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5년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주할 수 있는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경로당에 식사를 지원하고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제도화하는 등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22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관련 정책을 밝혔다.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과 장기임대주택 도입
정부는 지난 2015년 폐지됐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만 가능하지만, 이후 노인복지법 개정 등을 통해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있던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자’라는 자격 요건을 폐지해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소할 수 있게 된다.
주택연금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실버타운에 입주하면 주택연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예외를 허용한다.
위탁 운영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위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요건을 없애 앞으로는 호텔, 요식업체, 보험사, 리츠사, 장기요양기관 등 여러 기관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고령자를 위해 공급하고 있는 ‘고령자복지주택’은 기존 연간 1000가구에서 3000가구 규모로 확대한다. 리모델링형, 민간제안형 등을 신설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추첨제를 일부 도입해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국토부는 고령자 대상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시범사업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고령친화적으로 설계하고 복지관 등 공동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특례 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도시를 개발한다면 택지의 일정 비율을 노인 주거 지역 부지로 제공해 어르신 친화 주택 공급도 늘릴 방침이다.
요양병원 간병 지원 제도화와 치매 주치의 도입
이달부터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계획이다.
간병인 관리·운영에 관한 표준 지침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간병 서비스 시장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관 관리 기준 마련 및 등록제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자는 올해 230만 명에서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재택 의료센터’를 현재 95개에서 2027년 250개로 늘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재택 의료 활성화를 유도한다. 중증환자의 방문 진료 본인 부담금도 현행 약 3만 8000원에서 절반 수준인 1만 9000원까지 낮출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장기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증 환자의 ‘재가 요양급여’도 늘린다. 중증도 1등급 기준 189만 원에서 207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요양·목욕·간호 등 방문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통합재가기관도 현재 75개에서 1400개로 늘린다.
올해 7월에는 퇴원 환자들이 집에서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간호통합센터’를 도입한다.
같은 달 ‘치매 관리주치의’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치매부터 건강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올해는 치매 어르신 실종 예방을 위한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도 운영한다.
더불어 치매 어르신이 집과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유니트 케어’ 시범사업도 올해 하반기 시행할 예정이다.
경로당 식사 제공부터 노인 건강까지
생활 속 어르신 지원도 늘어난다. 우리나라 경로당은 6만 8223개로 이 중 42%가 평균 주3.6일의 식사를 제공한다. 정부는 경로당·경로 식당 지원으로 올해부터 식사 제공 횟수를 늘려 최종적으로 매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리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 4만 개에 대해서는 시설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관리자도 배치한다.
이 외에 아파트나 일반 거주지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본인이 부담하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유인 정책을 통해 식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인 안전을 위해서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전체 독거노인으로 확대하고, 2025년부터는 노인 학대 신고 의무 직군을 12개에서 18개로 늘린다.
어르신 건강을 위한 생활 여건 조성에도 나선다.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확대하고, 파크골프 활성화, 어르신 생활체육지도사 배치 지원 사업, 어르신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어르신 맞춤형 운동 정보 홍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이 부산에 이어 광주에도 통합 재가 본부를 마련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통합 재가 시범 사업에 참여한다.
통합 재가 서비스는 방문 요양·간호·목욕, 주·야간 보호, 단기 보호 등 다양한 요양 서비스를 하나의 장기 요양 기관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케어링은 장기요양 수급자가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에 요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을 서울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4개 권역으로 구분해 각 권역에 통합 재가 본부를 설립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 부산에 첫 통합 재가 본부를 설립했다. 본부 권역 내에서는 케어링 직영점이 없더라도 요양, 목욕, 간호, 이동 지원, 병원 동행 등 유기적인 통합 재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광주 지역에서 통합 재가 서비스 가동을 본격화 한다. 주간 보호센터, 방문 요양센터 등 현재 운영 중인 2개의 직영점을 5곳으로 확대하며,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차량을 도입해 병원안심 동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한 연내에 전북 군산, 전남 여수로 요양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케어링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경남 등에 주간 보호센터 14개, 방문 요양센터 14개, 요양 보호사 교육원 4개, 복지 용구 센터 2개 등 총 34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까지 100개 이상의 요양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경남 창원에 주간 보호센터를 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경남지역 본부 본부장에 노인복지센터 운영 경험이 있고 창원시 진해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지역사회협의체 위원 등을 거친 김대왕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케어링의 전국 단위 직영점이 구축되면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에 필요한 요양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장기요양이 필요한 어르신 상담부터 지역사회 연계까지 노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초고령화 시대에는 1인 노인 가구, 노인 부부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시설 이용이 어려운 노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방문 진료, 재택 의료 등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문 진료, 재택 의료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지난 11월 7일 진행한 ‘바람직한 재택 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를 참고해 우리나라 재택 의료 시범사업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정책이 일본처럼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해 들여다봤다.
지난 11월 보건복지부가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 따라 2024년 2차 시범사업에서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를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집으로 의료진과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역 사회 자원을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2차 시범사업에서는 참여 대상을 기존 장기요양 수급자 1~4등급과 함께 5등급과 인지 지원 등급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치매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노인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2022년 12월 시작한 이번 사업에는 28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 7곳, 경기 10곳, 충북 2곳이 있고, 나머지 9개는 각 시도별로 1개 의원이 참여했다. 다만 부산, 대구, 울산, 세종, 경북에는 참여 의원이 없는 상태다.
환자 만족도 높지만, 유지 어려워
우리나라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의료팀을 구성하고 의사는 월 1회, 간호사는 월 2회 가정 방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통합 돌봄서비스 연계 관리를 담당한다.
현재 2차 시범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9월 기준 1993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2024년 100군데의 의원 참여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재택 의료를 위해 병원 진료를 포기해야 하는 의료진의 의료 수가(진료비)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집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지만,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를 진료하는 대신 1명을 방문해 진료하는 데 있어서 진료비가 그리 높지 않다 보니 참여 의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
방문 진료보다는 재택 의료 진료비가 높지만 앞서 언급했듯 3명이 팀을 이뤄야 해서 인건비 유지비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가 동행할 경우 간호조무사에 대한 수가는 책정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사업 참여율을 낮추는 요인이다.
또한 본인부담금이 10% 수준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현재 3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해 관련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택 의료 사업은 왕진료에 재택 의료 기본료 14만 원이 추가된다. 만약 6개월 이상 지속 방문하거나 추가로 방문 진료를 원한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비용에 대한 환자의 부담도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 ‘방문 진료·재택 의료 의사 인식조사’에 따르면 재택 의료보다 먼저 시범 사업을 한 방문 진료의 경우 참여하고 있는 의료 기관이 전체의 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방문 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이 어려움’(32.3%)이었고,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외래 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22.6%)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추가로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 사업이 유지되려면 한 센터당 환자가 50~70명이 유지되어야 하고, 사업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방문 진료와 마찬가지로 활성화가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유로는 △환자 발굴 한계 △필수 인력 기준에 따른 인건비 부담 △환자 본인부담금 높아 참여 저조 △홍보 부족으로 환자가 기관 찾기 어려움 △급여비 청구 시스템 시간 소요 많음 △ 지방자치단체의 시범사업 개념 부족 △의료서비스 필요 기관(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력 부족 등이 문제로 꼽혔다.
의료·보험·기관 등 협업 있어야
국내의 방문 진료와 재택 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지난 11월 7일 ‘바람직한 재택 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일본의 사례를 공유하며 국내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을 제시했다. 일본에서 2013년부터 시작한 ‘지역포괄 케어시스템’과 같은 것인데, 일본의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의 핵심은 재택 의료다. 재택 의료는 치료보다 질환 관리와 질병 예방 등을 지역 자원과 연계해서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의료·보험·기관 등 각 영역의 협업이 필수라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카미가이치 리에 재택클리닉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재택 의료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일상적 요양 지원, 증상 급변 시 대응, 퇴원 지원, 케어 등 네 가지 기능이 요구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개호서비스와 의료서비스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문 진료의 경우 외래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지만, 입원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고 일본의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이란 간호가 필요한 상태가 되더라도 익숙한 지역에서 본인다운 삶을 마지막까지 지속할 수 있도록 의료, 개호(간호), 예방, 거주, 생활 지원을 일원화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며 “한정적인 자원과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역사회 내에서 고령자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장기요양 재택 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충형 대한의사협회 커뮤니티케어 특별위원회 위원은 “(우리나라는) 커뮤니티 케어, 돌봄 재택 의료 등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고, 합의도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재택 의료 수요는 늘고 있지만 재택 의료 대상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가정만 하는 것이지 정확한 수요 예측은 안 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서비스 공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 준비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충형 위원은 “사망 전 1년 동안 쓰이는 의료비가 마지막 3년 동안 사용하는 의료비의 8~90%에 해당하지만, 대부분 국민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머물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면서 “재택 의료가 활성화된다면 시설 입소를 줄일 수 있고, 임종까지 1년이 남지 않은 분들에게 존엄한 죽음과 의료비 절감 두 부분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한데,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양쪽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지금까지 1차 의료 기관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목적이 있고, 병·의원 시설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관리와 예방, 재활과 재택 의료를 포함하고 의료 인력 외의 전문가 인력까지 팀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주로 문제로 꼽힌 것은 ‘수가’다. 팀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수가 때문에 의료진의 참여가 적을 수밖에 없고, 혹여 좋은 마음으로 참여한다 해도 고립된 환자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그럼에도 일본처럼 지역에서 자원들을 연계해 재택 의료를 활성화하고, 잠재적인 재택 의료 수요를 감당하려면 지자체별로 30~50개 정도의 1차 의료 기관이 재택 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화 시대 의료비 절감과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재택 의료는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현재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 의원도 많지 않고, 이런 사업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정부, 건강보험공단, 1차 의료 기관 등이 함께 노력해 우리나라도 향후 일본처럼 재택 의료가 잘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일본에서는 고령자가 고령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명 ‘노노개호(老老介護, 고령자가 고령자를 돌보는 것)’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애완동물과 함께 산책하기 쉽지 않고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도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 방송 TV아사히는 지난달 28일 기침이 멈추지 않는 17세 암컷 치와와와 보호자 미야우치 유키코 씨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유키코 씨는 최근 인간으로 치면 80대에 해당하는 반려견을 위해 ‘고령자를 위한 방문 애완동물 케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미야우치 씨의 말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야 할까요? 외동딸 같아서 조금이라도 오래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 ‘노노개호’도 그렇지만, 주인과 애완동물 사이 ‘노노개호’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미야우치 씨는 미용 등 애완동물을 돌볼 자격을 갖춘 직원에게 다양한 주문을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키울 수 없게 될 경우를 대비한 다른 방안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보호 기관에 맡기고 끝까지 주인으로 남는 방법입니다. 마치 양로원처럼 금전적인 부담이 있지만 호보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죠.
78세의 요시모토 요코 씨는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17세 애완견을 시설에 맡기고 일주일에 한 번 면회하고 있는 그는 마이니치방송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들(부부)이 끝까지 돌볼 생각이었는데, 할 수 없게 되어 원통합니다. 조금이라도 상태가 좋지 않으면 바로 연락을 주고 ‘병원 데려가고 가겠다’고 말해 줍니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습니다.”
자생한방병원이 한약재 규격품 가공, 한약∙약침 조제, 배송 등 모든 공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한약 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16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지상 4층, 지하 1층 총 7000평 규모의 공간에 한약 및 약침 조제시설, 한약재 가공 및 품질검사 시설, 조제용수 관리시설, 배송시설 등이 집약돼 있다. 1일 최대 1500명분의 한약을 조제 가능하며 연간 800톤에 달하는 한약재 규격품 가공 능력도 보유했다. 약침, 탕약, 환약, 농축액, 고제, 과립, 캡슐 등 모든 종류의 한의의약품 조제 설비도 갖췄다. 약침은 가동과 동시에 전국 한의의료기관 5000여 곳에 공급되고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한약재 가공 및 공급 인프라는 식약처의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으며, 2018년부터 실시한 hGMP 우수업체 선정에서도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10월 기준 총 460가지 한약재가 신고 및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를 비롯한 중국, 러시아, 베트남, 페루 등 전세계의 엄선된 한약재를 사용한다.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CITES)도 준수한다. 모든 한약재는 구입∙입고∙출고과정에서 총 9회가 넘는 성분 확인 및 잔류농약, 중금속 등 불순물 검사를 거쳐 약재 특성에 맞는 일정한 온·습도에서 보관된다.
건물의 각 층에는 독립된 공기조화(HVAC) 시스템으로 청정 여과된 공기만이 유입된다. 국내 최초 보건복지부 약침원외탕전실 인증 획득 후 올해 2주기 인증까지 마친 약침 조제시설의 경우 4가지 등급별(Grade A~D) 무균실 운영을 통해 원료, 자재, 폐기물 간 발생할 수 있는 교차오염을 방지한다.
탕전을 위한 물은 지하의 수처리시설에서 3단계 필터(마이크로, 카본, 멤브레인)를 거치는 역삼투압방식과 전기를 이용해 물속의 이온을 제거하는 전기탈이온방식(EDI) 시스템을 통해 불순물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 여기에 유기체탄소·전도도·미생물 검사 등의 수질 관리도 이어진다.
또한 조제, 추출, 충진, 포장, 환자 및 한약 정보 마킹, 멸균 과정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한약재 성분을 환부에 주입하는 약침의 경우에는 유해물질 유입이 허용되지 않는 만큼 탕전 이후 0.2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제균필터를 이용해 2번 여과 작업을 거친다. 약침액을 담는 바이알 용기도 초음파 진동, 정제수 고압 분사 등 6단계 세척 이후 300도 이상으로 멸균 처리해 독성물질에 대한 오염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만든다. 이후 전수 이물검사와 품질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출하가 이뤄진다.
조제가 완료된 한약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에게 배송한다. 배송이 이뤄지기 직전까지 한약의 포장 상태, 무게 등을 확인해 주소와 수량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직배송이 가능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권역별 담당자를 배정해 신속하게 배송이 이뤄지도록 관리한다. 배송 전후로도 환자에게 연락을 취해 혹시 모를 오배송 문제도 방지한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 철학인 ‘긍휼지심’과 함께 우리 가족에게 처방되는 약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철저한 기준을 통해 한약을 조제하고 있다”며 “환자와 국민이 한약에 대해 더욱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방문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견학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문 도슨트의 안내를 통해 한약과 약침 각각의 조제 단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센터 내 별도로 마련된 JS뮤지엄 견학을 통해 자생한방병원의 환자 중심 치료 철학과 역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견학 신청 및 관련 문의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홈페이지 및 대표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정성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의무원장(신경과 교수)이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6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부포상으로 국민포장을 받았다. 국민포장(國民褒章)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이나 기관에 수여하는 상훈을 말한다.
정성우 의무원장은 “현장에서 다양한 치매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인천광역치매센터의 운영 가치를 지역사회 치매 예방과 인식 개선, 인간중심 돌봄 역량 강화에 두고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임상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통합적 관점에서 치매안심사회 구축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매극복의 날은 매년 9월 21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가 가족과 사회의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치매와 두통 등 뇌 질환 분야 권위자인 정성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의무원장은 2019년 12월부터 인천광역시광역치매센터장을 맡아 2020년과 2021년 전국 광역치매센터 사업평가 1위, 우수사례 경진대회 2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 등을 이끈 공로가 인정됐다. 또 전국에서 65세 미만 치매환자의 상병 비율이 가장 높은 인천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노인성 치매에 비해 사회적 인식과 지원이 부족한 65세 미만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뇌건강학교)를 개발하고, 인간중심 치매돌봄 기법인 ‘휴머니튜드’ 도입에 앞장서는 등 치매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다.
아울러 정성우 의무원장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로 25년 넘게 재직하면서 2018년 국내 최초 뇌병원 개원부터 현재까지 뇌병원 원장을 역임하는 등 치매를 포함한 뇌 질환 치료에매진하며 임상과 연구 영역을 아우르는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정부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지난 7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초고령사회 도래에 대비하고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해 지역 내 다양한 의료·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통합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은 문제인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커뮤니티 케어 정책’의 일환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발표하고, 2019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시행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으로 명칭을 바꿔 선도사업 시행에 나섰다.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란?
커뮤니티 케어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커뮤니티 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정책을 말한다. 이에 커뮤니티 케어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라고도 한다.
커뮤니티 케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익숙한 거주지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어르신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상은 병원·시설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많고, 불충분한 재가 서비스로 인해 가족에게 돌봄은 큰 부담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광범위한 돌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이미 일본·영국·스웨덴 등 복지 선진국은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시행 중이었고, 한국도 이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정부는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2019년 6월부터 2년간 16개 시군구에서 지역 자율형 통합돌봄 모형을 만들기 위해 선도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로드맵의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대대적인 제공 기반 확충을 하고, 2026년부터는 통합돌봄을 보편적으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할 전망이다.
4대 중점 과제는 주거, 건강·의료, 요양·돌봄, 서비스 통합 제공이다. 이 가운데 주거 지원에는 어르신 맞춤형 케어안심주택, 집 수리 사업, 커뮤니티케어형 도시 재생 뉴딜 등이 포함된다. 건강 의료 부분에는 집중형 방문 건강 서비스, 방문 의료, 어르신 만성질환 전담 예방관리, 병원 ‘지역 연계실’ 운영 등이 있다.
노인·의료 돌봄 통합지원으로 변경
커뮤니티 케어 시행 5년, 전문가들은 거주 공간은 확충했지만, 의료 서비스 제공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문 요양보호사, 간병인 등이 가정에 방문하는 ‘재택 돌봄’이 잘 시행되지 않았다고 꼽힌다. 재택 돌봄은 가족 돌봄 부담 경감, 요양 병원 및 시설 부족 문제 해소 등의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의료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둬 계획을 개편했다. 앞서 말한대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노인·의료 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으로 명칭을 바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시범사업 12개 지역을 선정했다. 광주광역시 서구·북구, 대전광역시 대덕구·유성구, 경기도 부천시·안산시, 충청북도 진천군, 충청남도 천안시, 전라북도 전주시, 전라남도 여수시, 경상북도 의성군, 경상남도 김해시다.
선정된 12개 지역은 오는 7월부터 2025년까지 3년간 75세 이상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돌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 읍면동 통합지원창구를 통해 대상자를 접수·발굴하고 시군구 지역사례회의를 운영해 지역사회 계속 거주에 필요한 주거지원 서비스, 방문의료·건강관리 서비스, 이동·식사 지원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8월에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이 발표됐다. 집에서도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서비스를 강화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을 혼자 수행하기 힘든 노인들의 신체활동 등의 지원을 위해 2008년 7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수급자는 102만 명이었으나 2027년에는 145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본 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돌봄 필요도가 높은 1·2등급 중증 수급자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을 시설 입소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올해 기준 1등급 수급자의 월 한도액은 재가급여 188만 5000원, 시설급여 245만 2500원이었는데, 단계적으로 두 급여를 동일하게 맞춘다는 계획이다.
또한 야간·주말, 일시적 돌봄 등이 필요할 때에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시방문 서비스를 도입하고, 통합재가서비스를 확대한다. 통합재가서비스는 수급자의 서비스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한 기관이 재가급여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현행 방문요양 중심의 단일 급여 제공 기관을 다양한 재가급여를 복합 제공하는 기관으로 재편한다.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맡겨 운용하는 종합재산신탁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 시대 노후 자산 관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속, 증여까지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자산 관리, 왜 신탁인가?
신탁은 자산 수익 관리, 재산권 이전, 후견까지 생애를 마감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금전 신탁의 경우 나의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존에 은행, 증권사 등이 하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노후자산관리로 신탁업이 중요하게 꼽히는 이유는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 세 명의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명의를 수탁자에게 두면 위탁자는 재산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상속, 증여, 기부에 있어서 더 많은 선택지를 준다.
또 신탁에는 후견 기능도 있다. 위탁자나 수익자에게 정신적 제약이 따를 때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후견인에 의한 금융 착취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장점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신탁이 노후자산 종합관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상속 및 증여 시 취소불가능신탁, 생명보험신탁, 양도인 연금신탁 등 다양한 분야의 신탁 상품이 발달해 있다. 신탁을 맡길 수 있는 요건인 자기자본 기준이 높지 않아서, 여러 비은행 신탁회사들이 자유롭게 노후 신탁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도 교육자금증여신탁, 결혼육아지원신탁, 장애인신탁 등의 상품이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신탁 규모 비율은 GDP 대비 173%에 달하는데(미국 94%, 한국 53%), 그중 절반 이상이 고령자의 종합신탁이다. 일본은 2004년과 2006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개정했다. 이에 재신탁, 종합재산신탁(포괄신탁)이 활성화되었고, 신탁대리점업도 가능하게 됐다. 운용형, 관리형 등 스몰라이센스를 이용해 신탁업 진입이 자유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탁업 혁신, 가능할까?
최근 우리나라도 유언대용신탁, 치매안심신탁 등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신탁 대상에 따라 금전과 부동산으로 나뉘는데 이는 일본, 미국과는 다른 점이다. 또 자기자본 요건이 높아 신탁업 운영 기관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액은 1223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 중 금전신탁이 약 590조 원, 재산신탁이 약 633조 원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 신탁 시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주요 시중 은행들의 신탁 사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탁 자산은 351조 262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 증가했다.
또한 올해 교보생명은 종합신탁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 하던 금전신탁업에 이어 재산신탁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본인가를 받으면 종합신탁업을 하는 다섯 번째 보험사가 된다.
다만 자산관리서비스로서 신탁업이 잘 굴러가려면 우리나라 신탁업 법률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신탁 가능한 재산 종류를 늘리면서 법무법인, 병원, 요양원 등 분야별 전문 기관도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로 금전 신탁에만 몰려있던 것이 부동산 등 다양한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신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틀겠다는 것. 하지만 신탁업 혁신방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송흥선·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 시대 신탁업의 중장기 발전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 관련 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자의 기준이 일정 자산 기준을 넘긴 금융기관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장애인신탁 등의 신탁 운영은 다른 기관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연구원은 “주요국 신탁업은 경제성장, 고령화 정도, 가계자산 축적, 자본시장 발전 정도에 비례해 꾸준히 성장해왔다”면서 “우리나라 신탁업도 양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신탁업 전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신탁업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법제를 참고해 신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종합재산관리신탁 및 재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수익증권발행신탁 등 신탁을 통한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신탁대리점업 도입 등 신탁 판매 채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특정금전신탁 등의 쏠림에 따른 불완전판매 개연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익자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곤한 노인에게 장수는 악몽과 같다. 돈이 먼저 죽고 인간이 더 오래 사는 것, 이는 곧 파산이다. 살아 있는 한 돈의 생명력을 꺼뜨리지 않는 게 100세 시대의 과제가 됐다. 빈곤 없는 삶을 위해 염두에 둘 노후 리스크에 대해 알아보자.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은퇴 후에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전에 저축해둔 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현역 시절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부족하지 않게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막연히 돈을 모으기보다는 예상액을 계산해보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노후 자금, 얼마나 있어야 빈곤 면할까?
국민연금연구원(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장년들은 부부 기준 매달 적정 노후 생활비로 평균 268만 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금액으로 부부 노후 생활비를 계산하면, 은퇴 후 20년의 경우 6억 4300만 원, 30년의 경우 9억 6500만 원이다. 여기서 변수가 있다. 은퇴 후 사망 시점까지 계속 같은 금액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은퇴 직후에는 생활비 수준이 비슷하지만, 점차 활동성이 감소하며 지출도 줄어든다.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60세 은퇴를 가정할 경우 70세까지는 기존 활동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해 노후 생활비를 100% 적용한다. 70~80세는 70%를, 80세 이후에는 50%를 적용하면 알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계산하면 은퇴 후 30년간 필요한 부부 노후 생활비는 7억 800만 원까지 떨어진다. 앞서 계산한 금액보다 2억 5700만 원이 적게 드는 셈이다.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노후 자금을 헤아려보면 현재 얼마가 부족한지, 얼마나 아껴 써야 할지 등을 점검해볼 수 있다. 만약 평균 노후 생활비 책정이 어렵다면, 은퇴 전 생활비의 70% 정도를 보면 된다.
필요 노후 자금을 다 마련했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방심했다간 자금 고갈을, 심하게는 파산까지 이르게 하는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융 사기나 창업 실패 등 특별한 사건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예상외로 병원비나 자녀 부양 등 평범한 것들이 복병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 자녀 리스크 - ‘집 사달라’ 자녀에 허리 휘는 부모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 314만 명(7.5%)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청년실업 등으로 2030세대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서 은퇴 후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2021년 50~65세 5115명 대상) 중 ‘자녀 지원에 대한 계획’ 항목에서 ‘결혼까지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3명 중 1명꼴로, 전체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주택 마련까지’(27.6%), ‘취업 전까지’(20.5%), ‘학업 마칠 때까지’(10.7%) 등이 뒤를 이었고, ‘평생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3.4%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1 결혼비용보고서’를 보면 신혼부부의 총 결혼 비용은 평균 2억 3618만 원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1억 9271만 원, 81.6%)이며, 그밖에 예식, 예물·예단, 혼수, 신혼여행 등에 4347만 원이 들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많은 부모가 결혼 비용 지원을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추세를 고려할 때 부모의 지원 없이 자녀 세대가 주택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부모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자녀의 주택을 마련해주고 싶어 한다. 다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지원하다 보면 안정된 은퇴 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다시 자녀에게 부담을 지우는 상황으로 돌아온다. 자녀 지원금은 반드시 은퇴자산과 분리된 별도 자금으로 관리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배우자 리스크 - 경제적·정신적 빈곤 부르는 ‘황혼이혼’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동거 기간별 이혼 건수를 보면, 3쌍 중 1쌍 이상(38.7%)이 20년 이상 살아온 중장년 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후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황혼이혼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 통계에서도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상담 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여성은 2.8배, 남성은 3.2배 증가했다. 배우자와의 갈등 또는 개인의 욕구 실현 등을 위해 황혼이혼을 결정했더라도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는 꼭 따져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당장 오가는 위자료 문제만이 아니다. 이혼 시 부부가 공유했을 주택이나 노후 생활비 등을 절반으로(또는 그 이하)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1인 가구가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간병 문제나 고독사 위험 등까지 고려하면 황혼이혼은 다방면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김은혜 수석연구원은 “황혼이혼을 원하는 쪽은 여성이 많은 편이다. 남편의 경우 갑작스러운 이혼과 더불어 퇴직이라는 환경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며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경제적 측면에서도 치명적이다. 배우자와 재산을 분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도 분할 수령해야 한다. 경제적 이유만으로 반대할 수는 없지만, 노후 자산 배분에 대해 잘 점검해보길 바란다. 가급적 황혼이혼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의료비 리스크 - 65세 이후 진료비 3배 껑충
건강하게 신체 활동이 가능한 나이를 ‘건강수명’이라 한다.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시간을 ‘유병 기간’이라 볼 수 있다. 2021년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유병 기간은 11.6년, 남성은 9년이다. 10년가량은 의료비를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퇴 전에는 의료비의 중요성을 인식했더라도 그 정도를 체감하긴 어렵다. 의료비는 대개 70세 이후 본격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기존 수준으로 의료비를 책정해둔다면 예상치 못한 금액에 노후 자금이 흔들릴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2018)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건강보험상 1인당 진료비는 연평균 448만 7000원으로, 전체 평균(152만 6000원)과 비교할 때 약 3배 더 많다.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통계청 2020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지출 중 보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대 6.2%에서 80대 17%까지 3배 가까이 올랐다.
건강보험통계(2019)에서 연간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많은 질환은 만성 신장병으로 837만 4104원이다. 그 다음은 악성 신생물(암)로 동일 기준 495만 4804원이 든다. 치매의 경우 연간 관리 비용이 2072만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직접 의료비에서 건강보험 평균 보장률 64.2%를 제외해도 1362만 원이다. 이는 2019년 기준 60세 이상 노인 가구주의 연간 소득(4151만 원)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중증 치매일 경우 관리 비용은 3249만 원으로, 최경도 치매 1513만 원 대비 2배 이상 높다. 가족 내 치매 환자가 생긴다면 월평균 소득이 낮은 노부부 가구에겐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간병비와 보험료 리스크 - 암·치매 오랜 간병이 파산 우려
진료비나 치료비 등 의료비 외에 최근 화두로 떠오른 항목은 ‘간병비’다. 암이나 치매는 오랜 기간 간병이 필요한데, 사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매일 10만~15만 원의 간병비를 내야 한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고 직접 가족 간병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역으로 고정 수입이 사라지며 노후 자금이 고갈되는 ‘간병파산’을 겪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병할 가족이 없다면 간병보험이나 간병인 배상책임보험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
퇴직 후에는 급여에서 공제되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스스로 챙겨야 한다. 만 59세까지 내는 국민연금과 달리 건강보험료는 평생 납부한다. 직장에서는 건강보험료를 회사와 반반 나눠 냈지만, 퇴직 후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전액 본인 부담이다. 가족 중 직장가입자가 있고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면 피부양자로 등재해 면제받는 것이 유리하다.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강보험료가 올랐다면 ‘직장가입자 임의 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귀농·귀촌 등으로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관련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50% 경감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모의 계산해보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워보자.
노년 1인 가구, 취약계층 등 병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서울시의 ‘동행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지역 1인 가구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경우 ’21년 만성질환 유병률이 31.5%로 ’17년(21.3%)보다 10.2%p 증가했다. 특히 노년 1인 가구는 10명 중 7명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 진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건강관리가 필요한 취약계층, 1인 가구 등 건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해 건강관리에 취약한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단체건강검진 병원 동행서비스’를 지원한다. 해당 서비스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수검 희망자를 모집해 1회당 5~10명 이내로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 동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업 참여 기관(지역별 종합사회복지관, 복지 관련 협회·단체 등)을 선정해 해당 기관에서 관리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한다. 서울시는 기존 사업인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의 동행 매니저(수검자 2~3명당 1명씩)를 무료로 파견하여 건강검진 수검을 지원한다.
한편,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는 갑자기 아파 병원에 가야 하지만 돌봐줄 가족, 지인이 없는 사람을 위해 실시하는 서비스다. 집에서 나와 병원에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 요양보호사 등이 보호자처럼 동행한다. 보호자가 대상은 1인 가구뿐 아니라 어르신으로 구성된 2인 가구, 조손가정, 장애인 가정, 한부모가정 등이 포함된다. 병원 이용 과정에 동행이 필요한 1인 가구 또는 다인 가구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시간당 이용료는 5천 원으로, 중위소득 85% 이하의 시민(22년에는 한시적으로 중위소득 100% 시민까지)은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