한다. 이제는 중장년도 모바일에 익숙해졌고, 비대면 만남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을 것이다. 온라인 제례 문화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며, 물리적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가족 참여도를 높일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ip] 무료 화상회의(다중 영상통화) 앱 & 웹
①줌: 가장 널리 알려진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100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하다. 무료 버전은 40분까지 제공해, 그 이상 사용하려면 유료로 가입해야 한다.
②구글 미트: 무료 버전은 100명까지 참석할 수 있으며, 최대 1시간까지 가능하다. 유료 버전을 쓰면 녹화된 영상을 구글 드라이브(웹 저장소)로 자동 저장해준다.
③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가정용 무료 버전의 경우 최대 1시간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다.(비즈니스 무료 버전도 동일) 채팅과 투표 기능을 활용해 가족회의를 진행해도 좋다.
④미더스: SKT가 출시한 고품질 영상회의 서비스로, 통신사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 휴대폰 연락처를 기반으로 일반 전화를 걸 듯 회의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STEP 2 제례 ▶ 형식 덜고 정성 담아
김미영 박사는 “명절이든 제사든 형식보다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은 ‘조상에 대한 기억과 감사’다. 그는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조상에 대한 고마움이다. 나를 존재하게 하고, 생명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으면 된다. 제례 역시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생겨나고 있는 ‘사이버 추모관’을 적극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www.15774129.go.kr)의 ‘온라인 성묘·추모 서비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홈페이지 가입 후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가족, 친지 등에게 공유하면 된다. 글, 음성, 영상 등 고인을 추억할 자료를 올리거나 메시지도 남겨 추모관을 꾸며볼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 차례상 차리기 및 헌화, 분향, 지방 쓰기 등도 가능하다.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추모의집’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Tip] 비대면 제사라도, 대면한 조상까지
몇 대 조상까지 차례를 모시는 게 좋을까? 이러한 물음에 김미영 박사는 정해진 원칙은 없으나 가급적 ‘대면한 적이 있는 조상’을 기준으로 제례를 지내길 권했다. 앞서 언급한 제사의 정신을 염두에 둘 때, 기억이 존재하고 교감했던 경험이 있는 조상이라야 그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가령 손주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부모나 조부모가 “돌아가신 증조부께서 살아 계실 적에 너를 참 귀여워하셨지”라며 대신 이야기해줄 정도는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기리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설 연휴를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STEP 3 상차림 ▶ 스트레스 No! 밀키트도 Ok!
명절 스트레스 중 하나는 바로 ‘차례상 차리기’다. 지난해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 간소화 표준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의례적으로 행해온 것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내용도 적지 않다. 가령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 ‘전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등이다. 위원회 측은 “유학 경전 ‘예기’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 의례를 너무 화려하게 할 필요 없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지나친 상차림 문화를 고수할 필요 없다는 얘기다. 자칫 상차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부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오히려 명절의 의미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는 밀키트, 간편식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환영하는 추세다. 형식보다는 형편에 알맞게 마련하고, 상차림은 소박하더라도 충만한 마음으로 조상을 기리면 된다.
[Tip] 조선시대 비대면 상차림 ‘감모여재도’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는 집 안에 사당이 없거나 외지에서 지방(紙榜)으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그림이다. 타지에서 사당을 대신하기 위해 활용한 일종의 제례 도구로, 휴대와 보관이 용이하게끔 족자나 병풍으로 만들곤 했다. 조선시대에 온라인 서비스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모여재도’는 현재의 사이버 차례상이나 언택트 성묘 등에 비유된다. 선조들 또한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형식을 갖추기보다 약식으로나마 예를 다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TEP 4 화합 ▶ 형식은 달라도 가족과 함께
전통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무형식으로 명절을 보내라는 뜻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논의해 서로가 인정하는 가정의 명절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더라도 너는 너, 나는 나대로 흩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족끼리 가볍게 산소를 둘러보고 한 끼 식사를 하는 것도 좋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도 괜찮다. 어렵다면 온라인 공간에 모여 덕담이라도 나누자. 바쁜 현대 사회에서 평상시는 잊고 지내더라도, 명절만큼은 가족을 생각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1년 중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설날’만큼 좋은 때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설에는 가족 모두가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후손들은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세배를 하고, 어른들은 덕담을 전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가족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이렇게 가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기운이 한 해를 나고 일상을 보내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한다”고 조언했다.
[Tip] 우리만의 명절 ‘가가례’를 만들자
우리 예법 중 ‘가가례’(家家禮)라는 것이 있다. 집집마다 제사를 지내는 절차와 형식이 다름을 이르는 말이다. 기존에 지켜오던 방식이라도 현재의 형편과 여건에 따라 가능한 부분만 남겨두고, 편의대로 바꾸거나 생략해도 괜찮다. 다만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은 간소하게나마 마련해야 한다. 돌아가신 조부모의 사진을 보며 옛이야기를 나눠보는 식이라도 좋다. 으레 내려오던 방식으로 명절을 지냈다면, 한 번쯤 가족의 명절 문화를 점검해보고 함께 논의해 가가례를 만들어보자.
新명절증후군 시집살이 하는 시어머니?
전 부치고 차례상 차리느라 며느리들이 명절증후군을 앓는 시대도 저물어간다. 김숙기 원장은 “최근 명절 모습을 보면, 시어머니들이 큰댁에 모여 제사상을 준비하고 며느리들은 뒤늦게 인사만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신들이(지금의 시어머니 세대) 한 집안의 며느리로 살며 겪었던 고충을 자식 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또는 눈치가 보여서 스스로 감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상하는 이중고를 겪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을 고수하던 과거와 편의를 우선시하는 현재가 오묘하게 섞이면서 과도기를 겪는 최근 명절 풍속도에서 중장년 세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머리로는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면서도 서운하고 야속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김 원장은 “상담을 해보면 부모들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채 속상해하지만, 자녀들은 ‘말해주지 않아 몰랐다. 미리 일러줬더라면’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서운한 감정은 ‘바라는 것’이 있는데 이뤄지지 않았을 때 생긴다. 명절에 자녀들이 지켜줬으면 하거나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미리 얘기해주는 게 좋다. 가령 ‘설 당일 점심은 꼭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라든가 ‘떡국은 꼭 차례상에 올리자’ 등 명확하게 공지하면 자녀들도 그에 맞춰 계획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사전에 단체 대화방 등을 활용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는다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성장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시장이 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다. 본래 20·30세대 1인 가구를 겨냥해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50·60세대의 구매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50·60세대는 자녀들이 독립해 부부만 생활하는 가구가 많다. 60세가 넘어가면 1인 가구도 늘어난다. 그렇다 보니 나이 들수록 요리가 귀찮아진다. 시니어의 간편식 구매가 늘어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집밥 문화가 퍼지자, 즉석식품 위주였던 간편식 시장이 신선 재료 위주의 밀키트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밀키트의 등장으로 가정간편식은 건강과 편리함을 잡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청정원, 하림,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간편식 개발 경쟁을 펼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재료를 활용한 밀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간편식 인기에 무인 밀키트 매장도 우후죽순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우리나라 가정간편식 시장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리 귀찮은 시니어, 간편식에 빠지다
‘오늘 저녁은 뭘 해야 하나’ 메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뜨거운 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지 않아도 된다. 어중간하게 남는 식재료를 처분할 일도 없다. 시니어들이 가정간편식에 빠진 이유다. 가정간편식은 완전 조리 혹은 반조리 식품을 말한다. 재료 준비 시간,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식재료를 남기지 않아 1~2인 가구에 인기다.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전민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82.3%가 가정간편식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다. 구매 이유로는 ‘식사 준비를 하기 싫어서’라는 응답이 32.4%를 차지했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22.9%)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은 단순 가열 후 섭취 가능한 제품을 선호했고, 67%는 식사용으로 간편식을 구매했다.
60세 이상 시니어들도 간편식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고령친화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가정간편식 구매 비율은 28.5% 증가하고, 직접 요리해 먹는 비율은 23.2%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늘었다.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50대와 60대 회원이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112%, 122% 증가했으며, 이들의 구매로 인한 매출은 120%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회원의 매출 증가율이 50대보다 높았다.
간편하지만 건강한 ‘케어푸드’
시니어가 간편식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다른 세대와 조금 다르다. 배송 속도보다 제품의 질을 더 따지기 때문이다. 편리함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생각해 주요 성분, 사용된 재료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다량 구매한다.
간편식 시장은 초기에 즉석밥, 라면, 냉동만두 등 즉석식품 위주였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신선식품이 들어 있고 간편하게 조리만 하면 메인 반찬 하나를 만들 수 있는 밀키트로 확장됐다. 가정간편식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이 높아지자, 이제는 환자식으로 인식되던 케어 푸드가 영양 균형을 맞춘 가정간편식으로 등장했다. 케어 푸드는 영양 관리가 필요한 노인, 영유아, 환자 등을 대상으로 영양 성분을 맞춰 만든 간편식품을 이른다.
케어 푸드는 초창기에 요양원, 병원 등에서 주로 수요가 있었고, 미음과 같은 환자식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건강과 영양’이 간편식 시장의 중요 키워드로 떠오르자, 편리한 맞춤 건강식으로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케어 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약 5100억 원 수준에서 2020년 2조 원을 넘어섰다.
트렌드에 발맞춰 업계에서는 케어 푸드 전문 브랜드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또 기존 연화식을 만들던 브랜드들은 케어 푸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매일유업과 대웅제약이 설립한 ‘엠디웰’,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케어’, 정식품 ‘그린비아’ 등은 저칼로리식단, 당뇨 환자를 위한 저당식단, 저염식단, 건강 유지용 일반식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관에 케어 푸드 제품을 납품해왔던 CJ프레시웨이는 올해 가정으로 배송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온라인을 통한 간편식 구매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케어 푸드를 중심으로 간편식 시장의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니어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간편식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롭고, 연하고, 부드럽고, 균형 잡힌 ‘케어 푸드’ 제품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노인과 환자가 케어 푸드의 주 고객이었던 과거와 달리 다이어터나 임산부 혹은 어린이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식품 업계는 저당식, 영양 강화식 등 맞춤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케어 푸드는 고령친화식품, 실버 푸드, 시니어 푸드 등 부르는 용어가 다양하다. 용어는 다르지만 의미는 음식물 섭취와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으로 통용된다. 관련 시장 규모의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고령친화식품’ 보고서를 살펴보면,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7년 1조 원, 2020년엔 2조 원으로 늘어 10년여 만에 4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케어 푸드 분야에서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브랜드에서 연화식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과거에는 질병을 가진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식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건강하고 활동적인 중장년층을 겨냥한 식품도 개발되면서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hy(전 한국야쿠르트)는 22가지 곡물을 함유한 당뇨환자용 균형영양식 ‘잇츠온 케어온 당케어’를 지난해 출시했고, 같은 해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백미 대신 현미와 렌틸콩, 퀴노아를 넣어 당 함량을 3g 낮춘 ‘뉴케어 당플랜 볶음밥’을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 푸드 브랜드 ‘그리팅’과 온라인 몰 ‘그리팅몰’을 통해 고령친화식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리팅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겨냥하며 저당식, 칼로리 밸런스식 등 건강식을 집으로 직접 배송해주는 맞춤형 케어 푸드를 추구한다. 신세계푸드도 ‘이지밸런스’를 통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연하 도움식을 비롯해 각종 건강식과 영양강화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케어 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고령친화식품 8종을 선보였다. 소스는 ‘유니 짜장 덮밥소스’, ‘연잎 콩 카레 덮밥소스’, ‘불고기 계란덮밥소스’ 등 3종이며, 반찬은 '소불고기, ‘고추장 돼지불고기’, ‘간장 돼지불고기’, ‘연근조림’, ‘쥐눈이콩조림’ 등 5종이다. 이중 불고기 3종과 쥐눈이콩조림은 농림출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고령친화우수식품 인증을 획득했다. 올 상반기 내 덮밥소스 3종과 추가 출시될 반찬 5종에 대해서도 고령친화식품 관련 인증 획득에 나설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고령층 특화 식품도 공인 인증을 받은 제품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며, “케어 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중심으로 우수한 품질의 식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작년보다 더 나은 올해,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바란다. 그러나 새해라고 의욕만 앞서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한 걸음씩 천천히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몸속 묵은 것들을 빼내고 가볍게 신년을 시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1월 1일, 붉은빛을 내뿜으며 떠오르는 태양과 더불어 희망차게 맞이한 신년. 빳빳한 다이어리 첫 장에 정성스럽게 글을 쓴다. ‘2022년 새해 목표’. 리스트 1번은 역시 건강을 챙기기 위한 다이어트다. 그런데 어쩐지 작년, 재작년에 적었던 목록과 다르지 않은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새해를 맞이하면 꼭 한 번쯤 세워보는 목표인 다이어트. 무작정 덤볐다간 또다시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인 데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2022년 임인년, 몸 안의 묵은 지방과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몸 청소’ 방법을 소개한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이 조절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직장 생활이나 사회활동이 잦은 중장년층이 완벽한 식단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특히 육류를 멀리하고 채소 위주로 식사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식’이라고 하면 치킨과 삼겹살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고기 위주 식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지가 부족할 때도 있고, 컨디션이 나쁘거나 여건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최근 ‘플렉시테리언’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때때로 채식 선택한다
플렉시테리언은 유연하다는 뜻을 가진 ‘Flexible’과 채식주의자를 의미하는 ‘Vegetarian’이 결합된 단어로, 채식을 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채식주의자는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프루테리언, 비건, 락토 베지테리언, 오보 베지테리언, 락토오보 베지테리언, 페스코 베지테리언, 폴로 베지테리언 등의 단계로 구분되는데, 플렉시테리언은 채식주의자 범위의 가장 하단에 있다. 예컨대 일주일에 네 끼만 채소를 섭취한다거나, 평소 육식을 하지 않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고기를 먹는 식이다. 이 방법은 체중 감량, 근력 증진 등 분명한 목표가 있는 식이요법이라기보다 ‘지속가능’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생활 습관에 가까운 개념이다. 개인이 처한 환경과 실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채식의 방식을 선택하기 때문에 식이 조절의 첫 단계로 적합할 수 있다. 처음부터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기보다 차근차근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들도 유연한 채식에 동참하고 있다. 축구선수 메시는 경기력을 위해 채식을 즐긴다. 시즌 중에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대신 물, 올리브오일, 곡물, 과일, 채소, 견과류를 먹는다. 평소에는 고기를 먹지만 경기가 있는 기간에는 고기를 먹으면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고 몸이 무거워져 되도록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는 주 1회 채식 운동인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플렉시테리언이 확산되면서 채식 인구는 급격하게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 명으로 10년 만에 10배가 늘었다. 현재는 전체 인구의 4% 수준인 25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관련 식품을 접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채식 식당 전수조사에 착수, 1000여 개소를 발굴해 누리집에 공개했다. 또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는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삼각김밥,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등 관련 상품 매출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1~10월 GS25의 채식 상품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배 늘었고, CU에서도 같은 기간 채식 상품 매출액이 21.1배 상승했다.
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채식만을 정답으로 선택하면 비타민 B12 결핍, 즉 신경 손상이 올 수 있어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섭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타민 B12는 골수에서 건강한 적혈구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주로 김이나 어패류, 달걀, 육류,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다. 이 비타민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기고 피로가 잘 쌓이며 식욕부진과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채식주의자 중 동물성 단백질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동물성 단백질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적은 양으로 많은 에너지와 영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중장년층의 채식에 대해서는 “채식의 단계별로 다르겠지만, 극단적인 채식은 편식이기 때문에 절대 반대”라며 “국내 65세 이상 연령층은 2명 중 1명꼴로 단백질 섭취량이 필요량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년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충분한 단백질 섭취로 근육 감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몸속 독소 배출하는 디톡스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듯 우리 몸에 축적된 각종 독소를 제거하는 이른바 ‘디톡스’는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주목할 만한 몸 청소 방법이다. 가장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디톡스 방법은 주스를 섭취하는 것이다. 해독 주스는 물을 비롯해 시럽이나 설탕 등의 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과일 및 채소만 그대로 착즙하여 만든 주스를 음용함으로써 체내에 축적된 독소를 배출하는 디톡스 요법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웰빙 다이어트 식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주스 클렌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주스 바(juice bar) 매장이 성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커피를 대신하는 식음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주스 클렌즈를 실천하는 이들을 지칭하여 ‘주스족’(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2015년에 발표된 영국 학술 저널 ‘Human Nutrition and Dietetics’에 따르면, 특정 영양소가 동물과 인간의 체내 독소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특히 시트르산(레몬이나 밀감 따위의 과실 속에 함유돼 있다) 섭취가 쥐의 알루미늄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디톡스가 체내 독소를 줄이거나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다. 저널 측은 디톡스가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이 충분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정 영양소를 과다 복용할 위험도 있는 데다, 칼로리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코르티솔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 상승을 이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독 주스를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는 것은 영양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니 영양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을 하며 서서히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싶다면 식단 관리가 필수다. 서 교수는 “디톡스를 위한 주스 섭취도 좋지만 가공식품이나 간편식의 섭취를 줄이고 현미, 잡곡 등이 반 정도 포함된 밥, 채소 반찬 두 가지, 맑은장국, 삶은 고기 등으로 이루어진 한정식을 하루 두 끼 정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기름진 음식만 먹는 사람이 해독 주스를 마시면 당연히 건강해지겠지만, 원래 건강식을 지향하던 사람이 식단과 함께 해독 주스를 마시면 오히려 살이 찔 수도 있다”며 “특히 과일로 만든 주스에는 당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좋지 않으니 개인에게 맞는 해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인의 밥상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배달·(사 먹는) 반찬·밀키트로 식사하는 이른바 ‘배반밀’의 시대가 도래했다. 밥과 국, 반찬을 고루 갖춰야 제대로 된 식사라는 인식은 옅어진 지 오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 된장찌개에 갓 지은 쌀밥과 김치 같은 전통적인 집밥의 이미지도 이제 과거의 추억이 됐다. 대신 편하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실속형 식사가 밥상을 꿰차기 시작했다.
팍팍한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오랜만에 돌아간 집. 따뜻한 만두전골이 나를 반긴다. 각종 버섯과 푸짐한 채소, 통통한 만두가 한데 어우러져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만두를 한입 베어 무니 육즙과 육수가 입안을 촉촉하게 감싼다. “엄마, 언제 이걸 다 준비했어?”라고 물으니 “요즘 밀키트가 대세잖아. 급하게 준비해야 할 때 딱이야”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어 코로나19 탓에 외식은 부담스럽고, 장을 보자니 냉장고에 기약 없이 남아 있을 재료들이 걱정돼 밀키트를 애용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중장년층, 밀키트 매력에 퐁당
밀키트는 식사(Meal)와 조립용품(Kit)의 합성어로, 특정 요리에 맞게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으로 구성한 식사 세트다. 예컨대 2인용 된장찌개 밀키트를 구매하면 찌개용 두부, 팽이버섯, 손질된 애호박과 단호박, 썬 대파, 찌개 소스, 우삼겹 등이 2인분에 맞게 들어있다. 이를 냄비 같은 적당한 그릇에 담아 불에 올려 끓이거나 데우면 몇 분 내로 요리가 완성된다.
직접 해 먹는 요리는 맛을 내는 데 양념의 중요도가 매우 높고,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밀키트는 이미 손질된 재료뿐 아니라 양념까지 포장돼 있어 시장이나 마트에서 식재료를 골라 구매한 뒤, 다시 다듬고 양념 만드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도 조리 방법에 따라 넣고 끓이기만 하면 꽤 검증된 맛을 낼 수 있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과 노동력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괜찮은 편이라는 의견도 있다. 밀키트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찌개류는 7000~9000원, 볶음류와 면류는 8000~1만 원대 초반, 전골류는 1만 원대 중후반 정도다. 이런 밀키트의 장점 덕분인지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5% 성장한 1882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15억 원에 불과하던 시장이 3년 만에 125배나 커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밀키트는 4050세대뿐 아니라 6070세대의 식탁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7월 밀키트 판매 전체 증가율은 260%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1473% 급증했다. 연령별 밀키트 판매 증가율을 보면 70대 314%, 60대 311%로 전년 동기 대비 눈에 띄는 증가율을 보였다. 본인만의 축적된 노하우로 직접 식사를 준비하던 중장년층이 ‘돌밥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고충을 말하는 신조어)이 계속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간편함을 선택한 셈이다.
간편한 과정과 다정한 밥상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밀키트. 치솟는 인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식품 코너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다양한 브랜드의 밀키트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어떤 밀키트를 사볼까 고민하며 쓱 둘러봤더니, 이미 몇몇 제품은 동나고 없었다. 사람들이 가판대를 서성이며 “요즘 밀키트 많이 산다더라. 다 준비된 재료를 그냥 넣고 만들기만 하면 된대. 편해 보이는데 하나 살까?” 같은 대화가 간간이 들려왔다.
결국 판매 순위 1위라고 표시된 ‘밀푀유나베’를 골랐다. 밀푀유나베는 소고기와 배추, 깻잎 등을 차곡차곡 겹쳐 담은 전골 요리다. 알배추, 깻잎 등 밀푀유나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채소들은 1인분에 딱 맞게 사기가 어렵다. 일반 가정 수준으로 사면 다 먹지 못하고 유통기한이 지나 버릴 가능성이 컸다. 즐겨 먹던 메뉴지만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도통 먹지 못했다.
들뜬 마음으로 포장을 뜯어보니 나베 육수, 다시마, 알배추, 깻잎, 청경채, 양파, 숙주,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수제비 사리, 소고기, 찍어 먹을 소스 2개가 들어 있었다. 설명서에 적힌 대로 알배추, 깻잎, 고기를 차례로 쌓은 후 냄비에 차곡차곡 담아 그럴 듯한 밀푀유나베를 완성했다.
요리가 완성될 즈음 손님을 초대했다. 서로 가까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만나지 못했으니 식사도 대접하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권정희(51) 씨는 “오랜만에 함께 밥 먹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맛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꽤 신경 쓴 느낌이라 따뜻한 한 끼를 대접받은 것 같아. 밀키트라고 말 안 했으면 몰랐을 거야”라며 웃었다.
밀키트, 너 제법 괜찮네
동네를 둘러보니 집 근처에도 밀키트 전문 매장이 있었다. 아이스크림 할인마트처럼 24시 밀키트 무인매장도 생기는 모양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밀키트 매장’이라고 검색해보니 서울 곳곳에 이미 많은 전문 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대찌개, 닭갈비, 곱창전골 등 다양한 음식이 진열돼 있는 밀키트 전문점을 기웃거리며 하나씩 사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러 제품을 구입해 먹어본 결과, 밀키트는 현대인에게 좋은 식사 방법이 될 수 있다. 보통 요리를 할 때 준비가 번거롭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는 후보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사용하고 더 쓰지 않을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도 마찬가지다. 배달 음식을 자주 먹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이미 조리된 상태라 남은 음식을 다시 데우면 갓 만들었을 때만큼 맛있게 먹기 힘들다. 반면 밀키트는 번거로워 자주 해 먹지 못했던 색다른 요리를 집에서 즐기고 싶을 때 제격이다.
밀키트는 1~2인 가구에 더 높은 시너지를 발휘한다. 자취생은 물론이고, 특히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삼식이’ 노릇이 미안한 남편, 오랜만에 손주를 위해 색다른 요리를 선보이고 싶은 할머니, 오붓하게 홈파티를 즐기려는 황혼 부부에게 추천한다. 간편하지만 맛있고, 적절한 포만감으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족 생활 주기를 크게 가족 형성기, 가족 확대기, 가족 축소기로 구분하며 중장년층의 밀키트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가족 축소기에 접어들면 자녀가 취업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독립하고 부부 두 사람만 남게 된다. 이때 밀키트가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보는 중장년층이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삼시 세끼를 꼬박 해 먹는 것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다. 집밥에 대한 고정관념은 깨진 지 오래다”라며 “요즘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밀키트, 반조리 식품 등 간편하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제품의 정보를 잘 아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니어 세대 10명 중 8명이 가정간편식(HMR)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전민선 교수팀이 2019년 7월 전국의 만 50세 이상∼65세 미만 5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니어 세대의 82.3%(441명)이 HMR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주된 이유는 ‘식사 준비를 하기 싫어서’(32.4%),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22.9%) 등이었다.
시니어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HMR 유형은 단순 가열 후 섭취 가능한 제품이었다(50.6%). 다음은 간단한 조리가 필요한 제품(17.7%), 구입 후 바로 섭취 가능한 제품(14.0%) 순이었다. HMR의 구입 용도는 식사용(끼니 대용, 67.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간식용(10.3%), 도시락용(4.5%), 행사용(0.4%)이 그 뒤를 이었다.
HMR 이용 빈도는 주 1~3가 33.0%로, 가장 높았다. 월간 HMR에 지출하는 비용은 3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44.2%)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HMR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는 대형마트(42.7%)였다. 다음은 온라인업체(13.4%), 편의점(12.5%), 슈퍼마켓(6.5%) 순서였다.
전 교수팀은 논문에서 “일반적으로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HMR 제품을 살 때 영양을 더 많이 고려한다”며 “기혼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시니어 세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HMR 선택 시 제품의 편리함보다 건강과 식품안전 등 품질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료업종의 외형성장 요건을 두루 갖춘 CJ제일제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올해 국내 가공식품부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고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 기대치 부합하는 2분기 실적
이베스트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의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6조1246억 원, 영업이익이 60.6% 성장한 281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신증권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5조8809억 원,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2533억 원으로 내다봤다. 두 증권사 모두 CJ제일제당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분석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가공식품 내 가정간편식(HMR)시장은 매년 15%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의 HMR사업은 전체 시장 성장 속도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4~5월 국내 HMR 및 간편식 하위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국탕찌개, 냉동레디밀이 30%대 성장, 죽이 20%대 성장하는 등 전 분기 16% 성장 기조가 확대 지속되고 있어서다.
소재·소재성 식품은 높은 B2B 비중 및 매출 감소로 2분기에 부침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정비 부담은 제한적인 부분은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가공식품 내 소재성 식품(장류, 조미료) 역시 배달 수요 및 소포장 등의 B2C 수요로 어느 정도 선회하며 매출 방어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글로벌 식품이 주력 지역인 미국, 중국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슈완스는 피자에서 2위, 파이·아시안에피타이저에서 1위 카테고리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 중 에피타이저류는 북미지역 에스닉푸드 관심 상승과 함께 이후에도 계속해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시장의 경우 기존에 매출 비중이 작았으나 최근 프리미엄 식당 등이 커지고, 징둥닷컴에서 만두 교자 1등을 차지하는 등 주력 제품의 성장을 확인했다. 글로벌시장 전체적으로 B2C 채널 확장이 매출 성장의 한 축을 차지하는 트렌드가 명확하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을 약 60%으로 파악했다. 1분기에는 57%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목표주가는 50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수’와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국내 가공식품 동종업체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라 50만 원으로 상향했다. CJ제일제당의 전 거래일인 지난 17일 주가는 종가기준 38만 원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음식료업체들의 중장기 성장동력인 △해외 시장에서의 고성장(미국, 중국, 베트남 등) △메가히트 제품(비비고 브랜드) △가정간편식 매출 증가 등을 고루 갖춘 독보적 음식료 업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열린 ‘6·18 쇼핑축제’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큰 인기를 끌어 올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6·18 쇼핑축제는 징둥닷컴 창립일인 6월 18일을 전후해 열리는 쇼핑행사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도 삼양식품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중국 수요 호조로 매출 고성장 전망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1% 증가한 294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라면 내수 매출은 식료품 사재기 완화와 외부활동 재개 영향으로 1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으나, 올 1분기 대비로는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 6·18 쇼핑축제 영향으로 불닭볶음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4~5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늘어난 추세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6월 수출액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2분기에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했다. 내수 수익성 하락은 믹스 개선으로 상쇄가 가능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삼양식품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히트제품을 중심으로 한 파생 신제품 출시 △총판을 통한 중국 오프라인 채널 확장 △국가별 재고관리단위(SKU) 확장이 외형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총판을 통해 중국 내륙지역으로의 커버리지 확장과 지역 특화 채널 입점 확대를 기대했다. 내수 판매 제품에 비해 수출 제품 수가 현저히 적어 앞으로 수출 제품 확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2년 출시된 불닭 브랜드 제품이 매운 맛 볶음 라면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조미소스, 간편식 등의 형태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중”이라며“2015년 634억 원에 불과했던 기타 제품 매출액은 지난해 781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898억 원 매출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수익성이 높은 수출의 매출 비중이 올 1분기 53%에서 2분기 64%로 증가할 전망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2분기 전사 영업이익률이 1분기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예상 주가이익비율(PER)도 10배 수준이라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 매력도 높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7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 원을 유지했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기준 13만4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