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있는데 잘 안 되는 것이 있다. 사회공헌도 그렇다.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을 때 하자고 마음먹지만 그런 여건은 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단한 결심 없이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작지만 큰 방법을 소개한다.
생활 속 지구 살리기
지난 열두 달, 정말 더웠다. 과장이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인류는 12만 5000년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32℃나 높았다. 파리협정에서 각국이 넘지 않기로 합의한 기온 상승 한계치 1.5℃에 근접한 수치다.
기후 위기는 사회ㆍ경제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얼굴을 한다.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가 쏟아진 이튿날, 부잣집 안주인은 말한다.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없네요.” 갑작스러운 비에 반지하는 죄다 잠겼는데 말이다.
‘기후 동행’을 위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응 방법은 주방에서, 거리에서, 또 주변 카페에서 찾을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 자동차 대신 녹색 교통수단(대중교통, 자전거, 걷기) 이용부터 시작해보자. 있는 물건을 재활용하고, 새활용(업사이클링)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하며 지구도 살리는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는 운동)도 좋다.
지구를 식히기 위한 습관 들이기가 어렵다면 포인트라는 보상을 활용할 수도 있다.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제도는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실천’이다.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실천’은 한국환경공단이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 컵 이용, 일회용 컵 반환, 리필 스테이션 이용, 무공해차 대여, 친환경 제품 구매,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폐휴대폰 반납 등에 참여하면 회당 1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연 상한액은 7만 원이다. 전기·상수도·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면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주는 ‘탄소중립포인트에너지’ 제도도 있다.
봉사와 보람을 한 번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이들도 멀리서 찾을 것 없다. 본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의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선생님, 어디 계세요?”부터 묻고는 이렇게 말했다. “봉사는 거주 지역 인근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아서요.”
누가 도움을 청하는지는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알 수 있다. 봉사 지역, 봉사 분야, 활동 구분(온라인, 오프라인, 온오프라인), 봉사 대상을 검색하면 전국 각지의 봉사처 조회와 신청까지 가능하다. 포털에 부가정보를 입력해두면 ‘맞춤형 자원봉사’도 추천받을 수 있다. 봉사를 마치면 자원봉사 확인서가 발급된다.
봉사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다. 바로 ‘노노스쿨’이다. 행복에프엔씨재단이 운영하는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하는 신중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학교처럼 운영되고 있다. 입학하면 9개월여 무상 교육이 이뤄진다. 연간 일정에 따라 식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배운 학생들은 졸업 후 졸업생 봉사단 ‘노노프렌즈’ 소속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봉사와 일자리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중장년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참여자는 봉사를 통해 보람은 물론 새로운 커리어 탐색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보람일자리’와 이음길HR의 ‘기업 퇴직자 사회공헌 뉴스타트 일자리’가 있다.
각자 특기를 살린 재능기부형 일자리 사업도 있다. 시니어에게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다. 여성 어르신을 선발·교육한 뒤 전국 유아 교육기관에 파견해 유아 대상으로 옛이야기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1년여간의 교육과정이 결코 쉽지 않지만 보람 있고 활동 수당도 높은 편이라 지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버려진 물건을 재사용(reuse)하고 재활용(recycle)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upcycle). 우리말로는 ‘새활용’이라 불리며 다양한 소품은 물론 예술작품으로까지 승화하고 있다. 환경과 더불어 일상까지 아름답게 가꿔줄 업사이클 아이디어를 담아봤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알에이치코리아 ‘대니 서의 업사이클링’
❚ 리빙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UP!
와인 코르크마개 욕실 매트
코르크는 폭신하고 작은 구멍이 많아 물을 잘 흡수하면서도 곰팡이가 피지 않아 막 씻은 발을 올려놓기에 좋은 재료다. 그렇다고 매트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와인을 많이 마실 필요는 없다. 와인 바나 레스토랑 주인에게 코르크마개를 모아 달라고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준비물] 와인 코르크마개 500여 개, 대형 섀도 박스 또는 나무 박스 뚜껑, 코르크 소재의 선반 라이너
[만드는 방법] 섀도 박스의 앞 유리를 뺀 뒤 박스 안쪽에 코르크 소재의 선반 라이너를 깐다. 와인 코르크마개를 세워놓았을 때 코르크마개 높이가 섀도 박스 높이와 같아지도록 높이를 확인해가며 여러 겹을 더한다. 섀도 박스에 코르크마개를 최대한 많이 채워 빈틈이 없도록 하되, 너무 많이 밀어 넣지 않는다.
럭셔리 금박 접시 장식
해외 편집숍이나 소매점 등에서 금을 테마로 한 도자기 접시를 진열해놓은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좋지만, 실제 비싼 그릇에 도금까지 되어 있다면 가격이 상당하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업사이클 아이디어가 있다. 저렴하고 얇은 접시를 활용할 수 있다.
[준비물] 사용하지 않는 접시 여러 개, 페인트용 마스킹 테이프, 스프레이 페인트(금색)
[만드는 방법] 접시를 꺼내놓고 금색 페인트를 칠하고 싶지 않은 부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다. 줄무늬나 지그재그 등 색다른 모양을 시도하면 좋다. 통풍이 잘되는 장소에 접시를 놓고 금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린다.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스킹 테이프를 뗀다.
CD케이스 모자이크 액자
CD는 몇 년 전만 해도 많이 사용했지만, 점차 사용량이 줄고 있다. CD를 보관하는 CD케이스 역시 마찬가지. 버리기 아까워 모아둔 CD케이스가 있다면 허전한 벽면을 채워줄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공간을 새롭게 꾸며볼 수 있다.
[준비물] 대형 그림, CD케이스 여러 개, 가위, 양면 벨크로 테이프
[만드는 방법] 마음에 드는 대형 그림을 준비한다. 커다랗게 확대한 사진이나 빈티지풍의 낡은 지도, 액자에 넣지 못한 영화 포스터 등도 괜찮다. CD 케이스 안쪽에 인쇄된 재킷 커버를 꺼내 준비한 그림에 대고 커버 크기대로 오려낸 뒤 각각의 케이스에 집어넣는다. 양면 벨크로 테이프로 그림을 넣은 케이스를 하나씩 벽에 붙인다. 꼭 그림 전체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 군데군데 빼서 걸어도 독특하고 추상적인 작품이 된다.
블링블링 병뚜껑 테이블
유리병이나 소스병 등에서 나온 뚜껑을 모아 이색적인 질감의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 한 종류만으로 통일감을 살려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뚜껑으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도전해도 좋다.
[준비물] 철제 격자 테이블, 깨끗한 병뚜껑(테이블 상판을 채울 만큼), 리퀴드 네일 접착제
[만드는 방법] 병뚜껑을 철제 격자 테이블 윗면에 쭉 깔아 원하는 모양으로 맞춘다. 뚜껑 하나하나에 리퀴드 네일 접착제를 발라 테이블에 붙인 뒤 잘 말린다.
❚ 활용 만점 생활 소품으로 UP!
캐시미어 스웨터를 활용한 다용도 커버
비싸게 산 고급 캐시미어 스웨터에 구멍이 났을 경우 버리기엔 너무나 아깝다.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상태라면 생활소품에 입힐 수 있는 다양한 커버로 탈바꿈시켜보자.
[준비물] 터틀넥 캐시미어 스웨터, 가위, 안전핀, 글루 건과 글루 스틱, 직물용 풀, 안대
[만드는 방법] 소맷부리는 잘라서 테이크아웃 커피잔 등에 끼우는 슬리브로 쓴다. 터틀넥 스웨터 윗부분은 3분의 1만 잘라 뜨거운 물주머니를 감싸는 보온 커버로 사용한다. 스웨터 자투리로는 안대 커버를 만든다. 안대 모양대로 옷감을 자른 뒤 끈을 달아 사용하면 포근하고 따뜻한 촉감을 더할 수 있다.
된장 용기로 만든 티슈박스
시중에서 판매하는 된장, 고추장, 쌈장 플라스틱 용기로 티슈박스를 만들 수 있다. 큰 것은 집에서 쓰는 대용량 티슈박스로, 작은 것은 여행용이나 휴대용 티슈박스로 활용한다.
[준비물] 플라스틱 된장 용기, 아트나이프, 오공본드, 폼 브러시, 반짝이, 폴리우레탄 스프레이
[만드는 방법] 표백제로 된장 용기를 깨끗이 씻고 탈취까지 한 뒤 완전히 말린다. 뚜껑 윗부분에 휴지를 뽑을 구멍을 낸다. 각 면에 오공본드를 넉넉히 바르고 전체적으로 반짝이를 뿌린다(반짝이 대신 예쁜 접착시트를 붙여도 좋다). 하룻밤 잘 말린 뒤 폴리우레탄 스프레이를 몇 겹 뿌려 반짝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다 마르면 용기 안에 티슈를 넣는다.
책으로 만든 빈티지 종이 장식 꽃병
안 보는 책은 필요한 곳에 기증하거나 폐지로 재활용해도 좋지만,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리사이클을 시도해보면 좋다. 종이 장식 꽃병도 그중 한 예다.
[준비물] 하드커버 책, 황색 서류철, 가위, 연필, 아트나이프, 오공본드
[만드는 방법] 황색 서류철을 접힌 부분 없이 평평한 쪽이 생기도록 반으로 자른다. 그 한쪽을 펼친 책 위에 두고, 책 크기에 맞춰 서류철의 위·아랫부분을 잘라낸다. 서류철에 연필로 꽃병 윤곽을 그린 뒤 가위로 오린다. 오린 모양을 반으로 자르고 그것을 본으로 해 책 안쪽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잘라낸다. 전부 오리면 하드커버를 뗀다. 처음과 마지막 페이지가 서로 만나게 접어 입체적인 꽃병 모양이 되게 하고, 위치를 잘 맞춰 오공본드로 붙인다.
❚ 손주와 함께하는 장난감으로 UP!
아이용 크레용 립스틱
아이들은 어른이 바르는 립스틱에 호기심을 갖곤 한다. 립스틱 케이스를 활용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크레용으로 업그레이드해보자. 자투리 크레용을 모아 두면 한 번에 녹여 사용할 수 있다.
[준비물] 오래된 크레용, 빈 립스틱 케이스, 파이렉스 용기, 이중 냄비
[만드는 방법] 오래된 크레용을 파이렉스 용기에 담아 물이 끓는 냄비 위에 올려 중탕으로 녹인다. 빈 립스틱 케이스를 깨끗이 닦은 뒤 녹인 크레용을 붓고 식힌다. 완전히 굳으면 크레용 립스틱을 돌려 나오게 한 뒤 사용한다.
커피잔 슬리브로 만든 왕관
일회용 커피잔만큼이나 마구 사용되고 버려지는 슬리브.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슬리브를 모아 아이들을 위한 왕관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준비물] 종이 소재의 슬리브, 오공본드, 가위, 장식품(반짝이, 비즈, 스티커, 페인트 등)
[만드는 방법] 가위로 슬리브 윗부분을 왕관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자른 뒤 장식품을 붙이면 장식용 슬리브 왕관이 완성된다. 놀이용으로 머리에 쓸 수 있는 왕관을 만들려면 슬리브 여러 개를 세로로 자른 뒤 머리에 맞춰 오공본드로 연결하면 된다. 아이와 함께 상상력을 더해 멋지고 예쁘게 왕관을 꾸며보자.
휴지심 인형과 우유갑 장난감
흔히 쓰는 생필품에서 나오는 휴지심과 우유갑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돈도 아끼고 만드는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준비물] 휴지심, 우유갑, 병뚜껑 등 기타 재활용품, 가위, 풀, 색종이 및 다양한 꾸미기 소품
[만드는 방법] 휴지심에 색종이를 감싼 뒤 원하는 재료로 눈, 코, 입 등을 꾸며 인형을 만든다. 우유갑에 그림을 그려 건물처럼 만들거나 병뚜껑을 바퀴로 달아 자동차도 만든다. 건물과 자동차로 배경을 꾸미고 휴지심에 손을 끼워 인형극 놀이를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