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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세대의 고충, 디지털 장벽 낮추는 디자인 해법은?
- 키오스크의 시대다. 은행의 ATM 기계, 공공기관의 무인 발급기, 영화관의 무인 발권기, 주차장 사전정산 키오스크, 쇼핑몰 내 공간 안내 키오스크 등 코로나19는 일상 곳곳에 사람 대신 기계를 놓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 정보를 얻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생긴다는 점이다. 유니버설 키오스크가 등장한 배경이다. 2021년 통계청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정보 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100% 기준)의 75.4%였다. 고령층은 69.1%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일반국민과의 디지털 격차가 30%나 벌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율을 보이고 있다. 205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에 달할 전망이다. 디지털 격차로 인해 소외되는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선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의 노년층 : 포용 혹은 소외’ 보고서에서 “경제적 빈곤과 디지털 활용 능력 부족 등으로 변화에서 소외된 노년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은 온라인 기반의 각종 서비스와 비대면 서비스에서도 제외되어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면서 “나이와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ICT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노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요구와 능력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ICT 유니버설 앞당긴 비대면 시대 빠른 고령화와 비대면 시대로 인한 디지털 가속화는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앞당겼다. 최근 강남구청, 강남구보건소, 동대문구청, 금천구청 등 행정기관과 국립고궁박물관, 한국문화재단 등 문화시설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설치되고 있다. 비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고령자, 아이, 휠체어 이용자, 외국인 등 말 그대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키오스크다. 이 제품은 점자를 이용한 ‘닷 워치’와 ‘닷 패드’로 시각장애인들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소셜 벤처 ‘닷’(dot)이 개발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주문용 키오스크, 길 안내용 키오스크, 박물관용 촉각 전시 키오스크 등으로 나뉜다. 고미숙 닷 커뮤니티 매니저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정보 격차에 따른 디지털 소외계층이 더 많다는 걸 느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다가오면서 유니버설 키오스크는 빛을 발했다. 닷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는 디지털 점자·촉각 패드가 있다. 음성 안내 버튼을 누르면 시각장애인도 스마트 키패드와 패드를 활용해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안내 서비스가 있으며, 외국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외국어를 지원한다.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많이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한눈에 잘 보이는 UI를 설계했고, 고령자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울 수 있는 돋보기 기능이 있다. 또한 휠체어를 탄 사람, 허리가 굽은 노인, 키가 작은 아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높이 조절 기능이 있다.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올려다보았을 때 빛 반사로 화면이 잘 안 보이는 경우를 고려해 각도까지 반영했다. 이용자가 가고자 하는 위치까지 가는 길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화면과 함께 음성 내비게이션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부산교통공사의 의뢰를 받아 50개가 넘는 부산 역사 내에 설치할 키오스크를 설계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꼭 필요한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전문가들은 이 디자인을 통해 편리함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들은 고령자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의 30%가 고령자인 세상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고미숙 매니저는 “키오스크 이용법을 몰라 헤매다가 뒤에 줄 선 사람들을 보고 눈치가 보여 물러나는 디지털 약자가 많다”면서 “고령자를 위해서는 음성 안내 기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음성 안내 버튼을 눌렀을 때 ‘오른쪽 위 OO 버튼을 누르세요’ 등 음성으로 이용법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음성 안내 기능이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친절한 키오스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기능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고 매니저는 “요즘에는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이어폰을 꽂고 있거나 종교 권유 활동이라고 생각해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면서 “테이블에 앉아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는데, ‘두 번 눌러주세요’, ‘메뉴 카테고리를 골라주세요’ 등의 안내 음성이 나오거나 누를 수 있는 키보드가 달린 터치패드 같은 형태라면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2-11-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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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한달살기 꿈꾼다면 이곳을 ‘주목’
- 큰맘 먹고 시작한 한달살기. 정해진 시간에 정신없이 유명한 장소를 훑는 관광이 아닌, 느리고 여유로운 휴식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는 게 영 익숙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제주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울까? 급할 건 없다. 우리에게는 30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한달살기는 단순한 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한달살기를 앞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한 달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말을 트게 된 아주머니에게 사는 이야기를 듣거나, 비를 피하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대접받는 등의 상황 말이다. 그러나 막상 제주 땅에 발을 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 할 수 없는 일을 깨알같이 모두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참고해 각종 정보를 샅샅이 뒤지게 되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에 하루하루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상과는 다른 제주살이에 문득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한달살기가 아니라 그저 한 달간의 패키지 여행이 되는 셈이다. 한달살기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바라기보다, ‘여행 테마’를 설정하고 제주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자유 선물하는 ‘책방 투어’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후로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 독서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달살기를 명목으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독립 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점이 많다. 제주만의 지역 감성과 책방지기의 취향이 버무려져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 특유의 기분 좋은 종이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주는 아늑함은 덤이다. 바라나시 책골목_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횟집 거리 사이, 빈티지한 간판이 눈에 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인도 서적과 세계문학 및 인문학 책이 즐비하다. 이곳은 제주 속 인도, ‘바라나시 책골목’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다. 갠지스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이 있다. 생애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꼽히며, 일부 여행객은 인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은 한국에서 인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장소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나 요구르트 ‘라씨’도 맛볼 수 있다. 만춘서점_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흰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각형 구조의 내부로 매력을 더했다.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과 LP, 제주의 감성이 흐르는 소품이 가득하다. ‘만춘서점’ 책방지기는 출판·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했다. 그래서인지 육지 사람이 그리는 제주의 장면을 더욱 잘 옮겨놓은 듯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1인용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소심한 책방_오름 다섯 개가 감싸고 있어 유독 고요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다. 좁은 골목 안쪽, 돌담 너머에 ‘소심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각각 제주와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소설, 에세이, 여행 등 단행본부터 독립 출판물, 제주 특산품, 문구까지 다채롭게 구비했다.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책방에 온도를 더해주고, 밤에는 노란 불빛이 다정하게 채워진다. 때로 소소한 전시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들를 곳이 많은 관광 지역이 아닌데도 굳이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하나만 꼽기 어렵다. 책약방_‘책약방’은 초록 잎과 나무, 낮고 작은 집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그림책 전문 서점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람 대신 책이 지키고, 마을이 지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현관 옆에 걸린 작은 의자 위에는 운영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그림책’이 놓여 있다. 비치된 그림 일기장과 100자짜리 작은 원고지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릴레이처럼 이어진 글들을 읽다 보면, 책약방의 진짜 ‘약’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올레길은 제주도의 마을길, 해안도로, 숲속 오솔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코스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등학교~광치기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 제주해녀박물관~종달바당을 잇는 21코스가 개장하면서 올레길 코스는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게 됐다. 현재는 제주도 내에 총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최근 확장된 추자도 코스를 포함하면 총 27개다. 각 코스는 길이가 대체로 15km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5~6시간 정도다. 제주도 올레길을 한 코스씩 돌다 보면 도내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코스도 있어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동선과 숙소 계획을 맞춰 짜야 한다. 식사도 매번 사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준비한다. 또한 올레길은 리본을 매달아 길을 안내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혼자 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날이 저무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로는 드문드문 표시한 리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길을 잃기 쉽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보강한 ‘알파캠프’는 트레킹과 관련해 가이드, 교통, 식사, 숙소, 세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한다. 더불어 관광객이 한 달 동안 제주의 모든 올레길과 새로 생긴 하영올레길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토끼반과 거북이반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통 중장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8세 이선이 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 대신 올레길을 걸어볼 생각으로 알파캠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숙소 예약도 번거로워 고민하던 차였다. 이 씨는 “차로 여행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가까이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는 그저 우리나라의 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정겨운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캠프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를 완주하는 ‘제주올레캠프’ 프로그램 외에도 오름이나 한라산, 4대 휴양림, 숲길 등을 다양하게 걷는 ‘제주여행캠프’,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는 ‘다이어트 캠프’, 오름 전문 캠프인 ‘제주계절캠프’ 등이 있다. 의미 있게, 친환경 한달살기 ‘제주도’ 하면 많은 이들이 청정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해변에는 폐그물, 밧줄, 스티로폼, 플라스틱, 페트병, 장대 등 폐어구와 나무토막이 가득하다. 게다가 언제 번식했는지 모를 파래가 수면에 떠 있거나 바위나 모래사장에 널려 있어 볼썽사납다. 제주도는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도는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전체 발생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를 지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제주’를 여행 혹은 한달살기 테마로 설정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플로깅을 하는 식이다. 플로깅은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혼자서 가고 싶은 장소를 지정해 환경 정화를 하거나, 제주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여행 테마는? 후회 없을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서는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큰 주제나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우선 ‘왜 제주도에 가려고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1 건강하게 한달살기 ‘하루 한 군데 오름 오르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한 달간 인스턴트식품 끊기’ 등으로 몸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2 휴식하며 한달살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면 ‘매일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3 습관 개선 한달살기 한 달 동안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인 말 하지 않기’,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등을 시도해 나를 괴롭히는 습관을 개선해보는 건 어떨까. 1 바라나시 책골목 2 만춘서점 3 소심한 책방 4 책약방
- 2022-07-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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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디지털 취약계층에 '디지털 안내사' 파견
- 서울시가 어르신, 장애인 등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디지털 안내사’를 파견하고,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연내 설치할 예정이다. 더불어 디지털 약자를 배려하자는 취지의 인식 개선 캠페인도 전개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을 활용한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일부 계층이 소외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기술 이용 수준은 100점 만점에 43.1점으로 서울 시민 평균인 64.1점보다 3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의 54%는 키오스크를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었으며, 75세 이상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3.8%에 불과했다. 75세 이상이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로 꼽은 곳은 패스트푸드점(53.3%), 카페(45.7%), 음식점(44.4%)이다. 이에 서울시는 11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행사를 갖고, 디지털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디지털역량강화협의체’를 출범했다. 앞으로 ‘디지털역량강화협의체’는 △큰 글씨와 쉬운 언어 등 단순한 사용자 환경을 갖춘 무인단말기(키오스크) 개발 △디지털 약자 배려를 위한 인식개선 캠페인 전개 △디지털 기기 체험 교육 ‘온동네 1일 체험’, ‘에듀버스 시네마’ 등을 함께 추진하고, 디지털 약자들이 생각하는 개선 방안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디지털 안내사’ 100명을 위촉했다. ‘디지털 안내사’는 이날 위촉식 이후 2주간 교육받은 뒤 25일부터 현장에 투입된다. 연말까지 주요 지점을 순회하며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바로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 2022-07-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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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금 안 받아” 캐시리스에 소외되는 고령층
-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의 비대면 확산은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는 현금 없는 사회로 ‘현금 없는 사회’는 동전이나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나 페이 등 비현금 지급 수단을 약 90%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회를 말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의 발전은 세계 많은 나라들을 현금 없는 사회로 인도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자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의 상업은행은 지점과 ATM 숫자를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세 나라는 더 빠르다. 2018년 기준으로 스웨덴의 ATM 숫자는 2014년 대비 21.2% 감소했고,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가 줄었다. 우리나라는 2.1% 수준이다. 현금 없는 버스와 무인 상점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카페나 음식점이 늘고 있고, 택시에서 5만 원 권을 내면 거스름돈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도 왕왕 생겼다. 젊은이들은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는 일이 익숙해졌고, 실물 카드 없이도 모바일로 현금인출기(ATM)에서 일정 금액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무인 상점들도 현금 결제를 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노선을 시범 운영하거나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노선을 18개로 확대했다. 적용되는 버스는 418대다. 인천시도 올 1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경기도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카드 사용을 잘 하지 않는 고령층은 버스를 탔다가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다시 내리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 이 경우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계좌이체를 하라고 안내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카드 외에는 결제 방법이 없어 결국 현금을 받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야한다. ‘스마트 특화 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롯데리아 홍대점은 무인 매장으로 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존에서 영수증 바코드를 인식한 뒤 음식이 나오는 곳을 ‘똑똑’ 노크하면 문이 열리며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 고령층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매장 내에 있는 키오스크 메뉴는 복잡한 구성과 작은 글씨로 고령 친화적이지 않다. 중장년층들도 키오스크를 사용하는데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해 주문을 포기하거나, 결국 직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워보지만, 가게마다 키오스크 화면 구성이 달라 애를 먹는다.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 매장은 점차 늘어가지만 중장년이나 고령층을 배려한 UI나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용법도 어려운데 현금 사용도 할 수 없는 가게들은 고령층을 사회로부터 소외시킨다. 현금을 사용할 권리 가장 먼저 현금 없는 사회를 주도했던 스웨덴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난민 등의 취약계층의 항의를 받게 됐다. 현금인출기가 없어진 소도시에서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대도시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웨덴은 은행 등의 현금 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현금 사용 선택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결제 수단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무조건 현금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면서 소외되는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으며 나타난 개념이다. 무조건 현금을 받지 않는 무인 상점이나 버스 등이 현금 사용 선택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가 현금 없는 버스 비중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령화가 높은 지역의 경우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버스의 경우 현금 사용률이 0.8% 수준이며, 2020년 기준 경기도내 시내버스 현금 이용률은 2.13%다. 하지만 고령자가 많은 동두천은 9.48%, 가평은 7.96%에 이른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나 가게 입장에서는 현금 이용률이 1% 수준으로 낮고, 카드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1%이더라도 현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있다면,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절한 방법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상화폐가 나오면서 실물 화폐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화폐가 존재하고 사용 가치가 있다면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더 세심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2022-06-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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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기기 어려운 어르신, "서울시가 알려드려요"
- 서울시가 자체 디지털 역량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 결과에 맞춰 무인기기(키오스크)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한 교육에 나섰다.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키오스크의 이용률이 45.8%로 나타났다. 사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혹은 필요가 없어서였다. ‘2021 서울서베이-스마트 도시 격차 분야’에서 2018년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61.9점, 2019년 65.8점, 2020년 70.2점으로 차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화 기기가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 초부터 어르신을 위한 '서울시 디지털 역량강화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시는 서울시디지털재단을 통해 1대1 밀착 교육 방식의 '어디나(어르신디지털나들이)지원단'을 운영한다. 어디나지원단은 IT 역량 보유 어르신들로 구성된 100명 규모의 강사진이 구성돼 면대면 교육을 진행한다. 어디나지원단 강사는 어르신 이용시설을 거점 삼아 키오스크 활용법을 가르친다. 키오스크 화면을 스마트폰에 그대로 재현해 놓은 교육용 앱을 통해 무인 발급기, 패스트푸드, 영화관, 카페 등 다양한 유형의 키오스크 작동을 실습할 수 있다. 또한, 시는 과기부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디지털 배움터에서도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배움터의 디지털 기초생활 과정에 어르신, 다문화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키오스크 활용법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대형버스 내에 이동형 키오스크를 비롯, 스마트패드, 와이파이(wifi) 등 디지털 교육환경이 완비된 ‘찾아가는 디지털 교육버스’가 운행 중이다. 어르신들이 계신 경로당, 아파트 커뮤니티를 순회하며 디지털 교육이 운영된다. 시는 시내 곳곳에 디지털 안내사들을 배치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현장에서 바로 해소해 드리는 사업을 7월부터 추진한다. 더불어 길찾기 앱을 활용해 관공서의 무인 발급기와 카페의 셀프 주문기 등을 찾아가 직접 키오스크를 작동해보는 ‘온동네가1일 체험장’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디지털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가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것 인만큼 어르신들이 쉽고 편하게 디지털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2022-05-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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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디지털전환 가속화… 5060 인터넷뱅킹·쇼핑 증가
-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 잡고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활용되는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50대와 60대의 인터넷뱅킹·인터넷쇼핑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국내 가구와 개인의 인터넷 이용환경(컴퓨터, 모바일) 및 이용률 등을 조사한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구 인터넷 접속률(99.9%)은 전년과 거의 비슷했으나 개인 인터넷 이용률(93%)은 전년 대비 소폭(1.1%p) 증가했다. 연령대 별로는 3∼9세, 60대 이상에서의 인터넷 이용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5년 전과 비교해보면 3∼9세의 인터넷 이용률(92.0%)은 8.1%p, 60대(94.5%)는 12.0%p, 70대(49.7%)는 17.9%p 증가했다. 인터넷 서비스 활용처의 경우 10대는 교육과 온라인 게임, 20∼30대는 클라우드와 금융상품 거래, 40∼50대는 인터넷 쇼핑·뱅킹, 60대 이상은 동영상·소셜미디어(SNS)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로 보면 인터넷쇼핑(73.7%)과 인터넷뱅킹(77.9%) 이용률은 각각 3.8%p, 1.4%p 늘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의 인터넷쇼핑 이용률은 41.2%로 9.8%p 증가했다. 5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84.9%로 5.8%p 늘었다. 이용률 증가폭이 전 연령층의 평균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중장년층의 인터넷 경제활동 참여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 연령대에서 온라인으로 식재료·음식(57.1%), 생활·주방용품(49.1%), 가구·인테리어 용품(24.2%) 등을 주문하는 비율도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방식 변화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QR코드(86.7%), 무인 주문(72.1%), 배달앱(63.5%)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다. 보험·주식 등 금융상품거래(24.5%) 또한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30대의 증가폭이 35.3%로 두드러졌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가 건강관리 기능을 사용하는 비율은 69.8%로 전년 대비 12.2%p 높아졌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AI(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이용 경험을 신규로 조사했다. AI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은 32.4%로, 주거편의(12.6%), 미디어(11.3%), 교통 분야(9.5%)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는 전국 2만 5144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6만 3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2-04-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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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위한 금융 소외 방지 현주소는?
- 금융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과도한 대면 영업 창구의 감소로 인해 비대면 금융 업무에 취약한 고령층의 소외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고, 고령층의 욕구에 맞는 금융상품이 개발·제공되지 못하는 문제 등이 지적됐다. 게다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을 노린 금융착취와 각종 사기 피해도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은행 점포 수 감축과 빨라지는 고령화에 대비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 5가지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점포 폐쇄 시 사전절차 강화,고령층 차별 규제 강화, 금융회사의 고령층 맞춤형 상품 개발 유도, 금융회사의 고령층 착취 감시, 고령층의 금융역량 제고 등이었다. 금융당국 조치의 실효성 논란 은행들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을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큰 글씨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편한 사용자환경(UI)을 구축해 시니어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시니어 헬스 케어 플랫폼 ‘케어닥’과 손잡고 간병비 수납과 정산, 장기요양보험제도 같은 실버 케어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시니어 고객 전용 은퇴설계 서비스 ‘KB 골든라이프 X’를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안으로 내놓은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 구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령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고령층이 어려워하는 비대면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은행 영업점 폐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6405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영업점이 6709개였던 것과 비교해 304개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무인점포, 이동점포를 활용하기로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이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 업무 수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통상 이동점포로 트럭, 대형버스, 소형버스 등을 합해 2~8대 운영한다. 이는 고령층의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수치다. 게다가 이동점포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비상시나 행사에도 활용하고 있어 고령층 지원에 한계가 있다. 또 은행들은 이동점포를 언제, 어디서 운영하는지 별도로 공지하지 않고 있어 고령층이 이동점포를 찾아서 이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무인점포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키오스크 이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안내원이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하는 은행들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ATM 기기만 있었던 무인점포 두 곳을 올해 9월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된 신한은행 평촌 남지점과 대구 다사지점은 화상 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와 고객 스스로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구성됐다. 낯선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서는 ‘디지털 컨시어지’라는 안내 직원을 배치해 고령 고객의 이용을 돕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무인점포에서는 예적금을 비롯한 금융상품 가입, 신용·전세대출, 통장이월, 카드 발급 등 창구 업무의 약 80% 수준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인점포를 방문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라도 현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받고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소외뿐 아니라 신체적 어려움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동문 측면형 부스 설치를 추진하며 경사로와 자동문을 통해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 몸이 불편해 은행 이용이 어려운 이들도 이용하기 쉽도록 시설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자동화 기기 터치 화면보다 큰 화면을 고령자용 ATM으로 설치하고 고령층을 위한 음성인식 및 음성안내를 지원하는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동화 기기 신설을 검토할 때 연령대별 분석을 통해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1-11-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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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디지털 양극화 속 미아 되나?
- QR이 신분증을 대신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음 날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온다.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창구에 갈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송금이 가능하다. 버스에서는 현금이 사라졌다. 덕분에 일상은 편리해졌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시니어는 막막하다. 디지털 양극화 속에서 살아가는 시니어를 조명한다. 팬데믹은 새로운 사회의 분기점이 됐다. 이전까지 디지털은 새로운 ‘기술’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생존’과 연결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해 코로나19가 불어닥치면서 발생한 마스크 대란이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약국 등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재고량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했다. 이와 달리 디지털에 서툰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수급 사각지대에 놓였다. 노인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과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층 중 하나다. 문제는 이러한 4대 취약계층 중 노인이 가장 디지털에 취약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0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8.6%로 4대 취약계층 중 가장 낮았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증가했으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에 한 번도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심하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주요 회원국에서도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회원국 중 세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16~25세의 디지털 문제해결 능숙도는 60% 이상인 반면, 55~65세의 경우 5% 이하였다. 인터넷 사용 물품 구매율도 젊은 세대(16~24세)는 80%가 넘지만, 노인 세대(55~74세)의 경우 20% 수준에 불과했다.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세대 내 격차와 심리적 장벽 세대 ‘간’ 격차도 발생하지만, 세대 ‘내’의 격차도 존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층은 정보화 수준에 따라서 디지털 소외형, 저역량·저활용형, 적극 활용형으로 나뉜다. 디지털 소외형(24.7%)은 접근 및 활용 수준이 모두 낮았고, 반대로 적극 활용형(39.1%)은 전반적으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았다. 저역량·저활용형(36.2%)은 접근 수준은 높았지만, 역량과 활용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김남숙 숭실대 교육대학원 평생교육·HR D 전공 전임교수는 “디지털 기기 이용 유형에 따라서 맞춤형 교육 여건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1인 여성 노인과 같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분들에게는 기기 보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은 노인들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디지털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50% 이상이 스스로 새로운 기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과 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디지털 이용의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조력자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형과 저역량·저활용형의 약 80%는 PC 및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윤정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인은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디지털 기기 역량을 꾸준히 익힐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차만별 키오스크… 가입조차 어려운 전자상거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사회 전반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으나,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은 처음 비대면 거래를 할 때 회원 가입 및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어려워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고령자의 51.4%가 단계의 복잡함을 키오스크 이용 시 어려움의 1순위로 꼽았으며, 다음 단계의 버튼을 찾기 어려움(51%), 뒷사람에게 눈치 보임(49%) 순으로 어려워했다. 윤 연구원은 “빠른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키오스크는 장소나 기기마다 인터페이스 구성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 시 혼란을 가중하는 요소이므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오스크는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다. 다이소는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계산대와 현금 계산대를 같이 운영 중인데, 키오스크 조작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계산대 옆에 키오스크 조작을 안내하는 종업원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 씨는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를 곧잘 이용하지만, 어르신들은 어려워하시기에 자세히 여러 번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자주 한다는 시니어 박모 씨는 “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익숙해서, 다소 과정이 복잡해 보이는 셀프 계산대는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도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의 79.9%는 스마트폰을 이용했는데, 이용 시 단계별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특히 ‘회원 가입 및 로그인’,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 ‘결제’, ‘쇼핑 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 순으로 어려워했다. 자녀와 떨어져 사는 시니어 장모 씨는 “얼마 전 집에 놀러 온 자녀의 도움으로 G마켓에 회원 가입을 했다. 최근에 혼자 앱을 사용해 옷을 사려고 했는데, 결제 방식이 복잡해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현금과 사람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노인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현금 없는 버스가 등장했다. 서울시는 10월 1일부터 8개 시내버스 노선을 대상으로 현금 없는 버스를 운영 중이다. 버스 탑승 현금 이용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금 승객 비율은 2010년 5.0%에서 2019년 1.0%로 내려갔고, 지난해 0.8%를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금 이용객 중 어르신의 비중은 10% 남짓으로 추정된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지하철 탑승 시 사용하는 시니어패스 카드도 버스 탑승할 때 사용할 수 있다”라며 “현금 승객 저하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앞으로 9개월간 현금 없는 버스의 효과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범 노선의 버스를 운행 중인 김모 씨는 “현금 없는 버스 운영 전에도 하루에 현금을 내는 이용객은 2~3건에 불과했다. 시범 운영 후 현금을 내려고 하는 승객은 하루에 1건 정도가 다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박모 씨는 “승객의 70%가 노인인데, 카드를 이용하는 분이 많다. 다만 여전히 현금을 이용하는 분이 종종 있어서 돈통을 아예 없애는 것은 힘들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시니어도 생겼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거래 미경험자의 50%는 창구를 통한 거래를 선호했다. 여전히 대면 업무에 익숙한 것이다. 온라인 금융거래를 해본 고령자의 90%는 계좌조회, 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 업무만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 수는 올해 6월 기준 6326개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무인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되는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도 고령 소비자들은 영문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 입력을 위한 키보드 조작을 어려워했다”라고 말했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이제 디지털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전까지는 하나의 선택 사항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앞서 마스크 대란에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격차가 만드는 사회적 불평등은 노인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단순한 PC 보급과 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빠른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의 이해와 활용, 정보 공유, 소통과 참여 등이 강조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을 보급하고 있으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월 2만 원 이하의 요금제를 제공한다. 올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 삼성디지털프라자 34개소를 방문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어디나 지원단’을 통해서 디지털 기기 역량 강화 교육도 하고 있다. 이 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강사와 교육생이 모두 중장년이며 일대일로 만나 진행하는 눈높이 맞춤 교육이다. 또한 로봇 ‘리쿠’를 활용해 스마트폰 이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아울러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요금 정산 등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해 키오스크 연습을 할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노인의 성공적 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았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개방적 태도를 뜻하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노인일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궁극적으로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성공적 노화를 측정하는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효능감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유능성을 증명하는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디지털은 생존과 성공적 노화를 위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 2021-11-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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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주문기 어려워" 돌아서는 발길 교육으로 막는다
- 이제 디지털에 무능하면 ‘불편함’을 넘어 ‘불이익’을 보는 시대다. 키오스크 주문 방식을 알지 못해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지 못하고, 공공기관의 무인 민원 창구를 이용할 줄 몰라 한참을 기다려 수수료까지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은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반대로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현상을 초래한다. 식당에서 무인 기기(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 매장에서 상주하는 직원을 아예 없애거나 혼잡 시간대엔 무인 주문기로만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 타임’을 운영하기도 해 직원을 불러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처럼 노인들에게는 디지털 세상의 진입 장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노인들 가운데 여건은 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발적 비 이용’이 72.5%, 나머지 ‘비자발적 비 이용’에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키오스크 체험존’을 마련했다. 체험존에서는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증명서 발급 등을 연습해볼 수 있다. 스스로 체험이 어려운 노인들은 설치된 기관의 사회복지사, 디지털 강사가 직접 돕는다. 체험존 위치는 스마트폰, PC로 네이버에 접속해 ‘스마트 서울맵’을 치고,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도시 생활지도→키오스크 체험존’을 차례로 눌러 확인할 수 있다. 혹은 서울시 디지털포용팀에 문의해도 된다. 서초구에서 개발한 앱인 ‘서초톡톡C'를 활용해 집에서 연습할 수도 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서초톡톡C를 검색해 무료로 다운로드한 다음 무인민원발급기, 패스트푸드, 고속버스, ATM기, KTX 발권, 병원 등 상황별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어르신들에게는 힘든 경우가 많다”며 “인기가 좋은 강좌는 스마트폰 작동법과 키오스크 활용 수업”이라고 밝혔다. 정보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는 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이 가장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강동구 등 노인복지시설에서는 지난해 말 AI 로봇 ‘리쿠’를 도입했다. 리쿠는 노인들에게 터치나 스크롤 같은 기본적인 작동법은 물론 카카오톡에서 친구를 검색하거나 사진을 전송하고 메시지 알람을 끄는 방법도 알려준다. 리쿠는 단순한 음성을 인식하고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 감정, 성향을 학습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고,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지털배움터’에는 디지털 소외와 정보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있다. 노인들이 집 가까이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온라인 맞춤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강좌 내용, 일시, 장소 등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 2021-09-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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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플레이스] 손주와 함께 떠나는 도심 속 항공 여행
- ‘덜커덩’ 캐리어 끄는 소리와 활주로에서 대기 중인 비행기, 어딘가 바삐 움직이는 승무원의 발걸음. 그리고 손에 쥔 비행기 표까지. 공항이란 장소는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 가슴을 한껏 웅장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그 설렘을 잊고 지낸 지 어느덧 2년째다. 여행이 멈춘 세상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휴가철이 되면 하늘 위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그런 이들이 주목할 만한 곳이 있다. 국립항공박물관이다. 서울 강서구 하늘길 177. 내비게이션에 적힌 주소에 도착하자 드넓은 평지 아래 자리 잡은 거대한 원통형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가가 살펴보니 빗살무늬 구조물이 건물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패턴을 그려낸다. 그 모습이 비행기의 동력 장치인 ‘터빈’을 연상케 한다. 비행기의 심장을 닮은 역동적인 외관에서부터 항공의 모든 것을 담아내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이곳은 지난해 7월 개관한 국립항공박물관이다. 연면적 1만8593㎡,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에 이르는 규모로, 그 이름처럼 하늘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이야기를 아우른다. 새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아 글라이더를 띄우던 시대의 역사부터 우리나라를 오늘날 항공 강국으로 만든 각종 산업과 에어택시 가 날아다닐 공항의 미래상까지, 항공 분야의 면면을 다양한 전시물과 체험 시설로 소개한다. ‘하늘길’이라는 도로명 주소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상공에서 만난 민족의 얼 박물관의 정체성을 나타내던 외관의 구조물이 내부에서는 또 다른 각도로 존재감을 뽐낸다. 안으로 입장해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둥그런 천장이 빗살무늬로 퍼지는 채광과 만나 제트 엔진의 형상을 그대로 재현한다. 본격적인 여행은 지금부터라는 듯, 천장 주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거대한 항공기가 관람객을 반긴다. 전시는 국내외 비행의 기원과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1층 ‘항공역사관’부터 시작된다. ‘인간에게 하늘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하면서도 갈망했던 옛 조상의 염원을 각종 유물과 문헌으로 소개한다. 다양한 전시물 가운데 라이트 형제보다 300여 년 앞서 우리나라에 이미 ‘하늘을 나는 수레’가 존재했다는 역사적 기록물은 가히 인상 깊다. 임진왜란 당시 무관 정평구가 발명한 유인 비행체 ‘비거’(飛車)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등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저작에 따르면, 왜군에 의해 진주성이 고립되었을 때 정평구가 오늘날의 글라이더와 유사한 비행체를 날려 적의 포위망을 뚫었다고 전해진다. 비거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란이 분분하지만, 우리 항공 역사에 새로운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우리 국민에게 비행은 하늘을 난다는 일차원적 의미,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되찾는 ‘구국’의 수단이자 전쟁 중 ‘호국’을 위한 무기였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각종 산업으로 ‘부국’을 이루는 계기였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한인비행학교가 있다. 1920년 7월 5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항일 운동을 목적으로 설립한 한인비행학교는 독립을 향한 우리 민족의 염원이 담긴 곳이자 오늘날 공군의 뿌리가 된 역사적인 활동이다. 국립항공박물관이 코로나19라는 악조건을 무릅쓰고 개관 날짜를 지난해 7월 5일로 고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때 당시 훈련기로 사용했던 2인승 복엽기 ‘스탠더드 J-1’은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물 중 하나다. 스탠더드 항공사가 개발한 이 훈련기는 우리나라가 소유한 최초의 비행기로, 수직 날개에 태극 문양이 진하게 새겨 있다. 그로부터 2년 뒤 한국인을 태우고 우리나라 상공을 최초로 비행했던 ‘금강호’도 박물관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전시물이다. 조선 최초 비행사 안창남 선생이 몰았던 복엽기로, 당시 서울 여의도와 창덕궁 일대를 자유롭게 날던 금강호의 모습은 조국을 빼앗긴 우리 민족에게 긍지를 일깨웠다. 박물관에 설치된 금강호는 복원 모형이지만, 실물 크기를 그대로 재현해 그 압도적 규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국민의 성금을 모아 사들인 최초의 공군 전투기 ‘T-6 건국기’부터 영화 ‘빨간 마후라’에 등장한 한국전쟁의 영웅 ‘F-86 세이버’, 우리 자체 기술로 만든 초음속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항공기를 실물로 만나볼 수 있다. 하늘 위로 꿈을 펼치다 한 층 위로 올라가 볼까. 2층으로 향하는 길목에 설치된 ‘에어워크’는 나선형 경사로로 관람객을 부드럽게 안내하며, 걸어 올라가면서도 실물 비행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이동 과정에서 생겨나는 시간의 공백까지 촘촘히 메운다. 보딩 브리지(Boarding Bridge)를 통해 비행기에 오르는 느낌과 비슷해 여행 전의 설렘도 선사한다. 아이를 데리고 방문한 관람객은 2층에 다다르는 순간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짐 찾는 곳부터 입국 심사대, 세관 신고장 등 공항의 각종 시설이 재현돼 있다. 항공 운송 및 항공기 제작, 정비 등 오늘날 항공산업 전반을 다루는 ‘항공산업관’이다. 이곳에서는 수화물 이동 과정, 비행기 이착륙 원리 등 공항과 기내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2층을 둘러보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더 먼 미래, 인류는 무엇을 타고 이동할까? 비행기 그 이상의 것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에 대한 해답이 3층 ‘항공생활관’에서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자율비행 드론과 자율비행 개인항공기(OPPAV),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스마트 무인기 ‘TR-100’ 등 현재 개발 단계에 있거나 완료된 최첨단 교통수단을 전시하고, 미래 인류의 생활상을 예견한다. 이로써 항공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공간이 완성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다. 최첨단 항공 시설로 생생한 비행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형 교육·문화 공간이다. 관람객은 기내 방송으로만 듣던 안전교육을 전·현직 승무원에게 배워보고, 가상현실(VR)과 360도 회전 장비를 활용한 기기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부조종석에 탑승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5곳의 체험관 중 단연 인기인 것은 ‘조종·관제 체험’이다. 인천공항의 관제탑과 보잉 747기 조종실을 재현한 시뮬레이터에서 비행기 이착륙을 관장하며 관제사와 조종사가 되어보는 시간이다. ‘체험’일지언정 생생함은 실제와 견줄 만하다. 조종실 부기장석에서 이륙을 알리는 기장의 사인과 귓가를 멍멍하게 만드는 엔진 소리,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하늘을 온몸으로 느끼다 보면 앉아 있는 곳이 지상이라는 사실을 깜박 잊게 된다. 체험관을 비롯해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항공다빈치클럽’ 등 박물관 곳곳에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눈에 띈다. 이는 어린이에게 항공인의 꿈을 키워주고자 한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의 소망이 반영된 결과다.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은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들은 앞으로 항공 기술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아이들이 이곳을 통해 꿈을 꾸고, 이루어가고, 먼 훗날 항공인이 되어 돌아와 꿈을 확인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시 30분마다 조종사 또는 승무원 출신 도슨트가 전시 해설을 진행한다. 더욱 흥미롭게 관람하고 싶다면 시간을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국립항공박물관 관람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체험 비용 별도) 가는 길 지하철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를 이용해 김포공항역 하차. 김포공항 국내선 1층 국립항공박물관 안내표지를 따라 제2주차장 방면 게이트로 나와서 직진, 박물관까지 약 400m. 또는 국내선 1층 4번 게이트에서 공항순환버스 이용. ※블랙이글스 탑승 체험을 제외한 전 체험은 홈페이지(aviation.or.kr)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 2021-08-25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