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색깔, 헤어스타일, 화장법에 따라 이미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내 나이에 가장 잘 어울리면서 더 생기 있어 보일 수는 없을까? 퍼스널컬러와 메이크업으로 ‘나’를 잘 드러내는 방법을 배워보자.
사람에게는 피부 톤, 눈동자나 머리카락 색깔에 따른 고유의 컬러가 있다. ‘퍼스널컬러’라고 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봄·여름·가을·겨울 중 나에게 어울리는 계절을 알 수 있다. 나를 더 살리는 색을 활용해 옷·헤어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에 적용해볼 수 있다. 나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스타일링이 더 멋져 보일 나이다. ‘나답게 나이 들기 위한’ 퍼스널컬러와 메이크업 진단을 소개한다.
“팔자 주름도 더 깊어 보이는 것 같고, 왠지 아파 보이는 것 같고, 얼마나 고민인지 몰라요.” 시니어 모델 최진희(52) 씨의 말에 현장 스태프들이 “나도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다. 진단을 위해 현장에 나온 최희선 에스이미지컬렉션 대표와 신지훈 정남메이크업 부원장은 “어려 보이는 것보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컬러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봄·여름·가을·겨울, 나의 계절은?
퍼스널컬러는 따뜻한 색, 차가운 색, 중성색으로 나뉘는 색상 중 내 얼굴을 더 생기 있고 뚜렷하게 보여주는 색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다시 사계절로 나누는데, 봄·가을은 웜(Warm) 톤, 여름·겨울은 쿨(Cool) 톤에 속한다. 이를 다시 색의 맑은 정도를 나타내는 청탁으로 구분하고, 밝기를 보여주는 명도와 흰색·검정색·회색이 섞인 정도를 보여주는 채도까지 고려해 나의 색깔을 진단한다.
모델 최진희 씨는 진단 결과 가을 딥 웜 톤이 나왔다. 최희선 대표는 “웜 톤은 잘 어울리는 색을 매치하면 혈색이 더해져 피부가 건강해 보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색을 쓰면 칙칙하고 피곤해 보인다. 쿨 톤은 혈색이 빠지면서 투명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살아나고, 어울리지 않는 색은 핼쑥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컬러를 피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퍼스널컬러가 궁금하다면 명도·채도 차이가 많이 나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자.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퍼스널컬러 전문가를 찾아가 한 번쯤 진단받아보자.
덜어내는 메이크업
신지훈 부원장은 “일자 눈썹이 유행이라고 무작정 따라 했다가는 오히려 얼굴이 더 답답해 보일 수 있다”면서 “중장년 메이크업은 ‘덜어내기’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주름이나 기미를 가리려고 컨실러나 섀도를 과하게 쓰면 오히려 나이 들어 보이기 쉽다.
눈썹 사이가 가까울수록 인상이 강해 보이므로 앞부분은 아이브로 마스카라를 활용해보자. 머리색보다 한 톤 밝은 색을 쓰면 더 자연스럽다. 눈썹 문신을 했다면 컨실러로 눈썹 아랫부분을 살짝 지워 굴곡을 만들어 나이에 어울리는 눈썹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블러셔는 광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도록 하고 관자놀이 쪽으로 얹어준다. 홍조가 있는 편이라면 볼터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팔자 주름 바로 아래 그늘지는 부분에 컨실러를 사용하면 주름이 연해지는 효과가 있다.
립라이너는 자신의 입술 색이나 립스틱 색과 비슷한 것을 사용하자. 립라인으로 입술의 70%를 채워준 뒤 립스틱을 바르면 지속력이 더 길어진다. 가을 립은 위에 글로 립 등으로 윤기를 내주면 생기 있어 보인다. 턱 섀딩은 턱살만 없앤다는 느낌으로 턱 라인에 맞춰 바른다. 과하면 수염처럼 보일 수 있으니 주의.
최희선 대표 코멘트 ▶ 가을 딥 웜 톤은 명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색을 참고하면 좋다.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는 옷이나 칼단발, 생머리보다는 곡선을 활용한 옷이나 웨이브가 있는 머리 스타일이 어울린다. 클래식한 스타일링이 어울리고 헤어는 브라운 계열, 섀도는 골드 베이지나 샴페인 골드 등이 어울릴 것.
Tip 멋을 내고 싶은 날은 에나멜, 광택 소재로 힘을 줘도 좋다. 핑크 립스틱과 파스텔 계열 의상은 피할 것.
신지훈 부원장 코멘트 ▶ 가을 톤에 어울리는 립 색으로 강조하고 아이 메이크업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리거나 반짝임이 심한 섀도를 올리면 눈이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인조 속눈썹은 본인의 속눈썹 길이와 비슷한 것으로 골라 속눈썹 아래 점막에 붙여주고 마스카라로 고정. 가닥 인조 속눈썹을 추천한다.
Tip 퍼프에 물을 적셔 기초(로션 등)를 바르면 촉촉한 피부 표현이 된다. 유분기 없앨 땐 가루 파운데이션 대신 하이라이트 크림으로 눌러줄 것.
서울에서 레코드숍을 운영하는 그녀는 작은 체구지만 단단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푸른 자연 속을 뛰놀면서 자란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간직한 꿈이 있다. 바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것. 그녀는 오늘도 레코드숍에서 세계 각국의 음악들을 들으며 음악의 본고장을 여행하는 꿈을 꾼다.
이는 어떤 영화의 스토리가 아닌, 도서 ‘여행을 수놓다’의 저자 신명숙 작가(68)의 이야기다. 신 작가는 ‘늦었다 싶을 때가 이르다’는 생각으로 60대의 나이에도 여행과 모험을 즐기고 있다. ‘오늘이 나의 가장 젊은 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신명숙 작가에게 받은 에너지를 시니어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신명숙 작가는 2007년 50대에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해 67개국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갈 곳이 많이 남았고 힘닿는 데까지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군가는 편하게 크루즈, 패키지 여행을 즐겨야 할 나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왜?’라고 반문한다.
신 작가가 문학계에 이름을 올린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녀는 2016년 미래에셋 수필부문 공모에 당선됐고, 2018년 계간지 ‘주변인과 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2018년 나온 여행 에세이 ‘지구본 위를 거닐다’, 2020년 나온 시집 ‘웅이와 라넌큘러스’가 있다. ‘여행을 수놓다’는 지난 8월 출간됐다. 담백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레코드숍, 그리고 여행
섬세한 글을 쓴 그녀가 여행 작가 이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했다. 실제 만난 신명숙 작가는 예상보다 더 호탕하고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역시 평범한 삶은 아니었다. 신 작가는 무려 23년간이나 레코드숍을 운영했고, 그러면서 늘 여행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생각해보면 분명한 것은 레코드숍을 하면서 늘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었고, 새로운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의 본고장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꾼 것 같아요. 힘들기도 했죠. 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고, 서울에서 분당을 왔다 갔다 하느라 매일 밤 12시에 집에 들어오곤 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고 호황도 겪었지만, MP3가 나오고는 사양 산업이 되어 결국 가게를 정리했지요.”
2004년 레코드숍 문을 닫았다. 매일 바쁘게 일하던 사람이었기에 쉼표는 어색했다. 일상이 무료했고, 우울증 비슷한 것도 겪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 신 작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성남문학원에 다녔고, 여행자의 삶도 시작됐다. 오랫동안 품었던 꿈에 가까워졌다.
첫 여행은 딸과 함께한 중국 패키지 여행이었다. 이후 몇 차례 패키지 여행을 경험한 뒤 신 작가는 여행의 참맛을 맛보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이에 2007년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을 결심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혼자 타국을 여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배낭여행 동아리에 가입했고, 사람들과 함께 인도 여행을 떠났다.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이, 이 인도 여행은 신명숙 작가가 여행자의 삶을 사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두 명씩 현지 가정에서 숙박 체험을 했어요. 저는 한 총각과 아잔타 석굴 뒤편에 있는 집에 가게 됐어요. 거기가 정말로 더러워요. 화장실 하나 없는 곳이더라고요. 제가 간 집은 애들이 되게 많았어요. 그곳 사람들 주식이 짜파티라고 부침개처럼 생긴 것에 달밧이라는 것을 앙금처럼 부어서 먹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그거를 한 일곱 식구가 7~8장을 놓고 먹는 거예요. 그 사람들한테 모자란 양인데, 거기서 또 한 장을 제게 주는 거예요. 사람이 이렇게도 사는구나, 충격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18세 아기 엄마가 있었는데, 내가 아이섀도 바르는 걸 그 큰 눈으로 쳐다보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쓰던 것을 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저를 보던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사람들이 인도에 갔다 오면 인생관이 바뀐다고 하던데 저도 그랬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애들이 반찬을 남기면 ‘너네들은 인도 한 번씩 갔다 와야 해’라고 말했어요.”
이후 2008년부터는 남편과 함께 여행했다. 여행 동반자가 된 부부는 서로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여전히 금슬 좋은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과거 펜팔로 만난 사이라고. 신명숙 작가는 예전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 기본에 연애편지와 일기가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다. 일기는 지금도 매일 쓴다고.
“제가 남편한테 같이 여행 다니자고 꼬셨죠.(웃음) 여행하면서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오는데 남편과 공감이 안 되는 거예요. 얼마나 서글퍼요. 그래서 제가 나이 들어 공감하면서 얘기할 수 있게 같이 여행 가자고 했죠. 2008년에 중국 장자제에 갔는데, 남편이 반한 거예요. 2009년에는 북인도에 갔고, 그렇게 주기적으로 1년에 두 번은 여행을 갔어요. 지금은 제가 우리를 ‘2인조 시니어 여행단’이라고 불러요. 저는 바람잡이, 남편은 행동대장이에요. 처음에는 제가 다 리드했거든요. 지금은 역전되어 남편이 어디 가자고 예약도 다 하기 때문에 전 신경도 안 써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웃음)”
발칸, 중동, 시베리아 여행을 수놓다
‘여행을 수놓다’는 2017~2018년의 여행기다. 신명숙 작가는 책에 나온 순서와 반대로 발칸, 중동, 시베리아 순으로 여행을 했다. 책에 실린 여행지는 러시아, 발칸 지역의 루마니아,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코소보,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중동 지역의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그리고 그리스, 포르투갈이다.
책을 읽으면 신명숙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설명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이는 신 작가가 태블릿 PC에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그 메모들이 쌓여서 여행기가 됐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까지 나왔다. 신명숙 작가는 ‘여행을 수놓다’가 천편일률적인 여행책과는 다르기를 바랐다.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느낀 것까지 쓰자면 아마 책 몇 권은 되겠지만, 그런 책들은 시중에 이미 많죠. 저는 그것들을 전부 배제하고 진솔하게 긴장된 부분을 이겨낸 후 제 자신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부각하려고 했고, 의도한 부분을 함께 여행하는 분위기로 공유했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문학을 가까이하다 보니 말장난을 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닌 산문식으로 썼고, 차별화하려고 했어요.”
신명숙 작가는 여행지 중에 “발칸 지역의 알바니아, 마케도니아가 좋았다”고 회고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을 바꿔서 다른 곳을 가게 될 때가 있는데, 두 국가가 그랬다. 사전지식 없이 갔지만 좋았고 인상에 남는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여행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신 작가도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도움도 받았다. 그 수많은 인연 중에서 신 작가는 알바니아에서 ‘저주받은 산’으로 통하는 세스산을 같이 트레킹한 사람이 제일 생각난다고 말했다.
“스물네 살의 프랑스 아가씨인데, 처음에는 배낭 큰 거 메고 당당했거든요. 그런데 한산한 산장에 내리니까 기가 확 죽는 거예요. 혼자 무서우니 계속 우리한테 따라붙는 거죠. 그래서 트레킹을 같이 했는데, 그녀의 가방이 너무 크고 무거우니까 계속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했죠. 겨울 산행은 빨리 올라가고 빨리 내려와야 위험하지 않아요. 그런데 놓고 갈 수도 없고, 정말 책에 표현한 대로 내버리고 싶더라고요. 그 아가씨 부모님이 의사예요. 우리나라 정서를 생각하면 돈이 많겠다 싶은데, 두 분이 공공기관 의사라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자립심을 키우고자 혼자 6개월 동안 여행을 하는 건데, 1달러에도 벌벌 떨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책에서 ‘깍쟁이’라고 표현했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배운 게 많아요.”
반대로 시베리아 여행은 예상보다 잔잔했다고 기억되는 듯하다. 시베리아 여행 후기는 횡단 열차 탑승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바이칼호를 보기 위해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72시간을 내리 기차 안에 있어야 한다. 때문에 책 내용 또한 기차 안과 밖의 풍경,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신명숙 작가는 기차처럼 달리고 싶었나 보다. 역시 에너지가 넘치는 신 작가다.
코로나19, 다시 열린 여행길
“1년에 두 번은 여행을 나가야 견딜 수 있었다”는 신명숙 작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혀 답답했을 터. 그래도 남편과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캠핑을 즐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단다. 또한 언젠가 다시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건강 유지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일 등산을 포함한 운동을 1시간 이상 한 지도 30년이 됐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등산을 많이 해본 신 작가는 안나푸르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7개국 중에서 가장 좋았던 나라를 묻자 어떻게 한 나라만 꼽을 수 있겠냐고 고심하더니 칠레라고 답한다. “칠레를 바람의 땅이라고 하는데, 호수가 정말 많다. 그런데 호수 빛이 다 다르고, 라마들이 능선에서 돌아다니는데 정말 아름답다.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리고 있기에, 그녀는 다음 목적지로 중앙아시아를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는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상반기에 안 되면 또 6개월을 기다려야겠죠. 중앙아시아, 그러니까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을 가보고 싶어요. 아직 안 가보기도 했고요. 비행기로 5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곳은 다 남겨뒀어요. 일부러 먼 곳만 갔죠. 중남미 쪽은 비행기만 20시간 넘게 걸려요. 하루라도 어릴 때 멀리 다녀온 거죠. 아, 유럽도 나중에 가도 될 것 같아서 일부러 남겨뒀어요. 노후에도 심심하면 여행을 가야 하잖아요. 지금까지 늘 해왔던 것처럼 건강 관리하고 여행을 가야죠.”
신명숙 작가는 여행 외에 글쟁이, 그리고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목표도 있다. 그것은 신 작가에게 ‘제2의 인생’ 희열을 느끼게 해준 손주들과 관련 있다. 손주들, 그러니까 두 딸의 자녀들은 각각 열 살, 일곱 살, 다섯 살이다. 신명숙 작가는 손주들이 태어날 때부터 기억에 남는 순간을 모두 기록해뒀다. 나중에 손주들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책을 만들어서 선물해줄 계획이다. 과거 바쁘게 사느라 엄마로서는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할머니로서는 다르고 싶은 마음이다.
“저는 손주들을 정말 사랑하고, 그애들을 잘 데리고 다녀요. 이번 여름에도 제가 자진해서 수영장, 해수욕장에 데리고 다녔어요. 요즘 애들은 정서적으로 시골 이런 것에 너무 고갈되어 있어요. 우리 애들도 호텔이나 가려고 하니까, 그거를 제가 대신 해주는 거죠.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심성도 악하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손주들에 대해 쓰고 있는 것도 나중에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할머니의 흔적을 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애들이 안 하니까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두 딸에게 속죄하는 마음도 있어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내 빈자리를 매정하게 다그치는 것이 바르게 세우는 것이라 믿었고, 엄마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가 곁에 없어 어릴 적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비가 온다’고 전화하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뛰어서 가라’고 했던 말이 그렇게나 서운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지요. 그래도 그런 흔들리는 날들이 쌓여 지금에 이르렀음을 두 딸에게 고백하는 마음도 전하고 싶어요.”
신명숙 작가 인생의 좌우명은 ‘리드하는 삶을 살자’다. 누군가한테 끌려가거나,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내 삶은 내가 키를 잡고 살자는 생각이다. 평생 활기차게 진취적으로 살아온 신 작가는 늦은 나이에 꿈 또한 실현하고 있다. 그녀는 인생에서 늦은 것은 없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도 배낭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시니어분들이 배낭여행을 못 떠나는 이유는 안정적인 현시점에서 탈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거예요. 굳이 배낭 메고 힘들게 가야 여행이냐, 패키지로 얼마든지 편하게 갈 수 있는데…. 그거에 갇혀서 못 나가는 거예요. 내 주위 사람들만 봐도 나를 부러워하면서도 오히려 패키지만 열심히 찾아다니더라고요. 제가 만든 말이 있어요. ‘삼잘’이라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고라는 뜻이에요. 너무 ‘삼잘’에 연연하지 말고, 여행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많은 시니어분들이 내 책을 보고 도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버려진 물건을 재사용(reuse)하고 재활용(recycle)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upcycle). 우리말로는 ‘새활용’이라 불리며 다양한 소품은 물론 예술작품으로까지 승화하고 있다. 환경과 더불어 일상까지 아름답게 가꿔줄 업사이클 아이디어를 담아봤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알에이치코리아 ‘대니 서의 업사이클링’
❚ 리빙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UP!
와인 코르크마개 욕실 매트
코르크는 폭신하고 작은 구멍이 많아 물을 잘 흡수하면서도 곰팡이가 피지 않아 막 씻은 발을 올려놓기에 좋은 재료다. 그렇다고 매트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와인을 많이 마실 필요는 없다. 와인 바나 레스토랑 주인에게 코르크마개를 모아 달라고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준비물] 와인 코르크마개 500여 개, 대형 섀도 박스 또는 나무 박스 뚜껑, 코르크 소재의 선반 라이너
[만드는 방법] 섀도 박스의 앞 유리를 뺀 뒤 박스 안쪽에 코르크 소재의 선반 라이너를 깐다. 와인 코르크마개를 세워놓았을 때 코르크마개 높이가 섀도 박스 높이와 같아지도록 높이를 확인해가며 여러 겹을 더한다. 섀도 박스에 코르크마개를 최대한 많이 채워 빈틈이 없도록 하되, 너무 많이 밀어 넣지 않는다.
럭셔리 금박 접시 장식
해외 편집숍이나 소매점 등에서 금을 테마로 한 도자기 접시를 진열해놓은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좋지만, 실제 비싼 그릇에 도금까지 되어 있다면 가격이 상당하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업사이클 아이디어가 있다. 저렴하고 얇은 접시를 활용할 수 있다.
[준비물] 사용하지 않는 접시 여러 개, 페인트용 마스킹 테이프, 스프레이 페인트(금색)
[만드는 방법] 접시를 꺼내놓고 금색 페인트를 칠하고 싶지 않은 부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다. 줄무늬나 지그재그 등 색다른 모양을 시도하면 좋다. 통풍이 잘되는 장소에 접시를 놓고 금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린다.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스킹 테이프를 뗀다.
CD케이스 모자이크 액자
CD는 몇 년 전만 해도 많이 사용했지만, 점차 사용량이 줄고 있다. CD를 보관하는 CD케이스 역시 마찬가지. 버리기 아까워 모아둔 CD케이스가 있다면 허전한 벽면을 채워줄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공간을 새롭게 꾸며볼 수 있다.
[준비물] 대형 그림, CD케이스 여러 개, 가위, 양면 벨크로 테이프
[만드는 방법] 마음에 드는 대형 그림을 준비한다. 커다랗게 확대한 사진이나 빈티지풍의 낡은 지도, 액자에 넣지 못한 영화 포스터 등도 괜찮다. CD 케이스 안쪽에 인쇄된 재킷 커버를 꺼내 준비한 그림에 대고 커버 크기대로 오려낸 뒤 각각의 케이스에 집어넣는다. 양면 벨크로 테이프로 그림을 넣은 케이스를 하나씩 벽에 붙인다. 꼭 그림 전체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 군데군데 빼서 걸어도 독특하고 추상적인 작품이 된다.
블링블링 병뚜껑 테이블
유리병이나 소스병 등에서 나온 뚜껑을 모아 이색적인 질감의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 한 종류만으로 통일감을 살려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뚜껑으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도전해도 좋다.
[준비물] 철제 격자 테이블, 깨끗한 병뚜껑(테이블 상판을 채울 만큼), 리퀴드 네일 접착제
[만드는 방법] 병뚜껑을 철제 격자 테이블 윗면에 쭉 깔아 원하는 모양으로 맞춘다. 뚜껑 하나하나에 리퀴드 네일 접착제를 발라 테이블에 붙인 뒤 잘 말린다.
❚ 활용 만점 생활 소품으로 UP!
캐시미어 스웨터를 활용한 다용도 커버
비싸게 산 고급 캐시미어 스웨터에 구멍이 났을 경우 버리기엔 너무나 아깝다.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상태라면 생활소품에 입힐 수 있는 다양한 커버로 탈바꿈시켜보자.
[준비물] 터틀넥 캐시미어 스웨터, 가위, 안전핀, 글루 건과 글루 스틱, 직물용 풀, 안대
[만드는 방법] 소맷부리는 잘라서 테이크아웃 커피잔 등에 끼우는 슬리브로 쓴다. 터틀넥 스웨터 윗부분은 3분의 1만 잘라 뜨거운 물주머니를 감싸는 보온 커버로 사용한다. 스웨터 자투리로는 안대 커버를 만든다. 안대 모양대로 옷감을 자른 뒤 끈을 달아 사용하면 포근하고 따뜻한 촉감을 더할 수 있다.
된장 용기로 만든 티슈박스
시중에서 판매하는 된장, 고추장, 쌈장 플라스틱 용기로 티슈박스를 만들 수 있다. 큰 것은 집에서 쓰는 대용량 티슈박스로, 작은 것은 여행용이나 휴대용 티슈박스로 활용한다.
[준비물] 플라스틱 된장 용기, 아트나이프, 오공본드, 폼 브러시, 반짝이, 폴리우레탄 스프레이
[만드는 방법] 표백제로 된장 용기를 깨끗이 씻고 탈취까지 한 뒤 완전히 말린다. 뚜껑 윗부분에 휴지를 뽑을 구멍을 낸다. 각 면에 오공본드를 넉넉히 바르고 전체적으로 반짝이를 뿌린다(반짝이 대신 예쁜 접착시트를 붙여도 좋다). 하룻밤 잘 말린 뒤 폴리우레탄 스프레이를 몇 겹 뿌려 반짝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다 마르면 용기 안에 티슈를 넣는다.
책으로 만든 빈티지 종이 장식 꽃병
안 보는 책은 필요한 곳에 기증하거나 폐지로 재활용해도 좋지만,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리사이클을 시도해보면 좋다. 종이 장식 꽃병도 그중 한 예다.
[준비물] 하드커버 책, 황색 서류철, 가위, 연필, 아트나이프, 오공본드
[만드는 방법] 황색 서류철을 접힌 부분 없이 평평한 쪽이 생기도록 반으로 자른다. 그 한쪽을 펼친 책 위에 두고, 책 크기에 맞춰 서류철의 위·아랫부분을 잘라낸다. 서류철에 연필로 꽃병 윤곽을 그린 뒤 가위로 오린다. 오린 모양을 반으로 자르고 그것을 본으로 해 책 안쪽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잘라낸다. 전부 오리면 하드커버를 뗀다. 처음과 마지막 페이지가 서로 만나게 접어 입체적인 꽃병 모양이 되게 하고, 위치를 잘 맞춰 오공본드로 붙인다.
❚ 손주와 함께하는 장난감으로 UP!
아이용 크레용 립스틱
아이들은 어른이 바르는 립스틱에 호기심을 갖곤 한다. 립스틱 케이스를 활용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크레용으로 업그레이드해보자. 자투리 크레용을 모아 두면 한 번에 녹여 사용할 수 있다.
[준비물] 오래된 크레용, 빈 립스틱 케이스, 파이렉스 용기, 이중 냄비
[만드는 방법] 오래된 크레용을 파이렉스 용기에 담아 물이 끓는 냄비 위에 올려 중탕으로 녹인다. 빈 립스틱 케이스를 깨끗이 닦은 뒤 녹인 크레용을 붓고 식힌다. 완전히 굳으면 크레용 립스틱을 돌려 나오게 한 뒤 사용한다.
커피잔 슬리브로 만든 왕관
일회용 커피잔만큼이나 마구 사용되고 버려지는 슬리브.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슬리브를 모아 아이들을 위한 왕관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준비물] 종이 소재의 슬리브, 오공본드, 가위, 장식품(반짝이, 비즈, 스티커, 페인트 등)
[만드는 방법] 가위로 슬리브 윗부분을 왕관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자른 뒤 장식품을 붙이면 장식용 슬리브 왕관이 완성된다. 놀이용으로 머리에 쓸 수 있는 왕관을 만들려면 슬리브 여러 개를 세로로 자른 뒤 머리에 맞춰 오공본드로 연결하면 된다. 아이와 함께 상상력을 더해 멋지고 예쁘게 왕관을 꾸며보자.
휴지심 인형과 우유갑 장난감
흔히 쓰는 생필품에서 나오는 휴지심과 우유갑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돈도 아끼고 만드는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준비물] 휴지심, 우유갑, 병뚜껑 등 기타 재활용품, 가위, 풀, 색종이 및 다양한 꾸미기 소품
[만드는 방법] 휴지심에 색종이를 감싼 뒤 원하는 재료로 눈, 코, 입 등을 꾸며 인형을 만든다. 우유갑에 그림을 그려 건물처럼 만들거나 병뚜껑을 바퀴로 달아 자동차도 만든다. 건물과 자동차로 배경을 꾸미고 휴지심에 손을 끼워 인형극 놀이를 해도 좋다.
무더위엔 피부도 몸살을 앓는다. 따가운 햇볕에 예민해지는가 하면,흐르는 땀에 메이크업이 번지는 일도 허다하다. 뜨거운 여름을 더욱 시원하게 대처하기 위한 뷰티 아이템들을 만나보자.
사진 각 사 제공
RMK 2020 서머 컬렉션 스플래쉬 컬러 아이즈
눈가에 부드럽게 밀착해 선명하게 발색되는 크레용 타입의 아이컬러 제품. 로얄 블루, 일렉트릭 블루, 그린, 레드, 브라이트 실버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한 번만 발라도 장시간 유지돼 여름에도 산뜻한 컬러 메이크업이 가능하다(3만3000원).
파티온 아쿠아 바이옴 카밍 크림
피부를 편안하게 진정시키고, 쫀쫀한 수분 막을 형성해주는 고농축 카밍 크림. 햇볕 때문에 피부가 예민해지고 건조할 때, 크림을 도톰하게 듬뿍 발라 슬리핑 마스크처럼 활용해도 좋다(3만 원).
비욘드 피토 아쿠아 올데이 세트
아가베 수분 즙과 해양 심층수를 담은 ‘피토 아쿠아 크림’과 비타민C 유도체 등 미백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피토 아쿠아 나이트 마스크’를 여름 에디션 세트로 만날 수 있다. 무더위로 지친 피부에 생기 넘치는 보습을 채워준다. 파라벤 4종 및 타르색소, 향료, 석유계 계면활성제 등이 첨가되지 않아 피부 자극이 적다(5만7000원).
폴앤조 스파클링 아이컬러 리미티드
따사로운 햇빛 아래 더욱 선명한 광채를 연출해주는 2020년 여름 한정 아이섀도. 풍부한 오일 성분을 함유한 젤 베이스로, 부드럽게 발리고 장시간 깔끔한 컬러를 유지해준다(3만5000원).
숨 37° 워터풀 타임 리프 모이스처라이징 크림
뜨거운 날씨로 인해 일어나는 피부의 수분 번 아웃 현상을 개선해주는 수분크림. 이화곡 발효 배양액의 풍부한 영양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끈적임이 적어 여름철에 사용하기 좋다(9만 원).
예화담 쑥딩 수분 라인
자외선으로부터 자극받은 피부를 쑥 성분으로 다스리는 수딩 케어 라인으로, 쑥딩 수액(2만6000원), 쑥딩 유액(2만6000원), 쑥딩 크림(3만2000원) 3종이 출시됐다. 6~8월 무더위를 이겨낸 경북 영천 여름쑥 성분을 담아 메마른 피부 보습과 진정효과를 강화했다.
VDL 엑스퍼트 워터밤 마스카라
수분과 유분에 강한 포뮬러로 풍성한 볼륨과 컬링을 표현할 수 있는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탁월한 세팅력으로 오랜 시간 번짐 없이 처지지 않는 속눈썹을 유지해준다(2만2000원).
숨 37° 대즐링 모이스트 마이크로 폼 쿠션
아침 메이크업의 광채와 윤기를 오랜 시간 유지해주는 메탈 쿠션. 기존 제품에 2020년 여름 트렌드로 손꼽히는 트로피컬 블라스트 패턴을 입혀 특별함을 더했다(5만5000원).
아리따움은 ‘모노아이즈’의 대표 색상 중심으로 9가지 섀도를 새롭게 구성한 ‘모노아이즈 팔레트’ 4종을 출시했다. 모노아이즈는 다양한 색상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섀도로 2013년 출시 이후 2천만 개 이상 판매된 아리따움의 대표 인기 제품.
선명한 발색과 가루 날림 없는 뛰어난 제품력까지 갖춰 전 연령에 걸쳐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이번에 선보인 팔레트 라인은 '얼쓰', '소셜라이트', '드라이로즈', '미드나잇펑크' 네 종류다. 팔레트는 9가지 섀도로 구성돼 있으며, 대표 색상 1가지와 신규 색상 8가지로 이뤄졌다.
대표 색상과 조화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색상의 베이스, 포인트 섀도는 물론 반짝이는 펄 소재의 글리터 섀도를 더했다.
아리따움 모노아이즈 팔레트 4종은 전국 아리따움 매장과 아리따움 몰(aritaum.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를 기념해 2월 한 달간은 모노아이즈 팔레트 구매 고객에게 아이 메이크업 전용 브러시 3종 세트를 한정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침체된 시장과 강화된 규제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시야를 넓게 보고 과욕을 버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와 정년 60세. 평균수명이 늘자 노후 걱정도 늘었다. 퇴직 후를 설계하려니 한숨만 나온다. 5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공을 좀 들이면 별 문제 없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50대 고소득자의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세금이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과세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소득이 많은 50대라도 노후 준비가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자산관리시장에 20여 년간 몸담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을 만나 노후 준비 해법을 들어봤다.
50대는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소득세율을 높이는 경계선인 과세표준, 즉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보면 66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인 경우 35%, 1억5000만 원 초과분은 38~42%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실질 과세율이 높아지면서 저축 여력도 많이 줄어 노후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죠. 물론 시장에는 아직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자주 있죠. 안정적인 보험사 상품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해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내 돈을 넣어 N분의 1로 나눠 쓰는 방법만이 유일해 보입니다. 투자, 세무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봐도 노후 준비에 애로사항이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얘긴 아닙니다. 우선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신탁과 같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을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볼 만합니다. 또 그나마 남은 이런 종류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합니다. 운용 수익을 높이려면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하나요?
“국내 시장은 침체 국면입니다. 과거에는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시기에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증시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무언가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헬스케어 등 성장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이 안정된 국가 등을 IRP와 같은 상품에 담아 중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흥국과 동남아 시장에 투자되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성장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이 실현될 수 있는 상품 관련 투자 펀드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IRP에 이런 상품들을 넣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잡길 권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 시장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은 미래성장가치가 너무 빨리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이 예상됩니다. 또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정 시그널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업종별로 투자하는 건 괜찮지만 미국 전체 시장으로 접근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협상을 하건 안 하건 여러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와 소비·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기업경쟁력 악화, 섀도 뱅킹 취약성 등이 그 요인입니다.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예측이죠. 부실화한 중소 규모 은행들이 금융위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 부채는 10년 새 다섯 배나 늘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금융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상가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상가에 투자하는 건 많은 리스크가 예상됩니다. 특히 공실률은 꾸준히 리스크 요인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상가 투자는 월세를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과거에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노후 준비로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상황을 살펴보면 △임대수익에 따른 과세 강화 △부동산 과세 강화 △공실률 증가 등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상가에 잘못 투자하면 코너에 몰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노후자금으로 최고였던 부동산 월세는 이제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시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상가 투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파트에 투자해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주도 세력으로 인해 일반 세력이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추경매수를 하는 모습은 일시적으로는 반짝일 수 있지만 세금을 제외하면 실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출제한이 지속될 경우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간 관망하는 것입니다. 올해 4·15 총선이 있어 현금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장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장이 이루어지면 잘 빠져나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미 은퇴했다면 노후 준비가 늦었나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면 IRP 활용은 의미가 없습니다. 은퇴자의 경우는 노후 준비가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세금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듭니다. 때문에 비용 줄이기와 평수 줄이기, 세금 줄이기, 지출 줄이기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은퇴 후에는 세금에 시달리는 상황을 없애야 합니다. 12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이 300만 원 좀 넘게 나옵니다. 은퇴자의 거의 세 달치 용돈이죠. 소득이 없는 사람이 이 세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주택으로 인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야 합니다.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게 해결책입니다. 서울 주변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가주택 갈아타기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외에 건강보험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은퇴 전 순수보장성(소멸성) 보험을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은퇴를 했다면 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으니 구체적인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소주택을 보유한 은퇴자의 노후 준비는요?
“최근 규모가 작은 주택 가격이 상승했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장유동성을 살펴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길 권합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택 가격이 떨어져도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주택연금제도는 현재 가격으로 책정해 연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해볼 만합니다. 노후자산은 안전성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연금상품은 큰 의미가 없고 투자자산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를 쥔 나라가 미국인 만큼 굳이 투자를 원한다면 미국 달러를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미국 통화는 그 나라의 가치입니다. 인적자원, 에너지자원, 기술자원, 군사력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할 것입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100~1130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재테크로 활용할 만하다고 봅니다.”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이론은 물론 실무 능력까지 갖춘 금융자산 재무설계 전문가. 20여 년간 한길만 걸어온 ‘금융장인’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가계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창의적인 자산관리 공적을 인정받아 금융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수백 회의 재테크 강연을 비롯해 각종 언론 기고 및 자문, 방송 활동을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금융 지식을 공유·전파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구독자 수 36만 명 돌파, 인기 동영상 조회 수 200만 뷰를 기록하며(2018년 2월 기준) 남다른 메이크업 비법을 전수하는 71세 뷰티 크리에이터 박막례 씨. 그녀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따라가면 긴 영어로 뒤섞인 화장품 이름도, 까다로운 메이크업 테크닉도 애써 알 필요 없다. 내가 좋아하는 느낌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면 그뿐. 자신 있게 두드리고 바르다 보면 솜씨는 자연스레 늘고 미모는 물오를 것이다.
도움말 박막례 크리에이터 사진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튜브 영상 캡처
◇ 메이크업 순서
기초화장품(스킨, 로션 등) → 자외선차단제 → 프라이머 → 메이크업베이스(CC크림, BB크림 등) → 파운데이션 → 컨실러 → 파우더(루즈파우더, 파우더팩트, 노세범파우더 등) → 하이라이터 → 섀딩 → 아이브로우(눈썹) → 아이라이너 → 마스카라 → 치크(블러셔) → 립(립틴트, 립스틱, 립글로스 등)
◇ Step 1 맨들맨들 동안피부 만들기
기초화장품을 충분히 흡수시킨 뒤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발라야 들뜸이나 밀림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하면 베이스메이크업 전 미스트를 뿌려 수분을 더하는 것이 좋다. 시니어의 경우 피부 노화로 인한 색소침착과 잔주름이 있어 베이스메이크업 단계에 신경 써야 곱고 환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퍼프로 ‘팍팍팍’ 두드려라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손으로 문질러 바르는 것보다 퍼프(puff)로 두드려 사용하면 밀착력이 높아진다. 라텍스, 쿠션, 실리콘 등 다양한 퍼프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골라 사용해보자. 퍼프에 미스트를 뿌리면 촉촉하게 피부 톤이 정돈된다.
‘프라이머’로 피부를 매끄럽게 늘어난 모공, 잔주름 등으로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다면 프라이머를 이용해보자. 모공과 주름 사이를 메워 피부 결을 고르게 만들고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 Step 2 메이크업으로 초간단 성형하기
메이크업을 잘하면 피부가 좋아 보이는 것 외에도 성형과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물론 실제 성형이나 살을 빼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섀딩을 이용해 얼굴 윤곽을 따라 음영을 잘 표현하면 코도 오뚝하고 턱선도 갸름해 보인다.
‘섀딩’으로 오뚝하고 갸름하게 볼륨 없이 푹 꺼진 얼굴 때문에 고민이라면 섀딩을 적극 추천. 이마, 콧대, 광대 등 볼록한 부위는 밝은 톤으로 턱선이나 콧대 양옆 등은 어두운 톤으로 발라 준 뒤 퍼프로 고르게 두드리면 입체적으로 얼굴을 표현할 수 있다.
‘컨실러’로 무결점 커버 컨실러는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을 가려주는 효자 아이템이다. 커버력이 높아 특정 부위에 소량만 사용하는데 눈썹 메이크업에 활용 가능하다. 눈썹을 잘못 그렸거나 문신이 흐릿하게 남아 있는 경우 컨실러를 이용해 가릴 수 있다.
◇ Step 3 블링블링한 마무리
이른바 ‘개기름’이라고도 하는 얼굴 유분은 자칫 관리를 잘못하면 메이크업 제품이 밀리고 색조가 얼룩덜룩 번질 수 있다. 기름기를 잡는 노세범파우더로 마무리한 뒤 하이라이터로 윤기를 더해보자. 여기에 글리터 아이섀도를 바르면 화사함이 배가 된다. 의상과 어울리는 색깔의 립 제품으로 마무리하자.
아이섀도는 다양하게 레이어드 한 가지 색 아이섀도만 바르기보다는 여러 색상을 겹겹이 발라보자. 브러시를 써도 좋지만 손으로 이용하면 더 쉽고 자연스럽게 색을 혼합할 수 있다. 색 조화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스트레스받지 말 것. 닦아내고 다시 하면 그만이니까!
메이크업의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터’ 얼굴에 유분을 잡으려고 노세범파우더나 매트 타입 제품을 과하게 바르면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해 보인다. 이때 하이라이터를 이용해 이마, 광대, 콧등, 턱 등을 큰 브러시로 가볍게 쓸어주면 자연스럽게 윤기를 더할 수 있다.
◇ mini interview 박막례의 ‘참 쉬운 메이크업’ Q&A
메이크업 제품은 주로 어디서 구입하나요?
요즘 화장품은 어려워서 뭐가 뭔지 몰라요. 그럴 땐 직원 추천을 받기도 해요. 또 백화점이나 길거리(로드숍)나 다를 거 없이 제품이 다 좋은 것 같아요. 들어가서 모르는 거 물어보면 잘 안내해주니까 걱정 말고 한번 가보세요.
어떻게 하면 ‘화장이 잘 먹게’ 할 수 있나요?
그냥 팍팍 두들겨 바르는 것이 내 비밀이여. 잔주름도 팍팍 때리면 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메이크업하기 전에 기초제품을 잘 바르고, 무엇보다 각질제거도 잘해야 들뜨는 게 없어요.
섀딩을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손녀가 알려줘서 섀딩을 처음 써봤는데 콧대 양옆이랑 턱을 발라주면 코도 오뚝해 보이고 갸름하니 좋더라고요. 잘못 바르면 얼룩덜룩해 보이니까 골고루 두드려서 발라주세요.
시니어들에게 권하고 싶은 립 컬러나 제품은 무엇인가요?
자기가 바르고 싶은 거 발라요. 나도 내가 바르고 싶은 거 바르는 거여. 손녀가 이거 발라봐, 저거 발라봐 해도 난 내가 원하는 거 발라요. 예쁘게 바르고 “음마음마” 여러 번 해봐요.
시니어들이 갖는 메이크업 고정관념은 무엇일까요?
모르겠네요. 고정관념은 우리한테 있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들한테 있는 거겠지.
나만의 메이크업 꿀팁이 있다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지면 더 예뻐져요. 이게 내 팁이야. 내 얼굴에 내 맘대로 화장하는데 너무 스트레스받거나 남들 신경 쓰지 마세요. 자신 있게 이것저것 한번 해봐요. 아침에 거울 앞에 앉는 게 재밌어지니까!
◇ 新메이크업 제품 사전 ㉠ to ㉭
㉠ 글리터 : ‘반짝반짝 빛나다(glitter)’라는 뜻으로, 화려한 컬러의 펄 제품
㉡ 노세범 : 피지(sebum)가 없다(no)는 뜻으로, 유분을 잡아주는 제품
㉢ 더마코스메틱 :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의 합성어로 의사가 만든 또는 의사에게 처방받은 화장품이라는 뜻
㉣ 루즈파우더(loose powder) : 미세한 입자의 가루 파우더, 고체 파우더는 팩트라고 부름
㉤ 매트(mat) : 유분감과 광택이 없는 제품. 지성 피부에 알맞고 색조화장품의 경우 선명한 컬러로 발색되는 것이 특징
㉥ BB크림 : 블레미시 밤(Blemish Balm)의 줄임말로 본래는 피부과 치료 후 피부 재생과 보호를 위해 사용. 자외선 차단과 메이크업베이스 효과로 잡티를 가려주고 피부톤을 정돈해주는 제품
㉦ 섀딩(shading) : 얼굴의 일부를 어둡게 또는 밝게 해 입체감 있고 작아 보이도록 하는 방법 또는 제품. 컨투어링(contouring)이라고도 함
스트로빙(strobing) : 펄이나 글리터 제품 등을 이용해 얼굴을 빛나게 하는 메이크업
CC크림 : ‘Color Corrector’, ‘Complete Combo’ 등의 줄임말로 피부 본연의 색을 살리면서 잡티를 가리는 제품. 자외선 차단과 메이크업베이스 기능을 겸하지만 BB크림보다 커버력이 약함
㉧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 : 얼굴에 빛을 더해주는 리퀴드(액체) 타입의 펄 제품
㉨ 젤아이라이너(jel eyeliner) : 펜슬보다 부드럽고 선명하게 발리는 젤 타입 아이라이너
㉩ 치크(cheek) : 흔히 ‘볼연지’, ‘볼터치’로 부르는 색조 메이크업. 블러셔(blusher)라고도 함
㉪ 컨실러(concealer) : 잡티, 기미, 주근깨, 주름 등 피부 결점을 커버하는 기능성 제품
크리즈(crease) : 눈가 주름, 쌍꺼풀에 아이섀도나 파우더 등 메이크업 제품이 끼인 상태
㉫ 틴트(tint) : 입술표면을 물들여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보다 발색과 지속력이 강함
㉬ 프라이머(primer) :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 이전 단계에 피부에 밀착력을 높여주고 모공을 가려 피부 결을 매끈하게 정리해주는 제품
㉭ 하이라이터(highlighter) : 이마, 코, 광대, 턱 등을 밝혀 입체감을 더해주는 제품
젊은 시절 사진들을 보면 풋풋하면서도 어딘가 촌스러운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옷이나 머리 모양도 영향이 있지만, 과거 유행했던 화장법에 따라 분위기나 이미지가 크게 달라 보이곤 한다. 얇고 뾰족한 잿빛 눈썹에 붉은 립스틱, 푸른 아이섀도가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고 자연스럽고 은은한 파스텔톤이 트렌드였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화장품은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유행을 드러내는 풍속도 역할을 한다.
국내 최초 월간 미용 정보지 ‘화장계’
1958년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화학)에서 창간한 ‘화장계’는 이후 ‘향장’으로 개명해 60년 넘게 매월 미용 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교양 정보로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향장’ 이후 LG생활건강 ‘이자녹스’, ‘드봉’, 한국화장품 ‘쥬단학’, 나드리화장품 ‘나드리’ 등 국내 주요 화장품 회사들이 미용지 사외보를 줄지어 내놓았다. 1994년 150만 부 발행을 기록하기도 했을 만큼 인기가 높았던 ‘향장’은 현재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웹진 형태로도 볼 수 있다.
‘오 마이 러브’ 메이크업 캠페인
1971년 국내 최초로 아모레퍼시픽에서 주최한 ‘오 마이 러브’ 메이크업 쇼는 한국 여성의 기호와 개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컬러 메이크업을 소개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당시 발표한 최신 메이크업 포인트는 둥글고 깊은 눈 화장에 보라색, 청색, 갈색의 아이섀도로 눈매에 화사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1976년 추천 봄철 메이크업
피어리스(현 아이피어리스·스킨푸드)가 1976년 제안했던 유행 화장법 순서다. ①파운데이션은 핑크계로 1차 바른 후 다시 덧바른다. ②볼연지는 피부와 립스틱 색상과 같은 핑크계로 발라준다. ③눈썹은 회색과 갈색의 비율을 2대 1로 하여 굵은 선으로 그린다. ④눈썹은 4분의 3 지점까지 약간 올려 그려준 후 4분의 1가량은 내려 그려준다. ⑤올봄에는 그린색이 유행될 것 같다. 그린색의 아이섀도를 사용하면 화사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 ⑥입술은 겨우내 짙었던 색조에서 벗어나 핑크계열이 유행할 추세다. ⑦매니큐어는 의상과 동색 계열로 하면 개성이 뚜렷해진다. 유행 색조는 실버 그린이다.
집에서 화장품을 사던 시절
1960년대 일명 ‘화장품 아줌마’ 등으로 불리며 가정집에 찾아가 직접 화장품을 시연하고 판매했던 방문판매 직원들이 생겨났다. 이후 1980년대를 기점으로 할인매장과 백화점을 통한 판매가 늘며 방문판매가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987년까지만 해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방문판매 비중이 1989년에는 40%로 하락, 1992년에는 25%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카운셀러’라는 이름으로 지역별로 방문판매원을 운영하고 있다.
엄마는 그 유명한(?) 58년 개띠다. 수많은 동년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20대에는 결혼과 출산, 30대와 40대는 지난한 육아, 50대에는 고장 난 몸과 싸웠다. 그리고 지금 엄마의 나이 앞자리는 6을 바라보고 있다. 엄마는 수많은 58년 개띠처럼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를 장례식장, 예식장 빼고 거의 모든 자리에 입고 나간다. 뒷모습만으로는 우리 엄마와 남의 엄마를 구분할 수 없는 헤어스타일과 패션. 그렇다고 엄마의 지금 패션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다. 엄마에게는 이름 석 자만큼이나 옅어져버린 ‘자신’.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다’라는 말을 패션을 전공하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남들에게 말했다. 엄마의 이름 석 자와 엄마라는 육체와 정신을 쏙쏙 빼먹고 자란 나는 할 말이 없다. 지금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는 엄마에게 무작정, “엄마 그 오렌지색 점퍼는 정말 아니지 않아?”라고 말할 순 없다. 우리 엄마와 수많은 남의 엄마에게 패션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자신을 찾는 법에 관한 지도를 내밀어본다. 우선 이 지도의 가이드로 적당한 4명의 인물을 꼽아봤다.
김민정 프리랜서 패션에디터 h98008272@gmail.com
◇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인생 철학이 녹아 있는 옷을 입어라"
“옷을 잘 입은 사람은 옷보다는 그 사람이 기억나요.” 몇 해 전 라는 영화가 개봉될 즈음 실제 주인공인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노라노는 1947년 국내에서 출발한 두 번째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미국 유학을 간 신여성으로,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1956년 한국에서 제일 먼저 패션쇼를 열었으며, 기성복이란 제도를 프랑스보다 앞서 만들었다. 인터뷰를 했던 그때 이미 노라노는 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였다. 노라노는 심플한 디자인의 캘빈클라인 시계를 차고, 어깨선에 딱 맞는 벨벳 재킷을 입고 있었다. 단정한 커트 머리에 보라색 아이섀도를 바른 모습에서는 바지런함이 느껴졌다. 잘 입었다, 못 입었다가 아니라 참 노라노답다는 생각이 인터뷰 말미에 들었다. 인생을 일부러 ‘루틴’하게 만들었다는 노라노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혹시라도 더 일찍 깨면 5시가 될 때까지 누워 있는다) 45분간 스트레칭을 하고, 똑같은 식단의 아침밥을 먹는다. 그리고 동네 공원을 45분 걷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9시까지 출근한다. 퇴근은 당연히 6시, 칼 같이 맞춘다. “시계나 다름 없죠. 세상에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아요. 생활을 이렇게 루틴하게 만들어놓으면 쓸데 없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죠.” 그녀의 철학은 패션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스무 살부터 일을 했어요. 직장 여성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생활이 단순해야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패션도, 생활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요.” 머리를 짧게 유지하는 것도, ‘시그니처 룩’이라고 불릴 만큼 똑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는 것도 모두 이런 패션철학 때문이다. 옷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말에 노라노만큼 적당한 사례는 없다. 멋지게 입고, 트렌디하게 입는 것이 답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철학이 스타일에 녹아 있으면 그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다.
◇ 사업가 겸 스타일리스트 린다 로딘 차라리 ‘안티’ 안티에이징
“난 60대가 될 때까지 늙었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종종 젊은 사람들 위주로만 돌아가는 문화 때문에 힘들기도 해요.” 곧 일흔을 바라보는 린다 로딘은 여전히 주말이면 빈티지 시장을 돌아다니고, 종종 ‘중고장터’를 통해 자신의 옷과 탐나는 남의 옷을 교환해서 입는다. ‘패션은 여자들의 창의력을 강물과 같이 흐를 수 있게 도와주는 돌파구’라는 명제에 충실하다. 그래서 가끔 짧은 스커트에 타이츠를 신고(자신의 다리가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롤업 청바지를 애용한다. 부엉이처럼 큰 컬러 안경과 새빨간 립스틱도 즐긴다. 물론 한때 그녀도 하얗게 센 머리를 염색할까, 주름진 이마에 필러를 맞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필러를 맞고 마주한 제 얼굴은 제가 아니었어요. 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할머니가 보일 뿐.” 그녀는 차라리 ‘안티’ 안티 에이징을 외쳤다. 젊어 보이는 것에 포커싱되는 중년의 패션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의외로 젊은이들만의 소유물인 줄 알았던 ‘신선함’을 그녀에게 돌려줬다. 유니클로의 생지 데님을 툭툭 걷어 입고, 바삭한 화이트 셔츠에 빨간 플랫 슈즈를 신은 린다 로딘의 패션에서는 나이라는 코드가 읽히지 않는다. 그저, 린다 로딘이라는 여자가 있을 뿐이다.
◇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무언가를 기억하자
자신을 찾는 일에 불특정 다수, 즉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았던 또 다른 정계 인물이 있다. 얼굴보다 구두로 첫 취임기사를 장식한 영국의 총리 테리사 메이. 그녀의 패션은 한마디로 멋지다. 20대 여자들의 트렌디함과 중년 여성의 묵직함, 워킹 우먼의 단호함이 한 벌에 담겨 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구두를 사고(입술 모양이 그려진 앙증맞은 플랫슈즈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사이하이 부츠를 신는 과감한 여자다. “저는 늘 여성들에게 ‘고정관념에 맞추려 하지 말고, 당신 자신이 되라’고 말해요. 만일 당신 개성이 옷 또는 신발을 통해 보인다면, 그렇게 하세요.” 그 바람에 테리사 메이의 연관 검색어에는 ‘슈즈 마니아’가 뜬다. 우리 엄마는 보라색을 좋아했고, 벨벳으로 만든 무언가에 항상 반했다. 하지만 언제나 손에 들린 건 물세탁이 가능한 실용적인 옷이었다. 테리사 메이에게는 구두 쇼핑이 취미활동이자, 스트레스를 푸는 창고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를 찾는 놀이였다. 내가 좋아했던 그 시절의 무언가를 떠올리자. 엄마에게 보라색 벨벳 슈즈가 필요한 것처럼.
◇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나’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자
흰머리에 쇼트커트, 수영으로 다져진 다부진 어깨, 조금의 경사도 느껴지지 않는 빳빳한 허리. 당당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이 프랑스 여자는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다. 방탄 가공을 거쳤을 법한 그 단단한 사회의 유리천장을 뚫고 ‘최초’로 IMF 총재 자리에 앉았다. 줄곧 ‘남초’ 직장에서만 생활해온 그녀는 전쟁터 같은 직장생활에서 총을 잡기보다는 립스틱을 잡았다. 무채색의 팬츠 슈트로 넥타이맨들과 경쟁하는 대신 핑크색 스커트로 여자다움의 힘을 강조했다. “생각은 그만하고, 행동 좀 하시죠”라는 말을 자주 해 ‘아메리칸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행동파인 그녀 앞에서, “일이 힘들어서, 이게 편하니깐”이라는 말로 유니폼 같은 무채색 패션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워킹 우먼들은 용납이 안 된다. 그녀는 수년간 IMF 총재 역할을 해오며 능력마저도 스타일리시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여전히 스카프 쇼핑을 즐기고 핑크색 트위드 슈트를 입고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60대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녀의 지금 룩은 뚝심 있게 지켜온 자기 자신 그 자체다.
>>김민정 프리랜서 패션에디터
남성지 를 거쳐, 와 의 패션 에디터로 10여 년간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에디터로 패션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