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2

“아이 키워본 60·70대가 안다”… 저출산 원인 ‘양육 부담’

입력 2026-08-12 10:34 수정 2026-08-12 10:39

고령층, 교육비와 함께 ‘시간·에너지 부담’ 높게 지목… 공공보육 지원도 적극적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저출산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세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출산을 앞둔 청년층은 주거비와 고용 불안을 주된 원인으로 꼽은 반면, 자녀 양육기를 지나온 60·70대는 자녀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인식했다.

한국리서치가 12일 '여론 속의 여론'을 통해 공개한 ‘2026 자녀·육아인식조사: 함께 키우는 사회-저출산에 대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의 원인을 최대 3개까지 선택하도록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가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 증가’를 꼽았다. 이어 ‘주거 비용 상승 및 주거 환경 문제’ 43%,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부담감’ 38%,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 지연과 고용 불안정’ 34% 순이었다. 조사는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연령별로 살펴보면 양육 부담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부담감’을 저출산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18~29세 32%, 30대 34%, 40대 37%, 50대 39%였으나 60대에서는 43%, 70세 이상에서는 41%로 높아졌다. 한국리서치는 이를 두고 “청년층은 주거·고용, 중장년층은 교육비, 고령층은 양육 부담”이라고 정리했다.

교육비 부담에 대한 인식도 고령층에서 여전히 높았다.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을 저출산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60대 49%, 70세 이상 44%였다. 60대는 교육비 부담과 함께 양육 시간·에너지 부담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지목한 셈이다. 70세 이상에서도 두 항목의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했다.

반면 젊은 세대는 당장 결혼과 출산에 앞서 해결해야 할 경제 여건을 더 중요하게 봤다. 18~29세는 주거 비용 문제와 고용 불안정을 각각 46%가 꼽았고, 30대는 주거 비용 문제를 53%가 지목했다. 40대와 50대에서는 자녀 교육비 부담이 각각 56%로 가장 높았다. 세대가 처한 생애주기에 따라 저출산 원인을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진 것이다.

고령층의 이 같은 인식은 저출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도 나타났다.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양육 시간 지원 확대’가 출산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 77%였는데, 60대는 84%, 70세 이상은 85%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연령별로도 70세 이상이 가장 높았다.

‘공공 보육시설 등 보육·교육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도 60대의 82%, 70세 이상의 85%가 출산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아동수당·양육수당 등 경제적 지원 확대에 대해서도 60대 78%, 70세 이상 8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령층에서 단순한 현금 지원뿐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돌볼 시간을 확보하고 가족 밖의 돌봄 체계를 확충해야 한다는 정책에 높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저출산 자체를 바라보는 세대 간 온도 차이도 컸다.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70%였지만 18~29세는 53%, 30대는 56%에 머물렀다. 반면 60대는 84%, 70세 이상은 80%였다. 특히 60대 여성은 저출산을 심각하게 본다는 응답이 지난해 77%에서 올해 86%로 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리서치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저출산 대책 역시 특정 지원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양육 시간, 보육·교육 인프라, 경제적 지원, 주거와 고용 안정 등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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