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해소에 좋은 영양 식재료 주꾸미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3~5월, 봄이다. 봄 내음 잔뜩 머금은 봄나물은 그 자체로 풍미가 가득하다. 봄나물튀김은 매콤한 주꾸미볶음과 궁합이 좋다. 쫄깃하고 바삭한 봄 향기를 즐겨보자.
◇주꾸미볶음(4인 기준)
재료 주꾸미 8마리, 대파 1쪽, 양파·홍고추 1개씩, 청양고추 2개, 다진 마늘·참깨·참기름 1큰술씩, 간장·생강 1/2큰술씩, 설탕·고춧가루 2큰술씩, 식용유·후추·물 적당량씩
1. 대파·양파·고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다진 마늘·간장·생강· 설탕·고춧가루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둔다.
2. 주꾸미는 머리와 다리를 자르고, 내장과 먹통을 제거해 손질한다.
3. 센 불에 기름을 둘러 손질한 주꾸미를 볶는다. 이때 후추로 해산물 냄새를 잡아준다.
4. 주꾸미가 어느 정도 익으면 양념장과 채소를 넣어 볶다가 물을 약간 넣는다.
5. 모든 재료가 다 익으면 참깨와 참기름으로 마무리.
◇봄나물튀김(4인 기준)
재료 방풍나물·쑥·냉이 50g씩, 튀김가루 100g, 물 80ml, 달걀노른자 1개, 밀가루 80g,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1. 채소를 씻어 세로로 자른다. 체에 밭쳐 5분 정도 물기를 뺀다.
2. 튀김가루·물·달걀노른자·소금을 넣어 반죽물을 만든다. 묽어야 튀김옷을 얇게 입힐 수 있다.
3. 웍에 기름을 넣고 온도가 160℃ 되면, 봄나물에 밀가루를 골고루 입힌 뒤 반죽물을 묻혀 웍에 넣는다.
4. 5분 정도 튀긴 후 꺼내 기름을 빼고 그릇에 담으면 완성.
◇주꾸미볶음과 봄나물튀김에 어울리는 반찬 볶음김치와 메추리알 장아찌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난다. 절친인 J도 혈관에 스탠트 시술을 받은 이후로는 먹는 데 제약을 받는다. 만나면 항상 술을 마시게 되는데 그 때문에 메뉴 고르기가 어렵다. 필자가 좋아하는 술안주는 족발, 보쌈, 삼겹살 등 동물성이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를 겸하기 때문에 술안주는 푸짐해야 한다. 쇠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닭고기, 생선까지 못 먹는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막걸리 안주로 적격인 전 종류도 기름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안 좋다는 것이다. 결국 두부김치를 시켜 그는 두부만 먹고 필자는 두부와 함께 가운데 놓인 김치 볶음을 먹는 절충안을 찾기는 했다.
날씬함을 자랑하는 동료 여자 댄스스포츠 선수가 있다. 성격도 쾌활하고 돈도 잘 써서 인기가 좋은데 유독 식사 때만 되면 예민하다. 철저한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고기 종류는 일체 안 먹고 채식만 고집한다. 심지어 멸치 국수나 순두부찌개 같은 음식도 육수가 들어갔다며 까탈스럽게 군다. 그 때문에 지방에 내려 갈 때마다 그가 낙점하는 메뉴가 나타날 때까지 낯선 동네를 헤매야 한다.
필자도 사실은 생선은 가려 먹는 편이다. 바다가 없는 내륙 지방에서 태어나 생선 종류는 지금도 안 좋아한다. 생선 비린내에 친숙하지 못하다. 횟집에서 싱싱하다는 징표로 생선회접시에 온몸을 다 잘린 채 머리가 함께 나와서 눈만 껌벅거리는 접시를 내놓는데 잔인해서 정말 싫다. 수족관에 멀쩡히 잘 노는 생선을 찍어 요리해달라는 식습관도 그래서 싫다.
보신탕이라며 먹는 개고기도 필자가 개를 길러봐서 일부러 찾아가서 먹지는 않는다. 계란이라도 얻어먹어 볼까 해서 몇 달간 길렀던 병아리가 컸을 때 수탉이라고 하여 더 기를 이유가 없었다. 일하는 아줌마가 그 닭을 그 날로 잡아 식탁에 올렸는데 기르던 정이 있어서인지 차마 입을 댈 수 없었다.
나이 들면 나물 종류를 찾게 된다고 한다. 어릴 때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할머니의 주름살 가득한 시커먼 손으로 마구 주물러 나물을 만드는 것을 보고 구역질이 났었다. 그때부터 나물 종류는 안 좋아 한다. 가장 좋아하던 반찬이 여름철 가재, 가을철 메뚜기볶음이었다. 개울에 사는 올갱이도 고기 종류라고 열심히 잡아 먹었다. 고추장 바른 가죽나무 튀김도 좋아했다. 산나물처럼 조물락거리며 무치는 것이 아니라 기름으로 튀긴 것이라 좋아했다. 가끔 시골에 가더라도 나물 반찬을 안 먹기 위해 라면을 사들고 간다. 물론 모처럼 온 손님이므로 필자가 사들고 간 라면을 그대로 끓여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필자는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어릴 때 다 같이 못 살았으므로 밥상 반찬이 대부분 풀밭이었다. 어쩌다 고기가 나오더라도 식구가 많으니 국물 듬뿍한 찌개 형태로 나왔다. 그래서 밥상 가운데 자리를 차지했고 얼굴 두꺼운 형제가 먼저 고기 건더기를 건져 갔다. 서열이 한참 밑인 필자는 국물로 위안 삼았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나물이 냉이 무침이다. 향긋한 냄새가 일품이다. 그러나 뿌리의 흙을 털어내는게 어려운 모양이다. 흙이 씹히면 그때부터 더 못 먹는다. 그나마 초봄의 냉이 무침에 한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냉이는 향기가 없다.
‘이밥에 쇠고기 국’이라고 부자네 식단 메뉴였다. 나중에 돈 벌면 고기라도 실컷 먹겠다는 꿈은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다 같이 배고팠을 무렵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친구네 집에 가면 친구어머님은 끼니때마다 고기 반찬이 그득하다. 거기에 또 고기를 굽는다. 한국이 아직도 고기는 비싸서 사먹기 어려운 나라로 기억하신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요즘 채식주의자로 바뀌었다며 사양했다.
오랜만에 댄스 동호인들끼리 춤을 추고 나서 뒤풀이를 했다. 근처에 있는 빈대떡집이다. 최근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한 사람이 앞으로는 술도 끊고 채식을 하되 기름에 튀긴 것은 안 된다며 채식주의자 대열에 섰다. 결국 만만한 두부 김치를 주문해서 그 친구는 두부만 먹고 가운데 김치와 볶은 돼지고기는 혼자 먹으니 남아 돌아갔다.
바야흐로 춘삼월 봄이 되면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기 시작한다. 왕성한 봄의 기운은 땅 위로 솟아오르는 식물의 새싹을 보면서 느낀다. 봄이 오고 때맞춰 수많은 자생 산나물의 새싹이 힘차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는 먹을 수 있는 산나물이 참 많다. 냉이를 비롯해 고사리, 달래, 원추리, 쑥, 씀바귀, 민들레, 참취, 머위, 두릅, 더덕 등과 같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종류도 많다.
최근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사회 곳곳에서 불고 있는 웰빙 열풍과 더불어 자연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자연식품으로 회자되는 것이 우리 산나물이다. 산나물은 산과 들에서 자연 그대로 자라나 특별히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식품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자연환경에 적절히 적응하였기 때문에 성질이 강하고 병충해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현대인은 단백질 및 지방 위주의 식사에서 벗어나 섬유질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우리 산나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자생 산나물은 종류도 많거니와 먹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길가에서 사람들의 모진 발길에 밟히면서도 꿋꿋이 자라는 질경이나 민들레까지도 훌륭한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밥맛이 뚝 떨어진 나른한 봄철에 먹는 음식으로, 날콩가루에 버무려 솥에서 쪄낸 냉이범벅을 비롯해 향긋한 어린 쑥을 된장국에 넣어 끓인 쑥된장국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먹거리이다. 국이나 무침 외에도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산나물 종류도 많고 부침이나 튀김, 묵나물, 나물밥, 녹즙 등 식용방법도 가지가지이다. 심지어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인 김치로 담궈서 먹을 수 있는 산나물 종류도 많다. 예를 들어 곰취, 곤달비, 참취, 수리취, 고들빼기, 씀바귀, 산마늘, 두메부추, 호장근, 머위, 도라지, 더덕 등과 같이 잘 알려진 종류 외에도 대부분 산나물의 잎이나 줄기, 지하부의 뿌리는 훌륭한 김치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잘 익은 초피나무의 열매나 배초향의 잎은 향신료로도 이용되는 대표적인 산나물이다. 먹을 수 있는 부위도 새순, 꽃, 열매까지도 식용할 수 있는 산나물 종류가 많다.
이른 봄에 채취하는 산나물은 향기가 너무 강하지 않고 독성도 타 계절에 비해 적으므로 저마다 봄철에 산과 들로 나물을 뜯으러 나간다. 특히 산나물이 인기를 얻으면서 상업적으로 채취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봄철 강원도 산간지역의 대표적인 산나물인 곰취나 곤달비 등을 대량으로 채취하기 위해 차량과 사람을 동원하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다. 때로는 해당 지역에서도 소득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묵인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야생상태의 산나물은 결코 무한한 자연자원이 아니다.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는 식물유전자원의 감소와 종의 멸종을 가져오게 된다. 어린잎을 식용으로 하는 곰취, 참나물, 병풍쌈 등과 같은 자생식물의 경우에 너무 과다한 잎의 채취는 식물체가 광합성에 필요한 영양기관을 부족하게 하여 결국 죽게 만든다. 또 더덕이나 잔대, 도라지, 만삼 등과 같이 뿌리를 먹는 산나물 종류는 식물체를 캐는 순간 그 개체는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산나물을 채취하는데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규칙이 있고 도리가 있다. 잎이나 줄기를 먹는 종류는 너무 과다하게 지상부의 잎을 따지 말아야 이듬해에 또 산나물을 채취할 수 있고 식물체도 유지시키는 방법이다. 뿌리를 먹는 산나물은 자생지에서 송두리째 모든 개체를 캐지 말고 반드시 주위에 몇 개체 정도는 남겨두어야 한다. 만일 이런 산나물에 열매가 달려있다면 씨앗을 따서 주변에 뿌려주어 어린 개체가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배려의 한 방법이다. 뻐꾹채와 같이 꽃을 먹을 수 있는 종류 또는 머루, 다래, 산사나무 열매, 오미자, 구기자, 산딸나무 열매 등은 산속에 사는 동물들의 귀중한 먹이로 이용된다. 그러므로 너무 욕심을 부리게 되면 야생동물의 먹이에까지 손을 대는 우를 범하게 된다.이른 봄의 어린 싹은 독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독초는 잘 가려서 채취해야 한다. 매년 봄철 뉴스에 산나물로 착각한 독초중독 사고가 보도되고 있다. 특히 어린잎이 산나물과 비슷한 앉은 부채나 독미나리를 포함해 투구꽃, 백양꽃, 석산 등의 독성식물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좀더 따뜻해지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산이나 들로 나가보자. 그리고 귀중한 산나물이 지천으로 깔린 우리의 자연을 만끽하고 그것이 영원히 보전될 수 있도록 하자. 때로 맛있는 산나물도 한웅큼 따서 잃었던 입맛도 살려야겠지만 미래 자손들의 몫은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