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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앞선 경험, 한국 초고령사회 이정표 되길”
- 초고령사회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를 거쳐 1995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 과도기였던 1980년대, 사사키 노리코(74) 前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고국을 떠나 서울로 이주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던 때였다. 일본의 앞선 경험 덕분일까? 사사키 교수는 일찍이 한국 노인의 삶에 주목했다. 어느덧 2025년 한국의 초고령사회가 전망되는 가운데, 오랜 시간 녹슬지 않게 닦아온 그의 혜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사사키 노리코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KSCS), 일본에서는 인지증예방넷(NPO)에 소속돼 양국을 오가며 고령자의 삶을 연구 중이다. 특히 2008년부터 참여해온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는 2018년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연구회원들과 일본의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등을 탐방하며 개발한 ‘모두를 위한 뇌활 쓰리-B’ 프로그램은 현재 국내 30여 개 기관에서 사용하며 노인의 치매 예방을 돕고 있다. 이렇듯 괄목할 성과를 낸 그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평범한 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남다른 점이 있었다면, 한국이 너무나 좋았다는 것? 깊은 애정은 관심으로 뻗어나갔고, 폭넓은 관심은 이내 학구열로 이어졌다. “처음엔 재미로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배우다 보니 여기서 대학을 다니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렇게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어요. 그때 제가 30대 후반이었으니,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학생들이랑 학교를 다닌 셈이죠. 졸업 후에는 일본에 있는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주로 한국과 일본 사회를 비교하거나, 한국 가족을 주제로 연구했습니다. 당시 대학원 생활을 하며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를 처음 만났어요. 그 인연으로 저 또한 같은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었죠.” 日 고령자 가족 돌봄 ‘개호이직’ 문제 야기해 사사키 교수는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단에 서게 됐다. 일본의 경험과 사례로 커리큘럼의 완성도를 높이고, 연구를 통해 학과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7년간 교수로 활동하다 정년 퇴임한 후에는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특별 초청 강연에 나서는 등 여전히 학과 발전에 힘쓰고 있다. 올해 3월 29일에도 그는 ‘초고령사회 일본 시니어 비즈니스 이야기’ 특강을 위해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강연에 모인 사람은 강남대학교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실버 산업이나 요양 서비스에 관심 있는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등도 참여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사사키 교수는 개호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양 시설 및 서비스를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온천이나 카지노 형태의 주간보호센터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다채로운 서비스가 지니는 이점이 많음에도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양 시설보다는 가정에서 노후를 보내길 희망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노인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저하 문제가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개호이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그만두는 경우를 말해요. 최근 일본의 개호이직 인구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생업을 포기한 상태다 보니 곧 생계에도 위기가 닥치죠.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해도 공백이 있었던 터라 쉽지 않고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간병과 근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개호휴업’ 제도도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휴직을 하려면 아무래도 회사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또 막상 개호휴업을 하더라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기보다는 둘 다 놓치는 경우가 많고요.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면 결국 요양 시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한국의 경우 요양 시설에 거부감을 보이는 노인이 적지 않다. 이에 사사키 교수는 “적절한 시설의 도움을 받았을 때 노인 당사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더불어 가족 구성원의 삶이나 재정 상태도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무조건적인 회피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다만 요양 시설이나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 회복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돌봄의 질 향상이 관건이죠. 그래야 노인 스스로 원해서 갈 수 있고, 가족도 믿고 보낼 수 있으니까요. 요양보호사의 경우 두 나라 다 비슷한 문제가 있어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거죠. 교육기관에서 연수받고 자격증 따서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취직 전에 충분한 교육과 실습이 이뤄져야 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죠. 일본에는 고령자와 요양 시설 또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케어 매니저’가 존재해요. 이들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요양보호사와의 소통을 돕기도 하죠. 이러한 제도는 돌봄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한국에도 도입됐으면 해요.” 노노케어로 실현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사사키 교수는 정부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서 요양 시설을 기피하는 대다수 노인은 자신의 집이나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선호한다. 그러한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려면 마을이 곧 하나의 요양 시설처럼 편의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요양보호사처럼 노인을 배려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아울러 그는 고령자에 대한 이해와 공부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최근 소속된 연구회에서 ‘치매 배리어 프리’에 대해 논의했어요. 가령 경증 치매 환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마트나 은행, 도서관 등이 필요한 거죠. 제가 살던 동네도 전에는 치매 노인이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한분 한분 인지 저하를 겪더라고요. 이제는 그들과 더불어 살 준비를 해야 해요. 일례로 마을 우체국에서 그곳을 찾은 노인의 증세를 눈여겨보고 치매 진단과 요양 등급 신청 등을 도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알고 보니 그 우체국에서는 치매 고객을 위한 관련 교육을 진행해왔더군요. 그렇게 지역사회가 고령자와 함께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에이징 인 플레이스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는 노인끼리 의지하고 협력하는 ‘노노케어’(老老-care)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사키 교수 또한 노후 주거 생활을 같은 맥락에서 계획하고 있었다. “두 동생 부부와 우리 부부, 그러니까 세 쌍의 부부가 한 집에서 여생을 보내려 해요. 저와 첫째 동생은 아이가 없고, 둘째 동생은 자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부분이 노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진 않아요. 우리끼리는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케어해주자고 이야기해뒀죠.(웃음) 요즘엔 혈육 간이 아니더라도 노인들이 함께 사는 ‘코하우징’이나 공동체 마을 형태도 많아지는 추세예요. 요양 시설에 입소할 게 아니라면 그렇게 서로 정서적으로 위로하고 도움을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사키 교수는 이밖에도 여생 동안 한국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겠다는 포부를 들려줬다. “계속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노인 복지와 요양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도움이 될 만한 일본의 사례들을 한국 실정에 맞춰 만들어가는 작업도 해나가려 해요. 저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으니, 다들 정보도 많이 찾아보시고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행복한 인생을 위해 ‘흘러가는 노후’가 아니라 ‘대비하는 노후’를 사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 2023-05-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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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신 간병인' 증가, 日 기업들 지원 마련에 '전전긍긍'
- 최근 일본 기업들은 ‘일과 개호의 양립’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특히 독신으로서 가족을 간호하는 ‘싱글 개호자(간병인)’가 매년 늘고 있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과 개호(介護, 간호)의 양립’이라는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온 건 ‘개호 이직’(介護離職)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02년 10월부터 2007년 9월까지 5년간 가족의 간호를 이유로 이직한 사람은 56만 8000명에 이른다. 2002년 9만 3000명 수준이었던 이직자는 2007년 14만 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에서도 약 40만 명은 이직 후 사실상 직업이 없는 상태로 간호를 이어가고 있었다. 개호 이직자는 매년 증가하며 연간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리 잡지 못하는 ‘개호 정책’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간호를 해야 하는 근로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이 간호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육아·개호 휴업법’에 따라 ‘개호 휴업 제도’, ‘일상적인 양립 지원제도’, ‘일과 개호의 양립지원 제도’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개호 이직’은 간호를 위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부가 진행하는 ‘개호 휴가’ 등을 통해서 노동 시간의 유연성만 보장해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웰빙테크 기업 ‘모두에어’의 조사에 따르면 A씨(57세)는 ”개호를 계속하려면 직장 내 서포트가 있어야 하는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상담을 통해 업무 분야를 조정해주기도 하지만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B씨(59세)는 “(개호를 하면)아무래도 퇴직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말했으며, C씨(55세)는 “개호자 수입이 감소한다”는 문제를 꼽았다. 이에 기업에서는 자체적으로 개호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고자 하고 있는데, 근로자 개인에 따라 개호 기간과 비용의 편차가 커 어느 정도의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어떤 근로자가 어떤 개호 문제를 겪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내 개호 관련 상담 창구를 마련하는 것부터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중년의 미혼 자녀 ‘싱글 개호’ 부담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미혼자’는 2016년 기준 약 19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일본 가구는 고령의 부모와 중년의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2인 가구가 늘고 있다. 간병이 필수인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점도 싱글 개호자 증가에 영향을 줬다. 개호 이직자 중 30%는 싱글 개호자다. 싱글 개호란 미혼·이혼 등의 독신자로 형제 유무와는 관계없이 혼자(싱글) 누군가의 간호를 책임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싱글 개호가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는 이유는 싱글 개호자의 노후 준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혼인 상태에서 부모의 간호를 하다가 혼기를 놓치고 결국 혼자 남게 되는 중장년이 자신의 노후 개호를 준비하기가 어려운 것. 결국 싱글 개호자가 간호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가 사망한 뒤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웰빙테크 기업 ‘모두에어’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두가 뒤처지지 않는 근무 환경을 위한 싱글 개호에 관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70.6%가 ‘싱글 개호 지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짐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9%는 싱글 개호를 하는 직원이 있다고 답했지만, 약 30%의 기업은 법으로 정해진 개호 휴업 제도를 제외하고는 ‘싱글 개호에 대한 지원 체제 정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지원 제도가 없는 기업 중 90% 이상은 싱글 개호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또한 약 96% 기업은 향후 근로자들이 일과 개호를 잘 양립할 수 있도록 싱글 개호 지원을 강화해 가고 싶다고 답했다. 결론적으로 기업들도 싱글 개호에 대한 문제 인식은 하고 있지만, 어떤 지원 정책을 펼치는 게 좋을지 잘 모르는 상황인 셈이다. 21세기직업재단은 ‘개호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양립지원책에 관한 조사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원 정책을 마련할 때 주의해야 할 6가지를 강조했다. 내용은 ▲자사 종업원 개호 실태를 파악할 것, ▲유연한 근로 형태에 관한 제도를 정비할 것, ▲인사 관리자와 개호 근로자를 위한 개호 전문 상담 체재를 마련할 것, ▲개호 비용을 지원할 것, ▲근로자에게 기업이 지원하는 개호 제도를 상세하게 안내할 것, ▲각자 사정을 인정하는 직장 풍토를 만들 것 등이다.
- 2022-08-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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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 시대 일본 정부의 숙제 ‘개호 보험’
- 지난 2월 일본 정부가 편성한 연금과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장비 예산은 36조 2735억 엔(약 353조 원).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사회보장비용 부담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의 개호(돌봄 간호) 관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일본의 개호비용은 약 11조 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모나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중장년층이 매년 10만 명에 이르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펼쳤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의 숙제다. 매년 최대치 경신하는 '개호 수치' 일본의 개호(介護, 간병)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은 노인보건제도와 사회복지제도로 분산돼 있던 요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보험급부와 자기부담금을 합한 개호 비용은 10조 7783억 엔(약 104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호서비스 이용자도 전년 대비 5만5700명 증가한 532만8000명에 달해 2001년 개호보험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40세부터 개호보험에 의무 가입이 돼 건강보험료 일부로 납부가 시작되며, 65세가 되면 연금에서 자동으로 개호보험료를 제하고, 연간 연금액이 18만 엔 이하이면 지자체가 직접 징수한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의 개호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평균 월 6000엔을 넘어섰다. 개호보험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으로,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 약 680만 명)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월평균 6856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숙제 ‘2040년 문제’ 개호 관련 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고령자가 많아져 보험 수급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호보험 수급자는 나이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제1호 피보험자, 40~64세의 현역세대는 제2호 피보험자로 구분된다. 개호서비스 주 대상자인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급증하면서 간병 비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7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으며, 90세 이상 인구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 인구는 최대이면서 취업자 세대는 급감하는 시점을 2040년이라 보고 ‘2040년 문제’라 정의하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40년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가 65세로 접어드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400만 명 증가하고 취업자는 약 9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 1.5명당 1명의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후생노동성에서는 고령자 활동을 포함해 취업자 수를 늘리고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의료 및 복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5년 단카이 세대의 후기고령자 편입에 대비해서 2024년에 있을 개호보험 개정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번 개정에는 ‘2040년 문제’ 대책 마련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높아지는 간병 부담 ‘개호 이직’ 2000년 개호보험 시작 당시 3.3조 엔이었던 개호 비용이 2025년에는 2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비를 줄이고 있다. 2006년부터는 노인 요양시설 입주 시에 부담하는 주거비와 식비를 급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령자 복지 용구 또한 한도를 정해 지원한다. 그렇다 보니 1인당 개호서비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월 개호서비스 비용은 약 20만 엔(약 194만 원)이다. 하지만 가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재택에서 간병할 경우 평균 비용은 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이다. 만약 치매 가구라면 비용은 13만 엔으로 올라간다. 결국, 개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간병을 하는 ‘개호이직(介護離職)’ 현상이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호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은 간호가 필요한 사람의 배우자가 54.9%, 자녀가 31.6%에 이른다. 85%는 가족이 간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개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중장년층이라는 것이다. 개호를 하는 동안 경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 총무성에 따르면 개호이직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50대에 최고점을 찍는다. 게다가 60대 개호이직자도 있다. 즉, 고령자가 고령자를 개호하는 ‘노노개호(老老介護)’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층이 개호 이후 정규직으로 다시 고용되는 비율은 20~30% 수준이다. 결국 이들이 사회 취약계층이 되면서 중산층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총무성은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연간 6500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개호이직을 한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2015년 ‘개호이직 제로(0)’를 경제 정책 목표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개호 이직자는 매년 증가하며 연간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마다 고령자 부담 오르나? 일본의 개호보험은 현역세대인 제2호 피보험자와 주 개호서비스 수급 대상자인 제1호 피보험자의 인구 구성 비율을 고려해서 3년마다 보험료 분담률을 조정한다. 2024년 제9기 개호보험료 개정 방안에 관한 논의는 지난 3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에서 일부 가입자에 한해 본인 의료비 부담 비중을 20%로 확대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4년 개호보험료 개정도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와 비슷한 기준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개호보험료 본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2000년 개호보험이 시작된 이후 기본 본인 부담률은 10%이지만 2015년 8월부터는 일정 소득 이상 고령자의 부담률이 20%로 올랐고, 2018년에는 다시 30%로 확대됐다. 물론 90%의 피보험자는 여전히 10%를 부담하지만, 일정 소득 이상인 고령자의 개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또한 수입은 줄어들고 의료비는 높아지는 노년기에 10% 부담률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불어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개호보험의 지속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9년에는 개호보험료를 체납해 지자체로부터 재산 압류 처분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자를 위한 개호 보험이지만 금액 부담과 더불어 재정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호 보험료 인상이나 피보험자 가입 나이 확대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근본적인 고령자 부양 부담을 낮추는 것이 아니므로 일과 개호의 양립 환경과 최소의 의료 인원으로 고령자를 돌볼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통합케어’를 추진해 재택 의료와 방문 케어를 강화하고 AI와 같은 로봇 등을 활용한 돌봄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4050의 개호이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호 휴업, 개호 휴가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간병을 하면서도 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호 휴업의 경우 해당 기간에 임금의 67%를 지급하지만 이용률은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해서는 일본의 제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닥칠 ‘2040년 문제’나 현재 겪고 있는 ‘개호 이직’ 등의 숙제를 일본 정부나 사회가 어떻게 풀어갈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호 보험의 재원 확보 방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2022-05-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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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주4일제 본격화... 고령화 대책 될까?
- 일본의 대기업들이 주4일제 근무 실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주4일 근무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될지 세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지난 2016년부터 기업들에게 재택근무와 주4일제 도입을 장려해 왔는데, 코로나 이후 주4일 근무가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난해 본격적인 ‘선택적 주휴3일’을 공식화 했다. 대기업으로 확산되는 주4일제 또한 산업의 서비스화와 IT의 발전으로 근로 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시대에 생산성과 직결되는 저출산·고령화는 글로벌 국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최근 몇 년 새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보편화 되면서 근로 장소나 시간이 좋은 성과로 꼭 이어지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성과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걸 간접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험했고, 많은 근로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기기 시작하면서 주4일제가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주4일제를 공식화 한 이후 중소기업 중심으로 실시되던 주4일제가 본격적으로 대기업에 도입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이 제도의 성공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가 주4일 근무제를 연내 도입한다. 핵심은 총근로시간과 임금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또한 하루에 최소 3시간 45분은 반드시 일하도록 정한 ‘근무시간 하한 규정’도 폐지한다. 예를 들면 현재 히타치 직원의 하루 표준 근로시간은 7시간 45분. 일주일이면 38시간 45분을 일하는 셈인데, 이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9~10시간 근무로 모두 채운다면 금요일은 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월초에 근무를 몰아서 하고 월말에 긴 휴식을 가질 수도 있다. 지난 1965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주5일제를 도입한 파나소닉도 주4일제를 추진한다. 구스미 유우키 파나소닉 사장은 지난 1월 기업설명회에서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가진 사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는 것도 회사의 책무”라고 강조하면서 주4일 근무제 도입 방침을 밝혔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도 근무지역이 한정된 정사원에 한해 급여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주4일 근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초대형 은행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통신·전자기기 대기업인 NEC 등도 희망자에 한해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NEC는 근무 일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급여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자사 직원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그룹 계열사로 넓혀갈 방침이다. 일본은 왜 주4일제를 추진할까? 지난해 4월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주4일제 추진을 공식화하고 같은 해 7월 경제재정운영 기본방침을 확정하면서 ‘선택적 주휴3일제 도입을 장려한다’고 명시했다. 자민당 산하 일억총활약추진본부(이하 추진본부)는 ‘선택적 주휴3일제에 의한 사회발전의 촉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4일제가 육아, 개호 문제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추진본부는 “휴일이 늘어나면 육아, 개호, 치료와 일을 병행할 수 있고, 학원 진학, 부업, 자원봉사 등을 통해 자기계발이 가능해진다”며 “다양해진 개인의 가치관을 존중할 수 있어 기업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휴일에 평소 못해봤던 일을 시도함으로써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진본부는 “중소기업 고문, 농업법인이나 가업 돕기, NPO부사장, 학교 비상근 간사 등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 경험이 퇴직 후에 활용될 수 있다”며 “겸업이 일반화되면 국민 1인당 소득도 늘고 국내 GDP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도시로 집중되는 인재들을 지방으로 분산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진본부는 “이직을 통해 지방으로 이주하는 건 어렵지만, 지방에서 겸업을 한다면 근무지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면서 “도시에 근무하고 지방에서 겸업하는 형태라면 지방 관련 인구를 증가시켜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여성, 남성, 고령자, 젊은이, 장애인, 난치병 환자, 실패와 좌절을 겪은 사람들 모두가 활약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면서 “‘어느 누구도 뒤처지는 일 없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유엔의 SDGs(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으로, 선택적 주휴3일제에 필요한 예산을 정부가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행 방식, 사회적 협의 더 필요해 이미 시오노기 제약, 야후, 사가와 익스프레스 등과 같은 대기업들이 주휴일 3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번 히타치제작소의 주4일제가 관심을 받는 건 ‘급여 유지’라는 점 때문이다. 월별 총 근로시간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휴일을 만들기 위해 하루 9~10시간을 일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히타치제작소가 다른 기업들의 ‘선택적 주휴일3일’과는 다른 방법으로 주4일제를 도입하면서, 일본에서는 급여를 너무 낮추지도, 근무 시간을 무리하지도 않는 주4일제의 방식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주4일제라는 제도를 장려하는 취지가 육아나 간호를 병행해야 하는 이들의 편의를 높여 저출산·고령화 시대 떨어지는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실제 이런 여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근무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어린이집 입소 순위를 정할 때 보호자의 노동시간과 일수가 많을수록 우선순위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휴3일제를 하는 사람들의 자녀는 어린이집 입소가 불리할 수 있어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자신의 재량을 높이고 싶은 직원에게는 적합한 방식이며,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간에 일할 수 있고 자신의 일정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인사평가를 성과중심제로 바꾸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여론이 있는 만큼 아직까지 일본의 기업들도, 근로자들도 주4일제에 대해서는 적극 도입을 원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 취업정보 회사 마이네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50대 근로자 가운데 78.5%는 "수입이 줄어들면, 주4일제 근무를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으며, 도쿄도 조사에 따르면 도내 60%의 기업들이 ‘주4일제를 도입할 생각은 없다’고 답해 주4일제 도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2022-04-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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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일본은 고령자 위한 이색 서비스 인기
- 2018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라 정의한다. 늙어가는 사회 변화에 대한 대안을 우리는 늘 이웃나라 일본에서 찾는다. 일본은 1994년에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배다. 지난 몇 년간 일본에서는 시니어의 생활 개선이 화두였는데, 최근 스마트폰과 결합된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혼밥이 싫다면 파밀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일본의 심디(Simdy) 사는 6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는 서비스인 파밀(FAMEAL)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캠프파이어(Campfire)를 통해 사업 개시를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집에서 식사를 하고 싶지만 함께 먹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시니어가 서비스를 요청하면 파견된 직원이 방문한다. 이 직원과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함께할 수 있다. 물론 식사와 설거지도 같이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요금은 3시간에 8000엔(우리 돈 약 8만 원) 수준. 시간이 연장되면 추가금이 부과되며 교통비도 별도다. 회사 측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중장년층과 대화를 원하는 젊은이와 대화와 식사를 원하는 시니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비스 요금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젊은이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가 계획대로 개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지 1개월이 지났음에도 목표 금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호 걱정 스마트폰으로 해결 젊은이와 시니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다른 형태로도 시도 중이다. 바로 방문간호 도우미에 관한 것. 일본 정부는 2025년이 되면 부족한 간호 인력이 약 38만 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방문간호가 필요한 고령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 부모의 간호를 위해 ‘개호(간호) 이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일본의 센스케어 사는 일본 최초의 간호 도우미 매칭 플랫폼인 ‘I Care You’를 운영 중이다. 방문 가능 지역이나 시간에 맞춰 도우미를 찾을 수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 간호 도우미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간호 도우미의 입장에선 기관에 속하지 않고 파트타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호 서비스 제공 기업 사이토알켄공업 사는 최근 소비자와 만나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나섰다. 지난달에는 슈퍼마켓 체인인 다푸스(DAPPS) 매장을 통해 재택 간호 지원 상담 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슈퍼마켓이 지역 고령자가 자주 드나드는 장소라는 데에서 착안해 간단한 건강검진부터 간호, 노후생활, 법률 등에 대한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홀로 있는 부모 염려된다면 혼자 사는 부모가 염려되는 자녀를 위해 IOT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도 등장했다. 히타치 그룹 계열사인 히타치컨슈머마케팅 사는 올해 4월부터 혼자 사는 고령자의 활동을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도시테루’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홀로 생활하는 부모를 둔 자녀의 입장에선 늘 걱정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이웃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한 노력은 일본이나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자녀의 걱정을 덜기 위해 개발된 이 서비스는 활동 센서 등을 방에 설치해 고령자의 재실 상황, 활동량 등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생활리듬이나 수면시간 등의 정보를 분석한 건강 정보도 제공한다. 24시간 이상 활동이 없을 땐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는 기능도 있다.
- 2018-12-2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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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시리즈]⑨ 한국·독일·일본의 3개국 치매 관리 포인트
- 나이를 먹다 보면 갖가지 질병에 시달린다. 시니어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치매에 대한 화두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7월부터 경증 치매 환자들도 치매특별등급 5등급으로 인정받아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고령화사회를 겪으면서 다양한 노인 문제를 치러낸 독일과 일본에서 치매 문제는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고령친화건강정책학회와 고령자치매작업치료학회가 마련한 한국, 독일, 일본의 전문가 들이 한데 모여 각국의 치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리해 봤다. ◇한국,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 있다 “전체 어르신들에게 치매에 대한 상식이 어느 정도 있는가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예/아니오 형식이었데, 정답률이 61.9%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두 항목이 있었다. 첫 번째,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정답은 X였는데, 최근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이 초기 치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률은 26%였다. 두 번째, ‘치매는 불치병이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정답은 X였는데 정답률은 39%였다.” 이동우 상계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 치매에 대한 상식이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인식이 치매 치료의 조기진단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어르신들이 증상 초기에 치매 진단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다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꾸 깜빡하는 현상이 일어나도 옛날 일을 잘 기억하니 아닌가보다 망설이다가 몇 년간 방치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국내 치매 분야의 가장 큰 화두인 조기 치매 발견과 치료가 진척이 되기 힘든 게 인식이 낮은 것과 그릇된 정보를 접해서 벌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혈관성 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뇨나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신체활동 저하, 흡연, 낮은 교육 수준 등등을 잘 극복하여 치료를 잘하고 신체, 정신 활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 발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매 예방을 위해 정상인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권유한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보건소에 있는 고혈압 당뇨 교실과 연계해서 지병을 잘 다스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치매 관리 강화 방안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적 치매 관리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사회 연계를 위해선 보건소만으론 역부족이라 관내 병원과 연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치매와 관련된 여러 가지 국가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 25개구마다 치매지원센터가 생겼고 그걸 계기로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활동영역을 넓혔다. 급기야 정부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12년에는 ‘치매관리법’이 시행됐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가 받는 혜택이 늘었고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진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건소와 연계해 국가에서 하고 있는 치매조기검진을 3~4년 동안 하고 있다. 치매조기검진보다는 경도인지장애나 정상 노인군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일, 치매 관리 시스템의 근간에 있는 환자에 대한 마음 잉게보르크 튀르머 바이센호프병원 치매간호부장은 자신이 올해로 60세로 독일 총리와 나이가 같다고 소개하면서 독일에서의 치매 관리 현황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1954년생인데, 내가 태어날 당시에 독일에는 노인이 1%밖에 없었다. 1972년도에 간호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는 노인이 2%였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비율이 적은 것이다. 2010년이 돼서는 6%가 됐다. 내가 만약 80살이 되면 노인이 8%가 될 것이다. 2050년이 되면, 12%가 될텐데, 그때쯤 되면 노인의 1/3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녀는 요즘 독일에는 전두측두엽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나 FTD(이마관자엽치매)인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아주 공격적이고 곧잘 광란적으로 변해 말릴 수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무언가를 막 찾아다니며 집착하는데, 특히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 등을 찾거나 섹스에 강한 집착을 보이게 된다. 더군다나 언어장애까지 복합적으로 일으키기에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거친 사례들이 있기에 독일에서도 치매를 간호하는 사람이나 보호하는 사람이 보통 교육을 받고 끈기를 가져서는 감당이 안되는 일이라고 튀르머 간호부장은 설명했다. 이어서 하일브론 지역에서의 사례를 통해 독일의 치매 관리 시스템이 소개됐다. 독일의 노인정신과병원에는 노인전문가, 간호사, 자원봉사자가 있다. 주간보호실에는 작업치료사나 간호, 보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주간에는 그곳에 있다가 저녁에는 집에 간다. 그리고 병동에 가면 양로원이나 요양원이 있다. 하일브론 근처에만 48개의 양로원과 요양원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하일브론에는 13개의 정보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치매에 관한 조언과 상담이 이뤄진다. 외래환자 서비스는 대부분 종교단체가 있고, 구제사업을 하는 곳이나 사회국에서도 맡고 있다. 아니면 복지센터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광범위하게 구축된 이러한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지탱해주는 또 하나의 지원군은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단위의 ZfP(Zentrum für Psychiatrie)클리닉이 소개됐다. 이는 우리 말로 전문적인 노인정신과병원을 의미하며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환자를 위한 곳이다. 크게 치매 환자를 위한 병동, 우울증 환자를 위한 병동, 망상증 환자를 위한 병동, 낮병동으로 나뉘어 있는 ZFP는 처음에 오는 환자에게 무조건 진료와 약물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밖에서 잠그게 되어 있어 나가지를 못한다. 물론 ZfP의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튀르머 간호부장은 ZfP 안의 모든 전문적인 사람들이 서로 협조를 해가면서 감독과 협조를 같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감독관들이 불시에 전화도 없이 가서 검사를 하며 의학적인 도움이라던가 처방, 진료 들을 정확히 하는지, 자금을 유용하게 쓰는가를 항상 검사하고 감독한다고 한다. 이곳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내용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려 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 적당히 거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치매 환자의 경우 하루 병원비가 400유로이고 요양시설은 1달에 3000유로 정도라고 한다. 독일은 요양병원의 인력 기준이 미달하면 건강보험 계약을 해지한다. ◇일본, 작업치료사(OT)의 미래에 대하여 말하다 일본의 초고령화는 도심부의 극심한 고령화와 고령자세대의 증가, 치매 고령자의 증가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이범석 군마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가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치매를 인지증이라고 하는 다소 넓은 범주의 개념 안에 포함시켜 사용하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치매 관련 시스템들을 보면 우선 개호(간병)보험이 있다. 개호보험은 고령자가 개호가 필요해진 이후에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지역에서 가능한 한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적 보험이다. 이는 2000년부터 시작하여 본인 부담은 10%로 지정되어 있다. 시설적인 면으로 보면 개호노인보건시설에는 시설 기준으로 현재 100명당 1명의 치료사가 있으며 데이케어는 시설 기준 개호사가 10명당 1명이 있는 상황. 데이케어에서의 개호사는 일반적으로는 치료사가 겸직하는 형태라고 한다. 일본의 인지증 작업치료사(OT) 양성학교는 전체 약 180개교. 그러나 감소 추세이며 졸업생은 한해 약 5천 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국가시험 합격률이 80% 전후로 설정되어 취직이 쉬운 편인 게 메리트. 2013년 6월 현재 68,93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초봉 실수령액은 약 20만 엔 정도, 연봉은 300만 엔 가량이라고 한다. 결혼 5년만에 30년짜리 론을 통해 집 장만이 가능하며 애로사항이라면 이직이 어렵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러한 OT 인구를 위한 OT협회도 구성되어 있다. 일본은 요양보험에 지출되는 돈만 9조4000억 엔으로 사회보장 관련비의 32%에 달한다. 막대한 돈이 사회보장 관련비로 지출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령화다. 3명이 1명을 돌봐야 하는 인구 구조는 일본의 그림자다.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고령자들이 겪는 각종 질환은 의료비를 증가시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치매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삶의 질과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게 같이 가야 하지만 관점은 ADL에 더 많이 둬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ADL을 유지해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목표이고 대안이다. 인제대 작업치료학과 양영애 교수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ADL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작업치료사의 역할이 앞으로 중요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작업치료사의 인력이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시점”이라 강조했다. ◇치매관리의 전문성 강화와 정책적 시스템 뒷받침 우선시 한국, 독일, 일본의 주제 발표를 통해 토론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한국, 독일, 일본의 치매 관리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 및 문제점, 발전방안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치매 관련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점과 발전적 측면에서 정책적 제안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치매 전문 요양시설 및 주간보호센터의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 치매 대응형 요양시설 모델 및 프로그램 개발을 우선시 하여 작업치료사 등 치매 전문인력들이 시설 및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작업치료사의 장기요양 서비스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치매 예방, 기능 평가 및 훈련 등의 영역에 역량을 가진 작업치료사가 장기요양서비스에 참여함으로써 치매환자의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내의 방문재활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동일한 제도를 수행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행되고 있는 방문재활을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료서비스를 포함하지 않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서 일상생활활동 및 인지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문재활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방문재활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등 제도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2014-07-17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