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3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건’ 식단이 떠오르고 있다. 비건 메뉴는 영양 섭취에 한계가 있고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알고 보면 채소·콩류·곡물류 등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도 두부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 만큼 효능이 다양하고, 버섯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고소한 맛이 일품인 슈퍼곡물은 단백질과 섬유질 등이 풍부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이번 봄, 4월의 초목처럼 푸릇하고 신선한 한 끼를 즐기고 싶다면 채식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두부버섯채소덮밥
재료 두부 200g, 가지 1개, 생표고버섯 2개, 양파 1/4개,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대파 1/2대, 실부추 약간, 마늘 2개, 현미유 2큰술, 밥 2인분
소스 고추장 1큰술, 된장 1큰술, 간장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멸치육수 1컵, 물녹말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1 두부는 2cm 길이로 네모지게 썰고, 가지·생표고버섯·양파도 같은 크기로 썬다. 청양고추와 홍고추는 1cm 길이로 네모지게 썬다. 대파는 송송썰고, 실부추는 1cm 길이로, 마늘은 편으로 썬다.
2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대파와 마늘편을 넣어 볶아 향을 낸 뒤 버섯과 채소를 넣어 볶는다.
3 2에 고추장·된장·간장·고춧가루를 넣고 볶다가 멸치육수를 부어 풀어준 후 물녹말로 농도를 내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는다.
4 밥에 두부버섯채소소스를 곁들이고 실부추를 뿌린다.
두부버섯양상추랩
재료 대파 1/3대, 마늘 2개, 두부 120g, 새송이버섯 40g, 양파 60g, 파프리카 30g, 애호박 40g, 양상추 3잎, 현미유 3큰술
양념장 맛간장 1큰술, 감자전분 1/2큰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1 대파는 송송 썰고, 마늘은 굵게 다진다. 두부와 버섯, 채소는 잘게 깍둑썰기 한다.
2 두부에 소금을 뿌려 절인 후 물기를 닦는다.
3 양상추는 한입 크기로 썰어 물에 담가 싱싱하게 쌈으로 준비한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궈지면 두부를 넣어 튀기듯이 지진 후 건져둔다. 그 팬에 대파와 마늘을 충분히 볶은 후 버섯과 채소를 넣고 볶는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6 4의 팬에 튀긴 두부를 넣고 양념장을 넣어 윤기 나게 조려가며 볶는다.
7 접시에 양상추를 한 잎씩 깔고 그 위에 두부버섯볶음을 담는다.
슈퍼곡물나물연잎밥
재료 찹쌀 1컵, 슈퍼곡물(검은콩·렌틸콩·키노아) 1/4컵씩, 물 3/4컵, 연잎 1장, 현미유·들기름·갖은양념(다진 파·다진 마늘·깨소금·소금·설탕·참기름)·실부추양념장 적당량씩
무나물 무 150g, 물 1/2컵, 생강즙 1/2작은술, 갖은양념
애호박나물 애호박 100g, 물 2큰술, 갖은양념
생표고나물 생표고버섯 3개, 갖은양념
1 밥솥에 불린 찹쌀과 슈퍼곡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
2 채썬 무는 절여서 물기를 짠 후 들기름에 볶다가 물을 붓고 생강즙과 갖은양념을 넣어 볶는다.
3 반달로 썬 애호박은 절여서 물기를 짠 후 기름에 볶다가 갖은양념을 넣어 볶는다.
4 슬라이스한 생표고버섯은 살짝 데쳐 물기를 짠 다음 양념해 살짝 볶는다.
5 연잎에 찰밥과 각종 나물을 얹어 싼 다음 찜기에 넣어 20분간 찌고 실부추양념장을 곁들인다.
슈퍼곡물버섯수프
재료 양파 40g, 새송이버섯 60g, 당근 40g, 대파 1/2대, 마늘 2알, 현미유 1큰술, 채수 4컵, 키노아 2큰술, 렌틸콩 1/4컵, 푸실리파스타 40g,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채수 물 2L, 대파 1/2대, 양파(소) 1/2개, 마늘 4알, 건표고버섯 3개, 다시마 10x10cm 2장
1 냄비에 채수 재료를 넣고 20분간 끓인 다음 채수를 만든다. 다시마는 10분 정도 끓인 후 건져낸다.
2 1의 채수를 체에 면포를 밭쳐 거르고, 건표고버섯은 잘게 썰어놓는다.
3 양파·새송이버섯·당근은 잘게 썬다. 대파는 송송 썰고, 마늘은 편으로 썬다.
4 냄비에 현미유를 두르고 대파와 마늘을 넣어 볶은 후 버섯, 채소를 넣고 볶는다.
5 4의 냄비에 채수, 키노아, 렌틸콩, 파스타를 넣고 10분간 끓인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완성한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Scook청담 요리학원 원장), 박보경(아이미각연구소 소장)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정윤 콘셉터 픽푸, 곽영신 장소 Scook청담 요리학원
하늘길이 닫혔다. 매년 당연하게 떠났던 해외여행은 잠정 중단되어 여행 일상에 제동이 걸렸다. 방구석 세계 탐방을 몸풀기로 시작했다. ‘부루마블’ 보드게임에서 아무리 많은 도시에 호텔을 사도 없어지지 않는 현장감을 채우고 싶었다. 안전상 멀리 떠날 수 없어 선택한 여행지는 ‘서울’. 이 도시에 뿌리내린 다른 나라를 찾아 나섰다. 거미줄 망처럼 펼쳐진 지하철을 이용해, 술 빚는 여행작가가 추천하는 서울 속 세계 음식점을 탐방해보자.
사직동 그 가게
아는 작가 동생이 이곳에서 일한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원활동가이며 ‘지기’라 불린다. 사직동 그 가게는 록빠(티베트 난민구호 단체, 티베트어로 ‘돕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이 공간은 지기들의 재능기부와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사직동 그 가게. 구어체 느낌의 상호다. 사직공원을 돌아 들어오면 약간 외따로 떨어진 가게가 보인다. 오른편은 티베트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소품 가게이며, 왼쪽 붉은 벽돌 문으로 들어오면 카페와 식당이 보인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그 흔적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이 가게는 인도 짜이, 라씨 그리고 커리를 판매한다. 커리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주로 새우커리와 치킨커리를 선호한다. 두부커리, 시금치커리 같은 비건 메뉴도 있다. 인도 전통의 맛을 최대한 재현할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아늑해 아지트에 머문 기분이 든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18
지하철역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454m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Last order 19:30)
이스탄불그릴
공덕역 인근 노후한 건물들이 헐리고 새로운 마천루가 세워졌다. 자영 업장들이 서서히 건물 1층을 채웠다. 이스탄불그릴(Istanbul grilll)은 터줏대감 가게 중 하나다. 터키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터키식 양갈비 그릴이 주요 메뉴다. 이스탄불그릴 사장님은 한국어에 능통하다. 벽면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사장님의 캡처 사진이 붙어 있다. 보통 두 명이 오면, 가장 무난한 메뉴가 이스탄불그릴(2인분)이다. 터키 빵+오늘의 수프+메인메뉴(그릴)로 취향에 맞게 6가지 종류로 세팅돼 있다. 식후에는 터키식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152
지하철역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공덕역 1번 출구에서 312m
영업시간 매일 11:00~15:00, 17:00~22:00, 주말 11:00~22:00 (명절 휴무)
레스쁘아 뒤 이부
지갑을 잃어버렸다. 함께 있던 친구는 내 행적을 물으며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도로 옆 우거진 쥐똥나무 속을 뒤지더니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다. 그 답례는 레스쁘아 뒤 이부(L'Espoir du Hibou)에서 이뤄졌다. 레스쁘아 뒤 이부는 청담동 속 작은 프랑스를 연상케 한다. 임기학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12년 차 프랑스 정통 레스토랑이다. 그는 뉴욕 미슐랭 레스토랑인 다니엘(Daniel)에서 근무한 이후 이곳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미슐랭 2020 가이드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높은 인지도만큼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오면 볕 좋은 오후, 테라스에 앉아 유유자적 프렌치 요리와 와인을 즐기기에 탁월한 공간이 나타난다. 5만 원에 제공되는 런치 메뉴는 애피타이저부터 본 요리까지 순서대로 맛볼 수 있다. 하우스 스페셜 메뉴인 ‘오리 다리 콩피’는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다. 콩피는 염장한 오리를 기름에 넣어 낮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삶은 뒤 굽는 프랑스 정통 조리 방식이다. 그밖에 킹크랩과 엔다이브샐러드, 양파수프, 광어파스타, 에스카르고(달팽이요리)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2길 33
지하철역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에서 456m
영업시간 매일 12:00~15:00, 18:00~22:00 (명절 휴무)
파르투내
색이 바랜 만국기가 펄럭인다. 여기는 동대문과 맞닿은 광희동. 만국기 아래 터를 잡은 몽골인들. 몽골타운 옆에는 중앙아시아 거리가 있다.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기점으로 접경 지역에 있는 나라의 동포들이 이곳에 모여 살면서 상점을 형성했다. 여기는 ‘서울의 실크로드’다. 그 중심에는 파르투내(Restaurant Fortune)가 있다. ‘Fortune’는 러시아어로 ‘파르투내’이고, 영어로는 ‘포춘’이라 명명한다. 우즈베키스탄 남편과 러시아 아내가 9년째 운영 중이며, 건물 1층은 케이크 등을 판매하는 카페, 2층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본격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이다. 얼마 전, 맞은편에 식품 마트를 새로 오픈해 총 3개의 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인과 우리나라 손님 모두에게 인지도가 높다. 메뉴 책은 두껍고 무거워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수프, 샤슬릭, 차가 기본 조합이다. 샤슬릭은 양, 닭, 소고기를 구운 러시아식 꼬치 요리인데, 평소 우리가 흔히 아는 꼬치보다 3배 정도 크다. 우즈베키스탄식 누들수프인 라그만은 기름진 우육면과 비슷한 식감이다. 감자샐러드 속에 당근과 비트 그리고 청어가 들어 있는 독특한 청어샐러드도 있다. 러시아 맥주 발티카와의 페어링이 무난하나, 러시아산 보드카에 도전해보자. 후식으로는 꿀 케이크인 메도빅과 러시아 차를 권해본다.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154
지하철역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6번 출구에서 121m
영업시간 매일 10:00~23:00, 일요일 09:00~22:00 (첫째, 셋째 주 월요일 휴무)
페트라
페트라(PETRA)는 서울 지부 중동 음식 순례지 중 0순위로 꼽힌다. 한국에서 중동 요리를 처음으로 선보인 음식점이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대표 야서 가나옘은 순수 요르단 출신이다. 폭넓은 중동 음식 중 동지중해 부근의 레반트(Levant) 지역 음식을 선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재료를 요르단에서 공수해온다. 음식점 내부 문양만 봐도 이슬람 사원 속 어딘가에 온 듯하다. 페트라는 할랄 의식을 치른 고기로만 요리하는 할랄 레스토랑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별도의 메뉴도 있다. 병아리콩을 삶아 각종 채소와 섞어 동그랗게 튀긴 팔라펠이 대표 메뉴이며 홈머스, 타볼리샐러드, 캅사, 쿠스쿠스 등 요르단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33
지하철역 6호선 녹사평역 1번 출구에서 181m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울프하운드
펍(Pub)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로 ‘공공장소’란 뜻이며, 맥주의 동력으로 이야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펍이 유래한 영국뿐만 아니라 그 옆 나라 아일랜드에도 아이리시 펍이 성행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만 해도 1000개에 가까운 펍이 존재한다. 아일랜드 문호인 제임스 조이스가 “펍을 피해 더블린을 걷는다는 건 마치 퍼즐게임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다. 서울에 현지 아이리시 펍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 있다. 바로 울프하운드(The Wolfhound) 펍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외국인(특히 영어권 국가) 손님 비율이 높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중요한 아일랜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대형 모니터 앞에 모여 맥주를 들고 응원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아일랜드 대표 맥주인 기네스와 크림 에일 맥주 킬케니를 생맥주로 주문할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달콤하면서 매콤한 치킨윙과 피시앤칩스다.
주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59길 10
지하철역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95m
영업시간 매일 16:00~02:00
하노이102
성수동 주택가에 붉은 벽돌로 된 2층 주택 앞에서 머뭇거렸다.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흰색 바탕 족자에 세피아 톤으로 그려진, 베트남 여성으로 추정되는 그림만이 이 건물의 힌트였다(현재는 이 그림 아래 한글로 상호가 새겨짐).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특유의 베트남 쌀국수 향이 코끝을 자극하면서 의문이 해소됐다. 하노이102(Hanoi102)는 근처에 위치한 ‘할머니의 레시피’를 운영하는 대표가 베트남을 콘셉트로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대표는 약 7년 동안 하노이에서 생활하면서 하노이 가정식을 섭렵했다. 가구, 테이블 등 작은 소품까지 베트남에서 공수해와 레스토랑을 꾸몄다고 한다. 베트남은 프랑스 지배하에 있던 나라다. 그래서일까. 레스토랑 내부는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난다. 같이 온 친구들과 소품의 디테일을 감상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는 쌀국수, 철판 분짜, 쌈에 싸 먹을 수 있는 튀긴 만두 넴 등이 있다. 느끼함 없이 담백하고 깔끔하게 맛이 떨어졌다. 식후에도 인증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내부 디자인에 감탄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6길 18
지하철역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에서 356m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18:00~22:00 (Last order 15:00, 21:00,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