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오피스텔 등 사용하지 않는 세컨드 하우스를 이용해 숙박 영업을 하고, 단기 수익을 올리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 휴가철을 맞아 해당 사례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소유한 주택을 공유 숙박시설 용도로 잘못 쓰면 불법 운영으로 적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유숙박은 빈집이나 빈방 등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유상으로 숙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숙박시설을 운영하려면 우선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시설과 안전 설비를 갖춘 뒤 관할 지자체에 숙박업 신고를 해야 한다. SNS나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 영업을 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미신고 숙박업 행위로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현행법상 ‘공유숙박업’이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사업자 등록 없이 주거용 건물에서 숙박업 영업을 하는 것은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이다. 농어촌지역에서는 펜션 등 숙박시설로 주택을 활용할 수 있지만, 도시지역 주거용 건물이라면 외국인을 상대로만 가능하고 내국인을 손님으로 받으면 불법이다. 신고된 숙박업소라도 숙박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시설을 불법 증축해 운영하는 경우, 농어촌민박이 소화기와 일산화탄소 경보기, 화재경보기 등을 갖추지 않은 경우도 신고 대상이다.
행정안전부는 불법 숙박업소 신고를 포함한 각종 숙박 관련 민원을 ‘안전신문고’ 홈페이지에서 처리하고 있다. 서울시, 강원도 삼척시, 경북 포항시 등 지자체도 불법 숙박업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고자에게 최대 수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따라서 공유 숙박시설 운영 전에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을 통해 공유숙박 플랫폼 ‘위홈’에서만 서울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해 왔다. 사업자 등록을 마친 사람이 ‘위홈’에 공유 숙박업 특례 신청을 하면 내국인에게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유숙박 규제 완화를 통해 부산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내국인 공유숙박을 부산에서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지금은 부업 전성시대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 성인남녀 21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중 55.7%가 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2명 중 1명 이상이 ‘N잡러’인 셈이다. N잡러는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 이 비율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0월 잡코리아가 조사한 N잡러 비율(30.3%)보다 올해 17%가 더 늘었다.
중장년층이 부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중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환경이 일반화하면서 ‘디지털 부업’이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부업 50가지’의 저자 김진영(54) 씨는 매월 쌓이는 카드빚과 쥐꼬리만 한 월급에서 벗어나고자 부업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같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4060세대들에게 직장인 부업러로서 얻은 경험과 깨달음을 나누고자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부업 아이템을 ‘시테크형(시간+노동)’, ‘취테크형(취미+재능)’, ‘소테크형(SNS+마케팅)’, 그리고 ‘사업형’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우선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시테크형은 본업 퇴근 후 대리운전이나 편의점 알바처럼 저녁과 심야, 주말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는 부업이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하기만 하면 수입으로 바로 돌아온다. 그러나 시간당 단가가 비교적 낮고, 육체적 피로가 겹칠 수 있다. ‘취테크형’은 가죽공예나 켈리그라피 등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돈을 버는 부업이다.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고 수익도 꾸준하지만, 전문적인 수준까지 훈련이 필요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소테크형’ 부업은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일정 구독자 확보 전까지는 수입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사업형’은 온라인에서 장사하는 1인 사업체 셀러가 되는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아마존 글로벌셀링 등이 대표적이다. 잘 운영하면 제2의 직업이 될 수 있지만 투자비 등 초기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책에 소개된 50여 가지가 넘는 디지털 부업 중 어떤 것을 먼저 시작해야 할지 헤매는 사람들을 위해 김 작가는 먼저 ‘쿠팡 파트너스’를 추천했다. 쿠팡 파트너스는 상품 링크를 블로그나 SNS 계정에 올리면 그 링크에서 발생한 제품 판매 수익의 3%를 받는다. 초보자도 간단하게 부업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사진 찍는 취미를 갖고 있다면 이미지 중개 플랫폼 크라우드픽이나 셔터스톡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다운받아 쓰는 식이다.
아이돌봄 서비스 맘시터,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펫트너 등 ‘돌봄’에 집중한 부업도 있다. 추가로 캐시 슬라이드, 캐시워크 등 큰 수익을 내진 못하지만 잠금 해제, 광고 시청, 친구 초대 등 소소한 활동으로 돈이 적립되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김 작가는 “오프라인에서는 일자리가 정해져 있고 나이, 학력, 성과에 따라 설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서는 다 평등하다. 특히 4060세대는 인생의 노하우가 축적된 세대다. 경험을 SNS로 공유해 1인 브랜딩을 할 수 있고, 취미 활동이 수익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자신의 관심사나 강점을 고려해 부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게 어렵다면, 재미있어 보이는 것부터 한 가지를 골라 시작해보자. 재미로 시작한 것이 취미가 되고, 오래 하다 보면 경험이 쌓여 능력이 되고, 그게 수익 창출까지 가는 거다”라고 조언했다.
“산에 들어가 살아야지.” 중년이라면 한 번쯤 무심코 내뱉어봤음직한 말이다. 산속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면 멋진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새벽의 신선한 찬 공기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 통나무집 식탁 위에 차려진 신선한 음식. 상상만 해도 뿌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현장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귀산촌은 냉정한 현실이라고. 영화 같은 낭만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귀산촌이 갖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제대로 알고 도전한다면 귀농보다 더 다양한 재미를 느끼며 살 수 있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귀산촌을 알기 위해서는 개념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귀산촌은 다른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이 사유림을 구매하거나, 갖고 있던 사유림을 활용해 임업에 종사하며 새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귀산촌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유, 즉 내 산(山)이다. 기존에 임업을 하고 있지 않는 이상 귀산촌과 관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산주가 되는 것뿐이다. 산에 들어가서 사는 것을 생각해보자. 산 깊숙한 곳에 들어가 움막이나 텐트를 짓고, 수렵이나 채집을 하며 원시인에 가까운 생활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산에서 생활하며 올릴 수 있는 소득과 내가 살 집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이런 고민, 특히 소득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다. 바로 산림조합이다. 농촌에 농협이 있고, 어촌에 수협이 있는 것처럼 산에는 산림조합이 있다. 한때는 임업협동조합, 임협으로 불렸던 기관이다.
산림경영계획과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
임업 분야에선 산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행위를 ‘산림경영’이라고 말한다. 내 땅을 어떻게 가꾸고, 어떤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어떤 시설을 지을지는 자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땅의 종류에 따라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비닐하우스와 같은 생산 시설도 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 국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지원을 받으려면 산림경영계획이 필요하다. 또 전문가도 아니면서 계획 없이 무턱대고 덤비다가는 수익은커녕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귀산촌을 위해 땅을 사기 전에 미리 임업 전문가와 산을 둘러보고, 가치가 있는지, 어떤 사업이 적합한지 조언을 받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 선도산림경영지도 팀의 민도홍 팀장은 귀산촌에 필요한 준비 과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그것을 산림경영계획이라고 불러요. 10년 단위로 수립한 산림경영계획을 산림청에서 인가받게 되면 산립사업비 보조나 융자를 지원받고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재산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어요. 숲을 사업적으로 가치있게 만드려면 솎아베기와 같은 준비 작업이 필요한데, 산림경영계획을 인가받으면 정부와 지자체 지원만으로 할 수 있게 돼요. 이 밖에도 다양한 지원책들이 있는데, 결국 혜택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려면 산림경영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나무를 심은 뒤 목재가 될 만큼 자라면 벌목해 판매하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관련 법규상 벌목할 수 있는 시기는 수종에 따라 30년에서 40년이 걸린다. 게다가 수익도 그리 크지 않아, 1ha당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부수익’이라 말하는 이유다. 두 번째는 버섯이나 나물 등 단기 소득 작물을 키워 판매하는 것이다. 산지축산이나 양계도 수익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산림조합에서는 농·임업인들의 소득 확대를 위해 6차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임산물이 생산되면 이것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생겨날 수 있도록 가공하고, 그 과정을 체험관광 형태로 관광객들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다. 체험형 농장이나 숲해설 프로그램, 숙박을 결합한 레저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땅을 살 때 고민해야 하는 것들
내게 어떤 임산업이 맞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충분히 고민했다면 땅을 알아볼 차례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임지를 구매할 때 ‘경매’를 통한다. 경매 물건을 둘러보다가 괜찮은 땅이 나오면 누가 먼저 가져갈까봐 급한 마음에 덜컥 구매 결정을 내려버리기도 한다. 파주시 산림조합의 백철종 팀장은 가격만 보고 땅을 결정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잃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간혹 어떤 땅인지, 거기서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고민도 없이 땅을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평당 몇 만원이라면 공짜나 다름없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기준으로 땅을 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땅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맹지(길이 없는 땅), 골짜기 같은 땅이었다며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죠. 반대로 잘 알아보고 산다면 지적도 상에는 길이 없지만 실제로는 이전할 일이 없는 군부대가 사용하는 길이 있어 사실상 활용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죠. 결국 본인이 현장을 충분히 확인하고, 그 땅을 사서 무엇을 할 것인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그는 귀산촌을 위해 땅을 알아보고 있다면 여러 후보지를 놓고, 그 지역 산림조합을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농가주택과 주차장 부지도 함께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평균 경사도 18° 미만의 준보전임지가 좋고, 그렇지 않다면 약간의 농지가 붙어 있는 임지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도시생활 방식 답습하면 실패
정착도 문제가 된다. 귀산촌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산속에 나 홀로 사는 삶이 아니다. 결국 기존의 거주민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사느냐가 귀산촌의 성패를 가름한다. 거주민과의 불화는 전문가들이 꼽는 귀산촌 첫 번째 실패 이유다. 백철종 팀장은 거주민과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마을과 붙어 있는 산은 그 마을의 공동 소유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요. 그런데 어느 날 산을 샀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가장 먼저 하는 게 측량이에요. 여기까지가 내 땅임을 확실히 구분하고 싶으니까요. 그러고는 울타리를 세우고 CCTV까지 달아요. 그러니 곱게 보기 어렵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잘 지내면 그들이 울타리가 되고, CCTV가 되어줍니다. 임산물로 소득을 올리는 과정도 마찬가지예요. 마을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조합 작목반에서 공동으로 활동하면 국가의 생산지원 예산배정 순위가 빨라지고 판로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활동하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해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죠.”
표고버섯 농사를 예로 들면 경작을 위한 원목부터, 비닐하우스 시설, 포장디자인 지원, 차량 구매, 건조시설과 저장창고까지 국고 지원과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마다 배정된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우선순위가 있어 지역 내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수익은 어떨까? 민도홍 팀장은 산으로 얻는 수익은 유·무형의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떼돈을 벌 목적이라면 귀산촌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고 실제로 고소득을 올리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은퇴자들 입장에선 등산이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적 요인, 나무와 같은 후대에 산을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산림을 개발해나가는 보람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