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씨 부부의 자녀들은 모두 미국에 살고 있다. 채 씨 부부는 은퇴 후 미국으로 이민 가서 자녀들과 함께 노후를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 채 씨 부부는 해외로 이민 갔을 때 공적연금과 개인적으로 가입한 연금계좌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상담을 신청해왔다. 참고로 채 씨는 국민연금 가입자이고 배우자 이 씨는 공무원연금 가입자다.
해외이주법에 따른 이민은 ‘연고 이주’, ‘무연고 이주’, ‘현지 이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해외 이주 및 국적상실 시 국민연금
해외 이주 시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인지, 수급자인지에 따라 지급 방식이 다르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해외 이주나 국적상실은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상실의 사유가 되어 반환일시금 지급 대상이 된다.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지급 대상은 과 같다.
반환일시금은 가입 기간 중 본인이 납부한 연금보험료에 지급 사유 발생일이 속하는 달까지 기간에 대해 해당 기간 3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한다. 반환일시금은 지급 사유가 발생한 이후 5년 이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돼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단, 국외 이주, 국적상실을 사유로 반환일시금 수급권이 발생한 후 5년간 청구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지만, 가입 기간 10년 미만인 가입자의 만 60세 도달 또는 가입자가 사망했으나 유족연금 지급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의 사유로 반환일시금 수급권이 다시 발생했다면, 그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새롭게 진행되므로 반환일시금 청구가 가능하다. 해외 이주의 목적이 아닌 취업, 학업 등 기타 사유로 외국에 체류하는 경우에는 기간과 상관없이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반환일시금 조건 외의 일시금 수령은 불가능하므로 국민연금 수급자라면 해외 이주나 국적상실을 하더라도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해외 이주 시 국내 계좌로 수령할 수도 있고, 수급자의 신청에 따라 해외에서 현지 계좌로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연금 해외 송금은 US달러를 포함하여 16개국 통화 중 수급자가 지정한 화폐로 가능하며, 기본적인 수수료(송금수수료, 국제전신료, 우편요금)는 공단이 부담한다. 다만 국외 은행 수취 수수료나 반송 및 재송금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급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한 해외에서 국민연금을 수령할 경우 공단에서 실시하는 국민연금 수급권에 대한 수시 및 정기 조사에 응할 의무가 있다.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 지급이 중지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해외 이주 및 국적상실 시 공무원연금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해외 이주 및 국적상실 시 해외에서 연금 수급과 일시금 수령 모두 가능하다. 해외 이주 및 국적상실 시 공무원연금 일시금 수령을 신청하면 출국하는 달의 다음 달을 기준으로 4년분의 연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시로 받을 수 있다. 연금으로 수령을 원하면 해외 이주 시에도 국내 계좌로 계속 수령할 수도 있고, 공단에 신청해서 국외 계좌로 수령할 수도 있다. 공무원연금 해외 송금은 US달러 등 15개 화폐로 가능하다. 해외 송금을 신청하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국내 은행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단, 국제전신료(8000원 동일)와 국외 중개은행 수수료(국가별로 다름)는 연금 수급자 본인 부담으로 연금액에서 공제 후 지급된다. 국외 계좌로 연금을 계속 수령하려면 해당 연도 5월 말 기준으로 신분 변동 사항을 기재한 서류를 매년 6월 30일까지 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해외 이주를 비롯해 1년 이상 해외에 거주하는 연금 수급자가 신상신고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연금 지급이 중지될 수 있다.
해외 이주 시 IRP와 연금저축
IRP(개인형 퇴직연금계좌)와 세제적격형 연금저축(이하 연금저축)은 소득세 신고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계좌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액공제의 한도와 중도인출 조건 등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IRP와 연금저축은 55세 이후 정해진 연간 연금 수령 한도 내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면 저율의 연금소득세(3.3~5.5%)를 부담하지만 중도인출 혹은 해지를 하거나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하여 수령한 금액에 대해서는 16.5%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단,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인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고율의 기타소득세 대신 저율의 연금소득세가 부과될 수도 있는데, IRP와 연금저축의 특별중도인출 사유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IRP와 연금저축의 ‘부득이한 인출’ 사유를 비교하면 과 같다.
연금저축은 해외 이주 시 ‘부득이한 인출’ 사유에 해당되어 중도인출이나 해지 시 저율의 연금소득세가 과세된다.
하지만 IRP는 해외 이주가 ‘부득이한 인출’ 사유에 해당되지 않아 자금 인출을 원할 경우 전액 해지해야 한다. IRP를 전액 해지하면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담해야 하고, IRP에 퇴직금을 이체했다면 퇴직금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해외 이주 시 당장 자금이 급하지 않다면 IRP 계좌는 국내 계좌로 연금 수령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최근 일본 내에서 노후 파산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금 외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수명이 길어지면서 파산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라는 주제로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 따르면 600만 명에 육박하는 독거노인 중 약 300만 명이 기초연금으로 살고 있었다.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하루 10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전기가 끊기고 대인 관계도 끊겼다.
문제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 파산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방송은 ‘장수는 악몽’이라며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을 ‘노후 파산’이라는 책으로도 출간했다.
일본에서 ‘노후 파산’이라는 말이 대중들에게도 퍼지기 시작한 건 이 방송 이후부터다. 생활 보호 기준보다 낮은 수입으로 생활하는 고령자를 가리키는 신조어가 됐다.
현재 일본의 고령자는 일본 경제 성장기에 경제생활을 했기 때문에 집도 있고, 연금도 있고, 60세 정년까지 은퇴 염려 없이 일했다. 그런데도 왜 노후 파산이 지속해서 문제가 되는 걸까?
내각부의 '2022년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고령자 가구는 약 2500만이다. 그 중 독거노인은 670만 명에 이른다. 2명 이상이 생활하는 고령자 가구 중 57만 가구와 독거노인 중 33만 명은 예금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종합 정보 사이트 SGO는 위 통계를 바탕으로 약 225만 명의 고령자 가구가 돈이 없고 음식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으며 고령자 가구의 절반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파산 사건 및 개인 재생 사건 기록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파산채무자는 2002년 약 17%에서 2020년 약 26%로 증가했다. 50세 이상 파산채무자까지 포함하면 약 47%에 이른다. 파산의 원인으로는 생활고(62%), 의료비(23%), 실업(18%) 등이 꼽혔다.
고령의 생활 보호 대상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생활 보호 수급자 중 60세 이상은 60.4%에 이른다.
연금 외 수입이 끊긴 상태로 오래 살면서 몸이 아프게 되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된다는 결과다. 게다가 ‘누구나’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고성장기에 60세까지 염려 없이 회사에 다니고 월 200만 원에 가까운 연금을 받는 일본인데, 어째서 노후파산이 심각해진 건지 들여다봤다. 퇴직연금 제도가 없는 중소기업을 다녔거나, 자영업, 농업종사자 등 연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이 나이 들어 우리나라의 기초연금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일본의 국민연금은 후생연금이라고 부른다)으로만 생활하고 있었다. 국민연금(우리나라의 기초연금) 최대 수령 가능 금액은 65만 원에 불과하다. 그러다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파산에 이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집 한 채씩은 다 가지고 있는 연령대이기도 한데,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낮아진데다, 오래된 집이라 팔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일본 언론에서 이제는 부동산(不動產)이 아니라 부동산(負動產) 시대가 왔다고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경제신문은 독거노인이 고독사 하거나 자녀가 상속받지 않아 빈 채 방치되고 있는 빈집이 많아지면 결국 마이너스 동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도, 고소득자도 노후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고소득자의 경우 많이 버는 만큼 세금이 많고 정부 정책 등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는 △노후에 사용할 저축액이 적다 △의료비와 개호비용이 증가한다 △생활 수준을 낮추지 못한다 △주택담보대출 등 주거비 부담이 크다 △자녀 교육비 부담이 크다 △황혼이혼이 늘어난다 △사기 피해에 쉽게 노출된다 등이 꼽힌다.
이에 일본에서는 정년 전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 꼽히는 위 7가지를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연금 등으로 노후 수입원을 확보하고, 노후에 쓸 수 있는 저축을 꾸준히 해야 한다.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 상환을 서두르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조기 건강검진 등으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정부는 지자체에 지역포괄 지원센터, 자립 지원 상담 창구, 생활 보호 제도, 생활 곤궁자 자립 지원 상담 제도 등을 마련했고,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고령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40·50세대의 돈 걱정 없는 100세 시대 미래 설계를 위한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이 발간됐다.
이 책은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40·50세대를 위해 기획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 시리즈 ‘dice@11pm’의 두 번째 책이다.
2025년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긴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40·50 후기청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는 평균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약 40년의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걱정은 자금 마련일 것이다.
‘dice@11pm’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노후 생존 자금’은 40·50세대의 은퇴 후 삶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본지의 기획에 ‘신한은행’이 힘을 보탰다.
‘노후 생존 자금’ 편에는 40·50세대의 노후 자금 마련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빠짐없이 실었다. 노후 자산 관리 트렌드, 노후 대비 자산 준비 방법, 전문가들의 뼈와 살이 되는 조언들을 담았다.
파트1에서는 노후에 필요한 자산은 얼마일지, 나의 자산 현황은 어떤지 점검해볼 수 있다. 파트2에서 점검해보는 머니프로필은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와 은퇴설계 설문조사 등을 참고해 독자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했다.
자신의 자산이 얼마나 있는지 노후에 어떤 자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계산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세우고 자산을 불려 나가거나 절세 등으로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파트3에서는 40·50세대에게 적합한 자산 관리 트렌드와 자산별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파트4에는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절약 노하우, 자산별 절세 노하우, 상속·증여 과정에서 알아야 할 절세 방법, 노후 파산 위험을 방지할 예방법 등을 담았다.
노후에 활용할 자산의 기초는 연금이다. 파트5에서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농지연금, 주택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활용법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6에서는 샘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은 자산이 무엇인지, 자산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소득 흐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또한 40·50세대가 불안한 노후를 더욱 안정적으로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꿀팁을 대방출했다.
파트1부터 6까지 순서대로 따라간다면, 일하지 않고도 매달 받는 ‘노후 월급’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노후 자산 준비 방법을 먼저 보고 싶다면, 책의 앞부분에서 소개하는 ‘자산관리 성향 테스트’를 해보고 추천 페이지부터 읽어도 된다.
책을 보면서 곳곳에 자리한 QR코드를 활용하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금융상품 정보나 연금 계산 등을 바로 볼 수 있도록 QR코드로 연결해두었다.
본지 편집인은 “은퇴 후 40여 년의 시간이 불안하지 않으려면 노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자산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다이스앳 ‘노후 생존 자금’ 편에서는 40·50세대를 위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방법을 다방면으로 소개한다”면서 “다가올 노후가 불안한 후기청년들에게 이 책이 노후 설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dice@11pm’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40대 이상의 ‘후기청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은퇴·노후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 ‘dice@11pm’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드는 매일 밤 11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주사위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6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주사위처럼 ‘dice@11pm’도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책은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처럼 어느 파트를 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중장년 대상 월간지이다. 품격 있는 시니어들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강, 금융·자산, 주거, 뷰티,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하는 ‘우수콘텐츠 잡지’에 2017년부터 3년간 선정되어, 공공성과 유익함을 인정받았다.
금융업에 몸담은 지 50년. 투자자들에게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을 전하고 노후 설계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76세인 지금도 현장에서 1년에 170번 이상의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산관리 방법을 전하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의 이야기다.
강창희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시작해 대우증권을 거쳐 현대투신운용사와 굿모닝투신운용사 대표직을 역임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그룹 부회장 겸 은퇴연구소장으로 9년을 일했다. 지금은 9년째 사회공헌 조직인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금융업에 첫발을 들일 때만 하더라도 자신이 은퇴 교육이나 노후 설계 교육을 하고 있으리라 상상도 못 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노후자산 관리에 대해 물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연금
노후 대비 자산관리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세 가지 자산을 잘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 가지 자산은 실물자산, 금융자산, 인적 자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관리라고 하면 “몇 억이 있으면 노후가 충분하냐” 묻지만, 강창희 대표는 100세 시대에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자산관리라고 하면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하는데,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자산관리에 포함됩니다. 절약도 자산관리라는 의미지요. 매달 받는 연금이 있는지,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 인적 자원 관리를 잘해서 내 몸값을 높이고 있는지, 내 수준에 맞춰 생활하고 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노후에 얼마가 필요할지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시골에서 사는가 도시에서 사는가, 1인 가구인가 4인 가구인가, 어떤 취미를 즐기는가, 여행을 1년에 몇 번 갈 것인가 등 노후에 어떤 삶을 보낼 것인가에 따라 필요한 생활비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강창희 대표는 ‘몇 억이 있어야 노후가 준비됐다’는 고정관념을 조금씩 바꿔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얼마를 준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생활수준을 어디에 맞출 건지가 중요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것을 ‘경제적 자립’이라고 합니다. 노후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노후 대비 자산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연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퇴직연금을 굴리면서 자산관리의 기본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 노인의 72%가 자녀의 도움으로 수입을 충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4%가 자녀의 도움을 받습니다. 연금을 준비해서 30년 동안 매달 300만 원씩 받으면 12억 원 정도의 예산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걸 돈이라고 생각 안 해요. 20~30대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3층 연금이라고 하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3층 연금을 준비했다면 농지연금, 주택연금 등 공적·사적 연금으로 최소 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이 노후 대비 자산관리의 시작입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 생활비를 공적·사적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에요.”
부동산·금융자산 균형 찾아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은 대부분 실물자산, 그중에서도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65세 이상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80~90%에 이른다. 강창희 대표는 주택연금 등을 꼭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는 노인 대국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는 빈집이 넘쳐난다. 자식들은 부모의 집을 상속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웃돈을 얹어 집을 팔아야 할 처지까지 왔다. ‘아사히신문’은 지금의 부동산(不動産)은 부(負)동산이 됐다고 진단했다.
“마이너스 동산 시대가 왔다는 거죠. 과거 수명이 짧았을 때는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도 됐지만, 부모가 90세가 되면 자식도 60대입니다. 노인이 노인에게 집을 물려주는 셈이죠. 일본 경제가 한동안 침체된 이유 중 하나가 노노(老老) 상속입니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산이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70이 넘어 집을 상속하는 것보다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받아 손주 학비에 보태주는 게 더 나을 수 있어요. 10억 원 가치의 집에 살아도 현금이 없으면 빈곤한 노인입니다.”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할 수 없고, 자식을 부양할 수도 없는 시대다. 강 대표는 오히려 나이 들수록 고층 아파트에 살지 말라고 조언한다. 고독사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비싸고 평수 넓은 아파트보다 걸어서 장을 볼 수 있고, 문화시설이 가깝고, 병원이 가까운 작은 평수의 집으로 다운사이징하고, 차액은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것. 이제는 집을 자산의 관점으로 봐야 할 때가 왔다.
더불어 위험관리도 시작해야 한다.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 꼽히는 다섯 가지 리스크는 은퇴 창업 리스크, 금융사기 리스크, 자녀 리스크, 건강 리스크, 황혼이혼 리스크다. 40대라면 건강관리가 우선이다. 중대 질병보험 등으로 의료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자녀 리스크 관리도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교육비, 자녀 결혼 비용을 어떻게 준비하고 쓸지 계획하고 자녀의 경제적 자립심도 키워줘야 한다. 강 대표는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없다면 증여를 서두르는 게 답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평생 일할 각오를 하라
50대가 넘어서면 앞서 말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점차 금융자산으로 이동해야 한다. 부동산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부채가 많다면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될 수 있다.
“부채를 줄이고 어떻게든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반반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계자산의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것이죠. 다음으로 할 일은 퇴직하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거예요.”
최소 연금이 준비되었다면 인적 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몸값을 올리라는 이야기다. 강창희 대표는 세 가지 자산 중 인적 자산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 현역”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마틴스쿨은 2033년까지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일이 생기는 시대이기도 하다.
“창직의 시대가 오는 겁니다. 기왕이면 청년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 세대가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 요즘은 퇴직하고도 2~3개의 직업을 가지게 되죠. 지금부터 퇴직 후에 할 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얼마를 버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핵심입니다.”
미국에는 약 200만 개의 NPO(제3영역의 비영리단체)가 있다. NPO는 정부나 기업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노후가 준비된 미국 은퇴자들은 현역 시절 받았을 수입의 3분의 1만 받고 NPO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강 대표는 노후 준비가 다 되어 있어서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어도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76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후에는 3대 불안이 있습니다. 돈, 건강, 외로움이에요. 우리는 은퇴 후의 삶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확실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저는 은퇴 후 살아갈 시간을 ‘퇴직 후 12만 시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엄청나게 긴 후반 인생을 무얼 하며 살아야 할지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강창희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일할 능력이 있고 의향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
“지금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게 아니고,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마음가짐으로 하나씩 준비해나가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요양원, 요양병원 등의 시설이 아닌 ‘내 집에서 늙고 싶다’는 중장년층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신체 상태나 자립도에 변화가 생기고,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시니어의 건강한 주거생활을 위해 힘쓰고 있다.
‘루티니파이’는 노년층이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학자, 전문 간병인 및 대학 연구원과 협력해 사용하기 쉬운 앱을 개발하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의료기기, 가정 내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연동하는 방식이다. ‘토이랩스’는 다양한 건강 징후를 수집해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스마트 변기다. 모든 배변과 배뇨를 조사해 사용자의 상태를 살핀다. 변좌 측변 버튼을 누르면 수집에서 제외할 수 있어 손님이 사용하기에도 쉽다.
정신 건강을 진단하는 서비스도 있다. ‘솔로’는 내장된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로 사람의 행복, 평온, 슬픔의 신호를 측정한다. 미세한 표현을 잡아내 감정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하고, 점수를 계산한다. AI기반 앱이 측정된 감정 신호에 맞춰 음악을 선택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 대신 현장에 참여해 소통한다. 고령층에게 이동성을 부여해 공간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고, 다양한 사회 참여를 돕는 방법 중 하나다. 로봇 몸체와 연결된 화면이 해당자의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을 읽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돌리면 로봇도 함께 움직인다.
안경에 부착하는 음성 인식 장치 ‘오캄’은 책이나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시력이 약해지거나 긁자 읽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텍스트, 얼굴, 제품, 색상, 지폐 등 대부분의 시각 정보를 인식할 수 있어 혼자 쇼핑하거나 일할 수 있게 돕는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의 타이머 소리를 듣지 못하고 화재와 같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에 대비한 제품도 늘었다. 스캔 투 쿡 기술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식품의 바코드를 입력하면 오븐이 자동으로 예열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고 정확한 요리법대로 요리할 수 있다. 더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작동이 자동 차단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 접속이 가능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노인용 의료 알림 서비스 ‘라이프라인’, 신체활동 지원 및 인지력 감소 예방 기술 ‘헬스 앤 웰니스’, 복용량과 시간을 안내하는 ‘스마트 약 디스펜서’ 등이 고령층의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한다.
참신한 기술을 앞세운 제품이 시장에 많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복잡한 UI나 개인 정보 및 사생활 노출 우려에 대한 부분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카고무역관은 “안전하고 독립적인 주체로 살되 개인의 환경과 장소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복잡한 UI는 스마트 장비가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들이 익숙한 채널과 제휴해 친숙함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21년 기준 29.1%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60세까지 일을 하다 은퇴해도 120세까지 산다면 60년의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요즘 노인들이 과거에 비해 젊어졌다고는 하지만, 수입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고 건강이 나빠지는 고령자에게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공포일 것이다.
지출 가장 많은 식비
총무성의 2021년 ‘가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부부이면서 일을 하지 않는 가구의 평균 소비 지출은 월 22만 4436엔(약 215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중은 식비다. 6만 5789엔(약 64만 원)으로 전체의 30%다. 내각부의 2020년 ‘고령자의 경제생활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지출 TOP5는 식비(59.4%), 보건의료비(33.1%), 교통비와 자동차 관련 비용(25.7%), 주거비(20%), 취미나 레저 비용(19.1%) 순이다. 역시 식비가 지출 1위를 차지한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불안을 느끼는 고령자는 60%에 달한다. 불안한 요인으로는 ‘자신이나 가족의 의료·간호 비용’, ‘이사나 유료 노인홈의 입주 비용’ 등이 꼽힌다.
쇼핑과 외식 줄이는 ‘절약 소비’
2019년 일본 금융청은 노인 부부가 별다른 수입 없이 연금으로만 생활하면 매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약 2000만 엔(약 1.9억 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해,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불러왔다. 이후 노후 준비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불거졌다.
2020년 초 아사히(朝日) 신문에서 신년 기획으로 보도한 ‘장수 시대의 금전 의식’ 기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세대의 70%가 ‘노후 저축을 못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후 자금에 관해 가장 걱정하는 분야는 ‘질병과 간병’(60%)이었다.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데다 수명까지 길어지면서 ‘절약하는 소비’가 늘어났다. 조사에 따르면 ‘수년 전에 비해 절약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가’에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70세 이상의 답변은 72%에 달한다.
가장 많이 소비를 줄이는 것은 의복(66%,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외식(53%), 취미(41%) 순이었다. 앞으로 절약하고 싶은 분야로는 외식(38%), 의류(35%), 식료품(29%)이 꼽혔다. 의료비를 가장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실생활에서 절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다.
01 식비 줄이기 식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을 일주일 단위로 세운다. 쇼핑하기 전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해 중복 구매를 하지 않도록 한다. 쇼핑 목록을 만들어두고 쇼핑은 일주일에 3회 정도 한다.
02 수도·광열비 절약하기 의식하지 않아도 절약할 수 있도록 절수 샤워 헤드나 절수 프레임 등을 사용하면 좋다. 전기요금은 에어컨같이 소비전력이 큰 전자제품에서 줄이는 것이 좋다. 자동운전 모드를 활용하거나 자주 켜고 끄지 않아야 한다.
03 고정비 점검하기 고령 가구는 보험료나 통신비 정리가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나이에 따라 공적 보험을 통해 본인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가 낮아지므로 민간 보험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정리한다. 자동차·화재보험 등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유선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해약하고, 사용하는 휴대폰 요금을 저렴한 것으로 바꾼다.
04 자동차 처분하기 자동차를 보유하면 아무래도 유지비가 꾸준히 발생한다. 물론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이 불편할 수 있지만, 지자체에서 고령자 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로도 충분하다. 고령자에 한해 교통비를 저렴하게 지원하는 등의 지자체 서비스를 잘 둘러보고 자동차를 처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05 연금 미뤄서 더 많이 받기 2022년 4월을 기준으로 하면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당장 연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 경우 65세 이후로 연금을 미뤄서 받으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70세부터 수령할 경우 42% 증액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06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 조달하기 일본에도 리버스 모기지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주택연금과 비슷하다.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리는 것. 본인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다. 매월 이자를 상환하면 되고, 원금은 ‘이용자가 사망하면 자택을 매각한 뒤 상환’하거나 ‘상속인이 부담한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07 건강수명 늘리기 노후에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의료비와 간호비다. 결국 건강하면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경우 9년, 여성의 경우 12년 정도를 의료·간호에 의지해 보낸다. 후생노동성은 매일 10분의 적당한 운동, 하루 70g의 채소 섭취, 금연 등을 추천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검진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노후 생활비 절약법 중 하나인 다운사이징(주택 축소). 올해처럼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천해도 될지 퀴즈를 풀며 알아보자.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다운사이징은 노후 경제에 효과적일까?
【O】 주택 다운사이징은 부동산 경기 침체나 시세, 세법 등 정책 변화와 관련 없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노후 소득은 정해져 있으니 주거비 절감을 위해 고려해보라. 다만 수익형 부동산까지 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올해 집을 팔고 다운사이징 해도 무리 없을까?
【△】 집값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다운사이징을 미루는 편이 낫다. 급하지 않다면 한 두 해 정도 여유를 갖고 타이밍을 살피도록 하자. 단, 어느 정도 차익이 발생한다면 ‘머리 아닌 어깨에서라도 팔 수 있다’는 결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출가한 자녀 방 때문에 큰 집 고수, 괜찮을까?
【X】 자녀의 방문이 잦은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비효율적일뿐더러, 오히려 외로움이나 허전함을 느껴 빈둥지 증후군이나 우울증을 호소할 수 있다. 취미 등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꾸며 활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예로부터 절약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책이 있다. 바로 가계부다. ‘가계부 적는 습관으로 종잣돈을 모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자수성가형 부자도 적지 않다. 요즘 ‘돈 좀 아낀다’는 사람들은 가계부를 어떻게 쓰고 있을까? 가계부 앞에 작심삼일하고 마는 당신, 새해 새 마음으로 가계부를 펼칠 시간이다.
자녀의 독립 혹은 결혼, 동호회, 집안 경조사 등 중장년의 삶 곳곳에는 돈 새나가는 구멍이 뚫려 있다. 그런데 막상 돈 들어올 곳은 마땅치 않아 불현듯 불안해진다. 까맣게 잊고 있던 세금 납부일이 코앞으로 다가와 부랴부랴 통장 잔액을 확인하기도 한다. 게다가 ‘역대급 불경기’라 온 세상이 다 떠들썩하다. 이럴 때일수록 오래, 현명하게 가계부를 작성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입을 늘리기 쉽지 않을수록 지출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재테크 방법이기 때문이다.
유튜브 ‘아바라TV’를 운영하는 안선우(37) 씨는 10년간 꾸준히 가계부를 써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계부 작성 팁을 소개하고 있다. 절약이나 가계부 작성 등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유튜브 채널에 비해 4050세대 구독자가 많다. 안선우 씨는 “노후 자금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50대라면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계부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은 줄지만 씀씀이가 가장 커져 지출을 줄여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가 알려주는 가계부 작성 팁을 활용해 어려운 시기, 노후 자금을 현명하게 굴려보자.
‘손맛’ 느낄 수 있는 수기 가계부
요즘은 계산할 필요 없이 입력만 하면 되는 엑셀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가계부 서비스가 많다. 하지만 안선우 씨는 수기 가계부를 추천한다. 직접 영수증이나 지출 내역을 확인해가며 정리하는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엑셀 가계부나 앱 가계부보다 절약을 위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는 엑셀 가계부를 쓰다 수기 가계부로 다시 돌아왔다는 댓글이나 후기가 심심찮게 보인다.
충동 소비 줄이는 ‘일기’ 가계부
안선우 씨는 가계부에 지출 내역을 작성할 때 그날의 감정을 함께 적는다. 특히나 기분이 좋지 않아 필요하지도 않은 데에 돈을 썼다면, ‘어떤 일로 화가 나 충동구매’를 했다는 짤막한 내역을 지출 금액과 함께 기록한다. 안 씨는 “일기를 적듯 가계부에 금액과 함께 감정을 적었더니, 월별 결산을 할 때 당시를 복기하게 돼 충동구매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해에는 특별지출비 마련부터
중장년은 챙겨야 할 기념일이나 행사, 모임이 많다. 생애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시기로, 챙겨야 할 세금도 많다. 고정 지출을 제외한 이 모든 비용이 안 씨의 가계부에는 ‘특별지출비’로 적힌다. 그는 언제, 돈이 얼마나 나갈지 시기와 금액을 미리 계산해 한 해가 시작될 때 특별지출비 전용 계좌에 넣어놓고 돈을 사용하고 있다. ‘매 맞을 준비도 미리 하라’는 말처럼, 불쑥 나타나 저축과 생활비 관리를 괴롭히는 지출 요소를 특별지출비용에서 꺼내 쓰면 안정적으로 예산을 관리하고 여윳돈을 저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예산은 지난해 지출 내역을 참고하면 큰 오차 없이 짤 수 있다. 50대는 평균적으로 200만~300만 원가량을 특별지출비로 잡아놓으면 관리하기 쉽다. 비용은 금리가 높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 통장이나 CMA 계좌에 넣기를 권했다.
완벽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
안 씨는 “가계부를 10년 넘게 써보니 완벽하게 쓰려는 마음가짐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원짜리 한 장까지 빼놓지 않고 기입하려다가는 제풀에 지쳐 오래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가계부 작성의 가장 주된 목적은 돈을 어디에 쓰는지 ‘체감’하는 데 있다. 이번 달, 올해 돈을 얼마나 썼는지 복기하고 충격을 받아야 절약할 결심이 선다. 개인 블로그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 ‘#가계부’, ‘#가계부쓰기’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작성한 가계부를 다달이 올리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꾸준히 가계부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나 고물가·저성장 환경 등 암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 불황의 시기, 구명줄이 되어줄 금융 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1 ‘호시탐탐’ 금리 높은 상품 노리고 있다면
파킹 통장
주차장에 잠깐 차를 대듯 목돈을 은행에 ‘파킹’(parking)하면 일반 통장만큼, 혹은 그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예금 상품이다. 일반 입출금식 통장과 달리, 은행이 제시한 기준 이상을 예금하면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주로 1년 이내에 사용할 비상금이나 목돈을 잠깐 보관할 용도로 사용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규제로 인해 일반 예·적금 상품 금리의 고공행진은 한풀 꺾였지만,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 상품의 금리가 높다는 점이 특징. 인터넷은행이 여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머니박스 통장’으로 최대 연 2.9%(2023년 1월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는 우대 조건을 채운 경우에 한해 300만 원 이하 금액에만 해당된다.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0.1%의 금리만 적용된다.
▶ 주요 상품 금리(2023년 1월 기준, 세전)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최대 3억 원까지 연 3%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최대 1억 원까지 연 2.6%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5000만 원까지 연 2.3%, 5000만 원 초과분부터 연 4%, 금액 한도 없음
[TIP] 파킹 통장과 CMA 통장, 무엇이 다를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인 CMA 역시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주로 단기 여윳돈을 넣어두고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용도로 쓴다. 인터넷은행의 파킹 통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연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부분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적지만, CMA는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므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한정된 자금으로 정기적 현금흐름 만들려면
개인형 IRP(퇴직연금)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2’에 따르면 다른 세대에 비해 50대의 개인형 IRP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향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보다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세액공제 금액이 900만 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직장에 다니는 50대는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절세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IRP는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고 있으니 어느 기관을 선택해도 좋다. 다만 기관 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어 수익률 관리나 고객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거래 은행을 찾아 개인형 IRP 계좌의 연금 수령 시뮬레이션과 운용 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향후 시장금리 인하를 감안한다면 3~5년 만기 예금(연 4.5~5.6% 수준)으로 운용 상품을 당장 변경한 후 미리 연금 수령 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 주요 상품
-예·적금 상품, 투자 상품(ETF 포함)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너무 많은 IRP, 내게 맞는 상품 선택하려면
한희윤 신한은행 연금솔루션마케팅부 수석은 “상품이 너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이란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놓은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예금 상품으로만 운용돼 수익률이 저조한 현상을 막고, 노후 소득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7가지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컴(Income)형 상품
고물가로 인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중장년층에서는 투자보다 안정적인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금리는 일시적 상황일 뿐이고, 향후 저금리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자산의 일정 비율은 저축이 아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때 중장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바로 인컴(Income)형 상품이다. 절세형 채권은 낮아진 채권 가격과 기준금리가 정점인 현재, 향후 자본 차익 비과세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보다 예금이 선호되기 때문에 시중금리보다 이자가 낮은 채권은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된다. 가격이 낮아진 채권을 사면 만기 시점에 매매차익(비과세)을 얻을 수 있다. 김봉학 PB팀장은 “최근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연 5% 이자 수준의 채권 중 할인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 수익과 절세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통상 매 분기 혹은 반기마다 쿠폰(채권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된 금리)을 지급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나 종합소득세 부담을 더는 세제상의 이점도 누려보자.
그밖에 인컴형 상품으로는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와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REITs) 상품이 있다. 먼저 월 지급식 ELS란 S&P500과 같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상품이다. 발행일 지수 대비 매월 평가일에 지수 수준이 통상 60~65% 이상일 경우 연 6~9% 수준의 쿠폰이 매월 지급된다.
리츠는 부동산 및 관련 자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김봉학 PB팀장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그로 인해 높아진 시가배당률(연 5~8% 수준)과 일정 조건 충족 시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9.9%)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절세 채권,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 리츠(REITs)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투자할 자산 비율은 어떻게?
100에서 본인 나이를 빼고 나온 값만큼 수익성 위주 투자자산에 넣는 ‘100-나이’ 투자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희윤 수석은 “고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되, 현재의 고금리 상황을 벗어나 향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예금 금리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더 좋은 신용카드 찾고 있다면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도 축소되는 추세다.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KG이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찾아볼 수 있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는 이에 맞춰 카드 사용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쓴다면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기료·가스요금·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은 카드 소득공제 항목에서 제외되므로, 할인 혜택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 측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고정비 위주로, 체크카드는 변동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TIP]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을 극대화하는 카드 사용법
연말정산 때 연간 카드(신용·체크·백화점·기명식 선불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카드 이용액의 일부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해준다. 카드고릴라 측은 “국세청에서 카드 소득공제를 할 때 결제 순서에 상관없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먼저 차감 공제한다”면서 “연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를 쓰고, 연소득의 25%를 초과하는 금액부터는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 선불충전카드, 지역화폐, 현금 위주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과금·생활비 할인형
소비 관련 혜택보다 공과금, 주유, 통신 등 생활비 관련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수도·난방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고릴라 측은 지난달 ‘2023년 신용카드 키워드’ 중 하나로 공과금을 들며, “지갑이 얇아지면서 각종 생활비에서 할인 혜택이 큰 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신한카드 ‘Mr.Life’ : 월납요금 10% 할인,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및 택시비 할인
-롯데카드 ‘로카(LOCA) 365’ : 아파트관리비,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대중교통비, 보험료 등 10% 청구할인
시니어카드
국민연금을 받고 있거나, 만 65세 이상으로 노인복지법상 경로자로 인정되는 경우에 발급을 추천한다. 국민연금증은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카드로, 종이형 수급증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수급자임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노령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을 월 10만 원 이상 받고 있다면 국민연금증 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종류는 일반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가 있다. 현재 우리은행, 농협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혜택은 은행마다 상이하다.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라고도 불리는 무임교통카드는 만 65세 이상 경로자가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상 생일 날짜부터 발급이 가능하다. 선불식(단순 무임교통카드), 후불식(신용카드) 두 종류가 있다. 단순 무임교통카드는 주민센터(동사무소), 신용카드는 신한은행에서 신청하면 된다.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순 무임교통카드의 경우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면 발급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카드사를 통해 신청하면 별도 발급 비용을 내지 않고 수령 가능하다. 65세 미만의 경우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 주요 상품
-우리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신규 연금수급자 버스요금 2년간 지원(월 4회, 최대 5000원), 쇼핑업종(백화점, 대형마트) 5% 할인, 전국 병·의원/한의원 5% 할인, 주유 리터당 70원 할인
-농협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철도요금 30~50% 할인, 만 65세 이상 고궁·박물관 등 공공시설 현장할인, 만 65세 이상 경기·강원 지역 거주자 지하철 무임승차 가능
주택 축소는 노후 생활비 절감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공과금 아끼듯 노력 여하에 달린 일은 아니다. 올해처럼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숙고와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주택 다운사이징을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담아봤다.
◇ 노후 경제 측면
올해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연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3.25%→3.50%). 14년 만의 최고 수치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하리라는 우려가 커졌다.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10년으로 증가 등 세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주택 축소는 노후 경제에 여전히 보탬이 될 수 있을까? 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다운사이징은 노후 경제에 효과적일까?
주택 다운사이징은 부동산 경기 침체나 시세, 세법 등 정책 변화와 관련 없이 생애주기에 따라 노후에 경제적 측면에서 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노후 소득은 정해져 있으니 가능하면 집을 포함한 모든 지출을 줄여야 한다. 특히 주거비 절감 차원에서 주택 다운사이징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수익형 부동산까지 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집이 크면 재산세, 집 담보 대출금, 유지비 등 관리의 어려움도 따른다. 집의 규모를 줄이거나 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주한 후 차액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면 좋다.
그렇다면 올해 집을 팔고 다운사이징해도 무리 없을까?
아무래도 집값이 높을 때 매도하는 게 이득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처럼 집값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다운사이징을 미루는 편이 낫다. 급하지 않다면 한두 해 정도 여유를 갖고 타이밍을 살펴보길 권한다. 그렇다고 손해 보기 싫어서 더 가격이 올랐을 때 처분하려고 계속 미루다간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그 가격 이상은 받아야지’라는 소유효과(대상을 소유한 뒤 그 가치를 이전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는 경향)로 인한 것이다. 시세 환상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차익이 발생한다면 눈을 질끈 감고 결단해야 한다. 그게 다운사이징을 실행에 옮기는 좋은 방법이고, 부동산 중심의 재무 상태를 정상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머리 아닌 어깨에서라도 팔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운사이징 없이 큰 집에 살 때 장단점은?
현재 소유한 큰 집에 그대로 살면서 주택연금을 받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주거 환경이 바뀜으로써 겪는 거부감이나 불편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노부부만 거주하는 경우 주거 관리 비용이나 세금 등 지출이 많아져 경제적으로는 단점이 더 크다. 특히 부동산 중심의 재정 상태라면 활용할 노후 자금이 적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기존 주택 처분 및 새집 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
큰 집을 매도한 후에는 가족 수에 알맞은 크기의 주택을 (전세가 아니라) 구입해서 거주하는 게 좋다. 다운사이징한 주택도 주택연금 등으로 활용하면 노후 경제에 보탬이 된다. 증여, 양도 등을 할 때는 증여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을 잘 확인해서 절세 방안을 꼭 찾아본다. 어렵다면 비용을 좀 내더라도 세무사나 부동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살던 집을 자녀에게 증여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 간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세법 측면에서 본다면 부모의 큰 집을 매도해 (만일 1가구 1주택이라면 양도세 감면을 받고) 그 대금으로 자녀에게 알맞은 크기의 주택을 구입해 증여해주는 편이 경제적이다. 비교적 저렴한 소형 주택을 구입한다면 증여세도 그만큼 절약되기 때문이다. 굳이 집을 물려주고자 한다면 일시에 넘기기보단 장기간에 걸쳐 일부분씩 증여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
◇ 노후 웰빙 측면
주택 다운사이징은 노후 경제뿐 아니라 심신에도 영향을 끼친다. 큰 집을 청소하고 관리하려면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자녀 출가나 사별 등으로 생긴 빈 공간은 상실감이나 공허함을 유발한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의료비 때문에 생활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도 있다. 다운사이징이 주는 구체적인 효과를 김동철 심리학 박사에게 물어봤다.
심리학적으로 알맞은 노후의 집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지며, 오래 살던 집인데도 두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공황장애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작은 공간이 주는 안락함도 있지만, 지나치게 협소해도 좋지 않다. 절약을 위해 너무 작은 집이나 원룸을 찾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웬만큼 동선이 생기는 구조가 낫다. 환경이 너무 단순하고 움직임이 덜하면 신체 및 인지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부 기준 방 2개가 있는 15~20평 정도면 알맞다.
다운사이징 때 가격이나 규모 외에 고려해야 할 점은?
물리적·사회적 접근성을 염두에 둔다. 가령 지방으로 가면 집값은 저렴해지지만 규모가 커지고 편의시설은 멀어진다. 공허함은 늘지만, 결핍을 채울 요소는 적어지는 셈이다. 사고나 위급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자녀의 집 또는 의료·복지시설 등과 너무 멀지 않은 게 좋다. 1인 가구라 할지라도 집은 부부의 경우와 비슷하게 맞춘다. 동선 확보와 더불어 지인을 초대하는 등 사회적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큰 집에 살면 많이 움직여 활동성에 좋지 않을까?
한겨울과 한여름에 냉·난방비 아끼려다 건강을 해치는 분이 적지 않다. 절약 정신이 몸에 밴 시니어들은 큰 집에 있더라도 냉·난방을 모두 가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방이나 거실 정도만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켠다. 그러면 특정 공간만 가게 돼 오히려 활동성이 줄어든다. 작은 규모라면 곳곳에 냉·난방을 가동하기에 집 안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나이 들면 큰 집을 청소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정리정돈을 소홀히 하면 자칫 위생상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고, 결국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출가한 자녀 방 때문에 큰 집을 고수하는데, 괜찮을까?
자녀의 방문이 잦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1년에 서너 번 찾아오는 자녀를 위해 방을 비워두는 건 비효율적일뿐더러, 그 공간으로 인해 외로움·허전함 등을 느껴 자칫 빈둥지증후군이나 우울증을 호소할 수 있다. 큰 집에 자녀의 방이 남아 있다면, 부부의 공간으로 새로 꾸며 활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도움말=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장,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