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
일정 1월 28일까지 장소 국립경주박물관
‘다라니’는 부처의 가르침 중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주문을 말한다. 이 가운데 ‘수구즉득다라니’라고도 불린 ‘수구다라니’는 말 그대로 외우는 즉시 바라는 바를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여겨져 삼국시대부터 널리 유행했다. 당시 사람들은 염송 외에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불상이나 탑·무덤에 봉인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특별전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수구다라니와 금동 경합(경전을 넣어두는 상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고대 인도어인 범자로 쓰인 것과 한자로 쓰인 것, 총 두 개다. 1919년 조선총독부가 입수한 유물로,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다라니 두 개가 한 종이에 같이 배접된 직사각 형태였다. 이후 보존 처리를 거치면서 각각 분리 복원해 범자(29.7×30.3cm)와 한자(29.5×30.9cm)가 수구다라니의 원래 형태인 정사각 모양을 찾았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다라니에 대한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과 연구가 이어져 고대 불교 문화의 진면목을 좀 더 살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황영성 : 우주 가족 이야기
일정 2월 18일까지 장소 전남도립미술관
황영성 작가의 1950년대 말 초기 구상회화 작품부터 2000년대 입체 작품과 최근 작품까지 총 110여 점을 선보인다. 그의 회화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가족’이다. 소박한 시골집 가족에서 대자연의 뭇 생명들로 확대되고, 세상 만물의 공생을 담은 우주 가족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에 바탕을 두면서 세상과 화폭을 잇는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황영성 화백은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로, 국내외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예술에 대한 쉼 없는 도전과 열정을 보였다. 이번 초대전을 통해 만물에 대한 포용과 인류애의 가치를 느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Stage
◇노트르담 드 파리
일정 1월 24일 ~ 3월 24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윤금정
출연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 유리아, 정유지, 솔라, 마이클 리, 이지훈 등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전 세계 23개국, 9개 언어로 번역되어 1500만 명 이상 관람한 대작이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15세기 파리의 혼란한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 제도,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보여준다. 이번에 6년 만에 한국어 버전이 귀환해 관심을 받고 있다. 그에 걸맞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데, 주인공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역은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이 연기한다. 추악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에스메랄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스쿨 오브 락
일정 1월 12일 ~ 3월 24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연출 로렌스 코너
출연 코너 글룰리, 사미아 로즈 어피파이, 알라나 에스피널, 마키시그 아키우미, 사무엘 빅모어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이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친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로커답지 않은 외모로 밴드에서 쫓겨나고 집에서도 구박받는 듀이가 친구 대신 명문 사립학교 대리 교사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는 “한국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줘서 다시 올 수밖에 없었다. 2024년을 함께 즐기자”고 전했다. 평균 연령 11.5세의 아역 배우 17명 또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서울 공연은 3월 24일까지 열리며, 4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일정 1월 20일 ~ 3월 10일
장소 국립정동극장
연출 민새롬
출연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네 번째 공연으로 돌아와, 지난 시즌 참여했던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네 명의 배우가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난다. 1인극 형태로,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19세 청년 ‘시몽’의 심장이 51세 여성 ‘끌레르’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을 그린다. 한 명의 배우가 시몽,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이식 수혜자 등 총 16개 캐릭터를 연기한다. 장기기증 24시간의 기록을 다양한 인간들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극은 삶과 죽음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만성 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에 손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의 질환을 말한다.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9%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저하되며, 고령자의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이 신장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만성 콩팥병에 대한 궁금증을 김소연·권순효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콩팥에는 사구체라는 혈액 여과기가 있다. 이곳을 지나며 걸러진 노폐물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증)은 콩팥이 여러 이유로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아서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과 고혈압이 꼽힌다. 고혈압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콩팥에 이상이 생기며, 당뇨병으로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신장 조직에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은 ‘많고 비싼 병’으로 통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 환자는 2017년 20만 3978명에서 2021년 27만 7252명으로 5년 새 36% 증가했다.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은 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 10년간 만성 콩팥병 진료 환자 수 및 진료비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849만 원이었다. 진료비가 높은 이유는 ‘투석’과 관련 있다.
만성 콩팥병은 진행 상태에 따라 1~5기로 구분한다. 초기 1~2기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약물 치료와 철저한 관리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 사구체 여과율 60% 미만의 3기에 이르러야 증상이 나타나는 편이다. 특히 가장 심각한 단계인 5기는 ‘말기 신부전’이라고 하며, 투석 치료나 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5년 생존율도 약 61.5%로 떨어지는데, 이는 일부 암의 5년 생존율보다 더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건강한 습관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Q. 부종과 같이 뒤늦게 나타나는 만성 콩팥병의 증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자신이 당뇨 환자라면 만성 콩팥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A.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곤함, 집중력 저하, 식욕부진, 수면장애, 발목 부종, 야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신이 붓는 증상은 신장과 심장, 간 등의 질환이 있을 때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에게 만성 콩팥병이 생기고, 말기 신부전 환자 2명 중 1명은 당뇨병이 원인일 정도로 당뇨병 환자와 신장 합병증은 관련이 깊습니다. 적절한 식이·운동·약물요법을 통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로 신장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형 당뇨가 있는 사람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소변 알부민뇨 검사와 혈액에서 추정하는 사구체여과율 검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Q. 5기 환자의 경우 5년 사망률이 암보다 높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5기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입니다.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당뇨, 고혈압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인 요독증, 혈관 석회화, 대사성 산증을 가지고 있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10~30배 높습니다.
Q. 신장이식 수술은 위험성과 부작용이 잇따를 것 같습니다. 현재 의료진이 이식 수술을 권장하는지, 반대로 지양하는지 추세가 궁금합니다.
A.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는 신장이식이나 투석 같은 신 대체요법을 시행합니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장이식이 투석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거의 정상 신장 기능을 가지게 되어 투석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으며, 조혈 호르몬, 활성화 비타민 같은 호르몬이 만들어집니다. 투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거의 정상적인 식사와 생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식할 신장을 제공받기가 쉽지 않으며, 수술에 대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이식 후 거부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고, 이로 인해 감염이나 암 같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식을 준비하기에 앞서 이식의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Q.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데, 이 상태에서 물을 과다하게 마시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어 폐부종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무조건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만성 콩팥병 단계와 소변량 등을 살펴보고 주치의와 상의해 적정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Q.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만성 콩팥병의 원인이 되는 당뇨, 고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혈당 및 혈압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이는 것을 독려합니다. 더불어 만성 콩팥병 환자는 충분한 열량과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며,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또한 포타슘(칼륨)과 인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다만 이와 같은 식이요법은 증상 악화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질환 자체를 고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둬야겠습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발견 못하면 2년 생존율 절반으로 뚝
약물 치료 불가능… 개흉없이 시술하는 치료법 TAVI 주목
트로트계의 BTS, 가수 진성은 ‘안동역에서’로 활발한 활동에 나선 지 2년 만에 혈액암과 심장 판막 질환을 진단받으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암흑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온 그는 병을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극복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됐다. 혈액암과 함께 진성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심장 판막 질환이란 무엇인지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최소침습적 치료법인 TAVI 시술의 교육 및 관리 자격을 갖춘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국형돈 교수와 함께 그 증상과 치료법을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심장 판막 질환이 생기는 이유
심장에는 경계가 분명한 네 개의 방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판막은 심장이 온몸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담은 피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마치 문과 같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며,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판막에 문제가 생겨 원활하게 열리고 닫히지 못하는 상태를 심장 판막 질환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으로는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액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는 ‘협착증’과 반대로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새는 ‘역류증’이 있다.
심장 판막 질환 중에서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국내 환자 수는 2010년 4600여 명에서 2021년 1만 9000여 명으로 10년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평생 쉼 없이 움직이는 판막은 사용할수록 노화된다. 나이 든 판막에 칼슘이 쌓여 판막이 딱딱해지면 순환의 과정에서 혈액이 이동하는 통로가 좁아져 우리 몸의 여러 장기 기관에 적정량의 혈액이 도달하지 못하게 되고, 연쇄적으로 여러 증상을 낳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다.
국형돈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악화되면 우리 심장은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것을 힘겨워한다. 심장에서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 심장이 비대해지고 종국에는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뇌까지 충분한 피가 가지 못하면 잦은 실신을 경험할 수도 있다”라며 심한 경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질환 특성상 초기 단계에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심지어는 중증에 이르러서도 증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50%, 5년 내 사망률이 무려 80%에 육박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전이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심각한 질환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조기 발견하려면?
다행히 검사 방법이 복잡하지 않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청진 시 특유의 심잡음이 있기 때문에 주변 일반 내과나 심장내과, 순환기내과에서 간단한 청진으로도 1차 소견을 낼 수 있다. 이후 심장 초음파를 통해 확정 진단한다. 심 초음파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경감된 상태다.
국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증상이 주로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들인 점을 조기 발견을 막는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일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우리 몸은 일상을 멈추는 경고가 아니더라도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방법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니 의심된다면 병원을 꼭 찾으세요. 판막 교체 치료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수해야 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초기 단계에 시술하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아요”
개흉 부담 없이 치료하는 TAVI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아직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수술 혹은 시술 등의 물리적인 개입을 통해 협착된 판막을 갈아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협착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가 많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특성상 동반 질환 및 컨디션 문제로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에 수술 고위험군과 불가능군을 치료할 수 있도록 2000년 대 초반 새롭게 고안된 치료법이 바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다. TAVI는 개흉 없이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 기존 대동맥판막 부위에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0년에 처음 도입되었으며, 초기 안정기를 거쳐 최근에는 50여 개의 TAVI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TAVI는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시술 시간이 짧아 입원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자연스럽게 환자의 일상 복귀 시점 또한 크게 앞당기게 됐다. 또한, SAVR보다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인정되어,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수술이 가능한 수술 저위험군 환자에도 TAVI 시술이 가능하도록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국형돈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유형의 TAVI 기기에 대한 최연소 프록터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TAVI 프록터(Proctor)란 TAVI 시술 자격을 갖춘 의료진 중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TAVI 시술 교육 및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의료진을 뜻한다. 신규 TAVI 센터의 경우, TAVI 프록터의 실시간 참관하에 시행되는 TAVI 프록터링을 일정 건수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국 교수는 “지난해 5월 국민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확대되면서 환자의 나이가 80세 이상이거나 수술 불가능군 혹은 수술 고위험군 환자는 시술 시 자기부담금이 5%로 감소하여 부담이 크게 경감됐어요.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중증도에 따라 50%까지 시술비가 차등 지원되고요. 이제는 고령이라서, 비용이 비싸서 시술을 외면할 이유는 적어진 셈이죠.”
예방 위해선 걷기, 달리기 효과적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은 만큼 동반 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인 고지혈증 역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흔히 동반된다.
국형돈 교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소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강한 심장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역시 중요하다”며, “간단한 걷기 운동을 비롯해 계단 오르기, 달리기, 줄넘기, 수영 등 몸을 깨우고 긴장을 풀어주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 심장 질환의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활동량이 평소보다 버겁게 느껴지거나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진료를 받아 보길 바란다”라며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좀 더 알고 싶다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적시에 포착해서 관리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질병인 만큼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인, 의사까지도 반드시 알고 준비해야 하는 질환이다. 건강한 2막을 응원하기 위해 뉴하트밸브닷컴을 소개한다. 뉴하트밸브닷컴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장 판막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비롯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소개, 증상 및 진단 방법, 치료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또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대동맥판막 치환술 시행 전에 준비할 내용, 의료진 상담 시 꼭 물어보아야 할 체크리스트, 시행 후 회복을 위해 알아 둘 정보 등의 내용이다. 웹사이트 방문자라면 누구든 신청을 통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으며, 추가로 심장 판막 질환, 대동맥판막 협착증, 의료진과의 진료 상담 가이드를 포함한 자료집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실시한 세계 병원 평가에서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은 43위, 서울대학교병원은 55위, 세브란스는 70위를 기록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87위로 평가받았고, 서울 외 지역에서는 성남시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8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뉴스위크는 글로벌 조사 기관인 스타티스타와 함께 27개국 8만여 명의 의료전문가에게 받은 추천과 환자 만족도 등을 종합해 ‘2022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순위를 뉴스위크 공식 사이트에 최근 발표했다. 올해는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조사대상 국가가 3개국이 더 추가됐다.
뉴스위크는 전 세계 2,200여 개 병원 중 우수 병원 250곳을 뽑는 이번 조사에서 세계 1위 병원으로 미국 메이요클리닉을 선정했다. 이어서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캐나다 토론토종합병원, 독일 베를린대 부속 샤리테병원이 세계 2~5위를 차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작년 34위에서 4계단 상승한 세계 30위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평가 항목은 △27개국 8만여 명의 의사, 병원 관계자, 보건전문가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55%) △의료성과지표(30%) △환자 만족도 조사(15%)로 구성됐다. 국내 병원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중환자실·급성질환·암·약제에 대한 적정성 평가와 의사·간호사·병원환경 등에 관한 환자경험 평가가 심사에 반영됐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989년 문을 연 이후로 암, 장기이식, 심장 등 중증질환 치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전 세계 의료를 선도하는 상위 30위권 병원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중증질환 중심의 진료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국내는 물론 해외 중증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헬스케어는 인간이 문명화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것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등의 발달로 전산화, 디지털, 스마트라는 단어가 앞에 수식어로 붙게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를 넘어 헬스케어도 디지털화되면서 개인의 건강과 의료에 관한 정보, 기기, 시스템, 플랫폼을 다루는 건강 관련 서비스와 의료 기술이 융합된 종합 의료 서비스로 발전한 것이다.
근래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개인이 소유한 휴대형, 착용형 기기나 클라우드 병원 정보 시스템 등에서 확보한 생활습관, 신체검진, 의료 이용 정보, 인공지능, 가상현실, 유전체 정보 등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 서비스를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우리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라고 이야기한다.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 개인의 다양성을 감안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유전체 분석 결과 및 의료, 임상 기록뿐 아니라 환경, 생활습관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어떤 치료법과 예방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지 좀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정밀의료 실현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창출
헬스케어 분야는 데이터의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에는 유전체 분석과 사물인터넷(IoT) 등 개인으로부터 얻는 데이터가 더욱 증가하면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빅데이터는 전통적인 의료 영역에서 정확한 진단이나 오류를 찾아내는 기술을 통해 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보조하거나, 좀 더 사람의 관점에서 필요한 결과를 도출하거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도출해내고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SNS 등은 개인의 상태를 감지, 예측, 추론하는 데 필요한 중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밀의료를 위한 데이터 추출 관리, 분석 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수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습관과 행동 분석을 통해 개개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 적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와 접목되면 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의 반응과 행동 양태를 예측할 수 있어 좀 더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일상 속에 찾아온 디지털 헬스케어
보통 가정에 설치된 거치형 헬스케어 기기나 착용형 헬스케어 기기가 스마트폰 또는 개인 컴퓨터와 연계돼 건강을 관리해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최근 우리 생활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갤럭시 기어핏과 라이프밴드 터치, 아이리버 온과 같은 착용형 헬스케어 기기는 심박수를 측정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운동량을 관리하거나, 걸을 때는 걷는 횟수를, 달릴 때는 이동한 거리를 표시해주고, 운동한 칼로리 소모량을 알려주는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해준다.
더욱 고도화된 의료 기술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적용될 전망이다. 생체 이식 헬스케어 서비스에 이용되는 임플란트형 기기도 있으며, 이는 현재 개발 단계다. 생체 이식형 디바이스에는 심장에 자극을 주어 심장박동을 조율하는 페이스메이커, 혈관을 확장하고 유지해주는 스텐트 등이 있다. 아직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는 능동형 기기로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페이스메이커를 외부와의 통신으로 연결해 제어하고, 스텐트에 혈압 측정 기능을 부여하는 등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고령화 시대의 필수 대안
더욱이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했고, 2030년에는 25% 이상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한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 및 의료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고령화가 야기한 인구 구조 불균형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인력 부족 또한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고령자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현재 약 9조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3년 뒤에는 13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시대 진입에 발맞추어 질병 예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최근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비 절감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유수의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버라이즌, 퀄컴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높은 장벽과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서도 앞서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기반의 콘텐츠 구축과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 발굴에 집중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때론 유명인사의 죽음이, 사인이 된 질환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에이즈나 스티브 잡스가 걸린 췌장암이 대표적이다. 콩팥병이나 혈액투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중장년들은 신부전증으로 유명을 달리한 가수 배호를 떠올린다. 비싼 병원비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 병은 집 기둥뿌리 뽑아 병원비를 대야 할 만큼 치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배호는 혈액투석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1966년 사망했는데, 국내에 인공신장기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1965년 수도육군병원에서였다. 일반인이 쉽게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전문의들 또한 이런 선입견에 반기를 든다. 신장병은 치료비 부담이 크지 않고, 삶의 질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권영주(權映珠·57) 교수를 만나 만성콩팥병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일본에선 혈액투석하며 30년 넘게 건강한 분도 많아요.”
만성콩팥병이 절망적인 병은 아니냐는 질문에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권 교수는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에서는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고 금전적으로 부담이 큰 병도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주요 원인
신장병은 대부분 신장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사구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사구체는 혈액을 여과하는 모세혈관 덩어리다. 이곳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사구체신염이다. 이 질환은 신장기능을 감소시키면서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진다. 신장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이라고 부르며, 그 이전에 호전되면 급성으로 구분한다. 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또 있다.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고혈압과 당뇨병이라고 권 교수는 설명한다.
“신장이 아주 미세한 혈관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고혈압이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또 반대로 사구체신염이 고혈압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거죠. 당뇨병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뇨병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서 단백뇨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가장 주의할 것 중 하나는 방심이라고 권 교수는 강조한다. 인슐린 투여나 약물 복용 등으로 혈당관리를 잘해도, 자각증상 없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복병은 바로 담배다. 혈관에 악영향을 주는 흡연은 손상되기 쉬운 미세혈관으로 구성된 신장에는 상극이다.
노화도 위험요인 중 하나다. 권 교수는 “40세 이상이 되면 신장질환이 없어도 기능이 매년 1%씩 감소하기 때문에 고령일수록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식이요법이 치료만큼 중요해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의료기관에선 크레아티닌이라는 성분을 측정한다.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는 낮고, 요중 농도는 높아야 정상이다. 이 농도를 통해 신장기능의 정도를 5단계로 구분하는데, 3단계 이상을 만성신부전이라 부르며, 가장 심각한 5단계는 신장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15% 이하 수준이다. 혈액투석이나 이식수술 등을 고려하는 단계는 5단계다.
권 교수는 “환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는 1~2단계”라고 강조한다.
“병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1~2단계에서는 유지가 가능해요. 식이요법을 제대로 따르고 복약을 잘하면 악화되지 않고, 안되어도 절반 정도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5단계까지 발전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어요.”
발병했을 때 자각증상은 밤에 소변이 보고 싶은 야간뇨로 나타난다.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야간뇨농축기능이 감소해 요의가 자주 느껴지는 것이다.
만성신부전의 치료 과정에서 혈당이나 혈압 조절과 함께 의료진이 가장 주의를 주는 부분은 바로 ‘식이요법’이다.
“만성콩팥병의 정도에 따라 나뉘는데, 1~2단계에선 단백질과 소금을 제한해야 하고, 3단계에서는 칼륨 섭취를, 4단계부터는 인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어렵더라도 만성콩팥병 치료에서 소금 조절은 심장상태에 따라 필수입니다.”
소금을 피해야 하는 이유를 권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혈액투석을 받던 환자가 사망하는 원인은 크게 감염과 심혈관 질환 두 가지입니다. 혈압이 높아 심혈관을 보호하기 위해 이뇨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뇨제는 마치 젖은 수건을 짜듯 신장에 무리를 줘요. 그래서 이뇨제 투여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싱겁게 먹는 게 중요합니다.”
권 교수가 말하는 칼륨 피하는 방법은 이렇다. 야채는 데쳐먹고 줄기 채소는 줄인다. 생야채는 하루 열 잎 이내로 찬물에 오래 담갔다가 먹고, 사과, 호박은 껍질을 벗겨 먹는다. 바나나와 토마토는 피한다.
투석비용 많게는 월 30만 원 정도
신장기능이 정상의 10%로 이하로 떨어지거나 영양실조, 요독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서는 신대체요법을 고려한다. 신대체요법이란 환자의 신장기능이 떨어져 신장 대신 혈액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여기에 속한다.
투석은 크게 두 가지, 집에서 환자 스스로 가능한 복막투석과 의료기관의 장비를 이용한 혈액투석이 있다. 복막투석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투석에 필요한 물품만 챙겨 가면 장기 해외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투석 과정에서 잘못 조치하면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에 혈액투석은 조치를 병원의 의료진이 해주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은 적지만 대신 비용이 높다.
가장 중요한 비용 부분은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면서 환자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환자는 전체 치료비의 10% 정도만 내면 된다. 혈액투석 본인 부담금은 월 20만~30만 원 정도, 복막투석은 15만~20만 원 선이다.
신장이식은 가족 중 기증자가 없으면 뇌사자의 신장을 기증받는데,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이 활발하지 않아 어렵다. 기증자가 나타나면 이식받을 환자 후보군을 등록 시점 등을 고려해 복수로 선정 한 뒤 최종 결정하는데, 처음 후보군에 오르기까지 4년에서 6년 정도 걸린다. 수술 비용은 1500만 원 내외다.
“그래도 심장, 간, 폐 등 주요 장기 중에 기능이 거의 멈춰도 대체 방법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은 신장밖에 없어요. 환자 중엔 투석을 받으면서도 택배일 등 직장생활을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대체요법을 고려할 정도로 신장기능이 악화되어도 희망을 버리면 안 돼요. 낙담하지 말고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300g 남짓의 근육 덩어리가 하루에 10만 번 쉬지 않고 뛴다. 그렇게 퍼내는 양은 8000ℓ가량. 기계라고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고성능이다. 우리 몸 구석구석 혈액을 보내는 심장 이야기다. 이런 심장에도 피가 통하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게다가 정작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기도 힘들다. 바로 심장 관상동맥질환이라는 병이다. 노화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이 병을 앓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전기현(全基賢·36) 과장의 도움을 받아 심장 관상동맥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심장도 힘차게 움직이려면 연료가 필요해요.” 전기현 과장은 심장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면서 심장을 엔진에 비유했다.
“심장이라는 엔진이 열심히 작동하는 것은 혈액을 온몸 구석구석 순환시키기 위해서죠. 생명과 직결되는 이 일을 원활하게 해내기 위해서는 엔진의 연료가 필요하겠죠. 이 연료를 공급해주는 것이 바로 심장 관상동맥이에요. 의사들이 관상동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생김새 때문이죠. 심장을 감싸고 있는 관상동맥은 마치 왕관을 장식하고 있는 술과 같은 모양새라서 그렇게 불러요.”
거대한 근육 덩어리인 심장 역시 다른 근육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위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것이 바로 혈액이다. 혈액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 역시 혈액을 통해 내보낸다. 그런데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유병 환자 규모 파악조차 안 돼
“관상동맥을 통해 혈액 공급이 충분치 않으면 심장은 조금씩 죽어갑니다.”
전 과장의 설명이 잘 이해되질 않는다. 심장은 뛰거나 혹은 멈추거나 하는 기관이라 오해하기 쉽다. 그는 여러 가닥의 혈관이 심장을 감싸고 있는데, 특정 혈관이 좁아지다가 막히면 그 혈관과 맞닿아 있는 근육 부분만 괴사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마치 커다란 배의 아래 부분이 여러 구획으로 나눠져 있어, 한쪽에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도 전체가 침수되는 일이 많지 않은 구조와 비슷하다.
“심장 근육의 일부 세포가 죽는다고 해서 심장 전체가 죽지는 않아요. 그래서 정작 본인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심장 기능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실제로 심장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규모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심각하지 않은 경우 모르는 채 지나가거나,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하더라도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병은 아니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해 심장 근육의 일부가 움직이지 않기도 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또 심근경색 중 갑자기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증상을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중년 남성의 돌연사 중 80% 정도는 급성 심근경색이 원인이다.
심장 노화의 대표적 질환
전 과장은 심장 관상동맥질환을 심장 노화의 대표적 질환으로 꼽았다. 이 질환은 결국 관상동맥의 동맥경화가 주요 원인인데, 이는 혈관의 노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혈관 벽은 우리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피부 조직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어요. 어릴 땐 부드럽고 탄력 있지만, 나이들수록 이 혈관은 점점 딱딱해지죠. 그러다 혈관 안쪽에 동맥경화반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여기에 혈전까지 쌓이면 혈관은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심장 관상동맥에서 벌어지면 심장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이 과정은 일반적인 동맥경화와 마찬가지인데 결국 예방법도 비슷해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혹시나 나에게 관상동맥질환이 있는지 알아보려면 좀 더 전문적인 검사를 해봐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인 건강검진에서 하는 심전도 검사로는 심장 관상동맥질환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때는 이미 중증으로 확대된 경우가 많다.
관상동맥질환을 정확히 검사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에는 운동부하검사가 있다. 시속 6km 정도로 빨리 달리면서 심전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밖에 관상동맥 CT검사나 혈관에 조영제를 투입해 방사선 사진을 찍는 관상동맥 조영술이 있다.
운동할 때 가슴 아프면 의심해봐야
물론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바로 가슴통증이다. 전 과장은 심장 관상동맥질환이 생기면 운동할 때 가끔 심한 통증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를 협심증으로 부르기도 한다.
“높은 곳을 오르거나 뛸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아픈 부위가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이 아니어도 방심하면 안 돼요. 이 병으로 인해 통증이 생기면 일종의 방사통이 나타기도 하는데 왼쪽 어깨에서 왼쪽 팔로 혹은 목으로 타고 내려가는 증상이 일어나기도 해요. 이 역시 관절이 아닌 심장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때의 통증은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안정이 된 것일 뿐 병이 완화된 것은 아니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이 병으로 인한 합병증도 심각하다. 앞에서 이야기한 협심증과 심근경색뿐만 아니라 심부전이나 부정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나같이 심각하지 않은 질환이 없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전신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숨이 차거나 호흡곤란이 오기도 하고, 쉽게 피로해지면서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발이 붓는 등 부종이 오는 것. 심할 경우 전신 부종이 일어나기도 한다.
혈관 관리는 장수를 위한 적금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다양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이 막히면 두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데 하나는 혈관 내에 금속 그물망을 넣고 풍선으로 부풀려 막힌 곳을 뚫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이다. 다른 하나는 체내의 다른 혈관을 가져다 문제가 생긴 부위에 혈액순환이 되도록 이식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이다. 각 치료 방법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스텐트 삽입술의 경우 전신마취도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죠.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고 불러요. 한두 시간이면 수술이 끝나고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합니다. 다만 혈관 내에 이물질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보니 오래되면 막히는 경우가 생겨요. 우회술은 가슴의 내유동맥이나 다리, 팔에 있는 혈관을 가져다 이식하는 수술인데, 회복에 1~2주 정도가 걸릴 정도로 큰 수술입니다. 심장외과 전문의들은 내유동맥이 ‘관상동맥 우회술’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할 정도인데, 수술에 적당한 조건을 갖춘 데다 이식에 사용해도 인체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이 두 가지 방법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심장내과, 심장외과 전문의가 혈관이 막힌 위치나 환자의 건강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함께 결정합니다.”
간혹 고령의 환자도 수술을 하기도 한다. 심장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은 환자 중 국내 최고령 기록은 세종병원에서 수술한, 당시 91세의 남성 환자로 스텐트 시술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 수술을 진행했다.
혹시 특별한 예방법이 있을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일반적인 건강관리법뿐이었다. 결국 이미 잘 알려진 건강관리법이 그만큼 지키기도 어렵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최선이라는 이야기다.
“금연과 비만·혈압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지 않게 먹고, 야채를 많이 먹고, 열량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삼가야 합니다. 자주 운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탄수화물 섭취도 줄여야 해요. 혈압약 같은, 평소 드시는 약들은 꼭 챙겨 먹어야 합니다. 이 노력들을 저는 일종의 적금으로 표현하는데, 장수라는 ‘만기’를 위해서는 평소의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요즘 동료 의사들이 임플란트 환자가 늘었다는 말을 많이 해요. 보험적용이 되어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고 날이 따뜻한 봄에 치료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몇십 년 전에는 틀니가 엄청 비쌌는데 이제는 임플란트를 어버이날 선물로 선택할 정도로 대중화됐다.예전에 비해 시술 비용이 많이 저렴해졌고 재료의 국산화, 수면시술 등 기술도 발전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한다.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더페이스치과 이중규 원장에게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과 임플란트 시술에 대해 들어봤다.
65세 이상 시술, 관리가 더 중요하다
40~50대 이후부터 치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아도 피부나 몸처럼 한꺼번에 노화되는 건가요?
많은 사람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병원에 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비도 많이 들고 치료도 더 힘들어지죠. 다른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패밀리닥터의 조언으로 정기검진처럼 6개월에 한 번씩 검사하고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치료를 받습니다. 치아 건강에 엄청 신경을 써요.
얼마 전, 치과 임플란트 부작용 분쟁으로 10건 중 4건은 시술이 중단됐다는 기사가 났어요. 이 기사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임플란트는 기본적으로 잇몸 절개를 하고 턱뼈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 외과적인 진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사전에 환자의 상태를 체크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환자에게 고지해야 하는데 간혹 설명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요. 임플란트는 치료가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광범위한 뼈 이식 등 추가 시술을 할 수도 있어서 시술보다 시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이 점에 대해 환자의 이해를 이끌어내야 좋은 진료가 될 수 있어요.
임플란트 부작용 환자가 특히 60대 이상에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이 많은 분들 중에는 골다공증과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고 임플란트를 지지하는 치조골이 줄어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뇨나 심장질환은 대개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리가 잘되고 있습니다. 반면 골다공증은 치료제를 먹으면 뼈가 단단해지면서 내부 혈관이 줄어들고 턱뼈가 녹고 썩는 괴사 증상이 올 수 있어서 임플란트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요. 치과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이 골다공증 약을 먹는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해요.
간혹 ‘임플란트 전문의’라는 광고를 봅니다. 임플란트 전문의가 따로 있나요?
현행법상 임플란트 전문의는 없어요. 임플란트는 치아가 없는 턱뼈에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의 머리를 제작해서 끼우는 시술입니다. 굳이 나누자면 인공치근을 심는 것은 구강외과나 치주과에서 할 수 있고 머리를 만드는 것은 보철과에서 할 수 있습니다. 즉 전반적인 치과 개념이 종합되어야 하나의 진료를 할 수 있어요.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어
임플란트 비용이 7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다양합니다. 왜 이렇게 비용이 다른가요?
과거에는 수입 제품으로만 치료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높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모든 부품이 국산화됐고 국산 업체가 더 잘 만드는 것 같아요. 또 재료가 다양해지고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비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치료의 수가는 환자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고 의료진의 지식과 노력, 경력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비용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틀니를 더 많이 했는데, 요즘엔 임플란트 시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유가뭘까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국산 임플란트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 65세 이상 환자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좀 더 대중적인 치료로 자리 잡았어요.
이전에는 만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적용되던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이 2016년 7월부터 그 범위가 확대되어 만 65세 이상 부분 무치악(이가 다 빠진 이틀)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50%는 본인 부담, 50%는 국가 부담으로 치료받을 수 있어요. 보험적용을 하면 보통 60만원 정도 들고 총 2개까지 가능합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탄력이 줄어들듯 뼈의 볼륨도 줄어드는 퇴축 현상이 생기는데, 임플란트를 심으면 치조골 퇴축이 안 됩니다. 그것이 틀니와 다른 임플란트의 큰 장점이죠.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어렵거나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나요?
임플란트가 좋은 치료이긴 하나 만능은 아닙니다. 아주 드물지만 임플란트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조골의 상태가 안 좋은 사람도 있어요. 환자 중 70대 어르신이 있었는데, 이분은 40대부터 틀니를 꼈어요. 치아 없이 30년 정도 틀니를 끼면 치조골이 자연스럽게 퇴축해요. 임플란트는 뼈에다 심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모든 치아의 뼈를 다시 만들어야 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틀니를 사용하기도 해요. 임플란트의 개수를 줄이기 위해 임플란트에 의해 지지되는 복합형 틀니도 있습니다. 그런데 틀니를 하면 치조골이 줄어들며 헐렁해져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겨요.
전체 임플란트 식립은 무엇인가요?
임플란트는 힘을 받는 구조가 틀니와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치와 아주 가깝죠. 그래서 임플란트가 가능한 환자는 임플란트를 하는 게 나은데, 임플란트 식립은 쓸 수 없는 치아가 전혀 없거나 이미 치아를 모두 상실한 경우 모든 치아의 기능을 임플란트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치아 이식과 광범위한 골 이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를 통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치아 관리, 이것만큼은 꼭 신경 써야 한다면 뭐가 있을까요?
치아는 오복 중 하나입니다. 건강하게 잘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건강한 치아를 원하신다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또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도 줄여야 합니다. 치과에 가면 돈이 많이 든다고 안 가시는 분도 계신데 보건소로 가면 비용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적 차원에서 자주 치과에 가고 위생관리를 잘하는 분은 치과 치료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요.
하와이 국제 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리메이크 결정을 할 정도로 시나리오가 탄탄하다. 신수원 감독이 만들었다. 주연에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나온다.
마돈나는 원래 성모 마리아를 말한다. 그런데 팝스타 마돈나가 이름을 날리면서 마돈나를 혼동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에서 마돈나는 미나로 나오는 권소현이 가슴이 크다고 주변 학우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팝스타 마돈나의 가슴이 큰 것을 비유한 모양이다.
해림(서영희 분)은 큰 병원의 간호조무사로 VIP 병실을 맡게 된다. 이 병실에는 이 병원의 소유주인 철오가 10년째 전신마비 상태로 숨만 쉬고 있다. 아들 상우(김영민 분)는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아버지 앞으로 매달 10억 원씩 나오는 것을 가로 채고 아버지가 전 재산을 사회 환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죽으면 전 재산이 날아갈 판이기 때문이다.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나 또 다시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 받아야 생명을 연장 할 수 있단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의식불명의 젊은 여자 환자가 실려 온다. 상우는 해림에게 이 여자의 가족을 만나 강기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해림은 젊은 환자의 지갑 속에서 ‘마돈나’라는 성매매 광고 명함을 찾아내고 추적에 나선다. 성매매 업소의 삐끼였던 것이다. 성매매업소에는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드나든다. 그 와중에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한다.
화장품 공장에서도 일했다. 어머니 병 때문에 돈이 필요해서 회사 물건을 빼돌려 팔려다가 들킨다. 그럴 때마다 남자들의 성적 대상이 된다.
콜센터에서도 일했다. 여기서도 순진한 미나는 남자들에게 계속 이용당한다.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남들이 조금만 잘 해줘도 넘어가는 것이다.
해림은 학교까지 찾아 가서 미나의 행적을 추적한다. 미나는 별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였다.
해림은 미나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리고 의식이 가끔 돌아 와 회복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여러 남자에게 당했으므로 사실 아이의 아버지를 규명해 내기는 어렵다.
미나가 전신마비 상태의 철오에게 심장 이식을 해주게 되면 아이까지 죽게 될 판이다. 인도주의적 양심에 미나도 살리고 아이도 살리려고 애써 보지만 아들 상우는 냉정하게 이기심을 드러낸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불행했던 미나도 하늘나라로 보내고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도 차라리 죽이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해림과 의사 혁규(변요한 분)는 고심한다. 혁규가 미나가 의식이 돌아왔다고 하자 상우는 강제로 미나가 뇌사 상태임을 말하게 한다. 영화 베테랑의 재벌 아들의 만행을 보는 듯하다.
드디어 수술 날짜가 잡히고 결심의 날이 왔다. 해림은 몰래 철오의 병실에 들어가 인공호흡기를 뺀다. 철오가 죽자 수술 메스를 대려던 수술실이 혼란스러워진다. 결국 아이라도 살리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아이는 무사히 태어나고 미나는 죽는다. 한 아이를 살리려고 두 사람이 죽은 것이다.
서영희의 연기가 좋다. 서늘한 눈매가 매력이다. 스트레이트 퍼머가 잘 어울리는 여배우이다.
자신이 일군 재산도 마음대로 사회 환원 못하게 하는 자식들이 많다. 죽을 때 전신 마비 상태로 오래 사느니 존엄사를 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미래 의료기술의 트렌드를 뜻하는 유헬스.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환자를 돌보는 원격진료 시스템인 유헬스가 우리나라에선 스마트폰 위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유헬스 시스템의 키워드는 바로 스마트폰. 10년 후 웰빙과 결합한 환자 중심의 의료시스템을 살짝 들여다본다.
글 임도현 프리랜서 veritas11@empas.com
고령환자 치료하는 숲속의 웰빙 병원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하다 몇 해 전 정년을 맞은 60대 중반의 K씨. 사람들로 북적이는 7, 8월을 피해 9월 초 가까운 스마트 웰니스 펜션을 찾아 삼림욕을 즐긴다. 이 펜션은 숲속에 차려진 병원과 같은 곳으로 기본적인 건강진단과 함께 주치의로부터 받은 처방을 약국이나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다.
웰니스 펜션은 시간에 쫓기는 도시인들과 퇴직한 시니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며 2025년의 새로운 건강 풍속도로 자리 잡았다. 웰니스 펜션을 이용하기 위한 준비물은 딱 하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K님, 휴가는 마음에 드시나요? 본인의 치아를 인공 배양해 이식수술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어디 불편하지는 않으신가요? 그리고 K님의 간수치가 다소 높은 편인데요. 하지만 음주나 자극적인 음식만 피하신다면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아버님과 할아버님 모두 간질환으로 돌아가신 데다 현재 K님의 간 또한 선천적으로 허약한 상태이니 각별한 관리 부탁드리고요. 그리고 혈당이나 심전도 모두 정상이고 다른 장기 역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마음 푹 놓으시고 즐거운 휴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좀 더 세부적인 검사를 위해 스마트 캡슐 복용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지난번처럼 스마트폰을 끄시면 전송이 되지 않으니 꼭 켜놓으셔야 해요. 그럼 편안한 휴식 맞으세요.”
스마트폰의 화상 홀로그램을 통해 담당 주치의로부터 건강을 체크받은 K씨는 치아를 만지며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K씨는 10여 년 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몇 년이 지나 잇몸 통증이 생기면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의 작은 치아 조각을 떼어내 치아를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K씨는 임플란트를 모두 제거하고 인공 배양된 자신의 치아를 심어 젊었을 적 튼튼한 치아를 다시 찾게 됐다.
유헬스 시대 가려진 명암, 개인정보 유출
“흠, 또 이걸 먹어야 하나.”
한숨을 내쉬며 K씨는 주머니 속 약통에서 작은 알약을 꺼내 입속에 넣는다. 주치의가 K씨에게 당부한 스마트 캡슐은 인체 속에 들어가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작은 알약이다. 알약 속에는 미세한 센서가 들어 있어 여러 생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심장이나 소화기관, 뇌 신경조직 등의 특정 기관을 반응시켜 상태를 면밀히 체크함으로써 굳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정밀검진을 할 수 있다. 스마트 캡슐이 얻어낸 생체 데이터는 환자의 스마트폰과 연동돼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송되며, 체내로 들어간 캡슐은 두 시간 동안의 검사를 마치면 대장에서 용변과 함께 분해된다.
K씨는 대대로 간질환을 앓은 가족력이 있다. 그 때문에 주치의는 K씨의 간에서 미세한 반응이 포착될 때마다 K씨에게 수시로 경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하지만 K씨는 왠지 자신의 몸 상태가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로 전송되는 것이 찜찜하기만 하다. 몇 해 전 수만 명의 건강 데이터가 이동통신회사와 생명보험회사로 유출된 사건이 발생해 세상이 떠들썩했기 때문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미래 유헬스 시스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T를 활용한 의료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생체정보가 유출되는 부작용과 그 위험성은 미래 고령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다.
스마트폰을 몸속에 넣고 다니는 치매환자들
방을 나온 K씨는 길게 심호흡을 하며 숲길을 산책한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산책로엔 비슷한 또래의 은퇴자들이 많이 나와 있다. 개중에는 전동 실버카에 의지하며 걷고 있는 고령환자, 손목에 노란 띠를 감은 치매환자도 눈에 띈다.
“뚜뚜뚜뚜, 낙상사고 위험구역에 들어오셨습니다. 정신을 집중하시고 안전한 길로 돌아가십시오.”
몸속에 내장된 바이오폰의 센서가 환자의 산책로 이탈과 몸의 가속도 변화를 감지해 낙상사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치매환자의 몸속 센서에서 흘러나오는 경고 멘트는 환자 본인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치매환자의 동태를 유심히 지켜봐달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때 치매환자의 표정을 유심히 지켜본 K씨가 뭔가 이상한 조짐을 느낀다.
“흥분수치가 감지되었습니다. 안전한 곳을 찾아 의료진을 기다리십시오.”
바이오폰의 센서가 이번에는 신경계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 이상 징후를 알려준다. 남을 때리거나 욕을 할 때 생기는 신경계의 흥분수치는 치매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징후다. 바이오폰의 센서는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스스로 주치의와 가족, 요양원 그리고 환자가 속한 지역사회에 알려주는 것이다.
몸 안의 센서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그 자체가 스마트폰이라는 점이다. 몸속에 내장된 바이오폰의 등장은 IT와 의료기술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첫 케이스이자 과학기술의 새 지평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몸속에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것은 꽤나 껄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인공장기가 아닌 송·수신 장치를 몸속에 넣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환자의 상태를 24시간 전송해야 하니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유로움은 그만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인구의 20%가 수호천사를 원한다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폰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벼운 낙상이나 골절만으로도 생명에 치명적인 해를 입을 수 있거나, 환자 스스로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노령 환자가 바로 그들이다. 2013년 미국 인구의 14.7%에 해당하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 이상이 다소 사생활을 침해받더라도 자신의 건강을 돌봐주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치매 등 노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바이오폰을 몸속에 내장해서라도 의사를 대신해 내 몸을 지켜줄 든든한 ‘파수꾼’이 필요한 것이다.
바이오폰의 등장으로 구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노인병이 있다. 바로 폐렴이다. 영국의 의사들 사이에선 ‘병상에 누운 노인들이 저승사자를 봤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폐렴은 노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하는 매우 무서운 병이다. 폐렴에 걸리면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재빨리 조치를 취하면 생존 가능성은 높아진다.
바이오폰은 환자로부터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가장 먼저 환자에게 산소마스크 착용을 당부한다. 동시에 가까운 119 구급대에 폐렴 의심환자 발생 소식을 알리고 긴급출동을 요청한다. 환자가 할 일은 의사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70세를 앞둔 K씨는 몸속에 바이오폰을 넣고 다니기엔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이 걱정되긴 하지만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고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며 환자 취급을 받는 것이 영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죽어가는 뇌세포를 살릴 수 있는 단서는 2025년에도 찾아내지 못했으니 남들과 마찬가지로 K씨 역시 언젠가 바이오폰의 도움을 받으며 여생을 살게 될 것이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은 12.9%로 10년 후엔 20% 이상으로 늘어나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언젠가 뇌세포 재생 기술이 개발돼 치매를 치료할 수 있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시니어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은 작은 스마트폰이다. 시니어들의 수호천사이자 건강 파수꾼인 스마트폰의 미래는 이미 당신의 손 안에서 시작되고 있다.