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23년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시 중장년의 생애설계준비도는 100점 환산 기준 63.1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 1만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단 리포트에 따르면, 지표가 된 ‘생애설계준비도’는 ‘과거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와 앞으로의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향후 목표 설정 및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이행하고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생애설계준비도는 크게 ‘생애이해’와 ‘생애영역 설계관리’로 나눠 측정됐다.
조사 결과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도는 63.1점, 생애이해 영역은 65.6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61.8점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평균을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가활동 설계관리가 59.1점으로 가장 낮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생애설계준비도는 63.3점, 여성은 62.8점으로, 여가활동 설계관리와 신체적·정신적 건강 설계관리를 제외한 영역 및 항목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약간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생애설계준비도가 가장 높은 건 만 60~64세로 63.7점이었다. 반면 만 45~49세가 62.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또, 생애이해 영역은 만 55~59세(66.0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만 60~64세(62.6점)가 가장 높았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준비가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가구 형태에 따른 세부 결과도 측정했는데, 기타를 제외했을 경우 2세대 가구가 모든 영역 및 항목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 생애이해 영역(62.6점)과 자신에 대한 이해 항목(65.5점)은 1인 가구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소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50+정책동향리포트’(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와 지원 방향)를 통해 “인생 후반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장년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현재 준비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장년 특성을 반영해 생애설계준비에 대한 정의를 구명하고 관련 이론 고찰, 선행 연구와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지표의 영역 및 항목을 구분하고 문항을 구성하여 타당성 검증을 통한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평생현역시대, 생애설계에 빠질 수 없는 '일자리 지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의 세부 항목 중 ‘일(경제활동) 설계관리’ 점수(60.4점)는 타 영역의 평균보다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여가활동 설계관리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반면 최고점은 ‘재무설계관리’(64.8점) 항목. 지표의 정의를 토대로 풀이하자면, 경제적 관리(소득·부채·금융자산·부동산)을 위한 목표 및 계획(연금·투자·저축)을 실천하고 이를 점검·관리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지만, 일(경제활동)하는 것에 대한 목표 및 계획(자격증 취득·교육훈련 참여·교류 활동 등)을 실천하고 이를 유지·개선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것이다.
한편 수명 연장으로 길어진 노후, 전문가들은 줄곧 ‘평생직업’, ‘평생현역’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은퇴 전 축적한 자산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여생이 얼마나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노후 경제적 관리를 고민한다면 일(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할 테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관리 대비 일 설계관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 다소 균형을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수 있겠다. 물론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설계하기엔 어려울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더해지면 좋다.
송민혜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해당 리포트의 분석 자료(중장년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한 경력설계상담의 현황과 시사점)를 통해 “생애설계는 직업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의 계획을 생애주기 단계에 걸쳐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관련 상담은 생애설계의 다양한 영역 중 직업, 경력 등 영역에 특화됐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서비스 대상자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도와주는 활동”이라며 “중장년의 일자리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담 시 조언이나 공감보다는 취업·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상담자의 역량을 키우고 방법을 논의·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 중장년의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생애설계상담(4대 영역, 건강·재무·여가·대인관계)은 유지하면서 경력설계상담을 강화하여 중장년의 생애 전 영역에 대한 종합지원 방향으로 상담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뉴딜 일자리로 운영되는 컨설턴트들이 생애설계상담을 제공하고 취업상담사 자격을 가진 인력은 경력설계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생애설계 다양한 영역에서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네 번째 순서로 ‘공인중개사’에 대해 알아봤다.
◇ 공인중개사, 왜 유망할까?
공인중개사는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로 실질적으로 노년기 대비에 좋은 일자리다. 국가전문자격인 ‘공인중개사’는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고, 한번 취득하면 갱신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나이가 많더라도 도전하는 데 무리가 없어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도 시도해 볼 만하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40대 이상 중장년은 오랜 사회활동 경험을 통한 대인처세술, 폭넓은 대인관계, 복합적인 인지능력 등이 성공적인 공인중개사가 되는 밑거름이 된다. 직업전환의 부담이 적으며 소자본으로도 개인·합동사무소 중개법인 등의 설립이 가능하다. 소득의 경우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단기간 내에 기존 업무와의 소득 격차를 최소화 또는 상향할 수 있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 은퇴 후 20년 이상의 사회활동을 준비 할 수 있는 평생직업이다.
-KCI 한국자격증정보원 ‘공인중개사’ 소개란
부동산중개사로도 불리는 공인중개사는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직업으로, 부동산(중개사무소)을 열어 운영하는 이들을 보면 중장년이 상당수다. 눈으로도 쉽게 확인될 정도로 중장년의 수요가 높은 직업임을 알 수 있다. 공인중개사는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투자자본(인테리어, 집기 및 업무시설 등)이 비교적 적게 들고, 진입 장벽이 낮다고 알려져 제2직업으로 염두에 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인중개사는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 공장, 토지 등의 부동산에 대해 거래 당사자 간 매매, 교환, 임대차 등의 득실 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고 중개한다. 부동산 이용과 개발에 대한 상담이나, 주택과 상가 분양 대행, 경매 대상 부동산에 대한 권리 분석, 입찰대리 업무 등을 수행하기도 한다. 때문에 실무에서는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대인관계 능력, 협상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중개 의뢰를 받은 부동산의 지변, 평수 등을 파악해 매입자와 예정자에게 시세, 재테크, 향후 전망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장 답사나 시장 조사 등도 진행한다. 부동산이나 금융 정책, 세무 및 법률 지식, 부동산 경기나 동향 등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이 요구돼, 지식을 습득하는 데 흥미가 있어야 적성에 맞는다.
아파트나 주택 등의 경우 봄, 가을 이사철 주말에 고객이 많은 편이다. 고객의 여건과 편의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근무 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영업 차원에서 시장조사나 매물분석, 온라인을 통한 고객 상담 등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부동산 현장 방문 외에는 특별히 체력 소비가 되지 않고,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아 나이에 제한 없이 평생직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의 관심이 높게 나타난다.
◇ 공인중개사, 나도 될 수 있을까?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중개 일을 하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전문자격 공인중개사 시험(국토교통부 주관)에 합격증이 필요하다. 시험은 1차와 2차가 있는데, 둘 다 합격해야(매 과목 100점 만점 기준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 자격증이 발급된다. 시험은 연 1회 시행되기 때문에, 시험 일정을 잘 숙지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인중개사 시험의 경우, 다른 시험과 마찬가지로 1차를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가 가능한데, 두 시험을 하루에 동시에 치를 수도 있다. 다만, 1차 시험에 불합격했을 경우 2차 시험은 무효 처리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개인의 역량이나 여건에 따라 단기간에 1·2차를 동시에 대비하기도 하고, 시간을 두고 두 해에 걸쳐 각각 준비하기도 한다. 시험 합격률은 20~30% 내외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관련 지식이 전무 하다면 사이버대학 등 관련 대학이나 학원 등에서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된다.
자격 취득 후에는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나 대학에서 위탁받아 시행하는 실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다면 부동산중개사사무실에 중개보조원으로 취업한 후 실무경험을 쌓아 자격증 취득을 준비해도 된다. 중개보조원은 주로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부동산중개사의 중개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꼭 부동산 관련 학력이나 전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따르면 자격증 시험 준비나 취득 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나 대학원 등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은퇴 후 창업 등을 목표로 한 중장년층이 시험 응시생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요즘은 개업공인중개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청년들의 응시율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창업의 목적 외에도 건설사 또는 분양사 등 관련 업계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 용도로 자격증을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 공인중개사, 도전을 꿈꾸고 있다면?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고, 진입 장벽은 낮은 만큼 제2직업으로 떠올려본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몇 가지 염두에 둘 부분이 있다. 먼저, 현재 공인중개사의 경우 과포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2023년 4월 30일 기준 11만 7786명이다. 통계청 집계에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는 2202만 2753명으로, 공인중개사 사무소당 수요 가구가 약 187명으로 계산된다.
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사무소당 가수요층을 300가구로 본다. 공인중개사는 자격 배출이 많고(2022년까지 52만 여 명),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과포화 상태라 할 수 있다”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전국 휴·폐업자 수가 1만 3217명에 이를 정도로 중개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전세사기 등 불미스런 사회적 이슈에 따른 부담이나, 개업공인중개사끼리의 경쟁 구도와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협회 관계자는 “타인의 거의 모든 재산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업종이므로 안전한 거래와 권리 이전에 신경 써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직업 윤리와 소명 의식도 필요하다” 며 “부동산 중개 업무는 다량의 정보 취득과 다양한 기법이 뒷받침돼지 않으면 동종 업계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나만의 사무실 운영 및 홍보 노하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부동산 중개를 위해 타 중개사무소에서 일정 기간 소속공인중개사 등으로 활동하며 중개 기법을 익히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직업도 있어요!" 공인중개사 자격증 활용 직업 5選
[1] 부동산개발업자
· 유사 명칭: 부동산디벨로퍼(Developer), 부동산시행자, 부동산개발자
· 숙련 기간: 4~10년
· 하는 일: 사업 대상 부지의 입지여건, 주변수요 등을 분석해 적합한 부동산상품을 기획하고, 이를 위한 용지구입, 인허가절차 진행, 자금마련, 건축, 마케팅, 분양, 입주, 정산, 사후관리까지 총괄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2] 부동산정비사업관리자
· 유사 명칭: 재건축정비사업자, 재개발정비사업자, 도시환경정비사업자
· 숙련 기간: 2~4년
· 하는 일: 사업시행자로부터 위탁을 받아, 조합설립 및 정비사업 동의, 조합설립인가 신청 등을 진행한다. 사업성검토 및 정비사업의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신청, 분양 및 관리 처분계획 수립을 대행하거나 자문하기도 한다.
[3] 부동산경매인
· 유사 명칭: 부동산 경매사
· 숙련 기간: 1~2년
· 하는 일: 고객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법원 경매나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법인에 의해 시행되는 공매 등 부동산경매 시장에 나온 경매 물건에 대해 권리분석과 현장 확인 업무를 하고 의뢰인의 경매 참여를 지원한다.
[4] 부동산신탁관리원
· 유사 명칭: 부동산처분신탁관리원
· 숙련 기간: 1~2년
· 하는 일: 부동산 소유주로부터 신탁청약을 접수하고, 신탁에 따른 내용을 설명한다. 신탁부동산에 대한 물건, 환경, 법적규제, 이용상황, 인근의 임대료 등을 조사하고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신탁부동산의 종합관리계획을 작성하고, 소유권이전 및 신탁등기를 한다.
[5] 부동산컨설턴트
· 유사 명칭: 주택상담원, 재건축상담원, 부동산상담원
· 숙련 기간: 2~4년
· 하는 일: 토지나 건물의 최적의 활용방안을 분석하기 위하여 각종 자료를 수집·분석한다. 부동산의 보유, 매매, 개발의 타당성을 검토하거나 개발 최적시설·최적규모를 판정, 투자수익성을 파악한다.
[참고] 한국고용정보원 '2020 한국직업사전'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게 인생이다. 현재의 내 삶과 내가 원했던 삶 사이엔 얼마나 간격이 크던가. 뒤엉긴 실타래처럼 낭패스러울 수 있는 게 삶이라는 연극이다. 유바카(58, ‘유바카하우스’ 운영)는 귀촌으로 삶 전체를 거의 낙원에 가깝도록 부양시켰다. 매우 이상적이거나 진취적인 유형의 귀촌 사례다. 처음엔 개척자적인 기세로 터전을 다듬는 일에 비지땀을 쏟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여 년간 폐가로 방치된 흙집을 사들였던 것. 그러니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고치고 다듬고, 빼거나 보태고, 칠하고 도배하고, 뿌리고 심고….
집의 나이는 89살. 유바카는 파란만장한 드라마가 저장됐을 폐가를 의미심장한 공간으로 개조했다. 적절한 성형과 조형으로 어디서고 흔히 볼 수 없는 경관을 빚어냈으니 창의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유바카는 리모델링 선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부동산 컨설턴트와 공간 디자인 기획자로 일했으니까. 서울에 살다 이곳 부여군으로 귀촌한 것도 부여의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총괄감독으로 참여하면서였다. 일 때문에 왔다가 아예 눌러앉은 거다. 부여의 자연환경과 풍토에 덜미를 잡힌 셈이다. 올해로 귀촌 3년 차다.
유바카의 집은 순박미를 토대로 삼아 변신했다. 쓰러져가는 옛날 흙집의 골격을 그대로 살려둔 채 보수와 미화 작업을 했다. 따라서 본색은 여전히 옛날 흙집 그대로다. 싹 밀어내고 새로 집을 짓지 않은 건 자금 사정 때문이라기보다 전통 흙집이 지닌 담백하고 순후한 본질에 매료돼서다. 옛날 시골집에 퇴적된 세월의 고고학적 깊이와, 집을 훑고 지난 풍상이 자아내는 고색창연이라니. 유바카는 신축 건물로는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흙집의 태와 결에 반색했던 것 같다.
“집이고 마당이고 처음엔 풀 더미에 뒤덮여 험상궂었다. 전기와 수도는 물론 화장실조차 없었다. 그러나 지붕까지 뻗은 풀들을 다 뽑아내자 제법 어엿한 집의 형태가 드러나더라. 기본은 탄탄한 폐가였던 것이다. 따라서 원형을 살리며 단장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건 21세기에 알맞은 주거 환경이네! 이 집을 처음 본 순간 떠오른 생각이 그랬다. 소박한 흙집과 마당, 텃밭 등의 구성 요소와 함께 삶을 평온하게 즐길 수 있는 집이라 봤던 거다.”
‘집아! 그동안 혼자 얼마나 심심했니?’ 그는 집에게 말을 걸며 단장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낡은 양철 지붕 위에는 다시 양철 지붕을 겹으로 올려 비가 새지 않게 단속했다. 허물어진 담장과 벽면의 흙과 돌들은 보수 재료로 재활용했다. 본채 외에 대문과 사랑채와 창고도 가급적 원형을 그대로 둔 채 보완했으며, 다양한 색조의 페인트를 칠하거나 도배를 해 산뜻하게 마무리했다.
식탁 하나뿐인 초미니 레스토랑
이 집을 처음 본 사람이면 누구나 눈을 끔벅이며 감탄한다. ‘어라! 이렇게 아름다운 촌집이 있었어?’ 날랜 솜씨로 성형한 구조의 다채로움. 미감과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갖가지 꾸밈과 치레. 소박해서 다정한 정원의 나무와 화초들을 애무하며 일렁거리는 햇빛의 대열. 또 하나의 감상할 만한 정원에 해당할 싱그러운 텃밭. 아파트라는 사각 상자에서 따분한 일상을 보내기에 지친 이들 누구나 이 집에 와서는 즐거워 팔짝팔짝 뛴다.
집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 새로 짓는 것보다 더 새로운 운치와 재미를 돋운 모델이 여기에 있으니 눈요기만으로 지나치기엔 아까운 가치를 지닌 집이다. 귀촌을 해서 집을 마련하려거든 딱 나를 닮은 거처를 만들어봐! 흙집이 하는 얘기가 그렇다. 그런데 유바카는 이 기똥찬 시골집에서 무엇을 하나? 즐긴다. 삶의 오후를 안심과 자족 속에서 느긋하게 즐긴다. 자그마한 마당에 온갖 꽃을 즐비하게 심어둔 건 마루에 앉아 꽃들의 내밀한 언어에 귀를 열고서 허무하지만 진정 허무할 것도 없는 삶을 관조하기 위해서다. 이쯤이면 별 결함과 허기가 없는 삶일 테다. 생계는 무엇으로 도모할까. 식당 영업과 민박으로 해결한다. 재미있는 건 창고를 멋스럽게 개조한 식당 공간에 식탁이 단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예약을 하고 찾아드는 점심 손님 한 팀, 저녁 손님 한 팀만 받는 초미니 레스토랑이다. 민박 방도 달랑 하나다.
유바카는 자칭 ‘밥 디자이너’다. 여느 셰프와 달리 요리에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사뭇 특별한 밥상을 차린다. 이건 그가 귀촌 이후 고안한 장르가 아니다. 서울 인사동의 한식 레스토랑 ‘꽃밥에 피다’에서 이미 충분한 커리어를 쌓았으니까. ‘꽃밥에 피다’는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 주는 엠블럼인 ‘미쉐린 그린스타’를 받은 식당. 유바카의 시그니처 메뉴였던 ‘보자기 비빔밥’은 이 식당의 대표 음식이었다고 한다.
“음식을 디자인하는 건 일반적이지만 도시에서는 식재료 자체에 한계가 있다. 이미 잘 다듬어져 시장에 나온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뿌리를 제거하지 않은 대파나 원형이 보존된 재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텃밭에서 손수 가꾼 채소를 원형대로 식탁에 올릴 수 있어 한결 다양한 디자인을 구사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밥상을 디자인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훼손되지 않은 뿌리, 줄기, 꽃 등을 음식과 함께 통째로 디자인해 시각적 만족을 유도한다. 재료의 길이와 굵기를 그대로 살려내는 디자인에도 사람들은 굉장한 호기심을 드러낸다. 아주 흔한 식재료로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자연 밥상을 차려내기 때문이다.”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지 않나?
“모두들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혀를 심하게 학대했다. 짜고 강렬한 음식으로 혀를 혹사시키니까. 새로운 방식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나의 요리는 다르다. 한결 색다른 디자인과 맛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음식만을 디자인하는 건 아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디자인하자는 데 초점이 있으니까.”
마음을 디자인한다? 그건 무슨 뜻이지?
“음식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사람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를 유도한다. 음식마다 담긴 스토리텔링을 삶의 이야기와 연결해 타성에 젖은 일상을 돌아보게 하고, 사람마다 제 안에 숨겨져 있게 마련인 소중한 가치와 재능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식탁 대화를 통해 그토록 진지한 소통이 가능하다니.
“내 삶의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게 사람들을 껴안아주는 나의 방식이다. 대화는 결국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로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에 아직 끄집어내지 못했을 뿐인 뭔가 대단한 게 있다는 자기 발견에 이르곤 한다. 막연했던 꿈을 구체화하기도 하고.”
육체노동이 일상이지만
말하자면 이 집은 식당이자 사교장이며 인생 교실이다. 유바카는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데에서 나아가 고객의 생각을 요령껏 노크해 마음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리고 개개인 모두가 별처럼 빛나는 뭔가를 내장한 존재임을 상기시키기를 즐긴다. 그렇다면 그가 파는 건 다만 음식만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편집한 이야기까지 유통시키는 게 아닌가. 식당을 개업한 게 불과 2년 전이지만 이미 자리가 잡혔다. 일에 대한 몰입과 근면이 거둔 성취다. 자신이 지닌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가공해 마케팅의 원천으로 삼은 덕이기도 하다.
“먼 길 달려 우리 집을 찾아오는 이들의 고마운 마음을 늘 생각한다. 뭐 한 가지라도 더 잘해주기 위해 신경을 쓰지. 고객들 덕분에 내가 먹고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지. 난 손에 쥔 것 없이 귀촌했다. 처음 한동안은 마을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이제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지낸다.”
종이 대신 광목 헝겊을 이용한 그림 동화책을 만들기도 한다지? 헝겊으로 만든 책이라니, 기발하다.
“어려서부터 헝겊에 동화를 쓰고 싶었다. 지난 20여 년간 쓴 헝겊 동화책이 100여 권이다. 상상력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동화 역시 상상력의 소산이다. 고객들은 이 책들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대체로 하는 말이 이렇다. ‘아하, 별난 책이 다 있네! 나는 왜 이런 발상을 못 했지?’ 이렇게 되면 인생과 상상력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꽃이 화들짝 피어나기 마련이다.”
도시에서보다 시골에서 한결 만족도 높은 생활을 누리면서 사는 셈인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콘텐츠에 확신이 있다면 어디에 산들 무슨 상관이겠나? 물론 도시와 시골에서의 생활 차이는 있다. 도시에선 뭔가 타율적인 게 나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시골에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 가령 마당의 꽃이나 담벼락의 풀을 마음 안에 불러들여 이웃으로 삼고 사는 즐거움은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퇴를 앞둔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먹고살 능력이 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귀촌하라 권장하는 거다. 나만의 삶의 방식을 실현하기 좋은 게 시골이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오두막이라도 장만해 나만의 정신적 보물창고로 가꾸며 사는 건 생각보다 풍요롭고 즐겁다. 물론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 좋은 경험으로 삼으면 그만이지.”
폐가를 산뜻하게 손수 단장한 전 과정은 물론, 식당 손님을 접대하는 일 등 모든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지나친 노동에 혹사당하며 사는 건 아닌가?
“(웃으며) 울퉁불퉁한 내 손을 보라. 육체적 노동은 일상이 됐다. ‘아이고, 힘들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비명을 토하기도 하거든.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일상을 즐긴다는 점이다.”
사람이 어떻게 즐거울 수만 있지?(웃음) 고통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로 들린다.
“난 아들을 잃기도 했다. 그 상처를 아물리기 위해 귀촌한 면도 있는 거다. 하지만 이 시골에서 홀로 진정으로 즐긴다. 고통? 사실 그런 걸 느낄 겨를조차 없이 바쁘다. 가끔 출몰하는 지네에 괴롭긴 하지만.(웃음)”
유바카는 즐거워 의기양양하다. 나보다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 그리 외치고 싶다는 투로. 일상을 덮치는 풍파가 왜 없을까마는 그는 기민하게 딛고 일어서는 것 같다. 만만치 않은 근성이다.
유바카가 주는 귀촌 Tip
•시골 생활을 고려한다면 망설임 없이 귀촌하라.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헌 집을 살 경우 전기, 수도, 화장실이 구비된 집을 매입하자. 수천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시골에서도 독특한 일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농장의 잡일 등 ‘알바’가 얼마든지 가능한 게 시골이라는 점도 참고하자.
•이웃을 만나는 족족 먼저 인사하라. 특히 처음엔 무조건 베풀어야 한다. 중요한 건 진심과 정성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텃세를 모르고 살 수 있다.
중장년이 가장 일하기 적합한 직종은 ‘농림·어업직’이며, 적합한 직업은 플로리스트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발표한 ‘2020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서 중장년(50~69세)이 수행하기에 직업별로 어느 정도 적합한지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조사는 총 537개 직업군에서 1년 이상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 1만 6244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 문항은 “직업훈련 등을 받아 중장년층이 새롭게 진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직무)이라고 생각한다”, “중장년층이 일하기에 작업환경(들고 옮기기, 오르내리기 등)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와 같이 3개 문항에 대해 5점 척도(①전혀 아니다, ②아니다, ③보통, ④그렇다, ⑤ 아주 그렇다)로 응답 평균값을 측정했다.
직업 훈련 등 신규 진입 적절성을 고려했을 때 중장년이 가장 일하기 적합한 직종은 ‘농림·어업직’이었다. 이어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과 ‘영업·판매·운전·운송직’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적합성이 낮은 직종은 ‘연구직 및 공학 기술직’으로 나타났다.
적합성 수치가 가장 높은 개별 직업은 플로리스트다. 플로리스트는 꽃을 보기 좋게 배열하는 일을 하는 직종 중 하나다. 흔히 꽃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콘셉트와 분위기를 정하고 이에 맞는 꽃 구매, 생화 관리, 작품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는 것 등 다양한 업무를 포함한다.
두 번째로 높은 직업은 자연 및 문화해설사로, 자연환경의 유래와 역사, 중요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 탐방 해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한다. 계절마다 바뀌는 관찰로를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안내판을 만들거나 해설을 위한 학습 자료를 개발한다. 업무의 난도는 높지 않지만 파트타임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주로 관광객을 상대하다 보니 남들이 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심리 상담 전문가, 공예원, 보험 모집인, 양식 조리사, 창업 컨설턴트, 부동산 중개인, 보험 대리인 및 중개인, 인적자원전문가, 조각가, 텔레마케터, 방문 판매원, 직업 상담사, 보석 감정사, 자재관리사무원 순으로 적합성 종합지수 평균값이 높았다.
프로게이머, 경호원, 스포츠 강사, 스턴트맨 등 전문적으로 기술을 다루거나 신체 활동이 많이 필요한 직업은 다소 낮은 직업 적합성을 보였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은 “한국직업정보 재직자 조사는 직업 특성뿐만 아니라 직업의 입직 요건, 직무 내용, 업무수행능력·지식·가치관, 흥미·성격·환경, 관련 학과 정보, 임금, 직업전망 등 노동시장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으므로 정부, 학교 및 기업체는 물론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직업정보로써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86세대는 걱정이 많다. 우선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다는 점이 공포스럽다.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신체적 변화도 두렵다. 일만 열심히 했던지라 은퇴 후 닥쳐올 방대한 시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막막하다. 이런 그들을 위해 일하는 은퇴자 컨설턴트가 있다. 같은 고민을 공유하기에 그의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인생 2막 설계 서비스는 호응도가 높다. 동년배 친구와 강사, 컨설턴트를 넘나들며 고객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돕는 86세대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를 만났다.
이관석 컨설턴트는 명예퇴직한 회사에 재취직한 케이스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실제로 은퇴해본 자산관리 경력자가 필요하다는 은행장과 퇴직연금사업그룹장의 판단으로 이뤄진 일이다. 명퇴 전 자산 규모 50억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전에 비해 보수도 적고 업무량도 소일거리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일은 만족스럽다. 그간 해왔던 업무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일할 수 있어서 현재 맡고 있는 ‘은퇴 자산관리 컨설팅’은 앞으로 발전할 유망 분야를 개척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무엇보다 은퇴를 앞둔 동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차다. 일대일 은퇴 컨설팅을 진행할 때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일을 우선시한다. 솔루션 제공은 그 다음 일이다. “본인은 은퇴 후 일터를 떠나 여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데 백세 시대이니 무조건 일하라고 한다거나, 계속 일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으니 일터를 떠나 여행하고 놀러 다니라고 조언한다면 듣는 사람 마음이 편할까요?”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이미 은퇴를 경험해본 데다 숱한 컨설팅 경험으로 다져진 그다. 이관석 컨설턴트는 1년째 하고 있는 컨설팅과 강의가 마냥 즐겁다.
“86세대, 수혜자이자 낀 세대”
그가 평가하는 86세대는 고도성장의 수혜자이자 자식 부양을 받지 못하는 낀 세대다. 어릴 적 가난하고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경제·사회적 신분 상승이 가능했고, 집도 한 채씩은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누렸다는 것. 하지만 정호승 시인이 말했듯 누구나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삶의 무게는 비슷하다. 86세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지만 자식에게는 부양받지 못하는 최초의 세대가 되었다.
그런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단연 건강이다. “나이 50이 넘어가면 몸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난 자리의 대화 주제는 거의 대부분 건강입니다. 어디가 어떻게 안 좋아졌는지, 그래서 무슨 조치를 취했는지, 무엇이 효과가 좋았는지 등을 얘기해요. 서로 가진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죠.”
건강 다음은 전혀 달라질 인생 2막에 대한 걱정이다. 장수는 축복이라는 것도 점차 옛말이 되어가는 시대, 요즘 86세대는 ‘오래 사는 위험’에 대해 고민이 많다. 은퇴 후 40~45년을 살아가야 할 이들의 고민거리를 한 가지씩 추려내니 무려 다섯 가지나 된다. 첫째 유병(有病)장수, 둘째 무전(無錢)장수, 셋째 무업(無業)장수, 넷째 독거(獨居)장수, 마지막으로 투쟁(鬪爭)장수다. “돈 걱정 없고 건강하고 화목하게 오래 살 수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 걱정하는 것이지요.”
고객들의 고민 대부분은 그도 공감하는 바이나, 무전장수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건강만큼이나 노후생활비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과도한, 어찌 보면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매달 받던 월급은 끊기고, 다달이 지급되는 국민연금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우니 걱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과도한 걱정이에요.”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은퇴한 노부부 월 적정생활비는 283만 원, 최저생활비는 197만 원이다. 그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는 국민연금에 더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퇴직연금제도를 이용하면 충분한 노후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퇴직연금을 준비하지 못한 채 은퇴했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므로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은퇴자 자산관리 컨설팅에 나설 때 그가 강조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찾지 말고 연금으로 수령하라는 것. 세금 절세는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 건강보험료 등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은퇴자가 빠지면 안 될 4대 크레바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이다. 한번 빠지면 구조되기 어려워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지형으로, ‘소득 크레바스’나 ‘연금 크레바스’ 등 경제·사회적 위험 요소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다. 이관석 컨설턴트는 컨설팅, 은퇴자 대상 강의에서 4대 크레바스에 대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배우자 크레바스’는 은퇴한 남성들에게 특히 위험한 크레바스다. 은퇴 후 집에서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칫하다 크레바스에 빠져 이혼하게 되면 앞으로의 노후가 암담해지는 것은 물론, 살아온 인생 자체가 허망해지기 쉽다.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를 보세요. 최근 배우자 크레바스에 빠져 그가 모은 재산이 반토막 나고, 그간의 명성에도 먹칠을 하지 않았습니까?”
두 번째는 자식 크레바스다. 자신의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음에도 자식의 유학, 결혼, 사업 자금을 대다 노후가 불행해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잘해주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지원해주라고 말한다. 과도하게 지원하다 노후 자금이 축나서 훗날 부양 부담을 지우는 것보단,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더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두 아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두었다. “법적으로 성인인 자녀에게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는 한도는 5000만 원입니다. 그래서 아들들에게 미리 말했지요, ‘너희 결혼할 때 5000만 원씩 주겠다. 단, 어떠한 부양도 받지 않겠다’고요.”
세 번째 크레바스는 사업이다. 은퇴하는 사람 중 다수가 재취업이나 창업을 꿈꾼다. 현금 흐름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건 재취업이지만,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갖고 있는 이들은 창업의 유혹에 곧잘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그는 창업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에 하던 일이 있는데 고작 그런 일을 어떻게 하느냐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직원이나 은행원, 군인, 공무원, 교사처럼 세상사에 비교적 적게 노출된 이들이라면 더더욱 피해야 해요. 생각보다 손실이 나기 쉽고, 그 손실을 메우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크레바스는 투자다. 은퇴 자금으로 주식, 부동산 외에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하며 우려를 표했다. 제대로 된 지식 없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 큰 손실을 입고 그 충격에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가 추천하는 보편적인 투자 방법은 ‘100-나이 투자법’이다. 숫자 100에서 현재 나이를 뺀 숫자의 비율만큼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예금이나 TDF를 활용해 안정적인 운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나이가 60세라면, 100에서 60을 뺀 40%만큼만 투자하고 나머지 60%는 예금에 넣어두는 식이다. 사람마다 투자 성향이 다르므로 각자에게 맞는 투자법이란 가지각색이기 마련이나, 그는 변동성이 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을수록 소액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자산관리 컨설팅 외에 비재무 은퇴 컨설팅도 맡고 있는 그는 고민하는 86세대에게 다양한 조언을 건넨다. 세 가지 이상의 취미를 만들어둬라, 동호회나 도서관 등 일정하게 외출할 장소를 만들어둬라 등등.
그럼에도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을 꼽으라면 역시나 건강이다. 여태껏 현업에 매진하느라 스스로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86세대가 인생 2막을 힘차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돈이든 취미든,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시기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건강이 우선이고, 그 다음 노후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세요. 노후에 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을 마련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이번 호에는 ‘컨설팅·중개’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고용정보원(한국직업전망 2019)
현역에서의 직무 경험을 살려 경영 및 기술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퇴직자가 늘고 있다. 직장에서의 오랜 경력이 무기가 되지만, 컨설팅에 대한 기본 지식과 영업 능력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활동이 가능하다.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업무 패턴이나 자기계발 면에서는 ‘중개사’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관련 법률이나 제도는 물론 꾸준히 업계 동향을 살펴야 하고, 개인의 역량과 더불어 고객(거래처) 확보와 실적 등에 따라 수입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PART1-1. 국가전문자격 '컨설팅 관련 분야'
경영·기술 컨설턴트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전문자격으로는 경영지도사와 기술지도사가 있다. 경영지도사는 마케팅,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재무관리 등으로 나뉘고, 기술지도사는 기계, 생명공학, 생산관리, 정보처리, 전기전자, 환경 등으로 세분화된다(2차 시험의 경우 지도 분야별로 구분해 실시).
응시 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1차에서 경영학을 비롯한 관련 법령 및 외국어 등 객관식 시험과, 2차에서 전문 분야 논술(약술) 시험을 치러야 해 공부 분량이 만만치 않다. 관련 분야 종사자라면 유리하겠지만 자격시험을 위한 이론을 익히고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와는 또 다른 맥락이다. 지난해 경영지도사 합격자는 215명, 기술지도사 합격자는 21명이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합격률(2018년 경영지도사 18.6%, 기술지도사 28%) 역시 저조해 도전이 쉽지 않은 분야로 예상된다.
자격증이 없더라도 경영·기술 컨설턴트로 활동은 가능하다. 그러나 근래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 투자, 영업 관리 등의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대부분 국가전문자격을 요구한다. 더불어 인공지능, 스마트사업 등 신산업이 등장하면서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경영·기술 컨설턴트의 인력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젊은 세대와 경쟁에서 중장년이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대기업이나 고수익을 내는 프로젝트에 욕심내기보다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대상 컨설팅, 또는 청년기술창업 멘토 등에 참여하며 전문성을 쌓는 것이 경력관리에 효율적이다.
PART1-2. 국가전문자격 '중개 관련 분야'
흔히 알려진 중개 관련 분야 자격증으로는 ‘보험중개사’와 ‘공인중개사’가 있다. 두 자격증 모두 취득 후 나이 제한 없이 직업으로 연계가 가능해 중장년층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먼저 보험중개사는 보험회사를 위해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리하는 보험설계사와 달리, 보험회사별로 상이한 상품의 담보내용 및 요율, 조건 등을 비교해 보험계약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더불어 독립적으로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사이에서 계약 체결을 중개하거나 그에 따르는 위험관리 자문 업무 등을 담당한다. 보험중개사 시험은 생명보험, 손해보험, 제3보험 등 세 종목으로 나뉜다. 응시 자격에 제한은 없으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이 저조한 편이라 취득 과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중개사가 되려면 국가전문자격인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 후,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나 대학에서 위탁받아 시행하는 실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대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여는데, 실무 경험이 없고 영업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부동산중개법인이나 부동산중개사무소에 소속공인중개사로 취업해 경력을 쌓으면 도움이 된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합격자 통계를 보면, 50대 이상의 합격률은 16.7%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응시자 수로만 보면 40대(2만5964명) 다음으로 50대(2만863명)가 높았다. 합격률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청년층에 비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전문가로서 원활한 활동을 위해 관련 대학이나 대학원, 민간학원 등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PART2. 민간자격
최근에는 창업 및 취업 컨설턴트,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이미지메이킹 컨설턴트 등의 민간자격이 늘어났다. 대부분 일정 시간 교육 이수와 시험 등을 통해 취득이 가능하다. 다양한 민간자격 중에서도 중장년층이 주목할 만한 분야는 귀농·귀촌 컨설턴트, 정리수납 컨설턴트 등이 있다.
‘귀농·귀촌 컨설턴트’는 반드시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민간에서 발급하는 축산컨설턴트, 농업경영컨설턴트 등을 취득하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 주로 정부(지자체)와 귀농귀촌종합센터 등의 정책 사업에 참여해 귀농·귀촌자의 정착을 위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한다. 귀농·귀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밟고 자격관리를 하면 안정적인 직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다.
직장 경력이 적거나 전무한 주부들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정리수납 컨설턴트’ 분야의 민간자격도 인기가 높다. 관련 업체나 협회, 여성인력개발센터, 평생교육원 등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주로 업체에 소속돼 일하거나 SNS 등을 통해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다.
무술년(戊戌年) 부동산시장은 한 치 앞을 가늠키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에 놓여 있다. 2017년 6월 이후 쏟아진 부동산 대책만 여섯 차례. 2018년 새롭게 적용되는 제도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방위적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서울 인기 지역은 ‘안전자산’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 다주택자인 박준혁(65·가명) 씨는 새해 양도세 중과 방침에 따라 주택 보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 씨는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기 쉽지 않아, 자녀들에게 서둘러 증여할지, 임대사업 등록을 할지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부장인 김수형(51·가명) 씨는 금리 인상 뉴스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김 씨는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금리가 크게 올라갈까 걱정”이라며 “새해 각종 규제로 집값마저 떨어지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전국 주택 가격 하락 경고음
새해 벽두, 부동산시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흐른다. 새해 촘촘한 규제의 영향으로 매매와 임대시장 가릴 것 없이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요 부동산 연구기관과 리서치업체들은 2018년 집값이 보합 내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18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017년보다 0.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2017년과 비슷한 보합을 유지하겠지만, 지방의 주택 가격은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의 전세 가격도 0.5% 하락할 것으로 봤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부동산114’가 최근 실시한 ‘2018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비자 2명 중 1명은 내년 상반기 부동산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가격 모두 ‘보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와 전세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각각 23.99%와 21.08%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7~8명은 2018년 상반기에 주택 매매·전세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보는 셈이다.
2015년 이후 활황세를 보였던 부동산시장은 투기 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고 대출한도를 축소한 ‘8·2대책’ 이후 움츠러들고 있다.
새해에는 금리 인상과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으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파의 직격탄은 서울 외곽, 지방을 향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거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외곽 주택시장이 공급 과잉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 말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오는 2022년까지 수도권 주택보급률(일반 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을 107%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서울 수서역세권을 비롯해 하남, 화성, 김포, 남양주, 성남 등 신도시 주택 공급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수석컨설턴트(공덕지점장)는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주택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외곽이나 지방의 중저가 주택은 정부가 확대하는 공공 물량과 섞이면서 조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도 ‘2018년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지방은 하락세가 확대되는 반면, 서울 주거용 부동산은 금리 상승 압박과 준공 증가에도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 등 규제 산적
부동산업계는 2018년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주요 이슈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대출 규제 등을 꼽고 있다.
부동산114의 주택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8년 주택시장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20.11%)였다. 다음으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추가 지정(19.14%)에 대한 응답이 많았고, △신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16.50%)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시행(12.62%) △중도금대출 보증요건 강화 및 보증비율 축소(9.85%)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관련한 내용들이 다수 꼽혔다.
우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주택 보유자들의 초관심사다. 4월 1일 이후 조정대상 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자는 10%, 3주택 이상자는 20% 가산세율이 붙는다. 양도세 기본세율이 6%에서 최고 40%임을 감안하면 3주택 이상자의 경우 최고 60%까지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분양권의 경우 1월 1일 이후 조정대상 지역 내 거래의 경우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율이 50% 적용된다. 양도차익이 1억 원이면 5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야 할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양도세 중과 예외가 적용되고 건강보험료를 깎아주는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2020년 말까지 등록한 연 2000만 원 이하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건보료를 8년 임대는 80%, 4년 임대는 40% 깎아준다. 또한 2019년부터 시행 예정인 임대소득자에 대한 분리과세 시, 필요 경비율을 등록 사업자는 70%로 높이고 미등록 사업자는 50%로 낮추기로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조정대상 지역 내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로서 장기보유 계획이라면 양도세와 임대사업자 등록 시 세제 혜택을 신중하게 비교·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 ‘8·2 대책’에서 서울 전역(25개구)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 등 27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 중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와 세종시 등 12개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다시 묶였다. 이어 9월에는 분당·판교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와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금지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최대 40%로 묶이게 됐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구입할 때는 전국 어디서나 LTV와 DTI가 10%포인트씩 낮아진다.
투기지역이 아니더라도 신DTI 시행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줄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DTI는 추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을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대출의 이자만 반영하는 방식인 기존 DTI(총부채상환비율)과 달리, 기존 주담대의 원금과 이자가 모두 부채에 포함돼 산정된다. 4분기 시행 예정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본인 명의의 주담대 외에 신용대출이나 자동차할부,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모든 대출을 합산하는 만큼, 다중 채무자의 대출 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지혜(智慧)를 나누고 덕(德)을 베풀었을 때 자연스레 교양이 묻어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혜와 덕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교과서나 시험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큰 숙제와 같다.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동안의 소양과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며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체력(體力)이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오랫동안 인생 공부를 해나갈 수 있겠다. 교양 있는 중·장년의 삶을 위해 ‘지덕체(智德體)’를 향상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살펴봤다.
◇ Chapter 1. 평생교육원에서 智 학점 올리기
학점은행제, 총장 명의, 교육부 장관 명의 등의 방법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학사학위과정을 비롯해 국가공인 자격증 과정, 비학위 교양 강좌 등을 등록할 수 있다.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봄 학기 개강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이 각 학교의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유익할 만한 수업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이화여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 '시니어 컨설턴트'
100세 시대의 사회 상황과 변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인생 후반기 생활 설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제공한다. 자신을 위한 행복 노후 설계뿐만 아니라 나아가 타인의 삶을 지도할 수 있는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력 있는 시니어 이미지 메이킹/ 행복의 느낌 찾기/ 인간관계 명품의 법칙/ 음식을 통한 건강관리 웰빙 장수 웃음법 등
△ 서울대 평생교육원 '고령사회의 웰다잉 전문가'
웰다잉(죽음 준비) 교육을 통해 죽음을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대면할 수 있는 지적, 정서적, 영적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 비해 죽음이 가깝고, 노년 세대에 비해 더 긴 시간 동안 죽음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0만원
세부 커리큘럼 교양 강의 3주 + 성찰 강의 3주 + 결정 강의 8주 + 마무리 1주
△ 고려대 평생교육원 '품위 있는 글로벌 매너와 이미지 메이킹'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아야 할 기본 생활 예절과 비즈니스 매너, 우아한 식사를 위한 테이블 매너, 상황별 표현법과 호칭, 해외 여행 예절 등을 학습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30만원
세부 커리큘럼 동·서양 식사, 음주 예절, 다도(茶道)와 이미지 컨설팅/ 글로벌 여행 예절(비행기, 호텔, 팁 등)/공연장 등 공공장소 예절/ 젊은 뇌 유지 비결과 스피치 훈련 등
△ 아주대 평생교육원 '부동산경매투자비법'
노후 대비를 위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확실한 학습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경매투자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론과 그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임장활동을 중심으로 입지와 공법상의 제한내용, 시가 등을 분석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수인이 꼭 알아야 할 경매절차/ 주택 임대차보호법 해설/ 좋은 물건의 선정과 임장활동방법/ 낙찰 후 사후 관리 등
△ 동국대 평생교육원 '여행 작가'
사진작가 신미식, 시인 이문재, 출판인 김산환, 음악평론가 임진모, 여행작가 유연태, 변종모, 우지경, 세계일주 여행가 안병일 등이 여행기 쓰기, 여행사진 촬영, 여행서 출간하기 등에 대해 강의한다. 수료 후에는 동기끼리 공동 사진전을 갖고 문집도 펴낼 기회가 주어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8만원
세부 커리큘럼 사진 장비의 선택과 활용/ 나는 이렇게 취재를 한다/ 도전! 여행 파워블로거/ 내 글을 어떻게 퇴고할까?/ 길 위의 인문학 등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역사문화’반 44학기 개근생 홍인숙(84)씨
“머리가 아닌 마음에 남아야 진짜 인생 공부”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 다니는 홍인숙씨는 무려 44학기를 이수하고도, 45학기째 수업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려면 총 8학기를 이수해야 하는데, 그것의 5배가 훌쩍 넘는 시간을 ‘역사문화’ 공부를 해온 것. 20년 넘게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서양 역사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수업이 흥미롭다는 그녀다.
홍씨는 “내가 젊었을 때는 평생교육원이니 문화센터니 하는 배움터가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참 많잖아요.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찾아서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괜히 노인정에 들락거리는 것보다 무엇이든 배우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평생교육원을 다니게 됐어요”라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에게 공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홍씨는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거창한 의미는 없어요. 그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내가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거죠”라며 “무엇보다 이 나이에 학교에 간다고 하면 마음부터 젊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44학기를 이수하며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풍부한 역사적 지식도 쌓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마음에 남은 것이 더 많다는 홍씨. “나이를 많이 먹으니까 내용은 많이 잊어버려요. 남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지식보다는 내가 느끼는 행복, 즐거움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공부해온 것 같아요. 지금도 문화센터에서 수필 강의를 듣는데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글을 쓰지는 않아요. 수업 듣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니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의를 듣는 시간만큼은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철학적인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죠.”
홍씨는 지난해 ‘민화 그리기’ 수업을 신청했다가 몸이 아픈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해는 평생교육원 ‘역사문화’ 45학기를 다니며, ‘민화 그리기’에 다시 도전하고 ‘라틴 음악’에 대한 강좌도 찾아볼 예정이다. “몇 학기까지 다닐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답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인생 90년’의 시대를 맞이한 장수사회 일본, 10월 13일 간행된 경제시사지 [프레지던트(President)](통권 884호)는 특집 ‘부자 노후 빈곤 노후, 당신은 어느 쪽?’을 기획해 정년 후 꿈의 라이프를 위협하는 6가지 강적을 정리하면서 그 퇴치법을 소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후의 불안감을 없애는 전문가의 조언을 포함해 그 해소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연금 감액
수입 대비 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일본의 소득대체율은 일본 정부가 설정한 표준세대의 경우 평균 수입 월 34만8000엔 가운데 62.7%를 차지한다. 연급 지급은 21만8000엔이다.
이것이 전문가가 추정한 재정 검증의 결과, 최악의 경우 2015년에는 50% 수준인 약 17만 엔으로, 나아가 2072년 35% 수준인 약 12만 엔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닛세기초연구소의 주임연구원 나카시마 쿠니오(中嶋邦夫)씨는 “연금 감액에 대응하는 법은 ①절약하기 ②계속 일하기 ③돈 모으기의 세 가지 선택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절약은 어렵고 저축이 없으면 일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는 것에 저항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30년 후에는 인구의 약 40%가 65세 이상이 된다. 국민의 40%가 일하지 않으면 나라가 꾸려지지 않기에 고령자라도 일하는 게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잡지는 최악의 경우로 연금 삭감률을 후생연급 22%, 기초연급(국민연금) 60%로 내다보면서 기초연금만 수령하는 자영업자와 후생연금 및 기업연금을 수령하는 회사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생겨나 ‘세대간 격차’만이 아닌 ‘세대대 격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연금감액을 전제로 한 충분한 저축액은 얼마일까? 파이낸셜플래너 고야 요이치(小屋洋一)씨는 “3000만 엔 정도는 준비해 뒀으면 한다”고 조언하면서 “연금생활자는 평균 매년 70만 엔 정도 지출 초과로 퇴직 후 25년을 지낸다고 가정한다면 합계 1750만 엔이 필요하며, 연금지급액이 20% 줄어들 것을 가정한다면 1000만 엔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경단련(경제인단체연합) 소속의 대기업은 평균 2000만 엔의 퇴직금이 나오지만, 중소기업은 평균 1000만 엔 정도로 그중에는 지급하지 않는 기업도 있기에 집이 없고 개호를 받는 경우 더 추가 비용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민간의 연금상품과 저축으로 미리 노후에 대한 만전의 준비가 필요하겠다.
둘째, 팔리지 않는 집
일본 총무성의 2013년 주택 및 토지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총주택수 6063만호 가운데 13.5%가 빈집이라고 한다.
부동산 컨설턴트 나가시마 오사무(長嶋修)씨는 “고령자가 돌아가시면 빈집으로 방치되고, 젊은 사람들은 신축 맨션에 살려는 구도이다. 게다가 현재 일본의 주택소유율은 약 60%이지만, 집 구입 의향이 저하돼 앞으로 더욱 떨어질 거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확실하게 가격 상승이 예측되는 부동산과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경우는 제외하고 팔린다면 지금 당장 파는 게 좋다.
향후 20년 일본의 주택가격은 매년 2%씩 하락된다는 계산도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올해 8월부터 실행된 ‘개정 도시재생 특별조치법’의 이른바 ‘콤팩트시티정책’에 따른 우대조치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의 물건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콤팩트시티란 시가지의 공동화 현상을 해소해 범위를 작게 유지하면서 걸어다닐 수 있는 범위의 생활권에 커뮤니티를 재생해 살기 편안한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또한 현재 지은 지 20~25년이 넘으면 가치가 제로로 평가받고 있지만, 내년부터 바뀌는 중고주택에 대한 건물평가법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건축 햇수는 같아도 건물의 질과 노화 정도 등에 따라 자산 가치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자산 가치가 평가받는 시대가 온다고 밝혔다.
셋째, 의료비 부담 증가
올 4월부터 70~74세 고령자의 의료비 자기 부담률이 10%에서 20%로 올랐는데, 현재 국민이 병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에 지불한 의료비(국민의료비)는 연간 약 40조 엔으로 그 가운데 반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 의료비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20세에서 59세까지는 자기부담과 보험료 합계가 의료비보다 적어 흑자이지만, 60세부터는 의료비가 늘어나 적자이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는 국내총생산(GDP)이 성장률을 앞질러 공적비용 부담은 2025년에 현재보다 10조 엔 이상 늘어나 25조 엔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현역 세대의 세금이 고령자 의료비를 대신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건강보험제도의 상황도 심각해 국민건강보험은 2012년도 3000억 엔 남짓 적자를 냈다. 건강보험조합 연합회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회사원이 가입한 건강보험조합도 1419개 중 67%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파이낸셜 플래너 나이토 마유미(內藤眞弓)씨는 “민간의료보험은 의료비 부담이 아무리 무거워져도 입원 등의 계약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일절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본의 공적 의료보험 보장이 잘돼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의료비만으로 사용될 돈이 150만 엔 정도 있으면 충분하다. 보험에 납입할 돈을 저축으로 돌려 노후를 준비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일본에서는 국민개보험제도 가운데 ‘고액요양비제도’가 있어 보험 내라면 아무리 고도의 의료를 이용해도 의료비 10만 엔 정도를 지불하면 되기에 의료비가 수백 만엔에 달하는 경우는 없다.
넷째, 간병 비용 증가
일본의 간병보험제도는 2015년에 개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베이비붐세대가 후기 고령자가 되는 2025년을 목표연도로 한다.
현재의 정책 방향성인 ‘의료에서 간병으로(자립지원)’와 ‘시설에서 주택으로’가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간병 초점은 ‘어떠한 간병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거기에 얼마나 비용이 들까’로 옮겨지고 있느냐다.
공적시설의 특별 양호노인홈에 입주할 경우 매달 9만6000 엔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설도 부족하고 희망자도 많아 대기해야 한다.
민간시설의 경우는 도쿄를 예로 월 14만8000 엔에 식사비 등 비용을 포함하면 매달 부담액은 20만 엔 정도. 재택 간병의 경우에도 6만 5000 엔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금전적 비용만이 아니라 간병 때문에 가족이 구속되는 비용도 상당하다.
간병시설 이용자가 보통 입주 후 평균 7년 정도 산다고 보는데, 따라서 재택 간병의 경우도 같은 정도의 기간을 상정하고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문가는 자신의 힘으로 배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휠체어에서 혼자 일어나 변기에 이동하는 정도의 근력은 재활 운동을 하면 되돌아온다며 고령자가 퇴원하면 가족들이 밥상 옆에서 식사를 돌보려고 하는데 과보호로 인해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돼 갈수록 쇠약해진다고 덧붙였다.
각종 간병시설에서도 재활운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같은 비용이 든다면 1일 서비스라도 재활운동을 중시하는 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섯째, 무직 자식
일본에서는 잘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고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하는 히키코모리, 전혀 일하려는 의사가 없는 니트족(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자식을 둔 가족이 늘고 있다.
니트의 고령화에 따른 가계의 경제적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2014년도 학교 기본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등교’를 이유로 30일 이상 장기 결석한 초등·중학생은 약 12만 명으로 전년도보다 약7000 명이나 증가했다.
학교를 가지 않는 학생들이 그대로 은둔형 외톨이로 이어지고, 취직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프리타(아르바이트로 평생 생계를 이어가려는 사람을 일컬음)와 파견노동자, 그리고 가사돕기도 잠재적 무직이라고 하겠다.
전문가는 부모가 자신의 사망 후 구체적인 자식의 생존 계획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 자식 나이 40세가 포인트라고 지적한다. 자식이 젊을수록 계획이 장기에 걸쳐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 금액도 커지고 현실감도 점점 옅어지는데, 향 후 자식이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연금만큼은 체납하지 않고 꼬박꼬박 내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부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사망할 경우 연금수입이 줄어들기에 1명분의 생활비가 높아지고 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부모 사망 후 자식이 혼자 생활하기쉬운 주택 확보를 강조했는데, 넓은 집은 광열비와 유지비, 세금 등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24시간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작은 중고 맨션을 고르되 단독주택이라면 건평수를 줄이고 남은 토지를 팔거나 주차장으로 빌려준다든지 월세용 주택으로 재건축해 수입원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여섯째, 정년연장 및 재고용
일본에서는 2013년 4월 ‘개정고령자고용안정법’이 실시돼 기업에 대해 희망하는 사원 전원을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시켰다. 이 법률은 노령연금의 지급 개시 연령에 맞춰 고용 연령의 상한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인정한 조치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약14만 개 회사 가운데 65세 이상 일할 수 있는 기업은 66.5%로 종업원 301명 이상의 대기업은 48.9%에 머물렀다. 나아가 정년 폐지를 선택한 기업은 2.6%, 70세 이상 일할 수 있는 기업도 전체의 18.2%에 지나지 않았다.
법률 내 ‘계속고용제도의 도입’의 실상을 보더라도 주3일 근무, 두 사람이 한 명분의 업무를 담당 등의 근무형태를 합리적인 재량 범위로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어 정년 후 일의 내용이 크게 변화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후생노동성의 조사에서도 정년 후 22.3%는 계속고용을 희망하지 않았고, 1.2%는 희망했지만 조건이 안 맞아 계속 고용되지 않았다.
경영인사 컨설턴트 에노모토 마사카즈(榎本雅一) 씨는 재고용은 보너스도 없고 연수입도 40%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라며, 정년의 연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고용으로 연수입이 큰 대기업에서 일했던 사람일수록 삭감액이 커서 60% 정도 줄어드는 회사도 드물지 않다고 밝혔다.
급료의 변화뿐만 아니라 많은 부하를 거느렸던 관리직이 위탁 형태로 재고용돼 계약직으로 신입사원과 같은 마찬가지로 대우받으며 상사가 된 아랫사람의 꼼꼼한 지시를 받아야 한다며 꾹 참고 버틸 것인지 때려치우고 그만 둘 것인지의 문제도 있다.
또 인간관계와 든든한 파벌로 출세해 온 ‘회사 인간’보다는 업무를 통해 전문성을 익혀온 ‘일하는 인간’이 회사 내외에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기에 기술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환영받는다며 명확하게 정년 후 플랜이 있는 사람을 빼고 가능하면 회사에 꽉 달라붙는 것이 좋을 거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정년 연장, 재고용 이외에도 독립해 현역시대의 전문성을 확대시킨 인사, 회계, 영업, 판로 개척, 경영 조언 등을 대행하거나 하청받는 ‘확대고용’의 형태도 제안했다.
끝으로 “경험이 없는 곳에 도전해도 성공은 어렵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 정년을 경험 리셋이 아닌 일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확대고용’을 생각해 봐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자님, 이젠 아파트 중개 안할렵니다!”
의외였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아파트만 취급하던 분양 마케팅 전문가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고급 아파트나 주상복합 주택 전문 컨설턴트를 겸하고 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손을 떼겠다니.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그럼 앞으로는….”이라는 기자의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입에서 '단독주택 리모델링'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낡은 집을 새로 고쳐 주거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자산가치도 크게 올라 돈도 벌수 있는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시공 전문가부터 관련업계 대학교수까지 같이 사업할 팀원들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이쯤되면 요즘 확실히 핫(HOT)하게 뜨고 있는 최고의 부동산 재테크 아이템일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래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또 나섰다. ‘단독주택 리모델링’ 실제 사례를 통해 성공 노하우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① 시세차익형 “무조건 싸게 사라”
과연 단독주택 리모델링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아까운 시공비만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히려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핵심포인트가 있다. 그 단독주택을 일단 얼마나 싸게 매입하느냐가 관건이다.
단독주택 전문가에 따르면 단독주택도 지역별로 그 지역에 알맞는 대략적인 시세만 존재하지 아파트 시세처럼 딱 떨어지는 시세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노후한 정도가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품을 파는 만큼 낡고 허름한 주택을 얼마든지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곳곳에 존재한다. 이렇다보니 만약 낡고 노후한 단독주택을 시세보다 크게 싼 가격에 사서 리모델링을 통해 깨끗하게 포장(가치 상승)한 뒤 매도하면 리모델링 비용을 빼고도 시세차익을 바로 거둘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지가격 외에 건물 가격은 거의 없는 주택이라면 금상첨화다. 이렇게해서 돈을 벌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자 수도권에서 거의 쓰러져가는 낡은 단독주택만 사러 다니는 전문 투자꾼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안양에 사는 박웅구(가명·45)씨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리모델링 비용을 치르고도 그가 당장 손에 쥘수 있는 시세차익이 1억원에 이른다. 사연은 이랬다. 그가 안양에서 거의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낡은 2층짜리 단독주택을 1억5000만원에 사들인 것이 지난 연말. 박 씨가 계약하기 전 이 주택은 5년간 사람이 살지 않아 최소한의 관리는 커녕 건물이 서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노후돼 있었다. 이렇듯 너무 낡아 있다보니 매입하려는 이가 전혀 없었고 집값은 뚝뚝 미끄러져 내려갔던 것. 그는 “거의 쓰러져간다는 표현이 걸맞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변 주택시세가 3억5000만원인데 1억5000만원에 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비로 1억원을 투자했다. 박씨의 투자비가 주택 매입가를 포함해 2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1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가 3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리모델링으로 단장했으니 주변 시세만큼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세차익은 고급 단독주택도 마찬가지다. 금액자체가 크다보니 오히려 더 많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예전에는 고급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주택공급 과잉을 비롯해 경기침체로 인해 고급 단독주택 시장도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기서 관건은 대지가 크고 오래된 고급 단독주택을 고를 수 있느냐다. 단독주택 리모델링은 건물가격은 거의 없고, 땅(대지) 가격만 남은 단독주택일수록 재테크 측면에서 리모델링 효과를 크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한 고급단독주택 단지에 살고 있는 박달수(가명·60)씨. 그는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자신이 살고 있는 단지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다른 아파트나 고급 주택들은 가격이 추풍낙엽처럼 곤두박질치는 데도 그의 단독주택 가격은 별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던 것. 궁금증이 발동한 박씨. 그의 지인과 부동산 전문가 의견을 들어본 결과는 비결은 넓은 대지면적에 있었다. 오래된 주택일수록 땅지분이 많아 주택 가격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오히리 리모델링으로 건물가격까지 높이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세가 40억원에 이르는 낡은 주택에 3억5000만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에 나섰다. 그결과 최근 시세가 50억원을 호가한다. 박씨는 “처음엔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됐지만 리모델링으로 오히려 돈을 벌게 됐다. 당장 팔 생각은 없지만 주변 낡은 주택보다 분명 좋은 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 임대수익형 “자식 창업이나 증여용으로 활용”
임대수익도 쏠쏠히 올릴 수 있다. 단독주택을 상가주택으로 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하면 큰 무리없이 월세 등 임차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물론 구청 인허가 등 관련 절차가 밟긴 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가정용 정화조를 상업용으로 늘리는 공사를 하는 수준에서 절차가 마무리된다. 정화조 공사 필증을 리모델링 건축사 사무실에 전달하면 알아서 관련 절차를 밟아주는 게 대부분이다. 도로 이격거리나 주차장 등 인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신축보다 훨씬 간결한 셈이다.
최성관(가명·65)씨는 살고 있던 서울 돈암동 6억원짜리 아파트를 팔기로 했다. 대신 은평구 역촌동에 대지 330㎡규모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같은 가격에 매입했다. 30대 초반 나이에도 결혼도, 취업도 못한 큰 딸을 위해서다. 그는 딸이 단독주택 2층에 카페를 차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로 했다. 전체 연면적 165㎡가운데 2층 면적이 66㎡로 넓지는 않지만 카페를 차릴 경우 월 400만~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월세도 최대한 저렴하게 받아 수익을 내는데 보태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 딸이 당장 먹고 살 걱정은 덜어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욱이 상속이나 증여도 감안해서 가게 명의도 딸에게 넘겨줄 생각이다. 최 씨는 “1억5000만원 시공비가 만큼 딸에게 투자하는 셈이다. 기존에 없던 마당도 생기고 하니 어찌보면 살기는 더 좋다”고 말했다.
서초동 서래마을에 살고 있는 서일택(가명·68)씨. 오래된 2층 낡은 집(13억원)을 고쳐 노후 임대수익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서씨는 1층 임대계약할 카페 콘셉트까지 정해놨다. 딱딱한 주상복합 상가나 식당이 식상한 만큼 탁트이고 여유로운 지중해식 콘셉트으로 운영하는 사업자에 임대주기로 했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900만원에 이르지만 워낙 카페 수요가 많은 곳이라 벌써부터 가게를 달라는 사업자들이 줄을 섰다. 서씨가 오히려 임차인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것. 뿐만아니다. 반지하도 반전세(보증금 1억원, 월세 750만원)에 세를 놓기로 했다. 2층을 서씨가 거주용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1650만원에 이르는 월세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1억5000만원 리모델링 비용은 보증금(2억원)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실제 방배동 서래마을 같은 경우 주택은 물론 카페 등 상권 임대 수요도 많아 연간 수익률이 10%를 웃도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씨는 “옆 동네(반포동) 30평형대 아파트가 16억원이 넘는다. 여긴 3층짜리 건물에 마당이 있는데도 13억원이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게대가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죠 효과”라고 말했다.
투자 컨설팅 전문가에 따르면 자산가들은 2층짜리 단독주택을 상가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4층짜리 상가로 증축하길 원한다. 4층은 본인이 살면서도 1~3층을 임대를 줘서 임차수익을 거둘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사안이 있다.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경우는 정화조 공사 등 간단한 시공필증만 있으면 간략하게 인ㆍ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증축의 개념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 질 수 있다. 특히 해당지역이 문화재 보호지역 등 규제로 묶인 지역이라면 더욱 그러하다는 것. 따라서 투자를 결정할 때 직접 발품을 팔고 구청 등에 직접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지역개발 호재가 터지면 용도 변경이 수월해져 부동산 자산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므로 직접 컨설팅을 받아보며 정보획득에도 힘을 쏟는 노력이 필요하다.
③ 게스트 하우스형 “홍대 등 최고 상권서 발품 팔아야”
단독주택 리모델링으로 돈버는 법은 또 있다. 바로 개조한 주택을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하는 것이다. 은행지점장을 은퇴한 양문기(가명·58)씨가 바로 그랬다. 제2 인생을 살기 위해 최근 중고차 무역업을 하던 양씨가 우연히 중국인 등 외국인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게스트 하우스라는 새 아이템을 알게 된 것. 여기에 한류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는 점도 그가 외국인 상대 숙박업에 뛰어들게 계기가 된 셈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홍대 인근 상수동에 최근 10억원짜리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원래 유치원 건물로 쓰던 주택이었지만 영업이 안되는 터에 저가에 매물이 나온 것을 그가 급매물로 잡은 것이다. 관광객을 받을 수 있도록 커다란 방 8개(수용인원 4~8명)로 개조하는데 투입한 비용(리모델링)이 1억8000만원이었다. 이에 총 투자 비용은 11억8000만원.
그러나 이제 그는 돈 벌일만 남았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관광객 한명당 5만원의 숙박료를 받는다는 가정하에 방 하나에 최소 4명만 받는다고 쳐도 20만원을 수익이 가능하다. 방이 8개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160만원, 한달에 4800만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1년이면 6억원에 이르는 돈을 손에 쥐게 된다. 30% 정도를 운영비(약 2억원)로 지출하더라도 대략 4억원은 순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 물론 공실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국내 최고 상권 중 하나인 홍대 인근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가능하지 않은 일도 아니다. 충분히 승산이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씨는 “펜션보다는 미래가 유망한 중국인 등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시장에서 먹힐 것으로 봤다. 무역업으로 해외사정에 밝아 앞으로 트렌트를 잘 반영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④ 셰어형 “지인들끼리…주거비용 아낀다”
또다른 틈새유형이 바로 셰어형이다. 특히 전세난에 허덕이는 신혼부부들이 선호한다. 낡은 단독주택을 사들여서 1층과 2층을 나눠서 2세대가 같이 마당있는 집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지인인 신혼커플들이 함께 수도권 인근에서 노후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함께 공유주택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같은 돈을 주고도 보다 훨씬 넓은 평수에서 살면서 내집을 소유하면서 전세 걱정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현우(가명·33)·박은혜(가명)씨와 송상범(가명·33)·최은숙(가명)씨 신혼부부 커플이 그런 케이스다. 윤씨와 송씨가 서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절친인 까닭에 커플시절부터 어울려 다니다가 또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게 되면서 아예 같이 살기로 결정한 것. 이들이 선택한 지역은 부천 중동. 썩음썩음한 대지면적 2층짜리 단독주택을 계약한 가격은 3억원. 여기에 들어간 리모델링 시공비는 1억5000만원이다. 총 4억5000만원에 이르는 투자비는 두 커플이 각각 2억2500만원씩 나눠 부담했다. 1층(121㎡)은 윤씨 커플이, 2층(115㎡)은 송씨 커플이 사용하기로 했다. 이들 커플들은 서울은 물론 수도권에서 20평형대 전세 아파트도 얻기 힘든 금액으로 30평대 주택을 각각 전세가 아닌 소유개념을 주거하게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은 노후도별로 가격편차가 심한 만큼 오래된 집(구옥)을 싸게 사는 것이 투자 포인트라고 말한다. 여기에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점을 감안해서 단순 인테리어가 아닌 공간활용도까지 고려한 시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정진화 뉴마이하우스 대표는 "재건축이나 상가 등 시장은 이미 포화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아직 같은 지역 내에서도 가격에 편차가 존재하는 단독주택은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순히 마감재를 바뀌는 정도의 작업으로는 리모델링 효과를 볼 수 없다. 구조보강까지 함께 작업해야 하므로 전문 업체에 맡겨 부실 시공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