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강렬한 노란 빛을 내는 복수초는 얼음과 눈 속에서 핀다는 뜻의 얼음새꽃이나 눈색이꽃, 또는.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 해서 설련(雪蓮)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최남단 제주도에서 함경도까지 폭넓게 자생한다.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엄동설한에 꽃망울을 터뜨리며 꽁꽁 언 얼음장 밑에서 봄이 이미 저만큼 오고 있음을 전한다. 지역에 따라 2월부터 4월 사이 북풍한설이 주춤하는 사이 잠깐 피었다가 이름 그대로 바람처럼 사라진다.
갯국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피는 갯국은 자생지의 특성을 따서 해변국화, 꽃 색을 반영해 황금국화라고도 불린다. 잎 뒷면에 촘촘히 난 솜털은 눈 내리는 동지섣달에도 갯국이 시들지 않게 보온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서향
제주 곶자왈에서 피는 순백의 백서향은 ‘제주의 겨울꽃’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연 돋보인다. 맑은 듯하면서도 강하고, 은은한 듯싶으면서도 깊고 그윽하고, 달콤한 듯하면서도 시원한 향기가 인상적이다.
매화
엄동설한에 피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꽃 매화. 수령 600년을 넘었다는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 구례 화엄사의 흑매 등이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매실나무다.
온실 속 동백꽃이 피었다기에 갔는데, 화려한 조명 속에서 낮보다 더 아름다운 식물원을 만났다.
신구대학 식물원에서 꽃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2019년 11월 30일(토)부터 2020년 2월 16일(일)까지 주말과 휴일에 야간개장(17:00~21:00)을 해 사람들을 맞는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65세 이상은 3,000원이다.
식물원 온실에 들어서면 동백꽃이 붉은 꽃잎을 열고 있고 다정큼나무가 하얗게 터지기 시작했다. 향기가 백 리까지 간다는 제주도 곶자왈에 자생하는 백서향도 곧 꽃잎을 열 것 같다. 특히 남쪽지방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식물들이 많다. 곳곳에 나무줄기를 타고 오른 소국이 분재처럼 전시되어 있어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꽃과 푸른 잎, 겨울 속 싱그러움이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며 겨울눈을 달고 있는 나무들의 겨울나기를 들여다보느라 춥다 싶으면 가든 카페에 들어가 보자.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환상적인 조명이 불을 밝히면 꽃처럼 피어나는 빛의 축제에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꽃빛축제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하면서 차 한 잔을 앞에 둔 겨울밤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찾아가는 방법 :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 5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11-1번을 탑승하여 상적 1동. 신구대학식물원 앞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180m를 걸으면 식물원에 도착한다.
주변 맛집 :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생선구이가 맛있는 집이 있다. 는 상호처럼 연탄불에 생선을 구워낸다. 꽁치, 고등어, 삼치, 조기 등 인원수에 따라 나오는 생선 종류가 늘어난다. 보쌈, 배추전까지 나오는 모둠생선구이 메뉴가 1인 1만1000원. 2인 이상만 주문받는다.
가뜩이나 녹지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 겨울이 깊어지면 그야말로 잿빛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나마 눈이라도 내리면 잠시 낭만에 빠져보지만, 촘촘히 늘어선 시멘트 빌딩과 앙상한 겨울나무는 이내 삶의 활기를 앗아가기 일쑤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제주는 보석 같은 섬입니다. 한겨울에도 상록의 싱그러움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정상이 흰 눈으로 덮여 있는 1, 2월에도 중산간 아래 숲과 들에는 동백나무와 종가시나무, 자금우, 백량금과 같은 늘 푸른 나무들이 푸름을 잃지 않고 있고, 동백나무는 물론 매실나무, 수선화는 ‘모든 생장 활동이 멎는 계절’ 겨울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붉고 희고 노란 꽃들을 앞다퉈 피워댑니다. 그중에서도 제주만의 특이한 지형인 곶자왈에서 피는 순백의 백서향(白瑞香)은 ‘제주의 겨울꽃’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연 돋보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이란 노랫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백서향 꽃은 키 1m 안팎의 늘 푸른 활엽 관목 가지 끝에 다닥다닥 달리는데, 그 향기는 온 숲을 뒤덮을 만큼 강렬합니다. 맑은 듯하면서도 강하고, 은은한 듯싶으면서도 깊고 그윽하고, 달콤한 듯하면서도 시원한 백서향 향기를 잊지 못해 매년 제주 숲을 찾는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당초 자주색 꽃이 피고 상서로운 향기가 난다는 중국 원산의 서향(瑞香)에 비해 흰색 꽃이 핀다고 해서 백서향이라고 불렸는데, 둘 다 그 향이 천 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백서향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 그리고 일본에도 자생하고 있는데 제주에서 자라는 백서향은 ‘제주백서향’(Daphne jejudoensis M. Kim)이라는 별도의 종으로 봐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제주백서향은 꽃받침통과 열편(꽃잎이 펼쳐진 부분)에 털이 없고 잎이 긴 타원형이며 제주도의 중산간 지역에서 자생하는 반면, 백서향은 꽃받침 통과 열편에 털이 있고 도피침형 잎을 가지며 남해 해안에서 자란다는 점에서 두 종이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지요. 2013년 우리나라 식물분류학회지에 실린 이 논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제주백서향은 우리나라의 고유 식물,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가지 끝에 수십 송이씩 달리는 제주백서향은 1월 중순 한두 송이 피기 시작해 만개하기까지 한 달 넘게 소요됩니다. 백서향이 자생하는 제주 곶자왈은 2월 내내, 아마 늦은 3월까지 긴 기간 찾는 이의 오감을 행복하게 만드는 힐링의 숲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where is it
백서향은 거제도 등 남해안과 제주도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도 백서향이 자생하는 지역은 특별하다. 숲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 ‘곶’과 자갈을 의미하는 ‘자왈’을 합친 곶자왈이란 독특한 지형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이다. 이른바 용암 숲이 자생지인 셈인데, 제주백서향이 고유종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경우 곶자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식물이 된다. 동쪽으로는 동백동산으로 유명한 선흥곶자왈과 김녕곶자왈 일대, 서쪽에서는 저지곶자왈과 안덕곶자왈 일대가 대표적인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4년 제주시 조사에서도 88개 구역에서 145개체가 확인된 선흥곶자왈은 옛날 백서향의 천국이나 다름없었는데, 최근 무단 도채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자생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어 강력한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