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년이라면 여행 말고 한 도시씩 한달살기 해보세요!”
- 30대 초반, 전세 자금과 가진 돈을 몽땅 가지고 해외에서 2년 동안 한 달에 한 도시에 머무르며 세계를 다녔다. 삶의 패턴을 한 달에 맞추자,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삶을 대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달팽이처럼 10년째 한달살기를 하는 김은덕·백종민 부부의 이야기다. “5년 동안 집도 사고 준비해서 떠나려고 했는데, 어림도 없더라고요. 신혼여행을 2주 동안 다녀왔는데 정말 좋은 거예요. 이렇게 좋다면 미루지 말고 떠나자고 한 거죠.” 김은덕·백종민 부부는 결혼하면서 약속을 했다. 5년 뒤에 세계 여행을 가자고. 그런데 현실에는 그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발목 잡는 일들이 많았다. 지금 떠나지 못한다면, 5년 뒤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사하는 마음으로 백종민 작가는 자신들의 ‘결여와 결핍’이 ‘한달살기’라는 여행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계산으로 1년간 세계 여행을 하는 데 1인당 필요한 돈은 3000만 원. 두 사람이 2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하려면 총 1억 4000만 원이 필요했다. 당시 수중에 있던 돈은 7000만 원. 예상 비용에서 50%를 줄여야만 2년 동안 여행할 수 있었다. “여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이 숙박비와 교통비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찾은 방법이 한 달 동안 한 숙소에서 지내는 거였어요. 숙박비 할인받고, 이동이 적어지니 교통비도 줄일 수 있었죠. 그렇게 10년 동안 45회 정도 ‘한달살기’를 했어요.” 해외로 한달살기를 떠난 2013년만 하더라도 한곳에서 한 달을 여행한다는 개념은 흔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그럴 거면 유학을 하거나 이민하지’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달 ‘여행’이 아닌 한 달 ‘살기’는 얼마나 달랐을까? “여행(旅行)의 한자를 풀이해보면, 낯선 곳을 둘러보고 오는 거잖아요. 그런데 한달살기는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가는 개념이에요. 살아야 하는 곳이라면 좋든 나쁘든 적응해야 하잖아요. 어떻게 이 도시와 빨리 친해질까 생각하게 되죠. 그곳에서 무엇을 볼까가 아니라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여행과 다른 점이에요.” 부부는 어느 도시를 가든 ‘달팽이 여행법’으로 한 달을 보낸다. 첫째 주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맛집이 있는지, 슈퍼마켓은 어디에 있는지,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은 있는지 정보를 수집한다. 둘째 주가 되면 조금 더 멀리 나가고 싶어진다. 첫째 주에 주변을 돌며 알게 된 동네 행사도 참여하고, 평소 궁금했던 장소도 찾아가 본다. 그렇게 2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동네 주민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셋째 주에는 우리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꼭 나타나요. 말을 걸기 시작하죠. 밥 먹자고 하거나 동네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알려주기도 해요. 정말 성격 급한 분들은 ‘야 거기 말고 여기 가야 해’라며 알려주다가, ‘그냥 내가 데려다줄게’라며 그 자리에서 차를 태워주기도 해요. 새로운 여행지를 갈 기회가 되죠.” 나선형으로 점점 커지는 달팽이 껍질처럼 1주 차부터 4주 차까지 활동 반경이 숙소로부터 점차 넓어진다. 그래서 ‘달팽이 여행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지막 주에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도움을 준 주민에게 한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함께 식사하며 작별 인사를 한다. 물론 도시의 특성에 따라 교류가 많지 않은 도시도 있지만,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이별하는 시간을 가지면 ‘아, 한 달 잘 살았다’ 하는 기분이 든다고. 김은덕·백종민 작가는 한달살기를 하는 동안 여행 기록을 매주 4편 블로그에 남겼다. 2년 뒤 돌아올 때 100호를 완성하겠다는 목표였다. 날것의 글이었지만, 마치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며 글을 기다리는 독자도 생겼다. 그래서 이 글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도시’ 1, 2, 3권과 ‘여행 말고 한달살기’를 펴냈다. ◆중장년이 가기 좋은 나라 추천 중장년은 비행시간이 6시간 넘어가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세요. 또 ‘K-부모님’(한국 스타일 부모님)에게는 가성비 좋은 한달살기가 중요해요. 동남아 국가의 가장 좋은 점은 큰 집을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는 거예요. 은퇴하고 나면 건강관리 하려고 운동도 많이 하시잖아요. 비행시간이 짧고, 가성비 좋으면서, 운동하기 좋은 나라들을 꼽아봤어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가까운 일본도 좋아요. ㆍ베트남 호찌민 주변에 골프장이 많아요. 골프를 즐기는 중장년이 가시면 좋을 거예요. ㆍ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겨울을 보내기에 좋아요. 트레킹도 가능하고, 코끼리 보호 활동같이 생소한 경험도 해볼 수 있어요. ㆍ대만 가오슝 저렴한 비용으로 수영할 수 있어요. 매일 수영을 즐겨보세요. ㆍ일본 삿포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여름에 마라톤 대회가 열려요. 자연 경치가 멋진 곳이 많아 볼거리도 있어요. 일본인의 여름 휴양지로 꼽히는 만큼, 지금 떠나기 좋겠네요. 중장년에게 잘 어울리는 한달살기 한달살기는 삶과 여행이 공존한다. 여행 스케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삶의 스케줄을 그대로 옮겨온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했던 일들을 한달살기를 하는 도시에서도 이어간다. 그래서 한달살기는 중장년이 하기에 가장 좋은 여행이다. 시간은 많지만 경제적으로 아껴야 하고, 은퇴 후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하면 삶의 시간을 쓰는 방법이 완전히 바뀌잖아요.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때 한달살기를 하면 정말 좋아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는 세 가지를 바꾸면 된다고 해요. 만나는 사람, 시간 패턴, 공간이에요. 한달살기는 이 세 가지가 다 가능하니까 좋은 거죠.” 부부는 한달살기를 하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배우고 싶었던 언어, 해보고 싶었던 수영 등을 낯선 도시에서 시도하는 거다.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했다면 숙소 근처에 공공도서관이 있는지 찾아본다. 마을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참여해보고, 단골 음식점도 만든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작은 것이라도 있을 거예요. 은퇴하고 해보고 싶었던 것을 낯선 도시에서 도전해보세요. ‘매일 헬스장 가기’를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자극이 돼요.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은퇴할 때쯤이면 삶에서 더는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은데 외국에 나가면 정말 새로운 일투성이거든요. 그걸 온몸으로 겪어보면 좋지 않을까요.” 기왕 한달살기를 할 거라면 해외를 추천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한달살기를 하면, 그 도시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차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해외를 나가면 쉽게 돌아오지 못한다. 발목 잡는 환경을 만들어두면, 좋아도 싫어도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삶에 지쳐 무뎌진 감각을 날카롭게 세우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언어, 내가 살아온 공간과 다른 환경, 다른 규칙이 자연스럽게 나를 날카롭게 만들어요. 삶에 지치거나 익숙해서 무료해질 때,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의문이 생길 때 한달살기를 하면 다시 삶의 감각이 살아나요. 한 달이면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시간이기도 한데, 익숙해질 때쯤 떠나니까 여행자면서 거주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더라고요.” 한달살기의 또 한 가지 장점은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파리에서는 숙소를 잘못 예약해 세 평짜리 방에서 한 달을 살아야 했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세 평에서도 한 달이나 살 수 있네’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고. 작은 것에 실망하지 않고, 행복을 느끼고, 힘든 상황도 견뎌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년 동안 한달살기를 하면서 삶을 대하는 가치관도 크게 바뀌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부부는 그래서 한달살기를 ‘선물’이라고 말한다. ◆중장년을 위한 한달살기 Tip 1 첫째도 날씨, 둘째도 날씨! 한달살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날씨예요. 며칠이 아니라 한 달을 머무르는데, 매일 비가 오거나 매일 덥거나 매일 춥다면 어떨까요? 저희가 올해는 마음이 급해 2월에 터키로 떠났더니 눈보라가 엄청났어요. 4월에 갔던 조지아는 일주일 내내 폭설이 내리더라고요. 날씨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달았어요. 또 나이 들수록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날씨는 정말 중요해요. 시간 여유가 있는 중장년 분들은 날씨 좋은 때를 맞추기 편할 거예요. 2 비교는 금물! ‘한국보다 oo하네’라는 비교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순간 내 여행의 격과 질이 뚝 떨어져요.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 도시에서는 다를 수 있어요. 방문한 지역에 맞춘 삶을 살아야 만족스럽게 한 달을 보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신선한 자극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3 한 달 생활비 계산하기 한국에서 한 달에 얼마를 쓰는지 먼저 계산해보세요! 이 비용에 맞추면 풍족하지는 못해도 한달살기를 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어요. 저희 숙소비는 월 500달러를 넘기지 않았는데요, 동남아라면 수영장과 헬스장까지 갖춘 곳에서 한달살기를 할 수 있어요. 내가 쓸 수 있는 상한선과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하한선을 잘 알고 떠나면 해외 한달살기도 충분합니다. 4 비수기를 노리자 저희 부부가 한국에서의 생활비로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비수기에 떠났기 때문이에요. 9월에는 1인당 30만 원으로 태국으로 떠날 수 있었어요. 유럽도 비수기라면 왕복 70만 원으로 어디든 갈 수 있고요. 또 저비용항공 프로모션도 가능해요. 비수기에 떠난다면 항공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5 숙소는 한곳에서 머무르기 젊은 친구들은 한달살기를 하더라도 숙소를 일주일에 한 번씩 옮기더라고요. 그러면 체력 소모가 너무 커요. 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이니까 비용을 아끼면 좋잖아요. 한 달 동안 한 숙소에 머무르면 주인을 설득해서 할인받을 수 있어요. 집주인도 비용이 줄기 때문에 보통은 30%, 많으면 50%까지 할인해줘요.
- 2022-07-19 08:50
-
- 울트라 마라톤 교통사고에 대한 단상
- 며칠 전 부산에서 파주까지 국토 종주 400km 울트라 마라톤을 달리던 선수 3명이 음주 운전자의 차에 치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마라톤 100회를 완주하고 울트라 마라톤까지 달려본 나는 안타까움이 더하다. 울트라 마라톤이란 마라톤 정식코스인 42.195km를 넘어서 달리는 모든 마라톤을 말한다. 100km가 일반적이고 짧게는 60km 길게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600km도 있다. 이밖에 사하라 사막을 달리는 마라톤도 있지만 앞으로는 빙하지대나 열대우림을 내달리는 울트라 마라톤도 생길지 모른다. 한계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더 먼 거리, 더 악조건 속의 마라톤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인간에게는 나쁜지 알면서도 하고 싶어 하는 중독성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약이고 도박이다. 스포츠도 중독성이 있다. 내가 겪어본 마라톤도 그렇다. 긴 시간을 달리면서 느끼는 고통이 클수록 완주 뒤에 해냈다는 성취감은 더하다. 달릴 때는 고통스러워 왜 이런 운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을 질책하다가도 완주하고 나면 고통을 싹 잊어버린다. 산모가 출산의 고통을 잊어버리고 또 임신하는 것처럼 끝까지 달리고 나면 힘든 것들은 잊은 채 다음 대회를 또 검색한다. 일반 마라톤이 누가 빨리 결승점에 들어오는가를 가리는 속도 경주라면 울트라 마라톤은 긴 거리를 제한시간 내에 완주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자기만의 성취감에 도취한다. 하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니어서 참가 선수가 적다. 사고가 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70명이었다고 한다. 메이저급 마라톤 대회 인원이 1만 명을 넘는 것에 비하면 아주 보잘것없는 숫자다. 출발점에서는 동시에 출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간격이 벌어진다. 그 거리는 수십 ㎞에 달할 수도 있어 혼자서 달리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고 당시 피해자들 주변에 안전관리 요원이나 차량도 없었다고 하지만 주최 측에서는 선수가 어느 구간을 달리는지 파악이 어려워 주로에 안전요원과 안전차량을 배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게 하려면 비용이 상당할 것이다. 문제는 울트라 마라톤은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선수들 참가비와 주최 측 호주머니 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할 수 없이 각자가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밤거리에는 헤드라이트를 쓰고,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눈에 쉽게 보이는 표식 등을 몸에 부착하고 달리지만 밝기가 약해 과속 운전자의 시야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인도가 없는 곳도 많아 어쩔 수 없이 차로의 갓길을 달리지만 심야에 트럭이 달리며 지나갈 때면 찬바람이 스치며 깜짝깜짝 놀란다. 운전자들도 갑자기 나타난 선수들 때문에 당황하곤 한다. 음주운전이 큰 문제였지만 갓길이라 해도 자동차도로를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사고로 안전 조치를 주최 측에 더 요구하면 울트라 마라톤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만족시켜주면서 근본적으로 사고를 없애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낙동강 자전거길(389km), 남한강 자전거길(136km) 등 여러 곳에 설치돼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평소는 자전거길로 사용하고 특정한 날에만 울트라 마라톤 구간으로 변경해 경기를 치르도록 하면 된다. 위험하니 무조건 하지 말라는 금지령보다는 위험 요인을 없애고 허용하는 긍정적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
- 2020-07-20 10:35
-
- 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로서 새해 소망
-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를 위해 서울 마포 상암동에 월드컵경기장이 생겼다. 근처의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은 환경재생 사업을 통해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원은 2002년 5월 1일 개장했다. 이곳과 가까운 성산동 거주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공원 개장을 기념할 수 있는 운동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 무렵 인라인스케이트가 붐을 이루던 때라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마음이 끌렸다. 개장일 새벽,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혼자 공원으로 나갔다. 초보자였으므로 누가 넘어지는 모습을 볼까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공원과 가까워 매일같이 새벽 운동을 나갈 수 있었다. 모 일간지의 인라인스케이트 관련 기사와 인터넷에 소개된 교본을 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나자 다른 사람을 지도할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H대학교 인라인스케이트 동아리에 참여해 젊은이들과 함께 한강변 남단 코스도 라운딩했다.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힘든 일도 있었다. 2004년 초 운동을 하러 나가다가 월드컵경기장과 평화공원 사이 횡단보도 건널목 대로에서 대형 교통사고로 우측 다리를 크게 다쳐 1년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기간을 제외하곤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걸 쉬어본 적이 없다. 스피드나 슬라롬(속도를 겨루는 경기)을 즐겨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오래 한 종류의 운동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경계가 느슨해지곤 한다. 운동을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특히 인라인스케이트는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가끔 멋 부리느라 보호 장비 없이 타다가 대형 사고를 겪는 사람들을 본다. 고수가 되려면 실력과 함께 겸손함을 겸비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 수련까지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이 도움을 원할 때 나는 인간적 차원에서 남녀노소 관계없이 성심성의껏 지도를 해준다.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 지난해 말부터 6세 손주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치고 있다.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재미가 있다. 새해엔 손주 녀석이 자력으로 제대로 탈 수 있도록 더 세심한 지도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손주 녀석의 실력이 향상되면 손주의 유치원 친구들에게도 가르쳐주고 싶다. 그래서 그 녀석들이 자라 손주와 헤어져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하더라도 인라인스케이트를 통해 맺은 우정이 오래 유지되길 기대해본다. 새삼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새해 바라는 게 있다. 옛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며 시간을 함께 보낸 동호인들을 SNS를 통해서라도 만나고 싶다. 그들과 다시 소통할 수 있다면 시니어답게 천천히, 그러나 멋있게 나를 보여주고 싶다.
- 2019-01-08 08:54
-
- 낭비를 줄여야 돈 걱정 없다
- 돈 걱정 없이 사는 방법은 번만큼만 쓰면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시니어의 사회은퇴 전후의 생활은 전혀 딴판입니다. 은퇴 전에는 돈이 부족하더라도 나중에 보충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수입은 줄고 늘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소비지출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생활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낭비를 줄여야 해답이 나옵니다. 건강관리비 누구든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소망합니다. 건강하면 병원이나 약국을 찾을 필요가 없고 건강식품을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건강관리비를 확 줄일 수 있습니다. 건강하려면 섭생도 중요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하여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상쾌한 바람이 부는 운동하기 딱 좋은 때입니다. 산행·마라톤·수영·골프 등 체력과 취미에 맞는 운동을 하면 됩니다. 운동을 쉬지 않고 하여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마음을 다잡이야 운동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창밖을 내다보고 비가 오는지 눈이 내리는지 걱정하면 운동하러가기 싫어집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지 말아야 합니다. 비오면 우산을 들고, 눈이 쏟아지면 털모자 하나 머리에 쓰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먼동이 트면 집을 나서 아침 산책을 하면 하루가 상쾌합니다. 아침 산책길은 맑은 날도 이슬이 내려서 평지보다 미끄럽습니다. 산에서 넘어지면 대형 골절사고가 납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동호인을 즐겁게 사귀면 운동을 지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친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운동에 빠질 수 없습니다. 산악회에 참여하여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지방 원거리를 찾고 가끔 해외원정 산행을 하면 효과는 더욱 높아집니다. 산행이 어려우면 걷기 쉬운 둘레길을 찾고, 더 낮은 자락길을 걸어도 좋습니다. 신체조건에 맞춰 무리하지 않도록 걸으면 건강에 유익합니다. 햇볕 쪼이고 맑은 공기 마시면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걸으면 됩니다. 누구나 만보를 걷을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에 동참하면 건강유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재산기부·재능기부·노력봉사 중 자기처지에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사회에서 터득한 귀중한 체험을 후세대에 전하는 숭고한 일입니다. 참가자들과 함께 어울려서 마음의 평온을 얻고 나눔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회교육에 참여하여 새로운 배움을 익히고, 남녀노소 세대들과 어울리는 일도 건강유지에 큰 보탬이 됩니다. 자기완성을 위한 자존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차량유지비 자동차는 편리한 교통수단입니다. 하지만 차량유지비를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차를 구입할 때나 유류가격이 상승할 때 잠깐 고민하다가 금방 잊고 생활합니다. 사회은퇴자는 차를 사용할 필요가 많이 줄어듭니다. 가끔 운전석에 앉으면 차운전이 낯설게 느껴지고 행동이 굼떠져 사고를 내기 쉽습니다. 차는 주차장에서 먼지만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을 그만 둬야하는 이유입니다. 차가 보이면 차를 사용하고 싶고 걷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차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야 대책이 나옵니다. 자원봉사활동과 사회교육에 참여하면서 굳이 자동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로혼잡에 고생하지 않고 약속시간을 잘 지킬 수 있는 전철과 버스 대중교통 이용이 최선입니다. ‘건강하려면 불필요한 차를 없애자.’ 차 없애기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주위의 눈을 의식하고 차의 편리함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어서입니다. 차는 편리하게 이용하되 불필요한 경우에는 과감하게 없애야 합니다. 이를 실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자동차를 없애면 유류비·수리비·세금·보험료 등 차량유지비가 모두 없어집니다. 새 차 구입하는 목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없어집니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거나 교통사고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온이 옵니다. 몸이 건강해지면 건강관리비도 확 줄어듭니다. 한가한 때 전철에 앉아서 책을 읽고, 버스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전철역까지 왕복 걷기를 자주 하고 운동량이 부족하면 다음 날 꼭 보충하는 습관을 기르면 더욱 좋습니다. 허망한 투자 세상에 공짜가 없는 줄 알면서도 고수익·고배당 유혹에 넘어가기 쉽습니다. 섣불리 투자하였다가 재산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보다 판단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쇠퇴하였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화려했던 젊은 날을 하루속히 잊어야 합니다. 자랑해서도 아니 됩니다. 후세대에 자리를 비켜주고 물러나야 합니다. 유능한 후계자를 도우면서 여유를 가져야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환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면서 장기투자를 헤서도 아니 됩니다. 설령 성공하더라도 이미 자신의 관리할 수 없습니다. ‘현금만이 나의 것’ 입니다. 높은 이자를 지불하는 차입금이 있으면 빨리 정리하여야 합니다. 현금수입이 없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라면 당장 큰 부담입니다. 이른바 흑자도산입니다. 부동산이 커지면 나중에 자식들의 상속분쟁만 키웁니다. 부동산·장기채권 대신 현금을 확보하여 지기의 소비를 희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후세대 관리 시니어 살림살이는 ‘현금흐름 수지균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현금이 부족하지 않아야 합니다. 인생 전반부는 증기기관차처럼 자신을 불태우며 앞만 보고 열심히 살면서 수입을 늘려 재산을 키웠습니다.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선 후반부는 빈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부족해서도 아니 되지만 남길 수도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습니다. 자신은 알뜰하게 살았으나 자식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주위에 많습니다. 단호하게 뿌리치지 못하면 자신과 자식 모두에게 큰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이 닥치면 이를 거절하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먹는 것보다 먹이를 구하는 훈련을 시키라’라고 흔히 말합니다. 자식들에게는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무조건 자식을 도와주는 것보다 교훈도 함께 전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2017-11-08 11:37
-
- [생활건강] 치매 예방주사는 대화로 푸는 소통이다
-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는 시대적 소명이다. 선진국일수록 보건환경 개선으로 고령화는 필연이며 반면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어든다. 당연히 전체 인구는 고령화와 저 출산이 서로 상쇄되어 별로 줄지 않지만 사회인구는 점점 고령화가 되어간다. 고령화 사회의 노노케어는 젊은이들에게 생산과 후세 교육에 전념토록 할 수 있는 여력을 주고 활동적인 시니어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된다. 필자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노노케어의 선두에 서겠다는 각오로 이론적인 재무장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노인운동지도사. 수지침사, 맛사지사 등 다수의 민간자격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 치매지원센터에서 치매전문 자원봉사자의 일을 하고 있다. 치매는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도 그렇지만 가족도 제일 겁먹는 질환이다. 중풍은 의식이 있는 본인이 괴로운 병이라고 하면 치매는 가족이 고달픈 병이다. 가죽 끈 같은 끈끈한 가족의 유대감이 없으면 한식구라는 관계가 어느 날부터 해체되고 심지어 치매 환자를 죽이기까지 한다. 치매는 병인데도 일반인이 치매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제발 정신 차리라고 환자를 때리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80대의 치매할아버지가 철로를 걷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치매할아버지의 법률상 보호자인 할머니에게 열차 지연에 대한 벌금을 부과 하였다. 할머니도 고령인 데다 할아버지의 매 순간을 감시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였지만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 의외인 것은 아들에게는 무죄를 선고하며 그 이유로 같이 살지 않는 다는 점을 들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봉사자의 한사람으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고 감히 말한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인지증(認知症)이라고 하지만 한자로는 치매(癡呆)라고 쓴다. 치매 글자는 癡(어리석을 치) 呆 (어리석을 매 )자로 무릎을 탁 칠만큼 치매환자의 상태를 글자의 의미에 잘 담고 있다. 癡 는 병질부 즉 암(癌),병(病)과 같은 병질부를 쓰고 있으며 안에는 의심할 의(疑 )자가 들어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소통이 없으면 남을 의심 하게 된다. 소통이 없는 치매환자는 의심이 많다. 자기 물건을 자기가 숨겨놓고 숨긴 사실을 잊어버린 채 누가 훔쳐갔다고 남을 의심한다. 심지어는 요양보호로 방문한 요양보호사와 남편과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서로 소통이 원활한 사람은 의심이 있을 이유가 없고 이런 사람은 치매가 없다. 매(呆) 자를 자세히 보면 나무(木)위에 입(口)을 내미는 형상이다. 얼마나 말을 하고 싶었으면 말할 상대를 찾으러 나무위에 올라가서 입을 내밀어 보겠나? 결국 대화 상대를 못 찾고 어리석을 매(呆)자가 되어 치매환자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바꾸어 말하면 혼자 외롭게 살면서 말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사람의 의사소통의 기본이 말인데 말할 상대가 없으면 외로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치매 한자를 풀어 의미를 새겨보면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치매는 외롭게 혼자 있는 사람들에게 친구하자고 찾아온다. 최근 치매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20∼30대 청년층 치매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부족, 음주 및 우울증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이유 말고도 사람사이의 대화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가족사회며 농경사회여서 가족, 이웃 간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 졌다. 나이 들어 노동에 종사 못하고 집에 혼자 남게 된 노인들이 치매에 많이 걸린다. 치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치매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대개가 외로운 사람들이다. 현대의 치매 환자의 증가는 점차 대화가 없어지는 가정과 이웃, 현대 사회가 주범이라 생각한다. 1인 세대가 늘어가고 혼자 밥 먹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간다. 사람끼리 모여 있어도 각자 스마트폰으로 카톡으로만 대화한다. 카톡으로 반갑게 대화하던 사람도 실제 만나면 시들해진다. 카페인 중독이라 하여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터넷은 중독에 가깝도록 이용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직접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키스하는 감질내는 형국이다. 보건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치매로 인한 비용도 2008년 8,625억 원에서 2012년 1조9,234억 원으로 123%나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비(4,826억원→1조1,891억원), 교통비(10억원→23억원), 간병비(3,146억원→6,217억원)와 같은 직접비용이 모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2020년에는 18조9000억 원, 2030년에는 38조9000억 원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의료과학의 발전으로 획기적인 치료약이 개발되겠지만 가족이 해체되고 이웃과 고립화되어 혼자 살아가는 외톨이들 에게는 치매는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은퇴하기 전에 누구랑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낼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남들과 어울리는 소통력을 시니어들은 키워야 한다.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친구랑 함께 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부부가 함께 행동을 하면 좋겠지만 3,4십년을 서로 다른 생활을 바쁘게 해오다가 어느 날 퇴직했다고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함께 지내려고 하면 평소 못 보던 단점을 자주 보게 된다. 퇴직 후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부부를 방송에서도 주제로 다룬다. 평소 이웃사촌이라는 동네친구를 사겨야 한다. 좋은 이웃친구란 나와 경제력이 비슷하고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이다. 시니어들은 살아온 세월이 있어 나와 잘 맞을지 않을지는 금방 알아낸다. 성격상 잘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치려하거나 한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계속 친구로 지내려는 생각은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이 들면 성격은 고치기 어렵다. 빨리 헤어져야 한다. 지금 가입해 있는 스포츠나 취미 동호회가 있다면 목숨 줄처럼 꼭 붙들어야 한다. 나이 들어 새로운 모임에 가입하려고 하면 잘 받아주지도 안을뿐더러 혹 받아준다고 해도 개밥에 도토리처럼 외톨이가 되기 쉽다. 그런 면에서 탁구나,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적성에 맞는 스포츠를 좀 젊었을 때 배워두면 좋습니다. 필자는 테니스를 30년이나 함께한 동호회가 있는데 주말이면 함께 늘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나이 들수록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요 자산. 필자는 해마다 실시하는 동네 도서관의 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5만 페이지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서 상도 받는다. 막연히 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든 목표를 세워서 하면 동기부여가 확실하여 달성하기가 쉽다. 읽은 책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남들과 대화를 할 때 녹아 나온다. 남들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울리며 소통하는 여유로움이 치매예방주사다.
- 2016-05-23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