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美 고령층 1400만 명 ‘식량 불안’, 인종간 격차 뚜렷

입력 2026-07-15 07:00

독거 고령자 절반 기본생활비 부족… “노인 식사 지원해야” 캠페인도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미국에서 약 1400만 명의 고령자가 충분한 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할 위험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인구 증가와 생활비 부담, 장애와 이동 제약, 사회적 고립이 겹치면서 고령층의 식량 불안이 미국 사회의 주요 복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고령자 식사 지원 단체 ‘밀스 온 휠스 아메리카’는 지난 13일 노인 식사 지원 예산 부족을 알리기 위한 전국 캠페인 ‘미마우 이즈 웨이팅(MeMaw Is Waiting·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령자가 식사 지원을 신청하고도 대기 명단에 머무는 현실을 알리고, 관련 연방예산 확대를 촉구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식량 불안은 단순히 한두 끼 거르는 문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충분한 음식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을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포함한다. 고령자는 식욕 저하와 이동 능력 감소, 복용 약물 등의 영향으로 일반 성인보다 영양실조에 빠질 위험도 크다.

단체가 지난 1월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약 1400만 명이 굶주림을 경험하거나 그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히스패닉계와 흑인 고령자 가운데 식량 불안을 겪는 비율은 각각 19%로 나타났다. 아시아계·태평양도서계·미국 원주민 또는 다인종 고령자는 13%였다. 비히스패닉계 고령자와 백인 고령자는 각각 8%로 집계됐다.

경제적 어려움은 혼자 사는 고령자에게 더욱 두드러졌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고령자 약 1200만 명은 지역사회에서 계속 생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의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 혼자 사는 고령자 2명 중 1명은 식비와 주거비, 교통비, 의료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할 만큼의 소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현재 미국인 4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며, 매일 약 1만2000명이 새롭게 60세가 된다.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29%는 장애가 있고, 25%는 혼자 살고 있다.

미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022년 7900만 명에서 2030년 9100만 명, 2060년 1억12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유색인종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22%에서 2060년 3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인구의 규모뿐 아니라 인종과 소득,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획일적인 식사 지원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밀스 온 휠스는 미국 전역 약 5000개 지역기관을 통해 매년 고령자 260만 명에게 2억4400만 끼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식사를 집으로 전달하면서 건강과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79%는 배달된 식사가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84%는 서비스를 통해 더 안전하다고 느꼈으며, 91%는 식사 지원이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지원 규모는 전체 위험 고령자의 일부에 그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밀스 온 휠스가 연간 지원하는 고령자는 260만 명으로, 단체가 굶주림을 경험하거나 위험에 처했다고 밝힌 1400만 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밀스 온 휠스 아메리카는 미국 의회에 노인법에 따른 영양지원 프로그램의 2027회계연도 연방예산을 10억5900만 달러(약 1조5827억 원)에서 22억8500만 달러(약 3조4149억 원)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예산이 이 수준으로 확대되면 현재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저소득·식량 불안 고령자 약 250만 명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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